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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s in Overcoming Cognitive Decline in Climacteric Women : A qualitative Study

갱년기 여성의 인지감퇴 극복과정에 대한 경험

  • 김지현 (삼육대학교 간호대학 조교수) ;
  • 김윤수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지역보건사업부 연구위원)
  • Received : 2020.02.21
  • Accepted : 2020.05.09
  • Published : 2020.05.28

Abstract

The present study comprehensively explored the experiences of cognitive decline and of overcoming such decline in climacteric women to gain a deeper understanding of these women's cognitive health issues. Fourteen climacteric women were recruited, and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qualitative interviews.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using phenomenological methods suggested by Colliazzi. The quality of the present study was further improved according to the evaluative criteria for rigor suggested by Lincoln and Guba. The interviews resulted in 210 statements, 43 significant statements, 17 themes, and 5 theme clusters. The theme clusters were "loss of memory and distraction in everyday life," "struggle to overcome," "greeting an inevitable guest," "conforming to life changes," and "dreams of the past and future plans." As they experienced menopause, the participating women experienced decline in memory and concentration, as well as problems communicating. Climacteric women experienced cognitive decline during menopause and made significant efforts to overcome it; therefore, effective programs that promote cognitive function and adaptation should be provided for climacteric women.

본 연구의 목적은 갱년기 여성들의 인지기능 감퇴와 극복과정에 대한 경험을 포괄적으로 탐색하여 그들의 인지건강 문제가 무엇인지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다. 연구 참여자는 갱년기 여성 14명으로 하였으며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Colazzi의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210개의 의미 진술, 43개의 진술, 17개의 주제 도출, 5개의 주제 모음이 확인되었다. 5개의 주제 모음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망각과 산만함',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 '피할 수 없는 손님맞이', '삶의 변화에 동조하기', '이전의 꿈꾸던 일과 앞으로의 여정' 이었다. 갱년기 여성은 폐경기를 지나면서 인지기능 감퇴를 경험하고 있었으며 동시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시도하고 있었다. 따라서 인지기능 감퇴를 호소하는 갱년기 여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효과적인 중재안이 요구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안으로 인지기능증진 프로그램 개발과 실제적인 적응 방안이 제공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Keywords

I.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2018년 현재 40∼64세에 해당하는 중년여성 인구는 여성 총인구 대비 39.4%를 차지하고 있으며[1], 이 시기에는 난소기능 감퇴와 폐경으로 인해 신체적, 생리적 변화를 겪게 되며 자녀들의 성장과 독립, 가정 내 역할 변화 등으로 인해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고립감과 위축감 등 정서적, 심리적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2]. 여성의 생애주기 중 생식기에서 비생식기로 전환되는 이 시기는 난소기능 감퇴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로 여러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변화 등의 발달적 위기에 속하는 특성이 있어[3] 폐경을 맞이하는 여성이 건강하게 이러한 발달적 사건에 적응하도록 돕는 적극적인 간호가 필요하다.

폐경은 에스트로겐 결핍과 관련된 내분비계의 변화로 인하여[4] 혈관성 변화, 신경계 변화, 비뇨생식기 변화, 근골격계 변화가 초래되며 이로 인해 안면홍조, 두통, 오한, 기억력 감퇴, 허리통증, 관절통 등의 증상들이 빈번하게 나타난다[5]. 1994년 대한폐경학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폐경 여성이 공통적으로 나타내는 특성으로 기억력 감퇴, 두통, 불면 등이 25~50%의 여성에서 나타난다고 하였으며[6], 2013년 질병관리본부에서 주관한 폐경기 관리 및 정보요구도 실태조사에서도[7] 폐경기 증상 중 피로감, 피부건조, 기억력 저하를 가장 빈번하게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 결과를 보면 20년이 지난 시점에도 폐경기 여성이 주되게 호소하는 공통적인 증상 중 하나가 기억력이나 집중력저하 등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인지기능의 변화는 흔히 노화과정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거나 증상이 대체로 경미하여 크게 문제 삼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폐경으로 인한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우울증 증가 위험과 인지기능의 감소와 연관이 있으며[8] 기억과 인지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해마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난소 호르몬 저하가 해마에 있는 신경변성과 연관되어 인지기능 손상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9]. 즉 에스트로겐이 폐경으로 인해 급격히 감소됨에 따라 혈액순환에 영향을 미치며,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 등 인지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8] 특히나 폐경 후 우울증이 있는 여성은 치매의 높은 발생률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9]. 또한 이러한 인지기능의 손상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할 뿐 아니라 의사소통 장애, 사고의 위험증가, 학습장애, 업무처리 능력 장애 등으로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가 위축되고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아무리 경미한 인지기능 손상이라도 인지기능장애는 갱년기 여성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10]. 여성 생애 발달과정의 일부분이면서 노년기로 이행되는 시기인 갱년기 여성들의 건강은 노년기 삶의 질에 매우 큰 영향을 주므로 이 시기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갱년기 여성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인지감퇴의 경험이 어떠하며, 극복을 위한 경험의 본질적인 구조는 무엇인지를 확인함으로써 이에 대한 영향 정도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하였다. 또한 갱년기 여성의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 갱년기 여성의 인지기능 증진과 더불어 건강증진 행위를 고려한 간호중재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많은 변화를 경험하는 중년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갱년기 적응을 돕고 인지기능 증진 및 건강상태를 개선하여 건강한 중년기를 보낼 수 있는 전략적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갱년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겪는 인지감퇴의 경험과 극복하는 과정을 포괄적으로 탐색하여 그들의 인지건강 문제가 무엇이며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갱년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인지기능증진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개발수용 가능성을 파악하고 서비스 확산을 위한 발전방안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40∼64세 사이의 갱년기를 경험하고 있는 여성들의 인지기능 감퇴의 증상과 수용과정을 심층면담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Colazz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 [11][12]으로 분석한 질적 연구이다.

2. 연구 참여자

본 연구에는 서울 및 경기도에 거주하는 40세에서 64세의 중년여성 중에서 갱년기를 경험하고 있거나 경험한 자로서 주관적으로 폐경 이후 폐경 이전과 다르게 인지감퇴가 있다고 생각하고, 중추신경계 질환 병력이나 중추신경계에 방사선 치료 및 수술병력이 없으며,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응답해 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자 중 본 연구목적을 이해하고 연구 참여를 서면으로 동의한 14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3. 자료 수집

자료 수집은 의도표집을 통해 면담 대상자를 확보하였다. 자료수집일은 2018년 6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진행되었으며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 전 예비조사를 통해 갱년기 여성의 인지기능관련 변화들을 알아보고 연구주제를 심층적으로 구조화하고 반구조화된 질문들을 통해 연구 주제에 대한 현상을 살펴보았다. 자료수집 형태는 주로 심층면담과 참여 관찰로 이루어졌으며 얼굴표정과 몸짓, 태도, 시선처리, 억양의 변화 등을 관찰하면서 메모 노트를 활용하였다. 면담 장소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담에 임할 수 있도록 조용한 카페 등을 이용하였으며 면담은 한 사람마다 새로운 정보나 자료가 나오지 않아 자료가 포화될 때까지 진행하였다. 1회 면담 시 소요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하였으며, 참여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휴식시간을 할애하였다.

질문의 시작은 “폐경 후 일상생활에서 인지손상(기억력 저하나 주의력 저하 등)과 관련된 경험을 말씀해주십시오.”이었으며, 이어서 “폐경 이후 생활하면서 기억력이나 주의력이 떨어졌던 경험은 무엇입니까?”, “기억력이나 주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주 질문으로 “기억력이나 주의력이 떨어질 때 어떠한 방법을 활용하셨습니까?” 이었다. 기타 질문으로 “폐경이 되어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무엇이 있습니까?”, “폐경은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온다고 생각하십니까?”, “폐경은 여성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등이었다.

면담은 모두 연구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하였으며, 녹음 후 하나씩 번호를 붙여 파일로 저장하여 면담내용을 반복하여 들으면서 가능한 참여자가 표현한 언어 그대로 필사하는 과정을 거쳤다. 파일을 필사한 후 다시 들으면서 필사의 정확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그 후 종이에 인쇄된 면담내용을 가지고 괄호치기 작업을 하면서 면밀하게 분석하였다. 자료수집과 분석에서 연구자의 선입관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면담이 끝난 후 관련된 문헌고찰을 진행하였다. 면담을 끝내고 참여자들에게 5만 원 상당의 선물을 제공하여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4. 윤리적 고려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S대학교 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 후(IRB No 2-1040781-AB-N-01-2016124HR) 진행하였다. 면담을 시작하기 전에 연구의 목적과 의의에 대하여 설명 후 동의서를 받았으며 연구 참여 중간에도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거부할 수 있음을 설명하여 자발적인 연구의 참여를 보장하였다. 참여자에게 동의를 구한 후 면담의 내용을 녹음하였으며 연구과정 중 알게 된 면담내용은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임을 개별적으로 설명하였다. 참여자들의 피로를 고려하여 면담의 시간과 간격을 요구에 맞추어 진행하였고, 면담 시 참여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공간을 배려하였다.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자 신원을 코드화하고 자료는 연구자 개인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여 보관하였다. 문서자료는 잠금장치가 있는 서류함에 보관하였고 종료 후 기한 후에 파쇄기로 파기할 것이다.

5. 자료 분석

필사된 자료는 Colazzi[12]가 제시한 현상학적 분석 방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심층면접을 통해 진술된 갱년기를 경험한 여성들의 인지감퇴 극복경험에 대한 감각과 느낌을 면담상황을 떠올리면서 면담 내용의 필사본을 반복적으로 읽어 느낌을 얻고자 하였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두 연구자가 독립적으로 각각 필사본을 읽으면서 참여자의 경험의 본질적인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이나 참여자들 간에 반복적으로 진술되는 내용에서 강조되는 부분에 밑줄을 그으면서 참여자들의 경험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진술을 추출하고자 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추출된 주요 진술 또는 구절들로부터 의미를 구성하기 위해 각각의 맥락 속에 숨겨진 의미를 한 단계 더 추상적인 진술로 구성하였다. 이렇게 구성된 의미는 두 연구자가 함께 확인하고 공통된 의미를 중심으로 하나로 통합하였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앞에서의 작업을 다시 한 번 더 반복하면서 그것을 통해 드러난 의미들을 의미, 주제, 주제모음으로 조직했다. 주제들이 확립되면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 자료들을 보면서 내용을 계속 수정 보완해 나갔으며,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간호학 교수 2명에게 의미와 주제와 주제모음들을 제시하여 자문을 구함으로써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고자 했다. 유사한 주제를 묶어 더욱 추상화된 주제모음으로, 주제모음을 묶어 범주로 조직하였다. 다섯 번째 단계에서는 주제모음들이 나타내는 현상을 중심으로 주제에 대한 포괄적인 기술을 시도했다. 여섯 번째 단계는 갱년기 여성들의 인지감퇴 경험과 극복과정 경험에 대한 포괄적인 기술을 연구주제의 근본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명료한 진술로 바꾸고자 했다. 일곱 번째 단계는 분석결과에서 도출된 본질적인 구조가 참여자들의 경험과 의 미와 일치하는지에 대해 견해를 직접 물어서 확인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가 나타났을 경우에는 연구결과에 포함시켰다.

6. 연구 신뢰도와 타당도

Lincolon과 Guba[13]의 엄밀성 평가기준에 따라 본 연구 질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사실적 가치 확보를 위해 참여자 중 무작위로 추출한 참여자 1명에게 분석 내용을 읽어주고 연구자가 기술한 내용이 참여자의 경험적 진술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적용성을 위해 이론적 포화에 이르기까지 자료수집과 분석을 지속하여 폐경 후 참여자의 인지기능 감퇴 경험을 모두 나타내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현상의 다양한 차원과 주제 모음을 포함하고자 하였다. 일관성 확립을 위해 면담내용의 녹음과 필사, 현장관찰 기록 등을 이용하였으며 면담이 끝난 후 녹취한 내용은 되도록 빠른시간 내에 필사를 함으로써 자료의 누락이나 왜곡됨이 없도록 하였다. 중립성 확보를 위해 연구시작에서 종료 시점까지 연구자의 편견과 선입견은 최소화하고 갱년기 중년여성이 경험하는 인지손상이란 경험과 견해가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였다.

7. 연구자의 훈련 및 준비

연구자들은 대학원 수업과정에서 질적 연구방법에 대한 학점을 이수하였고 질적연구의 이론 및 실제에 관한 문헌을 반복적으로 탐독하였다. 또한 질적 연구 경험이 풍부한 교수와 지속적인 질적연구 모임을 통해 자료수집을 위한 면담 방법, 면담 지침, 면담 자료의 분석과 분석을 통한 순환적인 자료수집 및 분석에 이르기까지 전 연구과정을 수행하였다.

Ⅲ. 연구 결과

연구 참여자는 모두 14명으로, 연령은 50세에서 63세까지였고 교육 수준은 고졸 6명, 대졸 이상 8명이었다. 폐경전기 1명, 폐경 주위기 1명, 폐경 후기가 12명이었고 평균 폐경 나이는 49.9세였다. 종교는 기독교 12명, 천주교 1명, 종교 없음이 1명이었고 직업이 없는 참여자가 2명, 직업을 가진 경우가 12명이었다. 만성질환을 진단받은 참여자는 8명이었고, 건강하다고 느끼는 참여자가 9명, 보통이 4명, 건강하지 못함이 1명이었다. 또한 참여자 1명은 4년 전에 갑상선 암 수술과 1년 전에 유방암 수술을 받으면서 항암치료를 했으나 호르몬 치료는 받지 않은 상태였다.

갱년기 중년여성의 인지감퇴 경험 연구 참여자로부터 얻은 원 자료에서 구절과 문장을 주의 깊게 살펴 의미를 구성하였다. 210개의 의미진술에서 43개의 진술을 구성하였고, 17개의 주제가 도출되었으며, 5개의 주제 모음으로 구체화하였다[Table 1]. 5개의 주제 모음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망각과 산만함’,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 ‘피할 수 없는 손님맞이’, ‘삶의 변화에 동조하기’, ‘이전의 꿈꾸던 일과 앞으로의 여정’ 이었다. 갱년기 중년여성의 인지감퇴 극복과정 경험의 본질적 주제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Table 1. Experience of cognitive decline in menopausal middle-aged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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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제모음: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망각과 산만함

1.1 가물가물한 기억

참여자들은 몇 시간 전에 생각한 일도 가물가물하면서 생각나지 않고 희미한 경우, 이름이나 사물의 명칭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경우, 물건을 놓았던 장소가 기억나지 않아 헤매고 찾는 일들이 많았다고 하였다. 생각날 것 같은데 생각나지 않고, 며칠 지나면 어느 순간 생각이 났으며 단어의 한 글자 정도만 기억이 나기도 하였다. 오래된 일들은 선명한데 최근 변화된 일은 잘 생각이 안 난다든지, 자동차 열쇠를 차에 두고 내리기도 하고, 전화번호나 차 번호 등도 잘 외워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였으며 이름이나 사물의 명칭에 대한 기억이나 일상생활에서의 물건의 위치 등에 대한 기억 감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책을 암기할 정도로 기억력이 정말 좋았었는데, 아이들 이름, 가족들 전화번호 등이 기억이 안 나요. 자동차 열쇠를 차에 두고 내려서 열쇠가 차 안에 있으면 문이 안 잠기게 설정을 해 놓았어요. 핸드폰도 자주 잃어버려서 핸드폰이 일정거리 떨어지면 알람이 울리게 설정해 놓았어요.(참여자 2) 사무실에 물건을 가지러 갔는데 무엇을 가지러 왔는지 생각이 안 나고, 대화를 할 때 어디까지 했는지 생각이 안나요.(참여자 7)

1.2 집중이 안 되는 순간순간들

책을 읽다가 다른 생각을 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도 집중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예전보다 오래 걸린다고 하였다. 운전할 때도 집중력이 떨어져서 다른 생각을 하다가 빨간 불일 때 횡단보도를 지나가기도 하고, 속도위반을 해서 벌금을 내기도 하였다. 참여자들은 예전보다 특히 독서나 업무 중에 집중력이 떨어진 것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직원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다른 직원이 와서 다른 사업 이야기를 하면 쉽게 전환이 안 되고, 관련 서류를 다시 여러 번 오랜 시간 읽어봐야 해요. 심지어는 공문을 한번 읽어서는 잘 이해가 안 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이해하기도 해요.(참여자 1) 회의를 할 때 집중이 안 되서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고, 화장실에 중요한 자료를 두고 나온 경험도 있어요. 5년째 출퇴근하던 익숙한 길임에도 나가는 인터체인지 입구를 깜빡 놓친 일이 있었어요.(참여자 3)

1.3 조리 있는 말솜씨의 실종

참여자들은 상황을 조리 있게 설명하는데 있어 불편함을 경험하였다. 설명과정에서 단어에 대한 기억력이 떨어지고 단어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어려워졌음을 호소하였다. 사용하려는 구체적인 단어가 연결이 안되고, 순발력과 낱말 구상력이 떨어지고 알고 있는 지식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들과 대화를 할 때는 서로 비슷한 상황을 잘 이해하니까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는데 업무 중에는 설명을 할 때 막히기도 해요.(참여자 3) 이야기를 할 때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누어서 설명하려고 해도 막상 말을 할 때는 뒤죽박죽 엉켜서 자괴감이 들어요.(참여자 4)

2. 주제모음: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

2.1 기억의 창고 앞에 이름표 달기

많은 참여자들이 메모하는 습관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집안 곳곳에 중요한 사항을 메모하고 핸드폰에 저장해 놓고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잊기 쉬운 중요한 일상 소지품들을 바구니 하나에 모아두거나 같은 장소에 물건을 두는 습관을 가지려 하였다.

시장에 갈 때는 메모해서 가려고 하고, 평소에 무언가를 외우려고 노력해요. 방에 물건을 찾으러 갔다가 생각이 나지 않을 때에는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고 기억해내려 노력해요.(참여자 6) 중요한 것은 메모를 하려고 노력하고 실수하면 안 되는 내용은 미리 확인해보고 꼭 이야기해야 할 내용은 사람을 만나자마자 먼저 이야기해요. 전화기나 열쇠 등 잘 잃어버리는 물건을 정해진 자리에 두는 연습을 해요.(참여자 3)

2.2 온 힘을 다해 집중하기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못 하기 때문에 한 가지 일을 집중해서 처리하려고 노력하였고, 집중해야 할 일이 생기면 조용한 곳으로 이동해서 처리하였다.

집중해야 할 것들이 생기면 혼자 조용한 곳으로 가서 집중해요. 집중을 해야 할 때는 미리 마음으로도 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참여자 5) 여러 번 미리미리 집중하자, 기억해보자 하고 스스로 주입하는 노력을 해요. 특히 사고가 난 적이 있어서 운전을 할 때 딴 생각을 안 하고 집중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참여자 7)

2.3 말하기 전에 생각하고 반복 연습하기

참여자들은 어휘 사용에 예전과는 다른 불편함을 경험했고 대화의 연결에 문제가 있음을 느낀 경우가 많았다. 중요한 만남이면 미리 준비하고 소리 내서 연습하기도 하였다.

중요한 날 대화를 할 때 미리 연습해보고 준비해 가려고 했어요.(참여자 7) 중요한 어휘를 연습하고 토론 잘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따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참여자 4)

2.4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여 극복하기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암산을 한다든지 성경구절을 외운다던지 하는 등의 머리를 쓰는 활동을 의도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뇌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고 하는 콩, 생선, 야채, 과일 등을 섭취하려고 애썼다. 또한 폐경에 따른 기억력, 주의력 감퇴를 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긴장을 풀려고 노력하였다. 참여자들은 여러 다양한 정보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적용해 보고 또 다른 방법들을 찾고 있었다.

장을 볼 때나 일생생활에서 스마트폰의 전자계산기를 사용하기보다는 암산으로 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가끔은 딸들과 화투도 치면서 점수계산도 하고요. 좋아하는 성경 구절을 외우기도 합니다.(참여자 8)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고 마음먹고 있어요. 콩이나 생선 야채 등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 특히 배드민턴을 즐겨 했었는데 무릎 관절에 문제가 생겨 쉬고 있어요.(참여 자 10)

2.5 도움이 될 수 있는 나침반은 어디에 있나요

집중력을 높이거나 기억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내용의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참여자가 많았는데 두뇌게임이나 퍼즐, 요리교실, 운동프로그램, 독서 후 토론활동 등에 대한 요구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적인 측면 뿐 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산림욕, 찜질, 마사지, 요가, 아로마 요법 등의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 하였다.

기억력 강화를 위한 요리교실 같은 것을 생각해봤어요. 요리를 하면서 손 운동을 하고 만든 음식을 시식하며 영양공급도 하고, 그 속에 포함된 영양소를 공부하며 활용하는 방법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내지 않을까요?(참여자 9) 뭔가 재미있게 흥미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교육을 받고 싶어요. 대부분의 교육은 재미가 없잖아요.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교육이면 좋겠어요.(참여자 14).

3. 주제모음: 피할 수 없는 손님맞이

3.1 양날의 검, 폐경

참여자들은 생리가 끝나서 홀가분함을 느꼈고, 생리 전 증후군이나 운동, 여행 등에서 불편함이 줄어든 것에 대해 좋은 점으로 인식하였다. 그러나 ‘본인이 더 이상 여성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조심스러움이 없어진 거친 행동이나 거침없는 말, 큰 말소리 등에 스스로 당황하기도 하였다. 복부비만 등으로 인한 자신감 저하 등을 느끼기도 하였고 질 건조로 인하여 부부관계 시에 불편함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좋은 점은 활동이 자유로워진 것, 운동이나 사우나 같은 활동들을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점이고 나쁜 점은 가끔 행동과 말에 조심스러움이 없어지는 것을 느껴요. 웃음소리도 커지고 남을 의식하지 않는 돌출행동을 하는 것 같아요.(참여자 11) 여름에 생리대를 안 해도 되고 냄새도 그렇고요. 나쁜 점은 글쎄요... 힘들어요. 몸도 마음도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니... 몸이 특별히 아프지는 않지만 찌뿌둥하고 기분도 살짝 좋지 않은 것 같고요. 그리고 이젠 나는 여자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참여자 13)

3.2 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상황, 제3차 성징

폐경을 경험하면서 여성으로 살아온 삶에 대해 종말을 느끼며 우울감이나 불안감으로 불면증이나 식욕저하를 경험하기도 하였고 실제적으로 갱년기 증세를 하나 둘씩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생의 전환기임을 직면하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애쓰고 있었다.

폐경 자체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느낌은 없지만 일단 월경 전 증후군이 없어져 편해지긴 했는데요. 몸이 이곳저곳 아프기 시작했어요. 손 관절도 아프고 여기저기 아파요. 병원에서는 특별한 원인이 없다고 하는데 타이레놀을 많이 먹게 되거나 요즘에는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아 아침에 피곤해요.(참여자 9) 사실상 여러 가지 신체적 변화가 앞으로도 뒤따라오겠지요. 이제껏 살던 것과는 달리 더 힘들게 내 생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 애들 땜에 돈도 벌어야 하고 부모님도 계시고... 이제까지는 몸이 건강해서 이 전쟁에서 살아남았다면 이젠 근근이 살아남아야 하는 느낌이 들어요.(참여자 7)

3.3 성역할 변화

참여자들은 한편으로는 여성으로 책임감을 벗어난 홀가분함으로 숙제를 끝낸 느낌을 표현했으며 제2의 인생을 맞이한 상황으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하였다. 자녀들을 키우며 구속되었던 삶에서 벗어난 자유를 느끼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생각하였다.

폐경은 해방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여성스러움에서는 조금 벗어나는 느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자유로움이 좋아요.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 남편과 아이들을 떨쳐버린 느낌이 들어요.(참여자 12) 폐경이라는 시기가 내게 맡겨진 ‘인생의 숙제’를 어느정도 해결하는 시기와 맞물리는 것 같아요. 결혼해서 사회생활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았고. 이제는 나의 삶을 위한 시간과 정신적, 경제적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남편도 인생이라는 풍랑을 함께 겪어 온 또 앞으로 함께할 든든한 지지자로 느껴지고요. 폐경은 여성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사건이라고 하고 싶네요.(참여자 11)

4. 주제모음: 삶의 변화에 동조하기

4.1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기

대다수의 참여자들은 폐경으로 인해 신체적 변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이 붉어지고 열이 났으며 식은땀이 났다. 또한 관절통으로 병원치료를 받았으며 눈의 피로를 느끼게 되었다. 복부비만과 불면증을 호소한 참여자들도 있었으며 구갈증이 심해져서 수시로 물을 먹어야 했다. 불면증으로 인해 수면제를 복용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물을 원래 많이 안 마시는데 갑자기 어느 순간 입이 마르면서 물을 찾게 되었어요. 잠이 줄어서 새벽 5시만 되면 일어나게 되었고요.(참여자 3) 자다가 식은땀이 많이 나서 숙면을 못 취하고 어깨가 많이 아파서 수시로 통증치료를 받았어요. 눈도 피곤하고, 피부, 머릿결이 푸석푸석해요.(참여자 8)

4.2 내 몸을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감

일부 참여자는 갱년기 증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호르몬제를 복용했던 경우도 있었으나 많은 참여자들은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식품을 섭취하고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등의 노력을 시도하였다.

산부인과에서 폐경 진단을 받고 호르몬제 복용을 3개월 했어요. 그런데 가슴에 약간의 통증이 있어서 중단하고 검은 콩, 칡즙, 아마씨를 규칙적으로 매일 복용했어요. 매일 30분 이상 걷기를 하구요.(참여자 11) 반신욕으로 피로회복과 혈액순환을 증진시키는데 주력했고, 칼슘을 포함한 비타민, 미네랄, 혈액순환제 등 영양제도 보충해요. 만보 걷기, 스트레칭도 꾸준히 하구요, 뭔가 노력하고 있다는 인식을 스스로에게 심어주려고 했어요.(참여자 10)

4.3 마음의 변화 관망하기

폐경이후 참여자들은 다양한 정신적 변화를 경험하였는데 편안해지고 감정처리가 단순해졌다는 참여자도 있는 반면 예민해지고 감정의 변화가 심해졌다는 경우도 있었다. 자신감이 없어졌기도 하고 외로움을 더 느끼기도 했으며 가족들에게 화를 내거나 화를 조절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폐경으로 인해 신체적인 변화 뿐 만 아니라 정신적인 변화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의 경우에는 약간의 우울증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식욕도 없어지고 몸이 나른해지면서 혼자 쉬는 시간도 많아지고 TV 보면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참여자 8) 전엔 감정적인 사람이었는데 점점 감정이 무뎌져서 웃을 거리도 많지 않고 별로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멍해져요. 다 무너질 것 같고 자신감도 떨어지고요.(참여자 5)

4.4 주변 사람과 함께 가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끈끈한 격려와 지지를 받았으며 따뜻한 말에 큰 힘을 내기도 하였다. 또한 서로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오랜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긍정적인 활력을 얻고 있었다. 종교의 도움을 받으며 외로움에 대처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배움을 위한 모임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생각의 전환을 얻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가족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딸들이 엄마에게 잘 합니다. 친구 같아요. 남편도 알아서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고. 참 고마워요, 남편이 이제껏 살면서 가장 잘 이해해 주는 것 같아요.(참여자 13) 새로운 무엇을 배우면서 시간을 채우기 위해 노력 중이며 가는 곳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서로 비슷하다는 생각에 위로도 받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해요.(참여자 4)

5. 주제모음: 이전의 꿈꾸던 일과 앞으로의 여정

5.1 내가 꿈꾸던 일과 마음속의 소망

폐경 이전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여행이나 공부 등 개인적으로 소망하는 일들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가정과 일 등으로 인해 하지 못한 아쉬움들을 느끼고 있었다. 폐경 이후에는 힘들게 도전하는 꿈보다는 좀 더 여유롭게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거나 주변 사람들과 소소한 일들을 함께 하는 것을 소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유가 생기면 공부가 제일 하고 싶었어요. 못 다한 공부요 그 다음은 여행이구요.(참여자 9)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지인을 만나고, 아는 수녀님이 계시는 곳에서 의료봉사도 하고 싶어요.(참여자 10) 폐경 전에는 여유가 생기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지금은 좀 더 평화롭게 살고 싶어요.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행복을 느끼고 싶어요.(참여자 8)

5.2 더 넓은 세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가족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폐경 이전에는 행복한 가정, 가족의 건강, 아이들의 성공, 경제적인 안정 등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폐경 이후에는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폐경 이전과는 좀 달라졌는데 가족의 건강은 물론 내 가족에서 벗어나 주변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이루며 위로와 나눔을 함께 하고 싶어 했으며 평소 마음속에만 가지고 있었던 배움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며 하나 둘씩 도전해보기를 원했다.

무엇보다 가정의 안정이지요. 아내로서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며 살았던 시기였고 그래야 가정이 안정된다고 생각 했었으니까요.(참여자 12) 폐경 이전은 나와 아이들, 즉 가족이 가장 중요했었어요. 지금은 주변 사람들, 지인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가지고 살아가고 싶어요. 따뜻한 위로와 나눔을 가지고 함께 기뻐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갖고 싶어요.(참여자 11)

Ⅳ. 논의

본 연구는 갱년기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인지감퇴의 다양한 경험 및 극복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탐색한 연구이며, 본 연구 결과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망각과 산만함’,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 ‘피할 수 없는 손님맞이’, ‘삶의 변화에 동조하기’, ‘이전의 꿈꾸던 일과 앞으로의 여정’으로 정리해 볼 수 있었다.

폐경을 경험하면서 여성들은 일상생활에서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및 어휘사용의 불편함을 느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적용하면서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폐경 과정에서 당면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에 당황하였지만 가족이나 친구, 새로운 모임을 통한 만남과 활동을 통해 자연스런 생애주기의 변화로 받아들이려 하였고 또 다른 미래의 소망을 꿈꾸면서 이겨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갱년기 여성의 인지감퇴 경험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인지가 떨어짐을 지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기억력이나 주의집중력 저하 등의 인지감퇴[14]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참여자들이 특히 많이 호소했던 기억력 저하 부분은 흐려진 기억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 각기의 다양한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었는데 방법으로는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거나 일정한 장소에 물건을 모아 두는 등의 대체 전략으로 물리적 상황을 변화시키고자 애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갱년기 여성의 인지감퇴에 대한 노력은 중년여성이 갱년기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으로 보이며 ‘극복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으로 표현하였다[3]. 또한 김순안 등의 연구에 따르면 중년여성들이 폐경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일수록 공허감이 낮고 자아통제와 미래열망 및 삶의 의미가 높다고 하였는데[15] 본 연구에서도 참여자들이 갱년기 증상으로 발생한 인지감퇴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노력하는 것도 그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폐경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생각된다. 참여자들은 끊임없이 머리를 쓰는 활동을 의도적으로 하고 있었으며 두뇌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찾아서 먹었으며 기억력과 주의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교육요구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기억감퇴 혹은 손상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보상전략을 강구하였는데 자신의 내적인 생각과 태도를 바꾸는 대처 행동을 통해 부정적 정서를 긍정적으로 바꾸고자 하였다.

갱년기 여성들은 자신에게 다가온 폐경을 ‘양날의 검’으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표현했으며 폐경의 변화를 ‘제 3차 성징’으로 느끼고 있었다. 생리과정에 대한 불편함을 홀가분함으로 느끼고 활동의 자유를 좋게 인식하였다. 그러나 폐경 후에 성격이 예민해져 스트레스가 많아지고 조심스러움이 없어진 거친 모습의 자신을 발견하였고 여성으로 살아온 시간에 대한 끝을 느끼는 허전함을 보였다. 또한 여성으로 책임을 다했다는 느낌과 새로운 인생을 맞이한 상황으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다시 찾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었다. Avis 등의 연구에서는 생리중단과 관련하여 여성은 어떤 후회나 원망을 나타내지 않고 대신에 긍정적 혹은 자연적으로 수용한다고 했으나[16], 이러한 변화가 심한 경우에서는 갱년기 위기를 ‘양가감정’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3]. 또한 중년여성의 경험에 대한 주관성 연구[17]결과의 자기역할 충실 유형처럼 폐경기 극복을 위해 변화를 시도할 용기나 의지는 없지만 있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위치와 책임에 충실하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변화도 볼 수 있었다.

네 번째 갱년기 여성들의 경험은 폐경으로 인한 삶의 변화에 동조하는 것이다. 여성들은 폐경으로 인해 불면증, 통증 지각, 심한 감정기복 등 여러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스스로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었다. 실제로 적당한 운동은 갱년기 여성의 신체적 증상뿐만 아니라 심리 사회적 증상의 개선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8]. 또한 이들은 가족뿐 아니라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위로와 지지를 받았고 새로운 모임을 통해 타인과의 유의미한 관계를 만들었고 종교에 좀 더 의지하기도 하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족과 사회적 관계의 지지를 받는 중년여성일수록 폐경 증상을 적게 느낀다고 하였으며[19], 갱년기 증상완화에 가족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고, 갱년기 증상 완화에 가족의 지지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0]. 또한 부부친밀감이 높을수록 우울과 갱년기 증상이 낮다고 하였는데[21], 본 연구에서도 가족 특히 남편의 지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마지막은 갱년기 여성의 인지감퇴 극복과정 경험으로 이전의 꿈꾸던 일과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것이다. 참여자들은 폐경을 경험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겪고 있었다. 아이들의 엄마와 아내, 딸, 며느리로서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집중하면서 앞으로 헤쳐나아갈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되고 있었다. 폐경을 어떻게 인지하는가에 대한 연구[22]에서도 여성들이 폐경을 삶의 위기로 강조하면서도 자아성취를 위한 기회와 긍정적인 생활양식의 변화를 가져온다고 하였다. 또한 여성의 갱년기 적응상태는 자아개념기능과 역할기능의 변화와 순상관 관계가 있으며[23] 갱년기 적응을 자신의 삶에 주인임을 인식하게 되는 과정으로 표현하였는데[3] 이는 또 다른 삶으로 거듭나 참여자 본인이 삶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도 현재의 변화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인생에서 주체적인 역할로 새롭게 계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극복하고 있었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갱년기 여성의 인지감퇴 및 극복과정 경험에 관한 연구이다. 여성들의 삶에 있어 큰 위기인 갱년기를 보내면서 기억력과 집중력 등의 인지감퇴를 경험하며 어떻게 적응하고 헤쳐 나가는지 파악하기 위해 현상학적 분석방법을 사용한 귀납적 서술연구이다. 경험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망각과 산만함’,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 ‘피할 수 없는 손님맞이’, ‘삶의 변화에 동조하기’, ‘이전의 꿈꾸던 일과 앞으로의 여정’ 의 5가지 의미로 범주화 되었다.

참여자인 여성들은 다양한 대체전략과 방법을 적용하면서 인지감퇴를 극복하려 애쓰고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기초로 갱년기 여성들에게 취약한 것으로 확인된 인지영역을 훈련시키기 위해 효과적인 인지기능증진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갱년기 여성들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건강한 인지기능을 유지하며, 자신의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건강한 중·장년기를 보낼 수 있는 전략적 관리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상세하게 밝혀내지 못한 갱년기 여성의 극복과정 경험 및 극복력 유형을 분류하여 각각의 유형별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간호중재에 대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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