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 관점에서 단둥은 민족 정체성 혹은 국민 정체성이 상이한 조선족, 한국사람, 북한사람, 북한화교 등 네 집단이 공존함으로써 국경의 의미가 재구성되는 예외적인 공간으로 정의되었다. 또한 경제학 일각에서도 단둥소재 기업들의 대북 무역과 투자활동을 분석함에 있어 기업주의 민족-국민 정체성 조합을 기준으로 한족, 조선족, 북한화교, 기타 기업으로 분류하고 사업 규모와 활동에 있어 차이가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민족-국민 정체성 조합이 상이한 집단을 구분하고 집단별 활동에 있어 차이만을 주목하여 개별 집단이 어떻게 자신의 이중 정체성을 상황과 현안에 따라 활용하는지 밝히지 못했다. 본 연구는 조선족 대북무역상을 대상으로 타집단과 상이한 자신의 이중 정체성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정체성 저글링(identity juggling)'의 구체적 양태를 살펴보았다. 설문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조선족 무역상이 대북무역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중 언어 구사 능력을 활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비록 한국에 의해 정의되었지만 한민족으로서의 민족 정체성과 중국 공민으로서의 국민 정체성을 한국과 북한을 왕래하는 데 활용하면서 이동성을 높이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향후 한반도 긴장 완화와 북한의 개혁개방 시 조선족 자신의 역할에 대한 기대에서도 정체성 저글링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90년 이후 중국 조선족 사회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있다. 그 핵심에는 조선족 공동체의 총체적인 재구조화가 자리하고 있다. 조선족 집거지로부터 대규모의 이촌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동북3성에 집중되어 있던 조선족은 전 중국으로 흩어지고 있다. 이러한 조선족의 이동은 조선족 공동체의 해체현상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이 연구는 바로 인구이동이 조선족 사회와 공동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영향은 이동의 기원지인 농촌과 다양한 목표지의 현황과 조건, 이를 둘러싼 사회경제적 상황을 중심으로 다룬다. 이를 위해 사례연구를 실시하였으며, 필요한 자료는 선택된 마을의 방문과 현지에서의 심층면접을 통해 수집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조선족의 대규모, 원거리 이동이 조선족 공동체의 해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보여준다. 인구유출로 도시 또는 조선족 중심지에서 떨어진 농촌 마을에서 공동체의 해체는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조선족은 새로운 목표지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집중현상을 보인다. 한마디로 조선족의 이동은 조선족 사회의 도시화의 경향과 함께, 보다 넓은 지역으로의 공동체의 분산과 공동체내에서의 높은 민족 집중성을 특징으로 전개되고 있다. 또한 조선족 도시 공동체는 거주지역의 격리보다는 민족성을 기초로 한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강조를 특징으로 한다.
중국 조선족 무용은 원형 그대로 전해 내려왔으며, 간혹 인명 또는 지명들이 바뀌면서 일부 무용들이 약간의 변화를 보이기도 하였지만, 한민족의 뿌리에 바탕을 두고 발전시킨 창작무용이다. 따라서 그 유산에는 한민족의 고유한 심리와 정서, 예술적 기호, 창조적 재능이 배어있으면서도 조선족만의 역사와 생활이 반영되어 있는 독특한 형태의 무용예술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조선족 무용의 역사적 변천과 시대별 대표작품들을 통해 조선족 무용의 정체성을 알아보았으며, 한민족의 뿌리를 지니고 있는 조선족무용의 특성을 알아보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하여 정체성 확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문헌들을 바탕으로 조선족 무용의 개념 및 형성과정을 파악하여 조선족 무용사를 4개의 시기로 구분하여 각 시기별 대표작품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중국 조선족 무용은 단순한 춤이 아닌 중국 조선족 무용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지키는 것이 현시대에 가장 큰 과업이 아닐까 사료된다.
본 논의는 변화와 개혁의 시기였던 1990년대 중국조선족 문학의 쟁점들을 시문학 비평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의 사회적 변화는 조선족문학이 기존의 문예 이론이나 문학적 경향에서 탈피하여 새로움을 추구하는 동시에 존립의 방향과 정체성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본고는 "문학과 예술", "장백산"에 실린 비평들을 통해 이 시기 조선족문학의 상황과 시대적 문제의식 그리고 그들이 추구한 방향성은 무엇이었는지에 주목해보았다. 사회 문화적 개방화의 물결 속에서 조선족 비평가들은 비평의 위기와 극복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적 창작 방법을 추구했던 기존의 작품들과 달리 변화하는 현실과 그것을 반영한 작품들을 보면서 평단은 비평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지식과 이론의 수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기했다. 이런 움직임은 사회주의 문예이론을 완전히 탈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비평의 질적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이론의 섭수가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비평 이론에 대한 갈망과 요구는 시문학 비평에서 현대성에 관한 논의로 이어졌다. 비평가들은 문예지를 통해 서구의 문예이론을 소개하는 한편, 포스트모더니즘이나 탈이데올로기적 추세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며 조선족문학이 추구해야 하는 현대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방향을 모색했다. 조선족문학의 현대성 논의는 조선족의 문화적 전통 및 특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문화정체성 형상화에 대한 모색으로 이어졌다. 한편 조선족 비평은 민족문화와 민족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목표 아래 세계 문학과의 교류와 소통을 제기하기도 했다. 비평가들은 세계 문학과 공감할 수 있는 문학의 보편성을 획득하는 동시에 조선족 민족문화의 특수성을 형상화하고자 했다. 남영전의 토템시는 그러한 노력의 성공적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1990년대 조선족 비평은 조선족문학만이 아니라 조선족 사회의 위기 앞에서 균열과 해체의 시대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노력했다. 이런 조선족 비평의 움직임은 중국이나 북한, 한국과 차별화되는 한글문학의 한 주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지닌다.
본고는 김창걸의 해방 후 작품을 대상으로 국공내전과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중국의 동북지역에 남아 있던 만주의 조선인들이 어떻게 신(新)중국 조선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획득하여 가는지를 고찰하였다. 김창걸은 중국 조선족문학의 개척자이자 선구자로 평가받는 작가이다. 재만조선인문학과 중국 조선족문학 양쪽 모두에 걸쳐있으면서 중국조선족문학의 연속성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해방 전에 『만선일보』 를 통해 등단하였고, 한동안 『만선일보』 지면을 통해 창작활동을 진행하지만 1943년 절필을 선언한다. 김창걸이 다시 창작을 재개한 것은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되고 나서인 1950 년 1월이다. 『동북조선인민보』의 1950년 신춘문예 당선작인 「새로운 마을」은 새 나라 새정부의 지도 밑에 호조합작(互助合作)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개시켜 나가는 모범 농촌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어 내놓은 「마을의 사람들」(1951), 「마을의 승리」(1951) 두 작품은 외적으로는 반혁명분자 색출이라는 당시 범국가적으로 전개되었던 활동을 소설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국전쟁 발발 당시 동북지역 조선족사회의 반향과 그들의 한국전쟁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당시 중국 조선족에게 있어서 한국전쟁은 미국과 이승만의북한 침략을 막기 위한 전쟁이었고 그것은 곧 북한의 사회주의 혁명의 승리를 위한 길이었다. 중국의 조선족들에게 있어서 이 시기는 민족적인 정체성보다는 중국 국민이라는 자각과함께 이념적인 측면이 훨씬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이에 반해 「행복을 아는 사람들」은 개인의 욕망이 국가 건설이라는 대의 앞에서 소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중국 건설시기 조선족 젊은이들은 중국조선족이라는 민족적 정체성을 형성하기에 앞서 중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요구 받았고 그것은 모택동이라는 우상과의 조우를 통해 달성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김창걸의 광복 후 작품은 역동적인 시기를 거치면서 변화해가는 중국 조선족의 운명과 그에 상응하게 변화 발전하는 그들의 정체성, 그리고 소수민족이면서 중국 국민으로 살아가야 하는 한민족의 이산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연구는 개혁개방정책 이후 중국 내 조선족이 보인 사회인구학적 행태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시장경제체제의 도입과 한중 국교수립 이후 조선족사회는 출산력수준의 급격한 저하와 인구구조의 고령화로 매우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조선족의 인구행태와 인구구조의 이러한 변화는 한족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중국 내 조선족인구가 가장 밀집되어 거주하고 있는 연변지역의 조선족사회는 최근 절대인구규모의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시장경제의 도입 이후 이동성향이 높아지고 통혼권과 거주지역이 확산되며. 조선족학교를 통한 민족교육이 급격히 위축되는 추세를 보인다. 그리고 이에 따라 조선족사회의 사회적 통합과 문화정체성이 약화되고 중국 내 소수민족사회로서의 위상도 점차 약화되는 과정에 있다. 연변 조선족사회의 사회인구학적 변화와 위기상황에 대한 설명을 위해 이 연구는 연변조선족자치주의 1990년과 2000년 인구센서스 자료와 각종 통계자료를 활용하였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인구센서스를 통하여 드러난 조선족인구의 연령구조가 매우 불규칙적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1990년과 2000년 인구센서스 자료의 신뢰성과 정확도를 재검토하는 작업도 이루어졌다.
본 연구는 식모와 조선족 가사노동자가 한국인 고용주와의 관계에 있어 유사한 계급적 위치성을 지니며 이중적인 정체성을 형성함에 주목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27명의 조선족 가사노동자와 고용주, 식모 고용주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본 논의는 내국인-외국인의 이분법적 담론에서 벗어나 단순히 외국인성(foreignness)이 아닌 여성 노동자가 가진 계급적 열악함이 고용주와의 관계 형성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식모와 조선족 여성은 자신이 살던 지역사회를 떠나 새로운 사회로 공간을 재배치함으로써 스스로의 노동가치를 향상시키는 생존 전략을 취해 왔다. 그들은 시골 출신, 저소득, 낮은 수준의 교육 등 여성 노동 역사 상에서 유사한 노동 지위를 지녔으며 이주 후에도 자신의 정체성이 소속문화, '그곳'에 얽매이고 평가되는 초지역적 정박(tranlocal anchoring)을 겪는다. 또한 한국인 고용주는 식모와 조선족 가사 노동자의 도덕성과 지적 능력을 그들이 가진 계층 차이에 근거해 평가한다. 이러한 일련의 낙인 찍기 과정은 고용주가 가사노동자를 위험에 처한 본인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존재인 동시에 애정과 보호를 받아야 할 이중적인 존재로 인식하도록 만든다. 고용주들은 그들이 도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요리나 언어를 가르치는 등 문화적으로 교육하고 장기적인 생애 계획을 조언해주기도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개인요인과 환경요인이 중국 연변 조선족 청소년들의 진로정체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데 있다.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중국 연변 조선족 청소년의 진로정체감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요인으로 학업성적과 자아존중감을 살펴보았으며, 환경요인으로 부모애착과 교사애착을 고려하였다. 연구문제는 "중국 연변 조선족 청소년의 진로정체감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요인과 환경요인은 무엇인가?"이고 이를 위해 중국 연변지역 중, 고등학생 290명의 자료를 SPSS 24.0의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조선족 중학생의 진로정체감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요인은 자아존중감, 환경요인으로는 교사애착이 유의미하게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인요인과 환경요인 모두를 고려할 때 조선족 중학생의 진로정체감에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환경요인인 교사애착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중국 연변 청소년의 진로정체성과 관련된 이론적 함의와 이들의 진로정체성을 높이기 위한 실천적 함의를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는 재한 중국동포의 한국에서의 민족 정체성의 변화과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동포 12명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한국에 거주하면서 민족 정체성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재한 중국동포들의 민족 정체성은 그들의 문화적응과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으며 3단계의 변화과정을 보여주었다. 첫째, 한국에 입국한 초창기의 중국동포들은 고국에 대한 기대와 설렘에서 한국생활을 시작한다. 둘째, 중국동포들은 주류사회와의 부딪침 속에서 민족정체성의 위기를 맞이하여 중국 조선족으로 회귀한다. 셋째, 지금 재한 중국동포의 민족정체성은 재조정기로 일부는 한국인, 일부는 중국조선족, 일부는 한국인도 중국인도 아닌 제3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를 통해 재한 중국동포들의 한국문화 적응과정 중의 민족정체성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그들의 건강한 민족정체성은 한국사회의 사회통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주류사회와 중국동포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필요성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는 한국사회에서 조선족 여성이 직장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이나 갈등 그리고 그것에 대한 대처유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서 서울 및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조선족 여성에서(을 대상으로)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해 한국사회에서의 적응과 관련하여 면담을 하였다(평균 연령 = 34, SD = 9.25, 평균 한국거주 = 4년, SD = 2.24). 이 내용을 질적 연구방법 중, Giorgi(1985)의 현상학적 분석방법을 통해서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225개의 응답을 도출하였다. 그리고 23개의 하위범주와 9개의 상위범주를 구성하였다. 문화적 차이와 적응상의 어려움들에는 정체성과 언어적 의사소통, 정치경제적, 관계적 및 성적 측면이 있었다. 그리고 조선적 여성이 한국사회에서 대처하는 방법 중에는 순응형, 도구형, 도피형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한국사회에서 직장 내 조선족 여성의 적응에 필요한 개인적 및 사회적 차원의 필요성을 논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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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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