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HACCP 대세론!
최근 계란유통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계란포장 유통이 의무화된데 이어 금년 1월 1일부터는 계란난각에 생산자명 표기가 의무화되면서 계란생산 이력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이제는 계란유통센터(GP센터)도 HACCP을 받지 않으면 유통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계란을 대량 취급하는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무항생제, 친환경 계란과 같은 요구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사료공장, 농장등에 이미 HACCP이적용되기 시작 한 이후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계란유통업계에도 HACCP이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현재 계란유통업계에 HACCP 인증을 받은 유통업체는 한알영농조합을 비롯하여 한국양계농협, 조인, 청정원 등 총 14개소가 인증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계란이 축산물위생법이 아닌 식품위생법의 관리를 받으면서 더욱 까다로운 조건하에 계란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여건에 놓이게 되었다.
지난해 (사)소비자시민모임에서는 시판 계란39개 제품의 품질을 검사해 상당량이 기준치 이하인 것으로 발표되어 논란이 일기도 하였다.또한 간간히 항생제 검출문제도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계란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접근성을 두고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본고는 지난 1월 업계로서는 14번째, 계란에서 식품위생법이 적용된 후 처음으로 HACCP인증을 획득한 한알영농조합법인(대표 전만중)을 찾아 위생적인 계란의 조건 및 유통현장을 살펴보았다.
농장과 유통이 변해야 산다
경기도 하남시에 유통센터를 둔 한알영농조합은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계란을 전달하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부터 30년 전 계란유통을 시작한 전만중 사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 자식과 가족들이 먹는 계란을 전달’해 준다는 생각으로 계란유통을 하고 있다.수년 전부터 계란이력추적 시스템을 실천해 온전만중 사장은 계란유통센터에도 HACCP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지난해 새롭게 설계된 계란유통센터를 마련하여 준비한 끝에 금년 1월 유통업계에서는 14번째로 HACCP인증을 받는데 성공하였다.
▲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한알영농조합법인 전경
▲ 전만중 사장
HACCP인증을 받은 한알영농조합은 전국에 4군데(경기 하남, 경기 광주,대구, 부산)에 분포해 있으며 전체 거래농장 규모는 370만수에 달한다. 이중 서울 인근 도시인 하남에 위치한 한알영농조합은 현재 5개 농장과 거래를 하고있는 실정이며, 거래하는 모든 농장이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장들이다.
▲ HACCP 전 과정이 기록에 남겨 진다.
하남에 위치한 한알 GP센터는 1시간에 3만개의 계란을 처리하는 최신의 국산 시설을 갖추고있다. 전만중 사장은 농장과 유통이 변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농장에서는 깨끗하고 품질이 좋은 계란을 선별하여 출하를 하고 유통은 이 계란을 소비자들에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모두 만족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HACCP 인증을 획득한 한알은 계란이 입고되어 출고될 때까지 총15단계의 절차를 밟아 계란을 처리한다.
일반 상인들이 농장에서 계란을 받아서 창고에 보관했다가 내보내는 전 근대적인 방법을 탈피한 것이다.
항생제, 혈반 계란 100% 검색
모든 종업원은 옷을 갈아입고 소독 절차를 거쳐 작업장으로 들어가는 것부터 원란이 입고되어 나갈 때까지 위생은 물론 신선도유지는 필수이다.
<입고 및 반출>
1. 작업자는 반드시 작업복과 소독 필수
2. 농장에서 계란이 도착
3. 입고된 계란은 칸이 나뉘어진 방에서 보관
4. 항생제 검사
5. 자외선 살균 및 검란(1차), 세척, 건조
6. 선별 및 인쇄
7. 혈반검사 등 비정상란 검사(2차)
8. 포장
9. 보관
10. 출고
각 농장으로부터 라벨이 붙어 입고된 원란은 신선도와 항생제검사를 제일 먼저 실시한다. 원란의 보관은 0~15℃에서 보관하고 생산단계에 들어가서는 물로 세척한 후 UV(자외선) 살균을 실시하고 1차 검란을 통해 파란, 기형란, 점박이, 사포란, 융기란 등을 검란한다. 이후 난각에 이물질 제거를 위해 브러쉬 세척단계에 들어간 후 건조과정을 거친다.
건조가 완료된 계란은 중량별로 선별되어 중요한 단계 중의 하나인 혈반을 검출해 낸다. 마킹단계에 들어가서는 생산자명을 난각에 인쇄하고 포장, 유통기한이 날인된 포장지에 계란을 포장하여 창고에 이동, 포관을 한다. 전과정을 거치면서 온도는 항상 상온(0~15℃)에 맞춰져 있다. 이러한 계란은 출고차량을 통해 소비지로 전달된다.
전만중 사장은 생산공정 과정에서 혈반 선별과 항생제 검사는 어느 단계보다 빈틈없이 검사를 한다. 만약 기준치 이상의 항생제가 검출될 경우 해당 농장으로부터의 반입을 중지시키고 시정조치가 이루어질 때까지 받지를 않는다.
한알은 삼성 홈플러스와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기준을 충족시켜야 납품이 가능하다. 삼성이 요구하는 항생제는 총 7가지(옥시테트라사이클린, 네오마이신, 스펙티노마이신, 설파제, 플루벤다졸, 독시싸이클린, 엔로플록사신)로 한알에서는 고가의 항생제 측정기기를 구입하여 이 모든 항생제의 검출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하였다.
한알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혈반을 잡아내는 것이다. H사와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혈반 제거기를 다각도의 실험을 통해 완벽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전 사장에 의하면 처음 실험 당시 1년에 많아야 10개 이내의 혈반이 선별되어지던 것이 이제는 하루에 10개 정도의 혈반 계란이 선별될 정도로 성공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기자가 방문 시 6개의 계란이 혈반란으로 분리된 것을 확인했는데 이를 직접 깨어보니 5개가 혈반란이고 1개가 정상란으로 판정되었다. 아직은 100%까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시험을 통해 100%의 혈반까지 잡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이다.
▲ 평균 1일 7~8개의 혈반란이 검출되어 나온다(방문 당시 혈반기계를 통과한 6개중 5개가 혈반이 검출되었음).
생산자명 이젠 농장에서 마킹을
전만중 사장은 이제는 모든 계란이 이력추적이 되기 때문에 유통에게 전적으로 계란을 맡길때는 지났다고 말한다. 현재 농장에서는 생산자명이 반드시 들어가야 유통을 시킬 수 있으며, 포장지에는 유통기한을 표기해야 유통을 시킬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농가에서의 인식이 덜 돼있으며, 마킹기가 없는 농장이 많아 난각에 생산자명을 찍을 수 없는 농장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유통센터에서 찍어 유통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즉, 이제는 농장에서 생산자명과 생산일자를 인쇄하여 유통에 납품해야 한다는 말이다. 마킹을 하지 않고 유통에 맡기는 자체는 농가의 주권을 빼앗기는 처사이며, 마킹을 농장에서 할 경우 그 책임감이 커져 오히려 더 좋은 계란이 유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금년부터 경기도 등 일부지역에서는 계란마킹기 보조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 농가 보급을 위해 60%보조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면서 계란유통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은 신뢰를 바탕으로
전만중 사장은 농장에서 정상적이고 좋은 품질을 납품하면 더 좋은 조건으로 계란가격을 받을 수 있고, DC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선별과정에서 1판에 2~3개 정도의 계란이 불량으로 나온다면 생산자와 유통 모두 유리할게 없으며, 이로 인해 DC가 여전히 성행하고 그 폭도 크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불량난을 제거하고 출하시키는 농장들은 타 농장들 보다 더 좋은 가격을 받고 있는 현실을 예로 들면서 농장과 유통이 신뢰를 바탕으로 움직일 때 유통질서가 바로잡힐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최근 본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광역 계란집하장과 관련해서는 순수 소비지 중심의 유통센터가 들어설 때 진정한 의미의 유통체계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계란의 가치를 담자, 부가가치 창출, 기본에 충실하자’는 한알의 사훈처럼 전만중 사장은 30여년의 계란 유통의 노하우를 생산자와 소비자들에게 연결시키는 역할을 통해 전국 생산자들과 유통인들이 고품질 계란 생산, 유통에 참여하는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