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양계산업 현황과 과제 - 미국과 EU의 난가공 산업과 국내 시사점

  • 이윤경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축산관측실)
  • Published : 2016.02.01

Abstract

Keywords

국내 난가공산업 성장 기대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식탁용 계란, 즉 원란의 형태로 대부분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가공란에 대한 소비는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구운란, 훈제란 같은 식용 가공란이나 계란 비누와 같은 가공품들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계란 전체 생산량 대비 가공란의 비중은 10∼15%정도 수준으로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의 경우에 비해 훨씬 낮다. 가공란은 유통이 편리하고 보관과 저장이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 본 글에서는 미국과 EU의 난가공 산업 동향을 알아보고 국내 시사점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1. 미국 난가공 산업 동향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계란을 많이 생산하는 국가이며, 전 세계 계란 공급량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다른 산업들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계란 산업은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의 연간 계란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4년에는 10억 개를 돌파하였으며 1인당 소비량은 과거 1970년대 280여개와 비교했을 때 줄어들었으나, 2000년대에 들어 꾸준히 증가하였고 2014년 263개에 다다랐다.

<도표1> 미국의 연간 계란 생산량 및 1인당 소비량

계란 소비량은 90년대 후반부터 패스트푸드 소비가 증가하고 과거 계란의 콜레스테롤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 결과들에 반박하는 논문들이 발표됨에 따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가공용 계란 생산량은 1980년대 이후 2000년대까지 평균 27.0%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2010년대 이후 생산량 증가폭이 감소하여 2011년에는 전년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란액이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2011년 기준전체 가공란 생산량의 62%를 차지하였다. 1980년대 50% 수준에 머물렀던 전란액 비중은 점차 증가하였으나, 난백액과 난황액은 생산량 대비 비중이 감소하였다.

표 1. 미국 가공용 계란 생산량

가공용 계란을 제작하는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껍질을 깨뜨리고 살균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모든 가공 계란 제품들은 병원성 미생물을 검수하기위해 검사과정을 거치며 살균된 액상계란 제품의 경우 1g당 1,000마리 이하의 미생물을 포함해야 한다. 난황과 전란액 제품은 액상 형태로 살균되며 난백의 경우에는 액상 또는 냉동으로 판매되는 경우에만 살균 처리를 하고 있다.

2. EU 난가공 산업 동향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네덜란드는 EU의 대표 계란 생산국이다. 이 중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가장 많이 계란을 생산하고 있으며, EU 전체 계란 생산량의 각 12.0%를 차지하고 있다.

표 1. EU 계란 최대 생산 10개국(2010년)

프랑스의 경우 한 때 계란이 과잉 공급되면서 위기를 겪었으나 계란 소비가 증가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브르타뉴(Brittany)라는 업체가 독점적으로 자국 계란 생산량의 42.0%를 차지하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는 프랑스와는 반대로 500여개의 작은 회사들이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한 계사 당 사육 마릿수가 가장 많은 국가이며, 최근 수익성 하락 문제를 겪고 있다.

독일의 경우 2008년에는 두 번째로 높은 계란 생산국이었으나, 2009년 이후 일반적인 형태의 케이지 계사 사용을 전면 금지하면서 계란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EU의 주요 15개국에서 생산되는 가공란은 EU 계란 생산량의 30% 수준이다. 이미 계란 과잉 공급이 지속된 EU의 경우 수출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가공란 산업은 빠르게 발전하였다. 액란은 전체 가공란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분말형 계란은 19%에 다다른다.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가공란 산업은 100년의 역사를 훌쩍 넘기면서 계란 수요량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가공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인식은 소비를 증가시키는 큰 이유였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일반 원란 형태를 사용하는 것보다 껍질과 같은 불순물이 들어갈 가능성이 적고 저온살균이 된 난가공 제품은 오히려 계란에 비해 깨끗하고 안전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음식점 뿐만 아니라 학교 급식 등 다양한 곳에서 난가공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3. 국내 난가공 산업과 시사점

국내 난가공 산업은 크게 전란액, 난황과 난백액, 알가열 성형제품으로 나뉜다.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에 따르면 국내 알 가공업 지정업체 수는 2014년을 기준 41개 업체이며, 그 중에서 11곳이 알가열 성형제품을 생산한다. 그 외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은 계란을 할란하여 얻어진 전란, 난황, 난백액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외에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많은 영세 업체들이 어려움 속에서 난가공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계란 가공품의 비중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자료는 없으나, 유통 물량 기준 13.0%로 미국과 EU에 비하면 아직 작은 규모이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들의 사례로 미루어 볼 때 난가공산업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산업이라 할 수 있다. 현재와 같은 계란 과잉 공급이 지속될 경우 난가공 산업의 발전은 위기를 타개하는 하나의 방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난가공 산업과 계란 유통 전반에 걸쳐 여러 가지 법적 제도를 정비하는 과정에 있다.

국내에서도 앞으로의 난가공 산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선진 사례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적절한 규제와 더불어 관련 부처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