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라디오방송은 이동통신과 달리 넓은 수신권역을 갖는다. 특히 FM /라디오방송은 전파전도 특성이 우수한 초단파 대역 내의 중심부 주파수를 이용하며, 고지에서 대출력으로 송신한다. 이런 이유에서 FM 라디오방송은 넓은 수신권역뿐 아니라 우수한 음질의 방송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1995년 영국 BBC는 세계 최초로 기존 아날로그 FM 라디오를 대체할 DAB 방식의 디지털라디오방송을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2000년대 초부터 라디오방송의 디지털전환을 착수하였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당시 디지털TV 이동수신 관련 국내 요구사항이 반영되어, 2005년 말부터 디지털라디오가 아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가 시작되었다.[1] 이후 지속적인 디지털라디오 도입 논의가 있었으나, 아직 FM 라디오 중심의 아날로그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라디오방송의 디지털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국내와 미국, 영국 등 국외의 라디오 방송 이용률 등 현황 비교를 통해 국내 라디오 방송위상을 점검하고 FM 라디오 이용률 제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국외 라디오 방송 현황
1. 영국
가. 영국 라디오 방송 이용 현황
2010년부터 2016까지 영국의 라디오방송 이용률 평균은 91.3% 였고, 각 청취자의 일주일 평균 청취시간은 21.8시간이었다.[2] 이런 추세는 이후에도 큰 변동이 없어 2022년에 발표된 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었고, 각 청취자는 일주일 평균 20.3시간 동안 라이브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였다.[3]
전술한 바와 같이 영국은 1995년 세계 최초로 DAB 방식의 디지털라디오방송을 시작하였으며, 2021년 4분기 기준, 전 인구의 67%가 DAB 라디오를 소유하거나 이용하였다. 또한 한 주 동안 디지털 라디오방송을 42%가 청취하였고, 아날로그 FM/AM 라디오는 35.6%가 청취하였다.[3]
나. 영국 디지털 라디오 도입 후의 변화
영국은 DAB 방식의 디지털라디오 도입 이후 더 다양하고 많은 라디오방송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중파(MW:Medium Wave)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는 AM 방송국들의 폐국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원인으로는 AM 방송 서비스 권역이 넓은 장점이 있으나, 음질이 FM라디오나 디지털라디오 대비 떨어지고, 고출력으로 높은 송신비용과 낮은 에너지 효율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4]
한편 장파(LW:Long Wave) 주파수를 이용하는 AM 방송도 점차 축소되는 추세이며, BBC는 ‘라디오 4’의 장파 방송 중단계획을 수립하고, 2023년 5월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방송의 중단을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영국 내의 디지털라디오 서비스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2023년 현재 BBC와 전국 상업방송용 DAB 멀티플렉스는 총 57개로 매년 4개씩 증가해 왔고, 지방방송 라디오서비스 수는 48개에서 654개로 늘어났다.[5]
영국은 DAB를 가장 일찍 도입했기에 적용된 오디오 코덱의 음질 및 압축성능이 개선된 오디오 코덱이 탑재된 DAB+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DAB+에 탑재된 HE AAC v2 오디오코덱은 기존 코덱 대비 약 2.5배 효율이 높아 더 많은 라디오방송채널 수용이나 서비스의 향상이 가능하다.[6] 2023년 7월 영국 Global 방송은 자사의 클래식 FM이 2024년 1월부터 DAB+ 방식으로 방송될 것임을 발표한 바 있으며, 영국 일부 지역에서는 소출력 DAB 멀티플렉스를 통해 추가 라디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2023년 3월 8일 레스터(Leicester) 소출력 멀티플렉스가 출범하였고, 이 소출력 멀티플렉스를 이용한 대부분의 신규 방송서비스는 DAB+로 제공된다[5].
2023년 3월 기준 영국 내 디지털라디오의 방송커버리는 가정내 수신 기준 90.93%, 도로 수신 기준 79.25%이다.
차량 내 라디오 청취 수단으로 2018년 1분기에는 아날로그라디오 66.6%, 디지털라디오 32.1%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한 청취 1.3% 였다. 디지털라디오 청취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2023년 1분기에는 디지털라디오가 50.6%로 주류를 차지하게 되었다. 반면 아날로그 라디오 청취율 43.1%, 인터넷을 이용한 청취율 6.3%로 아날로그 라디오 청취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이용한 청취율은 낮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 영국 재난경보 서비스와 라디오 방송
영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재난상황 등의 경우 긴급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다음 방식들을 이용하고 있다.
• 각종 매체
• 도로, 고속도로의 전자/가변 게시판
• 전국 및 지역 라디오 방송
• 공공 건물, 쇼핑 센터, 스포츠 경기장, 교통 시스템 등에서의 PA 공지
• 자동차나 헬리콥터에서의 확성기
• 가입자에게 자동 전화/팩스/이메일/문자 메시지
• 사이트 사이렌
영국은 위와 같이 다양한 방송과 이동통신 등을 이용한 재난경보메시지 전송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새로운 매체들을 추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혹은 국가적 비상 상황 발생 시에 라디오방송은 여전히 중요한 재난경보 매체로 간주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 내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전국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비상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는 수단으로 텔레비전 62%, 라디오 34%, 문자/SMS 메시지 19%, 직접 대면(예: 문을 두드리는 것) 17%와 이메일 14% 순으로 응답하였다.[7]
즉 라디오는 TV와 함께 재난 시 휴대폰 문자나 대면 전달보다도 휠씬 중요한 매체로 인식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BBC는 영국 내의 유일한 공영 방송사로서 지상파 TV와 라디오 매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비상 시 재난경보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디지털 라디오로의 전환을 위해 ‘아날로그 라디오 스위치 오프’를 결정함에 있어 다음 요구사항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 디지털 라디오 청취율 50% 이상 도달
• 디지털 라디오 방송 서비스 권역은 기존 FM 수준이며, 인구의 90%와 모든 주요 도로를 커버해야 함
따라서 라디오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되더라도 라디오 방송이 충분한 커버리지를 확보해야 함을 명시함으로써 향후 디지털 라디오방송도 FM 방송과 마찬가지로 재난 경보 매체로서 기능하도록 정책적인 고려를 하였다.
2. 미국
가. 미국 라디오 방송 이용 현황
2023년도에 18세 이상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2년 기준 라디오 이용률은 91%로 2위 TV와 3위 스마트폰을 제치고 선두를 차지하였다.[8] 이 순위는 2017년에 실시된 조사에서도 동일했으며, 이는 미국 내 라디오 방송 위상이 공고함을 보여준다.
아울러 매일 집을 나서면 라디오를 청취한다는 비율이 65%이고, 집 외부에서의 라디오 청취는 자동차에서 한다는 비율이 68%였다.
또한 모든 청취 스트리밍오디오, 유튜브, 팝케스트, 위성라디오 및 CD 등 개인소장 음악소스 등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오디오 청취 순위에 있어서도 라디오 방송은 38%로 선두었다. 라디오 뒤를 이은 스트리밍 오디오 청취율 17% 대비 2배 이상 차이로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스트리밍 오디오 청취율 증가를 고려하여 라디오 방송국들은 방송의 20%는 스트리밍 서비스로도 제공하고 있다.
나. 미국 디지털 라디오 도입 후의 변화
미국은 2010년 초 HD Radio 라는 명칭의 디지털라디오를 도입한 바 있다. 디지털라디오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기간동안 디지털라디오 이용자는 5천1백만명에서 1억5백만명으로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아날로그 라디오 이용자 수 역시 2억3천4백만명에서 2억3천9백만명으로 소폭 증가했다.[9] 이 결과는 디지털 라디오의 도입으로 인해서 아날로그 라디오 청취율이 감소할 수 있다는 기존 우려가 기우임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는 4,500개 디지털 라디오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으며, 출고되는 대부분의 자동차에 HD Radio가 장착되고 있으며, 9천5백만대 이상의 차량용 수신기가 보급되어 있다.[9]
다. 미국 재난경보 서비스와 라디오 방송
미국은 넓은 면적의 국토에 거주하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재난경보를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하여 1951년도부터 방송을 전달매체로 이용하는 CONELRAD (Control of Electromagnetic Radiation) 라는 명칭의 재난경보 체계를 도입한 바 있다. 이후 새롭게 출현하는 방송통신 기술서비스들을 추가하여 현재의 ‘대국민통합경보체계’(IPAWS : Integrated Public Alert and Warning System)체계를 완성하였다.[10]
1951년도에 시작된 CONELRAD는 주로 AM 라디오 매체를 이용하였고, 이후 FM라디오, TV 등의 지상파 매체가 추가되었다. 이외에도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디지털방송들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방송매체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의 보급이 확산되자 2008년에는 스마트폰 포함한 경보체계 구축을 착수하였다. 이후 2012년 4월에는 ‘이동통신경보체계’ (WEA ; Wireless Emergency Alert, CMAS ; Commercial Mobile Alert System)를 도입하여 재난경보체계에 이동통신을 이용을 추가하였다.[11]
그러나 이 직후 미국은 대국민통합경보체계에 새롭게 추가된 이동통신이 큰 재난상황에서 기지국이나 중계기의 소손 등으로 인해 제역할을 할 수 없어 무용화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후 미국재난안전청장은 그 보완책으로 스마트폰에 내장되어 있는 FM 라디오칩셋의 활성화를 주장하였다.[12]
한편 미국은 현재도 지진이나 태풍 등 재난상황에서 해당 자동으로 경보를 제공하는 재난전용 FM라디오를 포함하여 라디오, TV 가 재난경보 주요매체로 이용되고 있다.
III. 국내 주요 매체 이용 현황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해마다 방송매체이용현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2023년도에 발표된 조사결과에 의하면 2022년 기준, 라디오 이용률은 21.7% 였다.[13] 한편 가장 이용률이 높은 매체는 스마트폰 93.3%, TV 93.0%였으며, 데스크톱 35.3%, 그리고 노트북 30.8% 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특정 매체를 주 5일 이상 이용하는 비율에서는 스마트폰90.1% 과 TV 75.5%가 높고, 라디오 6.6%로 라디오 이용률은 더욱 낮았다. 주 5일 라디오를 이용하는 비율은 2020년 9.4%, 2021년 8.3%, 20023년 6.6%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일상생활의 필수매체로는 스마트폰 70.0%, TV 27.5%, 데스크톱/노트북 1.8%, 태블릿PC 0.4%, 라디오 0.2% 및 신문 0.1% 순이었다. 특히 나이가 젊을수록 스마트폰을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매체라고 인식하고 있는 비율이 높아서, 70세 이상은 14.4%인데 비해 10대는 94.5%로 절대적으로 높게 의존하고 있었다.
한편 재난상황에서 필수매체로는 스마트폰 67.2%, TV 31.2%, 데스크톱/노트북 0.8%, 라디오 0.7%, 태블릿PC 0.1% 및 신문 0.0% 순이었다. 나이가 젊을수록 재난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중요한 매체라고 인식하고 있는 비율이 높아, 70세 이상은 13.2% 인데, 10대는 96.3%로 일상생활에서 보다도 재난상황에서 스마트폰을 더 중요한 매체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주중 라디오 수신기를 이용한 청취율은 아침 출근 시간대가 2.5%로 가장 높으며, 다음으로 저녁 퇴근 시간대가 1.4%로 높았고, 주말에는 청취율이 1% 미만으로 주중에 비해 낮았다.
라디오를 이용하는 장소로는 자가용 77.3%, 집 16.1%, 사무실/직장/학교 6.5% 및 대중교통 3.9%였다. 라디오 청취 방식으로는 실시간 자동차 라디오 청취 76.2%, 실시간 일반 라디오 17.9%, 실시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7.5%, 컴퓨터 인터넷 1.6%, MP3 등 겸용 수신기 1.5% 그리고 DMB 0.0% 였다.
일주일 간 라디오 청취시간은 라디오 수신기를 이용한 청취가 1시간 3분, 라디오 이외 수신기를 이용한 청취가 1시간 17분이었다.[13]
IV. 국내 라디오 방송 위상
앞장에서 영국, 미국 등 국외 라디오 방송 현황과 국내 라디오 방송 현황을 살펴보았다. 해당 현황 관련 조사 결과의 신뢰를 전제로 국내 라디오 방송의 위상을 다음과 같이 비교해 볼 수 있다.
1. 라디오 이용 및 청취율 관점
영국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라디오방송 이용률은 꾸준히 90% 전후를 유지했다. 2021년 4분기 기준, 15세 이상 영국 성인 인구의 89%인 4,950만 명이 매주 자신이 선택한 라디오 방송국을 청취하였다. 또 각 청취자는 주당 평균 20.3시간 동안 라이브 라디오를 청취하여 라디오 매체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매체임을 알 수 있었다.
미국의 경우에도 2023년도에 18세 이상 미국인 대상으로 조사 결과, 라디오 이용율은 91.0% 선두로 미국 내 라디오방송 위상이 여타 매체들 중 최고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최근에 실시된 조사에서 라디오 방송 이용율은 21.7%로 93.3%인 스마트폰, 93.0%인 TV 등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그림 1. 국가 별 주요 매체 이용율
Fig. 1. Media reach by country
영국, 미국은 라디오가 인기있는 매체로서 90% 전후의 이용률을 갖으나 국내는 그 1/3 이하 수준으로 현저히 낮았다.
2. 디지털 라디오 도입 관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국은 1995년 DAB 방식의 디지털라디오 방송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였고, 현재 성능이 개선된 DAB+ 방식으로 전환 중이다. 방송커버리지 측면에서는 디지털라디오로 90.93%의 가정 내 수신을 커버할 수 있게 확산되었다.
미국은 2010년대 초부터 HD Radio 방식의 디지털라디오방송을 도입했으며, 현재 출고되는 대부분의 자동차에 HD라디오가 장착되고 있으며, 9천5백만대 이상의 차량용 수신기가 보급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9]
그리고 앞서 국내는 2002년 말에 디지털라디오가 아닌 DMB가 도입되었음을 살펴보았다. DMB는 라디오가 아닌 이동멀티미디어 서비스 매체로서 이동 TV 서비스와 TPEG (Transport Protocol Expert Group) 같은 고부가가치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매체이다.[14] 따라서 DMB에는 일부 라디오 방송서비스들이 포함되었으나, DMB가 디지털 라디오 매체로 평가되지는 않는다. 또한 안전문제로 차량 내에서 DMB 시청이 금지되면서 이용률이 급격히 감소되었고, 앞서 언급과 같이 DMB를 이용한 라디오 청취율이 0%인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국내는 아직 디지털라디오 도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3. 재난경보 매체 관점
앞서 영국은 방송, 이동통신 등 다양한 매체가 재난경보 서비스에 이용되고 있으나, TV와 함께 라디오 방송이 중요한 매체로 이용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또한 영국 정부가 아날로그 라디오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재난경보서비스를 위한 주요 매체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별도의 요구사항을 규정했음도 확인하였다.
또한 미국이 1950년대 초부터 라디오 매체를 이용한 재난경보체계를 구축하였고, ‘대국민통합경보체계‘에 이동통신을 추가하였으나, 그 한계를 깨닫고, 스마트폰 내 FM 라디오 칩셋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된 바도 확인하였다.
두 나라 모두 라디오 매체가 재난 시에 이동통신과는 차별화되는 중요 재난경보매체로 이용되고 높게 평가되고 있음을 확인한 바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재난상황에서 필수매체로서 스마트폰 67.2%, TV 31.2%, 라디오 0.7% 등으로 인식되어 있다. 즉 영국, 미국에서는 재난경보주요매체로 이용되는 FM 라디오방송이 국내에서는 간과되고 있다.
그림 2. 평상 시와 재난 시의 중요매체 인식
Fig. 2. Awareness of the importance of media in general life and in disasters situation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지진이나 태풍, 홍수 및 대형 화재 등의 재난 시에 이동통신 기지국 등이 소손되어 이동통신이 무용화되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 즉 위급한 긴급 재난 시에 믿었던 이동통신 단말기가 제 기능을 발휘 못하는 상황이 발생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지상파 TV와 라디오는 재난 시에도 강건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는 전파전도 특성이 우수한 주파수 초단파 혹은 극초단파 대역을 이용하고, 고지대에서 대출력으로 송신하여 넓은 서비스 권역 내의 수신기들을 대상으로 강건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12]
V. 라디오 방송 이용 제고 방안
라디오 방송 매체는 이동통신으로 대체될 수 없는 공익적인 매체이다. 평상 시에는 뉴스, 시사정보, 음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중매체로서 역할을 하고, 이동통신이 제 기능을 못할 수 있는 재난상황에서 강건한 재난 경보 매체로서 그 역할을 해야 한다. TV 역시 재난시 라디오와 마찬가지로 재난경보 서비스 매체로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으나, 지진 등으로 인해 실외로 대피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TV와 달리 휴대가 용이한 라디오 매체가 더욱 유용할 수 있다.
라디오 방송 매체가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 위상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 사항들을 제시한다.
1. 라디오 수신율 제고 등 서비스 품질 개선
국내 라디오 방송 이용률이 국외 대비 현저히 낮음에는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중 라디오 방송 수신 품질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17]
건물 내에서의 수신은 고사하고 고속도로나 국도를 차량으로 이동하며,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는 경우에도 음질이 저하되거나, 심한 경우 수신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사실 국내 라디오방송에 대한 수신 품질 관리가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방송 채널 별 서비스 권역 내의 수신품질 측정과 분석이 선행을 통한 음영지역 해소 등의 개선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수신 품질 외에도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낮은 원인들을 분석하여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송사들과 정부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
2. 재난경보 매체로서의 라디오 방송의 중요성 인식 개선
라디오 방송 매체는 이동통신 매체로는 대체될 수 없는 기술적 특성이 있음에도 이동통신의 발전과 보급 확산으로 인해 그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15] 이동통신 매체가 필수불가결의 매체임에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동통신이 지상파 방송 매체를 대체할 수 없다. 두 매체 모두가 공존하면서 상호보완적으로 이용되어야 전파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이 가능하며, 이동통신이 무용화된 재난상황에서도 대피나 생존에 필요한 재난정보의 수신이 가능할 것이다.
한편 스마트폰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휴대하는 단말기이다. 이 스마트폰을 소규모 라디오 방송서비스에 이용하고자 하는 연구도 있었으나, 이 제안은 이동통신 시스템 이용을 전제하는 것이다.[16] 따라서 재난 시에도 이동통신 시스템이 건재한 경우에만 이용이 가능하기에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대부분의 기존 스마트폰에 내장되어 있는 라디오 수신 칩셋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훨씬 더 유용할 것이다.[17]
재난 시에도 강건하게 서비스가 유지되는 FM라디오 방송을 재난경보매체로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부, 방송사 및 시민단체 등의 역할이 요구된다. 즉 라디오 방송인프라가 재난경보 매체로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정부의 정책, 방송사의 재난경보서비스 제공 구축 및 운용, 그리고 대국민 캠페인과 교육 등이 요구된다.
3. 디지털 라디오 도입
아직까지 국내에는 제대로 된 디지털라디오가 도입된 바 없으나, 디지털라디오는 동일한 주파수 대역 내에서 더 많은 방송채널의 추가와 향상된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오디오서비스 외에 데이터 전송기능을 이용하여 다양한 부가서비스들의 제공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자동차 라디오 시청 중 타 방송권역으로 진입할 경우, 자동 주파수 선국이 가능해진다. 또 지진과 같은 재난상황 발생 시. 해당 재난 지역 내의 단말기들을 자동으로 켜서 경보를 제공하는 웨이크업 기능을 포함한 재난경보서비스, 태풍의 진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기상정보서비스, 음악방송 시 앨범 타이틀의 표출, 현재 방송 관련 추가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URL 전송 등이 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TPEG과 같은 실시간 교통정보서비스, 초고정밀위치정보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여 자율주행차, 무인드론 등의 운행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14]
국내에 이제라도 디지털라디오를 도입한다면 다른 나라들 보다 도입이 늦어진 만큼 유리한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이 1995년 DAB를 도입한 이후 2010년대부터 DAB+로 전환을 결정하고 아직까지 전환을 진행하는 중이다. 그런데 현재는 DAB+에 새롭게 탑재된 오디오코텍보다 더욱 향상된 USAC과 같은 오디오코덱의 탑재가 가능하여, 더욱 좋은 성능의 디지털라디오 도입이 가능하다.
다만 국내 디지털라디오 도입 관련하여서는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DMB와 기술개발이 완료되어 서비스를 준비 중인 ATSC3.0 모바일방송들과 새롭게 도입될 디지털 라디오와의 관계 정립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18]
4. FM 라디오 데이터 방송 도입
현재 국내 제공되는 FM 라디오는 아날로그 방식이나 기존 FM 라디오 신호에 부가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기 위한 RDS 2 (Radio Data System 2) 국제기술표준이 최근 제정된 바 있고, 국내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19] RDS 2 서비스 제공은 기존 FM 라디오 방송장비들 대부분을 이용하면서 RDS 2 인코더와 데이터 서비스 서버 등의 추가만으로도 가능하다. RDS 2를 도입하면 디지털 라디오 대비 데이터 전송용량은 제한적이나 FM 라디오 방송 오디오 서비스 외에 다양한 부가데이터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타 방송권역 진입 시 자동 주파수선국, 웨이크업 기능을 포함한 재난경보서비스, 실시간교통정보 및 고정밀위치정보서비스 등이 그 예이다. 현재 라디오 방송의 핵심 매체인 FM 라디오에 RDS 2 서비스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 서비스 다양화/고도화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영국의 경우 디지털라디오를 도입 이후에도 FM 라디오는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서비스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RDS 2 도입은 향후에도 오래 지속될 수 있는 FM 라디오방송에 적은 비용을 투입하여 높은 이용자 만족을 제공할 수 있는 좋은 방안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Ⅴ. 결론
본 논문에서는 영국, 미국 등 국외와 국내의 라디오 이용 현황 등을 비교하였으며, 국외 대비 국내의 라디오 이용률이 현저히 저조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이동통신이 무용화된 재난 시 FM 라디오 방송이 중요 재난경보매체로 인식되어 있는 영국, 미국 등과 달리 그 인식률이 매우 낮음도 확인하였다.
그리고 라디오 방송 이용율 제고 방안 및 추가 연구 주제로서 “라디오 이용률 저하 원인 분석 및 대응”, “재난경보 매체로서의 라디오 방송의 중요성 인식 개선”, “디지털 라디오 도입”, “FM 라디오 데이터 방송 도입” 등을 제시하였다. 이 제안은 공공재인 라디오 방송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평상시뿐 아니라 라디오방송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재난 시에 그 쓰임을 확대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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