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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umentary Narrative Strategies by Platform: Focusing on

플랫폼에 따른 다큐멘터리 서사전략 연구: 를 중심으로

  • 권상정 (아주대학교 라이프미디어협동과정) ;
  • 장우진 (아주대학교 미디어학과)
  • Received : 2021.01.19
  • Accepted : 2021.02.19
  • Published : 2021.05.28

Abstract

Documentaries based on facts not only contain the spirit of that era but have been transformed in various ways according to changes in technologies and media. This study analyzed under the premise that the original documentary of YouTube plays a role in represent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 medium. YouTube's original documentary is released on YouTube and then re-edited and released as a documentary film, and has the same shooting source, and is edited and described differently depending on whether it is a YouTube or a movie. This is the content that can confirm the media differences between YouTube documentary and documentary film. The cinema version shows the difference in that the narrative is developed using third-person narration and subtitles, mainly for handheld shooting and smooth editing, and the YouTube version is developing the narrative centering on audio-centric rough editing, interviews and background music. Through this, it can be seen that the YouTube version reinforces intimacy through a personal and direct expression method, while the cinema version reinforces objectivity through an official and indirect expression method.

사실에 기반한 다큐멘터리는 그 시대의 정신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기술과 매체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모해왔다. 본 연구는 유튜브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가 매체의 특징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를 분석했다. 유튜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는 유튜브에서 공개된 후 다큐멘터리 영화로 재편집해 개봉, 동일한 촬영 소스를 가지고 유튜브냐 영화냐에 따라 다르게 편집, 서술되고 있어 유튜브 다큐멘터리와 다큐멘터리 영화의 매체적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이다. 영화관 버전은 핸드헬드 촬영과 매끄러운 편집 위주로 3인칭 내레이션과 자막을 활용해 서사를 전개하고 있으며 유튜브 버전은 오디오 중심의 거친 편집, 인터뷰와 배경음악을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하고 있다는 차이점을 보였다. 이를 통해 유튜브 버전은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친밀감을 강화하는 반면 영화관 버전은 공식적이며 간접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객관성을 강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Keywords

Ⅰ. 서론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의 국내 이용자는 2020년 9월 기준 3377만 명을 넘어섰고, 총 이용시간은 무려 531분에 달해 이용자 평균 매일 하루 한 시간 가까이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 초기에는 일반인들의 게임이나 유아 장난감 관련 콘텐츠들이 주를 이루었으나 점차 유명 연예인들이 유튜브 개인 채널을 개설하는가 하면 대형 MCN(Multi Channel Network)을 중심으로 전략형 콘텐츠 제작도 늘어나고 있다[2]. 또한 우리나라의 인기 유튜브 채널 250개를 분석한 결과 방송국과 연예 기획사를 중심으로 K-POP과 드라마, 예능 등 한류 콘텐츠 확산을 위해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 이는 유튜브가 직접 기획, 제작하거나 단독으로 송출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무료 서비스가 기본인 유튜브는 2015년 10월 유료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이후 2016년 12월 한국에서도 광고 없이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YouTube Red’(현재 YouTube Premium)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유료로 제공되는 유튜브 프리미엄은 광고만 없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가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볼 수 있는데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제작한 최초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이돌 그룹 빅뱅을 주인공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 ‘달려라 빅뱅단’이다[4]. 이후 두 번째 오리지널 콘텐츠는 BTS의 월드투어 현장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BTS: Burn the Stage>로 이는 극장용<BTS: Burn the Stage-the Movie>으로 재편집해 개봉, 국내 관객 31만 명, 세계적으로 200여만 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유튜브에서는 BTS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BTS: Burn the Stage>의 성공에 힘입어 G-드래곤, 박재범, 트와이스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권지용 Act Ⅲ: M.O.T.T.E>, <Jay Park CHOSEN1>, <TWICE: Seize the Light>를 제작, 공개했다. 이처럼 TV나 극장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를 유튜브에 제공해 시청 편의를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유통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이른바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라는 뉴미디어와 조우하고 있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지금까지 유튜브 콘텐츠 연구는 변현진, 한석희, 성윤아와 같이 인기 채널을 분석한다거나[2][5],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유튜브 채널을 활용하는 방식을 연구하는 등[6] 유튜브라는 새로운 미디어에서 강점을 갖는 아이템은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치우쳐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백년전쟁>이라는 역사다큐멘터리의 분석을 통해 유튜브 다큐멘터리의 특징은 물론 시사·정치 콘텐츠의 흐름까지 전망한 정민아의 연구는 주목할만하다. <백년전쟁>은 유튜브 공개를 목적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1부 53분, 2부 42분으로 편성, 각각은 시퀀스 단위로 쪼개어 관람할 수 있도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편집과 리듬이 매우 빠르고 역동적이다. 또한 웃음을 위해 다양한 패러디를 활용해 기존 다큐멘터리와의 차별성을 보여주었다[7]. 하지만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은 당초 극장 개봉을 목표로 기획되다가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것이기 때문에[8] 처음부터 유튜브 공개를 목적으로 기획, 제작되고 있는 유튜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와는 다르다는 한계를 가진다.

<BTS: Burn the Stage>와 극장에서 개봉된 <BTS: Burn the Stage-the Movie>는 같은 촬영 소스를 가지고 유튜브냐, 극장이냐 하는 송출 매체에 따라 다르게 편집되어 영화와 비교해 유튜브 다큐멘터리의 특성을 규명하기에 적합한 소재가 되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있어왔다. 그중에서 이규정(2016)은 소재가 같은 다큐멘터리가 TV냐 영화냐에 따라 영상 재현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을 쇼트 단위의 분석으로 밝혀낸 바 있다[9].

하지만 이 역시 소재만 같을 뿐 감독과 촬영 소스가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BTS: Burn the Stage>와 <BTS: Burn the Stage-the Movie>의 서사구조와 영상서술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플랫폼에 따른 차이점은 물론 유튜브라는 뉴미디어가 채택한 다큐멘터리 형식은 무엇인지 분석해 유튜브 다큐멘터리 제작의 방향성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Ⅱ. 플랫폼과 다큐멘터리

1. 다큐멘터리의 전통과 양식

다큐멘터리의 역사적 발전은 다양한 양식들이 경쟁하며 주도적인 전통이 수립되고 다시 이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재조합이 역동하는 순환의 과정이었다. 영화에서 시작한 다큐멘터리는 텔레비전을 만나 꽃 피웠으며 2000년대 이후 뉴미디어가 대중화되면서 장르 해산과 재조합, 매체 시스템에 대대적인 개편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혁신적인 스타일의 다큐멘터리라 해도 여전히 전통적 관습과 가치, 수용자의 기대감은 지속된다[10]. 최초의 영화이자 다큐멘터리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는 <열차의 도착>(1895)[11] 이후 다큐멘터리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로버트 플래허티는 다큐멘터리의 장르적 특징을 잘 나타낸 작품 <북극의 나누크> (1922)를 통해 다큐멘터리가 영화예술의 독자적인 한 분야로 인정받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12].

다큐멘터리는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지만 하나의 공통된 정의는 바로 존 그리어슨의 표현처럼 ‘실제의 창조적 가공(creative treatment of actuality)’일 것이다[13]. 카메라와 녹음기라는 기록 장치를 활용해 얻은 시각과 소리라는 현상의 흔적은 높은 신뢰도로 인정되며 이렇게 기록된 증거는 다큐멘터리적인 가치를 부여받는다. 이때 기록된 사운드와 이미지는 오로지 그 영화를 위해 제작된 게 아닐 경우로 한정되며[13] 이와 같은 정의는 디지털 기술의 확산으로 다른 장르와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지만 ‘사실’을 지향한다는 것은 바뀌지 않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표현방식은 시대적 정서와 사회적 요구, 매체의 발달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상세한 내용을) 기록하다’라는 뜻의 다큐멘트(document)에서 시작된 다큐멘터리는 영사기의 발명과 함께 기록매체로서 주목받았다. 무성영화 시절 기행영화, 뉴스영화를 주로 다루던 다큐멘터리는 영상과 함께 자막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11]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은 영화에 사운드가 도입된 이후 ‘청각적’ 해설 중심의 다큐멘터리가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같은 그리 어슨식 모델은 1950년대 이후 텔레비전의 대중화와 함께 시작된 저널리스틱 모델로 변화, 탐사보도, 인터뷰, 사회자 설명 등의 형식이 중심이 된다. 이때 전문가 인터뷰는 저널리스틱 모델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이후 그리어슨 전통과 텔레비전을 바탕으로 재편된 저널리스틱 전통에 대한 반동으로 1960년대 이후 다이렉트 시네마가 등장하게 되었다.

다이렉트 시네마는 현실을 별다른 개입없이 ‘관찰’하고 포착해 관객들에게 실제 그대로를 경험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며 논리적인 설명방식을 거부, 그동안 다큐멘터리의 가장 대표적인 스타일인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을 배제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다큐멘터리 전통에 대한 도전으로 장르적 혼종성을 내세운 다큐멘터리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빌 니콜스는 이를 일컬어 ‘흐릿해진 경계’라고 표현했다[10].

빌 니콜스는 다큐멘터리를 내용에 따라 사회적 쟁점을 강조하는 다큐멘터리와 개인적 초상을 강조하는 다큐멘터리로 나누면서 제작 양식에 따라 6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다큐멘터리 초기 시각적 조합이나 묘사적 연결을 중시하는 시적 양식과 내레이션을 통한 해설과 논리를 강조하는 설명적 양식, 카메라로 대상을 관찰하는 관찰자적 양식, 제작자와 대상 간의 상호작용을 강조하여 인터뷰 등이 중심되는 참여적 양식,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적 관습에 관심을 기울이고 영화의 현실 재현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성찰적 양식, 제작자 자신이 직접 대상과 접촉하며 나타나는 주관적 측면을 강조하는 수행적 양식이 그것이다. 이 양식들은 각기 다른 시대적 배경에서 새롭게 등장하기도 하고 기존 다큐멘터리 양식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되기도 하는데 하나의 작품 안에 여러 양식이 존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13].

다큐멘터리는 진실에 근거한 사실을 재현한다는 목표 아래 시대에 따라, 기술과 매체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 왔다. 장르에 따라 기술과 매체에 따라 다양한 시도를 해오던 다큐멘터리는 컴퓨터 그래픽의 활용 등 흐릿해진 경계 속에서도 사회적 배우로 일컬어지는 실존 인물과 현실 속에서 채록한 영상과 사운드가 근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다큐멘터리의 상징처럼 돼버린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과 자막은 다큐멘터리의 서사를 만들어내는 주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2. 유튜브 플랫폼의 이해

유튜브는 당신(You)과 텔레비전(Tube)의 합성어로 개인이 만든 영상을 실시간 업로드하고 검색해 시청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유튜브가 정식으로 설립된 후 공개된 최초의 동영상은 2005년 4월 <동물원에서(Me at the zoo)>로 코끼리를 배경으로 촬영한 19초짜리 짧은 동영상이었다. 이후 2006년 6월 NBC방송국을 시작으로 BBC, MGM, CBS 등과 잇따라 협정을 맺으며 영화, TV드라마, 예능 쇼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유튜브에는 시청자이자 제작자인 일반인이 손쉽게 만들어내는 브이로그(Vlog)도 있지만 전문 프로덕션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나 드라마, TV쇼, 다큐멘터리나 뮤직비디오 광고 등도 공존하고 있다[14].

TV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 첫 방송을 시작한 후 2000년 통합방송법 이후에야 시청자가 직접 제작해 방송을 요청하는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을 지원해 상시 방송하고 있다[15]. TV가 전문가 집단에 의한 제작·송출을 기본으로 하며 점차 일반 시청자가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과는 반대로 유튜브는 일반 시청자가 직접 제작자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을 기본으로 다른 전문적인 콘텐츠를 검색해 감상할 수 있도록 발전해 왔다.

특히 유튜브가 처음 서비스하던 당시 비교적 인지도가 높았던 동영상 공유 사이트들과는 달리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고 이는 이용자를 단시간에 많이 확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16]. 또한 유튜브의 ‘좋아요’, ‘싫어요’ 누르기, 댓글 달기 기능 역시 동영상 업로드와 마찬가지로 이용자들이 상호작용을 하며 직접적인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

유튜브는 이용자의 97% 이상이 스마트폰과 스마트 패드 등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의 유튜브 시청자가 6인치에서 최대 10인치 안팎의 화면으로 콘텐츠를 감상하게 된다는 말이다[17]. 이러한 유튜브의 시청환경은 영상의 길이와도 연관이 있다.

스마트폰에서 소비되는 영상의 형태는 짧은 길이의 영상으로, 전병준, 최동길은(2010) ‘분절화 콘텐츠’라고 칭하며 ‘부분으로서 하나의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기승전결의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제작자가 임의로 편집한 것으로 콘텐츠의 하이라이트 부분만 존재하는 콘텐츠가 대표적이다[18]. 김현숙, 문재철은 이러한 분절된 영상을 스낵 컬처에 빗대 ‘스낵 영상 콘텐츠’로 표현하며 모바일 환경에서 프로그램 전체보다는 일부의 짧은 영상을 소비하는 것을 설명하고자 했다[19].

이와 같이 숏폼, 분절된 콘텐츠는 유튜브를 포함한 OTT(Over-The-Top)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유튜브에서는 기본적으로 최대 15분 길이의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도록 해 15분 내외의 시간을 하나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Ⅲ. <BTS: Burn the Stage-the Movie>의 서사방식

1. 작품구성

<BTS: Burn the Stage-the Movie>(이하 the Movie)는 상영시간 83분의 다큐멘터리로, 유튜브 다큐 멘터리 <BTS: Burn the Stage>의 마지막 에피소드8 공개 6개월 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동시 개봉됐다.

<the Movie>는 BTS라는 세계적인 보이그룹의 음악 다큐멘터리이면서 휴먼다큐멘터리로 1년 간의 월드투어를 따라가며 촬영해 화려한 무대 위의 모습은 물론 무대 뒤, 무대 바깥에서 멤버들의 진솔한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작품이다. 2017년 2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칠레, 브라질, 미국 등 19개 도시 40회의 단독 콘서트와 무대 뒤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주인공은 BTS 멤버인 김남준(알엠), 김석진(진), 민윤기(슈가), 정호석(제이홉), 박지민(지민), 김태형(뷔), 전정국(정국)이다. 영화소개 정보에서 보듯이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담아낸 영화다.

많은 휴먼다큐멘터리가 드라마성을 강조하는 최근 경향과는 달리 기승전결의 흐름보다는 월드투어 상황에 따른 병렬식으로 나열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은 스케줄 중반 빌보드 수상이라는 이벤트가 있긴 하지만, 각 도시별로 공연 프로그램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는데 다가 다수의 멤버를 균형감 있게 다뤄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표 1]의 5, 14, 20은 전면자막 쇼트로 멤버들의 시작과 노력, 희망을 함축적으로 설명하는 시퀀스이며 프롤로그와 타이틀, 에필로그 시퀀스[표 1]의 1, 2, 32, 멤버들의 인터뷰를 담은 [표 1]의 31을 제외한 나머지 시퀀스는 공연과 무대 준비, 무대 밖의 모습이 혼재되어 있으며 이는 SOV(현장음)와 내레이션으로 설명되고 있다.

표 1. <BTS: Burn the Stage-the Movie>의 시퀀스 분석

2. 촬영과 편집

<the Movie>의 주요 편집점은 투어 도시와 공연 중심으로 촬영 소스는 기본적으로 무대 위 공연과 무대 아래에서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 숙소에서의 일상 모습 등 세 가지로 크게 나눠볼 수 있는데 대부분 핸드헬드로 촬영했다. 노래 사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무대 아래의 모습은 물론이고 평상시 자유로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공연 모습은 주로 슬로우모션 효과를 주어 편집한 후 내레이션을 삽입해 의미를 부여했다.

[표 1]의 번호 15에는 방탄소년단이 LA공연을 마치고 수영장이 달린 숙소에서 쉬며 바비큐 파티를 하는 모습으로, 수영장에서 신나게 물놀이하는 모습이 1분 30초 동안 길게 편집돼 있다. 배경음악으로 쓰인 ‘여기봐’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게 된 설렘을 담은 경쾌한 곡으로 세계 팝음악 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시작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행복한 모습을 잘 살려주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내레이션이 없어 관객들이 한편의 뮤직 비디오를 보듯 멤버들의 행복한 모습과 노래를 함께 감상하도록 하고 있다.

[표 1]의 번호 4, 6, 8, 11, 13, 14, 16, 17, 19, 22, 23, 24에서 공연 모습 중에는 공연 하이라이트와 무대 뒤의 모습이 1분 이상 편집된 부분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BTS: Burn the Stage>에서 가장 긴 쇼트도 30초 이내인 것과 비교하면 큰 화면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감상하는 영화관의 환경을 감안한 편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1]의 번호 21은 BTS가 월드투어 일정 중 일본 투어 중 소속사 방시혁 대표가 도쿄를 찾아온 장면으로 BTS에 대한 외부 평가들을 들려주는 시퀀스이다. 빌보드 소셜 아티스트상 수상을 축하하며 AMA (American Music Awards) 수상이 예상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는가 하면, 미국 내에서 BTS의 신인다운 자연스러운 모습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또한 소속사 대표로서 멤버들이 음악을 통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표 1]의 26은 세계 각국의 팬들 인터뷰로 BTS에 대한 사랑과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 두 시퀀스는 <BTS: Burn the Stage>에는 없거나 거의 다루지 않았던 장면으로, BTS를 둘러싼 다른 인물들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the Movie>는 BTS뿐만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객관적인 시선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자막과 내레이션의 활용

<the Movie>가 시간 순서대로 멤버들을 안배하며 병렬식으로 배치하면서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에 리듬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막과 내레이션이다. <the Movie>의 내레이션은 일반적인 내레이션처럼 그때그때의 감정이나 상황 설명이 아니라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내레이션을 통해 구현하고 있는 방식이다. BTS가 거대한 음악 세계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며 나아간다는 것을 사막과 오아시스, 바다에 은유해 하나의 시구처럼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프롤로그[표 1]의 번호 1에서의 “끝없이 펼쳐진 사막...(중략) 우리에겐 꿈을 펼쳐 보일 곳. 멈춰 설 필요도 돌아갈 필요도 없이 끝없이 내달릴 수 있는 곳에 우린 서 있다”는 치열한 한국의 아이돌 음악 시장 뿐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하는 음악계를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곳이지만 오아시스 하나 없이 메마른 곳 한가운데에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표 1]의 번호 13에서는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하고 내려온 멤버들의 모습에 “신기루가 아닐까 의심했던 꿈들이 하나씩 현실이 되어 갈 때마다 한 걸음씩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사막 위여서 다행이다. 사막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꿈을 꿀 수 있으니까” 라고 내레이션 해 이들이 월드투어를 하며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은유하고 있다. 마지막 에필로그[표 1]의 32에서는 “어떤 이는 사막이라 불렀고 어떤 이는 바다라 불렀다. 한 가지 확실했던 건..(중략) 함께 발맞추어 나아갈 것이라는 것..”이라며 이들이 지난 1년 간 놀라운 성과를 거뒀으며 앞으로 더 많은 가능성의 세계로 나아갈 것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은유된 내레이션은 화려한 조명의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모습이 하이라이트로 편집된 장면이나 무대 뒤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슬로우모션 등 효과를 주어 내레이션에서 표현하는 심상을 극대화하도록 표현하고 있다. 특히 [표 3]의 번호 31의 멤버들 인터뷰 앞에 멤버의 이름을 부르는 내레이션과 32번 에필로그 내레이션은 각각 BTS 멤버인 슈가와 알엠이 직접 내레이션을 해 관객들에게 더욱더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다.

내레이션과 함께 주목할 만한 것은 자막의 활용이다. 자막은 다큐멘터리에서 내레이션 만큼이나 중요한 표현 방식이다. 다큐멘터리의 전형으로 손꼽히는 <북극의 나누크>에 대해 에릭 바누는 “플래허티는 자막을 넣는 일에도 재능이 있었다. 그는 ‘폭풍처럼 몰아치는 눈발’ 등과 같이 간결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문장을 구사하였으며, 지나친 설명을 피했다. 이글루가 모두 완성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자아 이제 한 가지 일만 남았다”라는 자막이 나오면 관객은 의아해했다. 이때 나누크가 이글루의 얼음 한 덩어리를 자르기 시작하고, 관객들은 그제야 이글루에 창문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11]라고 말해 자막이 이야기 전개와 리듬 형성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처럼 다큐멘터리에서 자막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지만 <the Movie>에서 많은 자막이 쓰인 것은 아니다. 타이틀 자막을 제외하고 날짜와 장소,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자막 등 최소한의 정보자막이 [그림 1-1]과 같은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그림 1. <BTS: Burn the Stage-the Movie> 자막

다만 [그림1-2]처럼 블랙화면의 중앙 전면자막을 세 번 사용해 극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 이와 같은 자막은 무대 위에서 열심히 땀 흘리는 모습, 함께 격려하며 걱정하는 모습 등 앞뒤에 편집돼 은유된 내레이션과 함께 쓰이며 이의 감정을 고조시키는 효과를 낼 뿐 아니라 시퀀스 전환의 역할을 해 병렬식으로 나열된 이야기에 적절한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다.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와 조명 가득한 영상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음악 다큐멘터리에서 블랙화면에 간결한 글씨체의 감각적인 자막으로 분위기 전환과 호흡의 강약조절에 활용하고 있다.

Ⅳ. <BTS: Burn the Stage>의 서사방식

1. 작품구성

에릭 바누는 다이렉트 시네마(direct cinema)와 시네마 베리떼(cinéma vérité)를 구분해 “다이렉트 시네마는 긴장이 유발될 수 있는 곳에 카메라를 가져다 위기가 조성되길 바라며 위기상황을 기다렸지만, 시네마 베리떼는 위기를 재촉하여 상황을 포착했다. 다이렉트 시네마는 제작자들이 보이지 않는 존재이길 바랐지만 시네마 베리떼는 종종 모습을 드러내고 주체적으로 영화에 참가하게 하였다.”[10]라고 초기 다큐멘터리 경향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BTS의 월드투어 공연을 따라가면서 촬영한 <BTS: Burn the Stage>의 경우 다이렉트 시네마이면서 제작진의 모습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시네마 베리떼가 혼합된 형태로 보인다. 최영송(2018)은 다큐멘터리 양식이 외부를 끌어들이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왔다고 지적하면서 오늘날 다큐멘터리의 대표적 경향을 ‘가르치는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주는 다큐 멘터리’로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20]. 이는 UHD로 제작된 TV다큐멘터리 <순례-집으로 가는 길>에서처럼 해설하는 방식 대신 1인칭 내레이션과 뛰어난 화질의 영상, 몽타주편집, 드론을 활용한 항공 쇼트 등을 활용해 시청자가 느끼고 해석하게 하는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지적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21].

<BTS: Burn the Stage>의 전체적인 구성은 25분 내외의 콘텐츠 8개 시리즈로 2018년 3월 29일 에피소드1과 2가 동시에 공개된 후 일주일에 한편씩 순차적으로 공개되었으며 에피소드1을 제외한 나머지 에피소드는 유튜브 유료회원만 볼 수 있게 제한되었다.

표 2. <BTS: Burn the Stage>의 에피소드 시간과 주요내용

극장용 다큐멘터리의 경우 일반 극영화와 마찬가지로 1시간 30분 내외, TV 다큐멘터리의 경우 방송사 편성기준에 따라 1시간 내외가 대부분인 것과 비교하면– 예외적으로 KBS의 <인간극장>만이 미니시리즈 형식이 다-이처럼 25분 내외의 콘텐츠를 8개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공개한 것은 기존의 다큐멘터리 편성과는 차이가 있다. 이는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 매체의 특징 중 하나인 분절화된 콘텐츠로 모바일 시청환경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에피소드의 전체적인 구성은 윙스투어 1년 여의 시간을 담고 있으며 전체적인 내용은 시간 순서에 따라 편집돼 있다. 세부 구성을 살펴보면 에피소드 전체를 아우르는 메인 타이틀 뒤에 각각의 에피소드별로 소제목이 붙고, 에피소드 끝부분에는 다음 에피소드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30초 가량 편집돼 있어 다음 편을 기대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실제로 각각의 에피소드 방송 초기 댓글을 보면 “빨리 담주 됐으면”(이*명), “아 다음 주까지 어떻게 기다리노”(M Pyo) 등 다음 화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에피소드 3편 말미 다음 이야기에서는 진과 뷔가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 편집되어 있는데 “아.. 다음 주 뭐야? 왜왜왜 뭐 때문에 왜 때문에?”(찐잇), “아..예고편 불안하게 왜 구래(왜 그래)”(유*아)등 20초 내외의 짧은 예고편이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표 3]은 <BTS: Burn the Stage>의 에피소드 1을 주요 시퀀스별로 분절한 것으로, 크게 보면 내용 전달을 위한 이미지 시퀀스와 인터뷰 시퀀스, 그리고 BTS 멤버들의 평상시 모습을 자연스럽게 촬영한 시퀀스로 나누어볼 수 있다.

표 3. <BTS: Burn the Stage-에피소드1>의 시퀀스 분석

이미지 시퀀스[표 3]의 번호 6, 8은 도착한 도시의 이미지나 환호하는 팬들을 촬영한 쇼트, 타이틀 쇼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일정한 장소에 멤버들을 바꿔가며 제작진이 던진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 인터뷰 시퀀스 [표 3]의 11, 13, 17, 19, 21, 무대 리허설 모습이나 공연 모습[표 3]의 10, 14, 16, 20, 공연이 없을 때 해당 도시를 산책하는 모습, 호텔방에 머물며 개인적인 취미나 곡 작업을 하는 모습 등이 현장촬영 시퀀스다.

2. 촬영과 편집

다큐멘터리는 ‘실제’를 있는 그대로 포착하려는 노력과 ‘창조적 처리’를 극대화하여 미학적 완성도와 특정한 목적을 성취하려는 시도가 늘 공존해왔다[9]. ‘창조적 처리’는 편집에 보다 무게가 실린 과정이며 시나리오를 가지고 배우의 대사와 연기를 촬영하는 영화와 달리 다큐멘터리에서는 인터뷰의 편집 또한 ‘창조적 처리’를 위한 취사선택의 매우 중요한 과정 중에 하나다.

인터뷰나 SOV(현장음)를 편집하는 이유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초점을 분명히 하고, 내용을 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촬영 시 초점거리나 구도가 변하지 않는 인터뷰를 잘라 붙일 경우 화면이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고 튄다. 이렇게 튀는 화면을 그대로 쓸 수도 있지만 대부분 매끄러운 편집을 위해 편집이 이루어지는 부분을 컷어웨이 쇼트(cutaway shot)로 충분하게 덮어 처리하거나[22] 두 개의 쇼트를 디졸브로 처리해 편집점이 튀는 느낌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전체 분량의 3분의 1 가량이 인터뷰로 구성된데다가 출연자들의 자연스러운 무대 뒤 모습을 강조한 <BTS: Burn the Stage>에서 인터뷰와 출연자들의 SOV 편집은 매우 중요하다. 인터뷰는 1년 여의 월드투어를 진행하면서 숙소, 호텔 방, 공연장 객석 등 특정 장소에서 출연자를 바꿔가며 인터뷰한 것으로 인터뷰와 그 내용에 맞는 컷어웨이 쇼트를 활용해 매끄러운 편집을 지향하고 있으며, 내용에 맞는 구체적인 현장 그림을 제시함으로써 인터뷰의 생생함을 더하고 있다. 또한 컷어웨이 쇼트와 인터뷰 쇼트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위해 오버 랩 편집 기법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2] 지민의 인터뷰는 솔로 무대를 할 때 실수를 할까봐 부담되며 그럴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내용이다. 인터뷰는 바스트 쇼트(bust shot)와 웨이스트 쇼트(waist shot)를 번갈아 편집하며 솔로 무대를 하는 모습[그림 2-2]의 컷어웨이 쇼트 1과 무대를 끝내고 내려와 “망한 것 같애”라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공연 당시의 오디오와 비디오로 채워진다. 그리고 다시 인터뷰로 돌아와[그림 2-4] 음이탈로 스트레스받고 죄책감이 든다는 말을 할 때 그림2-5처럼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편집되고, 지민의 인터뷰 쇼트[그림2-6]로 마무리된다. 지민이 솔로 무대에 부담을 갖고 실수라도 하면 괴로워한다는 진솔한 인터뷰에 실제 실수 후 괴로워하는 지민의 모습을 편집해 시청자는 지민의 감정을 훨씬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림 2. <BTS: Burn the Stage> 인터뷰 편집

인터뷰 촬영에 두 대의 카메라가 쓰였기 때문에 이는 편집점을 감추기 위해 컷어웨이를 했다고 보기보다는 인터뷰의 생생함을 더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와 같은 인터뷰 편집은 인터뷰이의 얼굴만 나올 때보다 훨씬 더 생생함을 주고 있으며 <BTS: Burn the Stage> 전체에 걸쳐 이와 같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BTS: Burn the Stage>에서 눈에 띄는 촬영과 편집 방식은 고정된 관찰 카메라로 촬영한 쇼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인터뷰 시퀀스는 출연자가 촬영을 인지하고 촬영된 경우이지만, 관찰 카메라로 촬영된 쇼트에서는 출연자가 촬영되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촬영이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쇼트도 있으며 이는 출연자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대화를 가능하게 해 시청자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림 3]은 대기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잡담하고 있는 출연자를 관찰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대기실에는 촬영 스태프 없이 출연자들만 있는 상태로 짐작된다. 대기실에서 나눈 얘기들은 공연할 때 노래 순서를 다시 한번 확인하거나 가습기를 드라이아이스 특수효과 삼아 발라드 노래를 부르는 등 장난기 가득한 평범한 청년들의 모습이다. 그러다가 누군가 불이 켜져 있는 카메라를 발견했는지 “카메라 있었네, 저기”라고 말하자 밥을 먹던 진이 카메라 쪽을 바라보는 장면까지 자연스럽게 포착되었다[그림 3-2].

그림 3. <BTS: Burn the Stage> 관찰카메라 촬영시퀀스

카메라를 확인한 출연자들은 갑자기 청소를 하는 척하며 장난스럽게 시퀀스는 마무리된다. [표 3]의 9 시퀀스는 1분 16초 분량으로 하나의 긴 쇼트로 촬영한 후 출연자들이 나누는 대화에 따라 편집해 총 13 쇼트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편집점마다 화면이 툭툭 끊기는 느낌이 드는데 이는 어떠한 개입이나 연출없이 오히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효과를 주고 있다. 매끄러운 편집을 위해 컷어웨이 쇼트나 인서트 쇼트 등 다양한 쇼트를 섞어 편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진솔해 보인다.

이처럼 하나의 카메라로 길게 찍은 영상을 출연자의 오디오에 따라 툭툭 끊기게 편집된 것은 에피소드 전반에 걸쳐 다수 보인다. [표 3]의 시퀀스9 처럼 출연자가 카메라의 존재를 모르고 있는 상태일 뿐 아니라 제작진이 출연자를 따라가며 촬영한 것 중에서도 영상의 길이를 짧게 줄여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 비디오는 편집점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오디오 중심으로 툭툭 튀는 편집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바일 중심의 유튜브의 시청환경이 편집 디테일보다는 오디오 중심의 사실 전달이나 개인의 직접적인 감정 전달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배경음악의 활용

<BTS: Burn the Stage>의 가장 두드러진 구성상의 특징은 적절한 배경음악 활용이다. 월드투어 콘서트를 밀착 취재하고 공연실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다큐멘터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되고 있는 것은 기존의 음악스타 다큐멘터리의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모든 에피소드는 3인칭의 설명 내레이션이나 내용을 전달할만한 자막 없이 멤버들의 인터뷰와 현장음만으로 전개되는데 자칫 단편적일 수 있는 인터뷰에 의미를 부여하고 서사를 만들어주는 것은 배경음악으로서의 BTS 음악이다. <에피소드 1>의 시작은 프로그램 전체 타이틀 뒤에 알엠의 짧은 인터뷰 “너네가 미국에서 만 몇 천명씩 쇼를 한다고? 근데 매진이라고? 와, 보여줄게”라는 멘트가 이어지고 서브타이틀 <I’D DO IT ALL 모두 다 할 수 있어>에 이어 배경음악으로 ‘If I Ruled the World’가 흘러나온다. 삽입된 부분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If I ruled the world /I'd do it all I'd do it all /I said 1 for the money/2 for the money /Everybody say he o e oh oh / (중략) /I'd have it all /남자라면 똑같겠지 pretty girls 완전히 없어지네 인종차별/European Asian Caucasian girls/그리곤 불러 릭오웬스 앤드뮬뮈스터/알렉산더 왕(중략)/Music turn it up 지루해져/후비는 콧구녕/노랠 만들어 지구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르게 해 /노래 제목은 애구가...”

‘If I Ruled the World’가 배경음악으로 나오고 화면에는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BTS에 대한 뉴스 기사와 앵커의 멘트가 세계 각국의 언어로 리포팅되고 있다. 2013년 발표한 이 노래에는 노래를 만들어 세계가 함께 부르게 하겠다는 BTS의 호기로운 다짐이 담겨 있으며 2017년 월드투어를 시작하는 지금 어느 정도 실행된 것으로 세계 각국의 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있다.

BTS는 기획사가 만든 팀 중에서 자작곡이 많은 그룹으로 손꼽힌다. ‘If I Ruled the World’와 ‘진격의 방탄’은 <O!RUL8, 2?>(2013)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인 슈프림 보이(Supreme Boi), 피독(Pdogg)과 함께 BTS 멤버인 알엠, 제이홉, 슈가가 함께 작사, 작곡한 곡이다. ‘우리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 보여줄게’라는 인터뷰 뒤에 본인들이 작사, 작곡한 노래가 삽입되면서 가사 내용이 인터뷰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표 3]의 번호 6에서도 자칫 부족할 수 있는 서사를 배경음악으로 대신하고 있다. 월드투어 대상 도시들의 대표 이미지와 장소 고지 자막,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다니는 현장 촬영분에 ‘진격의 방탄’이 배경음악으로 쓰였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진격한다면 어떨까? 진격해 방!탄!소년단처럼.. (반복) 진격! 용감하지?” 부분이 편집돼 있다. 데뷔 4년 차에 세계 40개 도시 월드투어를 하게 된 스타로, 세계를 향해 진격하지만 그들 역시 평범한 소년들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며 다큐멘터리의 큰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시퀀스이다.

이와 같은 구성은 에피소드 전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에피소드 2> 중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는 칠레 공연에서는 ‘불타오르네’를 배경음악으로 환호하는 팬들과 엄청난 인파, 공연장 입구에서 커버댄스 대회를 열며 신나게 즐기는 팬들의 모습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유난히 열정적인 칠레 팬들에 대해 “뜨겁습니다”(제이홉 인터뷰), “열기를 봤어요. 좋은 말로 광기라고 하고 싶은데..”(알엠 인터뷰)와 함께 “반응 쩐다”(제이홉 SOV) 등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멤버들 인터뷰와 함께 배경음악이 배가시키고 있다. 이처럼 <BTS: Burn the Stage>는 3인칭 설명 내레이션과 자막 대신에 BTS 멤버들이 직접 만들고 부른 노래들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때로는 상황 설명을 하고, 출연자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Ⅴ. 결론

<BTS: Burn the Stage-the Movie>가 기존의 다큐멘터리 서사 방식을 따르고 있다는 전제하에 유튜브 다큐멘터리인 <BTS: Burn the Stage>를 통해 유튜브라는 새로운 매체에서 어떠한 서사방식을 취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같은 촬영 소스를 활용했지만 유튜브로 공개된 <BTS: Burn the Stage>와 극장에서 개봉한 <the Movie>는 구성과 전달방식에서 많은 차이점을 보였다. <BTS: Burn the Stage>가 25분 내외의 에피소드 여덟 개를 엮어 완성한 반면에 <the Movie>는 83분 한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튜브 버전은 인터뷰와 배경음악을 통해, 영화 버전은 자막과 내레이션을 통해 서사 전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같은 내용도 유튜브냐 영화냐에 따라 전달방식이 달랐다. 멤버가 모두 함께 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영화는 3인칭 내레이션으로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끝내 어딘가 닿았을 때 우리 일곱 명 모두가 꿈꿔왔던 미래라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유튜브는 “우리 일곱 명 중에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아찔해요/난리났어/나는 그게 상상이 안돼/이 사람들(멤버들)이 나를 키우는구나..” 이렇게 직접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차별성을 보였다. 이를 통해 유튜브가 보다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표현해 시청자와의 친밀감을 강화한다면 영화는 보다 공식적이고 간접적으로 표현해 객관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촬영과 편집에서도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터뷰의 촬영과 편집은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현장 상황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인터뷰 내용에 맞는 현장 상황을 컷어웨이로 편집해 보다 사실감을 높였다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분량과 빈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BTS: Burn the Stage>에서는 인터뷰가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지만 <the Movie>에서는 끝부분에서 제한적으로 쓰였다.

두 버전은 기본적으로 무대 뒤, 무대 위의 모습을 핸드헬드로 촬영해 현장감을 높였다. 다만 유튜브 버전에서는 관찰형 카메라를 사용하거나 오디오 중심의 거친 편집을 많이 사용해 사실성을 높이는 효과를 냈고, <the Movie>에서는 상대적으로 매끄러운 편집을 지향했다. 또한 <BTS: Burn the Stage>에서는 공연하이라이트 영상이 20초 이내로 편집되어 있는 반면에 <the Movie>에서는 30초에서 길게는 1분 이상 편집되어 큰 화면에서 멤버들의 무대를 충분히 감상하도록 하고 있었다. 이는 모바일 중심인 데다가 혼자 시청하는 유튜브가 개인적인 친밀감을, 대화면에 여럿이 함께 관람하는 극장은 스펙터클을 강조해, 플랫폼에 따른 시청환경을 고려한 편집이라고 볼 수 있다.

표 4. <BTS: Burn the Stage>와 <BTS: Burn the Stage-the Movie>의 차이점

물론 <BTS: Burn the Stage>에서 보이는 인터뷰 편집 방식이나 오디오 중심의 거친 편집이 <the Movie>에서 전혀 관찰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또한 배경음악을 서사를 전개하는데 보조적으로 활용한 사례 역시 두 버전 모두에서 관찰되나 한쪽에서는 그것이 보다 지배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BTS: Burn the Stage> 유튜브 버전과 극장 버전의 분석을 통해 하나의 촬영 소스를 가지고 각각의 플랫폼에 따라 어떤 표현방법이 선택되었고, 이를 통해 역으로 플랫폼에 보다 적합한 서사전략은 무엇인지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이는 앞으로 유튜브 공개를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의 제작 방향을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사례가 <BTS: Burn the Stage> 한 작품으로 제한돼 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재 유튜브에서는 K팝 스타들을 중심으로 한 많은 다큐멘터리들이 제작되고 있고, 나라별로 유튜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의 종류 역시 다양하게 제작되고 있는 지금보다 많은 사례들을 분석해 유튜브라는 새로운 매체 안에서 다큐멘터리가 어떻게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있는지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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