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텔레비전은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다문화주의 담론을 이식, 재현, 소비하는 매개로 기능해 왔다. 세계화와 다문화 사회를 내세우며 외국인들을 출연시켰고, 여론의 호응 속에 이러한 경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본 연구는 JTBC의 <비정상회담>에 삽입된 '기미가요'에 관한 논란 속에서 미디어가 재현/구성하는 다문화주의 담론에 반일, 민족, 국가, 평화 등 다양한 개념이 개입할 때 어떤 담론 구조적 변화를 겪는지 보고자 했다. 즉, 일견 지배적이고 안정적으로 보이던 담론이 실은 대항 담론들과 지속적인 경쟁과 갈등을 일으키며, 그 결과 하나의 돌발적 사건으로 인해 그 취약성이 드러날 수 있음을 제시하려 했다. <비정상회담>의 시청자 게시판을 중심으로 하되 언론 보도, 제도화 과정 등을 보조적 분석 대상으로 삼아 진행한 비판적 담론 분석(CDA)의 결과, <비정상회담>이 표방해 온 다문화주의에 반일 정서가 개입하면서 다문화 담론에는 심각한 균열이 왔음을 확인하였다. 시청자들은 대개 민족주의를 높은 위계에 설정하면서 세계화에 대한 공격, 역사/민족의 강조, 한일관계라는 특수성의 보편화, 즐거움의 의의 축소 등 다양한 논리를 동원하였고, 결과적으로는 다문화 담론에 상처를 입히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이는 사회적 의제가 되면서 광고 협찬의 중단, 공적 심의제도의 동조 확인 등으로 이어졌다. '기미가요' 사건은 다문화주의가 언제라도 쉽게 공격용 허수아비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 주었다. 한국에서의 다문화 담론은 단순히 '일시적으로 약화'되었다기보다, '본질적으로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본 논문은 공개경쟁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서 프로그램의 특성과 진정성에 대한 사회문화적 현상을 고찰하는데 목적으로 두고 있다. 케이블 채널에서 시작되었던 공개경쟁 프로그램을 시발점으로 현재 지상파 방송에서도 다양한 장르에 접목되어 활성화되고 있는 현상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고 있는 경쟁구도 속에서 펼쳐지는 시대적 상황은 무분별한 경쟁 구도로 제작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공개경쟁을 통해서 탄생된 스타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열광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신화적 담론을 형성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이 연구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을 다룬 주요 언론의 내러티브 프레임을 분석하고 프레임 경쟁에서 드러나는 저널리즘 해석 공동체의 특성을 고찰했다. 전작권 환수 논란 보도의 프레임 유형을 분석한 결과, 정치적 이념 대립을 반영하는 '자주국방과 평화 지향', '자주와 동맹의 균형', '한미동맹과 안보 우선' 프레임을 추출했다. 환수 논란을 둘러싼 이슈 문화의 의미 지형이 해석 집단별로 구조화되는 과정을 살피고자 심층 인터뷰를 통해 담당 기자들의 저널리즘 담론도 분석했다. 이를 통해 해석 집단 간의 프레임 경쟁 구도, 곧 환수 논란의 이슈 문화가 거시적 권력구조(진보-중도-보수)와 저널리즘 실천양식(객관-주창)의 긴장 관계를 반영할 뿐 아니라, 자신의 선호 해석을 사회의 지배적 해석으로 구축하려는 과정에서 각 해석 집단이 기대는 해석 양식의 경계와 일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언론의 프레임 경쟁 이면에 내재하는 해석 권위의 충돌로 인해 합리적인 보도 담론의 형성은 물론 해석 집단 간의 숙의가 제약 당하고 있음도 추론할 수 있었다. 언론의 숙의 역할에 비춰 분석 결과가 제기하는 실천적 함의를 비판적으로 논의했다.
본 연구는 서구 중심의 개발담론에 내재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지속가능한 개발로서 포스트개발의 방향을 모색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연구는 개발담론의 형성과 변화를 역사적 과정을 통해 살펴보았다. 개발은 후진성을 극복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고, 글로벌 남부는 글로벌 북부의 개발모델이 필요한 곳으로 주변화 되었다. 국가주도 개발담론(케인스주의 개발담론)에서는 산업화를 통한 성장이 개발의 핵심이었고, 글로벌 남부는 저개발을 극복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다. 신자유주의 개발담론에서는 시장원리에 따른 경쟁이 개발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선택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개발담론은 권력의 집중과 계층 간 불균형을 야기한다고 비판을 받게 되었고, 성장보다는 분배와 삶의 가치를 강조하는 포스트개발 논의가 대두되었다. 본 연구는 포스트개발의 방향을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하지만,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 담론은 신자유주의 개발담론에 포섭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향후 포스트개발은 시장과 자본에 의한 권력으로부터 벗어나고 재분배를 지향하는 개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
2007년 바우처 사업 실시 등 사회서비스가 재정, 공급자, 서비스 등에서 다각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도입된 선택과 경쟁을 중심으로 한 시장적 접근에 논란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편으로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이동을 의미하기도 하며 이것은 국제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사회서비스의 역사적 발전을 경험한 영국에서 나타났던 사회서비스 담론을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역사적 분석을 하였다. 이 분석에서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이동하는 사회서비스 담론의 흐름이 집합주의와 개인주의라는 또 다른 축으로 구분되고 있음이 나타났다. 사회서비스 담론을 가르는 이 두 개의 축은 우리나라 사회서비스 논의에 이론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은 가상공간에서 권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작동되는지 그리고 권력의 형성에 기여하는 주요 요인들은 무엇인지 밝히기 위해 <보고 또 보고> 시청자 게시판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인터넷 게시판은 참여자들이 다양한 담론들을 제기하고 끊임없이 상호 경쟁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 속에서 특정의 담론을 생산하는 참여자들이 양적으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면서 타 담론들을 배제하(려 하)고 이에 대해 타 담론들을 생산하는 참여자들은 저항도 했지만 지배적 담론의 계속되는 공격 속에 게시판에 참여를 꺼리는 경향을 보였다. 게시판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경향들이 더욱 강화되었고 지배적인 담론을 포함한 편지들이 게시판에서 점점 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였다. <보고 또 보고> 시청자 게시판에서 지배적인 담론은 유교적 가부장적 담론이었는데, 이는 물리적 사회공간에서의 참여자들의 경험과 지배문화, 드라마의 저자성, 그리고 게시판의 팬덤적 성격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혁신은 행위자들의 활동을 전통적인 물리적 영토에서 사이버 영역으로 확장했다.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와 시장은 사이버 공간의 주권에 대한 담론뿐 아니라 초국경 협력과 사이버 안보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진전시킨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나 심해자원과 같은 주요 자원 수송로에 위치한 개도국에 대한 원조 경쟁이 치열하다. 아세안은 미·중의 강대국이 충돌하는 지정학적인 군사·안보의 요지일 뿐만 아니라 6억 명에 이르는 인구는 데이터 자원으로 인해 디지털 경제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이 논문은 국제개발협력에서 자유주의와 권위주의 담론을 데이터 규제 및 사이버안보와 연계하고, 이를 통해 아세안 통합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측면에서 빅데이터와 관련한 국제정치적 사안들을 연계하는 융합 연구의 의의가 있다.
한국 사회는 반복되는 경제위기설로 신음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위기설은 실질적인 금융시장 폭락으로 전이되는 '자기실현적 위기' (self-fulfilling crisis)의 측면이 강하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위기설은 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국민들은 이에 따른 정치, 경제적 고비용을 감수해야 할까? 이 연구는 이에 경제위기설이 진실에 대한 객관적 보도가 아닌 '진실효과'를 갖는 담론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그리고 이 담론의 역사성과 정치성을 확인하는 한편, 대안담론을 위한 실천적 함의를 찾고자 했다. 2008년 9월 위기설을 분석 사례로 정했고, 최종적으로 118개의 기사를 '도약기, 성숙기, 후퇴기'로 구분해 분석했다. 분석결과, 미디어담론은 경제현실의 변화에 따라 진화하기도 하지만 경제현실에 대한 언론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재구성되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언론의 이러한 재구성은 프레임의 전략적 활용, 시장에 대한 자의적 해석, 위기설에 대한 사후 평가와 같은 담론전략을 통해 실현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언론의 책임성과 전문성 제고 및 한국경제 현실에 대한 긍정적 재구성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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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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