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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fects of Selective Exposure to YouTube Political Videos on Attitude Polarization: Verifying Mediating Effects of Political Identification

유튜브 정치동영상의 선택적 노출과 정치적 태도극화: 정치성향별 내집단 의식의 매개효과 검증

  • 함민정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
  • 이상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 Received : 2021.01.08
  • Accepted : 2021.03.07
  • Published : 2021.05.28

Abstract

YouTube has rapidly grown as a news media outlet. As political content without fact-checking is actively provided and YouTube algorithms are used for content recommendations, users are selectively exposed to certain political ideologies, which could escalate conflicts among political groups. In particular, the stronger the identification of in-group, the greater the antipathy toward outgroup, and the more exposed the content to the parties that support or oppose it, the stronger the identification or the antipathy can be. This study investigated the relationship between selective exposure and political attitude polarization in the context of political video on YouTube. Based on social identity theory, this study also found that political identification mediates the relationship between selective exposure and political attitude polarization.

2019 디지털뉴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유튜브를 통한 뉴스 이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유튜브를 통한 정치뉴스 이용이 증가하게 되면, 사람들은 유튜브가 추천한 특정 정치이념에 선택적으로 노출되고 확증 편향된 사고방식을 갖게 되어 정치 집단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 사회적 정체성 이론(Social Identity Theory)에 따르면, 특정 정치 집단에 대한 내집단 의식이 강해질수록 외집단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지거나 내집단에 대한 애착이 커지면서 정치적 집단 간 갈등이 극화될 수 있다. 이 연구는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유튜브 정치 동영상의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현상을 진단하였고, 사회적 정체성 이론을 근거로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간 관계를 매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의 결과는 정치성향에 따라 정치적 내집단 의식의 매개효과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Keywords

Ⅰ. 서론

유튜브는 전 세계 월평균 이용자 19억 명을 보유한 영향력 있는 서비스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매체로 널리 활용되어 왔다[1]. 특히 유튜브는 2016년부터 뉴스 채널로써 본격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했고, 이후 “유튜브 저널리즘”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만큼 뉴스 매체로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2]. 한국의 유튜브 이용자는 타 국가의 이용자보다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더 많이 접하는 편이다. 로이터통신의 2019 디지털뉴스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40%가 유튜브에서 뉴스를 시청했으며 이는 전체 38개국 중 4위에 해당한다[3]. 한국의 유튜브 이용자는 약 2, 902만 명(추정치)이었고, 이 중 38.6%인 1, 120만 명이 유튜브에서 뉴스를 이용했다 [2]. 유튜브 뉴스 이용자의 약 65%는 뉴스 관련 채널을 구독했고, 특히 고 연령층에서 채널 구독을 통한 뉴스 이용이 매우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2].

유튜브에서 정치동영상을 전달하는 채널은 세 가지종류이다. SBS, KBS, JTBC 등 전통 미디어 사업자가 자사의 뉴스를 클립영상 형태로 제공하는 채널, “TV 홍카콜라”, “이언주 TV” 등 정치인이 운영하는 채널, “신의 한 수”, “펜앤드마이크-정규재TV” 등 정치에 관심 많은 개인이 운영하는 채널이다. 구독자 1만 명 이상의 유튜브 뉴스 채널 계정 306개 (2019년 4월 기준) 중개인이 운영하는 채널이 150개로 가장 많았고, 언론사가 운영하는 채널이 118개, 유명인(정치인)이 운영하는 채널이 38개 등으로 나타났다[2]. 다만 유튜브 이용자가 유튜버의 사견이 포함된 정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용자의 이용패턴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면서, 이용자가 특정 정치이념에 선택적으로 노출되고 확증 편향된 사고방식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치 집단 간 갈등이 고조되는 이유 중 하나는 소셜미디어 상에 당파적 콘텐츠와 가짜뉴스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4][5]. 예를 들어,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상의 당파적 허위 정보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미국 내 정치 집단 간 갈등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바 있다[6].

사회적 정체성 이론(Social identity theory)에 따르면, 정치성향은 개인이 사회에서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인이며, 특정 정치이념에 대한 선택적 노출은 이용 자간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7-9]. 특정 정치 집단에 대한 내집단 의식이 강해질수록 외집단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지며, 이러한 정치적 내집단 의식은 지지하는 정당이나 반대하는 정당에 대한 콘텐츠에 노출될수록 더 강화된다. 즉,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강해진다는 것은 내집단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 증가하는 반면, 외집단(반대하는 정당)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정치적 내집단 의식의 강화는 정치 집단 간 태도 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 집단 간 태도극화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갈등이 민주주의의 원활한 작동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정치정보를 편견 없이 수용하면서 기존 입장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원활히 작동하는데[10], 만약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사람들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면 민주적 공론장을 형성하기 어렵다. 선행 연구들은 선택적 노출에 의해 사람들의 합리적 공론 형성 과정, 즉 민주주의적 이상이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 간 직접적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Iyengar & McGrady는 온라인 이용자가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지지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외의 정보를 회피하는 경향을 당파적 선택성(Partisan selectivity)으로 정의하였는데, 이러한 당파적 선택성은 집단 간 갈등의 원인이 된다[11]. Sunstein은 온라인 이용자가 자신의 이념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소비하게 되면 정치 집단 간 갈등이 심화된다고 주장했다[12]. Stroud는 2004년 미국 대선에서 수집된 패널 데이터분석을 통해 선택적 노출이 정치 집단에 대한 태도 극화를 유도한다는 것을 밝혔다. 한편,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 간 간접적 상관관계(메커니즘)를 밝힌 연구도 있다[13]. 노정규, 민영은 특정 정당 후보자에 대한 정보에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해당 후보자에 대해 우호적으로 인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선택적으로 노출된 후보자와 경쟁 후보자 간에 대해 느끼는 태도가 극화되었음을 입증했다[14].

선행연구들은 주로 선거 등 특별한 정치적 이벤트나 특정 이슈 관련 정보에 대해 이용자가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태도가 극화되는지 살펴보았다. 그러나 유튜브가 주도하는 미디어 환경에서는 누구나 뉴스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고, 이용자들은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뉴스를 이용하는데 익숙해지고 있다.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유튜브 콘텐츠는 이용자의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0년 한국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정치∙사회 채널 시청자의 77%가 해당 채널을 신뢰한다고 답했고, 56%가 투표, 정치적 의견 형성, 집회 참여 등 정치∙사회적 의사결정을 내릴 때 유튜브 콘텐츠로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15]. 또한, 한국에서 정치적 의사결정에 대한 유튜브의 영향력은 라디오나 신문 등 기존 매체의 영향력보다 높았다 [15]. 문제는 우리 사회에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유튜브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이슈를 전달하거나 노골적으로 정치적 이념을 드러내는 당파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유튜브 정치 동영상으로 인해 이용자의 정치적 이념과 태도가 변할 수도 있다는 궁금증과 유튜브의 당파적 콘텐츠와 알고리즘에 의한 선택적 노출이 유튜브 이용자들의 합리적 의견교류 과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되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한 선택적 노출 정도와 정치 집단 간 태도극화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과 사회적 정체성 이론을 근거로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간 관계를 매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다.

Ⅱ. 연구배경 및 연구문제

1. 유튜브 알고리즘과 선택적 노출

유튜브는 저널리즘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콘텐츠와 뉴스 채널을 제공한다[16]. 유튜브는 다양한 뉴스 콘텐츠 이외에도, 알고리즘을 활용해 기존에 시청했던 동영상과 관련된 주제로 이용자가 시청할 수 있는 동영상을 추천한다[17].

유튜브 이용자의 과거 시청행위와 검색결과는 이용자의 관심사를 반영하므로, 알고리즘은 이용자가 유튜브를 더 오랜 시간 이용하도록 유인하는 최적의 동영상을 추천한다.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성향 따라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이용자는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시청하면서 신념에 대한 일관성(Consistency)과 확신 (Confirmatory)을 확인하고 편안함을 느낀다[18]. 그러나 알고리즘 기반 추천서비스는 이용자 개인에게 특화된 콘텐츠를 제시하여 이용자의 다양한 사고를 저해하며 필터버블 현상이 발생해 당파적 갈등을 조장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19].

유튜브 이용자는 본인의 믿음이나 성향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취하는 “편식적 정보 선택” 과정을 거치게 된다[6]. 이용자는 정보처리 과정에서 인지부조화를 줄이기 위해 본인의 이념과 일치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접하며 기존의 태도를 강화한다[16]. 이용자의 행동을 고려한 이용자 맞춤형 뉴스 추천 알고리즘은 이용자에게 여과된 정보만 제시하며, 이는 이념 기반의 필터링으로 정치 정보의 선택적 노출을 야기한다[20]. 정치 정보의 선택적 노출은 이용자의 정치적 믿음을 대변하는 콘텐츠가 그렇지 않은 콘텐츠보다 높은 비율로 제공되는 것이다[20].

알고리즘에 의한 정치 콘텐츠 선택은 이용자의 자기확증적 신념을 확고하게 하며, 본인의 생각과 비슷한 정보만을 지속적으로 흡수하는 ‘필터버블’을 야기한다 [21]. 뉴스 이용자는 스스로 본인의 생각과 비슷한 콘텐츠에 노출되고, 고착화되려는 경향이 있다[13].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은 극 보수의 콘텐츠를 시청하기만 해도 극 보수에 가까운 콘텐츠를 제공하므로[22], 이용자가 특정 정당의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채널을 구독한 이력이 있다면 특정 정당과 관련된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선행연구에서는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선택적 노출 현상, 알고리즘에 의해 형성된 필터버블 현상, 유튜브 정치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의 이해도 [14][23-25] 등이 논의되었다. Cho et al은 실험 방법을 통해 2016년 미국 대선 관련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선택적 노출 현상을 살펴보았으나, 이는 검색어와 관련된 모든 콘텐츠(방송사 콘텐츠, 개인 콘텐츠 등)를 다루고 있다[18]. Towner & Dulio는 2008년 미국 대선 시 유튜브가 개설한 YouChoose’08 사이트를 주제로 후보자 정보에 대한 노출이 후보자나 인터넷 정보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있으나, 이 또한 유튜브가 직접 개설한 웹페이지라는 점, 후보자의 공약 등 선거 이슈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목적과 다르다[26].

이 연구는 유튜브 개인 뉴스채널 이용자가 정치인이나 개인 채널의 뉴스 콘텐츠에 대해 선택적으로 노출되는 정도를 실증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했다.

연구문제1. 유튜브 이용자들은 유튜브가 추천하는 정치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되는가?

2. 사회적 정체성 이론

사회적 정체성은 개인이 사회적인 관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을 “우리(내집단)”와 “저들(외집단)”로 “범주화”하며, 내집단에 속한 사람들과 “동일시”하고 외집단에 속한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내집단에 대해 긍정적 감정을, 외집단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되는데, 내집단 의식이 강해질수록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별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7][27][28]. 사람들의 사회적 정체성이 개인적 정체성보다 두드러지면 집단 행위를 하게 된다. 사회적 정체성으로 규정되는 집단 정체성은 단순히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의미하기보다는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과 자기의 동질성에 대한 인식, 즉 “인지된 동질성(Perceived homogeneit y)”을 의미한다[6].

정치성향은 지지하는 정당 구성원(내집단)과 반대하는 정당 구성원(외집단)을 구별하는 척도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9]. 사람들은 지지하는 정당과 본인을 동일시하게 될수록, 즉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강해질수록, 지지하는 정당과 반대하는 정당을 뚜렷하게 구분한다 [29]. 온라인 공간에서 정치 사회적 이슈를 논의할 때, 정치적 내집단 의식은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분하는 주요한 단서로서 정보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며, 이 과정에서 정치적 내집단에 대한 이용자의 소속감이 강화되어 태도 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14]. 즉, 개인이 속한 내집단과 외집단이 범주화되고 구별되면서, 내집단과 외집단 간 차이가 크게 지각되고 내집단에 대한 동질감이 강화되면 “극화된 내집단 규범(Polarized in-group norms)”에 의해 태도극화가 나타난다[6]. 특히, 사람들이 내집단과 외집단을 정치적 적대관계라고 인지할수록 외집단에 대한 배척이 심해질 수 있다[6]. Iyengar & Westwood는 정치 집단 간 태도 극화를 “공화당이나 민주당으로 식별되는 사람들이 반대파 정당들을 부정적으로, 그리고 본인이 지지하는 정당들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라고 정의했다[30].

한편,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 간의 관계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설명한 연구들이 있다. Stroud는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간의 직접적 관계를[13], Webster & Aramowitz는 정치 집단 간 태도극화 현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31],

이 연구들은 정치 집단 구성원들이 수긍할만한 정보에 노출될수록 내집단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갖는 반면, 외집단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면서 정치 집단에 대한 태도가 극화되었음을 주장했다. 한편, 노정규, 민영은 정치적 내집단 의식의 매개효과 메커니즘이 정치 성향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났음을 밝혔다. 즉, 보수 성향의 유권자는 보수 정당의 후보자에 대한 정보에 선택적으로 노출되더라도 보수 집단에 대한 정체감이 전혀 강화되지 않았으며 태도극화도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진보 성향의 유권자는 진보 정당의 후보자에 대한 정보에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진보 집단에 대한정체감이 강화되었으나, 태도 극화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선행연구의 결과에 따라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의 관계를 명확히 규정하기에 한계가 있다. Stroud는 주로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의 직접적 관계를 논리적으로 규명하는 것에만 집중했으며[13], 두 개념 간 구체적인 매개 경로를 고려하진 않았다. Cho et al은 유튜브 맥락에서 선택적 노출 현상을 살펴보았으나[18],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의 관계에만 집중했으며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에 대한 태도 극화 현상에 집중했으므로 정치집단 간 갈등으로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

Webster & Aramowitz 와 Iyengar et al은 선택적 노출을 고려하지 않고 태도극화 자체에만 초점을 맞췄다[31][32]. Webster & Aramowitz는 정치 집단 간 태도 극화를 이데올로기적 양극화, 감정적 양극화로 개념화 한 후 명확히 정의하였고, Iyengar et al는 이데올로기적 양극화와 감정적 양극화를 이론적으로 연관 지어 태도극화를 설명했다[31][32]. Stroud와 Cho et al이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간의 직접적 관계에만 집중한 것과 달리, 노정규, 민영은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 간 직접적 관계는 없다는 것을 밝혔다[13][14][18]. 이 연구는 사회적 정체성 이론을 기반으로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사이에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매개변수로서 작용하는지 살펴보고, 이러한 메커니즘이 유튜브 뉴스 이용자의 정치성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가설들을 설정하였다. 연구모형은 [그림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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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연구모형

가설1. 유튜브 이용자가 정치콘텐츠에 대해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정치적 태도가 극화된다.

가설2. 유튜브 이용자가 정치콘텐츠에 대해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강해진다.

가설3. 유튜브 이용자의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강해질수록 정치적 태도가 극화된다.

Ⅲ. 연구방법

1. 설문조사

유튜브 정치콘텐츠에 대한 선택적 노출이 태도 극화를 유발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유튜브에서 정치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의 패널을 대상으로 2019년 8월에 진행되었고, 총 555개의 응답이 수집되었다. 그러나 유튜브 이용자가 정치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유튜브 상의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되었다고 간주하긴 어렵다.

Cho et al은 유튜브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가 해당 이용자의 관심사나 신념을 반영하므로, 검색어를 활용해 선택적 노출 여부를 검증했다[18]. 검색어와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구독한 채널 또한 이용자의 관심사와 선호를 반영하며, 유튜브는 채널 구독 여부와 해당 채널 이용 정도 등을 고려해 관련 동영상을 추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유튜브의 정치채널을 구독하면서 해당 채널의 정치동영상을 이용하는 응답자 224명의 응답만을 분석에 활용했다. 응답자 구성은 다음과 같다 [표 1]. 성별의 경우 남성 113명 (46.3%), 여성 131명 (53.7%), 연령의 경우 20대 41명 (16.8%), 30대 51명 (20.9%), 40대 52명 (21.3%), 50대 55명 (22.5%), 60 대 45명 (18.4%), 정치성향의 경우 진보 97명 (39.8%), 중도 85명 (34.8%), 보수 62명 (25.4%)이었다.

표 1. 설문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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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측정도구

정치성향은 선택적 노출을 판단할 수 있는 준거 요인이다[14].

이 연구에서 정치성향은 “귀하의 정치 성향에 가까운 쪽을 선택해주십시오.”라는 문항으로 리커트 5점 척도로 측정되었다(1점: “매우 진보적”, 5점: “매우 보수적”;)[14]. 분석시 연구자가 1점부터 2점까지를 진보 성향, 3점을 중도성향, 4점부터 5점까지를 보수 성향으로 구분했다.

유튜브 이용자가 정치인/개인 채널의 콘텐츠에 얼마나 선택적으로 노출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응답자들에게 가장 많은 구독자수를 보유하고 있는 20개의 유튜브 정치 채널(진보 채널 10개, 보수 채널 10개) 들을 제시하였고, 구독중인 채널에 대한 일주일 평균 이용량을 리커트 5점 척도로 답하게 했다(1점: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5점: “매우 자주 이용한다”). 다음은 설문에 제시된 20개의 유튜브 정치 채널 목록이다.

• 보수 채널 : “신의한수(구독자수 123만 명)”, “펜 앤드 마이크 정규제TV(64만 명)”,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48.7만 명)”, “고성국TV(53.1만 명)”, “TV홍카콜라 (37.2만 명)”, “뉴스타운TV(42.6만 명)”, “참깨방송 (14.1만 명)”, “김문수TV(28.1만 명)”, “뉴스데일리 베스트(34.7만 명)”, “조갑제TV(37만 명)”

• 진보 채널 : “유시민의 알릴레오(118만 명)”, “미디어몽구(26만 명)”, “서울의 소리(48.1만 명)”, “유재일 (12.8만 명)”, “정청래TV떴다!(13.7만 명)”, “박용진 TV(4만 명)”, “손혜원TV(23.6만 명)”, “표창원(1.87만 명)”, “민주종편TV(4.42만 명)”, “붉은별TV1”

선택적 노출 정도는 “응답자의 정치성향과 일치하는 채널 이용정도”에서 “응답자의 정치성향과 불일치하는 채널 이용정도”를 뺀 값으로 산출되었다[14].

선택적 노출의 정도는 알고리즘 추천에 따라 미디어 이용자가 수동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치성향과 일치하는 정보를 습득하고 정치 성향과 불일치하는 정보를 배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6]. 따라서 진보성향 응답자의 경우 “진보 채널 이용 정도”에서 “보수 채널 이용 정도”를 뺀 값을, 보수성향 응답자의 경우 “보수 채널 이용 정도”에서 “진보 채널 이용 정도”를 뺀 값을 선택적 노출 정도로서 활용했다. 정치적 내집단 의식은 동일한 정치적 이념을 추구하는 집단에 대해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다[27].

이에 대한 측정도구로서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정치 성향 (진보, 보수, 중도)을 가진 사람들을 비판하면 나에 대한 개인적인 비난처럼 느껴진다.”, “나와 같은 정치 성향 (진보, 보수, 중도)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보통 그 사람들을 그들보다는 우리라고 표현한다.”, “나는 많은 측면에서 나의 정치성향(진보, 보수, 중도)에 가까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나와 같은 정치 성향(진보, 보수, 중도)의 후보가 정치적으로 성공을 이루면 마치 나의 성공처럼 느껴진다.”라는 항목들이 활용되었다(리커트 5점 척도: 1점 “전혀 아니다”~5점 “매우 그렇다”). 정치적 내집단 의식 정도는 네 항목의 평균값으로 사용되었다.

정치적 태도극화는 정치적 태도의 세기가 동일한 성향으로 강화되는 것을 의미하며, Wojcieszak의 자기 보고식 태도극화(Self-reported polarization) 측정 도구를 활용했다[33].

“나의 정치성향 (진보, 보수, 중도)과 일치하는 정당을 지지하거나 불일치하는 정당을 반대하는 태도가 과거에 비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정치 성향 (진보, 보수, 중도)이 과거에 비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정치성향 (진보, 보수, 중도)과 반대되는 정당을 과거에 비해 더 지지하지 않는다.”라는 문항들이 활용되었다 (리커트 5점 척도: 1점 “전혀 아니다”~5점 “매우 그렇다”).

Ⅳ. 분석결과

1. 선택적 노출 정도

연구문제 1은 유튜브 이용자가 특정 정치성향을 지지하는 채널의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된 정도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정치성향은 선택적 노출을 판단하기 위한 준거요인이므로[14], 유튜브 이용자를 정치 성향 별 집단으로 구분한 후 유튜브 이용자의 정치성향과 일치하는 채널 이용정도에서 정치성향과 불일치하는 채널 이용 정도를 빼서 선택적 노출 정도를 계산했다. 채널 이용 정도는 유튜브 이용자가 구독하고 시청하는 채널들의 이용정도 총계이다. 예를 들어, 보수 성향의 이용자 A가 보수 채널인 “신의한수” 이용정도를 5점, “펜 앤드 마이크 정규제TV” 이용정도를 4점, 진보 채널인 “미디어몽구” 이용정도를 2점으로 답했다면, A의 보수 채널 이용정도는 9점, 진보 채널 이용정도는 2점으로, 선택적 노출 정도는 9점에서 2점을 뺀 7점이다.

분석결과, 보수성향 이용자는 진보성향 이용자보다 보수 채널 콘텐츠에 더 많이 노출되었으며(MC-L=4.97, p<.000), 마찬가지로 진보성향 이용자는 보수성향 이용자보다 진보채널의 콘텐츠에 더 많이 노출되었다 (ML-C=4.60, p<.000). 유튜브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과거 이용 기록과 유사한 콘텐츠를 최우선적으로 제시하므로 유튜브 채널을 선택적으로 이용할수록 편향된 시각의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유튜브 이용자들이 특정 정치집단에 편향된 콘텐츠에만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으며, 향후 원활한 정치적 공론화 과정이 훼손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표 2. 유튜브 이용자의 정치성향별 선택적 노출 정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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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1은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의 관계, 가설2는 선택적 노출과 정치적 내집단 의식의 관계, 가설3은 정치적 내집단 의식과 정치적 태도극화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것이다. 아울러,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 간의 관계에서 매개변수로서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분석에 앞서 이 연구에서 활용된 측정 도구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베리맥스(Varimax; 직교회전) 방식을 이용한 탐색적요인분석을 시행하였다[표 3].

표 3.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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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분분석(PCA) 시행결과, “정치적 내집단 의식”의 3번째 항목(PGI3)은 자기요인적재량(Self-factor loading)이 0.6 이하였으므로 분석에서 제외되었고, 총 3개의 요인들(정치관심도, 정치적 내집단 의식, 정치적 태도 극화)이 추출되었다. 탐색적 요인분석으로 추출된 요인들은 전체 분산의 65.7%를 설명했다.

이어서 Smart PLS 3.0을 이용하여 측정도구들의 수렴 타당도(Convergent validity)와 판별타당도 (Discriminant validity)를 검토했다[34].

수렴타당도는 총 3가지 기준을 충족해야한다. 첫째, 각 잠재변수와 각 항목과의 관련 정도를 나타내는 표준화 경로계수(Std. Loading)가 0.7 이상이고, 통계적으로 유의해야 한다[35]. 둘째, 각 변수에 대한 신뢰도와 크론바흐 알파계수가 0.7 이상이어야 한다[36]. 셋째, 각 변수에 대한 평균추출분산(AVE)이 0.5 이상이어야 한다[36]. 분석결과, 측정모델의 수렴타당도 평가에 대한 3가지 기준이 모두 충족되었다[표 4].

표 4. 측정도구의 신뢰성 및 수렴타당도 검정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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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별타당도는 각 변수의 평균추출분산(AVE)의 제곱근 값과, 해당변수와 타 변수들 간의 상관계수를 비교하여 판단한다[36]. 각 변수의 평균추출분산의 제곱근 값이 해당 변수와 타 변수들 간의 상관계수보다 커야 한다. 분석결과, 측정모델의 판별타당도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5].

표 5. 측정도구의 판별타당도 검정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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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의 관계

이 연구에 활용된 측정도구들은 모두 통계적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이어서 유튜브 정치콘텐츠에 대한 선택적 노출로 인해 이용자의 정치집단에 대한 태도가 극화되는지 여부를 살펴보았다(가설1).

정치성향은 선택적 노출을 유도하는 요인이므로[14], 이 연구의 분석은 정치성향 집단(진보, 보수)별로 수행되었다. 또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본인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은 응답자들을 고려하여 중도 성향으로 응답한 유튜브 정치동영상 이용자들을 보수, 진보의 집단에 모두 포함하여 각각 분석했다2.

진보•중도성향 이용자의 경우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는데(β=0.365, p<.000), 이는 진보•중도성향 이용자가 진보 집단에 편향된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진보적 신념이 강화되고 보수 정당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보수•중도성향 이용자의 경우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β=0.185, p<.10).

보수•중도성향 이용자가 보수 집단에 편향된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보수적 신념이 강화되고 진보 정당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되었다. 즉, 가설1은 지지되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Stroud, Cho et al등 선행연구들[13][18] 과 모두 일관된 결과로서, 유튜브 이용자의 정치적 신념과 일치하는 콘텐츠에 노출될수록 기존의 정치적 태도를 쉽게 확증하여, 기존 태도가 더욱 경직되고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우쳐진 것이다.

3.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간 정치적 내집단 의식의 매개효과

이 연구는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간 직접적 관계를 규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두 관계가 어떤 요인의 메커니즘에 따라 작동하는지 살펴보았다. 사회적 정체성 이론에 따르면, 미디어 이용자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콘텐츠에 노출될수록 이용자의 정치성향과 일치하는 정치집단(내집단)에 대한 일체감과 불일치하는 정치집단(외집단)에 대한 배척감이 강해졌으며(가설2), 궁극적으로 정치 집단 간 태도가 극화되었다(가설3). 이는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간 관계에서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매개효과 메커니즘으로서 작동한 것이다.

[그림 2]와 [표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진보⦁중도성향 이용자가 진보 편향된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된다고 해서 진보 집단의 일원으로서 정체성이 강화되진 않았다. 즉, 가설2는 기각되었다. 반면, 진보⦁중도성향 이용자로서 진보 집단에 대한 내집단 의식이 강해질수록 보수 집단을 배척하고 진보 집단을 지지하는 태도가 더욱 극화되었다(β=0.41, p<.000). 즉, 가설3은 지지되었다. 그러나 선택적 노출과 정치적 내집단 의식 간 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으므로,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간 정치적 내집단 의식의 매개효과가 전무했다. 즉, 진보⦁중도성향 이용자는 진보 편향적 콘텐츠에 노출된다고 해서 진보 집단의 일원으로서 정체성이 확고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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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진보-중도성향 이용자에 대한 가설검정 (총 182명)

표 6. 진보-중도성향 이용자에 대한 가설검정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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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중도성향 이용자의 경우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 간의 직접효과는 유의미했으나 간접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토대로, 진보 성향의 이용자가 진보 정당 관련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진보집단에 대한 긍정적 감정은 변동 없이 유지되는 반면, 보수 집단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고조되면서 정치 집단 간 태도가 극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31].

[그림 3]과 [표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보수⦁중도성향 이용자의 경우 보수 편향된 정치콘텐츠에 대해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강화되었으므로(β=0.17, p<.05), 가설2는 지지되었다. 이는 사회적 정체성 이론에서 설명되었듯, 유튜브 이용자의 정치적 신념과 일치하는 콘텐츠 혹은 불일치하는 콘텐츠에 노출될수록 유튜브 이용자가 지지하는 정치 집단에 대한 내집단 의식이 강화된 것이다. 한편, 보수⦁중도성향 이용자가 보수 집단의 일원으로서 내집단 의식을 강화할수록 정치 집단 간 태도가 극화되었다(β=0.46, p<.000). 즉, 가설3은 지지되었다. 이는 내집단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 증가하는 반면 외집단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증가하면서(내집단에 대한 의식이 강화되면서) 정치 집단 간 태도 극화가 발생한 것이다.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 간의 관계에서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매개변수로서 역할하고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이 연구는 95% 신뢰구간에서 부트스트랩핑(Bootstrapping)을 활용해 5천회의 반복추정을 실시했다. 부트스트래핑은 간접효과에 대한 신뢰구간을 설정해 해당 구간에 0이 포함되지 않으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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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보수-중도성향 이용자에 대한 가설검정 (총 147명)

표 7. 보수-중도성향 이용자에 대한 가설검정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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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결과, 선택적 노출, 정치적 내집단 의식과 태도 극화 간의 매개경로의 95%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지 않아 매개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β=0.076, p<0.05; CI=0.011~0.157). 한편, 정치적 내집단 의식의 매개효과를 고려했을 때 가설1에서 검증되었던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간 관계(직접효과)가 유의미하지 않았다(β=-0.017, p=0.823). 이는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간의 관계를 완전 매개한다는 의미이다. 즉, 보수⦁중도성향의 이용자가 보수 편향된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된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이들의 정치적 태도가 극화되는 것이 아니며, 보수집단에 대한 정치적 내집단 의식을 강하게 느낀 후에 비로소 정치적 태도가 극화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정체성 이론의 연장선에서, 보수성향의 이용자가 보수 집단에 편향된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보수 집단을 더욱 긍정적으로 인지하며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강화되는 반면, 진보 집단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고조되면서 정치적 태도가 극화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31].

Ⅴ. 결론 및 논의

이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진보 성향 이용자의 경우 선택적 노출은 정치적 내집단 의식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그림 2][표 6]. 반면, 보수 성향 이용자의 경우 선택적 노출이 정치적 내집단 의식을 강화하는 유의미한 요인으로 나타났고, 정치적 내집단 의식 또한 태도극화에 영향을 미쳤다[그림 3][표 7].

즉, 보수성향 이용자가 보수 성향에 편향된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보수 집단에 대한 정체성이 강해지고, 내집단에 대한 정체성이 강해질수록 진보집단을 배척하고 보수 집단을 지지하는 태도가 강화된 것이다. 선택적 노출이 정치적 내집단 의식을 매개로 태도 극화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이 보수성향 이용자에게서만 유효했던 이유는 보수 집단이 중시하는 가치 차원과 보수 채널이 제공하는 콘텐츠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다.

첫째, 사람의 도덕성을 여러 차원으로 구분지어 설명하는 도덕적 기반 이론(Moral foundations theory) 에따르면, 보수 집단은 진보 집단보다 정치 집단에 대한 내집단 의식(ingroup)과 충성심(loyalty)을 주요 가치로 여긴다[37]. 즉, 보수 집단은 보수 집단을 지지하는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내집단 의식이 증가하고, 내집단에 대한 자긍심, 애착 등이 증가하는 동시에 외집단(진보 집단)에 대한 배척감이 증가하면서 정치적 태도가 극화된다. 반면, 진보 집단은 진보 집단에 대한 내집단 의식과 충성심이 주요 가치가 아니기 때문에 [37], 진보 집단의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된다고 해서 내집단 의식이 강화되지 않았다.

둘째, 다수의 유튜브 정치콘텐츠가 주로 보수 성향의 이용자에게 감정적 유대와 공감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유튜브 정치 채널은 극우 유튜버나 젊은 보수 유튜버 등 보수 편향된 채널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진보 편향된 채널들은 보수 채널이 많은 인기를 얻고 난 후에 점진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한 유튜브 개인 채널의 정치콘텐츠는 객관적 사실만을 전달하는 전통 방송사의 콘텐츠와 달리 정제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면서 감정적이고 편향적 태도로 내용을 전달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성향의 유튜브 이용자들은 “지지자들(태극기 세력) 대성통곡”, “눈물바다”, “대통령님 건강을 위한 간구” 등 지지자의 공감을 유도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했다. 이와 같이 정치적 내집단 구성원들의 감정을 자극하여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콘텐츠는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킨다[38]. 즉, 유튜브 상에 보수성향 이용자의 감정을 자극하고 보수 집단의 일원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그렇지 않은 콘텐츠보다 더 많이 제공되었기 때문에 보수 성향 이용자가 보수 편향된 콘텐츠를 편집적으로 이용할수록 보수 집단에 대한 정체성이 강해지며 태도 극화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진보와 보수 성향 이용자 모두 정치적 신념과 일관된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노출될수록 정치적 태도가 극화되었다. 이는 선행연구에서 주장된 것과 일관된 결과로서[13][18], 이용자의 신념과 일치하는 콘텐츠는 기존의 정치적 소신과 태도를 고착화시키며 정치적 대립을 유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튜브 이용자들은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된 정치 동영상 콘텐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지 않은지, 유튜브가 추천한 정치 콘텐츠가 사실에 기반하고 있는지 등을 비판적으로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유튜버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정치동영상이 사람들의 정치적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궁극적으로 사회적 이념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겠다.

그동안 선행연구들이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간의 직접적 관계를 규명하거나 태도극화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연구는 사회적 정체성 이론을 근거로 선택적 노출이 정치적 내집단 의식을 매개로 태도극화를 유도하는 구체적인 매개 경로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선행연구들이 선거, 정치/사회적 이슈나 특정 후보자 등을 한정하여 선택적 노출과 태도극화 현상을 살펴보았다면, 이 연구는 기간이나 대상을 한정하지 않았다. 유튜브 정치콘텐츠는 브이로그(Video-blog), 뷰티, 패션 콘텐츠처럼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콘텐츠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이 연구결과를 통해 선택적 노출, 정치적 내집단 의식과 태도극화의 메커니즘을 더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시사점에도 불구하고 후속 연구에서 보완될 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는 선행연구들을 참고하여 선택적 노출, 정치적 태도극화 정도를 측정하였으나[14][33], 이러한 측정 도구들이 현상을 증명하기 위한 최적의 측정항목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 이 연구는 유튜브 정치동영상에 대한 선택적 노출을 이용자가 구독 중인 정치 채널 이용정도로 측정하였으나, 향후 연구에서는 정치동영상 시청을 목적으로 한 유튜브 실 이용량, 시청한 동영상의 개수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셋째, 이 연구는 내집단을 지지하거나 외집단을 배척하게 되는 정도를 인지된 차원에서의 정치적 태도 극화로 측정하였으나, 향후 연구에서는 “감정 온도계 (Feeling thermometer ratings)”를 활용하여 감정적 차원에서의 정치적 태도극화 현상을 살펴볼 필요도 있겠다.

넷째,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정보 제공자에 대한 신뢰와 뉴스 콘텐츠 이용행태 간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9].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정치채널 유튜버에 대한 이용자의 신뢰도를 또 다른 변수로 고려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진보 성향 이용자의 경우 유튜브 정치 콘텐츠에 대한 선택적 노출과 정치적 태도극화 간의 관계에서 정치적 내집단 의식이 매개변수로서 활용되지 못했다. 향후 연구에서 진보성향 이용자의 경우 선택적 노출과 태도 극화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잠재된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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