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한편으로 원자력 확대 정책에 본격적인 제동을 걸고 정책적 관성을 벗어났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탈원전의 윤리적 근거가 명확하게 정책 규범으로 정립되지 않음으로써 국내 탈원전 전략과 국외 원전수출 진흥 전략이라는 모순적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탈원전 시점에 대한 정치적 비전 부재와 탈원전 정책의 입법 부재는 탈원전 정책을 정치적으로 모호하고 무책임하게 만들고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탈원전 정책의 문제가 궁극적으로 의회 정당의 정치적 역할 부재에서 비롯되었다고 간주하고 원자력 정치의 부재 원인과 그 효과를 분석하였다. 본 논문은 원자력 정치의 부재에 대한 원인을 한국의 발전국가적 특성과 행정 관료에 의해 수립되는 '계획'의 특성으로 파악하고, 원자력 정책에서 정치 부재의 효과를 원자력 관련 국회상임위원회 회의록에 나타난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통해 정성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원자력 정치의 부재로 인해 원자력 행정에 대한 입법부의 통제 실패와 원전 사후 관리 분야에서 무책임한 정치가 초래됨을 보였다. 이에 원자력 정책에 대한 정치의 책임 있는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막스 베버(Max Weber)의 정치인의 신념윤리 및 책임윤리의 개념에 기초하여 탈원전 정책의 정책 규범을 제시하였다.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제사회에서 원자력정책은 침체기에 접어들었으나 우리나라는 박근혜 정부까지 약 60여 년 동안 친원전 정책을 유지하는 경로의존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2017년 탈원전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존의 친원전 정책은 경로의존성에서 이탈하는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본 연구는 역사적 제도주의를 중심으로 2008년 이명박 정부 시기부터 2018년 문재인 정부 까지 한국의 원자력정책 변동 과정을 고찰하였다. 연구결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는 외부 환경은 중대한 전환점이 되어 정부의 원자력 정책의 변동을 초래하였다. 제도적 맥락 측면에서 원자력정책의 패러다임, 정책결정구조, 법령 등에 영향을 미쳤고 행위자 측면에서도 정치 이념 및 국민 수용성에 영향을 주었다. 2017년 문재인 정부출범 이후 탈원전 정책이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고 기존의 친원전 정책에서 탈원전으로 근본적인 정책 변동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이전 정부들의 원전 중심의 경로의존성에서 벗어나 단절적 균형이 발생하였고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정책이 변동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The paper deals with recent paradigm shift in German environmental policy, fundamentally modifying the German society towards a sustainable future development. Key elements of this development are forceful climate protection measures to contribute to global climate protection strategy and to fulfil international conventions, supplemented by a comprehensive strategy to promote the adaptation to climate change, the nuclear power phase out in the medium term, and innovative landscape and regional planning projects to strengthen regional identity and economic power. All this components are,complemented by a financial support program including incentives, tax reductions, and research funding.
2011년 3월에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핵사고의 영향 때문에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에너지 미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에너지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원자력 발전 확대 정책을 고수하는 반면, 한국의 시민사회와 진보정당들은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자는 탈핵 주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 시민사회 쪽 연구자들에 의해 정부의 공식적인 시나리오와는 다른 대안적인 에너지 시나리오들이 발표되면서 앞으로 정부 쪽의 주류 시나리오와 시민사회 쪽의 대안적 시나리오 사이에 경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글은 2008년에 결정된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포함된 에너지 시나리오와 2012년에 발표된 시민사회단체들의 에너지 시나리오들의 내용을 인식론적이고 방법론적인 기반, 가치 지향성, 제도적 기반, 그리고 시나리오 등장의 사회적 배경 등의 측면에서 비교함으로써 한국의 에너지 시나리오를 둘러싼 '전문성의 정치'를 분석하고 있다. 전문성의 정치란 누구의 지식과 전문성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할 것인지 혹은 어떤 지식과 접근법을 가치 있고 믿을만한 것으로 여겨야 하는가를 둘러싸고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갈등적 경합과정이다. 분석 결과, 정부의 에너지 시나리오는 과학주의적 인식론과 포캐스팅 방법론에 기반하고 있고, 가치중립성에 의거한 전문가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에너지 수급에 대한 기존 추세를 전제로 주로 정부연구소의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에 의해 작성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에 시민사회의 대안 시나리오는 구성주의적인 인식론과 백캐스팅 방법론에 기반하고, 시민참여와 같은 적극적인 가치개입을 주장하고 있으며, 후쿠시마 핵사고를 직접적인 계기로 하여 대학과 시민사회의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지닌 연구자들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2017년 6월 19일 고리 원전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을 계기로, 국내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으로 복귀한 독일의 사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독일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지면서 집권 정부의 성향과 사회 경제적 요인에 따라 "2000년 탈원전 선언 ${\rightarrow}$ 2010년 탈원전 보류 ${\rightarrow}$ 2011년 탈원전 복귀"의 결정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정책 변화의 배경에는 간헐성의 재생에너지를 뒷받침(back-up)할 수 있는 자국의 풍부한 갈탄 매장량, 지리적으로 주변국과 연결된 전력망을 통해 전력을 상시 주고받을 수 있는 전력 수급 환경, 탈원전에 대한 정부 국민 산업계의 40여년에 걸친 합의형성 등 '독일 자국의 실정을 반영한 정책적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독일의 즉각적인 탈원전 복귀는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재생에너지 보조금 증가 및 송전망 확대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 간헐성의 재생에너지로 인한 불안정한 전력 수급, 과잉 생산된 전력의 수출로 인한 주변국 전력계통 혼란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독일의 탈원전 정책이 '어떤 정책결정 과정을 거쳤으며,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에 직면해 있는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 현실을 반영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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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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