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키는 비트겐슈타인의 회의론적 역설을 다룸에 있어서 규칙 따르기에 대한 어떤 특정한 개념을 처음부터 전제하고 시작한다. 그런데 문제는 크립키가 자신이 이런 전제를 가정한다는 것을 전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며 더 나아가 크립키가 전제하는 규칙따르기에 대한 개념은 후기 비트겐슈타인이 옹호하고자 하는 규칙 따르기의 개념과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크립키가 전제하는 개념은 전기 비트겐슈타인이 옹호하는 비맥락주의적 의미론에 근거하는 '무한적이고 결정지어진' 규칙 따르기 개념이다. 비트겐슈타인의 회의론적 역설은 바로 이런 전기 비트겐슈타인적인 의미론과 규칙 따르기 개념으로부터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크립키가 비트겐슈타인의 역설은 직접적인 해결이 아닌 회의론적 해결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은 그가 여전히 전기 비트겐슈타인적인 의미개념과 규칙 따르기 개념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크립키는 후기 비트겐슈타인과는 달리 여전히 한 발을 트락타투스적 의미론에 담근 채 비트겐슈타인의 역설을 논하고 있기 때문에 회의론적 해결에 머문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크립키가 암묵적으로 가정하는 또 하나의 전제인 진리 대응론에 연결시킴으로써 크립키와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차이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이 논문에서, 필자는 지식귀속이 발화 또는 주체의 문맥에 민감하다고 보는 '안다'에 대한 '민감주의'를 비판한다. Peter Unger는 '평평한', '확실한'과 같은 절대적 용어에 대한 둔감주의를 바탕으로 '안다'에 대한 둔감주의를 제안한 반면, David Lewis는 절대적 용어에 대한 민감주의를 바탕으로 '안다'에 대한 민감주의를 제시한 바 있다. 두 견해 모두 '안다'가 절대적 용어의 집합에 속한다는 것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안다'에 대한 Unger-식의 둔감주의에 반대한다. 필자의 주장에 의하면, '의미론적 면도날'이라고 부를 원칙에 입각할 때 우리는 절대적 용어와 관련해선 둔감주의보다 민감주의를 택할 이유를 가지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필자는 '안다'에 대한 민감주의적 접근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잘 살펴보면 '안다'와 절대적 용어(또는 민감한 용어 일반) 간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서, 절대적 용어(또는 민감한 용어 일반)와는 달리 '안다'는 맥락에 민감한 것으로 취급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의 이런 주장들은 민감주의 의미론이 다른 많은 경우들에서 성공적일지라도 '안다'는 둔감한 용어로 간주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수학 교육에서 수학 지식의 추상적 특성으로 인하여 수학 학습에 중요한 발생적 측면으로서 “concrete“ 에 대한 학습론적인 연구가 부족하였다. 또한 구체적 감각 조작 단계에서 형식적 추상적 조작 단계로의 아동의 인지 발달을 강조하다보니 ”concrete“와 ”abstract“의 통상적인 의미가 이분화 됨으로서 수학 학습에서 모든 연령과 수준에 무관한 상보적이고 상호 작용하는 가치를 수학 교육 연구에서 잊고 있었다. 본 논문은 발생적인 그리고 구성주의적 수학 학습에서 ”concrete”가 가져야 할 새로운 의미를 제안하였다. 새로운 의미의 “concrete“는 다양한 경험과 사물 그리고 지식과의 관계 맺음을 의미하는 ”connected“와 같은 맥락을 갖는다고 보고 몇 가지 수학교육에 관련된 의의와 중요성을 제시하였다.
이 글은 직설법 조건문에 대한 스톨네이커의 의미론을 제시하고 옹호한다. 직설법적 조건문에 대한 스톨네이커의 가능세계의 의미론은 표준적인 가능세계와 조건문에 대한 선택함수 의미론, 그리고 직설법적 조건문에만 적용되도록 선택함수를 제한하는 화용론적 원리로 구성된다. 그의 의미론에 따르면, 직설법적 조건문은 강한 진리조건을 갖기 때문에 논란없는 원리는 받아들이지만, 이행원리가 보편적으로 성립한다는 것은 거부한다. 그럼에도 이행원리가 성립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설명함으로써 직설법적 조건문에 대해서 우리가 갖는 일반적인 직관을 잘 설명하는 이론임을 보인다. 또한 이 글은 스톨네이커의 이론에 대하여 제기되는 아담스주의적 비판과 기바드 현상의 문제에 대해서 답하고, 스톨네이커의 의미론은 지나치게 맥락의존적이라는 비판에 답함으로써 직설법적 조건문에 대한 가장 받아들일 만한 이론임을 주장한다.
가추법은 문화연구의 방법론으로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이 논문은 문화연구의 방법론 논의가 연구방법이 아닌 인식론적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주장하고, 이를 위해 가추법의 의미를 문화연구의 방법론의 측면에서 재해석한다. 논리학자이자 기호학자인 찰스 샌더스 퍼스는 연역법이나 귀납법으로는 불가능한 새로운 명제나 지식을 발견하기 위해 가추법을 제안한다. 근대의 과학적 실증주의가 객관성과 확실성의 논리에 기대고 있다면, 가추법은 경험된 현상으로부터 새로운 전제를 찾아내는 발견의 논리로서 의미를 지닌다. 이 논문에서는 학문과 지식의 생산 구조와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과학적 연구방법의 신화를 비판한다. 그리고 사회와 문화를 연구하는 방법론적 대안으로서 가추법이 갖는 의의를 살펴보고, 가추법이 문화연구의 방법론에 던져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논의한다. 이를 통해 문화연구가 방법론으로서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소, 즉 '직관'과 '공감'과 '지적 협업'의 중요성과 의미를 탐색한다. 결국 문화연구는 관찰할 수 있는 현재로부터 알 수 없는 실재를 찾아내는 발견의 논리가 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지식의 근원과 내용에 관한 인식론적${\cdot}$철학적 연속선의 양극에 위치하는 물질결정주의와 정신결정주의의 사이에 물질과 정신의 상대적 수용정도에 따라 존재하는 다양한 철학적 입장 중에서 소비자학과 가정학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20세기의 학문세계에서는 물질결정중의에 속하는 경험주의와 실증주의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사회가 후기산업시대로 들어가고, 문화가 포스트모던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물질결정주의에 입각한 과학적 지식만으로는 인간행동에 조직원리를 이해하는 데에 한계가 있음이 지적되면서 사회경제구조주의에 의한 민속학적 연구방법이나 이해주의에 의한 화술학, 해석학, 기호학, 구조적비평주의 등 다양한 철학적 입장이 등장하였다. 본 연구는 경험주의와 실증주의에 입각한 연구로 일관해오면서 과학의 수행성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연구자 스스로의 한계로부터 비롯된 갈등에서 출발되었다. 특히 소비자행동을 사회${\cdot}$문화적 현상으로 파악해야 하는 문화적 경험을 통해 관점의 전환에 대한 강한 문제인식을 갖게 된 시점에 기존의 질적 연구방법보다도 더욱 일정한 형식과 틀을 벗어나는 narrative분석을 접하면서 소비자의 생생한 생활이야기에 숨어있는 관습적 지식을 탐구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었다. Narrative분석이란 이해주의에 속하는 연구방법으로서 사회경제구조주의에 속하는 기존의 질적 연구방법과는 다른 철학적 관점에서 출발한다. 사회경제구조주의는 인간세계가 사회적으로 형성되고 누구나 공감하는 타당한 지식체계로 구성된다는 가정아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와 공감하는 사실들로부터 추출한 하나의 공통된 지식구조를 가지고 연구자료를 체계적으로 해석한다. 이해주의는 사회경제구조주의와 마찬가지로 연구자료를 종합된 사회적 공감대의 결과물로 간주하지만, 사회경제구조주의와 달리 다양한 문화와 그에 따른 다양한 해석을 인정함으로써 하나의 공통된 지식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지식구조에 의한 다양한 해석을 시도한다(Hirschman & Holbrook, 1992). 본 연구는 이해주의에 속하는 narrative분석을 시도하기 위해 11명의 화자를 대상으로 가장 최근에 구입한 소비경험을 묻는 최초의 질문을 제외하고는 화자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며 소비생활이야기에 관한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화자의 집에서 대부분 진행된 인터뷰는 1시간 35분부터 2시간 20분 정도 걸렸고, 인터뷰의 전 과정을 녹음한 테이프를 토씨 하나 빠뜨림 없이 필사본으로 옮겨 구술자료를 마련한 후, Labov(Riessman, 1993, 재인용)의 구조분석을 이용한 Bell(Riessman, 1993, 재인용)의 '연결된 이야기와 그 의미(linked stories and meaning)' 의 narrative분석모델에 적합한 11가지의 narrative plots을 4명의 화자의 구술자료로부터 추출하였다. 본 연구는 11가지의 소비생활이야기로부터 소비자들이 사회${\cdot}$문화적 영향을 받으며 관습적으로 형성되는 욕구를 경험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새로운 거주지로의 이주로부터 경험하는 문화적 충격과 상대적 빈곤감은 새로운 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징물인 유명상표에 대한 선호를 낳고, 적정수준의 혼수에 대한 이상과 혼수관습의 현실간의 부조화는 의례(ritual)에서의 관습적 신념의 강력한 영향력으로 인해 관습을 수용하게 만들며, 가정환경에의한 소비자사회화보다도 소속 집단의 사회${\cdot}$문화적 영향에 의한 소비자사회화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소비경험들은 소비가 사회${\cdot}$문화적 현상임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본 연구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소비현상이 개인적인 영향 변수보다는 사회${\cdot}$문화적 영향을 더 받는 다는 점과 이것은 기존의 양적${\cdot}$질적 접근방법보다는 Narrative기법을 이용할 때 더욱 명료해진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본 연구는 Narrative분석을 통해 개개인이 과거에 실제로 겪은 경험이 그에 대한 사회${\cdot}$문화적 맥락에서의 의미부여와 해석으로 되살아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실증주의의 연구결과물이 연구자료에 담겨있는 내용을 통계분석으로 일반화시키고 추상화시켜 무미건조한 결과를 담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체험적인 결과물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가정생활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가정학과 소비자를 생활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소비자학이 타학문과 차별되는 실천주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의 물질결정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보다 정신결정주의적 관점을 수용하여 생활의 체험적 결과물을 구축해나가야 함을 시사한다. 가정학자들이 후기산업시대와 포스트모던시대가 요구하는 관점을 수용하고 그에 적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짜기 위해서는 이러한 소용돌이의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가정생활의 생생한 내용과 맥락을 포착해야 한다. 그러므로 새로운 천년을 열며 멈추지 않는 인간환경의 변화와 그에 따른 가정생활의 변화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지식에 대한 새로운 인식론적${\cdot}$철학적 관점을 수용하고 보다 생활과 밀착된 체험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시도의 지극히 작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관점의 전환과 사고의 폭을 넓히는 하나의 계기가 된다면 본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달성되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narrative분석의 실험적 적용을 함에 있어서 연구의 전 과정을 생소한 관점과 연구방법으로 선행연구 없이 추진해야하는 연구자의 한계가 본 연구의 가장 큰 제한점이었음을 강조하며, 앞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새로운 관점과 연구방법을 시도하는 실험적 분위기를 고조시켜 본 연구의 제한점을 극복하고 우리 나라 고유의 사회${\cdot}$문화적 환경 속에 담겨있는 가정생활의 맥락(context)을 완성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본 연구는 개인의 성장과정에서 불안정 애착을 경험한 중년여성이 자신의 성장 과정을 재조명함으로써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도록 돕는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본 연구 기간은 2020년 8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총 14회기에 걸쳐 심층 면담을 진행하였고, 면담 내용은 내러티브 연구방법론에 따라 참여자의 불안정 애착과 외상 후 성장에 관한 경험의 의미를 존재적 맥락, 관계적 맥락, 생애적 맥락 등으로 텍스트를 기술하였다. 연구결과는 불안정 애착과 외상 후 성장을 경험한 참여자 3명을 선정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되었다. 첫째, 존재적 맥락에서의 의미는 인정 받기 위한 욕구, 완벽주의, 불안한 가정환경, 스트레스 대처방법, 상처를 마주할 용기, 자기수용 및 긍정,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 삶의 희망은 참여자 경험 속에서 의미로 해석하였다. 둘째, 관계적 맥락에서의 의미는 부모, 남편, 자녀, 대인관계, 종교와의 경험으로 해석하였다. 셋째, 생애적 맥락에서의 의미는 돌봄의 결핍, 통제의 재현, 장녀로의 책임감, 소중한 가정, 삶의 의미와 가치는 과거 부모와의 다양한 경험이 현재 참여자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경험 속에서 해석하였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통해 본 연구는 내러티브 기법으로 참여자들의 어린 시절 불안정 애착 경험과 외상 후 성장 과정을 기술하고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최근 인문사회과학은 지역적 특수성과 문화적 배경(context)를 무시하고 법측과 체계(system)을 추구하는 자연과학의 개념을 인간사회에 적용하려는 여러 이론들이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법치주의에 의한 법인간적인 해석보다는 지역적이고 문화적 상황하에서 인간사회의 문제를 이해하려는 경향이 지금까지 행태(behavior)나 사회구조(social structure system)의 이해를 통해 인간사회를 분석하고 있다. 그 방법론으로는 전체의 맥락(context)이나 주변의 연관관계를 통해 의미를 이해하는 책(text)의 해석(interpretation)의 비유를 그 틀(paradigm)로 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예술과 미의 문제도 같은 체계(system)속에서 이해하여 현대의 전통, 문화와 대중으로부터 분리된 예술과 미로부터 전통, 문화, 개인과 생활이 공명할 수 있는 본래의 예술과 미를 찾으려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사회문화 이론의 개념을 분석하고 그 원리와 이론의 축면에서 경관(landscape)을 해석하고 경관의 의미(미를 포함한)체계(meaning system)을 분석하여 설계언어(design language)를 찾아내며 이를 설계에 응용할 수 있게 하는 기본적 틀(paradigm)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국에서 '유토피아'의 개념은 20세기 초반 형성되었다. 유토피아가 문헌에 등장하기 전 "해저여행기담"이나 "철세계"와 같은 근대 초기 번안 소설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 세상에는 없지만 좋은' 세계는 과학을 이용해 찾아낼 수 있는 곳, 과학으로 실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곳이었다. 여기에는 과학을 통해 부국강병을 이룩하려는 조선 지식인들의 근대에 대한 희망적인 기대가 담겨 있었다. 진보적 역사관에 기반한 사회주의 운동이 활개를 치던 1920년대 조선의 독서 대중들에게 "유토피아"라는 개념은 사회주의의 전사로서 서구 유럽의 사회개혁 운동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현실 사회주의의 합목적적 과학성을 설명하는 데에 유토피아가 동원되면서 유토피아는 공상적 의미의 이상세계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현실 사회주의가 합목적적인 과학으로 실현된 이상세계라면 유토피아는 과학적 사회주의의 전사로서 실행할 수는 없으나 공상되었던 공산주의의 과거 사례로 규정된 것이다. 한편 "개벽"이 사회주의 사상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유토피아의 사회개혁적 맥락에 집중하여 논의하는 것과 다르게 "동광"은 사적 소유의 철폐를 통해 유토피아를 실현하겠다는 사회주의적 급진론보다는 과학과 예술의 진보, 개인의 개성과 국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점진적 개혁안에 바탕을 둔 근대 문명을 유토피아로 상정하였다. 또한 같은 시기에 과학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유토피아에 대한 관심은 과학으로 상상하는 미래 세계를 주제로 한 과학소설과 희곡 작품으로도 확장되었다. 웰즈의 "팔십만년 후의 사회"나 박영희가 번역한 "인조노동자" 같은 작품은 바로 유토피아를 꿈꾸는 미래의 과학세계가 사실은 인류가 겪게 될 인간 멸망의 암울한 디스토피아임을 암시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디스토피아적 비전의 원형들은 이상향을 향한 비전의 반대급부로 형성된 것으로서 유토피아의 의지가 내포된 것이라 할 것이다.
'민족'이란 무엇이고 '민족주의'란 무엇인가? '한국 민족주의'는 무엇을 의미하며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라 불리는 일련의 영화들을 통해서 한국 민족주의는 어떻게 재현되는가? 이러한 의문에 해답을 제공하는 데에 이 연구의 목적이 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민 족주의적 특성에 대한 연구는 이미 상당 기간 이루어졌고 연구자간 민족주의라는 큰 맥락에 대해서는 이미 합의된바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이론적인 확증이 없는 인상비평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몇몇 이론적 논의 또한 대부분 서구 유럽의 민족 형성과정과 이에 토대한 민족주의론에 바탕을 두어 왔다. 이에 한국민족주의 담론이라는 이론적 논의를 추가하여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 속에 내재된 한국의 사회, 문화, 역사적 특수성을 더욱 정확하게 포착하고자 한다. 또한 최근 들어 민족주의를 모티브로 삼지 않은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는 진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이에 진화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기에 앞서 그것의 원형에 대한 민족주의 담론을 보완 재정립함으로써 향후 기대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진화론에 초석을 제공하는 데에 이 연구의 의의가 있다 하겠다. 연구 대상은 한민족의 역사적 특수성을 적확하게 보여주는 <공동경비구역 JSA (2000)>와 <한반도 (2006)>이며 한국 민족주의 담론을 중심으로 텍스트 분석을 실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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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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