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생에 따른 대처 방안과 우리의 자세 - 질병 발생에 따른 한돈산업 위기 극복 사례

  • 이병규 ((사)대한한돈협회,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 Published : 2014.04.01

Abstract

Keywords

악성질병의 아픔 딛고 한국축산의 새 희망을 쓰자

지난 1월 중순 전북 고창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두 달여가 지났지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AI 사태가 예상보다 오래 가면서 축산농가들의 시름도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초 AI에 묶여 제때에 닭을 출하하지 못한 양계농민이 자살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그간 노심초사하며 방역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을 해당 지역 축산 농가를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악성 가축질병으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는 곧바로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4년 전인 2010년 전국을 휩쓸었던 구제역의 아픔을 동일하게 겪었던 한돈농가로썬 AI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양계농가들의 상처에 동병상련의 아픔을 함께 느낄 수 밖에 없다.

▲ 구제역 피해보상 집회(2011.4.12)

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된 구제역 대참사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다. 경북 안동에서 첫 발생한 구제역은 해를 넘겨 4월 중순까지 전국 75개 시·군을 휩쓸며 축산농가는 물론 국민 모두에게 깊은 상처와 후유증을 남겼다. 2010년 말 발병해 이듬해 5월말 종식된 구제역으로 인해 약 6개월여 동안 돼지는 330만두가 살처분되어 살처분 보상금 등 직접 피해액만 3조원이 넘고, 연관산업의 피해도 6조원 이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었다. 또한 구제역이 진정된 이후에도 돼지고기 공급물량 부족으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으며, 급등한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해 수입물량의 2배에 육박하는 무차별적인 수입육 무관세 조치가 이뤄지면서 다시 돈가가 폭락하여 농가의 피해가 가중되는 등 구제역 사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 구제역 차단방역(2010년 4월 포천)

이처럼 지난 구제역과 작금의 AI 사태에서 보듯 방역의 실패는 우리 축산의 존립기반 붕괴로 직결되는 만큼 한치의 소홀함도 용납되지 않는다. 특히 2010년의 경우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획득한 뒤 불과 두 달여 만에 다시 발생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가축방역은 제2의 국방’이란 말이 그냥 나온 소리가 아니다. 이번 AI 사태와 구제역의 경험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방역체계와 사육환경, 그리고 생산성을 통해 새로 태어나는 대한민국 축산업이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

첫째로, 지난 구제역 사태와 마찬가지로 이번 AI사태 역시 전국적으로 확산된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었던 관계 당국의 초동 대처 시스템의 부족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축산선진화 대책 등을 발표했으나 이번 AI 사태에도 질병통제 및 초동조치의 미흡했음이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질병 발생 시 한층 강화된 방역대책과 합리적인 신고체계, 검사 그리고 확인 시스템 구축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는 다시금 능동적이고 강화된 방역체계의 점검과 재구축을 통해 지난 악성 질병으로 인한 피해가 되풀이 되지 않게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선진화라는 미명아래 농가에 과도한 책임과 부담을 지울 것이 아니라 진정한 축산업 선진화를 위한 관심과 지원을 강화하고 농가의 부담을 줄여주는 탄력적인 방안이 요구된다. 가축 전염병 방역과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축산물 생산을 통해 FTA 개방화 속에서 농가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는 가축방역대책과 선진화 방안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부디 조속한 AI 종식으로 축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에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

둘째로, 한·미, 한·중 FTA 등 수입개방 공세와 안전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소비자가 원하는 단백질 식량 공급원으로서 우리 축산업을 국민과 함께 국민이 희망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미국, 유럽 등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농식품산업이 강한 국가들이다.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정부는 농식품산업의 선진화 없이 선진국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확신의 바탕 위에 농식품산업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하고 관련법령 제정과 조직 개편, 선진화를 위한 예산 분배에 소홀함이 없게 되기를 다시 한 번 당부 드린다.

셋째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금 우리의 축산업 현장이 스스로 변화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경쟁력은 농가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어느 누가 축산업 경쟁력이란 밥을 떠먹여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는 우리 축산농가의 실천에서 비롯된다. 축산농가들은 지난 구제역과 AI 사태를 통해 부족했던 차단방역 시설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고 가축의 사육환경을 돌아보면서 지적된 부분은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AI로 안전에 대한 불안요소가 많아진 만큼 축산농가들도 스스로 소비자의 취향과 눈높이에 맞추어 보다 전문화된 생산과 품질관리 체제를 통한 안전 축산물 생산으로 가치창출을 이뤄가야 한다. 악성질병이 가져다주는 교훈을 잘 새기고, 부족했던 부분은 보완해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량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생산자단체 역시 정부의 가축질병 방역정책이 현장과 연계성을 확보하고 실효적이게 적용될 수 있도록 잘못된 것은 지적하고 잘한 것은 적극 장려해 나가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강한 대한민국 축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넷째로, AI 사태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닭, 오리 등 가금류 소비촉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AI가 장기화되면서 닭·오리 소비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소비자들은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구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닭·오리고기 소비가 이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면서 농가와 관련업계의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정부와 농협, 대한양계협회 등이 총력적으로 나서 할인판매와 시식행사 등 다양한 소비촉진 활동을 벌이고 있다. 농가 스스로 산업을 지키기 위해 거출한 자조금의 역할과 성과가 발휘되어야 할 부분이다. 한돈농가들도 작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금육 농가 돕기 위해 농협중앙회의 추천을 받아 닭·오리고기 100만원 상당을 구입하는 등 닭, 오리고기 소비촉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가금육 농가의 어려움을 최근 구제역의 위기를 겪었던 한돈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AI사태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닭과 오리, 계란 등의 소비 진작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동참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AI로 인해 살처분과 보상금 문제로 인해 고충을 겪은 양계농가와 관계자 여러분들과 더불어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차량방역과 이동통제 등의 고충을 이해해 주신 국민 여러분들께도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축산업은 국민의 인내와 이해가 없이는 함께 공존할 수 없다. 주춧돌부터 다시 세운다는 마음가짐으로 AI 등 악성질병의 아픔 딛고 하루 빨리 한국축산업의 희망으로 다시 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