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영화 <극한직업>의 1,600만 흥행에 질문을 던지면서, 절묘한 개봉 시기, 코미디영화의 부활, 이병헌 감독 코미디의 매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회적 맥락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극한직업>의 놀라운 흥행은 해당 영화에 대한 텍스트 분석만으로는 도저히 설명 불가능하다. 본 논문은 공론장으로서의 코미디의 기능과 역할을 규명한 후 보수정권이 집권한 2008년 이후 코미디와 타 장르에 나타난 대중의 욕망과 염원을 진단한다. 2008년 이후 어두운 톤의 액션 스릴러·사회문제영화·재난영화 등이 부상했고 이들 장르는 치안의 부재, 민주주의의 위기, 지배층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었다. 그에 비해 같은 시기 흥행한 코미디영화는 대체로 신파, 노스탤지어, 판타지 경향으로서 현실도피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본격 코미디는 아니지만 <베테랑>(2015)의 커다란 성공 이후 대중영화에서 '코믹 모드'는 서서히 부활했다. <도가니>(2011)가 파생시킨 진지한 사회문제영화 대신 장르 관습에 더 충실한 밝은 톤의 영화들이 사회의 개혁과 변화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담기 시작했다. <극한직업>은 이러한 분위기의 산물이다. 한편, '촛불혁명'은 위기에 처한 정치적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경제적·일상적 삶에서 변화한 것은 거의 없었다. <극한직업>은 민주주의의 회복이라는 촛불혁명 이후 어떻게 버티고 살 것인가의 문제로 읽힐 수 있다. 형사들이 잠복근무를 위해 치킨집을 인수하면서 벌어지는 자영업자로서의 삶은 끝없는 경쟁 속에 생존해야 하는 서민들의 모습이다. 또한 맛집으로 유명해지는 '대박신화'의 꿈과 브랜드 네이밍, 프랜차이즈 확장이라는 자기경영의 면모도 담고 있다. 조폭이 치킨 프랜차이즈를 통해 암암리에 마약을 배송하는 것은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거대 유통산업으로 독해 가능하다. 경찰이 자영업자의 정체성을 갖고 이들을 소탕하는 것에 보내는 박수는 나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이웃에 대한 응원이자 오늘날 점점 사사화(私事化)하는 시장에서 공권력의 공공성 회복을 열망하는 대중의 염원이다. 본 논문의 의의는 <극한직업>을 2008년 이후 영화장르의 지형도와 코믹 모드의 부활이라는 관점에서 거시적으로 규명하고, 미시적 수준에서는 이 영화를 '촛불혁명'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은 경제적·일상적 삶의 문제로 읽어내는데 있다.
이 연구는 사랑과 성을 다루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 화면 분할 기법이 작품의 서사 목표와 전략에 맞게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검토한다. 로맨틱 코미디의 플롯은 남녀의 결합을 지향하지만 코믹한 상황과 에피소드를 통해 그 결합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러한 지연 구조에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화면 분할은 대개 구성점2 이전에 배치되어, 영화의 초점을 두 남녀 주인공에게로 집중시키면서 코미디를 창출하는 특징을 보인다. 화면 분할이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은 두 주인공 인물 간의 정보 격차에 따르는 긴장감, 대사의 중의법, 그리고 분할된 이미지의 결합을 활용하는 것이며, 웃음의 소재는 사랑과 성에 관련한 것들이다. 연구의 검토 대상이 된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마이클 고든 Michael Gordon의 <필로우 톡 Pillow Talk>(1959)과 피톤 리드 Peyton Reed의 <다운 위드 러브 Down with Love>(2003)이다.
본 연구는 할리우드의 최근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프로포즈(2009)>를 대상으로 하여 미국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장르적 관습이 관객에게 수용되는 데 있어 관객의 국적이나 젠더가 그 수용 양상의 차이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실증적으로 확인하고자 시도하였다.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대부분 남녀 배우가 드러내는 매력을 중심으로 하여, 이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어느 정도 관습화된 플롯 위에 전개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영화 <프로포즈> 역시 이러한 관습화된 플롯 구조를 한편으로는 따르면서, 한편으로는 변주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영화 <프로포즈>에 등장하는 '배우'와 '등장인물'이라는 요소와, 할리우드의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 플롯에서 '사랑의 완성'으로 제시되는 '결혼식'과 '프로포즈'라는 요소가 한국과 미국이라는 국적과, 남성과 여성이라는 젠더에 따라서 어떤 다른 선호가 나타나는가 하는 바를 관객 반응을 묻는 설문조사와 통계를 통해 살펴보았고, 관객이 지향하는 가치들 사이의 상관성 분석을 통해 드러나는 의미를 해명하였다.
본고에서 코미디언 김희갑, 구봉서, 서영춘을 중심으로 1960년대 후반기 코미디영화에 나타나는 웃음의 의미작용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코미디언의 내러티브적 웃음은 기성세대/청년세대의 세대 갈등, 하층계급/상층계급의 계층 갈등, 남성/여성의 젠더 갈등과 현실의 좌절을 나타낸다. 둘째, 코미디언의 웃음 창출 기제는 보수적인 기성세대에 대한 조롱, 부도덕한 상층계급에 대한 폭로, 좌절하는 하층계급에 대한 희화화를 보여준다. 셋째, 코미디언 웃음의 실천적 양상은 전통/근대의 균열, 경제적 불평등의 간극, 금지된 욕망의 표출을 드러낸다. 그래서 코미디언 김희갑, 구봉서, 서영춘은 비공식문화의 폐쇄적 개방, 캐릭터/퍼포머의 충돌을 통해 내부/외부의 경계자와 낙관적 세계관이라는 웃음의 의미작용을 보여준다.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아 온 한국영화는 질적, 양적으로 성장하였지만, 제작비 상승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다. 본 연구는 한국영화 수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 시장에 초점을 맞춰 수출된 한국 영화 특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일본에 수출된 영화들은 한국에서 흥행성적이 좋았던 영화, 일본에서 인지도가 있는 감독과 배우가 출연한 영화 비중이 높았고, 내용면에서는 일본 원작 영화의 수출 비율이 높았다. 장르에 있어서는 멜로 장르의 비중이 높고 코미디 수출은 저조하여 코미디가 문화적 할인율이 높은 장르임을 시사하였다. 본 연구는 실제 데이타에 의한 계량적 분석을 통해 해외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일본에 수출할 영화를 기획할 때 프리프로덕션 단계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 의의를 가진다.
한국의 극장용 영화 시장은 국내 제작 영화와 해외 수입 영화 간 차별화된 경쟁이 발생되는 시장이다. 본 연구는 국내 극장용 영화 시장에서 국내 제작 영화와 해외 수입 영화 간의 장르 차별화가 어떻게 발생하고 있는지를 3가지 차원(관객 선호도, 제작 및 수입, 흥행 실적)에서 종합적으로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첫째, 한국 영화 선호 관객들은 '문화적 스토리 중심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외국 영화 선호 관객들은 '고제작비 투입 중심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외국 영화는 '고제작비 투입 중심 장르'인 액션/전쟁 장르가 많이 수입되기는 하였지만, 동시에 저비용 장르인 코미디와 드라마/멜로 장르 또한 다수 수입되고 있었다. 그에 비해 한국 영화는 코미디와 드라마/멜로 장르에 편중되어 제작되고 있다. 셋째, 한국 영화의 흥행은 주로 코미디와 드라마/멜로 장르가 흥행하였고, 외국 영화는 액션과 SF/판타지를 중심으로 흥행하였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한국 영화의 제작과 흥행이 문화적 투입 요소가 높은 장르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분포를 보이고 있음을 제시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한국 영화 시장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지원 논의와 산업적 측면에서 영화 기획 전략에 있어 함의를 제공할 것이다.
본고는 1990년대 한국영화를 장르의 변전과 감성의 재편이라는 차원에서 고찰한 것이다. 1990년대는 영화산업구조와 미디어 환경의 획기적 변화에 따라 장르의 변전과 재편이 일어나며 한국영화사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전환이 1987년 민주화와 1998년 IMF로 상징되는 세계자본주의화에 의한 감성의 변화와 연관된다고 보고 영화 텍스트에 나타난 현상을 분석하며 그 이면의 계기와 맥락을 밝혀보고자 했다. 이 연구가 기존의 논의와 다르게 1990년대 한국영화사에 접근한 지점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1990년대에 왜 하필이면 로맨틱코미디 장르가 부상했는지, 로맨틱코미디는 어떤 단계를 거쳐 성립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므로 우선적으로 이 부분에 착목했다. 둘째, 1987년부터 1999년까지를 전환기로 보고 이 시기에 나타난 장르와 감성의 주류를 읽어내기 위해 최고 흥행작들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한 영화들은 장르 판도와 대중의 취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셋째, 멜로드라마와 로맨틱코미디에 대한 분리된 고찰에서 벗어나 두 장르를 아우르는 감성구조를 살펴 봄으로써 1990년대 한국영화에 보다 거시적이고 역동적으로 접근하고자 했다. 역사는 면면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인 만큼 그것은 이전 시대와의 단절이 아니므로 연속선상에서 변곡점과 계기에 유의할 때 변화의 역학과 구조가 적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도출된 결론은 다음과 같다. 1980년대까지 한국 영화의 주류 장르는 멜로드라마였고, 이는 구조적 정합성에 어긋나는 모순과 과잉의 요소들이 파토스에 의해 상쇄되거나 봉합되는 오랜 관습을 유지해왔다. 여기에서 구조적 정합성이란 합당한 규약이나 거래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1990년대에 장르가 재편되는 과정은 구조적 정합성을 희생하는 관습에 거리를 확보하는 가운데 진행된다. 그 방향은 합리적 이성주의와 자본의 논리에 의한 통어가 강화되어 가는 것이다. 그것은 웃음을 통해 대상에 대해 거리를 두면서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임계를 확장하는 코미디로 시작하여 감성을 취향의 항목으로 기호화하고 상호 합의와 실리적 거래의 논리를 통해 구축해가는 로맨스로 전개된다. 이를 통해 1990년대 한국영화는 무조건적 가족주의에 긴박된 파토스의 서사로부터 멀어져가는 쪽으로 발전되어 간다. 이는 1980년대 후반 이후 한국사회가 근대 합리주의의 쌍생아로서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상향된 궤도에 진입하는 것과 동궤를 이루는 것이다.
본 연구는 한국의 영화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이 연도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제작비 차별화를 하고 있는 지를 사례연구를 통해 알아보았다. 분석 결과,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배급전략은 연간 투자포트폴리오에서 제작비가 큰 영화의 투자 비율을 제한하고 전체 예산의 80% 이상을 중간 규모급 영화의 제작에 투자하여 배급 라인업을 보다 더 다양하게 구성하려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흥행실적은 6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들이 많았고 수익성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롯데배급 영화 중 장르별로는 코미디, 드라마가 가장 많이 배급되어 1,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미디와 드라마장르는 수익성 면에서는 7개 장르 중 3, 5위를 차지하였고 액션과 범죄 스릴러 장르가 1, 2위를 차지해, 제작비 차별화 방향과 흥행 실적이 불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과 대한민국을 세계 일류 국가 반열에 올린 작품이다. 수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시선으로 자신들의 관심분야에 따라 <기생충>에 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본고는 블랙코미디 장르가 영화에 도입된 역사적 사실들을 알아보고 연극에서 출발한 블랙코미디가 베케트, 이오네스코, 뒤렌마트, 브레히트 같은 현대작가들의 시선을 거치면서 규정된 법칙은 아니지만 서사적 특징과 양식적 수단으로 사용되어진 장치들이 나타났다. 희비극 연극에 사용된 장치들은 영화의 블랙코미디 개념과 동일하며 영화만의 특성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블랙코미디의 서사적 특징인 역설, 의도·목적과 결과의 불일치, 그리고 양식적 수단으로 사용되어진 패러디, 그로테스크, 우연이라는 요소로 영화<기생충>에 나타난 영상의 의미를 해석해 본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에 사용한 블랙코미디는 세상에 어떤 의미를 던지고 관객은 그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현대작가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봉준호 감독이 바라보는 연민어린 시선이 전혀 다르지 않지만 작품의 결과는 현대작가들과 사뭇 다른 그의 영화 <기생충>의 창의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9세기 산업 혁명 이후 등장한 키치(Kitsch)는 대중문화와 고급문화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오늘날에는 산업화된 현대 사회의 다양한 대중문화 속에서 새로운 미적 가치를 지니며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이 키치는 인간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 패션부분에서도 기존의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파괴라는 형태를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미를 표현하고 있다. 본 연구는 키치에 대한 기본 이해와 아울러 최근의 국내 코미디 영화 속의 표현된 배우들의 패션에서는 키치가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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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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