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정산 외편은, 비록 한양의 위도에 맞는 역법은 아니지만, 일식 예보의 정확도가 조선 전기에 사용된 다른 어떤 역법보다 높았다고 알려져 있다. 칠정산 내편은 한양의 위도에 맞는 자주적 역법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출입이나 중성 계산이 아닌, 일식 계산의 경우에도 한양의 위도에 맞는 역법으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실증적인 연구가 없었다. 이 연구에서는 칠정산 내편의 일식 계산의 전 과정을 전산화하여 이미 연구한 칠정산 외편의 일식 예보값 (김동빈 2009) 및 현대 계산 결과와 상호 비교하였다. 그 결과 칠정산 내편의 일식 예보는, 베이징과 한양의 시차(時差)를 감안하더라도, 그 정확도가 외편에 비해 떨어지며, 일식 계산의 기준 위치 또한 한양이 아닌 베이징임을 확인하였다.
이성산성 저수지안에서 출토된 목제칠기는 이미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t-부탄올로 치환하여 PEG함침처리 후 진공동결건조법을 적용하여 보존처리되었다. 당시 이루어지지 않은 목제칠기의 수종 및 칠조사를 통해 칠기의 제작기법을 규명하고 여러개의 편으로 보관되어 온 칠기편을 전시 및 보관을 위하여 원형복원하였다. 그 결과 오리나무속(Alnus)중(中) 오리나무류를 사용하여 목제칠기를 제작하였으며 칠은 밑층에 토분과 칠을 혼합하여 칠하였고 칠에 흑색안료를 섞은 흑색칠과 순수한 칠을 2번 교대로 칠하여 총 5회 칠을 올려 제작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고대 칠 기법을 규명하기 위하여 4가지 그룹의 표준칠편을 제작하여 광학현미경(투광, 낙사광, 편광)을 이용한 관찰을 실시하였다. 그룹 I 은 투명한 적갈색을 띠며 일부 층의 구분이 불명확하였고 연마가 된 층은 구분이 쉽게 되었다. 그룹 II는 대부분 투명 황갈색을 띠며 목재표면에 먼저 흑색안료를 메운 후 칠한 칠층과 흑색안료를 혼합하여 칠 한 칠층은 구분이 가능하였다. 그룹 III은 칠이 경화되는 과정에서 상층 부분이 먼저 막을 형성하고 내부는 칠과 불포화지방산이 산화 건조되어 상층의 칠층이 분리되어 관찰되었다. 그룹 IV의 칠도 막은 편광에서 관찰시 철 성분이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혼합되어 보이며 토분은 실리카 결정이 빛의 반사에 의하여 구분되어 졌다. 또한 석간주 칠층은 붉은색을 띠고 주칠과 석간주가 혼합된 칠은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짙은 붉은 색을 띠며 가운데는 밝은 붉은색으로 구분되어 졌다.
다호리 유적에서 출토된 판상칠기에 대하여 수종 및 칠 도막, 금속장식 분석을 실시하였다. 판상칠기에 사용된 수종은 소나무류로 식별되었고 칠 도막의 현미경 관찰 결과, 총 5회의 칠을 했으며 칠 전체 두께는 약 100 ㎛이다. 적외선 분광 분석을 통해 정제칠과 비교하여 옻칠임을 확인하였다. 원형의 금속장식에 대한 성분 분석 결과는 주석과 납의 이원계 합금으로 백랍(白蠟, Pewter)이라 불리는, 주석을 주체로 하는 합금으로 확인되었다. 더불어 지금까지 조사된 다호리 유적 출토 유물의 수종이 활엽수재였던 것에 반해 판상칠기의 목재는 침엽수재인 소나무류로 밝혀졌다.
조선시대 옻칠도막에 사용된 재료의 특성과 구조를 알아보기 위하여 모두 6종류 7가지의 시료에 대하여 광학현미경, 편광현미경 관찰 및 SEM-EDS분석, TOF-SIMS분석을 통하여 칠층의 구조와 바탕칠층의 구성성분에 대하여 알아보았으며, FT-IT분석을 통하여 표면의 칠층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투명칠을 두 차례 한 GD-3을 제외한 나머지 시료는 한 차례의 투명칠을 하였다. FT-IR분석을 통하여 표면의 옻칠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여 선행연구의 결과와 비교하여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시험적으로 TOF-SIMS분석을 실시하여 미량의 시료로 바탕칠의 광물들의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조선시대의 옻칠도막 분석결과 많은 시료의 분석은 아니었지만, 조선시대 이전 시기의 유물에 비하여 바탕칠 층이 두껍고 투명칠 층이 비교적 단순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칠기 사용의 저변확대에 따른 칠 공정의 변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령왕릉 출토 목관재 6점의 칠도막 편에 대하여 광학 현미경 관찰, 적외선 분광분석 및 SEM-EDS 분석을 실시하였다. 목관재에 도장된 옻칠 기법은 크게 네 가지 방법으로 분류되었다. 목재 표면에 그을음(미립자의 흑색 안료)을 혼합한 흑색 안료층이 밑층으로 존재하면서 그 위로 칠이 1회(그룹 II) 도장된 것과 3회(그룹 I) 도장된 것, 흑색 안료층이 존재하지 않으면서 칠 도장이 1회(그룹 IV)와 2회(그룹 III) 되어있는 것으로 분류되었다. 이는 목관의 제작기법과 부재의 결구 방법을 밝히는데 좋은 정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적외선 분광분석을 통해 무령왕릉 칠도막은 자외선에 의한 열화 요인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동이 어려운 목관의 크기와 무덤이라는 매장 환경 등에 기인한 결과로 보인다. 또한 SEM-EDS 분석결과 현재까지 고대 칠분석에서 보고된 바 없는 Ca, Fe, Cu의 성분이 확인되어 의미가 있다.
광주 신창동 유적에서 출토된 목제 유물에 대해 수종분석 37점, 칠분석 3점등총 40점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결과 목제품에 사용된 수종은 상수리나무류, 벚나무류, 살구나무류, 오리나무류, 단풍나무류, 버드나무류, 사시나무류 등으로 총 7종이 식별되었으며, 특히 칠기와 접시 같은 생활용품의 경우에는 모두 산공재 수종을 사용하였다. 칠도막 분석 결과 유공칠기와 통형칠기 동체부 5는 칠한 횟수에서 차이가 있지만 밑칠을 칠한 후 맨 상층에 흑색안료와 칠을 혼합하여 칠하였으며, 5절판은 토분과 흑색안료를 칠과 혼합하여 밑칠을 한 후에 상층에 흑색안료를 혼합한 칠을 칠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동아시아의 역사서에는 일식에 대한 기록들이 다른 천문현상들에 비해 많이 나타난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일식은 왕조의 운명과 연관되어있다는 정치적인 사상 때문이다. 조선시대까지도 태양은 임금을 상징하였고, 일식이 일어나면 일식이 무사히 지나가도록 임금이 제사하는 구식례(求食禮)을 지내곤 했다. 따라서 당시의 임금은 일식에 대한 정확한 예보를 얻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초기의 일식 예측은 잘 맞지가 않았다. 이에 세종은 당시 수도인 한양의 위치에 맞는 역법서(曆法書)인 칠정산내편과 칠정산외편을 편찬하였고, 이로 인해 비로소 조선의 자주적인 역법(曆法)이 확립되었다. 칠정산외편은 아라비아의 역법인 회회력(回回曆)을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 역법으로 조선 초기의 일식 계산에서는 당시의 여러 역법 계산 결과보다 더 정확하였고, 현대적인 계산 방법과 비교하여 보아도 오차의 범위내에 잘 들어맞음을 알 수 있었다.
포항 칠인정원림의 건립취지, 조형의도 그리고 변천과정 등을 살펴봄으로써 조선조 누정 조영의 시대적 감각과 조영의장을 조명하고, 원림내 회화나무와 느티나무 식재의 문화변용 현상을 살펴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2주의 괴목(槐木) 식재로 인해 쌍괴정(雙槐亭)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얻은 칠인정(七印亭)은 고려말 관료 출신의 장표(張彪)가 태종9년(1409) 초곡리 사일마을에 건립한 은거형 정자이며, 칠인정원림은 쌍계구곡(雙溪九曲)의 제3곡인 초곡(草谷)의 핵심이기도 하다. 칠인정원림은 사일마을 비보숲 초입의 진입부(進入部)와 칠인정 및 느티나무와 회화나무로 이루어진 정자부(亭子部) 그리고 방지방도(方池方島)의 지당과 배롱나무로 이루어진 지당부(池塘部)로 구분된다. 칠인정 기문 내용이나 아들과 사위 7인의 인수(印綬)를 쌍괴수(雙槐樹)에 내건 것에서 기인된 당호(堂號)로 볼 때, 초건 시 식재한 괴목과 그 이후 보식(補植)한 수종 또한 삼공(三公)의 지위와 학자수(學者樹)를 상징하는 회화나무(홰)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뿐만 아니라 영조21년(1745) 보식한 수종이 현재 칠인정에 존치하는 느티나무(괴)라고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칠인정 담장 밖의 회화나무가 당시 식재한 그 수목임을 배제할 수 없다. 요컨대 느티나무와 함께 칠인정원림에 심겨진 3주의 회화나무는 인동장씨 후손들이 회화나무(홰)와 느티나무(괴)의 차이점을 인식하였음을 알리는 최소한의 징표가 아닐 수 없다. 회화나무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한편으로 회화나무로, 다른 한편으로 느티나무로 인식되었고 점차 구입용이성, 성장속도, 장수목으로의 성장가능성에서 회화나무와 비교우위에 있는 느티나무를 회화나무 대용(代用)으로 혼용한 자발적 문화변용 현상을 칠인정원림의 괴목 식재사례를 통해 목도(目睹)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양구 방산 칠전리 1, 2호 가마터에서 출토된 백자의 특성을 성분분석을 통하여 양구지역 백자 및 원료와 분원 백자의 연관성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제작시기에 따라 칠전리 1, 2호 백자의 유형을 분류하였으며, 칠전리 백자는 태토 조성 및 유약 성분에서 이 유형 분류와 관련하여 구분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미량원소 분석 결과, 칠전리 백자는 지질학적인 특성이 동일한 원료로 제작되었으며 제작시기별로 원료의 정제 및 조합에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소성온도는 $1,100{\sim}1,200^{\circ}C$ 정도로 추정되어 칠전리 백자의 소성온도가 일반 백자에 비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청화 안료의 성분분석에서는 전이금속원소나 희토류원소가 소량 함유된 이질적인 청화 안료의 특성을 보였다. 한편 문헌 기록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조선 후기 분원리 요지 백자와 양구지역 원료 사이에 연관성이 보이나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는 분원의 다양한 원료 사용 및 조합 때문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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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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