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우리나라 은퇴 베이비부머의 소비패턴을 실증적으로 탐색하고, 소비패턴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노후보장패널 5차 자료를 활용하여 은퇴 베이비부머 420명을 대상으로 잠재프로파일분석과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은퇴 베이비부머의 소비패턴을 분석한 결과, 기초생활중심형(26.9%), 균형소비생활형(29.3%), 사회생활중심형(18.3%), 여가생활중심형(18.5%), 교육비중심형(7.0%)의 5가지 유형이 실증적으로 구조화되었다. 그리고 우울과 관련된 인구사회적 요인, 건강상태, 가족관계, 사회관계, 경제상태를 통제한 상태에서 소비패턴과 우울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소비패턴과 우울 사이의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증명되었다. 구체적으로 교육비중심형 소비패턴보다 기초생활중심형 소비패턴의 우울수준이 유의하게 낮았다. 또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배우자가 없는 경우,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신체기능에 제한이 있는 경우, 장애진단을 받은 경우, 자녀의 수가 적을수록, 여가활동에 만족하지 않을수록, 주관적 경제상태가 부정적일수록 우울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는 베이비부머를 표적집단으로 한 사회복지정책과 서비스 기획 실효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은퇴 후 바람직한 소비패턴을 유지할 수 있는 은퇴 전 소비교육의 필요성 및 사례관리 현장에서의 노후 소비관리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제언한다.
"대학" 8조목의 하나인 격물치지는 유학의 공부론이자 정치의 출발점이다. 유학의 목표는 수기안민, 내성외왕으로 집약된다. 조선 전기격치 개념은 이를 위한 학문과 위정의 시초로서의 의미가 강조된다. 이는 유학이 국가 운영의 핵심적인 가치 체계로 자리하게 되면서, 불교에 의지해 국가를 운영하던 시스템의 일대 변환과 사상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비하는 것이었다. 인륜 규범을 정하고 사회를 질서 짓는 근거로 유학이 부상하면서 유학의 경세론적 특성이 두드러진 것도 이 시기였다. 조선조 내내 "대학연의"는 제왕의 학문과 정치의 모범으로 경연에서 강론되었고, 그 출발점으로 '격치'가 논의되었다. 한편 '격치'와 관련한 다양한 해석과 논변은 경학사상사적으로 정주 성리학이 조선 성리학으로 심화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격물'과 '물격' 해석을 둘러싼 논변은 인식 주체와 대상의 문제를 넘어 리의 본질을 궁구하는 문제와 맞닿았고, 기호와 영남 유학을 가르는 분수령이 되었다. 다양한 해석과 논변에도 불구하고 앎과 실천을 통합하는 유학의 공부론은 인문학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시대에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 논리에 내맡겨진 과학기술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데에 대학과 인문학의 역할은 오히려 강화되어야 하고, 학문의 궁극적인 목표를 재성찰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191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화한 일제의 '조선' 연구가 식민 정책의 일환이었다면 그에 대항하는 조선 연구는 국권 회복과 자주 독립의 염원을 담고 있었다. 이는 당대 '조선'이라는 개념이 발화주체에 따라 그 안에 내포된 의미와 지향이 상이했음을 의미한다. 대한제국의 소멸과 함께 근대 국가 건설은 좌절됐지만 민족의 이념 지형 안에서 '조선'은 새롭게 발견되었다. '조선'은 과거의 경험을 응축하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를 담아내는 역사적 기본개념이 되어갔다. '조선학'은 학술의 장에 국한된 지식인들 사이의 담론이었으나, '조선'은 그 내 외부의 보다 다양한 사회 주체들의 발화를 포괄한다. 더욱이 개념과 담론의 상호 연관을 고려한다면 '조선학'은 '조선'의 역사적 의미론 속에서 독해되어야 마땅하다. 1920년대 문화운동의 흥기 속에서 안확은 "조선문명사"를 통해 고대 신화의 시대로부터 당대까지를 '조선'이라는 기표 아래에 묶어낸다. 역사 실증주의의 미명 아래 자행된 일제의 역사 왜곡에 맞서 조선의 역사를 서양 민주주의 정체에 비견해도 뒤지지 않는 문명으로 이상화한다. 안확은 '조선' 연구를 문화 전반으로 확장하는 가운데 조선의 미술과 문학을 넘어 조선철학의 탄생을 예고했다. "조선철학사상개관"은 '조선철학'을 하나의 독립적 학문영역으로 사고한 최초의 기술로써, 조선의 학술과 사상의 특수성을 인류의 보편적 문명사의 관점에서 파악하려했던 작업의 일환이었다. 안확은 철학을 조선의 3대 발달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조선 철학사의 특색을 서양과 비교하여 특정함으로써 조선철학의 고유성과 독자성을 주장했다. '종(倧)'을 조선철학의 시원이자 근세에까지 이르는 사상적 근저로 파악하면서 불교와 유교의 수용도 조선철학의 발전으로 인식했다. 전통 지식체계의 근대적 전환과정에서 탄생한 '조선철학'은 전통 지를 근대적 학문 분류 체계에 적용하여 재해석하고 재구축하는 지적 실험이었다.
본고의 텍스트인 <동방?이비겨리라>는 단국대학교 율곡도서관 소장본이다. <동방?이비겨리라>는 필사본으로 크기는 $35.7{\times}22.3cm$이다. 필사한 곳, 필사한 사람, 필사한 연도가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런데 "${\cdot}$"의 사용으로 볼 때 20세기에 필사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사투리가 전혀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서울, 경기 지역에서 필사한 것으로 보인다. 선장으로 13장(張)이다. 계선은 없으며 한 면에 10행이 있고, 1행에 20-23자를 썼다. 표제지는 없고, 내제지는 '동방?이비겨리라'이다. 아랫 부분에 단국대학교 율곡도서관 직인이 찍혀 있다. <동방?이비겨리라>에는 "동방?이비겨리라", 이외에 이라, 불셜동자경이라, 불셜지양경이라, 불셜금실필살경이라, 관?조멸경, 황감경, 셩조경, 삼?경"이 합?되어 있다. 이로 볼 때 <동방?이비겨리라>는 불교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 불경을 베껴서 소원성취하려는 의도가 짙은 책으로 보인다. 특히 "동방?이비겨리라"에서는 어떻게 하면 길하고 흉한지를 알려주어 생활에 이용하는 방법을 설명하여주는 비방용 책으로 사용하고자 필사한 것으로 보인다. <동방?이비겨리라>의 주 관심사는 사람의 수명, 농사, 도적 등이다. 이는 일반적인 당시 평민들이 바라는 것이거나 피하고 싶은 것들이다. <동방?이비겨리라>는 일반적인 점책이 아니라 비보를 생활에 활용하고 주의하여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액운을 대비하고 싶은 희망을 담고 있는 '생활서'라고 생각한다.
본 연구는 비파괴 분석을 통해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87호 '운암영당고운선생영정'(이하 최치원 진영)의 제작당시 도상(圖像)과 채색재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조사 결과이다. 비파괴 분석결과 경남 하동 쌍계사에서 1793년에 제작된 사실을 확인했고, 현존하는 최치원 진영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X선 촬영결과 진영 중심으로 덧칠된 좌·우에 반신상과 전신상의 동자승이 그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XRF 성분분석 결과 진영에 사용된 채색재료는 백색의 연백, 적색의 진사와 연단, 녹색의 석록, 청색의 석청, 금의 무기안료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덧칠된 동자승 역시 최치원 진영 제작에 쓰인 안료와 동일한 성분분석 결과가 도출되었다. 덧칠되어 확인이 어려웠던 동자승의 채색 분석결과를 통해 향후 모사본 제작과 지역 불교회화 연구를 위한 기초조사·연구에 활용 될 것을 기대하며, 화기에 기록된 내용들도 관련 학문과 연계하여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고령화는 국민 일반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 성직자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직자 노후복지는 그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고 그것의 중요성을 인식한 종교 교단들은 자체의 규정을 통해 성직자에게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종교조직의 특성에 따라 성직자 노후복지는 상당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데, 가톨릭이나 원불교와 같은 위계적인 중앙집중적 조직체계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노후복지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반면에 불교나 기독교의 여러 종단 또는 교단들처럼 자율적 조직체계에서는 불안정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신종교를 대표하는 대순진리회 역시 고령화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성직자의 노후복지는 중요한 현안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순진리회는 중앙집중적 조직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방면의 자율성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여 성직자 복지가 모호해지고 이에 따라 현재로는 노후의 안정적 삶을 기약하는 복지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 연구는 먼저 성직자 노후복지의 측면에서 종교조직의 형태가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후 한국 종교 교단들의 복지실태를 분석할 것이며, 이것을 기초로 대순진리회 성직자 노후복지의 현황을 살펴보고 그 대안을 제언할 것이다.
본 연구는 진푸티 상사와 약사여래 신행 간의 상관성을 파악하고, 약사여래 신행과 관련한 수행법의 개념과 가치를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에 따라 진푸티 상사에 관한 광범위한 문헌 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진푸티 상사가 약사여래 신행에 기초한 각종 수행법을 중생 제도에 활용한 역사적 근원을 다양하게 포착해 제시할 수 있었다. 아울러 진푸티 상사가 창립한 보리선수 기구를 통해 지역·인종·문화 등을 초월해 세계 각지에서 신체적·정신적 위약함에 빠진 현대인을 대상으로 전수하고 있는 각종 수행법 중 대표적 수행법으로 대광명수지법, 오체투지, 팔괘내공 수행법에 대해 그 개념과 가치를 고찰해 제시하였다. 본 연구가 진푸티 상사와 약사여래 신행의 상관성 고찰 결과를 기초로 삼아 대광명수지법, 오체투지, 팔괘내공 수행법 각각의 개념과 특유의 가치를 명확히 구분해 내어 이를 상세히 밝혔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학술적 의의를 갖는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진푸티 상사의 약사여래 신행 관련 수행법이 확장해 가는 과정의 역사적 인과성을 충분히 밝혀내지 못했고, 대광명수지법, 오체투지, 팔괘내공 이 외의 수행법에 대한 개념과 가치까지 고찰하지는 못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를 위한 구체적 방법을 제언하였다.
전 세계가 글로벌화됨에 따라 사람들의 학문과 문화예술의 모습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다원화된 예술의 형식은 전통문화의 순수성과 정통성의 틀을 깨트렸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 속에서도 자국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은 문화예술의 발전에 간과해서는 안 되는 과제가 되었다. 탄둔은 중국 현대 음악의 대표적 인물로서 중국 음악 발전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었으며, 과감하고 자유로운 창작 이념과 작품의 개성, 그리고 중국 전통음악을 현대 작품에 녹여내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현존하는 인물이다. 또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선을 무너트리고 다원적 문화를 하나로 융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 연구는 탄둔의 작품을 통해 중국 문화의 계승 방법을 모색하고 중국 음악의 미래 발전의 방법을 모색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탄둔 작품의 분석을 통해 오개닉 음악, 불교문화, 무속 신앙, 그리고 민요와 희극 네 가지 전통적 음악 요소를 살펴볼 것이다. 본 연구는 작곡가 탄둔이 중국 전통문화를 현대 작품에서 어떻게 완벽하게 융합시켰는지를 연구하였고, 또한 세계적으로 다원화된 오늘날 자국 문화의 현대성과 공존하기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약사여래 신앙의 현대적 의미와 신앙적 가치를 고찰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에 따라 약사여래에 관한 대표적 문헌인 『약사경』을 비롯해 여러 문헌 자료에 기초해 약사여래 신앙에 대한 이론적 배경에 대해 고찰을 하였고, 뒤이어 약사여래 신앙의 2가지 핵심 지향점인 질병의 치유와 횡사의 구제를 종류 및 유형, 방법으로 구분해 분석 틀을 설정한 뒤 내용 분석을 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로서 약사여래 신앙이 갖는 현대적 의미와 신앙적 가치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먼저 약사여래 신앙이 갖는 현대적 의미이다. 약사여래 신앙은 첫째, 질병이 치료가 아닌 치유의 대상이라는 관점 전환을 촉진한다. 둘째, 약사여래 신앙은 질병을 의학적 질환뿐만 아니라 장애로까지 확대하여 치유의 대상으로 삼는다. 셋째, 약사여래 신앙은 마음의 긍정성을 강화하는 수행을 통해 치유를 도모한다. 다음 약사여래 신앙이 갖는 신앙적 가치이다. 약사여래 신앙은 첫째, 신앙적 수용성이 강력하다. 둘째, 약사여래 신앙은 종교와 종파를 뛰어넘어 현대인에게 수용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는 질병과 횡사 등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한 제언을 하였다.
2003년 경상남도 사천시 선진리 251번지 및 256-1번지에서 측천문자가 새겨진 신라시대 비문이 발견된 이후, 경남문화재연구원과 곽승훈, 김창겸 등 국내연구자들이 비문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비문에 등장하는 측천문자의 기원과 이두식 표현의 해석 대해서는 이설이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 비석이 7세기 후반에서 8세기 중반에 신라 임금이 진주·사천 일대에서 순시 및 불교 활동에 참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비문의 주인공은 남부 지방을 순시한 적 있는 성덕왕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였다. 또한 인명으로 해석되어 온 "상요언(上了言)"의 경우 료(了)와 같은 조사가 인명에 사용되지 않는 원칙을 고려할 경우, 인명으로 이해하기보다는 동사와 조사로 구성된 이두식 표기로 해석하야 한다고 본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같은 종교서적은 아니지만, 측천문자가 사용된 이유는 화엄종 사상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신라 왕실이 측천무후 시대의 불경을 접하게 된 것이 화엄종의 발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측천문자를 익히고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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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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