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적 기업에 대항하는 국내노동운동이 교착상태에 빠진 원인 중 하나는 "강한" 초국적 기업 vs. "약한" 노동자라는 공간적 인식과도 관련된다. 이러한 인식의 기저에는 초국적 기업은 추상적, 구조적인 존재로서 글로벌 스케일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노동자는 구체적이고, 연약한 존재로서 로컬 스케일에 속박된 것으로 재현되는 '글로벌-로컬의 이분법'이 놓여 있다. 본 논문은 "글로벌" 자본 vs. "로컬" 노동자라는 이분법을 깨기 위한 대안적 시각으로 노동지리학을 주목한다. 노동지리학은 노동자를 단순히 생산요인으로 간주하지 않고, 자본주의의 경관을 의도적 또는 비의도적으로 생산하는 행위자로 개념화한다. 다중스케일적 접근의 통찰을 빌려온 본 연구는 2003년 발생한 한국네슬레노동조합 파업을 사례로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공간전략의 작동방식을 면밀히 분석하고자 한다. 본 사례연구를 통하여 저자는 노동자들이 다중스케일적 실천을 고안할 수 있는 역량이 있으며, 이는 초국적 기업의 자본주의 경관의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또한 다양한 스케일 상에 존재하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요인들과 행위자들과의 역동적 상호작용의 결과로서 노동자들의 다중스케일적 실천은 매우 복합적, 다면적인 특성을 띠고 있음을 강조한다.
본 연구는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추세하에서 한국의 산업경쟁력약화라는 현실에 직면하여, 지역산업정책의 현황과 성과를 분석하고 향후 새로운 국가성장전략으로서의 지역산업정책이 지향해야 할 정책방향을 제시하고자 함에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문헌연구에 기초하여 변화된 정책환경에 부합되는 새로운 지역산업정책의 틀을 구상함에 주안점을 두었다. 먼저, 큰 틀의 정책방향으로 권역 간 형평과 권역 내 효율의 동시적 추구라는 산업정책틀을 제시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 정책방안으로 첫째, 지역주도 지역산업정책 거버넌스의 구축, 둘째, 인력양성중심, 중앙정부컨설팅을 법제화한 지역산업정책 기획, 셋째, 지역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에 기초한 라이프 스타일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한 지역전략산업 육성 넷째, 4차 산업혁명기술의 종합시현장인 스마트시티를 참여형 혁신플랫폼, 창업 및 자본유치 플랫폼, 공공조달과 데이터에 기반 한 신산업육성 플랫폼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본 연구는 4차 산업혁명의 전개와 기존산업의 경쟁력 상실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대처전략의 제시에 의의가 있으며, 향후 세부적인 실천방안에 대한 추가연구가 요구된다.
노인 자원봉사활동을 설명함에 있어서 통합적 자원이론은 인적 사회적 문화적 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일상의 생활환경 및 거시적 생태환경이나 상황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노년기 자원봉사활동 참여는 노화에 따른 대처행동의 하나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환경과의 교류를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본 논문은 노화의 일반 생태학 이론의 관점을 적용하여 생태환경 변수가 자원변수들을 통제한 가운데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 지 그 효과를 추정하고, 그 결과가 내포하는 이론적 정책적 함의를 논의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2009년 통계청 사회의식조사 원시 데이터를 이용하였으며, 총 응답자 37,049명 중 사회적 은퇴를 경험한 것으로 추측되는 55세 이상 10,268명을 추출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분석기법으로는 다중회귀분석과 이항로지스틱 분석기법을 적용하였다. 분석결과로써 종속변수인 시간 및 참여 자원봉사활동에 대하여 독립변수 즉 생태환경과 자원변수는 p<.000 수준에서 유의한 독립적 효과를 나타냈고, 이 중, 5개의 독립변수 즉 교육수준, 돈 빌려줄 사람 수, 종교, 전문 관리직, 지역사회 변수는 종속변수인 시간자원봉사와 참여자원봉사에 대하여 관계의 방향이 서로 반대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노화의 일반 생태학 이론이 우리나라 노인의 자원봉사활동을 설명함에 있어서 경험적 근거를 갖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환경변수의 효과 크기가 자본변수에 비해 작지 않음은 노인의 자원봉사활동이 상대적으로 동네, 지역사회, 직업 환경 등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나타낸다. 시간자원봉사와 참여 자원봉사에 대한 회귀계수 추정에서 5개 변수의 관계방향이 서로 다른 것은 두 결과변수가 노인의 자원봉사활동과정에서 서로 다른 과정이라는 것을 함의하는 것이며, 노인자원봉사자의 모집과 유지전략에서 다른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론에서 자원봉사이론 및 정책적 함의를 논의하였다.
본 연구는 관제기 관립 외국어학교의 교육사적 의미를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이 시기 설립 운영된 6개 관립 외국어학교의 교사진 특성과 학생수 변화를 통해 당시 외국어교육 정책과 외국어학교간 비교우위를 살펴보고자 한다. 1894년 갑오개혁을 통해 과거제와 신분제를 폐지한 조선에서 외국어 교육은 근대적 문물 습득과 사회적 지위 상승을 위한 문화자본이었다. 본 연구를 통해 얻어진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관제기의 외국어학교는 당대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이었다. 입학연령은 15세 이상 23세 이하였지만 실제 입학생들 대부분은 20세 이상이었다. 둘째, 관제기 외국어학교의 몇몇 교사 중에는 군사와 외교, 기술 분야 전문가도 있었다. 특히 법어학교 교사 마르텔은 대한제국 시기 중립외교 정책을 전개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셋째, 외국어학교의 학생 모집은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넷째, 관제기 관립 외국어학교의 입학생 통계를 보면 한어학교, 법어학교, 영어학교의 순으로 비중이 높으며, 이는 당시 재학생 통계상 영어학교와 일어학교에 학생들이 집중된다는 일반적인 주장과는 다른 결과이다. 다섯째, 관제기 관립 외국어학교는 역관통사를 양성할 뿐만 아니라 경세가가 될 수 있는 문무 관료를 양성하였다.
생태계서비스의 체계적인 보전 및 증진을 위하여 토지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인과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됨에 따라, 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한 세부사항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의 다양한 활동 유형을 발굴하여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의 원활한 사업 추진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수행하였다. 연구결과, 지지서비스로 휴경, 친환경 작물 경작, 벼 미수확, 쉼터 조성 관리, 볏짚 존치, 보리 재배, 숲(지역 자생수종) 조성·관리, 습지 조성·관리, 생태 웅덩이 조성·관리, 관목 덤불 조성·관리, 초지 조성·관리, 멸종위기종 서식지 조성·관리 등의 세부 활동 유형을 도출하였으며, 환경조절서비스로 하천 환경 정화, 수변식생대 조성·관리, 기후변화대응숲 조성·관리, 저류지 조성·관리, 나대지 녹화·관리 등의 세부 활동 유형을 도출하였다. 문화서비스로 경관숲 조성·관리, 생태탐방로 조성·관리, 자연경관 전망대 조성·관리, 생태계 교란종 제거, 생태계 보전 관리 활동 등의 세부 활동유형을 도출하였다. 향후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 사업의 구체적인 활동유형별 내용(신청 가능 대상지, 사업 내용), 활동 검증 방법, 각 활동유형별 비용(보상) 단가 산정, 모니터링 및 평가 방안,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 사업 추진을 위한 가이드라인(추진 절차, 사업 추진협의회 구성 방안 등) 등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안동은 전국 최대의 생강 주산지이다. 이 연구는 안동생강의 공동브랜드 '그대생강'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농산물 공동브랜드의 스토리텔링 개발 과정을 알아보았다. 그대생강 브랜드의 스토리텔링 개발 과정은 4단계이다. 1단계 자료 조사를 통해 스토리텔링 소재를 수집하였다. 인류에게 오래 동안 약으로 사용되어온 생강은 무엇보다 역사 문화적 이야기 소재가 많다. 2단계로 스토리 자원을 추출하였다. 생강은 두루 이롭게 쓰이면서도 본연의 색과 향기를 잃지 않는 고귀함, 강직함, 정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의 이미지와 결부시킬 수 있다. 3단계로 스토리텔링을 개발하였다. 핵심 테마를 '격(格)이 다른 안동생강'으로 설정하였고, 핵심 스토리로 ≪안동 생강선생 이야기≫ 시리즈를 기획해 시나리오 1편 <안동 생강선생을 소개 하오>, 2편 <도산십삼차(陶山十三茶)의 탄생>, 3편 <사랑을 이어주는 그대생강>을 개발하였다. 4단계에서는 스토리텔링의 활용 방안을 제안하였다. 스토리텔링 확장을 위한 지역 연계 사업화 프로그램으로 '그대' 생강의 이미지를 활용한 소비자 참여형 스토리텔링의 확산방법 및 생강'선생'의 이미지를 부각한 선생님과 함께 하는 생강 여행 및 생강 축제 등을 제시하였다. 본고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통해 격이 다른 안동생강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일조함으로써 그대생강 공동브랜드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통해 안동생강의 효능과 정보, 역사적 사실 등이 널리 알려지고, 생강이 양념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유용하고 매력적인 지역농산물로 자리매김하며 나아가 안동생강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문화관광 사업에 활용하여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본 논문에서는 탄자니아의 스와힐리 정체성이 국가정체성과 동일시되는 포용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탄자니아에서 국가정체성은 하위민족정체성에 우선한다. 따라서 탄자니아 내부의 다양한 하위민족정체성은 '탄자니아인' 또는 '스와힐리인'과 동일시된다. 이는 탄자니아 국민이 아닌 외부 이주민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본 논문에서는 이처럼 탄자니아에 이주 정착한 비 스와힐리 인이 문화 모방과 사회적 담론을 통해 스와힐리 정체재생산하는 과정을 살펴보는데 목적을 둔다. 이를 통해 본 논문에서는 스와힐리 사회가 역사적으로 단일정체성 형성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관점에서 그 동안 학계의 중론이었던 스와힐리 단일기원설을 비판한다. 이와 함께 스와힐리 사회는 끊임없는 민족이동과 문화교류를 통해 점진적으로 형성되어 온 복합사회이며 다층적 담론을 통해 스와힐리 정체성이 형성되어 왔다는 점을 살펴본다.
From the field survey of the main ethnic minority areas in the south China, it is found that political, economic, cultural and natural environmental changes are the main reasons leading to the change of customary law. The power mechanism of the customary law change include the three aspects, such as the promotion of country elite, the dominance of grassroots government, and the daily demands of the villagers, which promote the change of customary law alone or together. Through the application of customary law, the country elites can adjust and refine the rules of customary law in order to make out the new customary law and promote its development. In the current pattern of rural governance, grassroots self-government is actually the "official supervision of people's autonomy". The executive power of the grassroots government often intervene the practice of customary law and other informal rules. This is another mechanism of customary law change. Customary law arises from the practice of the daily life of the villagers. If the villagers think that the norms of customary law cannot meet the actual needs of daily life practice, the customary law will be promoted in the form of collective consultation. This is the most important dynamic practice mechanism of customary law change. Transformation and abandonment are the two ways to change customary law. No matter what kind of change does not lead to the demise of the customary law system, the demise of the customary law is only an outdated result, which is made by the universality, nature and objectivity of customary law. The procedure of customary law change is the process of continuation and rebirth about customary law. The result of the change is to produce the new customary law of keeping pace with the times, and the customary law will be presented with new content and form after the change. The continuation of customary law means the inheritance of traditional customary law, but it is based on the transformation of traditional customary law. The rebirth of customary law means that the traditional customary law is completely discarded. But it will produce new customary law rules and be based on the needs of social life practice. Customary law occupies a pivotal position in the normative system and the national law cannot be replaced. The purpose of customary law change will let the customary rules better adapt to the development of modern society, adjust the social relations more reasonably and better meet people's needs of production and life, which is decided by the character of customary law.
본고에서 후한 중후기부터 누적된 재정위기가 영제 시기 황건적의 난과 그 전제가 되었던 유민 발생에 영향을 주었음을 논증하였다. 후한 영제 중평원년(184) 황건의 봉기는 천재와 인재가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일어난 사건이었다. 영제 시기 각종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유민 대책이 부실했고 영제가 유민들을 귀향시켜야 한다는 양사와 유도의 간언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황건적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러나 영제의 부실한 유민 대책은 영제 개인의 각박한 성정과 공감능력 부족보다 화제 이후 만연한 자연재해와 강의 반란, 이 때문에 발생한 재정수입 감소와 재정지출 증가의 누적된 결과였다. 황건의 봉기는 1년도 되지 않아 진압되었다. 따라서 황건의 봉기 자체가 후한 붕괴의 원인은 아니었다. 오히려 중평 2년(185) 이월 기유일 남궁에 대화재와 궁전 재건을 위한 전 1무당 10전의 증세, 공개적이고 강제적인 매관매직 장려, 이에 기생한 환관(宦官)의 수탈이 백성들을 곤경에 몰아넣었고 결국 각지에서 백성들의 반란이 일어났다. 따라서 황건의 봉기와 달리 천재가 아니라 인재로 봐야 할 것이다. 본고는 후한말 동란의 원인이 만성적인 자연재해, 강의 반란으로 인한 군사비 급증, 재정의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주장하여 기존의 시각을 환기했다는 점에서 연구사적 의의를 지닌다.
『정관정요』에서 태종이 백성의 군역과 요역 동원을 세심히 신경쓰고 백성들을 부유하게 해야 한다는 애민사상을 지닌 임금으로 분식되었지만 실상은 달랐다. 본문에서 이세민의 고구려 침공 이전의 약 19년을 즉위부터 정관 11년(637)까지와 정관 13~18년(639~644)까지로 두 시기로 나누어 백성들의 요역과 조세 부담을 살펴보았다. 전자의 시기에 낙양궁과 구성궁을 건설하여 백성들의 부담이 컸고 후자의 시기에 고창국 정복 후 중앙아시아에 주둔할 병력과 물자 수송을 위한 징발이 있었다. 이밖에 태종이 사냥 등 순행을 할 때도 태종이 지나가는 지역의 백성들만 순행 비용을 부담하였다. 따라서 후자 시기의 부담은 전자 시기보다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정관 13년(639)의 호구수는 대업 5년(609)의 각각 34.1%와 26.8%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태종의 고구려 친정은 당나라의 경제 상황이 좋은 상태에서 벌인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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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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