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 오세진 사장 대흥농장 사장, (주)하림농가협의회 사무국장 - 미국의 계열화 실상 알고보니$\cdots$

  • Published : 2010.06.01

Abstract

Keywords

최근 계열화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990년대 초 미국으로부터 도입된 우리나라 계열화사업이 20여년이 흐르면서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정착되어 왔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월말 미국의 양계산업을 전반적으로 돌아보고 온 대흥농장 오세진 사장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오세진 사장은 (주)하림농가협의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면서 농가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많은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오세진 사장

농장의 권리를 찾아

오세진 사장은 지난 1997년 육계 불모지인 고창에 농장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14년 동안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6만5천수 규모의 삼계를 사육하면서 (주)하림의 농가협의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오세진 사장은농가들이 단결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찾지 못한 권리를 우리는 찾아야 합니다.”라고 언급하고 농가들이 계열화사업 실상에 대해 바로 알고 대처해 나가지 않으면 영원한 종속관계로 끌려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였다. 

오세진 사장은 지난 1월 아틀란타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의 육계 계열화 사업을 돌아보면서 지금까지 국내에서 왜곡되어온 계열화사업의 실상에 대해 털어 놓았다.

계열회사와 계약농가의 역할

오세진 사장은 미국의 계열화가 계열사와 농가간의 분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데 주목하였다. 미국으로부터 도입된 계열화가 우리나라에서는 농가간 경쟁이 심화되고 계열사와의 지속적인 분쟁이 일어나는 이유가 궁금했던 것이다. 그 해답은 간단했다. 계열사와 계약농가의 역할이 뚜렷이 구분되어 있고, 농가가 노력하는 만큼의 대가를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계열회사와 계약농가의 소유 및 계약관계가 명확한데 반해 우리나라는 불평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오 사장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계열회사(A)와 계열농가(B)의 소유관계가 사육단계를 거치면서 입추 전에는 A, 입추 후에는 B, 출하 때는 다시 A로 바뀌는 불평등 계약이지만 미국은 완전한 위탁사육 방식으로 모든 관리와 책임이 닭 소유자인 계열업체에 있다는 것이다. 

즉, 입추에서 출하까지 모든 매뉴얼은 회사에서 관리하고 단지 농장은 약추를 골라내거나 물과 사료가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만 충실히 하면 되는 것이다. 병아리가 폐사하거나 문제가 발생해도 농장으로의 책임전가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단지 일부 분쟁이 생기는 부분은 연료를 아끼기 위해 농가에서 환기량을 줄이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회사측과 충돌할 때도 있지만 흔한 일은 아니라고 한다.

닭이 회사의 소유이다 보니 출하하는데도 전혀 신경 쓸 일이 없다고 한다. 어리장차가 많이 온다든지 적게 와서 차질을 빚는 일은 발생하지 않고 계획입추와 출하가 정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이라 설명했다.

상대평가의 실체

오세진 사장은 상대평가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농가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농가간의 벽을 만들어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오고 있다고 전했다. 최상의 농가와 최하위 농가간의 수입 격차가 크고 상위농가는 1등을 하기 위해 영양제는 물론 사료첨가제 등을 추가로 투입하면서 또 다른 출혈을 가져오는 것이 현재의 상대평가제의 현실이라 설명하였다. 또한 사육시설이 보온덮개부터 무창계사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진 계사형태를 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 것도 재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세진 사장은 지금의 방식을 고수하려면 무창계사는 무창계사대로 묶는 등 같은 조건의 농장을 구분해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 말한다. 

미국에서는 상위농가와 하위농가의 출하시 가격 차이가 1년에 1천만원이상 벌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약 25만수 정도에서 연 5회전을 기준으로 비교한 것으로 농가들은 회사 매니저(소장)의 지시와 회사 메뉴얼에 맞추어 충실하게 관리를 하는데만 신경을 쓰고 있어, 굳이 성적에 목숨을 걸면서 ‘남이 망해야 내가 산다’는 우리나라와 같은 경쟁 구도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행복지수 높아지는 그날까지

오세진 사장은 미국과 한국의 육계산업이 똑같을 순 없지만 계열화의 기본적인 취지와 원칙을 지켜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시설비 지원이나 지역 소장들이 보다 활동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을 강조했다. 미국처럼 하루에 2~3시간 일하면서도 사육수수료를 충분히 보장받고 부업을 하면서 여유로운 생활까지 하는 미국의 육계산업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입추부터 출하까지 아무런 근심없이 사육에만 충실할 수 있는 육계산업을 통해 농가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했다. 농가들이 계열화에 대해 재인식을 하고 농가권리를 찾는데 결집을 해줄 것을 마지막으로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