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 - AI 살처분 농가 폐사축 처리 현장

  • Published : 2018.04.01

Abstract

Keywords

AI 매몰지 복원사업 추진

- 침출수, 악취 등 환경오염 제거에 나선다 -

▲ 충남 부여의 한 오리농장 매몰지(FRP 처리기) 복원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

지난해 11월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3월이 지나는 시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 AI가 발생하면 살처분하여 매몰처리하였으나 최근에는 침출수 문제 등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소각 및 이동식 소각시설, 이동식 열처리 시설, 렌더링 처리를 통해 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도부터 발생한 AI로 인해 매몰장소가 없을 정도로 국내 양계장 인근 지역은 몸살을 앓았다. 또한, 매몰에 따른 침출수와 가스 배출 등 환경문제가 제기되면서 매몰지에 대한 사후관리가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전국에 매몰된 AI, 구제역 매몰지만 해도 940개 지역에 5,400곳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침출수 유출 문제, 부패 시 발생하는 가스 유출 등으로 환경에 대한 민원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사후대책이 꾸준히 요구되어 왔다. 각 지자체별로 매몰지 현장점검반을 꾸려 매몰지 지역 이상 여부, 매몰지 관측정 여부, 경고표지판 설치, 매몰지 사후관리를 통한 환경오염 방지 등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지속적인 환경문제로 민원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인플루엔자 긴급 행동요령(SOP)에 의하면 매몰지 선정, 매몰방법, 매몰지 관리 방법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마지막 단계인 폐사축을 매몰하고 난 후 침출수 처리에 대해서는 AI 바이러스 검사(최소 6개월) 후 이상이 없을 경우 소각 또는 폐수 처리, 하수종말처리장 및 가축분뇨 공공처리장 등에 이송 후 처리, 외부저장탱크 설치 보관 또는 재매몰 등을 권장하고 있지만, 처리 방법 및 처리용량 한계성 등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정부에서는 금년부터 국비와 지방비(약 400억원)를 들여 매몰지 복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농식품부 관계자 및 처리업체 등이 모여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한 바 있으며 효과적인 처리방법을 위해 논의가 이루어졌다. 아직 명확한 매뉴얼 처리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퇴비업자에게 맡겨 처리하거나 2~6개월 발효를 시켜 사료화하는 방법, 또는 렌더링 업체에 맡겨 처리하는 방법 등이 고려되고 있으나 문제는 처리량에 한계가 있고 특히, 지하수 환경오염, 유독가스 유출 등 해결방법이 애매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3월 5일 충남 부여의 한 오리 농장에서는 FRP(섬유강화플라스틱)에 살처분되었던 사체를 처리하는 시연회가 열렸다.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매몰지 복원정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AI로 인해 오리를 살처분했던 부여의 K씨에 의하면 지난해 2017년 1월 모 부화장에서 입식한 14일령 된 오리의 폐사가 나타나자 부여군에 신고하여 예방적 살처분을 한 오리 농가이다. AI 간이킷트 검사 음성으로 판명되었지만, 지자체에서 예방적 살처분을 하는 편이 좋겠다는 판단 하에 20톤이 들어가는 FRP(섬유강화플라스틱)를 농장 인근에 묻어 7,500수를 미생물제제와 함께 밀봉처리하였다. 밀폐장소는 농장주 땅이 아니기 때문에 원상 복구하는 조건으로 사용을 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환기통으로 뿜어 나오는 가스로 인해 온 동네가 장기간 악취에 시달려야만 했다. 인근 농장은 물론 멀리 떨어진 교회까지도 민원이 들어올 정도로 심각하여 아예 환기 구멍을 막아버릴 정도였다고 하니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1년이 지난 현재 폐사축에서 AI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판정되면서 침출수를 처리하기 위해 뚜껑을 개봉한 결과 2/3가 차있던 오리 폐사체가 완전 부패되지 않고 아직도 형체가 남아 있음을 목격할 수 있었다.

폐사축 처리업체(늘푸른길 축산, 대표 김덕환)는 기계를 차로 이동해 농장 가까이 이동한 후 개봉한 매몰지에서 부식된 사체를 첨가물(미강)과 섞어 퇴비화를 시키는 시연회를 선보였다. 이 곳에는 인근 주민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 공무원, 동종 사체처리 업체 등 다수의 인원이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충남 부여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이 업체에 의하면 생체의 경우 하루 8시간 기준 100톤 처리, 16시간 기준 200톤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설명하였으며, 10대 차량이 있으면 하루 1,000톤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매몰지(FRP) 복원과정

① FRP 개봉

② 1년 된 오리 사체(부패가 덜 되어 형체가 남아있다.)

③ 충분한 미강을 사체와 혼합

④ 혼합된 내용물을 차량에 탑재된 열처리기에 투입

⑤ 내용물을 투여한 지 10분 만에 퇴비화가 되어 나오고 있다.

시연 과정 중 폐사축을 넣은 후 10분 내에 유기질 퇴비화(비료화)가 되어 나오는 현장을 목격했다. 차량이 FRP로 직접 접근하지 못해 포크레인으로 수차례 걸쳐 내용물을 날라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완벽하게 폐사축을 처리하고 난 후 더 이상의 환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농가 입장에서는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결과물은 PH 10~11 산출되며, 장점으로는 처리 후 냄새가 나지 않고, 산화칼슘 PH5 이상되면 AI 바이러스가 생존하지 못하므로 사후에도 AI에 대해 걱정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내부에서는 340℃로 내부온도 올려버려 4중 살균 처리가 되며, 19만수는 반나절이면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당 업체는 설명하였다.

국내에 이동식 열처리 업체는 이곳 말고도 여러 곳이 있으며, 각자 기계의 특성을 살려 충분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AI가 발생하더라도 환경문제를 일으키면서까지 굳이 매몰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이며, AI가 발생했던 농가에서도 매몰지를 점검하여 AI 바이러스 균이 없다고 판정되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이제는 환경을 걱정할 필요 없이 폐사축을 처리할 수 있는 기계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는 우수 업체들을 선정하여 AI 발생 시는 물론 매몰지 사체처리를 완벽하게 하여 더 이상 환경문제가 나타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