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석조문화재는 다른 문화재에 비해 양적인 면에서나 규모 면에서의 한계로 인해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으로 보존처리 회사가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서울지역 관악구에 위치하는 낙성대 삼층석탑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존처리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석조문화재의 보존 상태와 훼손 현황을 살펴보고 보존처리 사용 재료 및 방법에 대해서 정리하였다. 낙성대 삼층석탑과 같이 도심에 위치하는 석조문화재의 표면오염은 지역적인 특징이 나타나게 되며 이에 따라 보존처리 기법의 적용이 차별화되어 이루어지게 된다. 향후 박물관 소장 야외 석조문화재 뿐만 아니라 서울지역 석조문화재의 보존처리에 참고자료로써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이 연구는 전남대학교박물관 소장 완도 관음사 목조보살좌상의 제작 방법에 대해 과학적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고찰한 것이다. 전체 형태를 이루는 목부재의 X선 투과 촬영과 표면층 시편의 성분 분석 및 미세 관찰을 통하여 제작 방법 상의 특징을 연구하였다. 관음사 목조보살좌상은 발원문을 통해 조선 전기인 16세기에 제작된 것임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 유물을 X선 투과 촬영한 결과, 오른손을 제외한 부분을 하나의 나무로 제작한 '일목조'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연적으로 박락된 표면층 시편을 분석한 결과, 제작 당시의 개금층을 후대에 황동 재질로 보수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특징을 통하여 관련 연구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를 추가할 수 있었고, 해당 유물의 학술적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표면형상 취득에 최적화되어 있는 광학식 정밀스캐닝과 내부 형상획득에 사용되는 X-선 CT스캐닝 결과를 이용하여 삼총통의 내·외부 형상을 다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3차원(이하 3D) 융합 모델을 제작하였다. 먼저 두 스캐닝 결과를 호환 가능한 확장자로 변환 한 다음 상호간의 정합성을 검증하고자 3D 편차분석을 수행하였다. 이 결과, 두 스캐닝 모델은 대부분(56.98%) ±0.1mm 이내의 편차를 보였으며, 이 수치는 ICP 알고리즘 기반의 정합 및 병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병합된 데이터는 총통의 외부 표면색 및 미세형상, 내부 두께 및 구조를 잘 표현하였다. 광학식 표면스캐닝과 X-선 CT스캐닝의 3D 융합 모델은 문화유산의 디지털기록화뿐만 아니라 제작기법 해석에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향후 박물관 전시 영역에서 전시품의 과학적 조사 정보를 보다 쉽게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효과를 발휘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려시대 칠기 6점을 대상으로 엑스선 X-ray 촬영과 현미경 조사, SEM-EDS 분석 등 과학적인 조사를 실시하여 고려시대 칠기의 재질 및 제작기법의 특징을 연구하였다. 조사 결과 칠제합 덕수 4123을 제외한 나머지 고려시대의 칠기 유물은 목심 木心 표면에 직물 織物을 입혀 옻칠을 한 목심저피칠기 木芯紵皮漆器 양식으로 만들어졌음이 밝혀졌다. 화형합과 송엽형합의 목심은 뚜껑의 천판 天板 이나 몸체 바닥판의 외각에 두께가 얇은 띠 모양의 목재를 돌려 감아 기벽을 만들었다. 또한 꽃모양 칠제배 덕수 4124는 권태 捲胎 양식 樣式과 유사하게 띠 모양의 목재를 나선형으로 감아올려 기벽을 형성한 후 바닥을 판재로 막고 굽을 달아 칠기 잔의 형태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미경을 이용한 광학적 조사에서는 목재나 직물심 위에 골분 骨粉을 혼합한 골회 骨灰 옻칠을 먼저 하고, 그 위에 다시 옻칠을 중첩하여 바르는 칠기법이 공통적으로 확인되었다. SEM-EDS 및 μ-XRF 미소부 형광X-ray 분석 결과 꽃모양 칠제배 덕수 4124 표면에는 진사 辰砂: HgS를 섞은 주칠 朱漆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뚜껑에 반점 무늬가 있는 송엽형 칠제합 덕수 4190은 석황 石黃: As2S3을 섞은 황색 칠을 도장하고 그 위에 연매 煙煤를 혼합한 흑색칠로 불규칙한 반점을 찍어 독특한 무늬를 표현한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 칠제합의 측면에 발라진 주칠에는 진사와 연단 鉛丹: Pb3O4을 혼합한 옻칠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소는 족자를 걸기 위한 끈의 역할을 한다. 본 연구는 기존 어진과 공신도상의 유소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사대부상의 유소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였다. 조사대상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초상화에 장착된 유소 7점으로 형태와 제작 재료에 관해 분석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 16사의 동다회로 6점은 홍색, 1점은 쪽색으로 제작되어 전형적인 사대부상 유소의 형태를 보이고 있었다. 분석 결과 윤급 초상(덕3503)은 종이에 금박을 입힌 것이며, 금 아래 적색 안료 입자는 Fe로, 산화철 계통의 안료인 석간주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신임 초상(덕수4846)은 속지의 주성분이 금으로 납, 수은, 은이 소량 확인되었고, 이성원 초상(본10122)은 주성분이 Ag로 은지인 것이 확인되었다. 이서구 초상(신1065)은 주성분이 Ag, Fe, Br이며 속지는 가죽으로 제작되었다. 가죽을 FTIR로 분석한 결과 지문 영역에서 양가죽의 스펙트럼과 거의 일치하고 있어, 양가죽을 가공한 피금(皮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족자 고리는 끈이나 유소를 고정시켜 걸 수 있도록 하는 장황 부속품으로 형태가 다양하며 여러 금속재를 사용하여 제작되었다. 현재 전통 형식의 고리는 대부분 개장으로 인해 유실되었으며, 일본식 고리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전통 족자 19점을 대상으로 고리의 형태와 제작기법, 성분을 조사하여 옛 형태를 복원해 보고자 하였다. 의궤 내용에서 고리는 원환(圓環), 국화동(菊花童), 배목(排目) 등 고유의 명칭으로 기록되어 있다. 휴대용 엑스선 형광분석기(portable X-ray fluorescence, Artax, Rontec)로 성분을 분석한 결과, 전통 형식의 고리는 황동, 철, 은-구리합금 등 다양한 금속재로 확인되었다. 구리와 아연이 주성분인 황동은 17점 족자 고리에 사용되었다. 전 윤시달 초상(신2339)의 배목에서는 철을 사용하였으며, 주석-납 합금으로 도금하였다. 이서구 초상(신1065)에서는 고리 전체가 은-구리합금으로 제작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광학현미경(Leica, M205A)으로 제작 방법을 조사한 결과 원환은 금속봉을 절단한 뒤 둥글게 휘어 만든 유형과 주조로 제작된 유형으로 확인되었다. 배목은 주조한 합금으로 봉재나 판재를 만들고 다시 단조과정을 거쳐 제작하였고, 배목장식은 금속판재를 잘라 형태를 만든 후 축조와 타출기법 등으로 무늬를 새겨 장식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백자수주(덕수5531)는 1915년에 구입한 것으로 전체적으로 운룡문이 투각되어 있고 반파된 상태로 수구부분은 이미 복원된 상태이다. 본 논문은 수작업식 보존처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백자수주의 결손부분인 운룡문을 3D 스캐닝과 프린팅을 이용하여 복원하는 방법에 대하여 다루었다. 이에 대한 선행연구로서 이미 상용화된 6종의 출력 재료에 대하여 강도 실험을 실시하고, 수작업용 복원재료인 에폭시퍼티(Quick Wood®)와 에폭시(Araldite AY103+HY956®)의 강도와 비교하였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복원형 제작은 수작업보다 적은 시간과 노력으로 더 정확한 형태를 얻을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무엇보다도 비접촉식 복원방식이기 때문에 보존처리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었다. 특히, 디지털 원형 파일을 기록물로 남기고 이를 부차적인 콘텐츠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유물 보존처리 과정에 적용할 디지털 기술의 적용방법, 출력재질에 대한 평가와 적용, 출력물의 정형, 접합 및 표면채색 방법 등은 향후 좀 더 연구해야 할 과제이다.
2021년 고 이건희 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무구정광대다라니경(귀)》(건희10703, 이하 '이건희 기증 모사첩')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 <국왕경응조무구정탑원기(國王慶膺造無垢淨塔願記)>, 김정희 제지, 오세창 배관기를 엮은 총62면의 호접장 서첩이다. 이번 연구에서 이 서첩은 1934년 스에마쓰 야스카즈가 『청구학총』 15호에 소개한 자료와 동일하며, 1824년 경주 창림사 무구정탑안에서 출토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국왕경응조무구정탑원기>를 경황지(硬黃紙)에 정교하게 탑모(搨模)한 것임을 밝혔다. 아울러 1998년 전 성암고서박물관장 조병순이 공개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경주 창림사 무구정탑 출토 원본 사경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재확인했고, 박철상 소장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경주 창림사 무구정탑 출토 사경을 탑모한 또 하나의 모본일 가능성이 크다고 고찰했다. '이건희 기증 모사첩'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는 측천문자가 6종 15회 사용되었다.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사리장엄구 『무구정광대다라니경』(국보, 불국사 소장)에 4종 10회 사용된 측천문자는 '이건희 기증 모사첩'에도 동일하게 사용되었고, 기타 이체자도 공통되므로 두 경전은 8세기 신라에서 통용되었던 동일한 판본을 저본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희는 금석학으로 한국과 중국의 서예 교류를 고증했는데, 창림사 무구정탑 출토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국왕경응조무구정탑원기>는 구양순체 이전의 고아한 서법을 보여주는 실물 자료라고 평가했다. 그러므로 '이건희 기증 모사첩'은 김정희가 보기 드문 통일신라 사경과 탑원기 진본을 고증한 사례로 그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크다.
분청사기의 명문은 그릇에 대한 정보이자 관물(官物)의 공납(貢納)과 출납(出納)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다. 명문은 당시 그릇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분청사기 인화문 '능성내자(綾城內子)'명 발>(본관13808)은 명문이 뚜렷한 그릇이지만 명문의 내용이 일반적인 분청사기와 다르다. 분청사기에 표시한 명문은 대부분 그릇이 속한 관사명(官司名)이거나 그릇을 만든 지명(地名)이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에 표시된 '내자(內子)'명은 해당하는 관청이 없다. 그릇의 새긴 명문의 구성으로 볼 때 내자(內子)는 내자(內資)의 오자(誤字)인 것이다. '내자(內子)'명은 내자시의 그릇이라는 뜻이다. '내자(內子)'명은 내자(內資)의 틀린 글자이지만 음(音)이 같아 오자임에도 여전히 명문의 기능을 다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글자가 다르지만 음이 같은 동음오자(同音誤字) 명문이 최근 서울시내 발굴 조사에서 조금씩 출토되고 있다. 내자(內資)를 '내자(內子)'로 표시하고 인수(仁壽)를 '인수(仁守)'로 새긴 동음오자 명문의 분청사기는 작업자가 의도한 것이든 무지(無知)의 결과이든지 간에 실제 관물(官物)로 통용되었으므로 소비지인 서울의 유적에서 출토된 것이다. 동음오자 명문은 음은 같지만 획수가 적고 간단한 글자를 사용했고 글자의 엉성한 필획이 특징이다. '내자(內子)'와 '인수(仁守)'명을 표시한 그릇들 역시 일반 관사명 분청사기처럼 서울시내 유적에서 출토된다. 동음오자 명문은 조선 전기 공납 분청사기들에 명문을 필각하는 과정에 생긴 오류와 또 그러한 오류가 실제 유통되었음을 파악할 수 있는 사례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베트남전 귀국상자는 전체적으로 열화가 진행되어 색이 바래고 이물질 고착, 균열, 부후 등 손상이 심하였다. 특히 하단부는 충해로 인한 손상이 심한 상태이며 일부 남아있는 받침목은 열화와 갈라짐이 심하여 불안정한 상태이다. 금속 띠를 둘렀던 흔적이 바닥과 측면 중앙 모서리에 있으며 부착되어 있는 금속 띠와 상자 내부에 보관되어 있던 탈락된 금속 띠 모두 부식이 심하다. 또한 상자를 덮고 있는 뚜껑의 우측 하단부에는 검은 색의 이물질이 고착되어 있다. 보존처리는 처리 전 조사를 마친 후 클리닝, 균열 메움, 바닥 보강, 금속띠 부착 등의 과정으로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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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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