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60년대 이후 혼란했던 사회적 분위기에서 발화된 미술가들의 저항 행위를 살펴보고, 관련 기록의 의미를 동시대적 맥락으로 고찰한다. 그 사례로 미술가와 작가, 영화 제작자, 비평가 등이 1969년 조직한 미술노동자연합을 대상으로 한다. 미술노동자연합은 미술계에서 미술가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고, 사회 전반에 걸쳐 형성된 전쟁과 차별, 부조리에 대항해 온 이들이다. 이들은 여타의 저항 행위에서 볼 수 있는 집단행동과 시위, 성명 발표를 통해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을 뿐 아니라, 이를 '미술'로 매개해 그 영역을 확장했다. 1960년대 후반의 행동주의 미술로 평가할 수 있는 미술노동자연합 관련 연구는 주로 미술사의 배경에서 그들의 행위를 연대기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특별히 저항 과정에서 생산된 기록물의 특징과 가치에 주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술노동자연합 관련 기록들은 조직의 활동뿐 아니라 연합을 구성하는 개인의 활동, 그들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주변인,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기록의 핵심 가치인 정보적, 증거적 가치를 담고 있다. 또 미술가 집단의 행적을 증명하는 기본적 기능 이외에도 작품과 작가라는 주류 연구에서 소외된 인물과 사건을 역사적 기억으로 편입하도록 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당대 미술가들의 활동을 증명하는 매체로서 미술노동자연합 관련 아카이브를 파악하고, 주요 기록의 맥락 정보를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 읽기를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