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SCO의 세계유산협약에 의한 문화경관이라는 개념은 유산의 장소(site)를 관리하는 체제를 새로이 제공하고 있다. 유럽경관협약은 경관이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의 기본적 구성요소가 되며 인간의 복지와 유럽 정체성의 강화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일찍이 이러한 국제적 동향을 파악한 나머지 경관법의 제정과 문화재보호법의 개정을 통하여 경관 또는 문화경관의 보호와 관리의 수준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해 오고 있다. 이제 선진 국가들에서 이미 경관 또는 문화경관이 유산 관리의 중심적 위치에 도달해 있으므로 한국에서도 법률이나 협약을 통하여 경관 또는 문화경관의 정의를 보다 더 명료하게 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만일 경관 또는 문화경관의 보호와 관리를 위한 법제화가 한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한 조건이라면 향후에는 한국의 입장을 고려하는 국제적 선례에 대한 면밀하고도 심층적인 비교 분석이 추가로 요구된다.
본 연구는 지역의 경관관리를 위해 경관협정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 역사문화경관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관협정을 제시하고자 하였으며, 경관협정의 내용이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문제점 및 경관유형에 따른 경관관리 방법과 경관협정내용의 일반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에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역사문화경관 보전 관련 가이드라인 고찰 및 주민자치 및 참여에 의한 경관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국 내외 지역 사례 등을 고찰하여 도출된 항목들을 통해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여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경관관리방법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역사문화경관 보존을 위해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지키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관협정 항목으로는 역사문화경관 주변의 조성에 있어 건축물 외형 및 외부공간 등이 역사문화경관을 모티브로 하여 접근성과 상징성이 나타나도록 조성할 것으로 고려해야 하며, 가로환경에서 보행 친화적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옥외광고물 및 시설물의 유지관리에 주의를 기울이고, 기존의 역사문화경관과 조화로운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중요도가 낮아 필요시 포함될 수 있는 사항으로 제안할 수 있는 내용은 건축물의 규모를 제한하고, 건축설비시설의 은폐 및 집약화로 노출을 막는 세부 사항과 외부공간의 유지관리, 자연친화적인 재료의 사용 및 야간경관의 네온표지판관리 및 야간조명시간 운영에 대한 사항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통해 전통성이 나타나는 역사문화경관의 경관관리를 위해 지역민이 스스로 추진하여 경관향상 및 지역민의 경관에 대한 의식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제16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문화경관을 세계유산의 범주에 넣기로 정했다. 인간과 자연환경 또는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인식한 데서 나온 결정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따라 세계 여러 나라들은 자국의 문화경관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를 마련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발전 흐름과 다르게 문화경관의 개념과 범주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은 채 비슷한 뜻을 가진 명승 개념으로 관련 정책과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리고 경관을 관리하는 대표적 방법의 하나인 '경관 형용사 목록'마저 외국에서 개발한 내용을 가져와 번역해서 쓰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본 논문에서는 세계 발전의 흐름을 담아 문화경관의 개념 및 범주를 정의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지역의 문화경관 특성을 나타내기에 알맞은 형용사를 모아서 문화경관 형용사 목록을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전라남도 신안군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신문에서 문화경관 관련 기사 4,556건을 수집해 빅데이터 분석 방법으로 핵심 표현 등을 분석했다. 본 논문에서 연구 결과로 제시한 '문화경관 구성 요소 분류표', '문화경관 형용사 목록', '명사·형용사 네트워크 맵'은 다른 지역 연구에 적용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지역의 문화경관 특성을 밝히고 보호하는 일에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강은 한양도성 성저십리 남쪽 경계를 흐르는 승경지여서 별서지로 유명하였다. 연구는 15c 중엽 한명회가 강 남쪽에 세웠던 압구정에 관한 고찰이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시대 압구정이 세워졌던 한강은 문화적인 풍류지역이었다. 둘째, 서호의 정자는 1454-1456년 조성된 초정, 동호의 압구정은 1469-1473년에 조성된 별서였다. 서호의 정자는 잊혀졌고 동호의 정자는 압구정동 이름에서 기억되고 있다. 셋째, 압구정 역사문화경관에는 시대별 경관의 특성과 유래가 담겨 있어 압구정동은 지명의 스토리와 함께 인식된다. 압구정이 세워졌던 한강은 현대적인 도심의 경관에도 불구하고 수경관이 아름답다. 넷째, 압구정지에는 한강을 조망하는 시각적 경관과 문헌을 통한 역사문화적 경관의 향유가 있고, 경관은 한강이 가장 중요한 경관텍스트이다. 압구정 역사문화경관은 변하지만, 서울의 중심을 흐르는 한강이 있는 한 역사문화적인 경관을 문화콘텐츠로 활용할 때 경관적 가치는 향상될 것이다. 연구를 통해 한강 수계의 역사경관 복원 시 압구정 스토리와 다양한 문화콘텐츠 활용은 함양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121개 문화경관의 등재 경향과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문화경관 유산의 특성과 가치를 이해하고, 향후 문화경관으로 등재할 유산의 선정 기준과 등재 방안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UNESCO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공식 문서와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각 문화경관의 기본 정보와 속성 정보를 수집하여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하고, 분석 결과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도출된 주요 경향성과 관련된 개별 문화경관 사례를 추가적으로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문화경관은 유럽과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으며 1992년 이후 등재 건수가 꾸준히 증가해 왔음을 확인하였다. 문화경관은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반영한 경관의 독특성, 전통문화와 토지 이용 방식의 중요성 등을 인정받아 주로 등재기준 (iv), (iii), (v), (ii)를 중심으로 등재되고 있다. 또한 문화경관은 크게 의도적으로 설계된 경관, 유기적으로 진화된 경관, 연상적 경관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그 중에서도 농업, 산업 등 인간 활동과 자연환경의 장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 유기적으로 진화된 경관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세계유산 문화경관이 자연과 문화, 유형과 무형, 물질과 비물질을 아우르는 복합적 가치 체계를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문화유산 인식과 보전 방식에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것으로, 개별 요소가 아닌 전체적 맥락을 중시하고 경관의 동적 변화 과정 자체에 주목하는 통합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 나아가 문화경관은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로서 지역 정체성 확립, 공동체 회복력 강화,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문화경관의 보전과 관리에는 경관의 역동적 진화 과정을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관점과 지역 공동체와 이해당사자들의 적극적 참여에 기반한 거버넌스 체계가 요구된다. 본 연구는 문화경관의 특성과 가치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제고하고, 향후 문화경관 유산의 선정과 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서촌은 서울 도심에 위치하며 인왕산을 배경으로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역사와 문화적 자원이 풍부한 한국의 대표적인 역사문화경관 지역이다. 하지만 시대의 변천과 함께 변화를 거듭해온 현재 서촌의 모습은 서촌이 지녔던 자연경관의 아름다움과 서촌만이 간직한 장소성이 경제적 논리에 밀려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서촌 경관에 녹아있는 역사 문화의 잠재적 가치를 인식하고 경관의 보존과 보호를 위하여 경관 변화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경관은 무엇이며, 어떤 변천과정을 거쳐 경관이 변화되어 왔으며, 복원 시 기준이 되는 경관은 무엇인지에 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경관 텍스트로 시, 유산기를 비롯한 문학작품, 회화, 경물의 명칭을 설정하여 고문헌과 현대문헌, 근 현대 지도, 회화작품 등을 현황과 비교 분석하였다. 특히 서촌의 경관은 자연경관의 원형이 잘 보전되어 있으며, 인문 사회적 장소성을 지닌 조선 후기 경관을 원형경관으로 규정하였으며, 이를 기준으로 경관변천의 원인이 되는 사회 문화적 특성을 연구하였다. 연구 결과, 서촌은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역사와 문화적 특성을 지닌 곳으로 서촌만이 가진 정체성을 지닌 보존이 요구된다. 특히 산맥과 물길 명소별 보존을 위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백사 이항복과 권율 장군의 집터였던 필운대는 조망권 확보 및 주변 암반 보호를 위한 문화재 복원을, 안평대군의 비해당이 있었던 수성동은 현재 복원 중인 공원화 사업을 중심으로 복원지역의 확대를, 안동 김씨의 세거지이면서 위항문학의 산실이었던 청휘각과 송석원과 선원 김상용의 별서지였던 청풍계 지역은 인물과 연계된 물길의 복원이 요구되며, 조망경관이 우수하고 현재 녹지의 보전이 비교적 양호한 세심대와 백운동 계곡은 보전을 위한 보호구역 설정이 요구된다.
지리산은 수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오랜 생활문화의 터전으로서 많은 역사유적과 종교경관, 생활경관이 남아있다. 지리산의 문화경관은 산의 신령한 장소성과 사람의 생활문화터전이 통합된 새로운 지평의 산악문화경관의 개념을 제시한다. 지리산은 예부터 '신성한 어머니산'으로 여겨져 신성시 되고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였다. 지리산에는 삼국시대의 산성과 가야 고분을 비롯한 각종 역사 유적이 남아 있고, 국가적인 산신제의가 행해진 곳으로 현재까지 '남악제'로 이어지고 있다. 불교 사찰에는 수많은 문화재가 있고, 현재까지 불교신앙이 성행하여 살아있는 문화전통을 유지한다. 그리고 다양한 풍수경관이나 다랑이 논 등의 생활경관도 함께 존재하면서 역사, 종교문화 등과 어울려 지리산 문화경관의 모자이크를 이루고 있다.
오늘날의 도시는 도시가 지니는 역사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특징 있는 도시의 정체성을 찾기 힘들다. 이에 따라 도시의 정체성 및 역사성을 찾기 위한 역사문화경관의 보전이 중요해짐에 따라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역사문화경관인 경복궁을 대상으로 현대적 요소가 역사문화경관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구명하고자 한다. 분석결과, 경복궁의 역사문화경관은 조화성 개방감 역사성 등의 인자군이 도출되었고, 경관시뮬레이션의 선호도 분석결과, 현대적 경관의 유무에 따라 이들 사이에는 0.4 이상의 평균값의 차이를 확인하였다. 또한 사진별로 현대적 경관의 물리적 점유율 산출결과, 경복궁의 역사문화경관 이미지의 물리적 요소는 크게 전통적 요소 자연적 요소 현대적 요소 기타적 요소 등으로 구분되었으며, 이들과 선호도와의 관계성 분석 실시결과, 현대적 요소가 증가할수록 선호도는 감소하며, 자연적 요소가 증가할수록 선호는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도출된 인자3가지와 선호도와의 관계성 분석결과, 조화성이 역사문화경관의 선호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현대적 요소의 물리량이 역사문화경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추후에는 현대적 경관의 비율에 따라 선호도에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한 후속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토대로 도시 내의 역사문화경관을 계획 재정립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검정 일대는 조선시대에 절경을 찾아 풍류활동을 한 당시 선비들이 즐겨 방문하였던 곳이다. 세검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전통사회의 행락문화는 경관과 인간의 활동이 상호작용하여 만들어낸 문화경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첫째, 고서, 지도 등의 자료를 통하여 세검정이 복원되기 이전, 당시 선비들이 세검정을 중심으로 어떠한 행락활동을 즐겼는지를 밝혀냈다. 둘째, 세검정 일대의 주된 경관요소들을 추출함으로써 선비들이 주변 자연경관과 상호작용하며 향유한 당시 세검정의 문화경관을 파악하였다. 관련 기록을 통해 탕춘대 및 연융대 바위를 세검정 일대로 포함시키고, 이 일대에서 이루어진 주요 행락을 유람, 조망, 시 서 화 창작, 모임으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세검정의 경관이 정자를 중심으로 근경의 시냇물, 너럭바위, 돌, 소나무숲 및 원경의 탕춘대와 연융대 바위 등의 경관요소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종합한 결과, 세검정 일대에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찾아 떠나 온 유람, 시원한 폭포가 흐르는 개천을 향해 세워진 정자에서의 조망, 자연경관에서 받은 감동을 읊거나 그린 창작활동, 너럭바위(차일암)에서의 연회 및 탕춘대에서의 모임 등의 문화경관이 형성되었음을 파악하였다. 이로써 세검정 일대가 조선시대 선비들이 지속적으로 찾는 유관의 장소이며, 유람의 거점이자 문인과의 교류 및 국가적 모임의 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이 확인된다. 이는 세검정 일대를 이루는 자연경관에 인간의 활동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문화경관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풍토와 정서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행락공간의 문화경관을 이해하는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
조선시대 경강 동호지역은 역사와 문화적 요소가 풍부하여 역사문화경관의 명승명소가 많았으나 현대 한강은 자연경관에 비해서 문화성과 역사성이 낮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본 연구는 한강이 지니고 있는 역사문화적 요소를 한강의 경관에 적용하고자 조선시대 문화공간의 경관 특성을 린치의 시각적 이미지요소에 적용하여 경관특성을 살펴보았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동호를 시각적 이미지 요소에 적용했을 때 '통로'로서 높게 인식되었고 가장자리를 의미하는 '경계'의 명료성 또한 동호가 높게 인식되었다. 방향 전환점인 '결절점'은 두모포가 인지도에서 우수하게 나타났다. 린치의 시각적 이미지 요소에서 '랜드마크'를 문화공간에 적용했을 때 경강 동호, 압구정, 제천정이 우월한 인지도를 보임으로써 역사문화경관의 지명도와 명성은 시각적 이미지 요소에 비례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문화공간의 패턴, 구조, 의미가 명료하고 정체성이 확실할수록 '랜드마크'와 '지역'요소가 높게 인식되었다. 공간의 지명도가 높을수록 역사문화경관의 인지도가 높았다. 그러므로 한강의 역사문화경관 복원 시 시각적 인지도를 고려하여 조사하고 사례연구 함으로써 장소의 복원과 함께 역사성과 문화성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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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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