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side - 박길연 (주)하림 대표이사

  • Published : 2018.09.01

Abstract

지난 7월 2일 (주)하림 대표이사에 박길연 전 한강씨엠 사장이 취임하였다. 박길연 대표이사는 사료 회사를 거쳐 계열업체까지 전 축종은 물론 생산부터 가공, 유통까지 두루 경험하면서 (주)하림의 CEO로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본고는 그동안 계열화 사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온 (주)하림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신임 대표인 박길연 대표이사를 만나 닭고기 산업의 현황과 (주)하림의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Keywords

(주)하림의 대표이사로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우선 취임 소감은?

먼저 양계협회 회원님을 비롯한 모든 가족에게 인사 올립니다. 지난 7월 2일 취임했는데 취임 후 곧바로 농장과 영업현장을 방문해 현장업무를 파악하고, 특히 복 성수기 수급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그 결과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하며 하림의 장단점을 두루 파악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과거 잠시 (주)하림 기획실장으로 일했습니다만 거의 10여년 만에 다시 와 보니 업계 1위를 지키기 위한 많은 노력과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지난 7월 2일 취임식을 갖고 힘찬 도약을 알렸다.

박 대표님은 육계기업의 선두주자인 (주)하림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셨는데 닭고기 업계와 인연 또는 업계에 기여하신 내력이 궁금합니다. 그동안 걸어오신 길을 소개해 주시죠.

1981년 서울대 축산학과를 입학하면서 인연을 맺었으니 올해로 40여년이 다 돼 갑니다. 대학 졸업 후 (주)천하제일사료에 입사해 사육현장에서 판매본부장을 맡았고, 천하제일사료가 하림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주)올품의 영업본부장을 거쳐 (주)하림의 기획조정실장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2009년부터 (주)한강씨엠 대표이사를 맡아 닭고기 계열화사업의 사육과 생산, 영업과 경영까지 전 부분을 두루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첫 직장인 천하제일사료에 입사해 소, 돼지, 닭 등 모든 축종의 사육농가 현장을 두루 방문했는데 그 초심과 열정이 축산업 전반을 이해하는데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 닭고기 생산 현장을 둘아보는 박길연 사장

(주)하림의 최고 경영자가 되셨는데 경영철학을 소개해 주신다면?

‘자리이타(自利利他)’를 평소 신념 및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남을 이롭게 함으로써 내가 이로워진다. 다시 말해 타인을 이롭게 하지 않고는 나를 이롭게 하면 절대 안 된다”라는 좌우명을 갖고 있습니다. 도덕경(道德經)에“얻고자 하면 먼저 내놓아야 한다”고 했고 성경(聖經)에도“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들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고 했습니다. 하림은 기업의 이익보다는 농가와 협력업체를 우선하는 상생경영을 꾸준히 실천해 왔으며, 이는 제 경영철학과 똑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하림은 농가와 협력업체를 우선하는 상생경영을 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하림은 과거 투기사업으로 상징되던 육계사업을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노력해 왔습니다. 실제로 1980년대, 90년대까지만 해도 닭 사육이 한탕주의 산업으로 수요공급에 따라 수익이 천차만별이어서 흥할 때는 흥하고 망할 때는 야반도주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하림이 계열화사업을 시작하면서 농장 현대화 시설지원과 사육 규모 확대, 사육 회전수 증가, 사료 요구율 감소 등이 이뤄지면서 경쟁력 있는 수익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2005년‘농가협의회’가 업계 최초로 구성되면서 당시 5,000만원이던 농가 조수익을 2010년까지 1억원 달성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농가에 희망을 주었다고 봅니다.

대표로 취임하여 그 무더웠던 7월 1달간 농가 성적을 보니 평균 생산지수가 314, 사료 요구율 1.5, 농가조수익 2억원까지 도달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농가 규모가 커지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훌륭한 성과이며, 2020년까지 농가조수익 2억 2천만원까지 높이는 게 제 목표입니다.

축산계열화법이 제정되고 농가협의회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농가협의회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농가협의회는 농가들이 모여 일종의 노조 역할을 하는 기구입니다. 그동안 회사와 농가들 사이에 불합리한 부분들은 지속적으로 협의해서 개선책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농가협의회가 어용이라는 말도 들었는데 이는 계열화가 자리 잡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었다고 봅니다. 제가 농가협의회와 수차례 만나보면서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을 느껴왔고 농가협의회도 많이 변했습니다. 이제는 과거가 되풀이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농가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받아가고 회사도 이를 바탕으로 발전하는 그런 모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닭고기(육계) 산업의 당면현안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지금 대한민국 닭고기 산업은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1980년대 말, 90년대 초까지 투기산업으로 일컬어지던 닭고기 산업이 계열화 사업으로 안정화되고, 자급률이 85%에 달하는 등 타 축종보다 우리나라 축산업을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와 계란 살충제 파동을 겪으면서 소비가 급감하는 데반해 공급은 상대적으로 증가해, 이대로 가면 또다시 예전의 투기산업으로 뒷걸음질칠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오는 2023년이면 닭고기 수입 관세도 완전히 철폐되어 사실상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하게 되어 우리의 닭고기 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이할 것입니다. 자칫 생존을 위한 치킨게임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농가와 계열기업들이 마음을 열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 52시간 노동시간제 역시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부분 계열기업이 농촌 지역에 위치해 인력 채용이 매우 어렵고 닭고기 소비형태가 복더위 극성수기에 몰려 있어 현행 3개월의 탄력근무제로는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향후 고용노동부와 국회에서 육계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탄력근무제를 6개월 연장하거나 1년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주)하림은 지난 2016년 창립 30주년을 맞았고,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CEO가 되었는데 하림의 미래전략은?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저희 하림은 1등 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2020년 매출 1조원, 2030년 가금식품기업 세계 10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하림 매출이 8,650억원 규모인데 닭고기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고 마침 익산공장 리모델링 사업이 연내 마무리될 것입니다. 2,000억원이 투입된 리모델링은 최신 생산설비와 각종 첨단 부대시설을 갖춘‘스마트 팩토리’로 1인 소비시대에 맞춘 소단량 제품 및 가공제품을 생산하는 등 닭고기 시장을 새롭게 선도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회사와 농가간의 진정한 상생이 중요합니다. 새로 취임한 만큼 모든 농가와 상생을 위해 저와 하림이 먼저 앞장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