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2020년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몸살을 앓은 한해였다. 불행히도 이 팬데믹은 현재진행형이다. 어떻게 이 재난을 극복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이후(포스트 코로나)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우리는 세계 역사를 통해서 팬데믹 이후 상당한 정도로 사회적 변화가 야기된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14세기 유럽을 휩쓴 페스트는 유럽인구의 30%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노동인력의 급격한 감소가 봉건제를 붕괴시키고 결국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1]. 1600년대 초 스페인이 천연두와 함께 남아메리카 대륙에 진출하면서 하루아침에 잉카제국이 무너졌다. 1918년 스페인독감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5,000만 명이 사망하였고, 제1차 세계대전을 조기 종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2].
이 역사적인 팬데믹 안에 숨겨진 비밀들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매우 유사한 경향이 있었다. 페스트가 유행할 때 유럽에 가짜뉴스 (유언비어)가 함께 돌았다. 예를 들어, ‘시궁창에서 살기’, ‘에메랄드 부숴먹기’, ‘오줌/고름 마시기’ 등 황당한 유언비어가 돌았다. 병을 더 악화시키거나 확산시키는 일이 일어났다[2]. 2020년에는 ‘인포데믹(infodemic)’ 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과 전염병을 뜻하는 endemic의 합성어로 잘못된 정보나 악성루머가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을 말한다[3]. ‘알코올 음료 섭취로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 ‘담배의 열기로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 등이 대표적 예다.
스페인 독감은 실제 미국 캔자스주 해스컬에서 발생한 미국 독감이다[2].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국가의 이익을 위해 정보를 숨기는 것을 당연시 여겼으므로, 중립을 선언한 스페인에서만 독감 확산에 관한 정보를 공개했다. 이러한 이유로 ‘스페인독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명칭을 얻게 되었다. 정보를 숨김으로써 질병의 확산을 가져왔다. 2020년에도 일본이나 영국에서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적극적으로 실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코로나 19는 더 확산되었다. 이에 반해 전수조사 및 감염경로를 철저히 파악하고 정보를 공개한 한국은 ‘K-방역’이라는 명예를 얻고 있다. 정보의 공개, 가짜뉴스의 단절, 정확한 예측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복잡한 현상이나 정보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방법 중 하나가 네트워크 과학이다[4]. 네트워크는 노드라 불리는 구성요소(점)와 그들 사이의 상호관계를 링크(연결선)로 단순화한 것이다[5].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사회네트워크[5], 생명현상을 분석하는 유전자 네트워크나 단백질 네트워크가 좋은 예이다[6][7].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세계화, 반세계화, 디지털화 등에 관련된 용어를 노드로 하고 상호 관련이 있는 경우를 링크로 연결하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네트워크는 복잡하게 얽힌 정보나 현상들을 네트워크 분석도구를 사용하여 단순화시킴으로써 핵심정보, 핵심현상, 핵심용어를 도출하여 분석함으로써 실제와 가장 근접한 현상이나 사실을 이해하는데 좋은 연구 방법이 되고 있다[8][9].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법, 포스트코로나 시대 고찰, 포스트코로나 대전환, 포스트코로나 시대 소비자 행동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관점을 담은 기획보도들이 오히려 우리를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할 수도 있다[10].
본 연구에서는 포스트코로나 이후 세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해서 “세계화”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네트워크 기반으로 핵심용어를 도출하고 세계화의 미래를 예측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세계화, 반세계화, 코로나19 이후 세계화 및 코로나이후 디지털화 관련 정보로부터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또한 이들 4 종류 네트워크를 통합한 네트워크도 구축하였다. 각 네트워크의 연결계수, 응집중심성, K-core(K-코어) 알고리즘을 도입하여 핵심용어를 추출하고 분석함으로써 코로나 19 이후를 전망하고자 하였다.
II. 연구자료 및 연구 방법
1. 데이터베이스 구축
코로나19 이후 세계화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 먼저, 세계화, 반세계화, 코로나19 이후 세계화(포스트 코로나-세계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포스트 코로나-디지털화) 정보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코로나19 이후 세계화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디지털화를 포함한 것은 현재 우리 인간 생활에 가장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세계화 및 반세계화 데이터베이스는 위키백과에 수록된 내용을 사용하였다 [11]. 코로나19 이후 세계화에 관해서는 다양한 관점과 견해를 반영하고자 하였다. 세계화의 변화에 관한 전망은 박종현 교수의 ‘포스트코로나 19시대, 세계화의 모습은?’[12], 롯데그룹이 분석한 ‘코로나 19, 전과 후’ 보고서의 세계일보 요약[13], 문화일보에서 제시한 ‘포스트 코로나 19 시대의 19가지 뉴 트렌드’ [14], 머니투데이의 기획보도 ‘포스트코로나 시대, 세계화의 판도가 달라진다’[15] 를 사용하였다. 탈세계화에 대한 전망은 김영한 교수의 ‘미국은 지금: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탈세계화 시대인가?’[16] 및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이후엔 세계화 없다’에 관한 글로벌이코노믹의 요약[17]을 사용하였다. 세계경제구조의 변화에 대한 전망은 한국은행 조사국이 발표한 ‘코로나 이후 경제구조 변화와 우리 경제에의 영향’에 관한 스카이데일리의 요약[18]을 사용하였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도 다양한 관점과 견해를 반영하고자, KISO저널의 ‘포스트코로나 시대, 국가사회 디지털 대전환’[19], 한국리서치 여론속의 여론에서 발표한 ‘포스트코로나-코로나19와 비대면, 디지털사회 전환’[20],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발표한 ‘포스트코로나, 언택트 디지털 전환 기회’[21]를 사용하였다.
표 1. 세계화, 반세계화, 포스트코로나-세계화, 및 포스트코로나-디지털화 네트워크의 구조인자
2. 네트워크 구축 및 구조인자 분석
먼저 세계화, 반세계화, 포스트코로나-세계화, 포스트 코로나-디지털화에 관한 각각의 데이터베이스를 중심으로 용어를 노드로 하고 한 문장 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링크로 구축하였다. 동시에 세계화, 반세계화, 포스트코로나-세계화, 포스트코로나-디지털화를 하나로 통합하는 네트워크도 구축하였다. 이는 관련 분야 전체 네트워크 속에서 향후 세계화가 어떤 모습인지를 도출하기 위함이었다. 각 네트워크의 시각화는 사이 토스 케이프(cytoscape)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22].
본 연구에서 구축한 모든 네트워크는 전형적인 사회네트워크의 특성을 보여주는 멱함수 분포를 가지는 척도 없는 네트워크(scale free network)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그림 1]. 멱함수 분포를 가진다는 의미는 허브에 해당하는 소수 노드에 많은 링크가 연결되고, 매우 적은 링크를 가진 다수의 노드가 존재하고 있음을 말한다. 동시에 네트워크를 및 허브노드를 기반으로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용어를 도출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네트워크의 구조를 분석하는데 사용하는 구조 인자인 노드 수, 링크수, 연결선수, 뭉침계수, 응집중심성, 지름값은 사이토스케이프 프로그램 분석 도구인 “Network Analyzer" 통해서 얻었다[표 1].
3. 네트워크로부터 핵심용어 도출
네트워크로부터 핵심용어를 구축함에 있어서 간단한 방법으로 허브 노드(용어)를 추출하는 방법과 응집 중심성이 높은 용어를 추출하는 방법이 있다. 응집 중심성은 한 노드의 중심성을 측정하는 척도의 하나로 한 노드 n 을 통과한 최단경로(shortest path) 수를 계산하는 것으로 노드 n을 통과하는 수가 많을수록 응집중심성 값이 커지며 이는 네트워크에서 관련성과 타당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8]. 도출한 각 핵심용어별 연결 선수와 응집 중심성은 구조 분석 도구인 “Network Analyzer” 에서 제공하는 값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핵심용어를 도출하는 또 다른 방법은 네트워크 자체를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K-core(코어) 알고리즘을 도입하였다[23]. K-코어 알고리즘은 비교적 가중치가 낮은 노드나 링크를 우선적으로 제거함으로써 복잡한 네트워크를 단순화하고 핵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사용하는 알고리즘이다. K-코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 k-코어 값을 순차적으로 적용하면서 k- 코어 값보다 작은 링크를 가진 노드를 제거하여 남은 노드로 구성되는 핵심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페이옉(Pajek)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코로나19 이후 세계화의 전망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핵심인자를 분석하기 위해 전체 네트워크에서 링크를 많이 가지고 있는 허브 노드인 핵심용어 및 응집중심성 값이 높은 핵심용어를 도출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또한 네트워크 자체를 단순화하는 K- 코어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핵심네트를 구축한 후 허브 노드와 응집중심성 노드를 비교 분석하였다[8]. 이는 비교적 가중치가 낮은 노드들을 먼저 제거하여 단순하고 핵심적인 네트워크를 먼저 구축하였기 때문에 비중이 높은 핵심용어를 선택할 수 있다[23].
표 2. 세계화, 반세계화, 포스트코로나-세계화, 및 포스트코로나-디지털화 네트워크에서의 상위 10위 핵심용어
* 이탤릭체는 연결계수와 응집중심성간에 서로 다른 용어를 표시
그림 1. 세계화(A), 반세계화(B),포스트코로나-세계화(C) 및 포스트코로나-디지털화(D) 네트워크
III. 연구 결과
세계화, 반세계화, 포스트코로나-세계화, 포스트 코로나-디지털화에 대한 각 네트워크를 [그림 1]에서 보여주었다.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와 링크 및 네트워크 구조를 보여주는 구조인자는 [표 1]에 나타냈다. 모든 네트워크는 일반적인 사회네트워크와 같은 척도 없는 네트워크의 특성을 보여주었다[표 1의 멱함수 참고]. 이는 허브에 해당하는 소수의 핵심용어를 도출할 수 있으며 이 용어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2. 세계화, 반세계화, 포스트코로나-세계화, 및 포스트코로나-디지털화 통합네트워크. A) 각 네트워크에 등장하는 용어의 분류표 및 다른 색으로 표시한 범례, B) 통합네트워크 및 구조 인자들[주의: 인쇄물 흑백그림은 『한국콘텐츠학회 논문검색 서비스』에 실린 원본의 색을 참고]
허브 노드와 응집중심성 값을 반영하여 네트워크로부터 핵심용어를 추출하고 비교함으로써 유용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얻고자하였다[표 2]. 세계화 네트워크에서는 ‘세계화’, ‘문화세계화’, ‘경제세계화’, ‘국가’, ‘기술’, ‘문화’, ‘인구이동’, ‘경제’ 등이 등장하였다. 일부 핵심용어인 ‘세계경제발전’과 ‘민주적세계화’는 허브 노드에서 발견되었고 ‘정치세계화’와 ‘다국적기업’은 응집 중심성 분석에서 추가적으로 등장하였다. 두 결과를 필요에 따라 핵심용어를 축소하거나 확대하여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네트워크에서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포스트코로나-세계화와 포스트 코로나-디지털화에서는 ‘포스트코로나’와 ‘코로나19’가 가장 높은 순위의 핵심용어로 등장하는데, 이는 포스트코로나가 핵심인 만큼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표 2]. 각 네트워크는 자신의 주제를 정확하게 반영하여 핵심용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통하여 유용한 정보를 얻고 분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표 3. 통합네트워크에서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핵심용어
*이탤릭체는 연결계수와 응집중심성간에 서로 다른 용어를 표시
반세계화에서는 현재 반세계화운동이 태동하고 있으며, 다국적기업의 문제, 이를 위해 반세계화시위가 세계사회포럼과 유럽사회포럼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포스트코로나-세계화에서는 세계화가 코로나 19 이후 탈세계화가 꿈틀거리고, 선진국신화가 파괴되고 있으며, 정부의 역할이 비대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포스트코로나-디지털화에서는 디지털뉴딜, 디지털 격차, K-방역, 한국판뉴딜청사진, 영상회의, 재택근무, 교육격차와 같은 용어가 등장하는데, 현재 코로나 19가 진행 중인 지금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정보들이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 하겠다.
그림 3. K-코어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단순화한 네트워크 A) 2-코어, B) 3-코어, C) 4-코어
[주의: 인쇄물 흑백그림은 『한국콘텐츠학회 논문검색 서비스』에 실린 원본의 색을 참고]
지금까지 살펴본 네 종류 네트워크를 통합함으로써 코로나 19 이후의 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통합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그림 2]. 먼저 각 네트워크에 등장하는 용어들이 다른 네트워크와 겹칠 수 있기 때문에 용어의 분류를 체계화하였다[그림 2A]. 예를 들면, 세계화에만 등장하는 용어는 423개이며(범례 1), 반세계화에는 174개(범례 2), 포스트코로나-세계화에는 473개(범례 3), 포스트 코로나-디지털화에는 231(범례 4)개가 있다. 3개 네트워크인 세계화, 반세계화, 포스트코로나-세계화에 동시에 등장하는 용어는 6개(범례 8)이며, 세계화, 포스트코로나-세계화, 포스트코로나-디지털화에 동시에 등장하는 용어는 2개(범례 11)로써 ‘확대’ 및 ‘세계경제’가 그것이다. 4종류 네트워크에 동시에 등장하는 용어는 없었다. 분류된 용어를 바탕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11가지 다른 색(범례)으로 시각화하였다[그림 2B].
표 4. 통합네트워크로부터 추출한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핵심용어의 네트워크 용어 분류 및 출현 비율
출현: 각 네트워크에 해당하는 용어가 나타난 개수, 비율: 전체용어 개수에 대한 상대비율, 세계Post19: 포스트코로나-세계화, 디Post19: 포스트코로나-디지털화
통합네트워크는 노드수가 1, 390이며, 링크수는 3, 833이며, 뭉침계수는 2.76이었다[그림 2B]. 이 네트워크 역시 전형적인 척도없는 네트워크(멱함수 참고)를보여주고 있다. 그림 2B에서 위쪽에 붉은색 계통(범례 1과 2)의 색을 보여주는데, 이는 세계화 및 반세계화를 나타내는 것이다. 아래쪽에는 녹색 계통(범례 3과 4) 의색인데, 포스트코로나-세계화 및 포스트 코로나-디지털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세계화와 반세계화는 네트워크가 서로 겹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세계화와 디지털화가 서로 겹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중요한 것은 각 네트워크들 사이에서 서로 겹치는 용어들이 핵심용어로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시대가 더욱 확산되는 현실에서 세계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통합네트워크는 비중이 비교적 작은 노드를 단계적으로 제거하면서 핵심 네트워크를 먼저 구축하고 [그림 3], 이 네트워크로부터 핵심용어를 도출하고 통합네트워크와 비교하고자하였다[표 3]. K-코어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2-코어[그림 3A], 3-코어[그림 3B], 4-코어[그림 3C]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K-코어 값이 증가할수록 네트워크의 크기는 작아지지만, 핵심 노드끼리 서로 연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4-코어에서는 4개 네트워크로부터 온 핵심용어들이 명확히 서로 얽혀 있음을 볼 수 있다[그림 3C].
4개의 서로 다른 네트워크로부터 핵심용어를 도출하여 비교하였으며[표 3], 또한 각각의 핵심용어가 어떤 네트워크에서 왔는지, 어느 네트워크와 서로 겹친 용어인지도 보여주었다[표 4]. ‘세계화’가 4개 네트워크에 동시에 등장하였다. 세계화에 대한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핵심용어는 ‘경제 세계화’다. 경제 세계화의 중요성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3개 네트워크로부터 도출된 핵심용어는 ‘코로나19’, ‘포스트코로나’, ‘다국적기업’, ‘정부’, ‘증가’ 등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표 3]에 등장하는 핵심용어들을 비교 분석하면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시대가 반영된 세계화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를 분석하는데 일정한 부분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통합네트워크에서 전체 네트워크, 3-코어 네트워크에서 상위 10위에 해당되는 핵심용어가 [그림 2A]의 11개 중에서 어디에 속하는 지를 확인하였다[표 4]. 용어 수가 많게는 473개(범례 3)에서 가장 작은 2개(범례 11)와 같이 다양하여 상대적 비교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핵심용어의 분포를 보면 세계화(범례 1), 세계화와 포스트 코로나-세계화(범례 6), 포스트코로나-세계화와 포스트코로나-디지털화 (범례 7), 및 세계화와 반세계화와 포스트 코로나-세계화(범례8)가 전체뿐만 아니라 비교적 단순화된 네트워크에서도 핵심용어로 남아있다.
통합네트워크로부터 추출한 용어들의 빈도를 보면[표 4], 세계화[표 4①], 반세계화[표 4②], 세계화 및 포스트 코로나-세계화[표 4⑤], 포스트코로나-세계화 및 포스트 코로나-디지털화[표 4⑥], 세계화 및 반세계화 및 포스트 코로나-세계화[표 4⑦]에서는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어 있었다. 이는 각 주제들이 핵심용어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각 주제들이 함께 어우러져 정보나 현상을 이야기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포스트 코로나-세계화[표 4③] 자체, 세계화-반세계화[표 4④], 세계화- 포스트코로나-세계화-포스트코로나-디지털화를 통합한 네트워크에서는 용어들의 출현빈도가 제한적이었다. 이는 부분적인 네트워크보다는 통합적으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분석해야하는 당위성을 제공한다고 하겠다.
이는 본 연구에서 적용한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코로나 19 이후 세계화를 이해하는데, 이들 네트워크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사료된다. 세계화와 포스트 코로나-세계화와 포스트코로나-디지털화에는 K-코어 2 네트워크에서 1개 용어가 50% 비율로 등장하였다. 그러나 2개 용어 중에서 1개 용어(용어 명: 확대) 가단 한번 등장하기 때문에 비록 비율이 높았지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IV. 결론
코로나19 이후 인류의 생활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역사를 돌이켜 보더라도 160년대 안토니누스 역병이 로마멸망의 계기가 되었고, 14세기에 시작된 페스트는 유럽 봉건제를 붕괴시켰으며, 1500년대는 천연두가 잉카제국을 멸망시켰다[2].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초래되겠지만, 본 연구에서는 세계화에 국한하여 미래를 전망하고자 하였다.
세계화에 대한 전망에서도 전문가와 분야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핵심용어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쳤다. 세계화의 전망을 세계화에만 제한한다면 편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반세계화, 코로나19 이후 세계화와 디지털화에 대한 전망에 관한 내용도 함께 네트워크를 만들어 핵심용어를 도출하였다[그림 1] 및 [표 2].
세계화는 경제, 문화, 기술, 인구의 이동을 함께 연결하여 전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표 2]. 그 동안 세계화가 강대국이나 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반세계화 운동이 일어났으며 세계사회포럼이나 유럽사회 포럼이 개최되었고,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곳에서 시위대가 등장하고 반세계화 운동이 일어났다[24].
코로나19 이후 선진국 신화가 파괴되고, G2가 위축되고, 국가나 정부의 역할과 개입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표 2].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에서도 변화가 예측된다. 경제적 격차가 디지털격차로 전환되며, 디지털 관련 산업이 각광산업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큰 수혜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25].
세계화, 반세계화, 포스트코로나-세계화, 포스트 코로나-디지털화에 등장하는 용어를 중심으로 통합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그림 2]. 핵심용어를 도출하기 위해 연결계수 및 응집중심성 이외에도 K-코어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네트워크를 좀 더 단순화하여 핵심용어를 도출하였다[그림 3] 및 [표 3].
코로나19 이후, 세계화는 경제세계화, 문화세계화, 선진국신화의 파괴, 반세계화운동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었다[표 3]. 이외에도 다국적기업의 역할이 확산되고 정부의 개입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26].
거대정부가 등장하면, 시장자유는 축소될 것이고 규제와 감시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정부 주도로 뉴딜정책을 추진하였다. 한국에서는 한국판 뉴딜청사진을 제시하였다. 여러 나라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정부가 인구 이동을 제한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러한 정책이 디지털 뉴딜 정책으로 이어지고 디지털 격차가 초래할 것으로 판단된다[27]. 정부의 재정확대나 지원만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규제와 명령이 강화되며 경영자의 권한과 이익에도 제한이 가해지며 민간 기업이 국영 기업으로 바뀔 가능성도 높다[26].
정부의 개입이 경제 분야에만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규제와 자유가 제한된다면, 민주적 절차에 따라 권력을 획득한 권력자에게 헌법적 권한을 넘어서는 권한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26]. 2020년 헝가리 총리는 국가비상사태를 무기한 연장했으며, 영국 정부가 시민을 제재할 권한을 갖는 ‘코로나바이러스 2020’ 비상법안을 통과시켰고, 프랑스에서는 영장 없이도 개인의 집을 수색하고 강제 연금시킬 수 있는 비상사태 법안을 통과시켰다[28]. 결국,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데 이용될 수 있으며 권력자의 권한이 비대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 동안 미래학자들은 디지털화와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개별국가는 사라지고 개인이 국가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 한다고 전망했다[29]. 그러나 코로나19 가 오히려 정부개입과 국가권력을 비대하게 만들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 인공지능과 바이오의 융합, 로봇과 로봇간의 학습,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전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면서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기반 세계화가 대세가 될 수 있을 것이다[29]. 이러한 장기적인 전망이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할 수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26][30][31]. 대공항의 초래, 자본주의의 붕괴, 세계화의 후퇴,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새로운 무역 질서, 교육의 미래, 지역화의 재발견 등이 좋은 예다.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세계화, 반세계화, 및 디지털화를 중심으로 우리의 일상 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고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핵심용어를 도출하여 미래를 전망해보고자 하였다. 그러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미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하려는 사람들에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핵심용어를 도출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가 의미 있다고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 핵심용어를 도출하여 세계화의 미래를 전망하고자 하였다. 세계화라는 자체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미래를 전망하는데 있어서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세계화를 좀 더 세분화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 제시된 디지털화에 따른 미래 예측에서 나타난 “교육격차”가 미래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분야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교육의 미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References
- 태경섭, 한창호 옮김(셸던 와츠 지음), 전염병과 역사, 모티브북,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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