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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quirements for Reusable Infection Prevention and Control Measures for COVID-19 Response

코로나19 감염병 대응모델의 국제표준화 요건

  • Ahn, Sun-Ju (Department of Biophysics, Sungkyunkwan University)
  • 안선주 (성균관대학교 생명물리학과)
  • Received : 2021.05.21
  • Accepted : 2021.09.01
  • Published : 2021.09.30

Abstract

The management of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cannot help but completely depend on non-pharmaceutical interventions in the early stages of the outbreak. Consequently, South Korea has developed and implemented the 3T (test-trace-treat) models, non-pharmaceutical infection prevention and control (IPC) measures, in response to the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pandemic. The IPC measures have gained global attention, rendering them to be essential in the development of a shareable, reusable, and applicable protocol for future pandemics. This study was conducted to identify the requirements necessary for standardizing the IPC measures. Three new work items of the 18 3T models were proposed to ISO/TC 304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Technical Committee 304; healthcare organization management). Requirements for each IPC measure, identified by participating members (P-members) countries during the ISO ballots, were analyzed in this study. The three new work items were approved by the P-members countries after a 3-month ballot. There was a consensus that the three IPC measure models should be International Standards (IS). Other comments include (1) the models should include not only COVID-19 but also any respiratory pandemic; and (2) keep donning of level D protection at screening sites as an optional protocol, in consideration for the lack of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Standardization is a systematic process of developing internationally agreed-upon wisdom and knowledge that consider and respect the diversity and universality of each country. It is expected that such standardized applicable IPC measure models contribute to global efforts to rapidly respond to a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during its early stages.

Keywords

서 론

  SARS-CoV-2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했을 때, 이를 통제하는 방법은 약물학적 기법(백신과 치료제)과 비약물학적 정책(사회적 거리두기와 역학조사 등)을 병행하는 것이다. 2019년 첫 환자가 발생한 신종 감염병 코로나19로, 2021년 5월 15일 현재 누적 환자는 161,900,000명이고 사망자 는 3,357,000명에 이른다[1]. 2020년 12월부터 백신접종이 시작되었 지만, 종류별 효능의 차이, 국가별 접종률의 차이 및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집단면역 도달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2].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났으나 곳곳에서 N차 유행이 계속되고 돌파감염 사례 또한 늘어나고 있어, 일부 국가는 백신의 추가접종을 승인한 상태이다.
  비약물학적 기법은 백신 개발 이전과 접종 중에도 사용 가능한 보편적인 감염예방과 통제(infection prevention and control, IPC) 수단이자 효과적인 중재법이다. 백신접종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할 때도 여전히 유효하다. 북미와 유럽에서 대대적으로 실시된, 지역 봉쇄와 완화 전략을 포함해서 환자발생 수, 사망자 수와 감염재생산 지수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수위를 조절하는 정책들이 모두 비약물학적 대책에 속한다. 이번 팬데믹 대응 중 주목할 만한 사실은 마스크 착용처럼 전통적인 비약물학적 기법의 효과가 논란 끝에 재확인되었다는 것이고[3-5], 효과를 신뢰할 만한 새로운 감염통제수단들이 급부상하였다는 점이다. 일례로 확진자 동선 추적 애플리케이션이 환자가 거쳐 간 지역을 빠르게 찾아내므로 확산 차단에 큰 도움이 된 사실[6]과 인공지능이 원격에서 환자의 증상을 모니터링해서 공중보건 인력의 부담을 경감시킨 사례[7]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특히 검사 희망자가 자동차로 이동하며 ‘접수-진료–검체 채취-소독 및 교육’ 일련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이용하는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8]는 교차감염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춘 모델로, 기존 검사방식보다 검사효율이 높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수십 개국에서 벤치마킹되었다[9-11].
  하지만 비약물학적 방역정책은 지역별로 도입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서 실증된 모델이라고 하더라도 범용적이고 체계적인 프로토콜로 발전하지 못하면 재사용 가능한 대응모델로 존속하기 어렵다. 따라서 표준화된 IPC 모델의 개발과 확산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인류 공통의 자산으로 유지 ‧ 발전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다. 방역모델의 국제화를 위한 메커니즘으로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가이드라인과 국제표준화기구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 ISO) 및 국제전기기술위원 회(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IEC) 국제표준이 있다.
  WHO는 수년에 걸쳐 인플루엔자 팬데믹을 포함한 각종 호흡기계 감염병 예방 가이드라인을 공표해왔다. 국제보건규정(WHO, 2005), 국제보건규정실행지침(WHO, 2007), 의료시설에서 감염통제를 위한 자연환기(WHO, 2009), 사회 전반의 팬데믹 준비상태(WHO, 2009), 에피데믹 및 팬데믹 경향이 있는 급성호흡기질환 감염 예방 및 통제(WHO, 2014), 인플루엔자 팬데믹의 위험관리(WHO, 2009), 코로나19 의심환자 및 확진자 발생 시 감염예방 및 통제(WHO, 2020),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기준(WHO’s Scientific Brief, 2020) 등은 WHO 가 보급한 대표적인 감염예방 및 통제용 가이드라인이다[12]. 2005년에 발간된 국제보건규정(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 IHR)은 이후 발간된 가이드라인의 기초이자, 법적 강제성을 띠고 있다.
  IHR 23항은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국경을 건너는 입국자는 출국과 도착 시 필요한 건강상태 측정에 응해야 하고(Article 23, Health measures on arrival and departure), 건강상태 질문서를 입국 공항에 제출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Article 30, Travelers under public health observation, Article 31, Health measures relating to entry travelers) [13]. 하지만 WHO의 지침들은 코로나19 사태로부터 지역사회를 지 킬 수 있는 실질적 대응용으로 기능하기엔 한계가 뚜렷했다. WHO 사무총장은 2020년 9월, IHR의 개선이 필요함을 밝히면서 개정작업을 위한 위원회 활동이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서 훌륭한 비약물학적 기법을 발굴하고 이를 검증된 국제기준으로 만드는 것은 공중보건학적 측면에서 그 의의가 상당하다. 신종 감염병 특성상 일정 기간 백신과 치료제를 확보하기 어렵고, 결코 짧지 않은 이 공백기 동안은 전적으로 비약물학적 대응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교한 IPC 설계와 응용은 방역의 성공을 좌우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14].
  한국과 대만은 그동안 비약물학적 기법으로 방역에 성공한 나라로 평가받았다[15]. 대만의 방역 성공은 백신 개발 훨씬 이전인 팬데믹 초기부터 대대적인 방역정책을 펼친 결과인데, 뚜렷한 성과를 보인 조치로 ‘입국차단’, ‘마스크의 공적 배분’,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언급된다[16]. 우리나라 방역기법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코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운영이다. 드라이브스루 선별검사소는 인플루엔자 팬데믹 때 미국 스탠포드 대학병원에서 ‘드라이브 메디신’이라는 이름으로 그 개념이 처음 정립되었으며[17], 한국은 이를 코로나19 상황에 접목하고 체계화시켰다. 드라이브스루와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방식은 검사량 증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18,19], 검사를 통해 확인된 환자의 중증도 평가 후 경증환자를 임시 격리시설인 생활치료센터에 격리하는 방역시스템을 작동시켰다[20]. 또한 인공지능, 클라우드, 모바일 앱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ICT)를 방역에 동원하므로 대응 인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표준화된 대응전략과 최신 기술을 집약한 방역시스템이 더 긴급하고 위중한 환자 관리에 의료 및 행정인력이 투입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외신들의 한국의 감염병 대응체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방역 당국은 외국 대상 웹비나와 영문 백서로 자세한 방역정책을 공개한 바 있는데, 공개된 대응 경험 중 일부(예: 드라이브스루 선별진 료소 표준운영절차 및 워크스루 부스)가 이미 수십 개국에 전파된 것을 보면 해당 기법의 방역효과가 입증되고 인정되었음이 분명하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대응모델을 3T (test-trace-treat)로 명명하였는데, 이는 2020년부터 시행한 감염예방 및 통제 대책이자 표준운영절차의 집단적 명칭이다. 3T 중 검사 · 확진(test)는 감염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확진자를 선별하기 위한 진단시약 · 장비, 검사기법, 선별진료소 운영시스템을 말한다. 역학 · 추적(trace) 단계는 자가격리자 등을 효과적으로 추적 · 관리하기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 역학조사 지원시스템 등을 말한다. 격리 · 치료(treat) 단계는 확진자 등을 격리하고 치료하기 위한 생활치료센터 운영,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체외진단기기의 긴급사용 승인절차 등을 말한다[21]. 3T 모델은 국제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빠르게 벤치마킹되었지만[22], WHO는 이러한 성공적인 방역정책의 국제화에 대한 계획을 발표한적이 없다.
  한국의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경험을 모든 나라가 언제든지 활용 가능한 형태로 격상시키려면 다음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은 범용성을 확보해서 국제적 수준의 대응기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국제적 대응기법으로 격상되려면 WHO 가이드라인에 포함되거나 ISO 혹은 IEC에서 국제표준으로 제정되어야 한다. WHO 가이드라인은 정책 적이고 제도적인 권고사항이 많고, 국경 간 보건 이슈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비해 ISO 및 IEC의 보건의료분야 기술위원회는 보건 및 안전, 규제 및 정책적인 내용 외에도 실무적인 지침서와 절차서를 개발해서 전 세계에 보급한다. 보건의료기관의 운영, 의료제품의 안전성과 품질관리, 체외진단기기, 생명공학기술 등 보건의료의 전 영역을 포괄하는 국제표준들이 ISO와 IEC에서 개발 중이다[23]. 특히 ISO 기술위원회 중 304(보건경영)은 감염예방 및 관리에 관한 표준개발에 적합한 곳이다.
  엄격하고 엄정한 투표절차를 통해 ISO에서 국제표준을 발간하는 것은 인류가 지속적으로 공유 가능한 수준의 합리적이고도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한 여정이다. 신규표준안(new work item proposal, NP) 제안을 시작으로 회원국(countries; P-members)의 투표를 거쳐 정식 국제표준으로 발간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통상 36개월이다. 투표를 통과했다는 것은 투표권이 있는 회원국들이 해당 국제규격에 대해서 ‘합의(consensus)’했다는 의미이다. ‘합의’란 회원국이 특정 표준안의 국제표준으로의 발간에 찬성투표를 던지는 공식적 행위로 표출된다 [24]. 그러므로 NP를 제안하는 단계부터 최종적으로 국제표준출판을 완료하는 단계까지 도달하려면 국가 대표단의 일원으로 파견된 프로젝트 리더는 반드시 회원국의 찬성투표로 승인을 받는 모든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그만큼 지난한 의견수렴과정을 거쳐야 충분히 범용성을 확보했다고 인정되는 국제규격이 완성된다.
  국제규격을 만드는 첫 출발은 서식 4 (Form 4) 작성과 표준안(draft) 개발이며, 반드시 이 두 문서(Form 4와 draft 혹은 outline)가 있어야 NP 제안요건이 성립하고 NP 투표를 통과한 경우에만 다음 단계인 준비단계(preparatory stage)로 진입해서 작업안(working draft, WD)을 작성할 수 있다. 진행단계별로 ISO에 제출해야 하는 문서는 작업안인 WD, 위원회안(committee draft, CD), 질의안(draft for International Standard, DIS), 최종안(final draft for International Standard, FDIS)의 순서로 진행된다. 각 단계에서 회원국들이 표준규격에 찬성해야만 마지막 출판단계(publication stage)에서 비로소 국제표준(International Standard, IS)을 발간하게 된다. 투표한 회원국의 2/3가 찬성하고, 1/4 이하가 반대하는 경우에 한해 국제표준의 출판이 승인된다[25].
  본 연구의 목적은 이러한 제반 절차를 수행하므로 한국의 비약물학적 감염병 대응모델의 국제표준화에 필요한 요건을 도출하는 것이다. 즉 3종(‘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절차’,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절차’, ‘생활치료센터 표준운영모형’)의 NP를 개발하고, 이의 국제표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회원국의 표준화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약물학적 IPC기법의 국제표준화 요건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방 법

1. 연구대상 및 분석자료

  NP 개발을 위한 연구대상은 ‘K-방역모델 정책협의회’에서 표준제정의 우선순위로 선정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표준운영절차였다. ‘K-방역모델 정책협의회’는 K-방역모델의 국제표준화 로드맵 수립을 담당하는 민 · 관 전문가 협의체로 의장은 국가기술표준원장이다. 이 협의체는 2020년 5월에 관 계부처 합동으로 설립되었으며 총 22명으로 구성된다. 협의회 위원의 지명과 철회는 정부가 담당한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무조정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과 감염내과 및 호흡기내과 전문의, 국제표준전문가 등이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20년 5월과 6월에 개최된 회의에서 K-방역모델의 국제표준화 로드맵을 확정하고, 국제 표준화 우선순위를 선정하였다. 3종의 국제표준(프로젝트라고도 함) 연구자는 NP 개발을 위해 2020년 4월부터 6월까지 국내외에서 발간 된 IPC 관련 문헌을 조사하고 검토하였다. IPC 관련 문헌은 PubMed 에서 주요어(‘드라이브스루’,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격리’, ‘검역’, ‘팬데믹 대응’, ‘호흡기계 감염병’ 등)를 이용해 추출한 논문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서 발간한 국내 의료진들의 코로나19 대 응 관련 논문 및 기타 언론뉴스를 포함한 웹 문서였다. 문헌 검색이 완 료된 데이터베이스 및 웹사이트와 문헌 갯수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PubMed (n=102),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n=4), 구글 (n=38), 정부발간문서(n=18)였다. 수집된 문헌의 연구대상 포함기준 은 (1) 코로나19 대응기법을 포함하고 있는가?, (2) 이전 팬데믹에서 도출되었거나 전통적인 대응기법이지만 3종 표준안 개발의 범용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가?, (3) 3종 표준안 개발과 정에서 참조해야 할 IPC 사례를 포함하는가?였다. 연구대상 배제기 준은 (1) 주요어를 포함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응기법과 무관한 경우, (2) 주요어를 포함하고 있지만 3종 표준안 개발에 참조할 만한 내용이없는 경우, (3) 구체적인 내용이 결여된 추상적 수준의 지침인지 여부, (4) 중복 검색된 논문인지 여부였다. 배제기준 (1), (2)에 의해 98 건이연구대상에서 제외되었고, (3)에 의해 9개가 제외되었으며, (4)에 의해 4개가 제외되었다. 최종적으로 12개의 핵심 문헌이 선정되었다.
  12개 문서 중 NP 개발을 위해 중점 분석한 문헌은 WHO, 유럽 및 북미의 CDC, 유럽 및 북미의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국내 중앙사고수습본부,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자료와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지방자치단체 배포용 방역지침이었다. WHO 자료의 경우 코로나19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밝혀질수록 내용 이 갱신되었으므로 코로나19 대응용 IPC에 대한 최신 게시 내용을 수집하고, 국내외 방역대책과 대조하고 비교하였다. 국내에서 발간한 방역자료 중 최신 자료를 온라인에서 획득할 수 없는 경우나 관련 자료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경우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요청해서 보건복지부 등 타 부처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았다. 문헌의 발행시기가 다를 경우 최신 버전 사용을 원칙으로 하였고, 생활치료 센터처럼 영문 용어 표기가 수회 바뀐 경우에는 외교부에서 발간한 최종 공식용어를 사용하였다. 또한 문헌 조사에서 부족한 부분은 현 장 조사를 통해 담당자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현지 조사대상은 워크스루 부스의 일종인 양압 부스가 최초로 설치 되어 운영 중인 부산광역시 남구보건소였으며, 조사일자는 2020년 4 월 28일부터 29일이었다. 담당자 심층 인터뷰 대상은 공중전화박스 크기의 양압 및 음압 부스의 최초 개념 설계자이자 제품의 공동 개발 자인 의무사무관 1인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워크스루 부스의 개념 설계단계부터 부스의 제조 및 운영, 감염 관리수칙 전반에 관한 사항을 파악하고 표준에 포함할 세부적인 내용을 확보하였다. 음압형 부스를 운영하는 병원의 경우, 프로젝트 리더가 현장 조사를 하는 대신 감염내과 전문의에게 상세 내용을 전달받아 표준문건에 맞게 내용을 선별하였다.

2. NP 개발 및 ISO 제출

  연구자는 3종의 비약물학적 방법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각 표준안의 구조와 내용을 설계하였다. 나라별 의료제도, 의료자원 및 ICT 인프라가 천차만별임을 고려하되, 표준 독자들의 충분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표준안 내용의 상세 수준 또한 조절하였다. 표준안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속서에 한국의 적용사례 를 포함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연구자는 4월부터 8월까지 총 3종의 표준안의 개발을 완료하였다. 연구자가 개발한 NP 3건은 그 타당도 검토를 위해서 실무작업반에게 송부되었다. 실무작업반은 산업통 상자원부에서 각 부처와 민간부터 추천을 받은 방역 전문가들로, 국제표준화 경험은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드라이브스루는 6명, 워크스루는 11명, 생활치료센터는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었다. 다만 드라이브스루,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NP의 경우 실무작업반 구성이 완료된(2020년 7월 이후) 시점 이전인 4월과 6월에 ISO로 제출되었기 때문에 타당도 검토는 WD단계에서 수행되었다.
  생활치료센터 실무작업반 8명 중 6명의 검토 의견은 (1) 생활치료 센터 대부분이 치료가 아닌 격리에 치중하고 있는 현실을 표준안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2) X-ray 장비를 필수 장비로 규정할 것인가, (3) 장기간 격리시설에 고립된 일부 환자의 경우 정신적 우울감을 호소하므로, 정신상담 서비스가 요구된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1)번 의견에 관해서는 WD단계에서 브레인 스토밍하기로 하고, (2)번 의견에 대해서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 선택 장비로 표기하였으며, (3)번 은 NP에 반영하였다. 개발된 3종의 국가기술표준원을 통해 ‘감염 예방 및 관리’를 다루고 있는 기술위원회인 ISO/TC 304(보건경영;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Technical Committee 304)로 제출되었다(Figure 1). 2020년 4월에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절차를 시작으로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절차는 6월에, 생활치료센터 표준운영절차는 8월에 각각 제안되었다. 국내에서 3종의 감염병 대응모델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기관)과 국제 표준화를 추진한 연구자이자 프로젝트 리더(기관)현황은 다음과 같 다(Figur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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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ISO P-members 요구사항 분석

  NP 투표에 소요되는 기간은 3개월이므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안 투표는 2020년 8월 3일에,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안 투표는 10월 12일에, 마지막으로 생활치료센터 표준안 투표는 11월 17일에 종료되었다. 각 표준안의 영문 명칭은 ‘pademic response– drive-through screening station’, ‘pandemic response-walk-through screening station’, ‘pandemic response–residential treatment center’ 였다. ISO에는 모든 표준안을 전자시스템에서 관리하고 식별하기 위한 참조번호(reference number)를 부여하게 되어 있으며 이 번호는 한번 부여되면 해당 표준안 관리용으로 영구적으로 사용된다. 드라이브스루 표준안은 ISO/NP 5258, 워크스루 표준안은 ISO/NP 5472, 생활치료센터는 ISO/NP 5741이 부여되었다. 3종 표준안에 대한 투표가 모두 완료됨에 따라 투표권를 행사한 P-members에서 제시한 요구사항(comment)이 취합된 ISO 서식 6 (Form 6)을 ISO/TC 304에서 제공받아 이를 분석하였다. 요구사항의 내용을 크게 5가지로 분류하고, 이의 수용, 기각 여부를 프로젝트 리더가 결정하였다. 요구사항의 수용 및 기각 여부는 해당 요구사항이 (1) 범용성과 일반성 확보가 가능한 내용인지 여부, (2) 투표한 국가의 의료제도나 특정 맥락만을 주장하는지 여부, (3) 표준안의 중립성과 객관성에 미치는 영향, (4) 표준안 내용의 타당도에 일치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서 결정하였다. 수용 대상인 요구사항은 해당 표준안에 반영하고 기각 대상 요구사항은 기각 사유를 서식 6의 작성란에 기술하였다. 3종 표준안별로 프로젝트 리더의 답변(수용, 기각의 결정 내용) 작성된 서식 6을 ISO/TC 304에 송부하고, 이는 다시 P-members 국가들에 회람되었다.

결 과

1. NP 투표결과

  ISO에서 투표권을 보유한 P-member들은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국제표준안 3종 모두 국제표준인 IS로 발간해야 한다고 합의하였다. NP 승인기준은 5개국 이상의 프로젝트 참여와 전문가 파견 및 투표에 참여한 국가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다. 이로써 IS 발간을 위한 첫 번째 진행단계인 제안단계에서 NP 투표를 통과하고 준비단계가 시 작되었다. 각 신규표준안의 내용과 이에 대한 ISO 회원국의 요구사항은 아래와 같다.

2. NP 개발 내용

  1)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절차(ISO/NP 5258)

  피검사자가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문진을 받고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인 드라이브스루는, 의료진과 피검사자 간의 교차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표준운영절차(예약-접수-진료-검체 채취-교육, 방역 및 귀가-결과 통보)로 요약된다(Figure 3). 표준의 주요 내용은 (1)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운영목적, (2)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설치를 위한 기획과 장소 선정기준, (3) 선별검사 절차, (4) 의료 및 행정요원의 배치, (5) 각 운영절차 수행 시 감염관리원칙 등이 포함되었다. 모든 국제표준 문서는 규범적(normative)인 내용(해당 표준을 구성하는 기준들의 강제성 여부를 ‘shall’, ‘should’, ‘may’ 동사를 이용해 기술하는 것)으로 기술하게 되어 있으므로 감염관리에 필수적인 사항은 대부분 ‘shall’과 ‘should’로 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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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절차(ISO/NP 5472)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안은 공중전화 부스 크기 정도의 음압 혹은 양압, 혹은 전환형 검사시설을 이용해서 피검사자가 도보로 이동하면서 진료 및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로 기존의 음압텐트 등의 검사방식에 비해, 검사시간 및 의료인력 및 자원의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법이다. 이 표준안에는 교차감염의 위험성을 낮춘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의 4가지 유형(음압, 양압, 전환형[양/음 압], 개방형)과 각 유형의 표준운영절차, 워크스루의 장점, 사용 가능한 소독제 및 인력 운영에 관한 원칙을 포함하였다(Figur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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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생활치료센터 표준운영절차(ISO/NP 5741)

  생활치료센터 표준운영절차는 팬데믹 상황에서 병실이 부족할 경우, 임시로 설치된 격리 및 치료시설에서 무증상 및 경증환자를 관리하기 위한 제반 기준이다. 생활치료센터의 설치계획, 인력 운영, 감염 구역과 비감염구역의 구분원칙, 환자관리, 입/퇴원기준 및 격리종료 후 필요한 방역조치 등이 표준안의 주요 내용이다. 표준안에 포함한 생활치료센터로의 입원경로는 다음과 같다(Figur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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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ISO 회원국의 국제표준화 요구사항

  1)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절차(ISO/NP 5258)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절차에 대한 회원국의 요구사항은 네 가지로 첫째, 감염차단 목적으로 의료진과 행정요원이 선별 진료소에서 개인보호 목적으로 착용하는 레벨 D (level D)를 의무사항이 아닌 각국의 선택사항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제출한 회원국은 유럽 국가이고, 그 이유는 ‘이번 팬데믹에 서 거의 대부분의 국가와 지역에서 개인보호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추후 팬데믹 발생시에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요구사항을 수용하여 ‘개인보호 장비의 사용은 WHO 및 해당 국가 보건당국의 지침을 따른다’로 단서 조항을 해당 규정에 추가하였다. 둘째, 선별진료소 내 표준운영절 차의 일부분으로 포함되어 있는 ‘차량 소독 및 방역’에 대한 수정 요청이었다. 유럽 회원국은 ‘개인소유 차량을 선별진료소에서 소독해 줄 필요가 없음’을 거듭 강조하였다. 한국에서 드라이브스루 차량에 대해서 방역을 실시한 것은 공공의 이익을 고려한 행위였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서 검사 후 시행되는 방역(차량 내부 및 외부 소독) 절차를 삭제하였다(Figure 6). 셋째,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는 한국에서만 활용된 모델이므로, 해당 지역 표준으로 제정하면 된다는 의견이었다. 앞서 두 요구사항은 프로젝트 리더에 의해 수용되었지만, 이 코멘트는 수용되지 않았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례들을 표준문건 부속서에 Uniform Resource Locator (URL)로 포함하였다. 넷째, 코로나19 상황을 예시로 포함한 표준안의 내용을 수정해서 모든 팬데믹을 고려한 표준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범용적인 팬데믹 대응 표준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개시된 것을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즉 북미 회원국은 백신접종이 시작되었으므로 곧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다른 호흡기계 엔데믹 및 팬데믹을 겨냥해서 표준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요구사항에 따라 프로젝트 리더는 코로나19 대응기법은 일종의 예시로만 포함함을 표준안에 적시하고, 모든 호흡기계 팬데믹에 적용 가능한 기준으로 범위(scope)와 내용(text) 모두 수정하였다.

  2)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절차(ISO/NP 5472)

  워크스루 표준안에 대한 회원국의 요구사항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워크스루 부스를 소독하는 약품에 대해 “독성이 높지 않은 제품 사용”으로 수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음압 부스 소독에 사용 가능한 특정 소독제를 열거하기보다는 “각 국가의 질병관리본부에서 권 장하는 제품을 사용한다”로 충분하다는 의견으로 이 요구사항을 타당한 것으로 인정하여 WD를 수정하였다. 둘째, 한국에서 도입된 모 델이므로 해당 지역의 표준으로 제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내용이었다. 이 요구사항은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절차에 대해서도 동일한 의견을 개진한 아시아 국가 한 곳의 의견이었다. 이에 일본, 독일, 이스라엘, 영국 등에서 운영 중인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사례를 부속서에 URL로 포함하였다. 이 국가는 이 URL 자료를 본 후 이 표준안을 국제표준으로 만드는 것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3) 생활치료센터 표준운영절차(ISO/NP 5741)

  생활치료센터는 신규표준안 투표를 거친 3종 중 유일하게 NP 투표 단계에서 회원국의 요구사항이 없었던 표준안이다. NP 투표 다음 단계인 준비단계에서는 WD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때 제시된 회원국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활치료센터의 영문 명칭 ‘residential treatment center’를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국가가 있으므로(미국에 서는 중독환자 재활치료시설의 의미로 사용) 국제적으로 동일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제목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유럽 회원국 역시 한국의 생활치료센터와 같이 기존 시설을 팬데믹 기간에만 한정해서 격리와 치료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를 지칭하는 정확한 용어가 없다는 코멘트를 하였다. 따라서 표준안의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해당 표준의 내용을 국제사회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연구자는 정확한 명칭을 찾기 위한 토론을 ISO/TC 304 온라인 회의에서 진행하였고, 확정된 명칭은 ‘temporary medical facility’였다. 둘째, ICT 환경이 열악한 국가의 상황과 중앙집중통제시스템이 아닌 지역을 고려해서 생활 치료센터 운영상황(운영위치 및 개시시점, 가용 병상 등)을 공유하는, 의사소통 채널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요구사항의 반영을 위해서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이해관계자 그룹과 정보 공유채널에 관한 도식을 표준안에 추가하였다(Figure 7). 환자 중증도에 따라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 환자를 분산해서 이송하려면 실시간 정보공유시스템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이미 이런 체계가 구축되어 있었기 때문에 NP에는 생략되어 있었던 상태다. 이 정보공유시스템은 ICT 혹은 비 ICT기법을 통해 운영될 수 있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인근 병원과 보건기관 등과 같은 생활치료 센터 관련 핵심적인 이해관계자(기관)가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의사소통 내용은 생활치료센터의 기획과 설치, 운영과 종료 등에 대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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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론

  본 연구는 한국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도입한 비약물학적 대응기법 18종 중 3종의 신규표준안을 개발하고, 이를 ISO에 제안하므로 각 표준안에 대한 ISO 회원국의 요구사항을 파악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감염병 방역모델의 국제표준화 요건을 제시하였다. 감염병 대응이 보건행정의 오랜 연구분야이자 공중보건 정책의 핵심 아젠다이지만, 그동안 새롭게 발굴된 비약물학적 IPC 정책과 기법들의 국제화 요건과 절차에 관한 연구는 부족했다. 국제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WHO의 가이드라인은 감염예방 및 통제를 위한 정책적 권고와 규제사항을 포함하며 국경 간 여행자의 의무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원칙을 제시하는 반면, 고밀도 접촉에 의해 빠르게 전파되는 신종 감염병에 노출된 지역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정 보는 미흡해서 이의 보완이 필요함을 파악하였다.
  3종 표준안은 국내에서 그 실효성이 입증된 비약물학적 방역모델로 국제적인 기준과의 비교 검토과정을 거쳐 연구자에 의해 규범적 문서형태로 설계되고 개발되었다. 각 표준안은 바이러스가 급속히 지역사회에 침투할 때 확산세를 신속히 억제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밀접 접촉을 최소화한 대량 선별검사기법인 드라이브스루와 워크스 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절차와, 검사로 식별된 환자를 지역사회로 돌려보내지 않고 병원 전 단계인 생활치료센터에서 모니터링하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과 같은 전통적인 방역기법 못지 않게 코로나19 대유행의 곡선을 꺾는 데 상당 부분 이바지한 것이 확인되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최첨단 기술과 새로운 기법을 선용하므로 감염병 대응기법을 선진화하고 이 선진적 기법들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것은 보건정책학이 담당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다. 왜냐하면 비약물학적 방법은 보건학적 지식과 사회과학적 원리를 통합적으로 적용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렇다. 비약물학적 기법의 표준화는 약물학적 이고 의료적인 개입의 공백을 메꾸려는 시도이다. 즉 약물학적 모델이 도착하기 전 공중보건위기상황에서 일사불란하게 적용 가능한 대안인 셈이다. 엄격하고 엄정한 표준 대응기법을 과학적 절차에 따라 구현하고 재현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의 팬데믹과 엔데믹에 효과적으 로 대비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요, 인류 공동의 지식과 경험으로 축적 하는 단계로 봐야 한다. 감염병 대응기법의 국제표준화를 추진 중인 ISO는 170여 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해서 전문가를 파견하고, 제안되는 모든 국제표준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며 P-member 국가는 투표과정에서 국제규격으로서 필요한 요구사항을 제시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국제표준화는 방역모델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과정이자, 그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절차이며, 전 세계에 한국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타당도 확보단계이다.
  이 연구에서 파악된 감염병의 국제화 요건을 요약한다면 그것은 ‘IPC 정책의 국제적 수용을 위한 범용성과 지역 및 국가 간 비약물학 적 감염병 정책의 호환성 확보’일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1)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모든 호흡기계 팬데믹에서도 활용 가능할 수 있는 범용성 확보, (2) 필수 의료자원의 부족에 직면할 것에 대비한 규격의 융통 성 부여, (3) 소독제품의 경우 건강상 위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고독성 제품의 표기를 지양하고, WHO 혹은 CDC가 권장하는 제품사용을 권장, (4) 공중보건인력 부족상황에 대비한 훈련된 일반 인력 활용, (5) 의사소통의 명확성을 위해서 국제표준안 제목은 보편적인 명칭 사용으로 정리된다. 모든 호흡기계 팬데믹을 고려한 표준 대응절 차의 필요성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팬데믹과 엔데믹에 대비하가 위한 조치이다.
  한국의 감염병 방역모델을 국제표준화 하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시사점을 요약하면 (1) 근거기반 표준화, (2) 실용적 표준화, (3) 정책적 관점(규제)와 현장 대응기법의 조화이다. 감염병 대응기준을 국제화하려면 과학적으로 IPC 효과가 입증된 기법과 절차를 표준화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과학적 표준화는 P-members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대량선별검사를 위한 드라이브스루,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와 무증상 및 경증환자를 격리 ·치료하기 위한 시설인 생활치료센터에 관한 논문이 한국의 의료진에 의해 저널에서 신속하게 보고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것이라고 하겠다. 3종 프로토콜의 방역효과를 보고한 자료들은 연구자가 표준안을 작성 할 때는 물론이고, 국제기구에 3종 기법의 표준화 필요성과 정당성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됨을 확인하였다.
  과학적 표준화와 실용적 표준화는 감염병 대응모델의 국제화를 위한 두 기둥이자 양 날개이다. 공중보건정책은 선진국부터 중 ·저소득 국가의 다양한 의료상황을 고려해서 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팬데믹 에서는 대부분의 국가가 의료자원 조달이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과 맥락을 고려한 표준화가 필요하다. 이번 국제표준화 과정 역시 의 료선진국과 중 ·저소득 국가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였고, 이를 통해 실효성 있는 표준을 만들 수 있음을 경험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관점(규제)와 지역수준의 대응기법의 조화가 필요하다. 이는 해당 표준이 발간된 후 의료시설이 낙후된 지역에 대 한 규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실제로 P-members 중 한 국가는 3종 표준안 검토회의에서 표준안의 신속한 발간을 요청하면서 규제가 될 만한 내용은 최소화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러한 요청들은 그동안 WHO의 거시적인 정책기준을 미시적인 프로토콜로 만드는 것에 대한 시도가 부족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표준 제안이 거시 정책과 미시 기준의 조화와 균형이라는 새로운 시도였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또한 국제사회가 신종 감염병 대응기준에 목말라하고 있음을 절실히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의 감염병 대응모델이 국제표준화되면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여러 유익이 있다. 다가올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에서도 전 세계가 일사불란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 국가에서 시작한 대응모델이 지만 국제사회의 합의와 지지를 얻어 인류 공동의 경험과 자산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킬 기회를 포착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길이다. 창의적인 대응기법을 국제사회에 전파하므로 후속세대에게 공중보건문제와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선행사례이자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또한 병상 부족과 방역물자 부족으로 의료시스템 붕괴현상을 경험 중인 국가들에게 효과적인 대안을 제공한다. 3종 표준안을 활용하면 의료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가라도 기존 유휴시설을 격리와 검역에 활용하고, 교차감염의 가능성을 최소화한 방식으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팬데믹 대응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절감하게 된다.
  한국의 3T 모델 3종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아 현재 국제표준화가 진행 중이다. 드라이브스루와 워크스루 표준운영절차는 질의안인 DIS 투표 중이고, 생활치료센터는 위원회안인 CD 투표단계이다. 아직 국제표준 발간 전이므로, 앞으로 회원국에서 추가 요구사항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요한 요구사항이 제안단계와 준비단계에서 식별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론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추후 ISO에서 새로운 이슈가 출현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 함께 비약물학적 대응수단을 적시에 활용하는 것이 공중보건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차대한 문제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감염병 관리에서 재사용 가능한 표준 대응모델은 공중보건위기 상황에서 더 빠르고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여 예방 가능한 희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감사의 글

  국제표준개발과정에서 많은 지지와 도움을 주신 보건복지부, 질병 관리청,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K-방역모델의 국제표준화 정책협의회 및 실무작업반에 감사드린다.

 

 

ORCID

Sun-Ju Ahn: https://orcid.org/000000028325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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