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기업 최고경영자가 흔히 사용하는 품질경영 메시지의 수사적 구조와 시청자 반응을 탐구한다. '삼성 회장 이건희 어록' 보도를 분석한 결과는 품질경영에 관한 수사적 구조를 제시한다. 이 구조에서 경영자는 "대외적 위기"라는 '수사적 상황(rhetorical situation)'에 대처하기 위해 "초일류 회사를 위한 품질경영"이라는 '설득적 주제'와 "혁신" "신상필벌"이라는 '실용적 수단'을 제시한다. 발언 영상을 본 대학생 308명의 반응을 다중회귀분석한 결과, 시청자가 보수적일수록, CEO의 매력과 전문성을 지각할수록, CEO의 품질경영 수사를 지지하는 편이었다. 서술형 답변에 따르면, 보수적 시청자는 품질경영 속 '앙트러프러너십(기업가정신)'에 호의적으로 반응하면서 도전과 혁신의 가치에 공감했다. 반면, 상당수 진보적 시청자는 "못하는 사람 누르고" 등 일부 표현을 문제 삼아 발언 전체에 반감을 보였고 평범한 노동자를 소외시키는 '한국형 신자유주의'의 일부로 CEO의 품질경영 레토릭을 인식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21세기 과학 교육과정 개혁의 두 논리는 핵심 역량 및 과학적 소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양자 간의 관계는 아직 면밀히 규명되지 않고 모호하게 남아 있으며, 이로 인하여 국가 교육과정 총론 수준의 혁신적 교육과정 구성 논리와 과학 교과의 고유한 교육과정 구성 논리가 조화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21세기 과학 교육과정 개혁 논리로서의 과학적 소양 및 핵심 역량 담론을 비교하여, 향후 과학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문헌 연구 방법을 취하였다. 이에 과학적 소양 및 핵심 역량 담론들을 구성해온 주요 연구 문헌들과 정책 보고서들을 두루 참조하였다. II장에서는 먼저 과학적 소양 및 핵심 역량 담론들이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역사적 경로를 돌아본다. 이 과정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각 담론의 전개양상을 모양지운 OECD의 역할에 주목할 것이다. 그리고 국내에서 해당 담론들이 어떻게 수용되어왔는가 또한 살펴본다. III장과 IV장에서는 과학적 소양과 핵심 역량 담론의 교차를 살펴본다. III장에서는 양자 모두가 학생 위기 레토릭에 힘입어 성장하였다는 점, 개인 차원, 공동체 차원, 지구적 차원을 고려하는 다층적 의미를 지닌다는 점, 교과 내용 조직 및 학습 방법의 논리가 유사하다는 점, 고부담 평가가 교육과정 개혁을 촉구한다는 점이 제시된다. IV장에서는 과학적 소양과 핵심 역량 담론 각각이 과학 교육과정 개혁에 대하여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강점과 함께 약점 역시 비교한다. V장에서는 후기 Wittgenstein 및 Kuhn의 관점에서, 과학적 소양과 핵심 역량을 21세기 과학 교육과정 개혁 논리로서의 가족유사성을 지니는 언어로 이해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 개발에서 반복되곤 하는 '총론과 각론의 괴리' 문제를 해소할 이론적 실마리와 함께,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비롯한 향후 과학 교육과정 담론이 위기 레토릭을 넘어 희망적인 목소리를 담아야 함을 제안한다.
국민공모를 통해 한국최초우주인으로 선정된 이소연은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를 방문해 18가지 과학실험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했다. 유인우주기술 습득과 과학대중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었던 한국최초우주인배출사업은 국민의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사업기간 동안 줄곧 정당성에 대한 비판에 시달렸다. 대중은 남의 나라 우주선을 비용을 지불하고 타기 때문에 이소연을 '우주인'이 아니라 '우주관광객'이라고 비판했고, 정부는 이소연이 ISS에서 18가지 실험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반박했다. 정말 우주실험이 이소연을 우주인으로 만들었는가? 본 논문에서는 행위자연결망이론(ANT)에 기초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한국최초우주인배출사업의 수행과정에서 나타난 '실험'의 레토릭을 분석하곡 대중의 과학이해(PUS) 관점에서 이러한 전략이 왜 실패로 끝났는지 분석한다.
그동안 기존 연구들은 우리 사회에서 토론문화가 발전할 수 없었던 원인이 억압적인 유교규범과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권위주의 정치체제에 있었던 것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기존의 설명들로는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가 아직도 토론문화 부재의 상황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해명해 주지는 못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본 연구에서는 고대 동 서양의 커뮤니케이션 사상과 그 인식론의 비교를 통해 해명의 실마리를 찾아 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서양에서는 이미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대화와 토론의 필요성과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던 반면에 고대 중국을 포함한 한국 등 유교문화권에서는 대화와 토론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었다. 그 이유는, 서양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리를 발견하고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토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반면에 동양에서는 진리를 탐구와 확인의 대상이 아니라 실천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유교문화권에서는 대화와 토론의 문화가 발전하고, 성숙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과학 보도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다른 분야의 보도보다 실패하기 쉽다. 행위자네트워크이론(ANT)에 따르면 과학자의 연구성과(인공물)뿐 아니라 이를 다루는 과학 기사도 이종적 네트워크로 볼 수 있다. 즉, 과학 기사는 과학자, 홍보담당자, 기자, 독자 같은 인간 행위자뿐 아니라 논문, 보도자료, 가판신문 등 비인간 행위자가 잡종적 동맹을 맺고 있는 것이다. 과학 보도 과정을 ANT의 관점에서 보면, 과학자의 연구성과가 보도자료를 매개자로 삼아 언론, 특히 기자를 번역해 자신의 네트워크를 대중에게까지 확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국내 언론이 2005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팀의 연구성과를 보도한 과정을 ANT로 분석하되, 보도자료의 수사(레토릭)를 중심으로 해 과학 보도가 실패하기 쉬운 이유를 밝히고, 과학 저널리즘에 대한 시사점을 정리한다.
기독교도이자 화인인 바수키 자카르타 주지사는 그간 구가하던 인기에도 불구하고 2017년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하고 종교모독죄로 수감되었다. 그의 패배 이후 인도네시아 정치의 레토릭은 급진 이슬람 정치운동의 '반공' 및 '프리부미(토착민)'와 조코위 정부의 '빤짜실라'가 대결하는 양상이었다. 비록 제도권 이슬람 정당들은 이슬람의 결집보다는 각자의 연합 정치와 정당의 생존에 몰두하고 있지만,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 확인된 이슬람 감수성의 고양은 향후에도 종교가 인도네시아 정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임을 보여 준다. 또한 2018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2019년 대선을 앞두고 등장한 장성 출신의 후보들, 그리고 조코위 대통령이 제도권 외부의 정적을 향해 사용한 일부 조치들은 수하르토의 신질서를 떠올리게 한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경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산층이 확대되고 빈곤율이 감소했으며, 조코위 정부의 공약이었던 인프라 건설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협력 증진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협력은 할랄인증제의 확대 실시 등 현지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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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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