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보면 간혹 바닥에 떨어져 있는 은행을 만나기도 하고(도시에서는 이미 누군가의 발에 밟혀서 뭉개져 있기 십상이지만), 몇 개 아슬아슬 남겨져 있는 감이 담장 너머로 보이기도 하는 요즘이다. 나무가 열매로 자신의 결실을 보이는 가을. 물론 잡지가 발간되었을 지금은 가을이라기보다는 겨울이라는 느낌이 강하겠지만, 원고를 위해 사진을 찍던 11월 말은 늦가을의 느낌이 더 강했던 시기였다. 가을은 때론 쓸쓸하고, 때론 아름답고, 가끔은 처연(凄然)하지만, 강한 인상에 비해 그 기간은 매우 짧아서 금세 기억에서 잊혀진다. 여름이나 겨울처럼 강렬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곧 더 추운 겨울이 닥칠 것이다. 12월이면 지난 1년을 되돌아 보아야할 때다. 올 한해의 결실을 점검하구 내년도의 목표를 세우는 시기. 과연 여러분들은 어떠한 결실을 이루었다고 생각하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