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시대적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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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타난 유럽 무대의상의 사적 분석 (Historical Evolution of Stage Costumes in Europe since the Second World War)

  • 나인화;이규혜
    • 한국의류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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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1권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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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761-1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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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 시각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 혹은 상징적 연출효과를 기대해서이던 간에 무대의상 제작에 있어 인위적 과장은 무대 위의 연출을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표현 기술 중 하나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무대의상의 역사를 공연예술사에 나타난 다양한 무대연출의 극적 효과를 보다 잘 표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라 보고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 나타난 연출사조를 무대의상의 소재연출과 제작기술을 통해 이해해보는 것이다. 무대의상을 단순한 장식과 시각적 표현도구로 바라보지 않고 연출의 의도를 극적으로 전달 할 수 있는 표현 도구로 보는 관점은 제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확연히 드러나므로 본 연구범위는 무대 의상의 위상이 단순한 장식뿐만 아니라 극적표현력까지도 포함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0세기 말까지 제한하였다. 연구방법은 먼저 무대의상 제작 시 사용되었던 소재의 간단한 사적 고찰을 살펴보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타난 유럽의 공연예술 사조를 대표할 수 있는 다섯 개의 무대연출 사조를 심미적, 창조적 기여도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선별하였다. 1) Jacques Copeau의 단순화된 무대, 2) Bertolt Brecht의 정형화된 무대, 3) Grotowski의 본질적인 무대, 4) Robert Wilson의 측정된 무대 the Master, 5) Philippe $Decoufl\'{e}$의 포스트 드라마틱 무대. 각 사조별 사회문화적 맥락과 활용 가능한 소재의 발전과 무대의상에 미친 영향 그리고 그에 따른 무대의상의 소재연출과 제작기법의 다양화 등을 분석해 보았다. 무대의상은 연출의 의도에 따라 무대미술에서 차지하는 그 중요성이 때론 부각되기도 때론 감소하기도 했음을 알 수 있었는데 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1) Copeau의 단순화된 무대를 위한 의상:배우의 제스처를 강조하기 위해 의상의 단순성 부자 2) Brecht의 정형화된 무대를 위한 의상: 의상의 인위적 정형성은 배우의 연기와 거의 동등한 중요성으로 인식 3) Grotowski의 본질적 무대: 무대 위 배우의 존재감을 강조하기 위해 의상이 거의 사라짐 4) Robert wilson의 측정된 무대: 무대 미술 구성 요소들(조명, 음향, 소품, 배우, 극본) 중 의상은 구체적 구성 요소 중 하나로서 배우의 몸과 동등하게 격상됨 5) $Decoufl\'{e}$의 포스트 드라마틱 무대: 멀티 테크놀로지 시대에 접어들면서 의상의 다기능성으로 배우의 몸을 대체할 수 있게 됨. 본 연구의 결과 무대의상의 위상이 연출의도를 추론 해 볼 수 있을 정도의 독립적 공연예술 작품으로 인정됨을 알 수 있었으며 무대의상의 위상이 변함에 따라 의상 제작가의 위상 또한 연출자의 의도대로 옷을 만드는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고도의 지식과 경험을 요하는 만능 예술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춰야하는 것으로 점점 바뀌어 가는 사실 또한 알 수 있었다.

몫 없는 자들을 위한 공유사회의 꿈: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A Dream of Communal Society for Parts Without Parts: On Thomas More's Utopia)

  • 이명호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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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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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9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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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이 글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에 대한 대위법적 읽기를 시도한다. 에드워드 사이드가 주창한 대위법적 읽기란 특정 작품 속에 들어있는 잠재성이 시간적 문화적 이데올로기적 경계를 가로질러 현재에 말을 걸게 하는 독법을 말한다. 이 글은 현재의 맥락을 드러내기 위해 2011년 점령운동 당시 활동가들이 내놓은 "유토피아"에 대한 상반된 해석을 검토한다. 당시 점령운동 반대론자들은 이 운동이 기존 유토피아 서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그 문제점을 작중인물 히슬로다에우스와 그가 2부에서 그리고 있는 유토피아의 형상에서 찾고 있다. 반면, 점령운동 옹호론자들은 모어의 텍스트를 긍정적으로 읽어내고 있지만, 이들이 초점을 맞추는 것 역시 유토피아 사회의 구체적 모습이 그려진 2부가 아니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전개되고 있는 1부이다. 이들은 이상주의자가 아닌 사회비평가 히슬로다에우스를 복원하고자 한다. 이 글은 점령운동 반대론자들 뿐 아니라 옹호론자들로부터도 비판받고 있는 2부 유토피아 상상의 급진적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읽어내고자 한다. 2부는 1부 후반부에서 전개되는 부분적 유토피아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기존 질서의 모순을 해소한 총체적 사회변화의 가능성을 그리고 있다. 이 가능성은 '없음'(nothingness)에서 발견된다. 유토피아에서 왕은 존재한다고 묘사되고 있지만 그가 거주할 공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며, 시장은 도시를 구성하는 구역의 중앙에 존재한다고 말해지지만 실상 그 공간 역시 '없다.' 담론과 실제 공간지도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불일치가 루이 마랭이 유토피아서사의 특징으로 제시한 '중성화'(neutralization)를 만들어낸다. 중성화는 텍스트의 이념적 모순이 해소되는 계기이다. 텍스트에 존재하는 이 중성화의 계기가 기존질서에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가능성, 근대 주권권력과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선 공유사회에 대한 유토피아적 꿈을 열어놓는다. 이 꿈은 우리 시대에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새롭게 소환될 수 있다.

싱가포르 창업생태계 연구: Isenberg(2010) 프레임워크의 지역적 변용을 통한 질적 연구를 중심으로 (A Study on Singapore Startup Ecosystem using Regional Transformation of Isenberg(2010))

  • 김소연;조민경;이무원
    • 벤처창업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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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5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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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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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4차 산업 혁명의 시대가 가시화됨에 따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들이 부상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은 파괴적인 혁신에 대응할 수 있는 민첩성과 새로운 기술에의 개방을 기반으로 기회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 그 자체가 아닌, 연구-창업-투자-상장 및 대기업으로의 도약- 재투자로 이어지는 스타트업의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창업이 행해진 거점 지역에 조성된 환경이 중요한데, 이러한 물질적, 비물질적 환경 요인들은 '창업생태계'라는 단어로 포괄되어 일컬어진다. 이러한 지역 중점의 창업생태계 연구는 해당 지역 내의 요소들 간의 상호 작용이 어떻게 새로운 벤처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기여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지역 환경을 만드는 지에 중점을 두고 진행된다. 본 연구는 창업환경 및 기업 환경 평가에 있어 아시아 국가 1,2위에 꾸준히 언급되는 싱가포르를 지역적 맥락으로 설정하여, 현지 창업생태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상호작용과 생태계 참여자들의 관계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한국의 창업생태계에의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Isenberg(2010)가 제시한 창업생태계의 6가지 요소- 정책, 금융, 문화, 지원, 인적자원, 시장-가 창업생태계 요소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잘 포괄한다는 점에서 창업생태계를 분석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프레임워크임을 대전제로 두고, 연구의 표적 지역인 싱가포르에 적합하도록 일부 요소들에 집중한 지역적 변용 모델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이에 싱가포르의 정치적 특성상 정책이라는 요소가 금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것, 스마트 네이션(Smart Nation) 정책의 기조가 기업가 정신과 관련된 대학 교육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싱가포르의 창업 인프라 내에서 형성되는 기업가 네트워크와 글로벌 연결성이 싱가포르 스타트업의 성과에 유의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고려하여 정책(Policy), 문화(Culture), 그리고 시장(Market)이라는 요소들을 더욱 주요하게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창업생태계 요소들의 내부적인 상호작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창업생태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질적 연구가 필수적이므로 현지에 직접 방문하여 반구조화된 설문을 진행하였다. 이렇듯 본 연구는 싱가포르 창업생태계의 정책, 문화, 시장 요소에 집중한 질적 연구를 바탕으로 현지의 창업생태계 현황을 조사하였고, 한국과의 비교를 통해 스타트업 관련 규제, 대학의 역할, 창업 인프라 측면의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는 향후 진행될 창업생태계 연구뿐만 아니라, 창업 인프라의 조성, 창업생태계 활성화 방안 마련, 그리고 대학의 창업교육 방향성 설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무당굿놀이의 연행방식과 특징 (The way and characteristics of Shaman's play)

  • 윤동환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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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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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9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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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무당굿놀이는 연극적·극문학사적 차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전통사회에서 전문적 공연집단인 광대나 기생을 부를 수 있었던 상층 계층과는 달리 대다수의 일반 서민들은 굿을 통해 공연 욕구를 충족할 수 있었다. 전통사회의 무당들은 굿의 놀이적 요소와 외부의 놀이들을 굿 속에 끌어들여 서민을 위한 공연거리를 마련했다. 무당굿놀이는 종교적 맥락을 떠나 하나의 연극적 공연물로서 기능한 것이다. 무당굿놀이를 통해서 의례에서 놀이로 전개되는 과정을 알 수 있다. 입춘굿놀이·세경놀이·소놀이굿·방아놀이 등의 무당굿놀이는 농경을 기반으로 한 사회에서 풍농을 기원하는 놀이적 의례이고, 거리굿이나 뒷전은 잡귀잡신(雜鬼雜神), 즉 무사귀신과 무주고혼을 위로하고 돌려보내는 굿이다. 잡귀잡신들이 인간들에게 질병이나 재앙을 가져온다고 의식했기 때문에 신격이 낮은 잡신에 대한 굿놀이를 생성한 것이다. 무당굿놀이는 유교식 여제(厲祭)와 불교 수륙재(水陸齋)와도 일맥상통한다. 여제의 대상인 여귀(厲鬼)는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잡귀들로, 미혼 남녀의 귀신이나 자손이 없는 귀신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제사를 받을 수 없는 무사귀신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와 민간에서 여제를 지냄으로써 마을의 역질(疫疾)이나 재난을 막아내고자 했다. 불교 수륙재도 여제와 동일한 목적에서 거행되었다. 여제와 수륙재에서 잡귀잡신들을 호명하며 제사지내는 것에 비해 무당굿놀이에서 잡귀잡신으로 분장하여 형상화한 것이 더욱 강한 인상을 준다. 가면극을 비롯한 대부분의 전통연희는 무형문화재 지정 이후 전승력이 약화되고 박제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장성과 전승력이 살아있는 무당굿놀이는 연행될 때마다 변모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무당이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고 현장의 상황에 따라 잘 적응하기 때문이다. 무당굿놀이에는 샤머니즘의 요소를 바탕으로 신의 모방과 성적 결합 등 풍요·재액·놀이적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무당굿놀이는 단순히 주술적 모방을 넘어서 사회적 주제를 포함한 놀이로 분화하고 있어서 향후 무당굿놀이의 의미와 지향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해방전후 함대훈 소설에 나타난 '러시아' 표상 연구 (Russia Represented the Novel of Dae Hun Ham before and after the Liberation)

  • 강용훈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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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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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8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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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식민지 시기 함대훈은 러시아 문학을 자신의 소설 창작에 반복적으로 활용했다. 그 중에서 투르게네프의 소설 "그 전날 밤"은 함대훈의 첫 장편소설 "폭풍전야"에도, 1943년 발표된 "북풍의 정열"에도 반복적으로 차용되고 있다. 함대훈 문학에 차용된 러시아 문학은 지금 이곳과는 다른 문화, 다른 질서에 대한 인물들의 동경을 이끌어냈으며, 인물들의 동경은 1930년대 중반 발표된 "폭풍전야"에서는 민족운동에 뛰어든 신청년(新靑年)의 형상으로 구체화되어 당대 식민지 조선의 상황과 긴장 관계를 만들어냈다. 반면 1943년 발표된 "북풍의 정열"은 "폭풍전야"와 마찬가지로 투르게네프의 "그 전날 밤"을 차용하고 있지만, 이 소설에는 "폭풍전야"와는 변별되는 지정학적 상상력이 구현되어 있다. "북풍의 정열"에서는 '만주'를 둘러싼 당대의 정치적 역사적 맥락은 소거된 반면, '만주'와 과거 지식인 청년들의 열정을 이끌어냈던 '러시아'를 연결시키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열정이 만주에 대한 동경으로 대체되는 과정은 함대훈 문학에 나타난 '북국(北國)' 표상의 변화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1930년대 후반 함대훈의 소설에서는 '러시아'가 '북국'으로도 표상되고 있었다. 그러나 함대훈 문학에서 '북국'은 점차 '러시아'가 아니라 '만주'를 지칭하는 공간 표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북국' 표상을 통해 러시아와 만주를 연결시키는 방식은 '만주'가 시베리아 지방과 멀지 않은 지역임을 부각시키는 언술에서도 암시되어 있듯이 시베리아 지역으로까지 대동아공영권을 확대하고 싶은 제국 일본의 욕망과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었다. 함대훈은 '북국' 표상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낭만적 동경을, 제국 일본의 지정학적 논리를 정당화하는 담론으로 바꾸어 놓고 있는 것이다. 식민지 시기 함대훈에게 '러시아'는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었지만, 그 동경은 '만주'에 대한 함대훈의 인식에서 드러나듯 언제든 세속적 욕망으로 변화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는 해방 직후 발표된 함대훈 장편소설 "청춘보"에서도 확인된다. 해방 직후는 소련이 냉전질서의 한 축으로 부각되고 러시아어가 한국인의 일상적 담화공간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던 시기였다. 함대훈은 "청춘보"를 통해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고 소련의 문화를 동경하던 연구자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후, 그의 시선으로 해방 전후의 북조선 사회를 재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 작품은 러시아의 문화 및 '소련'과 관련된 다층적 표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재현의 양상을 만들어낸 것은 주인공이 지니고 있는 심퍼사이저(sympathizer) 의식, 즉 '동반자 의식'이다. 이러한 주인공의 동반자 의식은 식민지 후반의 조선에서 금지의 대상이었던 '소비에트' 문화의 이국성을 그가 동경하고 있었던 것에 기인한다. 그러나 러시아어가 일상에서 사용될 수 있는 언어이자 영어와 교환될 수 있는 위상을 확보하게 된 해방 직후 '러시아' 및 '소비에트'를 재현하던 주인공의 시선은 변모하게 된다. '붉은 군대'라는 상징 아래 '러시아'와 '소비에트'를 통합적으로 인식하던 시선은 점차 변모하였고, 월남(越南) 이후에는 '러시아'를 '공산주의'라는 도깨비에 의해 점령된 소굴로 간주하기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와 '소비에트'는 분리되어 이해되기 시작했다. 식민지 시기 가장 핵심적인 러시아 문학 연구자이자 번역자로 규정된 함대훈의 해방 이후 행보, 그리고 해방 직후 그가 발표한 소설 "청춘보"의 러시아어 번역/통역가 곽성식의 면모는 해방직후 한국의 러시아 문학 연구가 걸어야 할 침체의 길들을 서사의 형태로 예견하고 있다. 금지된 것에 대한 열망 및 러시아의 이국적 문화에 대한 동경에 의해 수행되던 낭만적 번역, 해방 전후 함대훈 소설의 러시아 표상은 그러한 낭만적 번역의 시대가 종언을 고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헌(旅軒) 장현광(張顯光)의 교육관 탐구 - 성리학적 본질의 심화 - (Quest for Yeoheon Jang Hyeon-gwang's View on Education - Deepening of the intrinsic nature in accordance with the Neo-Confucianistic thought)

  • 신창호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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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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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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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
  • 여헌 장현광은 조선시대 여타의 유학자에 비해 철저하게 성리학의 본질을 충실하게 탐구하고, 심도 있게 학설을 확장시킨 학자이다. 여헌은 성리학적 교육의 기본 체계인 "대학"과 "중용"에 의거하여 자신의 학설을 강화한다. 이러한 사유의 전개에 근거하여 여헌의 교육사상은 세 측면에서 조명해 볼 수 있다. 첫째, 여헌은 교육의 기준으로서 성인군주론(聖人君主論)을 심화한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존천리알인욕(存天理?人欲)을 추구하며, 도덕적 각성과 덕치주의를 강조한다. 둘째, 여헌은 교육의 양식으로서 성경(誠敬)의 공부론을 강조한다. 여헌은 마음에 성(誠)과 경(敬)을 세울 것을 강조하고, 두 가지의 차별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한다. 셋째, 여헌은 교육의 방법으로서 분합(分合)의 조화를 주창한다. 여헌은 그의 독특한 리기경위설(理氣經緯說)을 통해, 역(易)의 논리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지나치지 않는 중용의 관점을 유지한다. 이러한 여헌의 교육적 사유는 현대 교육적 의미에서 볼 때, 교육의 표준을 도덕의 확립에 두고, 교육의 양식과 방법에서 중용적 통찰을 고려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요컨대, 여헌의 교육사상은 일관성을 지닌 전통 성리학의 교육적 지혜를 담고 있는데, 현대 교육의 기준 혼란, 내용의 비체계화, 방법적 치우침에 대한 균형 감각의 중요성을 재검토하는 데 주요한 시사점을 준다.

현대기업과 개성상인의 해외진출전략의 비교분석 (A Comparative Study of the Foreign Trade Strategies of Gaisong Merchants and Modern Companies in Korea.)

  • 박상규
    • 산학경영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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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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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53-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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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
  • 해외진출을 목적으로 바다를 건넌 인류 최초의 민족인 수메르인과 견줄만한 우리나라의 해외진출 선봉장으로서는 고려시대 때 세계에 그 명성을 떨쳤던 개성상인을 꼽는다. 개성상인은 조선초기에 사무역(私貿易)의 형태에서 조선중기에는 관무역(官貿易)뿐만 아니라 밀무역 등으로 해외진출을 진행했으며, 18세기 이후에는 대(對)중국무역과 대(對)일본무역으로 활발한 무역활동을 펼쳐왔던 거상이다. 국제경제 및 정치의 급격한 변화와 기타 특수한 상황 등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해외에 생산, 판매, 연구개발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기업과의 합작투자,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해외진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탁월한 상술과 상혼을 밑거름으로 한 개성상인들의 해외진출과 그 정신을 계승 발전한 현대기업들((주)태평양, 한일시멘트공업(주), (주)신도리코)의 해외진출 사례를 비교 분석하였다. 이러한 비교분석의 목적은 현대기업이 개성상인의 경영활동을 밑바탕으로 내실있는 기업으로 성장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데 있다. 연구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개성상인과 현대기업들은 모두 마케팅, 생산기술, 연구개발, 인적자원관리/개발 등의 공통된 기능별 경영핵심역량이 존재하여 성공적인 해외진출의 원동력이 되었다. 둘째, 개성상인과 현대기업에는 국제화를 위한 공통된 조직상의 핵심역량이 존재하여 해외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셋째, 개성상인과 현대기업에는 기획 재무 회계 MIS 등으로 구성되는 공통된 하부조직활동이 존재하여 성공적인 해외진출의 기반이 되었다. 넷째, 개성상인과 현대기업에는 경영이념 경영철학 등과 같은 공통된 조직문화가 존재하여 성공적인 해외진출의 근본이 되었다. 연구상의 한계점이 있었지만, 사례분석에 의하면 전통적인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하는 개성상인들의 상업활동은 현재까지 부분적으로 한국기업경영에서 그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개성상인의 정신이 계승된 현대기업의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가치관과 행동양식은 향후 한국적 경영학의 정체성을 찾고, 확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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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궐도(東闕圖)에 나타난 괴석(怪石)의 배치특성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Oddly Shaped Stone's Arrangement at Donggwoldo)

  • 정우진;김화옥;박율진
    • 한국전통조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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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2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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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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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 본 연구는 동궐도에 나타난 괴석의 배치를 바탕으로 조선시대 궁궐에 쓰인 괴석의 배석형식과 활용을 고찰한 것이다. 동궐도에서 축선을 보조하여 정형성을 형성하는 괴석 배열의 종류는 단식, 대식, 연식으로 구분된다. 단식은 기존 건축물을 통해 형성된 축선상에 괴석 1개를 배치하여 시각적 초점을 부여하거나 중심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대식의 경우, 주로 건물 양옆에 괴석 2개를 대칭구도로 놓아 건축물에 질서와 위계를 부여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또한 세 개의 돌을 나열한 연식은 주석(主石)의 역할을 하는 가운데 돌이 축선 상에 놓여 강한 방향성과 정면성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괴석 배치법은 수목의 배식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수목의 요점식재와 대칭식재 방법에서 유사성이 발견되었다. 따라서 괴석과 수목은 장소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취사선택될 수 있으며, 축 형성과 정형적 공간창출의 효과는 근본적으로 같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동궐도 괴석의 배치 특성을 고찰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괴석은 중요한 건물에 위계를 표현하기 위해 설치되어 구심적인 공간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둘째, 괴석간 거리는 가운데에 있는 건축물의 크기에 비례하여 조정되었으며, 이는 중심축과 좌우 대칭물 간의 비례적 균형구도를 통해 안정감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셋째, 불규칙한 괴석의 외형이 규칙적인 대칭성을 형성하는데 제한요소가 되므로 석함을 활용하여 정형성을 더하였다. 넷째, 연식(3입식) 배치에서 가운데 괴석에 변화를 주어 중심성을 강조하였다. 다섯째, 괴석은 타 점경물의 종류와 배합 및 위치조정이 수월하도록 크기를 제한함으로써 얻어지는 이동성이 있었다. 여섯째, 사의적 대상으로 감상되던 궁궐 괴석은 근본적으로 수석과 동질적인 개념의 조형물 이었으며 감상되는 방법, 형태, 구성에서 같은 맥락으로 전개되었다. 일곱째, 연식으로 놓인 괴석은 짝수일 경우 균등분할 식으로 배치되며, 홀수일 경우 중심 괴석을 중심으로 나머지가 대칭하도록 배열하는 방법을 따랐다. 이상의 배석원칙은 조선 궁궐에서 괴석을 제작하고 활용했던 특징적인 방법으로 판단된다.

<극한직업>, '촛불혁명' 이후 어떻게 버티며 살아남을 것인가? -코믹 모드의 부활과 자기경영 시대의 코미디영화 (Extreme Job, How Will We Survive Since "Candlelight Protest"? -A Revival of Comic Mode and a Comedy Film in the Age of Self-Management)

  • 정영권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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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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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2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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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본 논문은 영화 <극한직업>의 1,600만 흥행에 질문을 던지면서, 절묘한 개봉 시기, 코미디영화의 부활, 이병헌 감독 코미디의 매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회적 맥락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극한직업>의 놀라운 흥행은 해당 영화에 대한 텍스트 분석만으로는 도저히 설명 불가능하다. 본 논문은 공론장으로서의 코미디의 기능과 역할을 규명한 후 보수정권이 집권한 2008년 이후 코미디와 타 장르에 나타난 대중의 욕망과 염원을 진단한다. 2008년 이후 어두운 톤의 액션 스릴러·사회문제영화·재난영화 등이 부상했고 이들 장르는 치안의 부재, 민주주의의 위기, 지배층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었다. 그에 비해 같은 시기 흥행한 코미디영화는 대체로 신파, 노스탤지어, 판타지 경향으로서 현실도피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본격 코미디는 아니지만 <베테랑>(2015)의 커다란 성공 이후 대중영화에서 '코믹 모드'는 서서히 부활했다. <도가니>(2011)가 파생시킨 진지한 사회문제영화 대신 장르 관습에 더 충실한 밝은 톤의 영화들이 사회의 개혁과 변화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담기 시작했다. <극한직업>은 이러한 분위기의 산물이다. 한편, '촛불혁명'은 위기에 처한 정치적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경제적·일상적 삶에서 변화한 것은 거의 없었다. <극한직업>은 민주주의의 회복이라는 촛불혁명 이후 어떻게 버티고 살 것인가의 문제로 읽힐 수 있다. 형사들이 잠복근무를 위해 치킨집을 인수하면서 벌어지는 자영업자로서의 삶은 끝없는 경쟁 속에 생존해야 하는 서민들의 모습이다. 또한 맛집으로 유명해지는 '대박신화'의 꿈과 브랜드 네이밍, 프랜차이즈 확장이라는 자기경영의 면모도 담고 있다. 조폭이 치킨 프랜차이즈를 통해 암암리에 마약을 배송하는 것은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거대 유통산업으로 독해 가능하다. 경찰이 자영업자의 정체성을 갖고 이들을 소탕하는 것에 보내는 박수는 나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이웃에 대한 응원이자 오늘날 점점 사사화(私事化)하는 시장에서 공권력의 공공성 회복을 열망하는 대중의 염원이다. 본 논문의 의의는 <극한직업>을 2008년 이후 영화장르의 지형도와 코믹 모드의 부활이라는 관점에서 거시적으로 규명하고, 미시적 수준에서는 이 영화를 '촛불혁명'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은 경제적·일상적 삶의 문제로 읽어내는데 있다.

파토스에의 거리와 합리적 거래의 감성화 -1990년대 한국영화 장르의 변전(變轉)과 감성의 재편 (Keeping Distance from Pathos and Turning Rational Trade into Emotions -The Change of Genres and the Reorganization of Emotions in the South Korean Films in the 1990s)

  • 박유희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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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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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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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고는 1990년대 한국영화를 장르의 변전과 감성의 재편이라는 차원에서 고찰한 것이다. 1990년대는 영화산업구조와 미디어 환경의 획기적 변화에 따라 장르의 변전과 재편이 일어나며 한국영화사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전환이 1987년 민주화와 1998년 IMF로 상징되는 세계자본주의화에 의한 감성의 변화와 연관된다고 보고 영화 텍스트에 나타난 현상을 분석하며 그 이면의 계기와 맥락을 밝혀보고자 했다. 이 연구가 기존의 논의와 다르게 1990년대 한국영화사에 접근한 지점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1990년대에 왜 하필이면 로맨틱코미디 장르가 부상했는지, 로맨틱코미디는 어떤 단계를 거쳐 성립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므로 우선적으로 이 부분에 착목했다. 둘째, 1987년부터 1999년까지를 전환기로 보고 이 시기에 나타난 장르와 감성의 주류를 읽어내기 위해 최고 흥행작들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한 영화들은 장르 판도와 대중의 취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셋째, 멜로드라마와 로맨틱코미디에 대한 분리된 고찰에서 벗어나 두 장르를 아우르는 감성구조를 살펴 봄으로써 1990년대 한국영화에 보다 거시적이고 역동적으로 접근하고자 했다. 역사는 면면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인 만큼 그것은 이전 시대와의 단절이 아니므로 연속선상에서 변곡점과 계기에 유의할 때 변화의 역학과 구조가 적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도출된 결론은 다음과 같다. 1980년대까지 한국 영화의 주류 장르는 멜로드라마였고, 이는 구조적 정합성에 어긋나는 모순과 과잉의 요소들이 파토스에 의해 상쇄되거나 봉합되는 오랜 관습을 유지해왔다. 여기에서 구조적 정합성이란 합당한 규약이나 거래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1990년대에 장르가 재편되는 과정은 구조적 정합성을 희생하는 관습에 거리를 확보하는 가운데 진행된다. 그 방향은 합리적 이성주의와 자본의 논리에 의한 통어가 강화되어 가는 것이다. 그것은 웃음을 통해 대상에 대해 거리를 두면서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임계를 확장하는 코미디로 시작하여 감성을 취향의 항목으로 기호화하고 상호 합의와 실리적 거래의 논리를 통해 구축해가는 로맨스로 전개된다. 이를 통해 1990년대 한국영화는 무조건적 가족주의에 긴박된 파토스의 서사로부터 멀어져가는 쪽으로 발전되어 간다. 이는 1980년대 후반 이후 한국사회가 근대 합리주의의 쌍생아로서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상향된 궤도에 진입하는 것과 동궤를 이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