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자폐 기질이 사회도덕적 판단과 어떠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지 탐색하였다. 연구 결과, 자폐 기질이 높을수록 타인의 행동의 도덕성을 평가할 때에 행동의 의도를 고려하는 것에 있어 어려움을 보였다. 특히, 자폐 기질이 높을수록 시나리오 속 주인공이 타인을 해하려는 의도는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행동에 대해 더 허용적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자폐 기질이 높을수록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를 적극적으로 희생시키는 공리주의적 선택의 적절성은 더 높게 판단하였다. 더불어, 도덕적 판단에서 어떠한 기본 원리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가에 관한 도덕적 기반 측정의 경우, 자폐 기질이 높을수록 위해 금지에 대한 민감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자폐 기질을 높은 집단(AQ >= 26)과 낮은 집단(AQ < 26)으로 나누었을 때, 집단 간 차이로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자폐 기질이 높을수록 사회도덕적 판단에서 타인의 의도를 고려하는 것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또한 도덕적 판단에서 타인을 해하여서는 안된다는 위해 금지 원리에 대한 민감성을 더 낮게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자아'와 친한 정도를 나타내는 '사회적 거리'와 사고에 관여하는 요인으로 알려진 유발된 정서가 도덕적 딜레마에서의 도덕 판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았다. 실험 1은 딜레마 속 행위자의 사회적 거리에 따라 도덕성 및 행동 적합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는지 살펴보았다. 실험 결과, 사회적 거리에 따라 도덕성에 대한 판단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즉, 동일한 행동이라도 낯선 사람보다 자신과 가까운 대상이 했을 때 행위의 도덕성에 대해 덜 엄격하게 판단하였다. 이러한 사회적 거리에 따른 도덕성의 판단 차이는 비개인적 딜레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반면 행동의 적절성 판단에 있어서 사회적 거리에 따른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실험 2에서는 유발된 정서에 따라 딜레마 속 행동에 대한 도덕성 및 행동 적합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는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실험 결과, 정서의 쾌-불쾌 차원은 도덕성을 가늠하는 데에는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행동이 얼마나 적절한 것인가를 판단하는 경우에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사회적 거리와 정서에 따라 도덕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두 종류의 딜레마 모두에서 사람들이 도덕성과 행동 적합성을 구분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들을 판단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기존 연구들은 타인의 존재가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고 도덕적으로 엄격한 판단을 하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즉, 타인의 존재 자체가 사람들을 더 도덕적인 존재로 만든다는 것이다. 반면 타인의 얼굴 표정에 따라 도덕적 판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는 타인의 얼굴표정이 드러내는 정서가 도덕적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였다. 이를 위해 부도덕한 혹은 친사회적 행위를 묘사한 제시문과 함께 다양한 정서(특히, 혐오와 행복)를 표현하는 얼굴자극을 함께 제시한 뒤, 제시문에 묘사된 행동의 도덕성을 평가하도록 하였다. 실험 1에서는 타인의 얼굴표정이 도덕적 판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제시문의 내용과 표정이 불일치할 때 도덕성 평정의 변산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실험 1에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잠재적 원인들을 수정하여 동일한 절차로 실험 2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비도덕적 행동에 대해 참가자들은 행복표정보다 혐오표정에서 더 엄격한 판단을 했으나, 친사회적 행동에 대해서는 얼굴표정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실험 3에서는 제시문의 행위자를 참가자 자신으로 여기도록 유도한 뒤 동일한 실험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실험 2에서 나타난 결과들을 재검증할 수 있었으나 행위주체에 따른 차이는 발견할 수 없었다. 본 연구는 타인의 얼굴표정이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판단에 특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친사회적 행위에 대한 판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종합논의에서 본 실험의 결과를 논의하고 한계점을 제시하였다.
일반적으로 성리학에서는 개인의 이익보다 도덕적 선택을 우선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주역"에서는 결코 이익을 죄악시 하지 않는다. 이 글은 성리학자이면서 역학자인 주자의 이익과 도덕에 대한 입장을 추적하는 연구이다. 주자가 소옹의 결정론적 세계관과 도덕적 자유의지를 강조하는 이천의 관점을 결합함으로써 완성하고자 한 것은 "주역"의 서(筮) 속에서 리(理)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점서(占筮)의 결과가 그렇게 나오는 것은 그에 해당하는 이치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주역"의 리(理) 즉 역리(易理)란 오랜 경험과 관찰을 통해 확보된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심리적 행위적 경향성의 총합이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바로 상황적 합리성과 타자와의 조화로움이다. 이 리(理)는 우주와 사회의 정해진 질서로서 우리에게 주어진다. 개인은 이 주어진 질서에 따를 수 있는 자유와 함께 따르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지닌다. 때문에 정해진 질서와 그 속에서의 개인의 자유의지는 양립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그런 의미에서 주자는 약한 결정론자라고 할 수 있다. 성리학은 우주의 질서로부터 부여받은 당위의 법칙에 자발적으로 동의할 것을 요구한다. 그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가장 이로운 선택이기 때문이다. 주자는 상황적 합리성과 타자와의 조화로운 관계에서만이 자신의 진정한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타자와의 유기적 관계를 부정하고 유아적(唯我的) 이익만 추구하려는 자는,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이 지니는 심리적 행위적 경향성을 무시한 어리석은 자이다. 이렇게 주자에게서 이익[리(利)]은 상황적 합리성[의(宜)]이 되고 또 그것은 바로 도덕[의(義)]이 된다. 참다운 의미에서의 합리적인 판단은 도덕적 선택을 불러온다.
본 논문은 도덕 판단에서 나타나는 도덕-인습 구분에 관한 최근의 논쟁들을 개관하고 그 함의를 검토하고자 한다. 전통적인 도덕 판단에 대한 연구들은 규범 위반에 대한 판단에서 타인의 규범 위반 행위에 대한 평가와 함께 위반한 규범의 도덕-인습 차원에서의 분류를 함께 고려해왔다. Kohlberg와 Piaget의 인지 발달 이론을 발전시킨 Turiel(1983)은 도덕 원칙이 인습과 명확하게 구별된다고 보고 도덕-인습 구분의 기준을 제시하였다. 도덕은 보살핌과 정의의 영역에 특수하며, 보편성/객관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전통적인 도덕 심리학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져 왔으나 최근 들어 지속적인 도전을 받아왔다. 본 논문에서는 도덕-인습 구분 기준에 대한 비판을 도덕 감정 이론(moral sentimentalism)과 도덕 지역주의(moral parochialism), 도덕 다원주의(moral pluralism)로 구분하여 살펴본다. 도덕 감정 이론은 도덕 판단에서 정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도덕과 인습이 정서-비정서 차원의 연속선상에 혼재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도덕 지역주의는 인류학과 비교문화 심리학의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규범 위반 행위가 집단의 유지와 집단 내 개인의 존속에 의미가 있는 경우에만 규범 위반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처벌 의사가 강하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도덕 위반에 대한 판단도 인습에 대한 판단만큼이나 상대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도덕 다원주의에서는 문화와 개인차에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도덕적 직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살핌과 정의의 차원만 도덕에 해당한다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새로운 관점들은 기존의 합리주의적 도덕 발달 이론에서 가정하였던 도덕-인습의 구분이 사람들이 실제로 규범 위반을 판단하는 양상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체계적인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제안한다.
윤리란 행위의 옳고 그름이나 선과 악 또는 도덕적인 것과 비도덕적인 것에 관한 판단기준의 체계 혹은 이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을 말한다. 또한 윤리는 그 적용대상이 무엇인가에 따라 가정윤리, 사회윤리, 직업윤리, 기업윤리, 정보윤리 등 여러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여기서 정보통신윤리란 윤리의 문제를 정보통신 또는 정보화사회의 관점에서 조명한 것이라 볼 수 있으며 정보를 다루는데 있어 개인이나 사회구성원들의 행동이나 규범체계로서 그들의 행동이나 태도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 그리고 윤리적인 것과 비윤리적인 것을 판단하게 해주는 기준체계라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주로 인지적 발달과 도덕적 정서를 중심으로 기존의 도덕적 판단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토대로 정서의 역할을 확대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이루어졌다. 행위자의 화가 사건판단과 행위자 평가를 관대하게 하고 판단자의 정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설을 실험을 통해 검증하였다. 다양한 도덕적 영역에서 '화'가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 정서 처치는 피험자 간 변인으로 다양한 도덕적 영역은 피험자 내 변인으로 구성하였다. 연구결과, 행위자가 화가 나 있었다는 점이 판단자로 하여금 사건의 도덕적 허용성과 일반성을 높게 평가하게 하였다. 그러나 대인 관계적 윤리 영역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행위자가 화가 났다는 점은 행위자에 대한 평가를 관대하게 하였다. 행위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처벌 평가에서 사건 판단과 동일하게 대인관계 윤리 영역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행위자가 화가 난 상태라는 점은 모든 영역에서 판단자의 공감을 높였고, 행위자에 대한 화를 낮췄다. 행위자의 화와 판단자의 도덕적 정서인 화의 상관 분석 결과 부모에게 욕한 행위만 제외하고 모든 영역에서 부적상관이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부모에게 욕한 행위자의 화는 판단자의 대상에 대한 화와 유의미한 정적 상관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다른 영역과 달리 행위자의 화가 판단자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는 고등학교 영재학생들의 학업부정행위에 대한 인식의 개념도를 작성하여 영재학생들의 인식에 관한 개념구조를 제시하고, 영재학생들과 일반학생들의 학업부정행위에 대한 인식차를 비교하였다. 본 연구는 영재의 특성에 대해 파악하고 이를 통하여 영재학생들을 지도하는데 있어서 여태까지 강조되어 왔던 지식 영역뿐만 아니라 도덕성, 인성 등과 같은 정의적 영역에 대한 올바른 접근 및 지도방법을 모색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 영재학생 초점집단 63명의 브레인스토밍으로 얻어진 진술문들을 종합하여 64개의 최종 진술문을 확정하였고, 이들 진술문은 초점집단 63명 중 다시 선발된 13명의 연구 참여자에 의해 분류, 평정되었다. 그 후 다차원 척도분석과 위계적 군집분석을 통해 개념도를 작성한 결과 고등학교 영재학생의 학업부정행위에 관한 인식은 총 5개의 군집으로 분류되었으며, 각각의 군집명은 '용납할 수 없는 친구의 부정행위', '사회적 구조, 영재성, 그리고 부정행위 간의 불가분의 관계', '부정행위 요구로 인한 심적 갈등, 대처 및 용인 수준', '개인 내면의 비도덕성(도덕불감증)', '도덕성과 사회정의에 근거한 판단'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재학생 150명과 일반학생 160명을 대상으로 각 진술문에 대한 동의 정도를 likert 6점 척도로 표시하게 한 후 두 집단 사이의 인식 차를 살펴본 결과 '용납할 수 없는 친구의 부정행위', '도덕성과 사회정의에 근거한 판단' 군집은 두 집단 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전무하거나 매우 미미한 반면, '사회적 구조, 영재성, 그리고 부정행위간의 불가분의 관계', '부정행위 요구로 인한 심적 갈등, 대처 및 용인 수준', '개인 내면의 비도덕성(도덕불감증)' 군집은 두 집단 간의 인식 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적으로는 영재학생이 일반학생보다 학업부정행위에 관해 더 도덕적인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는 영재들의 도덕성과 관련하여 논의되었다.
본 연구는 온라인 게임세계에서 지위가 높은 청소년(자신이 조종하는 캐릭터의 레벨 객관적 혹은 상대적으로 높음)들과 낮은 청소년들(자신이 조종하는 캐릭터의 레벨 객관적 혹은 상대적으로 낮음)의 도덕적 문제 수용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또한 청소년들이 하루에 수행하는 게임 시간에 따라 게임세계에서의 지위가 도덕적 문제 수용에 미치는 효과가 조절되는 상호작용이 있는지 검증해보았다. 결과적으로 지위가 낮은 청소년들의 도덕적 문제 수용도가 지위가 높은 청소년들의 도덕적 문제 수용도보다 높았다. 또한 지위가 낮고 게임 시간이 길수록 이러한 현상이 강해지는 상호작용이 나타났다. 본 연구는 가상세계에서의 지위가 현실 세계에서의 도덕적 판단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한 드문 연구라는 점에서 풍부한 시사점을 가진다.
많은 사람들이 불멸에 관심이 있지만, 죽은 이의 불멸은 사회과학에서 지금까지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주제다. 본 연구에서는 죽은 이들의 도덕성 판단과 마음지각에 따라 불멸지각이 달라지는지를 검증하였다. 연구 1에서는 도덕적으로 악한 사람, 선한 사람 및 도덕성과 연관되지 않은 인물에 대한 글을 제시하고, 도덕성 판단, 마음지각 및 불멸지각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도덕적으로 선한 인물에 대한 불멸의 지각정도가 악한 인물 또는 중립적인 인물에 대한 불멸의 지각정도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인물의 도덕성 판단과 마음지각은 불멸을 지각하는 정도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연구 2에서는 도덕적으로 선한 로봇, 악한 로봇 및 도덕성과 연관되지 않은, 기능적 로봇에 대한 글을 제시하고, 로봇에 대한 마음지각 및 불멸지각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로봇의 도덕성판단과 마음지각이 높을수록 로봇의 불멸을 지각하는 정도가 증가하였다. 이 결과는 도덕성 판단과 마음지각이 인간-로봇의 상호작용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변인으로 기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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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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