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일반적으로 공무원들은 (그림 1)과 같이 다양한 역할 관계 속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1]. 이러한 복잡한 관계 속에 놓여 있지만, 관료제 특성에 따라 조직의 업무가 분업화되어 개인에게 할당되므로 본인의 직무에 대해서는 전적인 책임과 권한을 갖게 된다. 따라서, 본인의 업무와 관련된 민원에 대해서도 책임과 권한을 갖고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각 행정기관은 조직 내 별도의 민원실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민원인과 직접 접촉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
(그림 1) 일반 공무원의 다중적 역할 관계[1]
반면, (그림 2)와 같이 학생을 지도하면서 학부모까지 상대해야 하는 교사들은 앞서 살펴본 일반적인 공무원들에 비해 한층 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민원행정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림 2) 교사들의 소통 중심 역할 관계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민원인은 전화 통화로도 민원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어, 학부모들이 교사의 휴대전화로 직접 민원을 제기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표 1>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교사와 학부모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직접 소통함에 따라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개인의 SNS 사생활 정보까지 연계되어 노출될 수 있는 점 또한 문제 요소이다. 따라서 교사와 학부모가 각각 상대방의 휴대전화 번호를 모르는 상태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 구축이 필요하다.
<표 1> 교사‧학부모 소통 간 문제점 관련 보도
본 연구에서는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교사와 학부모 간 관계 정보를 제공하고 범용 SNS 플랫폼에서 해당 관계 정보를 활용하여 소통을 지원하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교사와 학부모 간 소통에 있어 공공성과 무결성, 보편성,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 구성이 가능하다.
2. 이론적 배경
2.1 개인정보 보호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는 금지행위가 명시되어 있는데, 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 ②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 ③ 정당한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권한을 초과하여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이용, 훼손, 멸실, 변경, 위조 또는 유출하는 행위 등이 있다. 본 연구 내용과 관련하여 ‘민원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민원인에게 사적으로 연락한 경찰관’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위원회에서는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과정에서 알게 된 민원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하여 해당 민원인에게 사적으로 연락한 경찰관 A의 행위에 대해, 사회 통념상 부적절한 행위에는 해당할 수는 있으나 경찰관 A가 해당 민원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외부에 공개하는 등 ‘누설’ 또는 ‘유출’로 볼 만한 사정이 없어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및 제6호1)’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2)
2.2 공공데이터
공공데이터는 공공재의 특성으로써 비경합성을 가지고 있는데, 특정인이 데이터를 이용한다고 해서 다른 이용자의 기회가 줄어들지 않는다. 또한, 공공기관이 생성·수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국민 누구에게나 이용권을 부여하는 서비스로서 특정인을 배제하지 않는 비배제성을 가지고 있다[2].
공공데이터는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제공되며, 개방된 공공데이터 외에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공공데이터가 필요할 경우, 별도로 신청할 수 있다.
2.3 공무원의 민원 처리 환경
민원행정서비스는 각 행정기관이 민원인의 요청 또는 의견에 대해 친절, 신속, 공정하게 처리하여, 민원인을 비롯한 국민이 겪고 있는 불편한 요소와 문제점을 해소하는 활동이다[3]. 협의의 개념으로는 국민편의를 위해 민원실 또는 민원행정기구를 설치․운영하는 행정행위를 말한다[4].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법률 제18748호, 2022.1.11.)에 따르면, 단순한 행정절차에 대한 상담 또는 설명을 요구하거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불편 사항에 대하여 알리는 등 행정기관에 특정한 행위를 요구하는 것도 모두 민원의 범주에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민원은 구술 또는 전화로도 신청할 수 있다고 되어 있어, 공무원들은 본인의 업무와 관련한 전화 통화에 대해서는 민원으로 받아들이고, 통화 대상자에 대해서는 민원인으로 응대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에는 민원인의 폭언‧폭행,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한 반복 민원 등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행정기관의 장이 시행해야 하는 조치로써, ① 영상정보처리기기 등 안전 장비의 설치, ② 증거 수집을 위한 녹음 전화 등의 운영, ③ 안전요원 배치, ④ 폭언ㆍ폭행 등으로 민원 처리를 방해하는 민원인에 대한 퇴거 조치 등이 명시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보호 조치 대부분은 기관 내 민원실과 주민센터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민원서비스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조직에 대해 유효한 것들이며,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하는 교사 등 행정서비스 대상자와의 밀접한 관계 유지가 필수인 일부 직종의 종사자에 대한 보호 조치로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2.4 소통지원 교육 플랫폼
하이클래스는 교사와 학부모 간의 소통을 위한 플랫폼으로, 알림장, 게시판 기능과 더불어 ‘하이콜’과 ‘하이톡’ 등의 소통 지원 기능을 제공한다.
아이엠스쿨은 학교 소식과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교육정보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 소식을 확인할 수 있으며, 교사들은 온라인 설문, 중요 공지 확인 기능, 방과 후 학교 수강 신청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클래스팅은 교과서 발행사 등과 제휴하여 학생에게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며,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교육 플랫폼이다. AI 학습 서비스와 가정통신문, 문자 발송 등의 기능은 학생 수에 따라 월 단위 구독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3. 민원 소통 서비스 구성 방법
민원 소통 서비스 모델 설명에 있어,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로 제안하기 위해 교사-학부모 관계는 공무원-민원인으로 표기하였다.
3.1 서비스 구성
공공데이터 기반 민원 소통 서비스 모델의 개략적인 구성은 (그림 3)과 같으며, 서비스 구성을 위해 카카오톡과 같이 널리 사용되는 SNS 플랫폼에서 일부 부가적인 기능을 추가하여야 한다. 공무원인 사용자에 대해서는 사용자 가입 시 임의의 공무원 공개 식별키를 발급하고, 이후 민원인 사용자와 공무원 사용자 간에는 공개 식별키를 통해 서로를 연결하여 소통을 지원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림 3) 서비스 구성
소통키 세트는 특정 공무원과 민원인 간 관계를 나타내기 위한 정보로 공무원 공개 식별키와 민원인용 공개 식별키로 구성된다. 본 서비스를 위해 정부에서는 민원 소통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공무원들은 시스템을 통해 본인의 공개 식별키가 포함된 소통키 세트를 민원인에게 전달한다. 이후 해당 정보는 공공데이터로도 제공된다.
이때 공공데이터는 공개키 암호화 방식의 공개키와 같은 특성을 갖게 된다. 민원인은 공공데이터로 제공되는 해당 소통키 세트를 확인함으로써 본인이 공무원에게 받은 정보의 무결성을 확인할 수 있다.
민원 소통용 SNS 서비스 구성 방법을 정보 생성 및 전달 등 서비스 활용 절차에 따라 살펴보면 크게 ‘공개 식별키 생성 단계’와 ‘소통키 세트 제공 단계’, ‘소통 연결 단계’ 등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3.2 공개 식별키 생성 단계
‘공개 식별키 생성 단계’는 ① 공무원 SNS 가입, ② 내부 시스템 가입 등록, ③ 소통대상 민원인 정보 입력으로 진행된다. (그림 4)와 같이 공무원은 민원인과의 소통을 위해 민간 SNS 플랫폼에 가입하고 SNS 플랫폼에서는 가입한 공무원에 대해 임의의 공무원 공개 식별키를 자동 발급한다. 이때 공무원이 해당 SNS 플랫폼에 이미 가입한 때에는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공무원 공개 식별키를 받을 수 있다.
(그림 4) 공무원의 SNS 가입
공무원은 내부 행정망에 구축되는 ‘민원 소통 지원 시스템’에도 가입‧등록하며, 이때 SNS 플랫폼에서 발급받은 공무원 공개 식별키 정보도 입력한다. 등록 이후에는 ‘민원 소통 지원 시스템’에 소통의 대상이 되는 민원인 정보를 입력하고 시스템은 입력된 민원인 정보에 따라 각각의 민원인에 대해 임의의 민원인 공개 식별키를 자동 생성한다. 이때의 정보 흐름은 (그림 5), (그림 6)과 같다.
(그림 5) 내부시스템 가입 등록
(그림 6) 소통대상 민원인 정보 입력
3.3 소통키 세트 제공 단계
‘소통키 세트 제공 단계’는 (그림 7), (그림 8)과 같이, ④ 소통대상 민원인에게 소통키 세트 통보, ⑤ 소통키 세트의 공공데이터 제공으로 진행된다.
(그림 7) 소통대상 민원인에게 공개 식별키 통보
(그림 8) 공개 식별키의 공공데이터 제공
공무원이 입력한 민원인 정보에 따라 ‘민원 소통 지원 시스템’은 해당 민원인에게 메일 또는 문자로 공무원 공개 식별키와 민원인 공개 식별키로 구성된 소통키 세트를 통보한다. 이때 담당 공무원의 연락처는 통보되지 않으며, 식별정보 외에 ‘민원인 확인 코드’가 자동으로 생성되어 통보된다. 이렇게 통보된 소통키 세트는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서도 제공되며, 누적된 정보로 인터넷에 공개된다.
3.4 소통 연결 단계
마지막 ‘소통 연결 단계’는 ⑥ 민원인의 SNS 가입, ⑦ SNS 플랫폼을 통한 소통으로 진행된다. (그림 9)과 같이 민원인은 민간 SNS 플랫폼에 가입하면서 ‘민원 소통 지원 시스템’으로부터 통보받은 소통키 세트 정보와 민원인 확인 코드를 입력한다. 이때 SNS 플랫폼은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소통키 세트를 검색하여, 민원인 사용자가 입력한 소통키 세트의 무결성을 확인한다.
(그림 9) 민원인의 SNS 가입
이후 공무원은 (그림 10)과 같이 SNS 플랫폼에서 본인의 공무원 공개 식별키가 포함된 소통키 세트 정보를 확인하여 소통대상 민원인의 사용자 가입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민원인 확인 코드를 통해 해당 민원인이 맞는지를 검증한다.
(그림 10) SNS 플랫폼을 통한 소통
4. 서비스 구성 방법의 적정성
4.1 소통 관계 정보의 무결성
본 연구에서 제안한 서비스 모델에서 활용되는 공개 식별키는 시스템을 통해 임의의 값으로 발급되고, 공무원을 통해 민원인에게 제공되므로 해당 정보의 기본적인 보안성은 확보할 수 있다.
민원인은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받은 정보에 대해 공공데이터와의 비교를 통해 무결성을 검증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무결성 검증 절차는 SNS 플랫폼을 통해 진행되므로 추가적인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담당 공무원은 서비스 대상 민원인에게 사전에 제공했던 ‘민원인 확인 코드’를 확인함으로써 해당 민원인의 소통 요청 정보에 대한 무결성을 검증할 수 있다.
공개키 암호화와 블록체인 기술은 특정 정보를 모두에게 공개함으로써 모두가 감시자가 되므로 해당 정보의 위변조를 막고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운영개념을 가지고 있는데, 공공 데이터 포털에 탑재된 공공데이터 또한 이러한 개념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공공데이터로 제공된 소통키 세트는 공무원과 민원인의 소통 연결 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정보가 되므로, 각각의 소통키 세트에 대한 사이버 위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한다.
4.2 유사 서비스와의 차별성
본 연구에서 제안한 민원 소통 서비스는 아이엠스쿨, 하이클래스, 클래스팅 등 교육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소통지원 서비스와 달리, 교사와 학부모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범용 SNS 서비스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다.
또한 상호 확인 절차 등의 기능이 공공서비스로 구현됨으로써 교사와 학부모는 본 서비스를 공식화된 채널로 인식하게 되며, 이를 통해 교사에 대한 교권‧인권 침해를 예방하는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투폰 서비스, 안심번호 서비스 등 다른 유사 서비스들은 자신의 사생활을 보호하고자 하는 교사들의 개인적 노력을 전제로 국가가 일부 비용을 지원하는 개념으로 인식되므로, 교권‧인권 침해 예방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민원 소통 서비스는 시스템 구축과 운영비만 발생하기 때문에 사용자 수에 따라 비용이 늘어나는 다른 유사 서비스보다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5. 결론
본 연구에서는 공무원 공개 식별키와 민원인 공개 식별키로 구성된 소통키 세트를 공공데이터로 제공하여 민원인과 담당 공무원 간 관계 정보에 대한 무결성 검증을 지원하고, 범용 SNS 플랫폼이 해당 관계 정보를 바탕으로 소통을 연결하는 서비스 모델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서비스 모델은 학부모를 상대하는 교사뿐 아니라, ① 병사들을 관리하며 병사 부모와 소통해야 하는 장교, ② 환자 보호자와 수시로 연락하는 간호‧보건‧요양보호 업무 담당자, ③ 복지업무 담당 공무원 등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인공지능 채팅 응답 기능 등을 보강함으로써 해당 공무원들의 민원 소통 부담을 더욱 완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서비스 모델에서는 SNS 플랫폼이 공공데이터에 접근하여 소통 관계 정보의 무결성을 검증하게 되는데, 이때 공공데이터에 대한 비교 검색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공공데이터 포털의 기능 개선과 서비스 연속성 보장방안은 추가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공공서비스에서 민원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수 있도록, 민원인과 맞춤형 서비스 간 식별 관계 정보를 관리하는 데에도 본 연구에서 제안한 모델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References
- 한승주, "중하위직 공무원의 역할 인식 탐색: 이중성과 역할 모순", 정부행정, 제13권, 2017, 101-128.
- 김은선, "공공데이터의 개방.활용 촉진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연구: 공공데이터 제공거부 사례를 중심으로", 정보화정책, 제30권, 제2호, 2023, 46-67. https://doi.org/10.22693/NIAIP.2023.30.2.046
- 김난영 외, "규제의 불만 원인에 대한 연구: 민원인 및 공무원에 대한 인식 조사를 중심으로", 행정논총, 제53권, 제5호, 2015, 269-293.
- 이혁우 외, "행정서비스 실태조사의 방법연구", 국회입법조사처 정책연구용역보고서,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