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현직 법관 24명을 대상으로 법관들이 재판과 관련하여 사회여론을 어떻게 개념화하는지와 사회여론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에 대한 초점 집단 면접(FGI)을 실시하고, 인터뷰 내용에 대한 근거이론적 분석과 구조적 토픽 모델링(STM)을 수행하였다. 근거이론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연구 참여자들은 사회상규, 사회통념, 법감정, 국민정서를 여론과 개념적으로 구분하였고, 여론을 특정한 법적 쟁점이나 사건에 대한 일시적이고 감정적인 반응과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의견으로 구분하여 이해하였다. 그리고 사건의 종류나 법적 쟁점에 따라 여론이나 사회통념에 대해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픽 모델링 결과는 근거이론적 분석 결과와 상당한 유사성을 보였고, 특정 토픽의 발현 가능성은 연구 참여자들의 담당 사건 종류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진술증거는 범죄수사와 형사재판에서 사실을 확정하는 데 사용되는 중요한 증거방법 중 하나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의자 등의 진술을 조서에 기록한 후, 일정한 요건 하에 그 조서를 재판의 증거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조서에 각종 왜곡이 있어 실체적 진실발견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조서작성 단계에 관한 실험연구를 통해 조서 왜곡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요인 중 '수사관의 심증'이 갖는 효과를 밝혀 보고자 하였다. 참여자는 경찰수사관 90명이었고, 참여자들을 유죄심증, 무죄심증 및 중립심증의 세 가지 조건에 30명씩 할당한 후, 모의 신문영상을 보면서 조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연구 결과, 유죄심증 집단이 무죄심증 및 중립심증 집단보다 조서를 더 많이 왜곡한다는 사실, 조서의 왜곡은 조작 형태보다 생략 형태가 더 빈번하다는 사실, 신문사항의 특성에 따라 왜곡의 빈도가 다르다는 사실 등이 확인되었다. 논의에서는 수사기록에 의한 심증 처치, 조서 왜곡의 코딩 기준 마련 등 연구의 의의와 모의 신문상황의 규범적·현실적 타당도 결여 등 연구의 제약점을 설명하고, 약간의 정책적 제언을 첨언하였다.
수사 장면에서 피해자 및 목격자들은 사건 목격 이후 다양한 오정보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장기간의 시간 지연 후 진술할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는 정확 회상을 저해할 수 있는 시간 지연 및 오정보의 영향을 감소시키고 정확 회상 보고량을 증진시키는 방안을 고안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따라서 목격자 진술을 빠르고 정확하게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자기기입식 면담(Self-Administered Interview, SAI)을 수행한 집단이 SAI를 수행하지 않은 통제 집단보다 정보를 더 많이 보고하는지, 또 SAI를 통해 오정보 및 시간 지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정확 정보가 유지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88명의 20대 성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재연한 영상을 보여준 후 SAI나 통제 과제(게임)를 수행하도록 하였으며, 오정보를 목격 당일(1회기), 혹은 4주 후(2회기)에 제시하여 4주 후 회상량에 영향을 주는지 검증했다. 그 결과 SAI를 실시한 집단이 통제 집단보다 4주의 지연 이후 실시된 2회기의 검사에서 정확 정보를 더 많이 보고하였으며, 부정확 정보 및 작화 정보 보고량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정보의 제시 시점은 회상량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사건을 목격한 직후 SAI를 실시하는 것이 장기간의 시간 지연에서 기억 정보를 보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연구의 의의 및 제한점, 그리고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논의하였다.
PBG(Problem Behavior Graph; 문제해결 행동 그래프)는 인지 심리학자인 Newell과 Simon에 의해 제안된 것으로 연구 대상자가 문제를 해결할 때 인지 활동을 그래프 형식을 이용하여 그려놓은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에 재학 중인 수학 영재의 수학적 문제 해결에서 이루어지는 인지적인 과정을 추적하기 위하여, 사고구술법(Think-aloud method)으로 추출된 수학 영재 학생들의 사고 과정을 언어 프로토콜로 나타내고 분석한 것을 토대로 PBG를 구성하는 사례를 제시한다. 이를 통하여 수학 영재 학생들이 문제 해결 과정 중 인지 활동으로 거치게 되는 절차와 사고 과정 특성 지도를 살펴보고 대상 학생들이 여러 번의 시행착오 후 전체적인 과정을 수정하며 수행해 나가게 되는 방법과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안을 도출해 내는 경로 탐색 과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이 글은 니체의 정의론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힘에의 의지'라는 근본개념을 매개로 타자와 사회적 계약을 맺는 정치적 행위에 대한 내재적 분석을 시도하고 공리주의, 자유주의, 민주주의를 포함한 근대 국가의 정치 이념에 대한 비판을 다룰 것이다. 즉 '덕'이라는 보편적 진리의 이름 뒤에 감추어진 심리적인 층위들을 벗겨내는 '계보심리학'으로 정의의 자명한 가치의 지반을 파헤쳐 허구성과 오류를 밝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덕'에 근거한 자명한 정의 개념의 의미를 '비도덕적'일 뿐만 아니라 '도덕 바깥'에서 해체함으로써 보복이 아닌 사랑에 근거해 새로운 정서적 차원을 밝히려는 것이다. 니체가 정의를 권력관계의 역동성에서 분석하면서 그 가치의 개념을 복수, 보복, 원한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라 '자비'와 '용서'라는 긍정적인 감정에 근거지을 때, 법의 집행에서 예외규정을 허용함으로써 보편성과 일관성을 상실하지 않는지 비판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본 연구는 재해심리학 수업에서 문제중심학습을 적용한 수업을 설계하고, 실제 교육현장에 적용한 뒤 학생들이 느끼는 교육적 경험을 분석하였다. 연구대상은 재해심리 수업을 수강한 56명의 대학생이다. 재해심리 수업은 강의식 수업과 문제중심학습 방식을 혼합하여 실시하였고, 문제중심학습 수업은 3주간 진행되었다. 수업에 대한 결과물은 문제분석지, 조별활동일지, 성찰일기, 조별평가지이고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반복비교법, 삼각측정법을 통해 질적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전문지식 습득, 다각적 분석을 통한 자신감, 실제적 문제해결력, 타인의 관점 수용을 통한 의사소통능력, 직업적 소명의식, 유사상황 대처에 대한 효능감, 관점의 변화라는 7가지 범주의 역량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는 문제중십학습 수업 모델 적용 사례를 소개하여 향후 후속 수업적용과 연구를 기대하게 한다.
본 연구는 현행 교정 처우의 보완적 방안으로서 소년 교정시설 내에서의 '용서하기'의 가능성을 고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문헌 고찰을 통해 지난 30여 년간 심리학자들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용서의 개념과 용서 프로그램이 기반하고 있는 주요 용서 모델을 개관하였다. 그리고 최근 형사사법에서 주목받고 있는 회복적 사법에서 통용되는 용서와의 차이점을 살펴보았다. 또한, 교정시설에 수용된 소수의 고위험군 소년범은 상대적으로 심각성과 위험도가 낮은 소년범보다 아동기 부정적 생애경험을 비롯한 피해 사건을 더 많이 겪는다고 보고한 선행연구와 다양한 배경에서 시행된 용서 프로그램 결과를 토대로 소년 교정 현장에서의 '용서하기'의 가능성을 논증하였다. 이러한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가해자인 소년범들도 이전에 경험한 피해 사실의 범주 내에서 제한적으로 '용서하기'가 가능하며, '용서하기'를 통한 심리적 어려움의 경감과 타인에 대한 부정적 태도의 개선이 교정 처우의 효과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결론으로 제시되었다. 마지막에서는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에 대해 논의하였다.
본 연구는 정신병질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정서적 얼굴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정신병질적 성격 검사 개정판에 따라 15명의 정신병질 특성집단과 15명의 통제집단을 선별하였다. 실험 참여자들은 화남, 공포, 슬픔으로 구성된 부정적 얼굴과 무표정인 중성적 얼굴이 자극으로 사용된 과제를 수행하였다. 피험자가 자극의 성별을 판단하는 암묵적 과제와 정서를 판단하는 외현적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사건관련전위가 측정되었다. 정서처리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신병질 특성집단과 통제집단의 차이를 조사하기 위해 LPP(late positive potentials) 진폭을 분석하였다. 암묵적 과제에서는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외현적 과제에서는 집단과 정서 간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전두중심영역에서 나타났다. 부정적 얼굴과 중성적 얼굴에서 비슷한 LPP 진폭을 보인 통제집단과 다르게 정신병질 특성집단은 부정적 얼굴에 비해 중성적 얼굴에서 더 큰 진폭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정신병질 특성집단이 가지는 정서 처리의 비정상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성인 522명을 대상으로 지적장애인 성범죄 하급심 판결문에서 인용된 감경 사유에 대한 동의 여부 및 법정 형량의 적절성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전체 응답자의 약 80%은 현행 지적장애인 성범죄 법정 형량을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동의하지 않는 경우 현재보다 더 엄벌이 필요하다고 인식하였다. 거의 대부분의 응답자는 피고인의 '연령', '건강 상태', '사회경제적 수준', '성장배경 및 가정환경'과 같은 일신상의 이유 또는 범행이 '음주', '성적 충동', '우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감경 사유로 사용하는데 있어 동의하지 않았다. 반대로 '자수', '미수', '피고인의 지적장애', '진지한 반성' 등을 감경 사유로 사용하는데 있어서 동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여전히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과 학력에 따른 감경사유 인식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반면 응답자의 연령이 낮을수록 감경에 대해 더 엄격한 태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양형기준의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판단자의 강간통념이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판단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고 이러한 영향이 피해자의 강간 사건 전 일탈 행위 여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세 연구에서 일탈 조건과 비일탈 조건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참가자들에게 피해자 책임과 가해자 책임, 피해자 고통 수준, 가해자 처벌정도를 평정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세 실험에서 모두 강간 사건 전 피해자가 일탈 행동을 보이지 않은 경우(비일탈행동 시나리오 조건)에는 강간통념 수준에 따른 강간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평가에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강간 사건 전 피해자가 일탈 행동을 보인 경우(일탈행동 시나리오 조건)에는 강간통념 수준이 높을수록 강간 사건의 책임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서 찾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강간통념 수준이 강간 사건 평가에 미치는 효과가 해당사건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귀인하기 용이한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의의와 제한점이 논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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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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