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과 칸의 반복을 통해 만화는 그 내용과 이미지를 구동시키고 독자에게 전달한다. 칸은 시 공간의 단면적 요소를 담고 있으며, 칸의 반복은 이러한 단면들을 연속되는 흐름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속적 흐름을 원활하게 이어주는 역할은 칸과 칸 사이에 존재하는 칸새에 의해 이루어지고 초창기 칸새의 운용은 칸에 의한 수동적 의미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칸새는 단지 칸과 칸을 이어주는 매개체의 역할뿐만 아니라 만화 구성에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창출하는 효율적 참여 장치이다. 칸새의 특징적 기능은 만화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며 만화의 구성에 새로운 연출방식을 제시하며 그 명맥을 이어왔다. 칸새의 특징적 기능으로는 장면전환 기능, 회상 기능, 말칸 기능, 팬 기능, 장식적 기능으로 크게 나눌 수 있고 이들 유형은 칸새의 직접적인 표현방식으로 만화연출에 능동적으로 기능한다. 이 기능적 요소들은 작가가 의도한 바에 의해 표현되고 서술되는 내용에 따라 그 빈도가 일정치 않지만 보편화된 경우, 작가 개개인의 차이가 누적되어 활용되는 빈도에 따라 새로운 연출구성의 방향이 제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템포가 서사 웹툰의 재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점을 연구하였다. 서사 웹툰에서 재미를 만들어 내는 요소는 많지만 본 연구에서 주목한 이론은 긴장의 축적과 해소이다. 이현비는 그의 저서 <재미의 경계>에서 긴장의 축적과 해소가 재미를 만들어내는 요소라고 말하였다. 이야기에 있어 긴장감은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 들여 몰입감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야기 진행 내내 긴장감을 유지시킨다면 독자들은 긴장감에 무감해지기 때문에 긴장의 축적과 해소를 번갈아가게 사용하여 몰입감을 유지시켜줘야 한다. 서사 웹툰에서 긴장의 축적과 해소를 만들어내는 연출 중 하나가 템포 연출이다. 장편구조를 가진 서사 웹툰을 창작함에 있어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시간의 순서대로 사건 전체를 모두 서술하는 건 쉽지 않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사 웹툰을 진행함에 있어 스토리시간과 서술시간의 차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 시간의 차이를 템포라고 한다. 이런 템포는 서사웹툰 연출에서 이야기의 호흡을 조절하여 독자들을 작품에 몰입시켜 재미를 만들어낸다. 템포연출이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은 템포연출의 발생이 이야기의 정보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실질적으로 진행시키는 정보는 재미형성의 필수요소인 긴장의 축적과 해소를 만들어내고, 템포는 완급을 조절하여 긴장의 축적과 해소의 효과를 극대화 시켜주는 것이다. 서사 웹툰에서의 템포연출은 칸과 칸새를 이용한 연출이 사용된다. 칸과 칸새를 이용한 장면연출은 완급과 강약을 고려하여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칸과 칸새가 가지는 시간성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묘진전> 1화의 분석을 통해 서사웹툰에서 템포연출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분석한다. 이를 통해 템포연출이 서사웹툰에서 재미를 만들어 내는 요인 중 하나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향후 재미를 창출해 내는 연출 연구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 하겠다.
만화의 구성요소는 칸, 칸새, 말칸(말풍선)이다. 말칸은 청각적 요소가 완전히 배제된 회화나 청각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영화, 애니메이션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만화만의 특징적인 요소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만화의 연구대상에서 말칸은 소외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몇 안되는 선행연구들에서는 말칸의 형태적 특징과 기능에 대해 분명하게 짚고 있다. 웹툰이 일반화된 현재의 시점에도 이러한 말칸의 특징과 기능들이 그대로 계승되어 사용되어지고 있다. 다만 웹의 환경적인 요소가 만화 연출 전반에 걸쳐 변화를 유도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말칸에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웹툰에 나타나는 말칸의 특징으로 분류할 만한 관점은 두 가지로 첫째는 말칸의 배치 문제이다. 웹 공간의 무한확장성은 만화의 칸새를 넓게 활용하는데 용이한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에 따라 말칸도 영향을 받아 그 특징을 이용해서 배치하는 경향이 일정부분 나타나고 있다. 이를 분류해 보면 일반 배치형, 외곽 배치형, 상하 배치형, 스크롤 활용형으로 그 특징을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세로스크롤을 활용해 읽어 들어가는 가독방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둘째는 형태적인 문제로 웹툰의 제작 기법이 디지털화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표현방법에 따라 그만큼 말칸 자체의 형태적 표현의 폭이 넓어진 특징이 있다. 그 외 제작형태에 따라 '칸 외 배치형', '칸 내 배치형'이 존재한다. 이러한 경향은 원고 제작에 있어서 출판형태의 원고를 제작한 뒤 여러 매체에 맞는 연출로 편집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편집 시에 매체의 특성을 활용하느냐 원본의 이미지를 그대로 고수하느냐의 판단에 따라 달리 표현되는 것이다. 만화는 본질적인 속성을 유지하면서 각 매체의 특성에 따라 변화되어 적용되는 부분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앞으로도 생겨날 매체의 특성에 따라 그 모습을 변화해 갈 것이다. 기존의 선행연구에 새로이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분류하여 기록하는 일은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고 후행연구의 초석이 될 것이다.
조선 시대 인쇄물인 삼강행실도는 세계 만화역사에서도 이른 시기인 1434년에 간행되었다. 삼강행실도에는 만화기호인 '만화칸'과 '칸과 칸 사이'가 등장한다. 만화기호인 만화칸의 상징성 못지않게 칸과 칸 사이도 만화기호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 만화역사의 측면에서 보면 칸이 등장한 후, 칸과 칸 사이가 등장한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 상징적 근거들을 찾아 밝힘으로써 국내 만화역사의 역사적 근거가 다져질 것이다. 삼강행실도에서는 칸과 칸 사이의 형식적인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구름칸과 구름칸 사이'이며, 두 번째는 '구름칸과 배경칸 사이'이다. 삼강행실도의 두 가지 유형인 칸과 칸 사이는 현대 만화와 비교할 때 모양이나 연출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칸과 칸 사이의 의미는 유사하다고 하겠다. 이처럼 본 연구는 삼강행실도의 칸과 칸 사이의 형태를 분석함으로써 국내 만화역사의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는 데 의미가 있다. 만화기호 중에서도 칸과 칸 사이에 초점을 맞추어, 삼강행실도의 칸과 칸 사이의 형태를 증명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만화에서 공간의 역할은 곧 영화에서 시간의 역할과 비교된다. 그렇기에 만화의 서사성은 공간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고, 공간 구성이 중요성을 띠게 된다. 만화의 공간은 여러 개의 칸과 칸새가 인접, 병렬되어 다수의 프레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디지털 만화에서는 칸과 칸 사이의 결집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칸이 독립적인 프레임을 이루는 경향이 크지만, 페이지 만화에서는 여전히 칸이 모여 이뤄내는 장의 개념이 강조된다. 시각 매체에서 공간의 기본 틀을 구성하는 우선된 요소는 어두움과 밝음 즉 명암으로, 이는 만화 뿐 아니라 다른 시각 매체에도 고려해야 할 주요 조형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만화에서도 이미지 구성을 위해 명암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타매체와는 다르게 극단의 흑색과 백색의 사용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이할 점이다. 매체적 측면으로는 판화를 배급 기반으로 했던 만화의 태생적 환경과, 형식적 측면으로는 만화 언어의 가독성을 바탕으로 자연스레 흑백의 이미지 사용이 이끌어졌다. 흑백 만화는 인쇄술의 발전과 컬러 만화의 등장으로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창작되고 읽혀지는데, 이는 컬러 만화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흑백 만화만이 갖는 의미와 효과가 있다는 것을 뒷받침 한다. 만화의 흑백 표현은 색상에 대한 정보의 누락이라 저평가되지 않고 오히려 높은 가독성, 형식 언어의 강조와 이미지의 모던함을 불러온다. '만화에 있어 흑과 백은 실체적인 색이 아니라 상징적 의미를 포괄하는 복합적 요소'이며 형상의 '존재와 부재'를 드러내는 개념으로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만화의 환경이 디지털화되면서 자칫 간과할 수 있는 흑백의 표현이 가져다주는 의미와 기능, 역할을 재조명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두려한다. 흑백의 다양한 이미지와 형상을 통해 만화의 형식적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고 채워지며 서사전달이 구체화 되는가를 실제의 작품을 예시로 분석하고 파악한다.
만화는 '연속된 칸의 배열'이라는 명제에서, 이 연구는 출발한다. 연속된 두 칸 이상의 이미지가 연결되어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지, 앞 칸과 뒤 칸의 연결 관계는 어떠한 지 등에 관한 연구에서 비롯된다. 우리나라 만화는 웹툰의 시대를 지나가고 있다. 과거 출판만화 시대의 단행본이나 잡지를 거쳐, 온라인이나 모바일에 게재되는 만화를 즐기는 시대로 이미 접어들었다. 웹툰 또한 연속된 칸의 배열로 구성된다. 단지 그 방향과 모양, 길이 등이 출판만화와 다른 점을 보인다. 이에 연구자는 연속된 두 칸의 연결관계를 다시 한 번 규명하려 한다. 특히 한 화 혹은 한 에피소드에서 칸의 연결에 관한 연구를 넘어서, 연재되는 두 화로 확장시켜 앞 화의 마지막 칸과 다음 화의 첫 칸의 연결 관계가 어떠한 지 살펴본다. 이 연구에서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 연재하는 웹툰 100여 작품을 분석하였다. 특히 작품의 1화 마지막 칸과 2화 첫 칸을 분석하였다. 첫 화를 분석한 이유는 독자를 사로잡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연재 첫 화라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분석의 최대 관심은 두 칸이 연결성 측면에서 '연결'인가 또는 '단절'인가를 분석하였다. 또한 2016년 현재 대표적인 모바일만화 플랫폼 레진코믹스와 탑툰의 작품을 20여 편 분석하여 웹툰과 모바일만화에서 칸 연결의 차이점을 찾아보았다. 연재만화의 한 화의 마지막 칸은 그 화를 정리하는 기능과 동시에 다음 화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역할을 갖는다. 또한 다음 화의 첫 칸은 전 화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이 두 칸은 적어도 대개 일주일이라는 시공간적 간극을 연결시켜야 한다. 첫 칸이 전 화의 이야기를 떠 올리게 하는 것이 쉬운 연결 기술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한다. 이것은 온전한 작가의 몫으로, 작가는 어느 지점에서 한 화를 마무리하고 다음 화로 넘어갈지 고민한다. 따라서 이 연구는 연재되는 만화의 시공간적인 간극을 칸이 어떻게 연결하는 지에 관한 유형을 통계로 제시함으로서 칸 연출의 연구 범위를 칸과 칸의 연결에서 에피소드와 에피소드의 연결로 확장시키는 효과를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기술적으로나 만화 연출 상으로 두 화를 어떻게 연결하는 지에 관한 고민을 다소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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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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