필자와 비슷한 또래로 198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서른 중반의 아저씨 혹은 아줌마라면, 그 당시 한창 유행했던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를 기억할 것이다. 대표적인 제품이었던 일본 S사의 W 상표를 가진 플레이어를 가방에서 꺼내 이어폰을 꽂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위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곤 했다. 등하교 길에 전영록과 김현식 같은 가수의 테이프를 듣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FM라디오로 가위바위보나 별밤과 같은 프로그램을 듣기도 했다. 이제는 시간이 지나 등하교 대신에 출퇴근을 하는 입장이지만, 눈에 비춰지는 모습은예전 모습과 일견 비슷해 보이기도 하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무언가를 듣고 있는 모습은 줄곧 봐왔던 행태다. 하지만, 뭔가 다르다. 듣는 것 뿐만 아니라 이제는 보기까지 한다. 손에 든 기기의 액정화면을 통해 영화를 보고, 교육방송을 보고, TV를 보고, 게임을 한다. 시간은 세상을 이렇게 바꾸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