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힉의 자칭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의 기독론에 대한 연구이다. 전직 기독교 신학자였던 힉은 기독교 핵심 교리들 중 하나를 거부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기독론적 재해석을 통해 아가페 기독론, 영감 기독론, 그리고 신화 기독론으로 자신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을 제시했다. 따라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전한 그의 세 기독론이 통시적으로 논의되고 평가될 것이다. 첫째, 아가페 기독론은 성육신이 모든 장소에서 모든 시대에 다른 정도로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결과적으로 아가페 기독론은 예수를 한갓 인간에 불과한 존재로 전락시킨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둘째, 은혜의 역설 혹은 영감 기독론은 성육신을 하나님이 영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자유로운 반응에 의해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 기독론은 하나님의 성육신이 누구에게서나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일어날 수 있다고 간주한다. 따라서 영감 기독론에 따르면 예수는 기독교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문자적인 의미에서 성육신하신 하나님이 아니다. 셋째, 신화 기독론은 성육신이 문자적인 것이 아니라 신화로 본다. 비록 힉이 후기 저술들에서 그것이 '신화'보다 긍정적인 의미를 함축한다는 이유로 신화 대신 '은유'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이것 역시 성경의 문자적 및 역사적 진실성을 거부하기는 마찬가지다. 힉의 신화 기독론은 예수의 성육신을 문자적, 역사적 진실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연구자는 소위 말하는 힉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의 기독론이 다원주의적 세계와의 소통을 위한 진지한 시도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종교적 상황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으로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연구를 끝맺는다.
이 글에서는 러시아정교회의 이코노스타시스와 한국 감로탱화의 특수성과 서사구조를 비교 고찰하였다. 1장에서는 일반 종교회화와 다른 이콘과 탱화의 도상-지표적 특성을 바탕으로 두 종교예술의 공통점을 살펴보았다. 2장에서는 러시아 종교문화의 이원론적 구조에서의 일원론적 성격, 한국 불교의 밀교적 성격을 토대로 러시아 이콘과 한국 탱화의 현세 이익, 신비적 속성을 보았다. 3장에서는 1-5단의 이코노스타시스와 상,중,하 3단의 감로탱화의 서사구조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이코노스타시스와 감로탱화에 담긴 시공간성과 내세에 대한 세계관을 탐구하였다. 과거, 현재, 미래와 천상, 현세, 지옥이 공존하는 감로탱화의 하단의 특징과 러시아정교회 성당 안에서 이코노스타시스와 마주보고 있는 최후의 심판 벽화를 비교하였다.
본 논문의 목적은 플로티누스 자유 개념을 규명하는 것이다. 이를위해, 플로티누스가 자유(to eleutheron)를 개념화하기 위해 동원하는 두 용어, '자기결정적인 것'(to autexousion)과 '우리에게 달린 것'(to $eph^{\prime}h{\hat{e}}min$)의 의미와 용법에 주목한다. 플로티누스에게 '자유'는 통념에 어긋나게도 대안들 가운데 아무 것이나 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라, 가장 좋은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드러날 것이다. 우선, 우리는 플로티누스의 '역설적' 자유 개념을 소크라테스적 전통 속에 위치시킬 것이다. 다음으로 결정론 비판의 맥락에서 플로티누스가 자유를 어떻게 주제화하는지를 아프로디시아스의 알렉산드로스의 접근법과 비교할 것이다. 알렉산드로스는 인과적으로 비결정적인 선택 능력을 도입함으로써 인간행동에 대한 도덕적 책임의 심리적 근거를 확보하려고 시도한 데 비해, 플로티누스는 올바른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심리적 조건을 탐색하면서 최선을 원하고 택하는 능력으로서의 의지 개념을 확립하려고 노력했음을 보일 것이다. 이어서 플로티누스의 '자유로운 의지'가 달리 선택할 수 없다는 역설적 주장을 해명하기 위해 그의 신적인 자유 개념에 호소할 것이다. 이를 위해, 플로티누스가 이상적 자유를 최선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최선의 자기일 수 있는 능력에 귀속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플로티누스가 바라 본 인간적 자유의 한계와 가능성을 지적한 후, 그가 '순수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내면으로 은둔하는 대신, 내면의 자유를 외적으로 확산하는 능동적인 삶의 방식을 옹호했음을 주장할 것이다.
18세기 영국 도덕철학자 허치슨, 흄 그리고 아담 스미스는 데카르트와 스피노자의 합리주의적 윤리학에 반대하여 도덕은 행위자의 행위나 성격에 대해 승인 또는 불승인을 느낄 수 있는 도덕감에서 생긴다고 보았다. 이들은 '도덕감(moral sense)'이라는 개념은 공유하지만 이러한 도덕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한다. 즉 도덕감이 발생하는 기제를 설명하기 위해서 허치슨은 도덕감이 모든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내재하는 고유한 정신적 능력으로서 신의 섭리에 의해 보증되는 것이라 보았다. 흄과 아담 스미스는 허치슨의 선천적인 내재적 도덕감의 존재를 부정하고 공감의 원리에 호소함으로써 도덕의 자연화를 시도했다. 많은 사람들은 흄과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이 유사하다고 생각하지만 '공감'에 관한 이 둘의 설명 방식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논문에서 우리는 그러한 차이점을 살펴 보게 될 것이다. 흄과 아담 스미스는 허치슨이 도덕감의 근원을 신에게 둔 것에 반대하여 도덕감의 발생 기제를 공감의 원리를 통해 설명함으로써 도덕의 자연화를 시도했지만 흄은 도덕의 궁극적 기준을 사회적 효용성 또는 관습적 규약에 둠으로써 외적인 기준을 택한 반면, 아담 스미스는 궁극적인 도덕적 기준으로 '공평무사한 관망자'의 판단 즉 '양심'이라는 내적 기준을 택했다. 스미스의 공평무사한 관망자는 개별성과 보편성 간의 간격을 메꾸고 실천적 이성을 작동케하는 수단이라 볼 수 있다. 이 논문에서 나는 공감에 관한 흄과 아담 스미스의 입장의 차이점을 밝히고 이러한 각각의 입장이 도덕의 규범성으로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이고자 한다.
조선거수노수명목지는 조선총독부가 조선의 신목을 왜곡하기 위해 만든 자료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하였다.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째 조선거수노수명목지에는 64개 수종 3,170본의 목록이 기록되어 있다. 노거수에 신적 요소 고사 전설이 있으면 신목, 고사적 요소 고사 전설이 있으면 명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본수가 가장 많은 느티나무로부터 8번째로 많은 전나무까지 8수종 2,632본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8개 수종별 신목과 명목의 평균 직경, 평균 수고, 평균 수령을 산출하였다. 8개 수종 중 7개 수종에서 명목의 직경과 수령이 신목보다 크고, 6개 수종에서 명목의 수고가 신목보다 컸다. 신목이 명목보다 왜소하고 볼품없는 크기의 나무라는 이 상식에 반하는 사실이 조선거수노수명목지에 기록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본 고의 가설은 위의 사실 확인으로 증명되었다. 둘째 조선총독부는 신목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동제를 미신으로 타파하는 시책을 추진하였다. 신목이 작고 볼품없어야 미신이라고 주장하기 좋았을 것이다. 조선 신목의 신성성을 폄하하기 위한 설명자료 또는 증거자료로 조선거수노수명목지를 작성한 것이다. 셋째 조선의 신목이 명목보다 작고 왜소하다는 날조된 내용을 사실인양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조선거수노수명목지를 흉고직경순으로 편찬한 것이다.
그림형제가 수집한 민담 <황금 새>를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해석하였다. 민담의 제시부에 나타난 문제점은 왕과 아들 세 명의 치우친 남성적 구조 속에서 이 왕국은 여성성이 결핍되어 있다. 황금 사과의 상실은 균형을 이루기 위해 더욱 더 여성적 요소를 보충할 필요성을 느낀다. 가장 어리고 바보스러운 막내의 모험과 여행은 분석심리학에서 말하는 새로운 자아의 개성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자아는 여행의 경과 중에 단계마다 새로운 왕국이라는 특정 집단의식의 지배에 사로잡히고 죽음의 위기에서 어려운 과제를 수행한 후에 해방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이 과정은 성인화 과정으로 자아의 높아진 의식성의 회복 뒤에 여성성의 보충이라 하는 공주와의 결혼 즉 대극의 합일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여성성의 보충으로 보이는 새, 말, 공주는 독립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서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이들을 만난 자아가 아직은 온전한 성공에 이른 것은 아니다. 집단 지배의식의 지시에 따라 출발하는 두 형들의 실패 뒤에 주관적 의식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새로운 자아(막내)가 나섰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페르소나의 구분과 버림은 쉽지 않은 난관이다. 반복된 고난에 이어 형들을 사형에 처한 다음에 즉 지적인 능력이 제물로 바쳐진 다음에 상위의 의식성을 획득하고 그의 아니마인 공주와 일차적 결혼을 한다. 대개의 이야기는 결혼으로 끝나지만 여기서는 다음 단계가 남아있다. 여우가 자신을 죽여 머리와 발을 잘라 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주인공이 마지못해 행하자 여우는 마법이 풀려 왕자가 된다. 여우가 공주의 오빠로 변신한 것은 동물이 인간화한 것으로 또 다른 의식화를 경험한다. 비로소 대극의 합일이 이루어지고, 신성한 결합이 전체성을 획득하고 즉 개성화의 완성을 이루게 된다.
바리공주는 부모인 왕과 왕비의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나자마자 버림을 받지만, 병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한 약을 얻기 위해 홀로 저승에 간다. 그리고 험난한 시련을 통하여 재생의 불사약을 가져와 죽은 부모를 살리고 신격을 획득함으로써 만신의 왕이 되는 무속신화이다. 무당의 조상인 바리공주의 삶에는 시련과 고통을 견디며 죽고, 새롭게 탄생해야 하는 무당의 필수적인 입무과정이 내포되어 있다. 바리공주가 신성을 획득하여 무조의 신이 되는 그 이야기속에서, 집단적 무의식의 원형, 원초적 상인 신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고통, 죽음, 재생의 과정을 거치고 만신의 왕이 된 바리공주는 영웅신화에서 볼 수 있는 개성화 과정의 일단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리공주는 부모의 병을 그냥 고치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서 살아나게 하였다. 죽은 부모를 살아나게 하는 생명의 약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리공주가 일상의 하찮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며 견딘 자기희생적인 부모에 대한 사랑과 자비이다. 바리공주는 자아의 입장보다 넓은 자기(Self)에 입각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행동하였다. 저승에서의 고행 속에서 치료자의 조건을 갖춘 바리공주는 영혼의 인도자이며, 치유자원형인 것이다. 이렇게 바리공주의 고통을 넘어선 신성한 치유의 힘은 한국인의 심성 속에 내재한 자기원형, 즉 치유자의 어떤 신적인 상을 깨우쳐 주는 상징적 힘인 것이다.
본 논문은 1830년 프랑스 파리 뤼 뒤 박에서 발현한 성모상을 분석심리학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세기 연금술서 『로이즈너의 판도라』(1588)에 실려 있는 '성모 마리아의 대관식으로 묘사된 육체의 신성화'라는 제목의 그림을 전거로 삼아 성모상에 드러나는 원형적 모티프들을 확충하였다. 이 성모상에는 융 심리학의 핵심 개념인 개성화의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는 원형적 모티프들이 집약되어 나타난다. 판도라 그림이나 발현 성모상에서 나타나는 개성화 과정을 표현하는 이런 상징들은 집단적 무의식을 구성하는 신화소들의 표현이다. 융은 이 신화소들이 모든 종교의 궁극적인 바탕이며 모체로 보았다. 발현한 성모상에 나타나는 신화소들을 살펴볼 때, 성모 발현 현상은 집단적 무의식에 배열된 자기 원형상이 시공간의 영역, 즉 시간과 공간을 인지 범주로 삼고 있는 목격자 개인의 의식에 나타난 것이다. 뤼 뒤 박 성모상은 그리스도교의 십자고상(十字苦像) 상징에서 충분히 표현되지 못했던 신성과 인간성의 대극 융합을 보여준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발현한 성모상은 물병자리 시대를 여는 새로운 구세주의 상이다. 성모상은 신성이 인간의 내면으로부터 기원하며, 따라서 육체를 지닌 각각의 인간이 신성을 육화하는 바탕이며 심리학적 구원의 주체임을 보여준다. 성모상은 그리스도교가 지닌 영적인 가치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시대에 인간의 정신이 담지하고 있는 신성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본 연구는 노동과 조화를 이루어 인간의 진정한 행복을 구성하는 놀이의 의미를 고대 희랍철학자들에게서 찾아보고자 한다. 이러한 탐색은 가장 시원적인 놀이를 신성한 차원으로까지 승화시키는 플라톤과 자유로운 활동을 개인 삶의 완성으로 파악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놀이 개념에 대한 고찰로 구성된다. 지금까지 플라톤의 철학에서 '헤오르테'($heort{\bar{e}}$)는 근원적 신성과 소통하는 성스러운 활동으로서 '파이디아'(paidia)의 모방 활동과 구별되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에도 '스콜레'($schol{\bar{e}}$)는 '노동'(ascholia)과 대립되는 단순한 여가 활동으로 인식되어 왔다. 본 연구는 먼저 플라톤의 '헤오르테'가 가장 시원적인 놀이로서 인간이 세계와의 연관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해명하며 또 공동체의 풍요로운 삶을 이루어가는 성스러운 놀이 방식이었다는 것을, 그 다음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콜레'가 노동의 부담을 벗어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학문 활동과 관조적 생활을 통해 인간의 행복을 구성하는 놀이 방식이라 것을 해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해석을 통하여 본 연구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서 놀이가 삶의 중심이었다는 것을 드러내고자 한다. 플라톤의 놀이 개념은 유아적인 것에서 신성한 '헤오르테'로 변화되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놀이 개념은 오락에서 학문 활동과 관조적 생활로 변화된다. 플라톤은 놀이를 신의 축복을 받기 위한 방편으로 인간의 삶의 중심에 두며, 아리스토텔레스는 놀이를 순수한 즐거움을 주는 자유로운 활동이요 개인 삶의 완성으로 파악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놀이는 단순히 노동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다. 놀이는 자유로운 최고의 활동으로 그것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요 하나의 완성이다. 놀이는 인간 삶의 본질이어서 인간은 놀이를 통해서만 행복해진다. 놀이는 순수한 즐거움으로 하는 활동이요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며 또한 동시에 가장 지적이면서 능동적인 활동이다. 플라톤의 '헤오르테'에서 아폴로적-디오니소스적인 놀이의 양의성과 공동체의 혼연일체라는 놀이의 구조가 나타난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콜레'에서는 본질적 삶의 풍요로서 기쁨이라는 놀이의 구조가 나타난다. 놀이에 관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는 서로 다른 것처럼 보지만 놀이를 삶의 중심으로 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들이 동일하게 주장하는 것은 삶을 놀이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놀이와 노동이 조화를 이룬 세계, 이것이 그들의 이상향이다.
본고의 핵심은 동아시아 전통 유교의 자아실현 과정과 그에 함축된 삶의 의의를 짚어보려는 것이다. 유교에서도 원시유교의 중심을 차지하는 공자와 맹자의 자아실현 단계를 검토하고 인격의 성숙과 교육적 특징을 고찰한 후, 그 현대적 의미를 도출해 본다.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가 『논어』에서 학이시습(學而時習)을 언급한 이후, 그의 행적은 평생 동안 지속되는 자아실현의 과정이다. 즉, 지학(志學)-이립(而立)-불혹(不惑)-지천명(知天命)-이순(耳順)-종심(從心)에 이르는 자아실현 단계는 삶의 온축(蘊蓄)인 동시에 인생의 깨달음을 심도 있게 보여준다. 이는 삶의 과정이 질적으로 승화하고 있다는 점과 평생에 걸쳐 여섯 번이나 주요한 자기 변화 과정을 거치면서 철저한 자아실현의 능동성과 교육 및 학습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고 있다. 공자를 사숙한 맹자에게서도 인격성숙은 이와 유사한 패턴으로 이어지는데, 맹자의 자아구현 단계는 그의 철학에 근거한 심학(心學)적 특성이 짙게 배어 있다. 이는 선인(善人)-신인(信人)-미인(美人)-대인(大人)-성인(聖人)-신인(神人)으로 표출되는데, 이런 여섯 단계의 자아성숙 과정은 평생 동안 완벽한 인격을 꿈꾸는 교육과 학습의 모델이다. 공자와 맹자의 자아실현관은 내면적으로는 자기단련이고 외면적으로는 인간의 전형(典型)을 드러낸다. 그것은 유교가 지향하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유기체적 이념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요컨대, '사람임'에서 '사람됨'을 거쳐 '사람다움'을 다지는 삶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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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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