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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onship between Suppression Strategy of Emotional Expression and Posttraumatic Growth: Serial Multiple Mediating Effects of Self Disclosure on Traumatic Event and Social Support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의 관계: 외상사건에 대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의 순차적 다중매개효과

  • Received : 2021.04.22
  • Accepted : 2021.06.04
  • Published : 2021.06.28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effect of emotion regulation strategy on posttraumatic growth and to confirm serial multiple mediating effects of self disclosure on a traumatic experience and social support in relationship between suppression strategy of emotional expression and posttraumatic growth. A survey was conducted for adults over the age of 18. Data of 663 adults (222 men, 441 women) were analyzed. According to analysis by using SPSS Process Macro, the less suppression strategy of emotional expression was used, the higher posttraumatic growth was. Simple mediating effect of self disclosure was confirmed between suppression strategy of emotional expression and posttraumatic growth. Serial multiple mediating effects of self disclosure and social support were shown in relationship between suppression strategy of emotional expression and posttraumatic growth. It means that the more people who use less suppression of emotional expression as their emotion regulation strategy, the more they disclose on their traumatic experience, then, they will receive emotional comfort and support from the people around, finally reaching posttraumatic growth. The importance of self disclosure and social support on posttraumatic growth was verified. Counseling intervention method was suggested for involuntary clients who usually suppress emotional expression, to enhance their posttraumatic growth. Lastly, significance and limitations of this study were suggested for follow-up studies.

본 연구의 목적은 정서조절전략이 외상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외상 경험에 대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의 순차적 다중매개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만 18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을 하여, 663명(남자 222명, 여자 441명)의 자료가 최종 통계분석에 사용되었다. SPSS Process Macro로 분석한 결과, 정서표현억제전략을 덜 사용할수록 외상후 성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자기개방의 단순매개효과,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의 순차적 다중매개효과를 확인하였다. 이는 정서조절전략으로서 정서표현억제를 적게 사용하는 사람들일수록 외상경험에 대해 자기개방을 많이 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의 위로와 지지를 받게 되어, 외상후 성장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외상후 성장에 있어 정서적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가 중요함을 확인한 것이다. 평소에 정서표현을 억제하는 비자발적 내담자를 위한 외상후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상담현장에서의 개입방법을 제시하였고, 본 연구의 의의 및 한계점, 후속연구의 방향에 대해 제언하였다.

Keywords

I. 서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행복을 원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 개인의 의지나 노력과는 반대로 죽음, 질병, 상실과 역경, 위기의 순간들을 경험하게 된다. 최근에 한국을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외상 (trauma)에 대한 관심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건, 3, 000 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2001년 9·11 테러(September 11 attacks), 더 나아가 전세계인의 활동을 거의 정지시키고 제2차 세계대전보다 더 짧은 기간에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외상은 당사자 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두려움, 무력감 혹은 공포를 느끼게 한다.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에 의하면, 외상사건이란 실질적 혹은 위협적인 죽음 혹은 심각한 부상과 관련된 사건이며, 개인에게 ‘극심한 두려움, 무기력감 또는 공포를 초래한 사건’이다[1]. 또한 권석만[2]은 외부로부터 주어진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를 ‘외상(外傷, trauma)’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정신적인 충격, 사건에 대한 부인을 보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예측하기 힘든 정서적 변화, 플래시백(flashbacks), 불편한 대인관계, 구토, 두통, 불면과 같은 신체적 증상 등을 겪게 된다. 이러한 증상이 치료되지 않고 지속되면, 장애가 생기는데 이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라고 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사람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수 있다는 연구결과로 주목을 받아왔다.

초기에는 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연구가 전쟁이나 자연재해와 같은 특이한 사건에 대한 경험에 초점을 두고 다루어졌지만, 최근에는 외상에 대한 연구범위가 전쟁, 자연재해, 범죄, 교통사고, 재정파탄, 난치병, 사별, 이혼과 같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연구들의 결과에 의하면, 파국적인 사건을 겪은 사람들뿐 아니라, 다양한 사건으로 인해, 여러 연령대에서 외상후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

한편, 지난 1980년대~1990년대초부터 강간 생존자, 심장병 환자, 사별유족, 선박재해 생존자, 전투 참전용사 등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연구 결과가 등장하면서, 외상후의 긍정적 변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다. 다양한 외상사건, 예를 들어, 교통사고(비행 기사고, 선박재해, 자동차사고 등), 자연재해(태풍, 지진 등), 대인관계경험(성폭행, 강간, 아동학대 등), 질병 및 기타 생활 경험(이혼, 사별, 관계불화 등)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inley와 Joseph[4]에 의하면, 다양한 외상사건을 겪은 사람들 중, 30% 이상은 어떤 형태로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고한다. Tedeschi와 Calhoun[5]은 이런 긍정적인 변화는 외상 이전의 적응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외상 전의 수준을 넘어선 질적인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외상 후 성장이라 명명하였다. 외상후 성장은 학자에 따라 조망의 긍정적 변화(changes in outlook), 스트레스와 관련된 성장(stress related growth), 긍정적 심리적 변화(positive psychological changes)등 다양한 용어로 표현된다. 하지만 외상후 성장 연구자들은 외상 후 성장이 개인적 힘의 향상, 개선된 대인관계,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 삶에 대한 감사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다.

이에 연구자들은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국내외 외상 관련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인들로는 의도적 반추, 스트레스 대처방식, 긍정적 재해석, 삶에 대한 감사, 성찰, 낙관성, 자아 탄력성 등이 있다. 이처럼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의 대다수는 개인의 인지적 요인에 초점을 둔 것이다. 하지만 인지적 요인 외에도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개인 내적 변인들이 존재한다. 외상은 불안을 핵심으로 하는 정서적 충격을 동반하는 경험이다. 따라서 외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포함한 부정적 정서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외상을 해결하는데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외상후 성장 연구자들은 정서적 요인과 관계적 요인의 중요성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하였고 국내외에서 수행된 연구들은 정서적 자기개방과 자기 노출이 외상후 성장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인으로 보고하였다[6].

하지만, 오랜동안 농경문화와 유교문화에 뿌리를 둔한 국사 회에서는 정서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가슴 시리다’, ‘배 아프다’, ‘열 받는다’, ‘창자가 뒤틀린다’, ‘눈이 뒤집힌다’처럼 신체기관을 활용해 분노나 부정적 감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듯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의 부정적인 정서표현을 억제하는 까닭은 전통적으로 집단주의가 강한 한국문화에서 정서를 직접적으로 표현 할 경우, 암묵적인 불이익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Ekman[7]은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공감이나 동정과 같은 타인 중심적 정서표현은 권장하는 반면, 분노나 화와 같은 부정적 정서표현은 적극적으로 억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정서 조절전략으로 정서표현억제전략을 강하게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은 부적응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이 정서표현억제전략을 많이 사용할수록 외상후 성장에 이르기 어려워질 것이다. 정서표현억제전략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외상 경험과 동반된 스트레스나 불안정서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게 되고, 이는 다른 사람들의 지지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게 만든다. 스트레스 사건에 대한 자기개방은 치료적 효과가 있으며[8], 사회적 지지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선행연구들의결과를[9] 고려할 때, 정서표현억제전략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일수록 외상후 성장의 수준이 낮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전술한 선행연구들을 종합하여, 본 연구는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요인들에 초점을 맞추어 정서조절 전략 중 한국문화에서 많이 나타나는 정서표현억제전략의 사용과 외상후 성장의 관계를 살펴보고,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의 관계를 외상경험에 대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가 순차적으로 매개할 것이라는 연구모형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서표현억제전략, 자기개방, 사회적 지지와 외상후 성장의 관계는 어떠한가? 둘째,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자기개방, 사회적 지지가 순차적 다중매개효과를 가지는가?

II. 선행연구 고찰

1.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

정서조절이란, 언제, 어떻게, 어떤 정서를 경험하고 표현 할 것인가에 영향을 주는 과정으로 (1)정서에 대한 자각과 이해, (2)정서의 수용, (3)충동적인 행동 조절 및 목표에 일치되는 행동, (4)목표와 상황에 적합한 정서적 반응과 활용능력을 요구한다[10]. 정서조절을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정서조절전략은 다양한데 예를 들어, 인지적 재해석 전략이나 능동적 문제해결 전략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정서표현억제전략은 한국문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손재민[11]은 유교적 전통과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경험한 불안이나 분노 등을 상대방에게 드러내지 않고 수용하는 것을 겸양의 미덕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다. DSM-IV의 문화특유증후군에 명기되었던 한국인의 화병(hwa-byung)은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문화 안에서 빈번한 정서표현 억제로 인한 신체증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12]. 이러한 사회문화적 요인 외에도 평소에 정서표현을 억제하는 심리적인 이유는 타인의 무관심이나 거절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기자신을 보호하려는 동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부정적 정서를 표현하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고, 나약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서표현 억제 전략을 사용하게 되면 부정적 정서는 사라지지 않는다. Penne baker[13]는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 정서를 놓아줌으로써 부정적 정서가 감소되는 효과가 있는 반면, 평소에 정서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많이 억제할수록 자율신경계의 만성적인 각성이 촉진되기 때문에, 신체질환이 발생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선행연구들로 볼 때, 정서조절 전략으로서 정서표현억제전략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일수록 외상 후성 장과 같은 긍정적 경험을 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2.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의 매개효과

정서표현억제전략의 사용이 외상후 성장의 수준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 둘을 매개하는 변인들이 존재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정서표현억제전략의 사용과 외상후 성장을 연결짓는 심층기제로서 외상 경험에 대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에 주목하였다. 외상 경험에 대한 자기개방이란, 외상 사건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신뢰할수 있는 사람에게 표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지지란,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 지각된 사회적 지지를 의미한다[14].

평소에 부정적인 정서표현을 억제하는 사람은 외상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자신을 개방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연구에 의하면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고 나면 정서적인 반응을 충분히 표현한 후에야 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 정서표현억제전략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외상과 관련된 생각과 표현을 지속적으로 피하고, 외상 경험을 숨기게 된다면 외상의 충격과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심각한 부적응 증상을 겪게 된다[15].

외상에 대한 자기개방은 정서적 고통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Kahn과 Hessling[16]의 연구에서 외상에 대한 불쾌한 정서를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개방할수록 심리적 안녕감이 높아진다고 보고했다. 국내연구에서도 외상후 성장 집단이 미성장 집단보다 자기개방 수준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7].

한편 외상경험 후, 자신의 부정적 감정이나 문제를 부정하거나 표현을 억제하게 되면 주위 사람으로부터 정서적 위로나 지지를 받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연구에서도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여 외상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을 개방하기를 꺼리는 경우, 타인으로부터 적절한 도움이나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외상 후 성장에 이르기가 힘들다고 보고되었다[6].

반면에, 외상경험에 대한 자신의 부정적 정서를 억제하지 않고 표현할 경우,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되었다. Ullman[18]은 성폭력에 대한 외상경험을 공개했을 때, 타인의 지지적인 반응이 외상후 성장을 촉진시켰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유방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친밀한 사람에게 사회적 지지를 추구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연민을 불러 일으켜 정서적, 사회적 자원을 지원받게 하고, 개인의 고립감과 외로움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19].

이처럼, 외상에 대한 자기개방은 친구나 가족과의 상호작용을 변화시키므로, 외상 경험을 개방한 사람들이 개방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사회적 지지를 더 받는다 [13]. 이에 대해 Tedeschi와 Calhoun[5]은 외상에 대한 자기개방은 타인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정서적이며 사회적인 지지체계를 공고하게 만들어서, 외상사건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를 통해 고통스러운 감정이 서서히 완화되고 외상후 성장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들을 바탕으로 정서표현억제전략을 사용하지 않을수록 외상경험에 대한 고통을 개방하게 되고, 이것은 타인들로부터 지지와 위로를 이끌고 사회적 지지를 경험하는 것이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본 연구의 가설은 첫째, 정서표현억제전략은 자기개방을 매개하여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둘째, 정서표현억제전략은 사회적 지지를 매개하여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셋째, 정서표현억제전략은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를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연구모형은 [그림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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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연구모형

III. 연구 방법

1. 연구 참여자 및 연구 절차

유사한 선행연구[3][21][28]를 참고하고, 결측치를 고려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한 표본 크기를 650명 내외로 설정하여 편의표집 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만 18세 이상의 성인이며 설문조사는 2020 년 10월 12부터 11월 27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연구 참여자를 만18세 이상의 성인으로 정한 이유는 만 18세부터 혼인과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하며, 국민의 4대의무(1.국방 2.납세 3.근로 4.교육에 대한 의무)가 시행되는 연령이므로 성인으로서 외상경험을 겪을 수 있는 연령이라고 판단하였다[20]. 연구의 취지와 목적, 연구 참여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연구자의 지인 125명에게 보낸 후 직접 유선상으로 소통하여, 연구의 목적과 취지를 다시 한번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였다. 연구 참여와 협조를 요청한 지인들은, 전국적인 지사 망을 보유한 E사와 L사의 회사원(서울, 경기, 경상, 제주도 거주), 동료인 병영생활전문상담관(서울, 경기, 경상, 충청, 전라, 강원도에서 근무), 군인(서울, 경기, 충청, 강원도에서 복무), 소방직 종사자(서울 거주), 의료직 종사자(서울, 경기도 거주), 대학 학생상담소, 민간상담센터, 도박중독 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사(서울, 경기, 경상, 충정, 전라도 거주), 대학생과 대학원생 (서울, 경기, 충청, 경상도 거주), 자영업자(서울, 경기도 거주)였다. 연구 참여자의 동의하에 온라인 설문 참여에 대한 보상으로 모바일 기프티콘을 제공하였고, 보상제공 후 연락처는 즉시 삭제하였다. 임의표집과 눈덩이 표집을 통해 총 671명이 응답하였고, 중복 응답 및 불성실한 응답 8개를 제외하였다. 응답자들의 직업은 사무직, 자영업자, 특수직종사자(군, 소방, 의료 등), 프리랜서, 전문직, 학생, 생산직 종사자, 무직 등이었다. 만 18세~71세의 외상을 경험한 성인 남, 녀 663명의 자료가 최종 통계분석에 사용되었다. 참여자의 성별은 남자 222명(33.5%), 여자 441명(66.5%)이며, 연령대는 만 18세∼29세가 163명(24.6%), 30대가 197명 (29.7%), 40대가 110명(16.6%), 50대가 159명(24%), 60세이상이 34명(5.1%)로 평균연령은 40.2세였다. 연구 참여자의 자세한 인구학적 정보는 [표 1]에 제시하였다.

표 1. 연구 참여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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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윤리적 고려

코로나 19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 연구참가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설문을 진행하였다. <연구 참여자 동의서 및 설명문>에 개인정보 관리 및 비밀보장, 응답자료 보관 및 폐기 방법, 연구 참여 소요 시간 등에 대해 설명하였다. 또한, 연구의 주제가 외상 후 성장이므로 연구 참여자에게 심리적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판단하여 이러한 경우의 후속 조치에 대해 안내하였다. 연구 설명문을 읽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경우에만 설문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연구자는 소속 대학원대학교에서 실시하는 생명연구윤리교육과 소속학회 및 학술기관에서 제공하는 연구윤리교육을 이수하였다.

3. 측정도구

3.1 외상경험 질문지

외상경험 질문지는 외상사건의 유형과 외상 경험에 대한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 고통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박소윤, 정남운[21]이 사용했던 외상 경험목록질문지를 외상관련 심리상담에 관한 질문을 첨가하여 사용했다. 총 7문항이며, 외상경험은 사고 및 상해,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이나 질병, 본인의 심각한 질병, 성폭행 등 외상사건을 16가지로 분류하였다. 응답자가 가장 힘들고 괴로웠던 사건을 하나만 선택하여 ‘외상사건’이라 명명했다. 이 ‘외상사건’을 떠올리면서 외상경험을 했던 당시와 그 외상사건으로 인해 최근 고통스러운 정도를 리 커트 7점 척도 상에서 평정하게 하였으며(‘전혀 고통스럽지 않다’ 1점, ‘매우 고통스럽다’ 7점), 점수가 높을수록 고통을 느끼는 수준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외상을 겪은후, 심리상담여부와 횟수를기입하도록 했다.

3.2 정서표현억제전략

정서표현억제전략을 측정하기 위해 Gross와 John[22] 이 개발한 정서조절질문지(Emotion Regulation Questionnaire: ERQ)의 하위척도인 정서표현억제 척도를 사용하였다. 정서조절질문지는 개인이 평소에 사용하는 정서조절방략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손재민 [11]이 번안 타당화 하였고, 7점 척도(‘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1점, ‘전적으로 등의한다’, 7점)로 구성되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정서표현 억제수위가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정서표현억제전략 척도는 4문항으로, 문항의 예로는 ‘나는 나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감정을 통제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는 표현하지 않으려 한다.’ 등이 있다. 손재민[11]이 타당 화한 정서표현억제전략 척도의 내적 일관성 신뢰도인 Cronbach's α 값은 .73이었다. 본 연구에서 척도의 내적 일관성 신뢰도인 Cronbach's α 값은 .810이었다.

3.3 자기개방

Kahn과 Hessling[23]이 개발하고 신연희[24]가 번안한 자기개방 척도(Distress Disclosure Index: DDI)를 사용했다. 자기개방척도는 3.1의 외상경험 질문지에서 선택했던 가장 힘들고 괴로웠던 사건 한 가지를 떠올리면서 이 사건에 대한 부정적 정서의 표현과 개방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외상사건에 대한 정서와 생각을 타인에게 개방하거나, 숨기는 경향성을 측정하도록 되어있다. 문항예로는 ‘나는 속이 상하면 보통 주변 사람들에게 속을 털어놓는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무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등이다. 총 12문항이며, 5점 척도(‘전혀 그렇지 않다’ 1점, ‘매우 그렇다’ 5점)로 구성되어 있다. Kahn과 Hessling[23] 의 연구에서 척도의 내적 일관성 신뢰도인 Cronbach's α 값은 .94이었다. 본 연구에서 척도의 내적 일관성 신뢰도인 Cronbach's α 값은 .944이었다.

3.4 사회적 지지

사회적 지지를 측정하기 위해 Blumenthal 등[25]이 개발하고 김희정[26]이 한국판으로 번안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12문항이며, 하위요인은 가족 관련 지지, 친구관련 지지, 중요한 타인관련 지지로 이루어져 있다. 각 문항에 대해 7점 리커트 상에서(‘전혀 그렇지 않다’ 1점, ‘매우 그렇다’ 7점) 평정하도록 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과 지인의 정서적 위로와 위안을 더 많이 지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회적 지지척도의 예 문항은 ‘나는 가족으로부터 필요한 정서적 도움과 지지를 받는다.’ 등이다. Blumenthal 등[25]의 연구에서 척도의 내적 일관성 신뢰도인 Cronbach's α 의 값은 .88이었다. 본 연구에서 척도의 내적 일관성 신뢰도인 Cronbach's α 값은 .938이었다.

3.5 외상후 성장

외상후 성장을 측정하기 위해 Tedeschi와 Calhoun[27]이 개발하고, 송승훈[28]이 번안하고 타당 화한 한국판 외상후성장척도(Korea Posttraumatic Growth Inventory; K-PTGI)를 사용하였다. K-PTGI 는 성장을 평가하는 자기지각의 변화(6문항), 대인관계 깊이의 증가(5문항),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3문항), 영적. 종교적 깊이의 증가(2문항)의 네 가지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16문항이며, 3.1의 외상경험 질문지에서 선택했던 가장 힘들고 괴로웠던 사건 한가지를 떠올리면서, 각 문항에 대해 6점 리커트 상에서 평정하게 하였다(‘경험하지 못했다’ 0점, ‘매우 많이 경험했다’ 5 점). 점수가 높을수록 외상후 성장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외상후 성장 척도의 예 문항으로는 ‘나는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나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내 삶에서 경험하게 되는 것들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등이다. 송승훈[28]이 타당화한 한국판 외상후 성장척도의 내적 일관성 신뢰도인 Cronbach's α의 값은 .94였다. 본 연구에서 척도의 내적 일관성 신뢰도인 Cronbach's α 값은 .938로 나타났다.

IV. 연구 결과

1. 주요 변인들의 평균, 표준편차 및 상관

정서표현억제전략, 자기개방, 사회적 지지, 외상후 성장의 상관을 살펴보았다. 정서표현억제전략은 자기개방 (r=-.674, p<.01), 사회적 지지(r=-.216, p<.01), 외상 후 성장(r=-.096, p<.05)과 유의미한 부적 상관을 보였다. 자기개방은 사회적 지지(r=.337, p<.01), 외상후 성장(r=. 275, p<.01)과 유의미한 정적상관이 있었으며, 사회적 지지와 외상후 성장은(r=.391, p<.01) 유의미 한정적 상관을 나타냈다. 측정변인들의 왜도값 범위는 -.957에서 .102, 첨도값의 범위는 -.555에서 .807로 나타났다. 평균, 표준편차와 상관계수는 [표 2]에 제시하였다.

표 2. 측정변수들의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및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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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순차적 다중매개효과 검증

정서표현억제전략, 자기개방, 사회적 지지, 외상후 성장과 인구통계학적 변인인 성별, 연령, 교육수준, 종교, 직업, 결혼상태와 개인이 지각하는 경제적 수준과 건강 수준이 외상후 성장을 예측하는지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성별, 연령, 종교, 결혼상태, 직업은 더미 변수로, 연령과 학력수준(정규교육을 받은년수)은 연속변수로 투입하였다. 이 변인들의 설명량은 27.7% 였고, 회귀모형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22.680, p<.001). 정서표현억제전략, 자기개방, 사회적 지지, 성별, 연령이 외상 후 성장을 유의미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의 관계에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의 순차적 다중매개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SPSS 22.0의 Macro Process 모델 6을 이용하였다. Hayes[29]에 의하면 Process Macro를 활용하면, 변수들과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명확하게 처리할수 있다. 게다가 직접효과와 간접효과(표준오차, 추정치, 신뢰구간의 상한선, 하한선)를 회귀분석을 통해 한꺼번에 분석할 수 있고, 각 변수의 개별 매개효과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강점이 있어 사회과학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30].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서표현억제전략은 외상후 성장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직접효과를 나타냈다(β=.122, p<.01). 정서표현억제전략은 첫번째 매개변인인 자기개방에 부적 영향을 나타냈다(β=-.474, p<.001). 자기개방은 외상후성장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다(β=.297, p<.001). 이는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자기개방이 부분 매개함을 의미한다. 둘째, 정서표현억제 전략은 두번째 매개변인인 사회적 지지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β=.017, p=.688). 반면, 사회적 지지는 외상후 성장에 정적인 영향을 미쳐서(β =.299, p<.001)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의 매개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이는 외상에 대한 자기개방을 하지 않고, 정서표현억제전략만을 사용한다면, 주위사람들의 정서적, 사회적 지지를 받기 힘들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6]. 셋째, 정서표현억제전략이 자기개방에 유의한 부적 효과를(β=-.474, p<.001), 자기개방이 사회적 지지에 정적인 영향을(β=.437, p<.001), 사회적 지지가 외상후 성장에 정적인 영향을(β=.299, p<.001) 나타냄으로써,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가 순차적으로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순차 매개 모형의 회귀계수 검증결과는 [표 3]과 [그림 2] 에 제시되었다.

표 3.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순차매개 모형의 회귀계수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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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TCI = Confidence Interval; LL = Low Limit; UL = Upper Limit

N=663, *p<.05, **p<.01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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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순차매개모형의 비표준화 계수 (괄호안은 매개변인을 통제했을때의 비표준화계수)

매개변인을 거치는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기 위해 부트스트랩핑을 95% 신뢰구간에서 실시하였다. [표 4]에서 나타나듯이 한 개의 단순 매개효과와 순차 매개효과가 각각 검증되었다.

표 4.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순차매개효과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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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TCI = Confidence Interval; LL = Low Limit; UL = Upper Limit.

X = 정서표현억제전략; M1 = 자기개방; M2 = 사회적 지지; Y = 외상후 성장

† 부트스트랩 표본=5, 000개, 신뢰구간 구축방법=bias corrected. N=663, *p<.05, **p<.01

매개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정서표현 억제전략이 자기개방을 경유해서 외상후 성장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유의했다. B=-.141, 95% CI[-.198, -.086]. 신뢰구간의 하한 값과 상한 값은 각각 -.198과 -.086 로서 0을 포함하지 않으므로 정서표현억제 전략과 외상 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자기개방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정서표현억제전략이 사회적 지지를 통해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B=.005, 95% CI[-.023, .037]. 신뢰구간의 하한 값과 상한 값은 각각 -.023과 .037로서 0을 포함하므로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셋째,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를 순차적으로 경유하는 순차적 간접효과는 유의하였다. B=-.062, 95% CI[-.088, -.039]. 신뢰구간의 하한 값과 상한 값은 각각 -.088과 -.039로서 0을 포함하지 않으므로 정서 표현억제전략과 외상 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의 순차적 다중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V. 논의

본 연구의 목적은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의 순차적 다중매개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상관분석 결과, 정서표현억제전략을 적게 쓸수록 자기개방, 사회적 지지, 외상후 성장은 높은 것 으로나타났다. 이는 부정적 정서를 표현하지 않고 억제하는 정서조절전략을 사용할수록 외상경험에 대해서 개방을 못하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적게 받으며, 외상 후성 장 경험을 잘 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둘째, 정서표현억제전략은 외상경험에 대한 자기개방을 매개하여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서표현을 억제하지 않고 표현하는 정서조절전략을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외상에 대한 자기정서를 개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상후 성장에 도달하는데 유익하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파병기간동안 겪었던 외상 경험을 배우자에게 공개한 군인부부들이 더 높은 행복감과 관계만족도룰 나타냈다는 연구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31].

셋째,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의 순차적 다중 매개효과가 검증되었다. 이는 정서표현을 억제하는 정서조절전략을 덜 사용할수록 외상 경험에 대한,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개방하는 것에 심리적인 부담감이 줄어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외상경험을 개방하게 되고, 이것은 주변 사람들의 지지로 이어져 외상후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결과는 이묘숙[32]의 유방암 생존자 부부 연구에서, 암이라는 외상의 고통을 배우자에게 개방하고 배우자의 수용적인 태도와 지지가 확보되면, 외상에 대한 고통감을 덜 느끼고 심리적 안녕감과 함께 외상 후 성장에 이를수 있다는 연구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외상 경험에 대한 자기개방을 하게 되면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면서, 외상에 대한 통찰과 더불어 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외상후 성장의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예상과는 달리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 후 성장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의 단순 매개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비록 정서표현 억제 전략과 사회적 지지 간, 사회적 지지와 외상후 성장 간의 유의한 상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지지의 단순매개효과가 유의하지 않은 것은 본 연구모형에서는 외상경험에 대한 자기개방이 함께 투입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따라서 이들 변인들을 함께 고려하였을 때 정서표현억제전략의 사용이사회적 지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외상 경험에 대한 자기개방을 거쳐 사회적 지지로 이어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외상을 겪을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고, 어떤 사람은 외상후 성장에 도달한다. 본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러한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 중 하나가 개인이 사용하는 정서조절전략 일 수 있다. 즉 정서경험이 발생했을 때이것의 표현을 억제하느냐 억제하지 않느냐가 외상후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개인의 심리적 특성이다.

본 연구는 기존의 연구들과는 구별되는 몇가지 시사점을 지닌다.

첫째, 기존의 외상후 성장 관련 연구들 대부분은 침습적 반추, 의도적 반추 등과 같은 개인의 인지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었다. 반면, 본 연구는 정서적 요인 그중에서도 정서표현억제전략에 초점을 두었으며, 이것을 외상 경험에 대한 자기개방과 사회적 지지라는 관계적 요인과 연결시켰다는 점이다.

둘째, 일선 상담현장에서 외상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표현하지 못하고 오랜기간을 가슴앓이 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내담자를 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기자신을 표현하거나, 드러내기 싫어하는 비자발적 내담자를 상담할 때, 본 연구 결과는 상담의 개입 방법 및 프로그램 개발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예를 들어 언어적인 수단 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내담자의 외상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개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활용할 수 있는 매체는 글쓰기, 동작치료기법, 모래놀이, 무용, 그림, 연극 등등이 있다. 한 선행연구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춤을 통한 신체표현프로그램을 활용한 결과, 대인관계, 자기지각과 영적관심 및 가능성의 발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33].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상담을 할 수밖에 없는 현 시점에서는 온라인을 활용한 글쓰기가 부정적 정서표현과 자기개방을 유도하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13]. 게다가 온라인 글쓰기는 시간과 공간에 자유롭고, 비용이 저렴하여, 익명성도 보장되고, 신체적으로 외출이 힘든 장애우, 노약자, 환자들이 따뜻한 위로와 사회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사료된다.

셋째,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외상에 대한 자기개방을 하고, 사회적, 정서적 지지를 제공할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주위의 다양한 지지자원을 할용하여 지지체계를 공고히 함으로써 외상경험자의 정서적 고통을 원화하고 삶의 긍정적 변화를 유도할수 있기 때문이다[34]. 현재, 국가나 민간단체 등의 기관에서 제공하는 상담창구는 1388 청소년 위기상담전화, 생명의 전화, 사랑의 전화, 건강가정지원센터, 청소년 동반자,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등의 상담 지지체계가 있다. 이 상담 시스템은 무료로 제공되거나 아주 저렴한 상담료로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자발적으로 상담에 참여하기에 취약한 계층(독거노인, 치매노인 보호자, AIDS, 소아백혈병 등의 난치병 환자, 장애우, 성소수자 등) 에게외상관련 정서표현을 할 수 있고, 정서적인 위로와 지지를 제공할 수 있는 공고한 지지체계가 좀 더 정교하게 발달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의와 시사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점을 지닌다. 우선 본 연구는 실험법이나 종단연구법을 사용한 것이 아닌 횡단 연구법으로 설계된 것이므로 연구 결과에 대해 인과적으로 해석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좀 더 다면적인 척도활용과 더불어, 단기종단 연구 설계를 통해 인과관계를 좀 더 명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다양한 외상 경험을 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므로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정서조절전략의 사용과 같은 개인의 심리적 특성이 외상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외상의 종류나 외상경험의 심각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심각한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 예를 들어, 특정 재난경험자, 코로나 확진자, 혹은 자살 유가족 등을 대상으로 연구결과를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정서표현억제전략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를 매개하는 다른 변인들이 존재할 수 있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위기에 처했을 때 사고방식을 융통성 있게 전환하는 인지유연성이 외상후성장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고 보고되었다[35]. 그리고 자기개방은 외상 사건을 인지적으로 통합하거나 다른 시각으로 조망을 넓혀주어, 외상 경험을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즉 자기개방은 의도적 반추나, 인지적 재해석 등의 인지적 요인을 매개하여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본 연구에서 다뤄진 정서적 요인과 더불어, 정서, 인지, 관계적 맥락에서 좀 더 포괄적으로 외상후 성장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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