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생태철학에서, 환경 위기의 원인이 인간과 자연의 분리에 있으므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인간과 자연의 친화가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는 동양사상이야말로 그런 합일성의 전형이라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동양의 전통문화 중에는 생태적 의의를 갖고 있는 사상적 내용이 적지 않게 들어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그것이 얼마만큼의 활력과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말하기 쉽지 않다. 다른 한 편으로 우리가 환경파괴의 주범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서양의 사상이 생각만큼 반생태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좀 더 근본적인 곳에서부터 문제를 제기하고 답을 찾아 나가기 위해 "서양의 자연관은 반생태적인가?"라는 물음과 "동양의 자연관은 생태적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이에 대해 다시 검토해 볼 필요성이 있다. 특히 전자의 물음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후자의 물음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면 동양 생태 사상의 현대적 전환과 실천적 의의를 찾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생태문제는 이론의 문제라기보다는 실천의 문제이다. 어떻게 실천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개인과 국가, 기업 모두 어떻게 사는 것이 궁극적으로 가치 있는 삶인지 자각하지 못한다면 생태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한 사람만의 자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며 생태문화의 사회적 조성과 교육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환경 이해 방식과 사상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다. 동양 전통 문화가 담고 있는 풍부한 생태 사상적 요소의 보편적 가치는 그것이 현대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기초가 된다. 그러나 보편적 가치만으로 그것이 현대적 이론으로 전환되어 실천과 연결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생태 사상은 이론 문제이기 이전에 실천문제이다. 아무리 훌륭하고 잘 갖추어진 이론이라 할지라도 실천과 연결될 수 있는 현실적 길을 찾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동양 전통 생태사상이 현대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생태사상의 문제는 이론뿐만 아니라 실천이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며,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이기 때문에 미리 답안을 정해놓고 문제를 검토하는 것이 아닌 오늘날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를 제시하고 답안을 찾으려 할 때 동양 생태사상의 현대적 전환은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게 될 것이다.
녹문 임성주는 18세기 조선후기 철학자이다. 녹문은 호락논쟁이 리(理)와 기(氣)를 분리해 보는 데서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자신의 관점에 따라 새로운 리기론과 심성론을 정립한다. 녹문 철학의 종지는 이기동실(理氣同實) 심성일치(心性一致)이고, 녹문은 담일한 기 본체를 바탕으로 자신의 종지를 논증한다. 그리하여 리기는 이원이 아니라 기일원으로 환원되고, 심성은 심으로 환원된다. 심의 존재근거는 기이기 때문에, 결국 녹문의 본체론은 기일원론(氣一原論)이 되는 것이다. 녹문은 정명도의 일원적 방법론을 원용하여, 자신의 거대한 일원론 철학을 제출한다. 본체의 보편성과 현상의 다양성을 '일원분수(一原分殊)'라는 논리구조로 설명한다. 녹문 철학의 특징은 일원과 분수가 모두 본연으로 동일하다는 데 있다. 즉, 체용일원 내지 본말일치를 의미한다. 심과 성도 본연으로 일치하고, 기와 심과 성도 본연으로 일치하고, 몸과 마음도 본연으로 일치한다는 내용이다. 성리학의 용어로 하면, 기질이 본연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나는 녹문의 철학을 '성인(聖人)의 관점에서 건립한 철학' 이라고 정의 내린다.
호락논쟁의 핵심 쟁점은 '담연허명(湛然虛明)한 심(心)'과 '청탁수박(淸濁粹駁)이 뒤섞인 기질(氣質)'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호론(湖論)에서는 기질(氣質)을 '심(心)의 재질(才質)'로 보아 심(心)과 기질(氣質)을 동위(同位)로 규정했으며, 낙론(洛論)에서는 기질(氣質)을 '이목구비(耳目口鼻)의 형기(形氣)'로 보아 심(心)과 기질(氣質)을 이위(異位)로 규정한 것이다. 그런데 낙론(洛論)의 이위론(異位論)은 이심이성론(二心二性論)에 빠짐은 물론, 성리학의 전반적 체계와도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호론(湖論)의 주장처럼 심(心)과 기질(氣質)을 동위(同位)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호론(湖論)이 심(心)과 기질(氣質)을 동위(同位)로 규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시(同時)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호론(湖論)의 주장처럼 심(心)(담연허명(湛然虛明))과 기질(氣質)(청탁수박(淸濁粹駁))을 동위동시(同位同時)로 규정하면, 인간의 심(心) 성(性)에서 '순선(純善)의 가능근거'를 확보하기 어려운바, 그리하여 낙론(洛論)에서는 호론(湖論)에 대해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이나 양웅(揚雄)의 성선악혼설(性善惡混說)과 같다"고 비판했던 것이다. 한말(韓末)의 유학자 성암(醒菴) 이철영(李喆榮)은 '담연허명한 심(心)'과 '청탁수박이 뒤섞인 기질(氣質)'의 관계, 즉 '중저미발(中底未發)'과 '부중저미발(不中底未發)'의 관계를 '동위이시(同位異時)'로 규정했는바, 동위이시론(同位異時論)이야말로 심(心)과 기질(氣質)의 관계에 대한 정확한 해명이었던 것이다.
이 글은 "잡학변"의 <여씨대학해>를 분석함으로써 주희의 격물치지설을 고찰하였다. "잡학변"은 주희가 당시 유학자들에게 유행하였던 노자와 불교의 경향을 비판하기 위해 지었다. 주희는 <여씨대학해>를 통해 격물치지(格物致知) 해석에 스며있는 여본중의 불교적 이해를 비판하였다. 여본중은 격물치지를 수양주체가 사물의 리(理)를 궁구함으로써 자신의 양지(良知)를 잘 발현시키는 일련의 과정으로 보았다. 그는 격물치지에서 오랜 축적의 과정보다는 수양 주체의 마음에 더 주목하여, '깨달음을 준칙으로 삼으라(이오위칙(以悟爲則))'고 하였다. 주희는 이를 불교와 같다고 규정하였다. 이에 비해 주희는 완성된 앎에 이르기 위해서 하나하나의 앎을 수없이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그는 리(理)를 파악할 때, 일상에서의 익숙하게 보고 듣는 사물에서 그 이치가 유래하는 것까지, 즉 '사물의 이치'에서 '사물이 그렇게 된 까닭'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보았다. 주희는 초기에 "대학"의 격물(格物)을 다분히 정치 사상적 의미에서 접근하였지만, 여본중의 격물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리일분수'의 이론적 도구로 사유의 폭을 확장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주희의 여본중 비판은 불교와 의 투쟁이자, 자기 철학의 심화 과정이었다.
기본적으로 "맹자(孟子)"에 나타나는 윤리학적 범주와 범주 사이의 상호 관계는 기본적으로 공자의 사상체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맹자는 공자(孔子)의 예치(禮治) 사상과 도덕정치 사상을 발전시켰으며, 인정(仁政)으로 대표되는 왕도(王道) 정치사상을 주장하였다. 특히, 맹자는 성선설을 기초로 유가 인성론의 기초를 세웠으며, 그의 성선설은 후에 대다수의 유학자들에 의해 수용됨으로써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본 연구는 성선(性善)의 확충을 위한 교수작용의 측면을 중심으로 맹자의 도덕교육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교수작용은 교사 중심의 가치전수를 의미하며, 교육목표와 교육내용을 어떠한 방법을 통해 피교육자에게 의미 있게 전달할 것인가의 문제가 주된 쟁점이 된다. 맹자가 제시한 교수작용으로서의 교육방법인 교육적 표준을 세우기, 강의의 요점을 전달하기, 학생의 소질과 여건을 파악하기, 학생의 자발성을 독려하기 등은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성선설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인간성 회복을 통한 이상적인 인격의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가(儒家)의 교육이념은 도덕교육을 통한 전인적 인간을 길러내고자 하는데 있다. 따라서 전인적인 인간의 모습은 인(仁)과 의(義)를 지닌 군자나 성인을 표방한다. 그러므로 전인교육은 인간이 교육을 통하여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도덕적 경지를 추구하는 데에 궁극적인 지향점이 있다.
본 논문은 한국유학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인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7~1584)의 사상을 통해 현대 도덕교육에의 적실성 여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율곡이 송대의 성리학을 계승하면서도 자신 만의 독창성을 발휘하여 이기(理氣)관계를 '이기지묘(理氣之妙)'로 정립하고,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과 '인심도심설(人心道心說)'을 통해 심(心) 성(性) 정(情) 의(意)의 관계를 연속선상에서 요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율곡은 한편으로는 인간의 심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이상적 인간이 되는 길을 제시하였고, 다른 한 편으로는 변통의 묘리를 발휘하여 현실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본고는 이러한 율곡사상의 특징은 형식적으로는 그가 중국 정주학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본질적으로는 "중용"과 "주역"의 시중(時中)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즉 율곡은 때(時)의 적의성이라는 점에서 시중의 중용의 의미를 중시함과 더불어 '치중화(致中和)'를 실천론적 이상으로 설정하였던 것이다. 이 논문은 송대 성리학의 연장선상 위에 선 율곡이 어떠한 인식[앎]의 지평에서 현실성[때]을 담보해냈는지를 살펴보고 그의 심성정의일로설(心性情意一路說)과 기질변화의 교육적 태도를 통해 도덕교육방법론의 현대적 함의를 찾아보고자 한 것이다.
남명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남명학의 특징을 경의(敬義)사상의 실천유학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역사적 인물로서의 남명을, 그의 당대에서나 그의 사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장 남명답게 규정짓는 요소는 무엇인가? 경과 의로 정립된 그의 철학인가? 이 점에 있어 필자는 다소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당대나 후세에 남명을 평가한 모든 글들에서는 한결같이 출처(出處)에 있어 처사(處士)로서의 지조를 끝까지 지킨 남명의 출처사상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고는 그의 출처관을 그 자신의 인물평(人物評)을 통하여 살펴보고, 나아가 그러한 인물평의 저변에 깔려 있는 출처사상의 바탕을 찾아보고자 하였다. 그는 역사적 인물들과 당대의 인물들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해서 그들의 출처를 논하였다. 남명은 그 출처가 합당한가 아닌가에 대한 기준으로서 기미를 파악하는 선견지명을 꼽았는데, 이때의 '기(幾)'는 바로 선과 악으로 나뉘는 분기점인 것이다. 기미의 순간에 인욕을 배제하고 천리를 잘 보존하게 된다면 바로 길인(吉人)이 되고, 인욕이 천리에 포함되게 되면 바로 악인(惡人)이 되는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벼슬길에 나아감에 있어서도 일을 '할 수 없는 시기'에 나아가는 것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은 모두 인욕이 개입된 것으로 보았으니, 곧 그 출처가 잘못된 것이라는 관점이다.
이 논문에서는 유학(儒學)과 도학(道學)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수기(修己)'의 문제와 관련되는 퇴계(退溪)의 도학(道學)과 '안인(安人)'의 문제와 관련되는 퇴계(退溪)의 경세론(經世論)을 함께 다루어보았는데, 이런 연구는 퇴계의 사상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퇴계는 16세기의 조선(朝鮮)의 사화(士禍)라고 하는 시대적 비극과 사회적 혼란 속에서 무척 괴로워하고 절망하였으며, 원칙과 기준이 무너지고 방향조차 상실된 상황에서 사회와 역사의 주체로서의 인간의 본성과 선악(善惡)의 문제에 관하여 깊게 반성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퇴계의 문제는 "사회와 역사의 주체로서의 인간(心)이 어떻게 현실(氣) 속에서 원칙과 기준(理)을 세우고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이성으로서 욕구(欲)와 감정(情)을 잘 조절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퇴계의 사상적인 체계 속에서는 '이(理)'에 대한 강조(이발(理發) 이동(理動) 이도(理到))와 '알인욕(?人欲) 존천리(存天理)'를 핵심으로 하는 '심학(心學)'이 경(敬)의 공부에 의하여 유기적으로 통일되어 있다. 퇴계는 "무진육조소(戊辰六條疏)"에서 인주(人主)가 사친(事親)의 마음으로 사천(事天)의 도(道)를 다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법과 제도가 시대에 맞지 않으면 변통(變通)해야하지만 좋은 법과 제도까지도 모두 고치려고 해서는 않되며, 너무 보수적인(수구(守舊) 순상(循常)) 사람에게만 의지하면 지치(至治)를 이루기가 어렵고 너무 진보적인(신진(新進) 희사(喜事)) 사람에게만 맡기면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퇴계의 견해는 오늘날 개혁 및 인사의 문제와 관련하여 깊게 음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파리장서운동은 1919년 3월에 곽종석(郭鍾錫) 등 유림 137명이 파리강화회의에 한국의 독립을 요청한 독립청원운동이다. 김복한(金福漢)은 호서본 작성의 모든 과정을 주도하였다. 여러 판본들을 비교해 보면 호서본은 영남본에 비해 좀더 보수적인 성격을 지닌 것이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호서유림들의 보수적 입장을 대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서본의 보수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파리장서운동을 기획 실행했다는 사실 자체가 김복한의 능동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본고에서 해명하고자 하는 것은 그가 어떻게 해서 이와 같이 능동적인 입장에서 파리장서운동을 전개할 수 있었는지 그 배경을 규명하는 일이다. 특히 그동안 도외시되었던 유학사상사의 전개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함으로써 김복한의 역사적 위상이 드러나도록 시도하였다. 김복한이 파리장서운동을 주도할 때 유림계의 보수세력으로부터 오랑캐와 동사(同事)한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김복한의 대국적 태도는 남당학파와 경쟁관계에 있던 화서학파에 대해서, 특히 1903년 '최익현 문제'가 야기된 이후에도 김복한이 최익현에게 보여준 포용적 태도에서부터 두드러져 보였다. 이것이 파리장서운동을 추진할 때의 대승적 태도로 연결되었다. 이는 '사공(事功)'을 중시한 김복한의 역사의식에서 발현된 것이었다.
본고는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된다. 첫째 학문의 본령, 둘째 학문의 방법, 셋째 학문의 비전이다. 학문의 본령은 공부의 목적, 학문의 방법은 공부 방법, 그리고 학문의 비전은 공부의 달성 결과를 염두에 둔 표현이다. 학문의 본령으로 성인지학을 거론한 것은 양명심학의 목적이 성인지학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함이다. 양명학이 성인지학을 추구했다는 평가는 극히 상식적인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경우 이에 대한 이해가 미묘하게 갈린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게 된 데에는 신유학의 발단인 송대 이학이 성학을 강하게 추구했다는 것이 상식이 된 마당에, 주자학을 비판한 양명학이 성학을 확고하게 추구했다는 것은 언뜻 보기에 타당한 주장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학문의 방법으로 거론한 치양지가 양명학의 핵심 공부론임은 굳이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치양지 공부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에 있어서는 명대 양명후학들의 분화가 보여주듯이 다양한 견해가 병존한다. 본고에서는 두 가지 문제를 다루었다. 첫째는 주자가 즉물궁리설(卽物窮理說)를 제창한 이유를 밝힘으로써 주자학 공부론과 양명학 공부론에 대한 기존의 '일존일폐(一存一廢)' 식의 지리한 논의를 반성해보고자 하였다. 둘째는 치양지 공부론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범하는 실수를 검토해 보았다. 이는 양지학(良知學)을 올바로 이해하는 관건이기 때문이다. 학문의 비전에서는 양명심학 안에서 천지와 한몸이 되는 경지를 추구하는 인(仁)의 철학을 살펴보았다. 통상적인 양명학 연구는 주자학의 안티테제로서 양명학의 의의 또는 한계를 논하는 것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서, 양명 철학 안에서 '만물일체지인(萬物一體之仁)'을 주목하는 경우는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본고에서 상정한 3대 강령들을 한편의 논문에서 다루는 작업은 필연적으로 철학 논문이 갖추고 있는 구체적이고 자세함의 미덕을 희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대신에 양명심학의 전체적인 특징을 이해하고 그 핵심을 파악하고자 하는 비양명학 전공자들에게는 충분히 일독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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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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