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탐지 과제를 사용한 최근의 시각작업기억 연구는 기억된 표상을 감각적 표상과 대조하는 비교처리 과정이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수행될 가능성을 보고하였다[1].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기억항목에 대한 공고한 표상 형성이 요구되는 시점 또는 기억항목과 검사항목에 대한 비교 처리가 요구되는 시점에 역행패턴차폐 자극을 제시하여 두 처리 과정에서의 차폐 간섭 효과의 발현 유무를 비교하였다. 실험 1에서는 네 개의 기억항목 또는 검사항목의 제시에 뒤이어 64ms 또는 150ms의 차폐출현간격을 두고 차폐자극이 제시되었으며 피험자는 기억과 검사항목 간 차이 유무를 보고하는 변화탐지 과제를 수행하였다. 실험 결과, 기억항목에 뒤이어 차폐가 제시된 경우(기억차폐 시행)에는 차폐출현간격에 관계없이 변화탐지 정확도가 저조했으나 검사항목에 뒤이어 차폐가 제시된 경우(검사차폐시행)에는 차폐출현간격 64ms 조건에 비해 150ms 조건에서 변화탐지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실험 2에서는 항목의 개수를 변화시키고(1, 2, 3, 4개) 차폐출현간격을 세분화(117ms, 234ms, 350ms, 584ms)시켜 항목 개수의 증가와 차폐출현간격의 감소에 따른 간섭 효과의 증감패턴을 조사하였다. 기억차폐시행에서는 항목의 개수가 늘어나고 차폐출현간격이 짧아 질수록 점차 증가하는 간섭패턴이 관찰되었으나, 검사차폐시행에서는 이러한 패턴이 상대적으로 미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시각작업기억의 비교처리과정이 공고화 과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행된다는 기존 연구의 제안을 지지한다.
이차원 표면에 난 구멍은 이를 둘러싼 물체에 의해 경계 지워진 빈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구멍의 모양은 다른 물체만큼 쉽게 지각된다. 즉, 구멍은 전경-배경 조직화의 깊이-형태 간 연결 관계(depth-shape coupling)를 예외적으로 위반하여, 깊이 상으로는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형태를 갖는 준-전경적(quasi-figural) 사례처럼 보인다. 구멍의 준-전경적 속성을 지지하는 연구들은 구멍과 물체의 재인율이 유사하다는 기억 과제 결과에 주로 의존하고 있으므로, 구멍 모양의 기억이 지각적 처리에 기반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본 연구는 재인 과제보다 즉각적인 지각 처리를 반영하는 변화탐지 과제를 이용하여, 구멍을 경계 짓는 물체의 안쪽 윤곽선이 시각 작업기억에 어떻게 표상되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위해, 물체 내부에 다른 물체가 중첩된 접합 물체 조건과 구멍이 있는 물체 조건에서 안쪽 윤곽선과 바깥 영역의 색에 대한 변화탐지 수행을 비교하였다. 시각 작업기억의 선행 연구들은 형태나 방향과 같은 물체의 윤곽선 속성(boundary feature)이 표면 속성(surface feature)과 함께 통합되어 하나의 물체로 저장됨을 시사한다. 만일 구멍의 경계선이 구멍을 둘러싼 물체에 지각적으로 할당된다면, 이 경계선과 물체의 표면색이 통합적으로 부호화되는 물체 중심적 처리 이득으로 인해, 구멍 자극 조건에서 접합 자극 조건보다 높은 변화 탐지 수행이 예측되었다. 두 실험의 결과, 구멍 자극 조건의 변화 탐지 수행은 접합 자극 조건과 다르지 않았다. 이는 물체 내부의 윤곽선(구멍의 경계선) 속성이 물체의 표면 속성과 통합적으로 부호화되지 않으며, 구멍을 둘러싼 물체와 독립적으로 처리됨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순차적으로 자극이 제시되는 시각 구별 과제에서 개인차가 기술의 습득과 전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았다. 여기서는 개인 차이를 세 가지 측면에서 측정하였는데 인지 양식의 차이, 작업 기억 용량의 수준, 그리고 의사 결정 방식의 차이를 가지고 개인 차이를 분류하였다. 시각 구별 과제에서는 크게 훈련 과정과 전이 과정으로 나누어 훈련 과정의 난이도가 전이 과정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았는데, 특히 훈련 난이도는 인지 양식과 그리고 작업 기억 용량과의 상호 작용을 통하여 전이 과제에서의 정확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는 시각 구별과 관련한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데 있어서 개인차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하였다.
기록은 그 속성이 주는 견고하고 사실적인 능력으로 인해 시각적 이미지를 통한 전시 프로그램에 주요 동원 매체가 되었다. 시각적으로 재현된 이미지는 그 메시지를 소비하는 집단이 개별적으로 수용하여 의미적 이미지로 발화된다. 본 연구는 기록이 사회적 생명력을 갖고 기록의 전시를 통해 돌아오는 것이며 이미지와의 작용을 통해 과거를, 기억을 '재매개'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기록의 활용 중 전시를 이용자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전시가 기록을 선별, 배치하는 과정 속에서 그 기관의 정체성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도구이자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 논문은 국가기록 중 특히 기억 갈등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 기록 전시를 기억의 문화적 실천 관점에서 분석한 후 이용자들의 실제 전시 관람과 설문을 통해 어떻게 전시 의미를 수용하고 저항하는가에 대한 실증적 연구와 결과를 밝혔다.
미국과 중국에서 발간된 한국전쟁 사진화보집을 비교 분석하여, 각 사진화보집이 전달하고자 하는 한국전쟁의 의미와 그 의미를 사진으로 표상하는 방식의 차이를 살펴보았다. 분석대상으로 선택된 사잔화보집은 1954년에 미국 해외참전용사협회에서 발간한 Pictorial History of the Koran War와 1959년 중국 해방군화보사에서 발간한 "광영적중국인민지원군(光榮的中國人民志願軍)"이다. 한국전쟁 사진화보집에 대한 분석은 한국전쟁에 관한 공식적인 기억의 내용을 알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분석 결과, 한국전쟁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인식이 다른 만큼, 사진을 통해 표현되는 한국전쟁의 기억도 매우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미국에서 발간된 Pictorial History the Korean War에서는 한국전쟁에 대한 일관된 스토리를 찾아보기 어려웠고, 우세한 전쟁 상황을 사진을 통해 객관적으로 보여주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개별 사진들도 상징성보다는 기록성이 강한 사진의 특성을 보여주었다. 이에 비해 중국에서 발간된 "광영적중국인민지원군(光榮的中國人民志願軍)"에서는 한국전쟁에 관한 일관된 스토리를 찾을 수 있었고, 그 내용은 한국전쟁 참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개별 사진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이데올로기적 신념을 시각화하는 상징성이 강한 사진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시각적으로 기억하는 전쟁이 사실은 현재의 관점에서 구성되고 재해석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인간처럼 생각하는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의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은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 정보를 이용하여 새로 들어온 정보가 이미 기억된 정보와 같은가를 비교하여 기존 기억에 적용시키거나 새로운 정보로 기억시킨다. 기존의 모델은 ART를 사용하여 그것을 구현하고 반복 학습되지 않는 정보는 잊혀져 버리는 것과 강한 자극과 함께 입력된 정보는 반복 학습되지 않아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 모델을 이용할 경우 모든 감각에 대한 정보들이 전부 한 번에 처리되었기 때문에 감각별로 정보를 차등적으로 조절하여 처리하기가 곤란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의 ART를 이용한 모델에서 감각 정보를 비교하는 과정을 퍼지 규칙을 도입한 방법으로 교체하고자 한다. 우선 입력받는 감각 정보의 여러 값들을 감각 별로 그룹화 한 후 그룹별로 퍼지 규칙을 이용하여 비교한다. 기억된 정보들을 퍼지 규칙으로 하고 입력된 정보를 이용하여 각각의 규칙에 대한 결과를 낸다. 이 모델에서는 퍼지를 사용하여 기억된 정보에 대한 이해가 쉽고, 기억된 정보를 이용할 때 규칙을 조절하여 적용하는 것으로 상황에 따라 필요한 감각 정보를 알맞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감정적 맥락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인지 능력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전 연구에서는 주로 시각적 자극에 초점을 맞춰 이러한 관계를 탐구했다면, 본 연구는 음성으로 제시되는 감정맥락으로 탐구의 영역을 확장하여 언어적 맥락의 각성도와 정서가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특히 서열 위치 효과를 완화하는지에 주목하였다. 연구 1에서는 단어 목록의 중반부에 제시되는 음성 감정 맥락의 각성도가 단어 음성 기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았다. 실험 결과, 각성도가 낮은 맥락에 노출되었을 때 목록 후반부의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2에서는 각성도 수준을 통제했을 때 목록의 중반부에 제시되는 음성 감정 맥락의 정서가가 단어 음성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실험 결과, 부정적 맥락은 함께 제시되는 단어의 기억력을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음성을 통해 제시되는 감정 맥락이 음성 자극의 기억 처리를 촉진하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부정적 정서 맥락은 서열 위치 효과를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맥락과 기억 자극이 음성으로 동일할 경우 부정적 감정 맥락은 과제 수행에 간섭으로 작용하여 감정 맥락의 기억 향상 효과를 유발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청각적으로 전달되는 감정 맥락이 언어 기억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단어 정체확인 과정을 요구하지 않고 기억 과제와 무관한 단어의 지각적 특질에만 근거하여 공간적 주의를 할당하도록 하는 경우, 이러한 공간적 주의의 차이가 단어의 암묵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두 개의 실험을 통하여 알아보았다. 실험 1에서는 독특한 색을 가진 표적자극의색을 판단하는 시각 탐색 과제를, 실험 2에서는 단서가 주어진 위치에 제시된 단어자극의 색을 판별하도록 하는 초점 주의 과제를 실시한후, 단어완성검사를 통하여 암묵기억을 측정하였다. 두 실험 결과, 방해자극뿐 아니라 표적자극에 대해서도 유의미한 점화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기억 과제와 무관한 지각적 특질에 주의를 주는 것만으로는 단어에 대한 암묵기억 표상을 형성하기 어려우며, 단어에 대한 암묵기억 표상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자극의 부호화 과정에서 단어 정채 확인 과정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공간 과제에서 학생들이 사용하는 공간 인지 전략의 유형과 역할을 살펴보고자 Shepard & Metzler(1971)의 심적 회전 검사(mental rotation test)를 토대로 시각적 변별과 기억 능력을 측정하는 두가지 공간 과제를 개발하여, 초등학교 6학년 학생 6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 학생들은 접근 방법 측면에서 전체적 접근 전략과 부분적 접근 전략을, 처리 방법 측면에서 심상적 처리 전략과 분석적 처리 전략을, 준거 기준 측면에서 대상 변환 전략과 관점 변환 전략을 사용하였다. 사용 전략에 따른 검사 점수를 비교한 결과 접근 방법 측면에서는 부분적 접근 전략을 사용한 집단이, 처리 방법 측면에서는 분석적 처리 전략을 사용한 집단이, 준거 기준 측면에서는 관점 변환 전략을 사용한 집단의 검사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전략은 변별 과제보다 재인 과제에서, 복잡도가 낮은 문항보다는 복잡도가 높은 문항에서 더 빈번하게 사용되었다. 따라서 부분적 접근전략, 분석적 처리 전략, 관점 변환 전략은 인지적 노력이 많이 요구되는 문제 상황에서 체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유용한 전략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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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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