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대표적인 마르텐사이트계 스테인리스강종인 12Cr강은 주로 증기터빈의 날개 및 제트엔진 링, 펌프 축, 보울트, 부싱 등 높은 응력을 받는 부품에 사용된다[1,2]. 이러한 부품들은 고온이나 상온의 사용환경 조건에서 높은 반복응력을 받거나 고 속회전체로 사용되며, 그들의 역학적인 파괴 원인의 90% 정도가 피로현상에 의해서 파괴가 발생하게 된다[3]. 금속부품이 반복하중을 받으면 단일하 중에 의해 파괴가 일어나는 응력보다 휠씬 작은 응력에서 파괴가 발생하는 것을 피로파괴라 하며, 어떤 임계응력이하에서는 재료가 파괴되지 않고 무한한 수명을 가지게 되는데, 이 임계응력을 피 로한도라고 한다. 금속의 피로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제조공정에 따른 표면거칠기정도, 표면의 경도, 표면의 잔류응력 성분, 비금속 개재물, 표면의 탈탄층, 전기도금층 등의 존재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4-7]. 12Cr강은 일반적으로 12%Cr과 최대 0.15%C를 함유하므로 등온변태도의 노즈부가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경화능이 높아 져 공냉으로도 마르텐사이트 조직을 얻을 수 있어, 높은 강도와 경도를 요구하는 부품에 사용된다[8]. 그러나, 내식성은 페라이트계 스테인리스강 이나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강에 비하여 나쁘며, 충격인성도 낮은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C함량조절, Ni 단독첨가, Ni + Mo 복합첨가 및 Ni + Mo + V 복합첨가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C함량은 낮을수록(최소 0.13%) 그리고, Ni + Mo 복합첨가한 경우가 내식성도 증가시키며 충격인성도 가장 우수한 특성을 가지는 것을 알 수 있다[9]. 12Cr강의 피로특성에 미치는 Ni, Mo, W, V 등의 합금원소와 산화물분산강화 (ODS) 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다수 발표되었으나, Ni + Mo 복합첨가의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7,10-13]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Ni + Mo 복합첨가가 12Cr강의 피로특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2. 실험방법
본 연구에 사용된 시편은 마르텐사이트계 스테 인리스강종 중의 하나인 12Cr강{화학조성(wt%): 0.13C – 0.45Si – 0.55Mn – 0.022P – 0.012S – 0.22Ni – 11.6Cr – Bal. Fe}을 기본재료로 이용하였다. 그리고, 이 강종에 Ni과 Mo을 첨가한 12Cr-Ni-Mo강{화학조성(wt%): 0.04C – 0.44Si – 0.79Mn – 0.023P – 0.001S – 3.8Ni – 12.9Cr – 0.62Mo – Bal. Fe}을 이용하였다. 12Cr강의 시험편은 1010 ℃에서 노말라이징(Normalizing)처리 를 행한 후 580 ℃에서 템퍼링(Tempering) 처리를 행하였다. 그리고, 12Cr-Ni-Mo강의 시험편은 970 ℃에서 유냉(Oil quenching)처리 후 550 ℃ 에서 템퍼링처리를 행하였다. 열처리가 마무리된 각각의 시험편에서, 인장시편, V-노치 샤르피 충격시험편과 피로시험편을 제작하여, 상온 인장실험, 저온(-12 ℃) 충격시험, 브리넬 경도시험을 행하였으며, 이 결과를 Table 1에 나타내었다.
Table 1. The results of hardness test, tensile test and V-notch Charpy impact test
Table 1에서, 12Cr강의 인장강도가 12Cr-Ni-Mo강의 값보다 약 5% 더 높으며, 12Cr-Ni- Mo 강의 충격인성은 12Cr강의 경우보다 약 14배의 아주 높은 값을 가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르텐 사이트계 스테인리스강인 12Cr강은 강도나 경도는 높으나, 재료의 충격흡수능이 낮아 템퍼링처리 를 행하여도 충격인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12Cr강에 적정량의 Ni과 Mo을 첨가하여 템퍼링 처리를 행하면, Table 1에 나타낸 것처럼 강도나 경도의 큰 감소없이 재료의 충격인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9]. 피로시험의 결과는 피로시험편의 표면거칠기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기계가공의 가공흔적에 의한 응력집중효과 를 최소화시키기 위하여, 시편의 표면을 광택연마 (polishing)를 행하여, 표면거칠기는 0.5∼0.8 ㎛ 이내가 되도록 하였다. 피로시험편의 형상 및 크기는 Fig. 1에 나타내었다.
Fig. 1 Shape and dimension of specimen for rotary bending fatigue test
피로시험은 회전 굽힘 피로시험기(모델명: YRB200)를 이용하였으며, 그 시험조건은 Table 2에 나타내었다.
Table 2. The conditions of fatigue test
피로파괴된 시편의 파단면을 전계방사형 주사전 자현미경(FEG-SEM, 모델명: Quanta 200 FEG)을 이용하여 관찰하였으며, 파면에 존재하는 이물질들의 화학성분 분석은 에너지분산형 분광분석기 (EDS, 모델명: Genesis XM2, 분해능 129eV 이하)를 이용하였다.
3. 실험결과 및 고찰
3.1 S-N 곡선
Fig. 2는 12Cr강(a)과 12Cr-Ni-Mo강(b)의 피로 시험 결과를 S-N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Fig. 2(a)에서 보는 바와 같이, 554 MPa의 응력이하에서는 회전수가 107 cycle 이상에서도 피로파괴가 발생하지 않아 피로시험을 중지한 것을 나타낸다. 그러나, 약 561 MPa이상의 응력에서는 피로파괴 가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어, 12Cr강의 피로한 도는 554 MPa으로 정할 수 있다. Fig. 2(b)에서, 505 MPa의 응력이하에서는 회전수가 107 cycle 이상에서도 피로파괴가 발생하지 않으나, 약 512 MPa이상의 응력에서는 피로파괴가 발생하므로, 12Cr-Ni-Mo강의 피로한도는 505 MPa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Fig. 2(b)의 화살표로 표시한 데이터(응력; 491.94 MPa, 파단 cycle; 945,630 cycle)는 피로한도인 505 MPa 이하의 응력인 491.94 MPa에서도 945,630 cycle에서 파단이 발생하였다. 그래서,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그 파단면을 FEG-SEM 및 EDS로 분석한 결과를 Fig. 3∼6에 나타내었다. 그리고, Table 3은 12Cr강과 12Cr-Ni-Mo강의 피로비(피로한도/인장강도)를 정리한 것이다. Fig. 2에서도 알 수 있었듯이, 두 강종의 피로한도는 12Cr강은 554 MPa이며, 12Cr-Ni-Mo강은 505 MPa를 가지므로, 12Cr강 의 피로한도가 49 MPa 더 큰 값을 가지는 것을 알 수 있다.
Table 3. Comparision of fatigue ratio of 12Cr steel with 12Cr-Ni-Mo steel
Fig. 2 Comparison of S-N curves of (a) 12Cr steel with (b) 12Cr-Ni-Mo steel
Fig. 3 SEM images of fatigue fractured surfaces of (a) 12Cr steel and (b) 12Cr-Ni-Mo steel, and its enlarged images of (c) and (d), respectively
Fig. 4 An example of EDS analysis results of enlarged area marked as rectangular box in Fig. 3(d)
Fig. 5 SEM image of near the origin of fatigue fracture in 12Cr-Ni-Mo steel
Fig. 6 An example of EDS analysis results of enlarged area marked as rectangular box in Fig. 5
일반적으로, 재료의 인장강도와 피로한도는 직선적인 비례관계가 있다[15]. 즉, 인장강도가 증가할수록 피로한도 역시 증가하며, 대부분의 피로파괴는 재료의 인장강도 이하의 응력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동일한 재료에서의 피로비(피로한도/인장 강도)는 열처리방법이나 소성가공량을 달리하여, 그 재료의 인장강도를 증가시킬수록 피로비는 감소하는 반비례의 관계를 가진다[15].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12Cr강에 인성특성을 부여하기 위한 Ni과 Mo을 첨가하면, 항복 및 인장강도가 감소하는 결과를 나타내므로, 12Cr-Ni-Mo강의 피로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히려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본 연구에서도 기존에 알려진 바와 같이 피로비의 크기 비교는 동일한 재료의 경우에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2 피로파면
Fig. 3은 각각 12Cr강과 12Cr-Ni-Mo강의 피로파면을 관찰한 결과를 나타낸다. Fig. 3(a),(c)의 12Cr강의 시편은 피로한도 이상의 응력에서 파단된 일반적인 거동을 일으킨 것을 관찰하였다. 반 면, Fig. 3(b),(d)의 12Cr-Ni -Mo강의 파면 관찰에는 Fig. 2(b)에 화살표로 표기한 것과 같이, 피로한도 이하의 응력에서도 파괴되는 특이한 거동이 발생한 시편을 사용하였다. Fig. 3(a)와 (b)의 사각형 부분이 피로파괴가 시작된 부분으로, 이 부분을 확대하여 관찰하면 Fig. 3(c)와 (d)와 같이, 전형적인 피로파면의 형상인 줄무늬(striation)가 관찰된다.
12Cr강의 시편의 피로파괴의 시작점 부근 및 그 주변에서도 이러한 줄무늬가 관찰되었으나, 12Cr-Ni-Mo강은 이와는 다른 양상(Fig. 5)이 관찰되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피로하중을 받는 재료의 표면에 존재하는 노치, 나사산, 단면의 예리한 변화, 거친 표면 등에서 응력이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한다[4,7]. 항복강도 이하의 응력이 작용하여도 이들 표면결함의 끝부분에는 그 재료의 항복강도보다 큰 응력이 집중하게 되어, 소성변형이 발생하게 된다[12,13]. 소성변형으로 인하여 전위의 밀도는 증가하게 되어, 전위 상호간에 전위의 이동을 방해하게 되므로 가공경화현상이 발생하게 된다[12]. 따라서, 노치와 같은 균열 선단부는 가공경화에 의한 국부적인 강도와 경도가 증가하여 연성은 감소하게 된다. 그러므로 피로응력이 가해 지면, 균열 선단부의 가공경화된 부분은 쉽게 균열이 전파되면서, 균열의 길이는 그 전파된 길이 만큼 증가하게 된다[12,13]. 즉, 인장응력이 가해 지는 동안에는 균열이 열리면서 균열 선단부는 응 력집중에 의한 소성변형으로 가공경화되어 균열의 전파가 발생하게 되고, 압축응력이 가해지는 동안에는 균열이 닫히는 현상이 1 cycle동안에 발생하게 되어, 매 cycle이 증가할 때마다 균열의 표면에 Fig. 3(c)와 (d)와 같은 줄무늬 모양으로 나타나게 된다[7, 12, 13]. 그리고, Fig. 3(d)의 사각형 부분인 피로발생원의 표면부에 다량의 불순물들이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Fig. 4에 이 분순물들 중 일부를 EDS로 분석한 결과의 한 예를 나타내었다. 피로파괴 시작지점 부근의 구형과 삼각형의 불순물입자들은 각각 (Fe, Cr, Mn, Si)계 및 (Al, Fe, Si)계의 취성의 산화물계 비금속 개재물들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Fig. 5는 Fig. 3의 12Cr강의 피로파면특성과 달리, 12Cr-Ni-Mo강은 피로파괴의 시작점 부근 및 그 주변에서도 피로파면과 연성파면이 혼재하는 특이한 파면양상의 영역이 존재하는 것을 나타낸다. Table 1에 나타낸 바와 같이, 12Cr-Ni-Mo강의 기계적 특성은, 12Cr강에 비하여 항복 및 인장강도와 경도가 낮고 충격인성은 14배 높아, 피 로균열이 전파됨에 따라 균열이 생성되지 않고 남아 있던 시편의 잔여 단면적이 피로하중을 지탱하지 못한 결과, 전단 연성파괴가 발생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즉, 12Cr-Ni-Mo강의 경우 일정한 피로균열이 진전된 이후에는 잔여 단면적으로 주어진 피로하중을 견디는 특성이 12Cr강에 비하여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12Cr-Ni-Mo강의 피로한도는 12Cr강의 것보다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Fig. 6에 연성파면의 딤플(dimple)내에 존재하는 불순물들(Fig. 5의 사각형으로 표시한 부분)을 확대하여 분석한 결과들의 한 예를 나타내었으며, 이들은 (Fe, Cr, Si, Mn, Al)계의 산화물계 비금속 개재물들이었다.
Fig. 4와 6의 분석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피로 파괴의 시작점 부근에 존재하는 취성 특성을 가진 산화물계 비금속 개재물로 인하여, 피로하중하에 균열이 진전할 때 균열선단부에 존재하는 산화물은 취성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균열생성을 더욱 촉진시키게 되어 피로수명을 급격하게 감소시킨다 [12,13]. 그래서, Fig. 2(b)의 화살표로 나타내었듯이, 12Cr-Ni-Mo강의 경우 피로한도 이하의 응력에서도 피로파괴가 발생하는 특이한 파괴거동의 원인으로 판단된다.
4. 결론
(1) 12Cr강의 피로한도는 554 MPa로 12CrNi-Mo강의 505 MPa보다 49 MPa 더 높 은 값을 가졌다.
(2) 12Cr강과 12Cr-Ni-Mo강은 피로파괴의 시작점 부근의 파단면에서 전형적인 피로파면의 형상인 줄무늬가 관찰되었다.
(3) 12Cr-Ni-Mo강은 12Cr강의 경우와 달리 피로파면과 연성파면이 혼재하는 파면 또한 존재하였다. 그리고, 피로파괴의 시작점 부근에 취성의 비금속 개재물이 존재하는 경우, 균열진전을 더욱 촉진시켜 피로수명은 급격하게 감소되었다.
References
- ASM Databook, Metal Progress, Vol. 116, (1979).
- 손인수, 한국산업융합학회 논문집, 24, 2, 183, (2021). https://doi.org/10.21289/ksic.2021.24.2.183
- Metals Handbook, Vol. 10, 8th Ed., American Society for Metals, Metals Park, Ohio, (1975).
- Trantina G. G., J. Test Eval., 9, 44-49, (1981). https://doi.org/10.1520/JTE10646J
- Cameron T. B., Diesburg D. E., and Kim C., J. Metals, 7, 37-41, (1983).
- Hammond R. A. R. and Williams C., Metall. Rev., 5, 165-223, (1960). https://doi.org/10.1179/mtlr.1960.5.1.165
- Turnbull A., Crocker L., and Zhou S., Intern. J. Fatigue, 116, 439-447, (2018). https://doi.org/10.1016/j.ijfatigue.2018.07.004
- Isothermal Transformation Diagrams, United States Steel Co., pp. 48, (1963).
- The Making, Shaping, and Treating of Steel, 9th Ed., United States Steel Co., pp. 1178, (1971).
- Vogt J.-B., Bouquerel J., Carle C., and Serre I. P., Intern. J. Fatigue, 130, 105265, (2020). https://doi.org/10.1016/j.ijfatigue.2019.105265
- Sun L., Bao X.-G., Guo S.-J., Wang R.-Z., Zhang X.-C., Tu S.-T., Intern. J. Fatigue, 147, 106187, (2021). https://doi.org/10.1016/j.ijfatigue.2021.106187
- Chauhan A., Litvinov D., Aktaa J., Intern. J. Fatigue, 93, 1-17, (2016). https://doi.org/10.1016/j.ijfatigue.2016.08.003
- Abe F., Engineering, 1(2), 211-224, (2015). https://doi.org/10.15302/J-ENG-2015031
- Rietema C.J., Hassan M.M., Anderoglu O., Eftink B.P., Saleh T.A., Maloy S.A., Clarke A.J., and Clarke K.D., Scripta Materialia, 197, 113787, (2021). https://doi.org/10.1016/j.scriptamat.2021.113787
- Suresh S., Fatigue of Materials, 2nd Ed., Cambridge Univ. Press,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