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언
국내의 양계산업은 선진 육종 기술로 이뤄진 품종 도입, 사료 영양, 대규모 현대화된 시설 환경 등 많은 부분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아직도 몇몇 양계 질병의 발생 상황은 전혀 개선이 되고 있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캣슬병이 공식적으로 발생하고 있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싶다. 계속해서 신종 질병들과 변이주들이 계속 출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양계 질병의 통제는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되고 있다.
국내 질병 방역 위생 분야의 취약성은 생산성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히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양계 질병을 효율적으로 통제하지 않고서는 농장을 제대로 경영할 수 없을 것이다. 마이코플라스마, 살모넬라와 같은 후진국형 양계 질병은 이제 백신이 아닌 체계적인 차단 방역 시스템을 가동해 방어를 해나가야 한다. 현장에서는 아직도 많은 양계 질병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농장에 방문할 때마다 가장 많이 접하는 질병 중의 하나가 대장균증이다.
대장균은 장 내에 존재하는 정상적인 세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대장균이 질병으로 발현이 되어 많은 농장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살펴볼 수가 있었다. 이 대장균증은 농장에 이미 발생한 1차적인 질병의 원인체와 관계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마렉, 감보로병과 같은 면역 억제 질병, IB(전염성 기관지염)와 같은 질병 등이 대장균증 발현의 내면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백신 접종 스트레스, 이동 스트레스, 더위 스트레스, 환기 불량 등과 같은 사양, 환경 관리도 대장균증 발현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가금 대장균증 개요
가금 대장균증의 원인체는 가금 병원성대장균(Avian pathogenic Escherichia coli, APEC)이다. 국소 부위에 감염을 일으키기도 하고, 전신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장균증은 포유류에서는 장관 또는 요로에 감염되어 원발적 질병 감염의 원인이 되지만, 가금류에서는 가금류의 질병 방어체계가 손상이 되었을 때, 또는 병원성 대장균이 가금류 질병 방어 체계를 완전히 제압하고 대장균이 압도하게 되었을 때, 2차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그렇지만 가금 병원성 대장균(APEC)은 기회 감염 또는 2차 감염만을 일으키지 않고 원발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장관 밖에서 질병의 원인이 되는 대장균 종류를 장외 병원성 대장균(Extra-intestinal pathogenic E coli, ExPEC)이라고 한다. 가금 병원성 대장균(APEC) 종류는 대부분 장외에서 병원성을 일으키는 대장균(Extra-intestinal pathogenic E coli, ExPEC)들이다. 대장균에 의해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대장균에 의한 원인으로 가금류에서 나타나는 질병의 증상들은 다음의 것들이 있다.
• 전신 대장균성 패혈증(Colisepticemia)
• 제대염(배꼽염, Omphalitis)
• 난황염(Yolk sac infection)
• 심낭염(Pericarditis)
• 활액막염(Synovitis)
• 기낭염(CRD)
• 두부 종창 증후군(Swollen-head syndrome)
• 생식기 성병 대장균증(Venereal colibacillosis) / 급성 질염(Acutevaginitis)
• 대장균성 봉와직염(Coliform cellulitis)
• 복막염(Peritonitis)
• 수란관염(Salpingitis)
• 고환염(Orchitis)
• 골수염(Osteomyelitis)
• 안구염(Panophthalmitis)
• 장염(Enteritis)
• 간포막염(Perihepatitis)
• 난소염(Oophoritis)
• 발바닥 농양(Plantar abscess, Bumble foot)
• 설사(Diarrhea)
대장균은 가금류의 정상적인 장관 내에서 존재하는 세균이다. 분변을 통해 배출된 대장균은 깔집, 급이기, 급수기, 먼지 등 주변환경에 얼마든지 오염이 되고, 그런 환경에서 장시간 동안 생존하게 된다. 대장균증은 전세계적으로 발병하고 있는 질병이며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큰 질병이다.
대장균의 일반적 발생 기전
대장균증의 병원체는 가금의 장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미생물이다. 정상적인 장내 세균일 뿐 아니라 살모넬라와 같은 유해세균의 증식을 억제시켜주는 유익 세균으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대장균이라고 해서 모두가 병을 일으키는 세균은 아니라는 뜻이다. 정상적인 닭의 장관 내에 있는 대장균의 10~15%정도만이 잠재적 병원성을 가지고 있다.
계사 내에 먼지 1g 속에는 105∼106개의 대장균이 존재한다. 특히 건조한 환경 조건하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생존한다. 먼지가 마르면 더 오래 생존한다. 사료와 사료 원료는 종종 대장균에 오염이 되기도 한다. 쥐와 같은 설치류의 분변 속에는 대장균을 흔히 함유하고 있다. 오염된 물을 통해 대장균이 계군 내에 혼입 되기도 한다. 이렇듯이 대장균이 가금의 주변 환경에 흔한 세균의 한 종류이다. 그 중 일부만이 병원성을 나타낸다. 154 종류의 대장균 혈청형 중 48%가 병아리와 종란에 병원성을 일으킨다. 병원성이 있는 대장균이 단독으로 질병을 발현시키기도 하지만, 보통 대장균은 다른 질병과 합작하여 질병을 일으킨다. 아데노바이러스, 레오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IB), 전염성 F 낭병 바이러스(IBD) 등이 그것들이다. 때로는 백신 바이러스와 혼합 감염이 이뤄지기도 한다. ND, IB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등과 혼합 감염이 이루어지는 것은 야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바이러스나 마이코플라스마에 의해 1차적으로 침해 받은 호흡기도는 2차적으로 대장균이 쉽게 침투하게 된다. 이를 만성 호흡기병(CRD) 또는 ‘기낭병’이라고 말한다. 밀사 등 환경 요인에 의한 스트레스도 대장균증 발병의 원인이 된다. 산란계나 종계에서는 대장균이 난관을 통해 난황을 거쳐 복강 내에 침투하면 복막염의 원인이 되며 급사하게 된다. 패혈증의 후유증으로 인해 관절에 감염되면 관절염, 활막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장균증 발생을 촉발시키는 요인들
면역 억제 질병에 노출이 된 닭은 대장균증이 빈번히 발생 된다. 마렉병, 감보로병과 같은 질병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이러한 경우 대체적으로 2차적인 질병을 동반하게 된다.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감보로 바이러스(IBDV)로 인한 면역억제증상의 계군 상태에서 대장균(E. coli)을 정맥에 주입한 후, 제거 되는 시간을 살펴보면, 면역 억제된 닭은 대장균을 제거하지 못하지만 정상적인 닭은 신속하게 혈류 내의 대장균을 제거할 수가 있었다. 아래의 표는 감보로 병이 발생한 후에(면역이 억제된 계군에서는) 병원성이 없는 대장균이라 할지라도 대장균증으로 인한 폐사와 기낭염이 다발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실험 결과이다.
표 1 대장균과 감보로 바이러스 주입된 닭에서의 폐사율과 병소(Immunology Vol 19 1990)
표 2. 대장균증 발생을 촉발시키는 여러 요인들
참고 문헌 : Disease of poultry 13th
제대로 된 면역력을 갖추고 있는 건강한 계군의 경우에는 병원성이 있는 대장균을 포함한 모든 대장균의 자연적인 노출에 대하여 눈에 띄는 방어력을 형성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비정상적인 방어 상태하에서는 비록 병원성이 없는 대장균이라 할지라도 이에 대한 정상적인 방어 능력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대장균은 질병 감염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① 병아리의 배꼽이 제대로 아물지 않은 경우
② 상처가 남아 있는 경우
③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의 감염 등으로 점막이 상처를 입은 경우
④ 장내 정상 세균 총의 숫자가 감소되어 장점막 방어 장벽이 무너졌을 때
⑤ 바이러스 감염, 톡신, 영양 결핍과 같은 요인에 의해 mononu clear-phagocytic system(단핵 포식 체계)이 손상을 입은 경우
⑥ 바이러스 감염이나 톡신 중독에 의한 면역억제 현상이 나타났을 때
⑦ 계사에 대장균의과다한 오염, 열악한 환기 관리(암모니아 가스 노출 등), 수질 오염 등에 의해 계사 환경이 대장균에 압도 당하게 되었을 때
⑧ 계군이 특이한 스트레스에 노출이 되거나 스트레스에 대해 이상하게 반응을 나타나게 되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