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향연은 인간에게 기록이란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그 생각을 찬찬히 기록하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기록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한 사람이 생각을 꺼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욕망, 언어, 정서, 감각이 동시에 움직이는 신체적 활동이었다. 철학에서 생각은 논리적이고 인식적인 행위만이 아니다. 생각은 사고, 느낌, 정서, 의지 등을 망라하는 신체적(정신과 육체) 활동이다. 신체에서 어떤 정서적 변화가 생기면 그 변화에 대한 관념이 생긴다. 정서적 변화는 신체의 활동능력을 증가, 감소, 촉진, 저해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철학적 개념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사랑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는다.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사랑하면서 사랑이 무엇인지 실감나게 몸으로 겪고 그 안에서 다시 사랑을 반복하면서 희노애락을 겪는다. 인생사가 대체로 이러지 않을까.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는 다를 것 같다. 기록향연이 시작되면, 무작정하고는 당신에게 기록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고 했고, 그런 생각을 출처로 삼아 기록하자고 했다. 기록향연은 아직 고유명사이다. 일반명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향연이라는 기록실험의 과정과 의미를 보고한다.
최한기의 사유에서 존재와 인식 두 측면에 걸친 패러다임이 근대성의 맥락에서 전환된다. 그에게 만사만물의 근원은 리(理)가 아니고 기(氣)이다. 그 리는 기를 미루어 헤아릴 수 있다. 그리고 종래의 존재론 차원에서만 있던 '리'가 최한기의 기철학에서는 인식 국면에도 있다. 존재론에 '유행의 리'가 있다면 인식 국면에는 '추측의 리'가 있다. 또한 그의 사유에서 리는 존재와 인식 모두에 걸쳐 무수히 많다. 이렇다 할 때 리는 메커니즘으로서 이치, 방식, 방법의 의미로 접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최한기의 생각에서 만물 존재와 인식 모두에 생성, 운동, 변화의 운화기가 내재한다. 최한기의 기학에서는 '경험'이 매우 중시된다. 도덕적으로 행위할 줄 아는 것도, 예를 들어 맹자의 측은지심의 발동도 그의 사유에서는 경험, 교접을 통해 획득되는 것이고 도덕 행위의 인식은 심체, 즉 마음의 본질인 신기에 의한 추측으로 보았다. 이와 같은 면모로 최한기의 철학에서 존재와 인식의 문제가 대두된다. 사물의 존재의 본질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인식 과정 모두에 걸쳐 운동, 변화가 내재한다. 이런 양태로 최한기의 사유는 실학적이며 근대적인 사유로 나아갔다.
본 연구는 경북무형문화재 제7호 '안동놋다리밟기'의 기록화 방안에 대해 제안하고자 한다. '안동놋다리밟기' 기록물은 놀이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기록물이 생산된다. 이에 장기적으로 접근 및 활용할 수 있게 기록하는 방법을 목적으로 한다. '안동놋다리밟기' 기록화를 위한 시작 단계의 연구이다. 우선 기본 틀의 단계에서 안동놋다리밟기의 기록화의 개념과 특성을 도출하고 기록화의 의미와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안동놋다리밟기의 행위과정 분석을 통하여 기록의 전체 범주를 설정하였고 기록화 대상 분석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행위과정을 중심으로 발생기록과 기록의 내용에 대해 정리하였다. 또한, 관련된 기록물을 포함한 내용과 콘텐츠에 중점을 두어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정리하였으며, 행위과정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록을 유형별 특성으로 정리하였다. 마지막으로 기록 분석은 공연 행위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관리기능은 생산자를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기록물을 관리하는 것은 다양한 목적을 가진 이용자가 무형문화재인 안동놋다리밟기에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함이며, 특성이 유사한 분야의 기록화 방안에 있어 적용 가능한 방향과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과학기술과 감성의 융합을 가장 강조하는 IOT 사회환경에서 본 연구는 디자인 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 대학원생들의 학습공동체 운영을 기반으로, 디자인 융합 수업에 참여하면서 어떠한 경험을 하였는지 그리고 그 경험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탐색해보는 것을 연구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해 T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12명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디자인 기반의 탐구 방법을 활용하여 다양한 연구 문제를 시각화하는 것으로 실행연구를 하였다. 디자인 중심의 융합수업은 외부환경에 의해 주어지는 표현기법과 연구 참여자들의 내적 동기에 의해 시각적 전략으로 표현되는 내용을 바탕으로 소그룹으로 진행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연구 문제의 관점과 의도를 연구물에 나타내기 위해 연구 과정에서 시각 자료의 은유적 사용과 분석, 연구 문제에 대한 감각적 접근 등의 다양한 시각적 전략을 사용하여 표현한 융합디자인 연구물은 창의적 사고과정을 표출하는 형식으로 제시되었다. 탐구의 한 방법으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결과물을 제시한 수업방식은 새로운 수업 형식의 변화 및 교수자들의 실천적 지식 나눔과 학습참여자들의 공동체 참여의 의미를 시사한다고 여긴다.
이 논문의 목적은 명리학(命理學)에서 사용되는 육친(六親) 혹은 육신이라 불리는 십성(十星)의 근원과 주요고전에서의 십성의 의미를 확인하고, 현대 명리학에서 사용되는 십성의 개념을 분석하는 한편, 단순한 육친관계에 그치지 않고 보다 발전적인 형태의 십성의 개념을 심도 있게 연구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명리학에서 육친의 관념을 정하고 육친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연해자평』이다. 『연해자평』, 『삼명통회』, 『자평진전』 등 주요 고전 명리학에서 설명하는 십성의 내용은 대부분 순수 육친이라는 설정에 그쳤다. 이후 1963년에 발간된 『사주정설』에서는 육친의 설정에 그친 그간의 한계를 벗어나 십성의 작용을 설명하기 시작하였는데, 특히 김기승의 과학명리는 십성의 개념을 단순히 육친관계와 작용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심리와 선천적성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 이 연구에서는 주요 고전에서의 십성의 개념과 현대 명리학에서 김기승의 『과학명리』에서 설명하는 십성의 개념과 성향을 알아보고 그 개념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 연구가 십성에 대한 인식 및 활용면에서 향후 명리학(命理學)의 연구에 발전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는 새로운 운동문화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운동을 겸하고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인 골프 종목 체육특기자 학생 선수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대학 생활에서 자신이 실제로 해 보거나 겪어 본 과정을 근거이론 방법을 바탕으로 심층적으로 조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충청도에 있는 A 대학 골프학전공에 재학 중인 10명의 특기자 학생을 연구 참여자로 선택하였으며, 이들과의 심층 면담을 통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자료 분석 과정은 Strauss와 Corbin(1990)이 밝힌 분석 방법에 따라 개념에 대해 결론을 끌어내고 개념 간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코딩 패러다임을 구성하였고,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개방 코딩에서 117개 개념, 16개 하위범주, 10개 상위범주가 도출되었다. 둘째로 인과적 조건은 "비대면 수업의 대학 생활", 맥락적 요소는 "실기 운동", "수업 참여"로 범주화하였으며 중심현상은 "골프 종목 체육특기자 학생으로서의 대학 생활 의미"로 보았다. 중재 조건은 운동과 학업을 함께하는 과정을 살펴본 결과 "관계 형성", "능력향상"으로 정리되었으며 작용/상호작용전략은 "학문 연구", "부정적인 생각"으로 범주화했으며, 마지막으로 결과는 "지난 대학 생활 되돌아보기", "정체성", "미래 설계"로 구성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파악된 체육특기자(골프) 학생들의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삶의 과정에 대한 모형을 근거 이론적 패러다임의 방법 절차에 따라 범주화하였으며, 골프 종목 체육특기자들은 운동 생활이 학업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됨에 따라, 쉼이 없는 대학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으며, 그리고 운동과 학업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학생 선수의 역량 향상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후안 마요르가의 희곡 <하멜린>을 포스트 서사극으로 정의하고, 포스트 서사극으로서의 실제적인 연출 기법을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포스트드라마 이후에 등장한 포스트 서사극은 작품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제시하고, 배우와 관객이 상호 작용하며 관객이 몰입과 소외를 통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이를 위해, 포스트 서사극의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고 <하멜린>의 포스트 서사극적 특징을 논의하였다. 이를 토대로 <하멜린>의 연출컨셉과 실제 연출기법에 대해 세부적으로 고찰하였다. 그 과정에서 메타연극적 기법 중 '역할놀이'의 개념을 빌려와 그 정당성과 효과에 대해 논의하였다. 그 결과 관객의 적극적인 태도와 비판적 사고, 포스트 서사극의 특성 강화, 관객 스스로의 의미창발 등 다양한 지각적 체험 및 변화를 가능하게 하였다.
본 연구는 인류세를 대비하기 위해 포커스그룹 인터뷰(FGI) 분석 방법을 활용하여 학부생을 대상으로 인류세 인식에 대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인류세 교양교육의 방향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약 4개월에 걸쳐 교양교육튜터링에 참여한 14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질적분석 방법에 따라 의미있는 개념을 확인한 결과, 새로운 지질시대의 도래, 인류세 재구성과 책임, 인류세 교양교육의 방향 등 총 3개 주제, 8개 하위범주, 16개 하위단위가 도출되었다. '새로운 지질시대의 도래'에서는 인류세가 우리의 삶과 가까이 있음을 인식하였으며, 인류세의 의미, 심각성, 발전가능성을 통해 미래를 예측해 보는 시간이 되었고, '인류세 재구성과 책임'에서는 인류세 인식을 계기로 개인, 기업, 정부의 의식전환의 재구성과 책임감을 강조하였다. '인류세 교양교육의 방향'에서는 미래형 기초교양교육으로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실천과 ICT기술을 활용한 인류세 극복방안 그리고 긍정적인 인류세를 위한 다양한 교양교육의 내용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교양교육 차원에서 인류세를 심층적으로 탐색함으로써 인류의 생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인류세 시대에 필요한 미래형 교양교육의 방향을 제시하였으며, 나아가 인류세 교양교육을 위한 교육내용과 방법에 관한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사용자의 행위를 상호적인 탐색과정으로 활용하는 인터랙션 방식과 기술들이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각종 센서 기술의 발전으로 접촉에서 비접촉 방식으로 서비스 방식이 변화하고 있지만 인터랙션 방식에 대한 개발자들의 무분별한 정의로 인해 오히려 탐색과정이 복잡해지는 양상을 띄게 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오히려 사용자가 전시콘텐츠를 학습하기에 앞서 개발자가 정의한 인터랙션 가이드를 먼저 학습해야하는 번거로움을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전시 체험자를 위한 원활한 문화콘텐츠 정보 소통을 위해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용자를 위한 손쉬운 인터랙션에 대한 사전 연구가 필요하며, 비접촉 전시콘텐츠 개발 시 사용자 상호작용의 사용편의성 제고를 위한 연구 역시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전시콘텐츠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고 보편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비접촉 인터랙션을 연구하고 행위(제스처) 디자인을 제안함으로써 개발자와 사용자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먼저 문화자원 서사구조를 기반으로 기존 연구들을 고찰하고 문화콘텐츠로써 인터랙션 지점을 도출하였으며 사용자가 인터랙션 방식을 자연스럽게 추측하고 학습할 수 있는 손짓 기반 비접촉 행위 중 가장 효율성이 높은 탐색과정을 선별하였다. 나아가 비선형 내러티브 기반 인터랙션의 의미와 공간적 행위 요소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학습적 효과와 효율성이 높은 어포던스 행위를 도출하였다. 본 연구과정을 통해 사용자가 전시형 문화콘텐츠 탐색활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접촉 인터랙션을 이해하고, 전시콘텐츠에 몰입하는 과정에서 비접촉 인터랙션을 활용하는데 도움이 되는 행위를 최종적인 모델로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첫 자녀 출산 후 부부관계 경험 및 적응 과정에 대한 이해를 위해 근거이론적 접근에 기초한 질적 분석을 시도하였다. 결혼 기간 5년 미만, 첫 자녀 출산 후 3년 이내의 부부 13쌍에 대해 심층 면담이 진행되었다. 면담 자료를 대상으로 범주화 작업을 거쳐, 출산 후 부부관계 경험 및 적응에 대한 패러다임을 추출할 수 있었다. 첫 자녀를 출산한 부부들에게 관계 변화를 야기하는 원인적 조건은 삼자적 가족구조로의 전환 및 결혼 적응 수준이었으며, 중심 현상으로는 양육 및 가사 부담, 출산 후 부부관계의 변화가 특징적으로 관찰되었다. 이러한 중심현상은 남편의 지원과 관심, 원가족 지원의 중재 변인을 통해 그 강도가 완화 또는 악화되었다. 작용/상호작용적 전략에서 추출된 주요 범주는 새로운 역할 인식과 적극적인 수용, 가족에 대한 의미부여였으며 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을 때, 완성체로서의 가족 구성과 공유된 가치 경험이 얻어질 수 있었다. 선택 코딩을 통해 이론화를 시도한 결과 '부부의 새로운 역할 인식과 수용 및 우리성(We-ness)의 추구'라는 핵심범주가 추출되었다. 임신과 출산, 양육 전 과정에 걸쳐 부부가 하나의 단위로 움직이며,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보이는 것으로 정의되는 '우리성'의 획득은 출산과 양육이라는 생애 전환기적 사건을 맞닥뜨린 부부가 이에 적응적으로 대응하고 안정된 부부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근거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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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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