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학자 뱅상 아미엘은 자신의 저서 <몽타주의 미학>을 통해 몽타주의 타입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소개한다. 서사 몽타주(Montage narratif)와 담론 몽타주(Montage discursif), 대응 몽타주(Montage decorrespondances)가 그 구분법으로, 이 세 가지의 부류는 거의 대부분의 영화들이 속하는 미학적 부류를 포괄하는 개념이 된다. 초기의 영화들은 편집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기능을 추구했는데, 이러한 성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연출자의 목표를 강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수정되었다. 이처럼 서사를 결합시키는 '방법론'으로서가 아니라 '목적'을 지향하는 몽타주의 방식을 본고는 표현적 몽타주(Montage expressif)로 지칭하고, 이를 진정한 몽타주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며 논의를 시작한다. 몽타주 단계에서 표현적 몽타주 작업은 총 세 단계의 결정을 통해서 이뤄진다. 일차적으로 러시 필름 중 필요한 부분만을 선정하는 '선별'의 과정을 거친 후, 이 선택된 필름들을 일정한 순서대로 결합시키는 '결합'의 과정, 그리고 쇼트의 지속 시간을 고려해 장면연결을 결정하는 '연결'이 몽타주의 마지막 단계가 된다. 물론 예외는 있다. 고전적 서사의 픽션 영화가 클로즈업을 사용할 때, 혹은 모델이나 중성적 동물의 오브제를 사용할 때 영화는 관객의 감정을 끌어당기는 '담론 몽타주'나 '서사 몽타주'가 아닌, '대응 몽타주'의 경향을 유도하고, 이는 몽타주의 일반적 의미를 거스르는 측면에서 예외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처럼 클로즈업이나 대응몽타주가 사용하는 '콜라주'를 통한 연결, 혹은 '불확실한 연관성'을 지닌 작품의 몽타주 경향을 '현대영화의 파편화(fragmentation) 경향'이라 명명하며 이를 분석하려 한다. 현대영화에서 몽타주의 파편화는 영화의 연속적이고 구조적인 속성들을 깨트리고, 영화의 표면에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서사(narration)의 구조를 혼동시킨다. 이처럼 클로즈업에서 시작된 몽타주의 파편화의 경향은 현대적 이미지의 확장성에 관한 해답을 줄 수 있으리라 본고는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