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현성당(사적 제252호)은 1892년에 건립된 현존하는 최초의 서양식 벽돌조 건축물로 한국 근대건축사에 매우 중요한 사료이다. 성당의 제대 후벽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는 1974년 처음으로 도입된 이남규의 슬랩글라스(달드베르)로서 1998년 화재로 그을림 및 누수현상이 나타나자 다음해 보수된 바 있다. 색유리의 발색원소 분석 결과, 황색, 적색 및 연두색은 아연(Zn), 칼륨(K), 카드뮴(Cd)으로 확인되었고 셀레늄(Se)이 적색 착색제로 사용되었다. 또한 진녹색 계열의 발색성분은 망간(Mn)과 크롬(Cr), 청색계열은 납(Pb)과 황(S)이 검출되었다. 사이 줄눈의 재료학적 분석결과, 돌로마이트($CaMg(CO_3)_2$)와 방해석($CaCO_3$)으로 동정되었고 판상, 능면상, 주상, 방형 등의 결정질 입자가 확인되었다. 한편 초음파 속도는 스테인드글라스에서 평균 4,130 m/s를 보이며 중앙창 십자가와 우창 하단부에서 저속도대가 나타났으며, 줄눈은 평균 2,053 m/s의 속도범위에서 좌창 상부와 중앙창 가운데에서 가장 낮은 물성을 보였다. 약현성당의 색유리와 사이 줄눈은 육안관찰시 우창에서 집중적인 표면풍화가 나타나는 것과는 달리 물성진단을 통해 좌창 및 중앙창을 중심으로 상당한 물리적 손상이 확인되었다. 앞으로 유리의 조성과 물성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통해 꾸준히 보존관리가 필요하다.
한국의 건설산업은 국가 경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은 해온 기간산업으로서 경제성장의 주요한 동력이 되어 왔다. 건설 산업은 한국 경제 규모의 GDP 대비 15% 이상을 차지해 오며, 70년대 이후의 급속한 근대화와 산업화를 주도하였다. 그러나 이를 위한 성장정책에 따른 부작용은 건설산업 전반에 걸쳐 대두되고 있으며, 그 중 최근의 주목 받은 이슈 중에 하나가 탄소배출권을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환경구축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최근 들어 탄소배출절감, 녹색산업화를 슬로건으로 하는 녹색성장이 핵심적인 경제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며 건설 산업에도 녹색화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건설의 녹색화 정책의 핵심 요소 중의 하나인 녹색 인증 제도에 대한 선진국 제도 및 사례 벤치마킹 연구 분석을 수행하였다. 기존의 녹색건설 관련 연구는 주로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는 녹색빌딩 부문이 주를 이루어 왔으며, 인프라와 교통시설의 녹색화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외의 다양한 녹색도로 인증제도에 대하여 조사/분석을 실시하여 향후 인프라 부문의 녹색 건설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의 결과는 국내에서도 추진되고 있는 녹색도로의 인증제도 구축의 기반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적 제258호로 지정된 명동성당은 프랑스인 코스트 신부가 설계하여 1898년에 완성한 한국 가톨릭교회의 대표적인 성당 건축물이자 근대문화유산이다. 이 성당은 화강암 기단 위에 벽돌을 쌓아 축조한 고딕 양식의 건축물이며, 내외부에는 대리암 및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성물과 기초석이 다수 존재한다. 암석광물학적 분석 결과, 석조성물은 주로 대리암과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초석은 홍장석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손상지도와 초음파 속도를 바탕으로 풍화도를 평가한 결과,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성수반의 박리박락(40%)과 흑색변색(37%), 외부 기초석의 박리박락(6%)과 변색(46%)이 주된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한편 평균 초음파속도는 성수반에서 3,525m/s, 외부 기초석에서 2,795m/s로 산출되어 중간 풍화단계에서 심한 풍화단계에 속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높은 손상도와 물성저하는 수분과 대기오염물에 의한 물리화학적 풍화의 결과로 해석된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에 있는 6 25전쟁 기념공간에 나타난 기념적 표현을 분석하는 것으로 기념공간에서 구현되는 기념의 내용, 공간적 특성, 도입요소, 조각 및 건축물의 특성에 대하여 분석하고, 이러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하여 6 25전쟁 기념공간에 나타난 기념문화에 관하여 고찰하였다. 본 연구를 위해 한국에 있는 6 25전쟁과 관련된 현충시설 659개를 1차 검색하여 부지가 전적지이거나 전쟁과 관련된 장소성이 있으며, 외부공간이 조성된 17개소를 선정하고 현장조사를 시행하였으며, 설계도면, 사진, 기사 등 관련자료를 수집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기념내용에 있어서는 희생자를 추모하고 전공을 기리며, 6 25전쟁의 경험 및 교육을 통하여 호국정신을 고양하는데 초점이 두어졌으며, 특히 전적지에 위치한 기념공간에서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2. 부지의 입지여건과 전통적 공간인식에 따른 공간적 위계를 고려하였으며, 기념공간에서 요구되는 엄숙함을 얻기 위해 축적인 구성을 하고, 추모감과 전승감을 얻기 위해 중심축 상단에 기념탑이나 전시관과 같은 상징적 요소를 위치시켜 공간을 구성하는 방법을 취하였다. 3. 희생자를 추모하고 전공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와 기념탑, 전쟁의 경험 및 교육을 통해 호국정신을 고양하기 위한 기념전시관 및 야외무기전시장, 그리고 참전국가의 명예를 고양하기 위한 국기가 주요한 요소로 도입되었다. 4. 영웅적인 전투장면을 묘사한 근대적 조각이 많았으나 양구전쟁기념관 및 유엔기념공원의 '추모명비'에서는 상징적이거나 추상적인 표현을 시도하는 현대적 기념공간의 경향을 보여주었다. 5. 기념문화에 있어서도 애국주의 및 이데올로기가 강조되고, 기념공간에 대한 관습적인 인식이 강하게 드러났으며, 일부의 조각가 및 설계가만 기념공간의 설계에 참여하였다. 향후 6 25전쟁 기념공간에 관한 미니멀리즘, 해체주의, 탈근대주의 등의 설계양식론 관점과 다른 전쟁메모리얼과 비교를 통한 통시적 관점(通時的 觀點)의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민가정원의 기록화를 목적으로, 전라도 지역 문화재 지정 민가정원의 역사적 가치, 입지, 공간구성 및 건축물 배치, 정원구성요소 등을 검토하여 현재 민가정원의 모습을 고찰함으로써 향후 지속적인 유지관리·보존을 도모하고, 가치를 제고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부분 조선후기에서 근대에 조성된 민가정원의 조성시기와 궁궐·일본·서양의 양식에 영향을 받은 정원구성요소 등을 통해 농·상업 발달의 확산 등 시대적 흐름 속에 영향을 받아온 것을 알 수 있다. 두째, 입지한 지형에 따라 민가정원의 공간구성과 후원 처리 방식에 차이가 있다. 입지한 지형을 평지와 경사지로 구분하였을 때 평지에 입지한 민가는 담장으로 공간을 구획하고 후원 주변으로 담장을 두르고 화계 및 석단을 조성하였다. 경사지에 입지한 민가는 2~3단의 단차를 두어 공간을 구획하고, 후면의 구릉과 접한 후원에 담장을 조성하지 않고 수목 식재, 화계 및 석단 조성 등을 통해 배경림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였다. 셋째, 가옥의 규모 및 정원구성요소가 일부 소실·훼손·변화되었으며, 변화과정에 대한 기록이 부족한 경우 도면으로 기록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시대적 흐름과 수요의 변화에 따라 소실 또는 훼손된 건축물 및 정원구성요소가 많았으며, 기록이 남지 않은 일부는 소유주 및 관리자의 기억에 의존해야하는 실정이다. 넷째, 전라도 기후적 특성을 반영한 난대성 수종의 식재가 이루어졌으며, 전통수종이 아닌 외래수종이 많은 부분 도입되었다. 다섯째, 현대의 편의를 고려한 공간 기능과 식재 수종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세분화된 수목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에 지어져 최근까지 사용했던 세종대로 (구)국세청 별관을 철거하고 시민의 공간으로 재조성하고자 설계공모를 시행했다. 본 연구는 설계공모에 출품된 설계안 중 하나로 대상지의 역사 맥락을 통해 장소 특성을 분석하고 개념을 도출하여 설계 전략과 내용을 서술했다. 지침서상 광역 분석과 세종대로의 가치와 문화 유산과의 연계방안을 고려하여 과거와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공간이 되도록 명시하고 있다. 세종대로는 조선 건국에서 대한제국기, 일제 강점기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로구조의 변화와 함께 중요한 사건과 활동이 일어나는 중심공간이다. 대상지 배후지역인 정동은 근대 태동기 문물이 도입되는 첨단의 장소였으며 인접한 덕수궁, 성공회성당, 서울시 의회건물도 많은 변화를 거치며 현재에 이르렀다. 본 연구는 역사도시경관 관점으로 광역 분석을 통해 길과 광장의 의미를 고찰했다. 정동과 대상지 주변의 변화와 현황을 분석하고 설계의 주요 개념을 공공성의 회복으로 설정했다. '리-퍼브릭'은 고종이 선포한 대한제국의 이념을 상징하는 중의적 개념이다. 대상지의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열림, 연결, 비움으로 설계 키워드로 주요 전략을 수립하여 대안 검토를 통해 8% 경사 광장을 계획했다. 대상지 현황을 반영하여 장애자, 노약자 등 누구나 편하게 접근 가능한 램프 구조로 계획하며 인접 대지와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도모했다. 성공회 성당 레벨의 테라스 광장과 보도에서 이어진 주 광장은 계단실 등과 같은 건축물의 신축 없이 완전히 비움으로써 열린 조망을 확보하고 다양한 현대 도시 활동을 담을 수 있도록 계획했다. 설계안은 고종이 지향하던 근대적 민주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장소의 가치를 다시 공공에게 환원하는데 기여하도록 했다. 본 연구는 역사적 배경과 중층의 시간이 쌓인 대상지 설계에 대한 방향성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근대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수많은 농촌마을은 문화경관적 건전성을 상실한 채 변질이나 해체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충청남도 아산에 위치하는 외암마을(국가지정 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236호,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은 신전통주의 부흥을 추구하며 지속성을 유지한 채 한국의 대표적인 민속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암마을은 예안이씨 동족마을로 500여년의 긴 역사 동안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지속성과 건전성을 지켜온 민속마을로서 문화유산적 가치 측면에서 'Outstanding Universal Value'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토속경관 사례이다. 유교적 문화경관 지표물(종가, 사당과 묘역, 신도비, 정려와 송덕비, 정자 등)과 다양한 민간신앙 요소(장승과 솟대, 당산목, 산신당, 마을숲 등), 그리고 유 무형의 생활문화(활발한 문중활동과 엄정한 조상숭배 의례, 가계계승의식, 공동체 농경문화 및 생태환경의 보존 등)를 지속성있게 전승함으로써 전통시대 양반촌을 상징하는 보편성과 완전성, 그리고 진정성을 유지한 채 정체성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의 독특한 환경설계원리인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마을을 자리 잡기하여 환경적으로 건전한 정주공간(nature + economy + environment + community)을 구축함으로서 토속성 짙은 문화경관을 완성한 사례가 되는데, 외암오산(광덕, 설아, 송악, 월라, 면잠)과 외암오수(용추, 인곡, 반계, 역천, 온정)와 같은 광역 생태문화경관의 보전과 같은 자연환경의 절제, 그리고 생태환경의 질서와 문화적 가치를 중시하는 환경관(capacity + healthy + sustain-ability)을 결합하여 지속성과 진정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외암마을 토속문화경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기준 IV(인류역사의 발달단계를 보여주는 뛰어난 유형의 건축물이나 건조물 집합체 또는 조경유산)와 V(뛰어난 유형의 전통 인간 거주지 또는 급격한 변화로 파괴의 위험에 직면한 문화의 대표적 유산으로서 토지에 기반을 둔 유산)의 범주에 포함되는 우리나라 공동체 사회의 대표적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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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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