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원형적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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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굿 채굿 가락의 형성원리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Principle of Making-Music of the Chaegut ("Stroke Music") in Farmers' Band Music)

  • 이용식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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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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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69-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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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풍물굿은 신성한 종교의식이고, 이는 인간이 절대적인 존재에게 바치는 신성한 행사이다. 종교의식에는 공동체 집단의식으로서 제의적인 행동이 수반되고, 음악은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제의적 요소이다. 즉, 종교와 종교의식은 인간이 만든 것이다. 풍물굿 가락은 풍물굿의 종교성과 신성성을 소리로 구현하는 종교적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풍물굿 가락은 인간의 제의성을 발현하는 음악적 상징을 갖기도 한다. 풍물굿의 채굿은 한 가락에 쳐지는 징의 점수에 따라 가락 이름을 부여한다. 즉, 가락 이름이라는 기표(記標)와 가락이라는 기의(記意)를 직접적으로 지칭하는 음악적 기호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그러므로 채굿은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가락이다. 이글에서는 채굿의 형성원리를 규명하여 채굿의 제의적 상징성을 밝히고자 한다. 채굿은 삼채~칠채가 기본이다. 그 원리는 조선시대 군사 훈련의 기본진법인 오방진법(五方陳法)의 '고진금퇴가(鼓進金退歌)'의 원리에 따른 것이다. 조선 초기 간행된 각종 병서에서 진법의 기본원리가 된 오방진법은 북과 징의 '오타(五打)'의 원리에 의해 작동한다. 북과 징의 '오타' 원리는 진법 계획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오타'의 구조원리가 채굿 형성의 토대가 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채굿의 원형"으로 꼽히는 곡성죽동농악의 삼채~칠채는 기본형인 삼채 가락에 3소박 2장단 가락이 하나씩 더해지면서 다섯 개의 가락인 사채~칠채 가락을 만든다. 삼채 가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3소박 4박 장단에 징을 제1, 2, 3박에 3점 치는 가락이다. 삼채 가락은 징을 3점 쳐서 '리듬적 요란함(rhythmic noise)'을 통한 규정된 일탈을 통해 제의성을 담지한 가락이다. 그리고, 징 3점에 따라 이름을 붙여서 '삼채 '라는 기표와 삼채 가락이라는 기의가 일치하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 징 3점의 '삼채' 가락을 기본으로 3소박 2박씩 징이 1점 들어가는 가락을 더해서 사채~칠채 가락이 완성된다. 즉, 삼채~칠채 가락은 오방진법의 '오타' 구조원리가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오래되고 제의성을 담보한 혼소박 4박의 일채 가락이 더해지고, 일채와 삼채 가락의 다리 역할을 위하여 징을 2점 치는 이채 가락이 더해진다. 이것이 채굿의 형성원리이다. 오채질굿은 징 5점의 '오채'와 제의적 가락인 '질굿(길굿)'이 혼합된 것이다. 오채질굿은 5장단으로 구성된 가락으로서, 각 장단의 매 첫 박에 징 1점이 들어가는 가락이다. 이는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흔히 발견되는 콜로토믹(colotomic) 음악형식의 반영으로서, 조선 초기 각종 음악에서 나타나는 '고요편쌍(鼓搖鞭雙)' 장구형의 흔적이기도 하다. 길군악칠채도 징 7점의 '칠채'와 제의적 가락인 '길군악(길굿)'이 혼합된 것이다. 길군악칠채는 3장 형식으로서 경기 지역의 평시조 및 <노랫가락>과 음악적 특징을 공유한다. 결국 채굿은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가락이다. 채굿은 징점에 의한 가락의 이름이라는 기표와 음악적 가락이라는 기의가 일치하게 만들어진 가락이다. 그러므로 채굿은 종교적 제의성을 위해 인위적으로 고도의 음악만들기(music-making)의 원리로 만든 가락이다.

청평사(淸平寺) 선원(禪園)의 시대적(時代的) 형성(形成)과 변천상(變遷相) (The Periodical Formation and Phase of Change of Cheongpyeongsa Temple Zen Garden)

  • 윤영활
    • 한국전통조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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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9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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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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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 청평사는 고려 초 창건되었지만 현재와 같은 공간의 틀은 고려 중기 진락공 이자현(1061-1125)이 1089년 입산해 선사상을 바탕으로 구축한 것이다. 이 연구는 이자현이 청평사의 기반을 구축한 문수원 이후 형성, 발달했던 선원 내 인공유적의 출현과 존속의 시대사적인 변천과정을 고문헌을 근거로 하여 개념적으로 구현해 보고자 하였다. 이자현의 문수원 때 조성된 경외 8암자 중 식암, 견성암, 양신암 등 세 암자만이 조선 후기까지 복원, 수리를 거쳐 건재하며 상징적 암자로 보존되어 왔다. 또 이자현 때 조성된 영지도 고려시대 연못의 원형적 의미를 지닌 소중한 조경유적으로 현재까지 남아있다. 이자현이 식재했다는 구송은 후계수를 이어가며 1800년대 중반까지 살아있었다. 조선 중기 보우대사(1509-1565)는 이자현이 구축한 문수원을 기반으로 청평사로 개칭하고 중창하면서 경내를 능인전(대웅전)만 제외하고는 모두 새로 짓고 확장하여 현재와 같은 경내 공간구조로 만들었다. 또 경외 영지의 개축, 궁원으로부터의 조경식물 이식 등 경관의 질을 한층 높여 청평사를 역대 가장 번성한 모습의 선원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조선 후기인 1800년대 중반 이후 청평사는 더 번성하지 못하고 쇠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선원의 건축물은 경내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소멸되고 기타 시설물들은 방치된 채로 현대까지 남아 있었다.

동양의 연월일시 궁위 인식에 관한 고찰 (A Study on the Gungwi Perception of Year, Month, Day and Hour in the East)

  • 신순옥;나혁진
    • 산업진흥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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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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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67-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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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
  • 본 논문의 목적은 궁위 인식에 대한 학술적 지위를 조금이나마 회복시켜 보는 데 목적이 있다. 근묘화실로 비유되는 궁위론, 즉 연월일시의 상징성은 단순한 통변의 기술이 아니다. 사주의 가장 근간을 이루는 명리 원리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 학술적 연구가 앞으로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연구하였다. 사주를 구성하는 내재적 사상은 음양오행이며, 기록하는 글자는 십간십이지이고, 시공의 자리를 담당하는 요소는 천간, 지지 그리고 4개의 기둥으로 엮인 궁위(宮位)이다. 이번 궁위 인식에 관한 고찰을 통해 인간이 탄생하는 시점, 즉 우주의 에너지가 뇌와 온몸에 포맷되는 그 순간에 과거의 시간과 정보가 시간의 점을 통과하고 스펙트럼처럼 확산되며 미래의 시간과 행동을 이끌어 간다는 '시간의 스펙트럼' 현상을 궁위론의 근거로 제시해 보았다. 임철초가 '원형이정'을 설명하는 근거로 사용한 선・후천팔괘의 변화 포인트와 현대 우주론 중 하나인 평행이론에서 가정하고 있는 현재를 투과하고 있는 두 원뿔형의 시간 변화 혹은 왜곡이 미래의 우주에 잔상을 남긴다는 가정을 궁위론의 연역적 근거로 삼아 논의해 보았다.

연산 돈암서원(豚巖書院) 구지(舊址)의 원형경관 탐색 (Research on the Prototype Landscape of Former Donam SeoWon Located in YeonSan)

  • 노재현;최종희;신상섭;이원호
    • 한국전통조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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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0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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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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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돈암서원 구지(舊址)의 입지 및 공간구성 그리고 경관적 특징을 고찰함으로써 돈암서원의 원형경관과 관련된 진정성을 고양할 수 있는 자료 추출을 목표로 시도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돈암서원 구지와 일체감을 갖는 '둔암(遯巖)' 각자바위와 사계선생 유허비, 김집사당과 광산김씨 종가 그리고 그 앞을 흐르는 사계천과 원경으로 펼쳐지는 계룡산과 대둔산의 조망경관은 '돈암원림'으로 불리웠던 구지의 입지 및 장소 특성을 명료히 보여 주는 원형경관 요소이다. 또한 "양성당십영"을 통해 볼 때 임정(林亭)을 중심으로 약초밭과 쌍지(雙池) 죽림(竹林) 학당(學堂) 도원(桃園) 등 원림경관 요소를 갖추었고, 이곳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관어(觀魚) 강론(講論) 방은(訪隱) 침승(尋僧) 그리고 관가(觀稼) 등 성리학적 사유와 깊은 의미경관적 행위가 발견된다. 동향으로 좌향된 구지는 사우-응도당-입덕문-산앙루로 이루어진 건물축의 배치로 파악되는 바, 배산임수의 자리잡기 틀 속에서 전형적인 전학후묘(前學後廟)의 위계적 배치구조로 판단된다. 그리고 사우(崇禮祠) 영역 좌측으로 전사청이, 우측으로 외사에 해당되는 상하 쌍연지(雙蓮池)를 거느린 양성당이 위치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경내에는 송 죽 매 연 등 성리학적 수양론 및 출처관과 관련한 절제된 조경수가 도입되었고, 복숭아나무 및 버드나무는 물론, 배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밤나무, 뽕나무 등의 식재를 통한 제례와 관련된 이용후생의 식재법이 반영되었다. 특히 주자가 말년에 호로 사용했던 돈옹(豚翁)의 돈(豚)을 상징적 주제어로 대입시킨 돈암서원 구지는 근 250여 년간 서원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한 장소로서,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돈암서원의 진정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현지는 물론 구지의 보존 및 원형경관 보전이 시급히 요망된다.

분석심리학을 적용한 상담과정과 상담기법에 관한 연구 (A Study on Counseling Process and Counseling Techniques Applying Analytical Psychology)

  • 박원진;김보기
    • 산업진흥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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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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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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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 연구는 융의 분석심리학을 연구하여 거기에서 도출된 상담이론을 토대로 상담과정과 상담기법을 연구하고자 한다. 융은 분석심리학을 기반으로 상담과정을 4단계로 나누고 있다. 1단계는 고백(confession)인데, 분석치료의 원형은 고백이다. 치료과정의 첫 단계는 비밀을 공유하고 억제된 정서를 드러내는 것이다. 2단계는 해명(elucidation)단계인데, 해명은 전이에 의해 유도된 내용을 조명하면서 명료화하는 과정이다. 3단계는 교육(education)단계이다. 해명은 내담자들을 지적으로 만들지만 여전히 무능력한 아이의 상태로 남겨둔다. 이 단계에서 치료는 통찰을 넘어 책임성 있는 의뢰인으로 훈련시키는 것이다. 4단계는 변혁(transformation)이다. 내담자들과의 변혁단계에서는 내담자들뿐만 아니라, 치료사도 '분석 속'에 있다. 융의 상담기법은 꿈의 분석, 상징의 사용, 단어연상검사, 증상분석, 사례사, MBTI 등 여섯 가지를 사용한다. 결론적으로 분석심리상담은 첫째, 인간의 정신, 특히 무의식 세계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접근과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 둘째, 분석심리상담은 무의식과 원형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모든 인간이 공통적 심상 구조를 지닌 인류 공동체임을 인식하게 해주었다. 셋째, 분석심리상담은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따라서 융은 환자에 대해 병적인 문제를 지닌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전체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전인적인 인간으로 볼 것을 강조하였다.

고구려 의장기 절(節)의 3D 디지털 복원 (3D Digital Restoration of Koguryo Ceremonial Flag "Jeol")

  • 공전영;공석구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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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5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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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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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 고구려 벽화고분에 나타난 도상 자료인 절(節)에 대한 3D 디지털 복원을 시도하였다. 기존 연구는 그림 자료를 기반으로 하여 표면적인 디지털 복원을 진행하였는데, 근본적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역사·문화적 이해가 부족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려고 학제 간 연구를 시도하였다. 연구 대상인 절은 제왕의 권력을 상징하는 위세품이다. 절은 고구려 시대 깃발의 일종으로서, 세계유산인 안악 3호분에 의장기로 나타나고 있다. 동북아지역에서 고대 시기 절의 원형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어 복원할만한 가치가 있다. 연구 방법은 문헌자료와 고고미술 관련 자료를 교차 검증하여 절에 대한 문화원형을 복원하였다. 문헌자료를 바탕으로 절에 대한 형태, 색깔 등을 추출하고 이를 다른 그림 자료를 통해 교차 검토하였다. 2D로 복원된 자료는 다양하게 활용하기가 어렵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그래픽자료인 3D로 디지털 복원하였다. 3D 자료는 동영상을 비롯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여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하여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복원 과정을 통해 절이라는 도상 자료에 대한 문화재 가치를 심층적으로 인식하고 보다 구체적인 활용방안까지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복원된 결과물은 3D 형태의 문화콘텐츠이다. 이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문화 향유권 증진과 그 우수성을 대내외에 홍보할 수 있는 원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해 차후 고구려 벽화무덤에 나타나는 도상 자료에 대한 디지털 복원 체계를 구축하고, 문화유산 3D 디지털 복원방식 확산에 기여하고자 한다.

소상팔경(瀟湘八景), 전통경관 텍스트로서의 의미와 결속구조 (A Study on the Meaning and Coherence of Sosangpalkyung as a Text of Traditional Scenery)

  • 노재현
    • 한국조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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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7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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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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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 소상팔경은 중국에서 태동하여 오랫동안 동아시아의 시와 그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한국과 일본에서 전통 경관의 원형을 이끄는 문화현상으로 자리하였다. 지금까지 팔경 등 '경(景)'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정작 국내 팔경문화의 원류가 되는 소상팔경의 형식과 의미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조경학적 연구 성과는 찾을 수 없다. 본 연구는 '문화경관 텍스트'로서의 소상팔경가와 소상팔경도에 담겨진 정형적 모습은 무엇이며 소상팔경이라는 문화현상 속에는 과연 어떠한 인식체계와 사유방식(思惟方式)의 결속구조가 엮여져 있는가를 밝히기 위해 시도되었다. '팔(八)'의 상징성을 정리하고 경관 어휘소의 분절 및 해체를 통해 '소상팔경' 각 경의 표층구조와 상관관계를 기호학적 관점에서 아이콘과 코드로 풀이하는 한편 텍스트 '소상팔경가'와 '소상팔경도'의 결속구조와 그 의미를 파악하였다. 소상팔경은 음양관과 팔괘(八卦)를 기본으로, 인생과 자연의 순환 및 변환 원리를 문자와 그림 텍스트로 정리한 언어기호이며, 문장의 문법적 구조와 형식은 단어의 상징성을 강조한 함축언어를 유사성과 대비성의 원리로서 전개 대응시킴으로서 자연의 섭리를 인간의 의식 안으로 옮겨오려고 시도한 결속구조와 결속성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또한, '소상팔경'은 다양한 경관 요소를 일정한 형식과 구조의 틀 속에서 배열함으로써 인생과 자연의 생멸 과정과 교감 그리고 소통을 변증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소상팔경의 이미지 기호는 결국 인생과 자연의 순환론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시간 및 계절 순환체계에서 인간이 관조하여 바라본 서사적 풍경이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입된 "소상팔경"의 문화현상은 성리학적 풍경으로 덧칠되면서 조선의 문예미학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고, 그 결속구조는 조선의 색채 풍경으로 변형되었지만 결속력은 꾸준히 전승되어 전래 문화경관의 기본 텍스트이자 한국적 풍경의 원형이 되었다.

한국민담 '목(木)도령'의 분석심리학적 해석 (A Psychological Interpretation of Fairly Tale Mokdoryung, Son of Tree)

  • 김진숙
    • 심성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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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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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24-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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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민담 <목도령>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목도령은 선녀와 나무의 아들로서 아버지·나무의 도움으로 홍수에서 살아남은 뒤 홍수에서 구해준 사내아이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에 있는 할머니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게 된다. 할머니에게는 친딸과 의붓딸이 있었는데 홍수에서 구해준 개미와 모기의 도움으로 목도령은 할머니의 친딸과 결혼하고 사내아이는 의붓딸과 결혼하여 두 쌍의 부부가 되어 새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대상민담을 해석하기 위하여 먼저 중심적인 모티브인 나무의 의미를 확충하여 나무가 자기와 리비도의 상징이며 탄생의 주체인 동시에 세계수이자 지혜를 의미하고 이러한 나무의 정령과 천상의 선녀사이에서 탄생한 목도령은 '신성한 아이'로서 무의식의 원형을 인지하게 되는 잠재력의 출현으로 보았다. 선녀·어머니가 7~8세에 사라짐은 최고의 선(善)에 이르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조건이고 여성성의 부재에서 출현한 홍수는 무의식의 보상작용으로 보이며 대상 민담에서 홍수를 징벌이 아닌 자연현상으로 보는 점은 만물자화(萬物自化)의 도가사상에 바탕을 둔 동양의 정신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지 않나 생각되었다. 남근적인 나무가 홍수와 함께 쓰러지고 여성성적인 배의 역할을 하는 것은 시대의 조류로 가부장적 체계가 붕괴되고 전체를 향하게 된다는 의미와 연관된다고 보았고, 물에서 구해낸 개미와 모기는 본능의 상하(上下)양면을 대변하며 신성을 매개하고 있고, 그들이 도움을 준다는 것은 무의식에서 도움이 온다는 것이다. 홍수에서 구한 사내아이는 수면상태에 있던 삶의 부분이 깨어나 양극의 긴장을 삶 속에서 경험하는 것과 연관되고, 아이들을 키워서 새 인류의 조상이 되게 하는 할머니는 국모신이자 태모의 상징으로서 전체성에 이르게 하는 무의식의 근원적 조절자이다. 두 아이의 머슴살이와 할머니가 목도령에게 준 이니시에이션의 시련은 의식의 수준을 낮추어야 무의식이 활성화되며 무의식의 도움으로 통합이 실현된다는 목적의미를 가지며, 조과 모래, 동쪽과 서쪽을 구별하는 작업은 합일을 위해서 먼저 분리를 해야 한다는 것과 연관된다. 두 쌍의 남녀 사위(四位, quaternity)가 새 인류의 조상이 된다는 것을 전체를 의미하는 숫자 4에서 정신의 중심이 생기면서 갱신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저자는 또한 대상 민담에 나타난 여러 다른 사위의 구조를 추정하여 그 상징적 의미를 융의 자기의 구조에 관한 생각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이 민담에서 주목할 것은 목도령과 할머니의 친딸, 동(東)방의 양성적(陽性的)인 측면뿐 아니라 그 대극에 해당하는 의붓딸, 서(西)방, 그리고 목도령의 그림자로 이루어진 음성적(陰性的) 측면을 함께 인류 조상의 두 쌍으로 정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둘 중에 양성적인 측면인 선(善)한 면에 더 무게를 두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덕수궁 선원전(璿源殿)영역의 조경 복원정비 계획 (A Landscape Restoration and Maintenance Plan in the Seonwonjeon of the Deoksugung Palace)

  • 소현수;김미정
    • 한국전통조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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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9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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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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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대한제국 시기 경운궁에 부속된 왕실의 제례공간이었으나 현재 비어있는 덕수궁 선원전영역의 복원 사업으로서 조경 복원정비 계획을 수립하였으며, 원형 고증과 유사 사례 고찰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도출하였다. 첫째, 선원전영역에 있었던 전각 배후림의 원지형이 전각의 지반보다 3.0~5.0m 높아서 녹지 경계부에 화계를 설치하여 경관적으로 처리하였다. 둘째, 배후림은 제례에 사용하는 과실을 얻기 위한 유실수원과 제례공간을 상징하는 소나무림으로 구성되었다. 셋째, 궁궐 방문자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하여 성역(聖域)의 분위기를 방해하지 않도록 부지 양쪽 끝에 휴게공간을 배치하고, 배후림 내에 산책로를 도입하였으며, 최소한의 조경시설로서 기능적으로 요구되는 안내판, 휴게의자, 수목보호대, 경사로, 보행등·경관조명등을 도입하였다. 넷째, 문헌, 고회화, 사진 등 사료(史料) 고찰과 현장 조사로 궁궐과 제례공간의 기존 식재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원전영역 조경공간을 구성하는 전각 마당, 관람로와 휴게공간, 화계, 소나무림, 유실수원의 배식계획을 수립하였다.

TV드라마 <마인>의 여성주의 서사 - 가부장제 클리셰의 파기와 질서의 전복 - (The Feminism Narrative in TV Drama : Breaking the Cliché and Overturning the Order of the Patriarchy)

  • 김미라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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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권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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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68-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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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본 연구는 TV 드라마 <마인>을 대상으로 이 드라마가 최근의 여성주의적 요구를 수용하고 실현해 나가기 위해 어떤 서사 전략을 사용하는지 분석하였다. 그 결과 가부장제가 견고한 재벌가를 배경으로 부계 혈통인 아들이 아닌 두 며느리를 서사의 주체로 호명하고, 이들이 가부장제 질서에 도전, 사건 해결의 주체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며 기존 가부장제 드라마의 클리셰를 파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남성들의 권력이 거세되고 대리인 역할을 해왔던 여성들이 희화화됨으로써 젠더 권력이 전도되었다. 또한 기존의 친모-양모, 동서 간 등 여성 간 갈등 구조의 인물관계를 파기하고, 이들 간의 끈끈한 연대를 통해 부계 혈통주의를 상징하는 남성을 단죄하고 진정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결말을 통해 가부장제 질서를 전복하며 두 가지 성취를 일궈낸다. 하나는 가부장제의 원형인 부계 혈통의 아버지가 아닌 양모와 친모가 아이의 공동양육을 하게 됨으로써 비혈연 모계가족의 가능성을 제시한 점이다. 다른 하나는 부계 혈통으로 승계되던 재벌가의 후계 자리가 장자나 부도덕한 아들이 아닌 레즈비언 며느리에게 승계됨으로써 가부장제가 고수해온 이성애 중심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전복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