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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ffect of North Korean Refugee Women's Experiences of Social Violence and Self-esteem on Suicidal Thoughts

사회적 폭력경험과 자아존중감이 북한이탈여성의 자살생각에 미치는 영향

  • 성정현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
  • 김지혜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 Received : 2021.07.30
  • Accepted : 2021.10.06
  • Published : 2021.11.28

Abstract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the effect of violence experience and self-esteem experienced in social scenes such as work and school on suicidal thoughts. For this purpose, I used the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2017)'s data of the current situation of social violence victims. To this end, descriptive statistics, correlation, and hierarchical binary logistic regression analysis were performed. The finding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The experience of social violence among North Korean refugee women had a positive effect on suicidal thoughts, and self-esteem had a negative effect on suicide-related features. This means that if you have experienced social violence, you are more likely to have suicidal thinking, and the higher your self-esteem is, the less likely your suicidal thinking is. Based upon the results of this study, practical intervention measures were proposed to prevent social violence, and to improve physical/mental health and self-esteem of North Korean refugee women.

본 연구는 직장과 학교 등 사회적 장면에서 경험한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이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2017)의 북한이탈여성의 폭력피해실태 자료를 활용하여 사회적 폭력 경험 실태를 알아보고,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 자살 생각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분석방법은 기술통계, 상관관계, 위계적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 방법을 활용하였다. 연구결과, 북한이탈여성의 사회적 폭력 경험은 자살 생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자아존중감은 자살 생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사회적 폭력 경험이 있는 경우 자살 생각을 할 가능성이 크고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자살 생각을 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이탈여성의 사회적 폭력 예방, 신체적·정신적 건강 증진,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한 실천적 개입 방안을 제시하였다.

Keywords

I. 서론

1990년대 후반부터 탈북 후 남한에 입국한 북한 이탈 주민은 2020년 12월말 기준 약 33, 752명이며, 이중 여성은 24, 317명으로 약 72%에 이른다[1]. 북한 이탈 여성들 중에는 탈북 후 제3국을 거치면서 인신매매와 신체적·성적 폭력 등 극단적 사건에 노출되어 심각한 외상을 경험하여 남한에 정착한 이후에도 일부는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겪고 있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은 다시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가중하여 남한에서의 적응과 정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2].

심리 사회적·경제적 학대와 인권유린을 겪으면 서까지 사선을 넘어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고통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2012년도에 실시한 북한이탈여성의 가정폭력피해 실태조사를 보면, 북한이탈여성의 피해는 남한 여성들보다 약 2~3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3]. 이런 경향은 여성가족부(2017)의 조사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 폭력피해가 여전히 심각함을 알 수 있다[4]. 이들은 사회적 지지망이 부족한 데다 인적 정보의 노출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폭력피해를 호소하거나 지원을 요청하기도 어려워 실태 파악은 물론 대안 모색도 제한적인 실정이다.

이러한 북한이탈여성의 폭력피해는 가정폭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북한이탈여성들은 직장과 학교 등 사회적 장면에서도 언어와 문화적 차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사회적 차별과 배제를 경험한다. 특히 많은 북한 이탈 여성이 성폭력이나 인신매매 경험이 있다는 정보와 이와 관련된 잘못된 인식 혹은 부당한 태도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남한에 입국하여 한국인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방인 취급을 받거나 따가운 시선, 인종차별을 겪는 등 사회적 차별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5].

문제는 학교나 직장 등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배제와 차별 등 사회적 폭력이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우울과 불안 같은 정서적 어려움을 넘어 자살 생각, 자살시도, 자살계획, 자살 등 인지행동적 차원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2-5]. 특히 자살시도, 자살 등의 행동적 측면에 선행하는 북한이탈여성의 자살 생각 비율은 남한 국민의 약 3배가 넘을 정도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Bridge 등(2006)과 Marris(2000)에 따르면, 자살 생각은 죽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웠으나 실행에 옮기지 않은 상태, 그리고 자살 수단까지 고려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5][6]. 즉 죽음에 관한 생각과 수단까지 고려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자살 생각은 자살시도로 이어질 수 있고 자살시도는 자살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즉 자살 생각과 자살은 연속선상에 있는 개념이다[7]. 물론 자살 생각을 하는 사람이 모두 자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이후에도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8]. 따라서 자살 시도나 자살행위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살 생각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폭력피해와 자살 생각 관련해서는 주로 청소년 대상과 폭력피해 관련하여 이루어져 왔다[9-13]. 북한 이탈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피해 연구도 다수 있으나 이연 구들은 실태 파악이나 PTSD, 우울, 두려움 등의 정서적, 정신적 어려움에 주안점을 두었다[4][14]. 정신건강의 경우 우울과 자살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자살 생각을 특정하여 연구가 이루어진 경우는 별로 없다. 김희진과 정윤경(2015)의 사회적응과 자살 생각, 김재엽 외(2013)의 일상생활 스트레스와 자살 생각을 다룬 연구에서 폭력피해가 자살 생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북한이탈여성 중 폭력피해 경험 비율이 높으며 그 중 특히 사회적 폭력에 대한 실태는 밝히고 있으나 그 부정적 영향인 자살 생각과의 관련성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북한이탈여성의 남한 사회에서의 적응 및 사회경제적 자립 측면에서 사회적 차별은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한 실증적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폭력피해 관련 선행 연구에서는 공감과 내적 통제, 사회적 지지자원, 그리고 자아존중감 등을 폭력피해의 부정적 결과를 개선하는 보호 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10][11][15]. 북한이탈여성의 경우도 직장과 학교 등 사회적 장면에서 겪는 사회적 폭력피해로 우울과 자살 생각, 자살시도 등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만, 보호 요인으로서 자아존중감이 이들의 사회적 적응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15].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북한이탈여성이 학교와 직장, 지역사회 속에서 경험하는 사회적 폭력의 실태를 파악하고, 폭력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개선할 수 있는 자아존중 감이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사회적 폭력의 예방 및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자살 생각의 예방 관련 요인들의 관계를 검증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북한이탈여성의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 자살 생각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은 북한이탈여성의 폭력피해 예방과 남한 사회 적응방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초 자료를 구축하는데 의의가 있다.

Ⅱ. 선행 연구

1. 북한이 탈 여성의 사회적 폭력 경험

남한에서 생활하고 있는 북한이탈여성들이 호소하는 주요 문제는 정신적·정서적 차원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와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인식, 자녀 양육 및 교육 문제, 그리고 폭력피해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3][14][16]. 이 중, 폭력피해는 폭력의 유형에 따라 신체적 폭력, 언어적 폭력, 정서적 폭력, 경제적 폭력, 성폭력 등으로 구분된다. 또 장소나 대상에 따라 가정에서 구성원에 의해 발생하는 가정폭력과 학교나 직장 등 가족 외의 사회적 장에서 경험하는 폭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에는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면서 경험하는 차별과 배제도 포함된다. 이를 통칭하여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개인 혹은 공동체에 의해 행해지는 폭력의 모든 형태인 사회적 폭력 (social violence)으로 명명하는데[15], 본 연구에서는 직장과 학교 등 가정 외 사회적 장면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배제, 폭력 등으로 제한하여 북한이탈주민의 사회적 폭력실태와 관련 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회적 폭력피해는 가정폭력과 마찬가지로 불안과 우울, 자살 생각, 자살시도 등 자살 관련 어려움을 유발하고 사회적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17]. 특히 폭력피해로 인한 부정적 행동의 첫 단계인 자살 생각의 경우는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커[15] 이러한 생각이 계속 진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북한이탈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북한 이탈 여성은 남한에서의 경제적 안정과 자립을 위해 직업훈련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탈북주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난다[18][19]. 심각하게는 사회적 배제, 노골적인 모욕 등 차별 경험이 보고되는데, 하나원 교육생(248 명)과 남한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25명) 대상으로 한국 내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북한 이탈 여성은 취업 및 노동 과정에서 사회적 폭력으로서의 차별과 가시적 혹은 비가시적 폭력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 정윤경 등(2015)의 조사결과에서도 응답자의 약 절반 이상(56.8%)이 ‘발음과 억양을 가지고 놀림’, ‘열등한 것처럼 대함’, ‘남들보다 덜 정중하게 대함’, ‘학교나 직장에서 사회적 활동에서 배제시킴’등의 차별을 경험하였으며[21], 국내 입국 후 5년 이상 지나 취업 경험이 있는 북한이탈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 적응실태연구에서도 성차별과 성희롱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20]. 성정현(2016), 심우찬과 이순 민(2018)의 연구에서도 탈북여성들이 한민족이라 굳게 믿어왔던 사람들에 의해 언어나 표현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동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정당하고 차별과 무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6][22]. 또 ‘북에서 온 가난한 사람’, ‘우리 세금으로 사는 존재’, ‘일탈이나 타락한 생활’이라는 도덕적 손상을 겪으면서 분노와 불안, 우울의 감정을 일으키고 사회생활에 갈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분단으로 인해 형성된 사회문화적 이질감과 언어, 생활 습관의 차이로 이방인이라는 낙인과 차가운 시선,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것이다[16].

이러한 사회적 폭력 경험은 탈북과정에서의 트라우마, 남한에서의 적응 문제 등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정서적 행동적 문제를 낳고 있다.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를 보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보다 자살 생각을 하는 비율 약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엽 등(2013)의 연구에서도 북한이탈여성의 약 45.5%가 지난 1년간 자살 생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3].

반면, 폭력에 대한 대처는 미흡하여, 신체적 성희롱에 대해서는 사과를 요청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언어적· 시각적 성희롱에 대해서는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꾸어 말하면, 이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배타성과 경멸, 무시의 폭력적 시선, 그리고 물리적 폭력이 심각하지만 이에 대한 대처는 매우 소극적이고 그 부정적 영향이 더욱 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실태 파악 및 대안 모색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2. 사회적 폭력과 자살 생각

개인적 특성과 폭력피해의 유형에 따라 그 부정적 영향도 차이가 있지만, 폭력피해 경험은 인간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낳으며, 특히 정신건강의 폐해나 자살 관련 위험을 높이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가정폭력만큼이나 학교, 직장 등에서 경험하는 차별과 배제, 부정적 인식 등의 사회적 폭력은 피해자로 하여금 신체적으로 건강의 악화와 불안과 우울, 분노, 대인관계의 어려움, 자기 비난, 자해, 자살사고나 행동 등과 같은 정신적 손상을 초래한다. 이중 자기 비난과 자해(self injurious)는 자살 생각과 강하게 연결되고[19], 또 자살시도나 자살 등과 같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3][24][25].

이러한 자살 관련 특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폭력이다. 백진숙(2012)과 강대영(2014)이 학교폭력 피해 경험과 자살 생각의 관계를 알아본 결과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일수록 자살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5][26]. 김재엽·정윤경(2007)은 학교폭력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두려움, 무력감, 분노, 공격성,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회피적인 태도, 일탈 행동 등과 같은 문제를 가지고 심리적 갈등을 거쳐 분노와 좌절감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살을 생각한다고 하였다[23].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성폭력, 가정폭력, 신체적 폭력과 같이 사람에 의해 발생한 대인관계 외상 사건은 다른 유형의 외상 사건보다 피해를 경험한 개인의 정신적 고통이 크고 정신과적 치료를 필요로는 경우가 많다[27]. 청소년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폭력피해가 자살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김보미와 유성은(2012) 이 대인관계 외상을 경험한 후 보호 혹은 치료를 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살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대인관계 외상 경험자들은 짐이 되는 느낌, 좌절된 소속감과 같은 사회적 유대감의 상실감과 관련된 자기 지각이 이들의 현재 자살 생각과 정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또한, 부적응적인 인지적 정서조절 중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성인 파국화, 충동성의 한 영역인 부정적 긴급성이 이들의 현재 자살 생각과 유의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8].

여기서 자살 생각은 자살사고, 자살계획, 자살시도 등을 모두 포괄한 자살과 관련된 지난 1년간의 모든 행동을 의미한다[29]. 자살 생각은 자살 행동에 선행하며, 중단되지 않으면 행동으로 이어지는 인지적 과정이다. 즉, 자살 관련 행위 여부를 결정하는 시발점이 되는 요소라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살 관련 특징은 생물학적 요인에서부터 환경적, 심리적 요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데, 특히 탈북과 남한입국 과정에서 비가역적인 외상 사건을 경험하는 북한이탈여성은 다른 인구집단보다 우울이나 외상후스트레스가 높을 수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폭력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에 자살 생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29]. 실제 우리나라 자살사망자 수가 2018년에 1만 3, 670명에 자살률은 26.6명이었다가 2019년에는 1만 3, 799명으로 전년도 보다 0.9% 증가하였지만[27], 북한이탈여성은 3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Shaffer 등(1998)에 따르면, 자살 관련 모든 생각과 행동이 실제 자살 사망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앞으로의 자살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예측요인이고 [29], 특히 사회적 폭력이 매우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실태 및 자살 생각을 예방할 수 있는 보호 요인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3. 자살 생각과 자아존중감의 관계

자아존중감은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평가와 관련된 것으로서, 자기 존중의 정도와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정도를 의미한다[32]. 자존감은 인간의 감정 중에서 주도적인 특성을 가지며, 자아개념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인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34]. 반대로, 자신의 중요성, 유능감, 자신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지면 우울증을 일으키기도 쉽다[33]. 김지훈과 김경호(2013)가 한국복지패널을 이용하여 자살 관련 유발 변인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심리상태의 하위변수인 자아존중감은 자살 생각과 자살계획의 주요한 유발 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34]. 이것은 자아존중감을 강화시켜 자살 생각과 자살계획의 예방적 개입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폭력피해를 경험한 북한이탈여성은 자존감과 자신감이 낮아지고 적극성도 낮아질 수 있다. 또 사회적 능력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다시 대처 능력과 자기통제력 부족, 사회적 고립과 사회성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폭력에 대한 수동성과 어떠한 상황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변하여 우울감을 초래할 수 있다 [27]. 이와 같은 부정적 영향은 부부폭력피해 여성이 피해 경험이 없는 여성들보다 자살시도나 약물중독, 알코올중독의 가능성이 있고, 우울증 진단 가능성과 우울 증상으로 인한 인지적 왜곡 및 자기 비난이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들보다 매우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27][32].

그러나 자아존중감은 폭력피해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는 변수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내적인 자원인 동시에 주변 환경에 대한 대처에 도움이 되는 사회적 자원을 개선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낮추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34]. 따라서 폭력피해의 결과로 심각해진 우울 문제를 개선하여 자살계획 혹은 자살 생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존엄에 대한 인식이 있는 경우 유사한 폭력피해라 할지라도 우울 혹은 자살 생각과 같은 부정적 영향이 낮아질 수 있다. 간호대학생의 스트레스와 자아존중감, 우울에관한 연구에서도, 자아존중감이 높거나 향상될수록 우울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5]. 또 베이비부머의 가족 갈등 관련 대처전략과 가정폭력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를 살펴본 결과, 강화된 자아존중감이 폭력에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34]. 즉, 자존감이 폭력을 감소시키는데 유효하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예방적 개입 혹은 보호 요인으로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본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이탈여성의 사회적 폭력 경험의 실태는 어떠한가? 둘째,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과 자살 생각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셋째,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이 북한이탈여성의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이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북한이탈여성이 남한 사회에 정착한 이후 사회 현장에서(학교나 직장, 사회) 겪은 폭력 경험이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 그 과정에서 북한 이탈 여성의 자아존중감의 조절 효과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북한이탈여성의 폭력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2012년도부터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해 온 ‘북한 이탈 여성 폭력피해 예방 및 지원 사업’의 2017년도 자료를 활용하였다. 본 조사는 북한이탈주민 지원기관직원, 북한이탈여성 당사자 활동가들의 지원을 받아 시행되었으며, 이전 조사보다 남한에 정착한 이후의 폭력피해 실태에 주안점을 두고 이루어졌다. 설문에 응답한 북한 이탈 여성 총 158명의 응답이 분석에 활용되었다.

2. 변수 측정

(1) 자살 생각

자살과 관련된 특성들은 지난 1개월 동안 자살 관련된 생각이나 행동에 대한 경험을 총 5문항으로 살펴보았다. 이중 자살 생각 관련 문항은 총 3문항으로,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 ‘자해 생각’, ‘자살 생각’ 유· 무에 관한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지난 1개월 동안 생각을 한 적이 있으면 ‘예’ 또는 ‘아니오’로 응답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자살 생각 유·무를 종속변수로 활용하였다. 자살 생각과 관련된 3개의 문항 중 하나의 문항 이상에 ‘예’라고 응답한 경우를 ‘1’, 3개의 문항 모두에 응답하지 않는 경우를 ‘0’으로 조작화 하였다.

(2) 사회적 폭력 경험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남한에 정착한 이후 학교나 직장, 사회에서 경험한 사회적 폭력 유무를 활용하였다. 이론적으로 사회적 폭력에는 차별과 배제가 포함되지만, 본 조사에서는 학교나 직장, 사회에서 경험할 수 있는 폭력을 신체적 폭력, 언어적 폭력, 성폭력으로 구분하여 피해 경험의 유·무(있음, 없음)를 질문하였다. 남한 사회에서 각 유형의 폭력피해 경험이 있으면 ‘1’, 없으면 ‘0’에 표시하도록 하였다. 본 분석에서는 폭력 유형별로 구분하지 않고 각 폭력 유형 중 피해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사회적 폭력피해 경험 있음 ‘1’로, 한 번도 없으면 ‘0’으로 더미변수화 하여 측정하였다.

(3) 자아존중감

본 연구의 조절변수는 자아존중감이며, 자아존중감은 Rosenberg의 자아존중감 척도를 활용하였다. 총 10문항으로 각 문항에 대한 응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 1점에서 ‘매우 그렇다’ 5점의 5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있다. 총 10개의 문항 중 5개의 문항을 역점수화하여각 항목별 점수를 모두 합산한 총합의 평균을 활용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연구에서 자아존중감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 .71 로 나타났다.

(4) 인구사회학적 변수

남한 사회에서 겪은 사회적 폭력 경험이 북한 이탈 여성의 자살 관련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연령, 배우자 유무, 취업유무, 월평균 소득, 만성질환수, 학력을 통제변수로 활용하였다. 월평균 소득은 근로소득 정부지원금과 기타 소득을 모두 포함한 월소득 총합으로 측정하였다. 만성질환 수는 지난 1년간 앓았거나 현재 앓고 있는 만성질환을 모두 표시하게 하였으며, 체크 한 만성질환 수의 총합으로 측정하였다. 학력은 남한에서의 학력을 최종학력으로 처리하였고, 남한에서 정규교육과정 경험이 없는 경우, 북한에서의 학력을 최종학력으로 처리하였다.

3. 분석방법

본 연구에서는 기술통계분석, 상관관계 분석, 위계적이항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하였다. 빈도분석과 기술통계분석을 통해 북한이탈여성의 특성과 사회적 폭력 경험, 자아존중감, 자살 생각 특성을 살펴보았다.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살 생각, 자아존중감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북한이탈여성의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이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위계적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사회적 폭력과 자아존중감의 상호작용 효과를 검증에서는 분석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중공선성을 해결하기 위하여 분석 수행 이전에 평균 중심화를 선행적으로 진행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연구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

연령은 40대가 52명 32.9%로 가장 많고, 30대 41명 (25.9%), 50대 38명(24.1%), 20대 14명(8.9%) 순이며 평균 연령은 43.96세이다. 사실혼을 포함하여 유배우자는 88명 (55.7%)이며, 무배우자는 68명(43.6%)으로 유배우자가 더 많았다.

표 1. 인구사회학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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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경제 수준을 대표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가구 월평균 소득은 300만원 이상인 경우가 35명(22.2%)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50만원 미만의 월평균 가구소득을 보이는 경우가 31명(19.6%)에 이르렀고, 50-100만원 미만인 경우가 29명(18.4%), 100-150만원 미만인 경우가 23명(14.6%)의 순으로 나타나 월평균 가구소득 내에 상당한 편차가 나타났다. 평균 월소득은 약 174만원으로 나타났다. 학력은 고등학교 졸업이 53명 33.5%로 가장 많았으며, 전문대졸 37명 23.4%, 대재를 포함한 대졸의 경우는 34명 21.5%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앓았거나 현재 앓고 있는 질환이 한 개 이상 있는 경우가 103명 65.2% 로 나타났으며, 앓고 있는 만성질환 수의 평균은 1.94 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이 한 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 사회적 폭력 경험 실태

본 연구에 참여한 북한이탈여성이 남한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학교, 직장, 지역사회와 같은 사회 현장에서 경험한 사회적 폭력 경험의 실태를 파악하였다.

남한 사회에 정착한 이후 학교, 직장, 지역사회에서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경우는 20명 14.2%,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경우는 48명 32.4%, ‘성폭력 경험’은 17 명 11.9%로 나타났다. 언어적 폭력을 가장 많이 경험한 것을 알 수 있다. 하나 이상의 사회적 폭력을 경험한 경우를 기준으로 사회적 폭력을 경험 유무로 구분하였을 때, 53명인 35.1%가 남한 사회에서 폭력을 경험하였다. 두 가지 유형 이상의 폭력을 중복적으로 경험한 경우는 22명, 14.5%로 나타났다. 폭력을 경험한 53명 중두 가지 유형을 중복적으로 경험하는 경우는 약 41%로 나타났다. 폭력은 하나의 유형보다는 중복적으로 가해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폭력을 경험하는 경우, 다중 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표 2. 사회적 폭력 경험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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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항별 결측치 발생의 비율과 사례가 다름.

3. 사회적 폭력, 자아존중감과 자살생각의 관계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 자살 생각 간의 관련성을 파악하고자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자살 생각과 자아존중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자살 생각은 총 3개 문항으로 측정하였는데,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경우는 54명 35.5%로 나타났다. ‘자해하고 싶었던 적’은 36명 24.3%, ‘자살을 생각한 적’은 49명 32.2%로 나타났다. 3문항 중 한 문항 이상 자살과 관련된 생각을 한 경우가 61명 38.6%로 나타났다.

자아존중감의 평균은 5점 만점에 평균 3.68점으로 5 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된 점을 고려할 때, 중간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표 3. 자살생각과 자아존중감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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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항별 결측치 발생의 비율과 사례가 다름.

각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자살 생각과 사회적 폭력 경험, 자아존중감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과 사회적 폭력은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331)를 보였으며, 자아존중감과는 부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456). 사회적 폭력 경험이 있을수록 자살 생각을 하는 경우가 높아지고.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자살 생각을 하는 경우가 낮아지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표 4. 사회적폭력, 자아존중감과 자살생각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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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1

4.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북한이탈여성의 남한 사회에서의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이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위계적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1단계에서는 통제변수인 연령, 학력, 월 소득, 만성질환 수, 취업 유·무, 배우자 유무와 사회적 폭력 경험 유·무가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였다. 2 단계에서는 1단계 모델에 자아존중감 변수를 추가 투입하였다. 3단계에서는 사회적 폭력과 자아존중감 간의 상호작용 변수를 투입하였다. 분석 전에 다 중공선 성으로 인한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평균중심화에 의한 분석을 하였으며, 주요 변수 간의 상관관계, 공차한계 (Tolerance)와 분산팽창요인(VIF)을 검토하였다.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살 생각의 상관관계는 다 중공선 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 이상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지 않았다. 모든 변수의 공차 한계(Tolerance)는 가장 작은 값이 .509로 .1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며, 분산팽창요인(VIF)은 가장 큰 값이 1.965로 10보다 작은 수준을 보여, 분석 결과가 다중공선성으로 왜곡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독립변수와 통제변수를 투입한 1단계를 살펴보면, 1 단계 모형은 북한이탈여성의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만성질환 수와 사회적 폭력 경험이었다. 정착 이후 남한 사회에서 사회적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경우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사회적 폭력을 경험한 경우는 하지 않은 경우보다 자살을 생각할 확률(odds)이 3.346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만성질환 수가 한 단위 증가할 때, 자살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단계 모형은 자아존중감을 추가로 투입하여 분석하였다. 설명력의 크기는 48.1%로 (Nagelkerke R²=.415) 나타났다. 2단계에서 투입된 변수 중에서 남한 사회에서의 사회적 폭력 경험과 만성질환 수, 자아존중감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자아존중감은 부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사회적 폭력 경험과 만성질환 수는 정적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이는 사회적 폭력을 경험한 경우와 만성질환 수가 많을수록 자살 생각을 할 가능성이 크며,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자살 생각을 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 5.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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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01, **p<.01, *p<.05, †p<.10

3단계 모형은 자아존중감의 조절 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독립변수, 조절변수, 상호작용항을 투입하여 분석하였다. 설명력의 크기는 48.1%(Nagelkerke R²=.415) 로 나타났다. 1, 2단계 분석에서 유의미하게 나타났던 만성질환 수, 사회적 폭력 경험, 자아존중감이 3단계 분석에서도 유의미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 간의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회적폭력경험과 자아존중감 두 변수 간에 상호 영향보다는 각 변수들이 자살 생각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이 북한 이탈 여성의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 알아보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2017)의 북한 이탈 주민 폭력피해실태 자료를 활용하여 사회적 폭력과 자살 생각, 자아존중감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응답자의 평균 연령은 약 44세였으며, 남한 정착 기간은 평균 7.5년으로 나타났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는 사실혼은 포함하여 88명 55.7%였으며, 배우자가 없는 경우는 68명 43.6%로 배우자가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응답자의 평균 월소득은 약 174만원으로 나타났지만, 응답자의 경제적 지위에서 편차가 큰 편이었다. 학력은 전문대졸 이상이 약 45%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탈여성의 자살 생각 특성을 알아본 결과,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경우는 35.5%, 자살을 생각한 경우는 32.2%로 나타났다. 남한 사회에서 학교나 직장, 지역사회에서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경우는 14.2%, 언어폭력 경험은 32.4%, 성폭력 경험은 11.9% 로 매우 높게 나타났고, 하나 이상의 폭력 유형을 경험한 비율은 35.1%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살 생각 간 상관관계에서는 정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며, 자살 관련 특성과 자아존중감은 부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즉 사회적 폭력을 경험한 경우 자살을 생각할 경우가 높아지지만, 자존감이 높을수록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는 낮아진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이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위계적 로지스틱 분석을 한 결과, 사회적 폭력 경험이 있고 전체 질환 수가 많을수록 자살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자아존중감을 투입한 결과, 사회적 폭력 경험과 만성질환은 1단계와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자아존중감은 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자살을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본 연구에서는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감의 관계에 주목하며 두 변수의 상호작용 효과를 함께 살펴보았으나, 둘 간의 상호작용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고 두 변수 모두 북한이탈여성의 자살 생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확인되었다. 이는 북한이탈주민의 사회 적응과 자살 생각 간에 자아존중감이 조절 효과를 보이는 김희진과 정윤경(2015)의 연구결과와는 다른 연구 결과이다. 또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따돌림과 같은 학교폭력 피해 경험과 자살생각 간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 효과를 보고한 연구와[10] 자살 행동과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 효과를 보고한 연구[11]들과도 다른 결과이다. 이것은 본 연구에서는 자살 생각을 유무로 측정하였으나 타 연구들에서는 자살 생각에 관한 문항들에 응답하는 리커트 척도의 합을 이용한 측정 도구의 차이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몇 가지를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폭력을 경험한 응답자가 약 35%에 이르렀다. 이는 개인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 생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학교, 직장,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물리적 차원의 폭력을 차단할 수 있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대안 및 지침을 마련하고, 교육 매뉴얼 등을 배포하며, 인식개선과 교육이 연중 실시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북한 이탈 여성은 폭력을 사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고 가부장적인 가치관으로 인해 폭력에 대한 의식이 남한 사회와 차이가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기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하나센터와 지역 적응센터, 지역복지관에서 양성평등 교육 및 폭력 예방 교육을 통해 폭력에 대응하는 기본적 역량을 갖추게 하고 북한 이탈 여성이 실생활에서 경험하는 폭력과 차별 사례를 수집하여 대처 매뉴얼을 개발하여 배포함으로써 대처 능력을 높이도록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사회에서 경험한 폭력 경험을 충분히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폭력 경험은 그 자체로 직접적으로 북한 이탈 여성의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사회소수자로서 남한 사회에서 겪은 폭력 경험을 드러내기 어려운 취약계층인 북한이탈여성은 폭력으로 인한 심리 정서적 어려움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폭력 경험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 이로 인한 우울과 무기력, 분노의 정서를 다루어주고, 이러한 감정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완화시켜 줄 필요가 있다[9]. 폭력 경험, 외상 사건에 관해 얘기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비난에서 벗어나며, 사건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고,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9]. 이를 위해서는 북한 이탈 주민을 위한 상담 기관의 접근성, 내용의 충실성, 상담원의 전문성 등이 구축되어야 한다. 상담자들은 이들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제도적 개입과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자원을 연계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셋째, 북한이탈여성에 대한 교육에서 자기평가와 가치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상담 및 지원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사회적 폭력 경험과 자아존중 감의 상호작용 효과는 없었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자원임을 확인하였다. 북한 사회와 탈북과정, 남한 사회에서 반복적이고 강도 높은 비난과 폭력을 경험한 북한 이탈 주민의 자존감은 낮을 가능성이 크다[15]. 특히 자존감이 낮을 경우, 자기부정이나 자기 비난이 심화되고 인지적 왜곡와 더 나아가 자살 생각과 시도,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15 재인용]. 따라서, 남한 사회에서 겪은 폭력 경험으로 인해 자살 생각을 갖는 북한 이탈 여성의 자존감을 증진하는 개입은 자살 생각 감소에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자아존중감은 폭력 경험 자체보다는 폭력 경험으로 인한 우울과 무기력과 같은 부정적 정서가 자살 생각에 미치는 과정을 조절하기도 한다[9]. 따라서, 자아존중감 강화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내적 자원을 갖고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며 자살 생각을 예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넷째, 북한이탈여성의 만성질환이 자살 생각과 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이탈여성의 만성질환은 탈북 이후부터 남한에 입국하기까지 신체적, 정서적 어려움과 대인관계에서의 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즉 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와 물리적 고통으로 인한 것인데, 여기에 남한의 낯선 환경과 사회적 폭력 경험은 이들의 질병을 더욱 악화시키는데 기여하게 되고 이는 다시 자살 생각 및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현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의료급여를 지원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좀 더 적극적인 아웃리치와 장기적인 사례관리 서비스를 통해 건강 및 질병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즉 이들의 질병 및 건강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여 신체적 회복을 경험함으로써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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