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특정 시기 타이완의 현대사를 다룬 영화 <군중낙원>의 영화적 서사 구축방식과 탈역사적 서술 양상에 대해 고찰한 것이다. <군중낙원>은 어떠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보여준다거나 공식 역사적 담론 속에서 과거를 해석하려 하기 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간 인간들의 고뇌와 아픔에 주목하는 서술적 특징을 갖고 있다. 즉 거대 역사 서술적 맥락에서 서사를 구성하거나 리얼리즘적 관점에서 진지함을 견지한 성찰적 태도로 현실을 바라보려는 영화적 태도에서 벗어났다. 때문에 이전 시기 타이완 뉴웨이브 영화들과는 다른 면모를 갖게 되었고 역사 서술 텍스트로서 탈역사적 논의에 의해 새로운 담론장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탈역사적 서술을 위한 하나의 방식으로 공창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통한 판타지를 창조하려 했다. 뉴청저는 영화 속에서 공창을 국가 권력과 시대 배경하에 억압당한 남성을 위로하는 곳으로 묘사했지만 남성들을 위해 희생되는 여성의 공간으로 그리진 않았다. 따라서 이 영화가 시대와 역사적 비극에 의해 곤경에 처한 보편적인 인간들의 미시적 역사를 복원시키려 했다면, 그 대상은 남성에만 해당되는 것이지 또 다른 약자인 여성은 배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에 <군중낙원>은 영화의 재현에 의해 역사와 시대에 관한 서술이 어떻게 공식 역사적 담론과 집단의 기억을 균열내고 개개인의 서사에 주목하여 어떻게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지 그 일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남성중심주의적 서술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를 낳고 있다.
본 논문은 모던디자인 역사 서술의 구체적인 내용과 한계를 밝히는데 그 목적이 있다. 모던디자인 역사 서술의 전통은 다양한 개별적 디자인 현상들을 억압하거나 왜곡시키면서 지나친 일반화를 추구하였다. 뿐만 아니라 헤게모니를 장악한 제한된 디자인들을 단선적 흐름으로 서술하였으며, 일부 영웅적 인물 중심의 역사를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전통이 일반화되면서 우리는 '디자인'이라는 자극에 '모던디자인'을 떠올리게 되었고 ‘모던디자인’이라는 자극에 일부 제국주의 국가의 영웅들과 그들의 무용담을 떠올려야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논문은 역사를 바라보는 주체적인 시각의 필요성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디자인 역사들의 존재가능성과 필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본 연구는 '아래로부터의 역사' 서술과 기록물 유형별 관계를 고찰하면서 영국 기록관리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1960년대부터 영국에서 진행되었던 역사워크숍운동과 역사워크숍저널에 발표된 논문들을 분석했다. 이들은 공공기록은 물론 신문, 일기, 편지, 구술 등 다양한 기록을 활용했다. 비록 역사워크숍 운동은 퇴조했지만 공동체 아카이브의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21세기 들어와 공공기관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면서 기록의 사회적 역할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기록의 정보자원화라는 기록관리 환경의 변화를 더불어 '아래로부터의 역사' 서술을 위한 새로운 토양이 만들어지고 있다.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brief statement about the historiography of architecture by the French philosopher Michel Foucault and the possibility of a historical description according to his method. His historiographic proposition, "the history of architecture back in (the) general history of techne," is a novel idea not only for his contemporaries but also for us. To grasp the meaning of Foucault's proposition, we begin by considering his position with regard to architecture or architectural space in certain discussions till then. We then compare his standpoint on historical recognition with other viewpoints about historical narratives that can be found in books written since 1930. Finally, we interpret the concept of "techne" in the sense of "relation," whose objectivation is for him his concern on architecture and examine possible aspects and their limits.
사학사는 역사서술의 역사이자 역사적 사유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사학사에 대한 연구는 인간지성의 전개과정에 대한 고찰이다. "한국의 역사가와 역사학"은 한국지성사 이해의 길라잡이다. 그러나 세계정신사적 스펙트럼에서 우리 역사인식의 고유한 특성.수준을 규명하는 데 미흡하다. 이 책은 그것을 뒷날의 연구자들에게 위임한다.
제3차 교육과정은 "국민교육헌장 이념의 구현을 기본 방향"으로 삼아 역사 교과서 서술에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형태를 띠었다. 당시에 제시된 역사교육의 목표는 "개인의 발전과 국가의 융성과의 조화"라는 것으로 권위주의 정부가 지향하던 '한국적 민주주의'와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역사교육의 성격과 목표는 이후 교육과정에서 제대로 비판을 받아본 적 없이 되풀이 되는 경향을 보였다. 3차 교육과정 이후 역사적 사건에 대해 의미를 부여함에 있어 "국민의 총화"라는 뚜렷한 기준이 등장했고, 이를 기준으로 적극적인 해석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한 시각에 따른 사건 해석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학문적 연구성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게 되어 버렸다. 이 경향은 교육 당국이 발표한 '내용 전개의 준거' 혹은 '집필 기준'을 통해 강화되었다. 국가가 제시하는 기준에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점차 고정되었다. 교육과정이 여러 차례 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점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았다. 최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역사과 집필기준은 이러한 문제점에 주목하여 일부 교과서 서술을 개선할 수 있는 방편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그 시도가 본격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본 논문은 인도네시아의 국민국가적 메타내러티브와 동티모르의 로칼내러티브의 서술 구조를 비교·분석한다. 이 두 내러티브는 모두 민족을 초역사한 민족주의적 역사서술 방식을 보여주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와의 통합과 분리라는 각기 다른 정치적 지향점 속에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다. 우선 메타내러티브에서는 로칼의 다양성을 민족의 도식 속에 흡수해서 바라본다. 이 내러티브에서는 원형민족의 상을 자바와 수마트라의 일부 왕국에서 찾는다. 마자빠힛과 스리위자야를 중심으로 한 이 왕국들은 힌두-불교문화를 중심으로 찬란한 과거 문명을 꽃피우고 영토적 통일성을 이룬 특징이 있다. 이러한 영광스러운 과거는 곧 식민시대의 도래와 함께 사라진다. 메타내러티브에서는 식민시기의 암울한 현실에서 종족들이 어떻게 일치단결하여 식민의 착취와 압제에 항거했는지를 부각시킨다. 그럼으로써 다양한 종족들은 "항쟁"이라는 공통의 목표로 가진 민족이라는 이름의 단일 정체성으로 규정된다. 이 과정에서 식민세력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한 로칼의 역사는 메타내러티브에서 누락되었고, 초국가적 역사서술 양상 속에서 로칼의 역사는 후진적인 것으로 은밀히 묘사되었다. 또한 다양한 분리주의 운동은 공산주의 등의 이데올로기에 의한 반통합적 소요로만 그려졌다. 한편, 동티모르의 자주적 역사관 속에서 역사서술의 목표는 동티모르의 민족을 창출하고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으로, 그 궁극적 목표는 인도네시아로부터의 분리독립이었다. 이 역사에서는 영광스러운 과거의 흔적을 찾아낼 수 없는 한계점을 "가상의 영광스러움"에 대한 인식의 환기로 극복하고, 포르투갈 식민기억을 의도적으로 과장하여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와의 단절을 강조한다. 또한 식민세력의 450년간의 수탈과 착취를 강조하고, 그 고통 속에서 동티모르 민족이 노예화되었음을 보여주며, 이와 같은 노예화가 인도네시아라는 또 다른 식민국에 의해 연속되고 있음을 상기시켜 이를 독립운동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
본 연구는 신동엽의 서사시 ${\ulcorner}$금강${\lrcorner}$을 문화콘템츠로 개발하는 토대를 제공하기 위하여 텍스트의 서술구 성을 분석하고 스토리텔링 요소를 검토하였다. 이 작품의 서술은 역사적 허구적 서정적 성격의 서술내 용이 단독 혹은 복합으로 구성되고 있으며, 각 서술내용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 층위는 시인의 역사의식과 현실인식을 드러내는 데 기여한다. 또한 이 작품은 서술내용에 따른 다양한 층위의 사건과 인물을 구현함으로써 풍부한 스토리텔링 요소를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영웅적 성격의 인물, 전쟁 서사와 허구적 공간, 설화적 스토리 등은 매우 중요한 스토리텔링 요소로서 [금강]의 문화콘텐츠 개발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논문은 한국 영화제작의 다양성을 위하여 새로운 영상콘텐츠로 부각되고 있는 팩션장르에 대해 고찰함으로써 팩션 콘텐츠로 활용된 작품들의 가능성을 모색해본다. 픽션과 팩트를 합성한 신조어인 팩션은 범위에 따른 경계방식으로, 역사의 서술방식을 통해 사실에 가깝다면 기록적 역사 서술방식, 허구에 가깝다면 허구적 역사 서술방식으로 나눠진다. 그리고 거시적 역사는 사회적 논란의 소지, 미시적 역사는 개인소송으로 이어지면서 경계의 범위에 따라 개인해석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만들어낸다. 한편 역사와 관련한 영화는 관객들이 이미지만 기억하고 실존하는 역사적 사실을 망각하여 기억의 왜곡이 뒤따르지만, 영화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간접체험으로 대신한다는 점에서 팩션장르의 장르적 가능성과 영화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팩션장르 발전과제 있어서 3가지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관객들의 관람인식 변환구조를 통해 관객들의 역사영화 해석능력이 필요하며, 관객들에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역사와의 소통구조가 필요하며, 영화작가의 해석에 따라 관객 인식변화를 좌우하는데 역사우선으로 볼 것인지 허구우선으로 볼 것인지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겠다.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1차적인 영화적 즐거움과 함께 역사적 진실이 공존할 수 있다면 그것이 한국 팩션장르의 매력이자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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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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