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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ase Study on the Expansion Transmedia Storyworld of K-POP Idol Group : Focusing on Reboot and Homage

K-POP 아이돌 그룹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 확장 사례 연구 :리부트와 오마주를 중심으로

  • 최윤영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
  • 고정민 (홍익대학교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 Received : 2020.12.08
  • Accepted : 2021.02.03
  • Published : 2021.04.28

Abstract

'Reboot' and 'Homage' are using as creative techniques in traditional storytelling media fields such as movies or dramas, but the possibility of expanding the transmedia story world has not yet been presented. This study was written to present a new concept of transmedia story world expansion type using the 'Reboot' and 'Homage' methods. 'Reboot' and 'Homage' are typical storytelling methods of K-POP idol groups that need to develop content. I selected , , and , which have built their story world, and examined both the narrative creation section and the marketing application section. The result of the study is as follows. First, EXO is an example of a reboot case. They set the original set as 'past' and insert the new storylines. Second, BTS is an example of a character's reboot. They built a story world by paralleling 'Idol BTS' and 'Character BTS'. Third, Wanna One is an example of the original story world's homage. They reorganize the story world of and attracting the attention of the existing audience. Fourth, BTS is an example of other media homage which reinterprets the meaning of BTS characters and story world by using the meaning of classic works.

'리부트'와 '오마주' 방식은 드라마와 영화 등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분야에서 창작 기법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의 확장 유형의 가능성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본 연구는 '리부트'와 '오마주' 방식을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 확장 유형의 새로운 개념으로 제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리부트'와 '오마주' 방식은 끊임없이 콘텐츠를 발간하여야 하는 K-POP 아이돌 그룹의 대표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독자적인 스토리월드를 구축한 <엑소>,<방탄소년단>,<워너원>을 사례로 선정하여 서사 창작 부문과 마케팅 활용 부문을 함께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스토리 리부트 사례인 엑소는 기존 설정을 '과거'로 만들어 새로운 스토리라인을 삽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둘째, 캐릭터의 리부트는 방탄소년단 사례로서 '아이돌 방탄소년단'과 '캐릭터 방탄소년단'을 병행하여 스토리월드를 구축했다. 셋째, 기존 스토리월드의 오마주는 워너원의 사례로 <프로듀스 101>의 스토리월드를 재구성하며 기존 향유층을 자연스럽게 끌어오고 있다. 넷째, 타 미디어 오마주는 방탄소년단 사례로 고전 작품의 의미를 방탄소년단의 캐릭터와 스토리월드로 재해석하여 보여준다.

Keywords

Ⅰ. 서론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기법은 <마블 시리즈>, <해리포터>, <스타워즈> 등 영화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 한류의 중심으로 떠오른 K-POP 아이돌 그룹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K-POP의 주축으로 떠오른 아이돌 그룹은 다인원으로 구성되었으며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특징이 있다. 아이돌 그룹의 등장으로 음악 시장은 댄스, 힙합 장르가 주류를 이루는 변화를 겪었다. 기획사와 아이돌의 등장에 따른 또 다른 변화는 대중음악의 생산과 유통방식에서 ‘디지털화’가 진전된 것이다[1].

이아름(2019)은 “‘음반’을 통해 이루어지던 음악의 소비가 다음 단계에서 ‘다운로드’ 방식으로 옮겨졌고, 그다음 단계에서는 음악 감상 방법이 실시간 재생방식인 ‘스트리밍’으로 대체되면서 유튜브를 통해 ‘보는 음악’으로 변화하였다[1].”고 정리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K-POP 아이돌 그룹은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음악과 시각적 요소를 연결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H OT 100 차트에서 1위를 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제작자인 빅히트 엔터테이먼트의 방시혁 대표는 2019 년 8월,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웹툰, 소설, 애니메이션, 코믹북, 드라마, 풀 3D 그래픽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확대되는 트랜스 미디어를 실현할 계획임을 밝혔다. 방시혁 대표는 이 설명회에서 “IP사업의 핵심은 아티스트를 통해 생성된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영향력을 확보하고 영속적인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2]”이라 말하며 IP 사업과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 2006)는 저서『컨버전스컬처(Convergence Culture: Where Old and New Media Collide)』를 통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개념을 “트랜스미디어 스토리는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며, 각각의 새로운 텍스트가 전체 스토리에 분명하고도 가치 있는 기여를 하는 것[3]”이라고 정의하며,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개념을 대중화시켰다. 신동희, 김희경(2010)은 이를 토대로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은 한 조각 한 조각 퍼즐(다른 이야기를 가진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TV물, 웹 콘텐츠 등)을 맞추어 최종적으로 하나의 그림(전체 콘텐츠)를 완성하는 것과 같다[4].”고 정리하고 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확대되고 유지된다. 서사학자 마리 로르 라이언(Marie-laure Ryan, 2013)은 스토리월드가 구축되고 계승되는 유형을 확장, 수정, 전치, 인용의 네 가지 방식으로 정리[5] 했으며 스콜라리(Scolari, C., 2009)는 틈입형(Intersti tial), 병렬형(Parallel), 주변부(Peripheral)로 스토리를 구분[6]했다. 서성은(2015)은 앞의 논의들을 바탕으로 “스토리는 새롭게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매체를 넘나들며 반복(repetition), 연장(extension), 확장(exp ansion), 수정(modification), 치환(transposition), 인용(quotation)을 통해 끊임없이 다시 쓰여지는 것이다[7]” 확인했다. 확장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를 계승하고 확대 시키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헨리젠킨스(2009)는 “허구적 세계의 확장 없이 기존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은 트랜스 미디어 기법을 적용하여도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에 해당하지 않는다[8]”고 분명히 하며 ‘단순 반복’과 ‘확장’을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방탄소년단의 사례와 같이 K-POP 아이돌그룹의 스토리텔링 기법은 단편적인 스토리텔링 구성이 아닌 다매체를 통해 전개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진화되었다. 조민선, 정은혜(20109)는 아이돌 콘텐츠를 대중음악의 하위 장르가 아닌 독자적인 문화 콘텐츠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9]했으나 K-POP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링에 대한 논의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본 연구는 독자적인 스토리월드를 구축, 계승하는 K-POP 아이돌 그룹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판단하에 진행됐다. K-POP 아이돌 그룹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스토리월드의 지속적인 확장을 통해 독자적인 세계관을 완성하는 서사적 측면, 팬덤의 구축과 몰입을 유도하는 마케팅 측면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과 성격이 다르다. 기존에 제시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의 확장 유형을 로버트 맥키의 스토리텔링 이론을 바탕으로 재분류함과 동시에 ‘리부트’와 ‘오마주’를 새로운 확장 유형으로 제시하고자 했다.

Ⅱ. 이론적 배경

1.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Transmedia Storyworld)

향유자가 하나의 텍스트를 향유할 때 관련된 다른 텍스트와의 상호텍스트성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전체를 하나로 이해하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연속성’이다.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월드 구성을 위해서는 각 콘텐츠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전체 스토리는 모든 미디어와 플랫폼, 텍스트를 담고 있는 콘텐츠의 집합으로, 개별적인 텍스트와 공통적인 텍스트를 동시에 전개하며 상호작용성과 연속성을 확보하게 되며, 향유자들은 공통적인 서사를 통해 각각의 콘텐츠를 하나의 스토리월드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마리 로르 라이언(2016)은 스토리월드에는 향유자들의 시선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스토리 속의 캐릭터, 배경, 공간, 사건 등 텍스트가 제공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향유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인 관계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10].

2. 스토리텔링 구성요소

2000년 국제영화도서상을 수상한 시나리오 작가이자 대학교수인 로버트 맥키는 저서인『STORY(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에서 이야기와 이야기의 구성에는 원칙이 있음을 밝혔다. 로버트 맥키는 “아름답게 표현된 이야기는 구조와 세팅(이하 배경)1, 인물, 장르 그리고 아이디어가 매끄럽게 녹아 들어간 교향악 같은 유기체이다[11]” 라고 밝히며 구조, 배경, 캐릭터, 장르를 스토리의 핵심 구성요소로 정의한다. 구조는 등장인물의 삶의 이야기로부터 선택된 사건들을 의미한다. 로버트 맥키는 “삶의 이야기는 삶에 대한 어떤 특정한 관점을 나타내고 어떤 특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된다[11]”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사건은 “등장인물의 삶의 조건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키며 이 변화는 가치의 변화라는 형태로 경험되고 표현된다 [11]”고 정의된다. 배경은 캐릭터가 존재하는 시공간적 배경을 말한다. 역사 속, 현대 가상의 미래 등이 시대 배경에 속하고, 등장인물이 활동하는 시간,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 등이 기간에 속한다. 장소는 이야기의 물질적 차원을 말한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구체적인 지리, 나라, 마을, 거리 등이 장소에 해당한다. 캐릭터는 스토리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을 뜻한다. 캐릭터는 나이, 외모, 직업, 개성 등의 인물묘사를 통해 표현되지만 캐릭터의 정체성은 단순히 인물묘사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캐릭터는 스토리 속에서 행위하며 존재한다. 같은 사건을 만나도 각 캐릭터마다 다른 행위를 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표 1][11]은 스토리텔링의 구성요소를 정리한 것이다.

표 1. 스토리텔링 구성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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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토리텔링 구성요소를 바탕으로 한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월드의 확장

오리지널 스토리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내러티브를 삽입하는 것이 확장의 기본 구조로, 확장(Expansion)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를 구축하고 확대시키는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서성은(2019)은 마리 로르 라이언과 스콜라리 확장의 개념 연구를 종합하여 유형화 [12]했다. 스토리텔링 전환 과정에서 스토리의 핵심요소인 캐릭터, 플롯, 세팅2과 함께 스토리월드가 어떻게 변형되는지 확인했다. 확장의 방식에서 캐릭터, 플롯, 배경, 설정 등이 눈에 띄는 변화를 겪지만 스토리 월드는 동일하게 유지된다. 이때 제시된 스토리월드 확장유형은 다섯 가지로 [표 2][12]로 정리했다.

표 2.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 확장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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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의 전략은 각색 작가가 겪어야 하는 보존과 창조 사이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매우 좋은 방법이다. 원작과 연결되어 있으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12].

4. K-POP 아이돌 그룹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 확장

윤혜영(2019)은 트랜스미디어 담화에 참여하는 주체를 미디어 기업, 창작자, 사용자로 나눈다. 윤혜영은 “미디어 기업은 성공적인 IP를 반복하고 연장하고 확보하기 위해서 트랜스미디어의 담화에 참여하고, 창작자는 자신의 스토리 세계를 반복하고, 연장하기 위해서 트랜스 미디어의 담화에 참여한다. 사용자 역시 자신이 사랑하는 작품을 반복해서 향유하고, 계속해서 향유하기 위해 여러 미디어를 옮겨 다니고, 스스로 작품을 반복하고 연장하는 창작활동을 하기도 한다[13]”고 설명한다. 아이돌 콘텐츠에서 미디어 기업은 기획사, 창작자는 아이돌, 사용자는 팬덤이 되며 스토리월드와 아이돌이 IP가 된다. 내용의 확장은 창작의 영역이기 때문에 IP의 생명력이 남아 있는 한 제약 없이 무한대로 확장 가능하다[13].

한국 아이돌 콘텐츠란 기획사에서 주도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는 물론, 팬들이 주도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도 포함된다[14]. 주목할 점은 아이돌 팬덤은 단순한 향유를 넘어 팬픽, 팬아트, 영상 등을 발행하며 스토리 월드에 대한 몰입과 진입을 자발적으로 돕는 창작자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토리월드의 무한 확장이 가능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발간해야 하는 K-POP 아이돌 그룹의 특성과 연계하여 이해할 수 있다. 카드뉴스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서의 역할과 마케팅 홍보를 위한 역할을 동시에[15] 담당하는 것 같이 아이돌 콘텐츠도 엔터테이먼트 콘텐츠 역할과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특징이 있다.

Ⅲ.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기존에 제시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 확장 유형을 로버트 맥키가 제시한 스토리텔링 구성요소인 ‘구조, 세팅, 캐릭터’를 바탕으로 재정리하는 동시에 ’리부트‘와 ’오마주‘를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의 새로운 확장 유형으로 제시하고자 했다. 가장 먼저 스토리텔링의 구성요소의 변형을 상위 카테고리로 설정, 기존의 확장 유형을 정리하였으며 스토리 요소의 전반적인 변형이 일어나는 리부트와 오마주를 복합적 확장 방식으로 새로 분류했다.

표 3. 스토리텔링 구성요소 변형에 따른 트랜스 미디어 확장 유형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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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사례연구(Case Study) 분석방법론을 연구 방법으로 채택했으며 해석적, 복수적 사례분석을 연구 방법 틀로 선정했다. 본격적인 연구에 앞서 문헌 연구를 통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다양한 플랫폼과 미디어를 통해 독자적인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를 구축하고 있는 K-POP 아이돌 그룹 중, ’리부트‘와 ’오마주‘ 방식을 취하고 있는 엑소와 방탄소년단, 워너원을 사례로 선정했다.

Ⅳ.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 사례 분석

1. 리부트

리부트(Reboot)는 컴퓨터를 재시동하는 것과 같이 작품의 스토리, 콘셉트, 캐릭터 등을 새롭게 해석하여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리부트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작과의 연속성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리부트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기초하여 탄생하며 기존의 리부트와는 다른 형태를 띈다. 오리지널 스토리와 캐릭터의 서사와 특징을 가지고 오되, 세부사항은 완전히 재설정하는 형태가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리부트에 해당한다. 구조, 설정, 캐릭터의 복합적인 변형이 일어나지만 오리지널 스토리와 캐릭터를 계승하고 있기에 고유의 스토리월드는 유지되며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리부트는 스토리 리부트와 캐릭터 리부트, 두 가지 사례로 나누어 분석을 진행했다.

1.1 엑소의 스토리 리부트

‘EXO(이하 엑소)’는 2012년 SM 엔터테이먼트에서데뷔한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한국인 멤버들로 구성된 EXO-K와 중국인 멤버들이 주를 이루는 EXO-M으로 구성되어 있다. EXO-K와 EXO-M은 각각 한국과 중국을 주 무대로 삼으며 쌍둥이 그룹 콘셉트를 유지했다. 엑소는 ‘엑소 플래닛(EXO PLANET)’이라는 가상의 행성을 생성, 엑소의 멤버 12명이 각자 다른 초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그 초능력을 바탕으로 악의 힘에 맞선다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멤버 수호의 초능력이 물이고 시우민의 초능력이 결빙인 것처럼 엑소 멤버들의 초능력은 서로 대칭이 되는 동시에 상호의존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상호의존적인 캐릭터와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오리지널 스토리가 엑소 스토리 월드의 근간이 되며, 뮤직비디오와 앨범, 콘서트 VCR 등을 통해 구체화 되고 확장된다. 엑소는 총 두 번에 걸쳐 스토리 리부트를 진행했다. 2014년 5월 발표된 <중독> 뮤직비디오에서 엑소는 미로 속에 갇힌 멤버들의 모습을 등장시킨다. 초능력자인 엑소 멤버들은 미로 안에서 초능력을 사용하는 대신 탈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 멤버 ‘디오’가 검은 구슬을 손에 쥐게 되는데 이는 추후 스토리 리부트의 중심 소재가 되는 ‘오브(Orb)’의 시초가 된다. 엑소는 2014년 멤버 크리스의 탈퇴를 시작으로 중국인 멤버 루한이 연이어 탈퇴를 하며 멤버간의 대칭이 깨지게 되고, 불가피하게 세계관을 수정하게 된다. 엑소는 2015년 3월, 이주, 대이동의 의미를 지닌<EXODUS>로 컴백한다. 티저 영상 속에서 ‘날아가는 새’ 등의 은유를 삽입해 크리스와 루한의 탈퇴를 암시한다. 하지만 컴백을 앞두고 멤버 타 오가 탈퇴를 선언하며 한 번 더 스토리라인을 수정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확정된 새로운 스토리는 2015년 3월 열린 콘서트 <EXO PLANET #2 - The EXO’luXion> 의 VCR을 통해 발표된다. 엑소는 첫 번째 스토리 리부트를 통해 기존의 스토리와 캐릭터에서 탈퇴한 멤버들을 분리해낸다. 오리지널 스토리 속의 엑소 멤버들이 ‘초능력자’ 캐릭터였다면 새로운 스토리 속 엑소 멤버들은 피실험자가 된다. 엑소의 멤버들은 오브를 이용한 실험에 참여, 통과한 멤버는 ‘초능력자 엑소’처럼 이 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다. 12명의 소년 중 최종적으로 실험을 통과한 소년을 9명으로 설정하며 탈퇴한 멤버를 엑소의 스토리월드에서 자연스럽게 삭제시켰다. 세 멤버의 탈퇴로 인해 대칭 관계가 깨지게 되자 멤버들의 대칭과 관계없이 각각의 초능력을 강화하였으며, 초능력을 대신할 수 있는 ‘오브(Orb)’ 요소를 추가한 것이다. [그림 1][16]에서 오브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 <EXO PLANET #2 - The EXO’luXion>의 VCR 속 오브

<EXODUS> 티저 영상에서 멤버들이 자신의 초능력을 확인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기존의 초능력과 동일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몇몇 멤버들에게 새로운 역할이 추가된다. ‘엑소’의 오리지널 스토리월드를 유지하며 기존의 대칭 설정을 보완하는 것이다. 엑소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19년 11월, 정규 6집 <OBSESSION>을 발매하며 두 번째 스토리 리부트를 시도한다. 정규 6집 <OBSESSION>의 티저는 뉴스 페이퍼 형태의 텍스트를 노출한다. [그림 2][17] 상단의 텍스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계 곳곳에서 의문스러운 존재들이 발견되었는데 이들은 비정상적 활동을 일으켰다. 증언에 따르면 의문스러운 존재들은 붉은 기운을 발산하며, 초자연적인 현상들을 만들어낸다. 연구에 따르면 이 존재들은 총 6개로, 이들은 <EXO>와 비슷한 형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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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엑소의 정규 6집 <OBSESSION> 티저

생명의 나무를 노리던 ‘붉은 빛’은 오리지널 스토리에서 악인으로 묘사되며 생명의 나무를 보호하려는 엑소와 대립을 이룬다. 스토리가 리부트되며 사라졌던 악인, ‘붉은 빛’이 재등장한다. 첫 번째 스토리 리부트 당시 탄생한 ‘오브’를 갈취하여 엑소에 혼돈을 가져오는 존재를 만들어낸 것이다. <OBSESSION>은 엑소를 흉내내는 ‘복제 엑소 (이하 엑스 엑소)’가 등장하며 새로운 스토리라인을 구축한다. 앨범의 티저 또한 엑소의 티저, 엑스 엑소의 티저 두 가지 종류로 발매되었다. 엑스 엑소의 등장이 전체 스토리에 혼돈을 주지 않도록 엑소는 오래전부터 엑스 엑소의 출현에 대한 암시를 깔아두었다. <OBSESSION>의 전작 <TEMPO>의 뮤직비디오에는 춤추는 멤버들을 스캔하는 ‘붉은 빛’이 등장한다. 엑소의 스토리월드에서 ‘붉은 빛’은 꾸준히 악의 역할을 수행했기에 엑스 엑소의 탄생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멤버 찬열은 <POWER> 뮤직비디오에서 오드아이분장을 하고 등장하는데, 엑스 엑소 티저 이미지 속 찬열 또한 오드아이를 하고 있어 <POWER>의 찬열이 엑스 엑소로 설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TEMPO> 뮤직비디오에서는 첸이 찬열을 심문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며 엑소 멤버들도 엑스 엑소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POWER> 뮤직비디오에는 ‘뒤틀린 공간이 재조합되었고 어긋난 시간은 재조합되었으며 정화되지 못한 붉은 기운’ 이이라는 내래이션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엑스 엑소와 엑소의 대립이 평행세계라는 공간을 통해 펼쳐지는 것을 알 수 있다[18].

두 번째 스토리 리부트를 통해 오리지널 스토리 속의 ‘평행세계’와 ‘붉은 빛’의 존재를 재등장시키며 스토리 월드를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엑스 엑소의 탄생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군입대를 통해 엑소 활동을 멈춘 멤버 디오와 시우민의 부재로 인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파격적인 스토리 리부트를 통해 멤버들의 부재를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멤버의 탈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엑소의 스토리 리부트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완전히 버리지 않고 새로운 스토리라인에 자연스럽게 삽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오리지널 스토리를 기초로 하여 리부트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연속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와 더불어 ‘초능력’, ‘오브’, ‘엑스 엑소’ 등의 소재와 캐릭터를 삽입하여 스토리월드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엑소는 <POWER> 활동 당시 그래픽 노블을 삽입하며 스토리월드의 이해를 도왔다. 이와 동시에 콘서트 굿즈로 ‘오브(Orb)’를 판매하고, 각 멤버의 초능력 로고가 그려진 키링을 판매하는 등 팬덤의 지속적인 몰입을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을 취하고 있다.

1.2 방탄소년단의 캐릭터 리부트

2019년 4월 발매된 <MAP OF THE SOUL : PERSONA>에서 방탄소년단은 ‘세상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는 부제 ‘Boy With Luv'에서 알 수 있듯이 2014년 2월 발표한 <상남자 (Boy In Luv)>와 맞닿아있다[19]. <상남자 (Boy In Luv)>는 2014년 발표한 <Skool Luv Affair>의 타이틀곡으로 ‘학교 시리즈’ 중 하나로 10대들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널 갖고 말거야, 두고 봐”라는 <상남자 (Boy In Luv)> 가사는 첫사랑에 빠진 10대 소년의 순애보와 저돌적인 모습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 <작은 것들을 위 한시 (Boy With Luv)>에서 방탄소년단은 “널 알게 된 이후 ya 내 삶은 온통 너 ya / 사소한 게 사소하지 않게 만들어버린 너라는 별 /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특별하지”라고 고백한다. 저돌적으로 사랑을 고백하던 방탄소년단이 상대방의 사소한 것에 감사하게 되는 과정에서 방탄소년단의 사랑관이 변했음을, 방탄소년단이 성숙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의 스토리 월드는 방탄소년단의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10대로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멤버 전원이 20대가 되던 해 <화양연화 pt. 1>, <화양연화 pt. 2>, <화양연화 Young Forever> 앨범을 순차적으로 발매하며 ‘청춘 시리즈’를 전개한다. ‘청춘 시리즈’ 의 시작인 <I Need U>부터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는 드라마 형태로 구성되는데,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전면에 내세웠던 방탄소년단의 스토리 월드에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캐릭터 리부트가 일어나는 지점이다. ‘청춘 시리즈’에서 뷔는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RM은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겨우 이어가는데 이는 실제 방탄소년단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허구성에 기반을 둔 세계관과 스토리를 통해서 해당 아이돌 멤버는 허구적 페르소나를 갖게 된다[14]. ‘청춘 시리즈’는 음악, 웹툰, 뮤직비디오, 콘서트 등 복수의 미디어를 오가며 진행되며 ‘LOVE YOUR SELF’ 시리즈까지 이어진다. 방탄소년단은 허구적 페르소나를 중심으로 스토리월드를 구축하는 동시에 ‘MIC Drop’, ‘Airplane pt.2'처럼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곡을 함께 발표하며 개인의 페르소나도 유지한다. 방탄소년단의 스토리월드는 멤버 개인의 페르소나인 ‘아이돌 방탄소년단’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탄생한 허구적 페르소나인 ‘캐릭터 방탄소년단’을 함께 활용하며 구축하고 있다. 이는 가상의 캐릭터를 토대로 스토리 월드를 구축하는 엑소의 캐릭터 설정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캐릭터 활용은 이른바 ‘부캐’ 형식에 가깝다. ‘부캐’는 한 명의 개인이 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의미의 멀티 페르소나 (Multi-persona)의 의미와 상통한다. 멤버들의 솔로곡 뮤직비디오에서는 멀티 페르소나 형식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정국의 솔로곡 <비긴(Begin)>은 “아무것도 없던 열다섯의 나 세상은 참 컸어 너무 작은 나”, “형들이 있어 감정이 생겼어 나 내가 됐어”라는 가사는 방탄소년단의 막내 정국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는 동시에 “죽을 것 같아 형이 슬프면 형이 아프면 내가 아픈 것보다 아파”라는 가사를 통해 ‘청춘 시리즈’ 의 정국 캐릭터와 연결한다. 멤버 지민의 <라이(Lie)> 뮤직비디오도 마찬가지다. 지민의 <라이(Lie)> 뮤직비디오에는 욕조가 등장하는데, 욕조는 ‘청춘 시리즈’ 내내 이어온 지민의 캐릭터를 대변하는 소품으로, 지민은 이 뮤직비디오에서 유혹을 당하는 객체로 표현이 되는 동시에 전작의 캐릭터와의 연결점을 이어가고 있다. 뷔 또한 <스티그마(Stigma)> 뮤직비디오 속에서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던 ‘청춘 시리즈’ 속 무력한 자신을 마주한다. [표4] 은 스토리월드의 형성에 일조한 방탄소년단의 솔로곡과 뮤직비디오를 정리한 것이다.

표 4. 방탄소년단 솔로 뮤직비디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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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시리즈’를 통해 ‘부캐’로 진입했던 방탄소년단은 정국의 솔로곡 <유포리아(Euphoria)>에서 다시 한 번 캐릭터 리부트를 가진다. <유포리아(Euphoria)> 뮤직비디오는 총 8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방탄소년단의 ‘청춘’, ‘유혹’ 시리즈의 이야기를 포함하며 ‘LOVE YOUR SELF’ 시리즈에 도달하기까지의 스토리라인과 캐릭터를 정리한다. 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멤버들은 ‘부캐’인 방탄소년단 캐릭터를 벗고, 본래 모습인 아이돌 방탄소년단으로 돌아온다. 방탄소년단은 트위터, 유튜브, 브이앱 등 다양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토리라인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발매하는 동시에 SNS를 통해 연습 영상, 무대 비하인드, 멤버들의 일상을 담아낸 브이로그 등 ‘본캐’의 콘텐츠도 함께 발매하며 ‘볼거리’를 끝없이 제공하며 팬덤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쌓는다. 방탄소년단의 마케팅 전략은 스토리와 캐릭터를 전부 파악해야 하는 기존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의 정서와 언어에 낯선 외국인들이 팬덤으로 대거 유입된 현상도 방탄소년단의 마케팅 전략과 연계하여 이해할 수 있다.

2. 오마주

오마주는 존경(Respect), 경의를 뜻하며 영화 창작기법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감명 깊이 관람한 영화나 선배 감독의 기법이나 장면을 자신의 영화 속에 삽입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존경’의 의미를 담아 본떠 표현된다. 단순한 재연과는 차이가 있다. 오마주는 작품의 의도와 배경은 선구자를 중심으로 존경에 대한 내적 심상을 표현한다는 차별성을 지닌다[20].

타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도 오마주 기법이 활발히 활용된다. 본 논문에서 제시한 ‘오마주’는 존경의 의미를 담아 본떠 표현하는 동시에 의미를 재해석하여 삽입, 궁극적으로 스토리월드의 확대를 꾀한다는 차이점을 보인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의 ‘오마주’는 기존의 작품을 토대로 스토리월드를 확대하고 확장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2.1 워너원의 기존 스토리월드 오마주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은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됐다. 아이돌 그룹 데뷔를 위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선(先)공개 형태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어왔다. <프로듀스 101>과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의 차이점은 시청자에게 ‘프로듀서’라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이전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연습생들에 대한 평가와 그룹의 구성은 오로지 심사위원의 몫이었지만, <프로듀스 101>은 시청자들이 멤버 구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프듀2> 는 방송과 함께 웹으로 비하인드 영상들을 공개하한다. 주목할 점은 하위구조의 개념이 아닌, 101명 연습생들의 매력과 데뷔 멤버로서의 가능성을 시청자가 직접 찾아보고 확인하고 투표로 이어질 수 있게 연결고리 역할을 하도록 설계했다[21]는 것이다. <프로듀스 101>은 트랜스미디어 구성을 통해 각 연습생의 캐릭터와 프로그램 전체 스토리를 완성하는 동시에 시청자의 몰입을 유도하고 있다. <프로듀스 101>의 스토리와 캐릭터는 워너원의 데뷔에서 재활용된다. 워너원은 데뷔곡을 정할 때도 <프로듀스 101>의 시스템과 동일한 ‘투표’를 활용하며, 팬덤인 워너블의 전신이 ‘국민 프로듀서’임을 상기시킨다. 그룹의 구성과 데뷔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했던 국민 프로듀서의 역할을 상기시킴으로 프로그램의 인기와 관심을 그룹으로 끌어오는 마케팅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룹과 개인의 캐릭터를 생성하는데도 <프로듀스 101>의 장면과 캐릭터들이 활용되었다. 1등으로 데뷔한 강다니엘은 ‘국민 센터’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데뷔를 한 경험이 있는 멤버들 또한 <프로듀스 101>의 이미지와 캐릭터를 답습하며 이전의 활동과는 분명한 거리를 둔다. 경연을 위해 팀을 직접 구성한 황민현은 ‘황제’라는 별명을 얻게 되고 이를 통해 본인의 캐릭터를 새로 구축한다. 프로젝트 그룹으로 해체일이 고지되어 있던 워너원은 본인들의 한계점을 스토리텔링으로 활용한다. 워너원은 ‘1÷x=1’ ‘0+1=1’ ‘1-1=0’ ‘1X1=1’ 등 연산을 활용하여 ‘워너원은 하나’임을 강조한다. 이는 데뷔를 위해 개개인으로 경쟁했던 <프듀2> 의 시간을 ‘워너원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치환시키는 효과를 준다. 마지막 앨범인 ‘1¹¹=1(POWER OF DESTINY)’에서 워너원은 타로의 10번 카드를 오마주한 티저 이미지를 발매한다. 기존 타로의 10번 카드 속 4원소 대신 연산 시리즈의 기호를 삽입하여 의미를 재구성했음을 [그림 3][22]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 <1¹¹=1(POWER OF DESTINY)> 티 저속 타로카드와 타로의 10번 카드

티저 영상에는 플라톤의 ‘사랑의 기원’을 내래이션으로 삽입하며 “반으로 나눠져도 하나로 함께할 운명”이라는 뜻을 내포[23]하는데 이는 타로의 10번 카드의 의미인 Completion, end of a cycle, renewal (완성, 여정의 끝, 새로운 시작)[22]와 더불어 해체를 앞둔 팬덤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워너원의 데뷔부터 해체까지 <프로듀스 101>의 스토리월드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워너원은 <프로듀스 101>의 스토리월드를 답습하거나 언급하는데 그치지 않고 워너원의 스토리월드를 재구성하고 방향성을 새로 제시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2.2 방탄소년단의 고전 오마주

유명한 예술작품이 지닌 의미를 다양하게 차용함으로써 뮤직비디오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도울뿐더러 이를 모르는 상태에서 봤을 때도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하는 효과를 지닌다[24].

<MAP OF THE SOUL : PERSONA>는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LOVE YOURSELF> 는 『사랑의 기술』을 모티프로 제작되었다. [그림4][25] 는 <WINGS> 티저 영상으로 제작된 쇼트 필름으로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을 오마주했다. <WINGS> 가 발매된 해의 경우 영감을 준 『데미안』은 10, 20대가 가장 많이 읽은 책으로 뽑힌 바가 있다[26].

그림 4. 방탄소년단의 <WINGS> 쇼트 필름 『데미안』 오마주

뮤직비디오 <피, 땀, 눈물>은 『데미안』의 스토리를 담아내는 동시에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브뤼헐의 ‘추락하는 이카루스가 있는 풍경’과 ‘반란 천사의 추락’ 등 다양한 미술 작품이 등장시키며 ‘소년, 유혹을 만나다’ 라는 앨범 전체의 주제에 부합하도록 한다. 『데미안』에서 알을 깨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성장을 둘러싼 두려움, 위험, 유혹, 혼란 등이 뮤직비디오에서도 재연되고 있다[24]. 방탄소년단은 고전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재연하는데 그치지 않고 ‘캐릭터 방탄소년단’과 결합시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자 노력한다.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에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등장한다. 아들의 시신을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은 모성을 상징하지만 <피, 땀, 눈물>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활용된다. [그림 5][27] 속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 속 제이홉은 피에타 동상을 돌아보지 않는다. 피에타 동상 앞에서 활을 랩을 하고, 춤을 추고, 활을 쏘는 둥 반항적인 제스처를 취한다. 원작 ‘피에타’의 의미로는 제이홉의 행동이 해석되지 않는다. 제이홉의 행동은 ‘청춘 시리즈’를 통해 이어온 제이홉의 캐릭터 서사를 통해 이해되고 완성된다.

그림 5. 방탄소년단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 속 피에타

‘청춘 시리즈’ 속 제이홉의 ‘엄마’는 제이홉을 놀이동산에 유기한다. 제이홉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애증, 유기에 대한 트라우마를 복합적으로 겪고 있는 캐릭터다. [그림 6][28] <Fake Love>에 등장하는 폐 놀이기구가 있는 방에 갇힌 제이홉을 통해 트라우마를 표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향유자들은 제이홉의 피에타는 원작의 의미와 전혀 다르게 해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6. 방탄소년단 <Fake Love> 뮤직비디오 속 폐 놀이동산

Ⅴ. 결론

본 연구는 기존에 제시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의 확장 유형을 스토리 요소의 변형에 따라 재분류함과 동시에 ‘리부트’와 ‘오마주’를 새로운 확장 유형으로 제시하고자 했다. 사례 분석에 앞서 로버트 맥키가 제시한 스토리텔링 이론에 따라 기존의 확장 유형을 정리했다. 최종적으로 도출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의 확장 방식은 1) 구조의 확장, 2) 배경의 확장, 3) 캐릭터의 확장, 4) 복합적 확장 총 네 가지이며 ‘프리퀄·시퀄의 방식’, ‘새로운 공간 추가’, ‘새로운 캐릭터 추가’와 같은 세부 확장 방식은 하위 개념으로 삽입하여 정리했다. 복합적 확장 방식으로 제시한 ‘리부트’와 ‘오마주’ 방식은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이미 창작 기법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의 확장 유형의 가능성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리부트’와 ‘오마주’ 방식은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월드의 구축은 물론 앞으로의 확장 방향성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새로운 확장 방식으로 판단했다. 본 연구는 사례 분석을 통해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에 맞게 ‘리부트’, ‘오마주’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구체화하고자 했다. ‘리부트’와 ‘오마주’ 방식은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발간하는 K-POP 아이돌 그룹의 대표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K-POP 아이돌 그룹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대표적 사례인 <스타워즈>, <마블>, <해리포터> 등의 스토리텔링 전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나 코믹스를 주로 이용하는 위 사례들과 달리 음악을 주 미디어로 사용할 뿐이다. 독자적인 스토리월드를 구축한 <엑소>, <방탄소년단>, <워너원> 을 사례로 선정하여 서사 창작 부문과 마케팅 활용 부문을 함께 살펴보았다. 리부트는 기존의 스토리라인을 리부트하는 방식과 캐릭터를 리부트하는 방식 두 가지로 오마주는 스토리월드 오마주, 고전 오마주 두 가지로 나누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스토리 리부트는 엑소의 사례로서 두 번에 걸쳐서 완전히 리부트 되지만 초기 설정이 오리지널 스토리와 연관이 있는 점, 기존 설정을 ‘과거’로 만들어 새로운 스토리라인을 삽입하는 형식을 취하는 점 등에서 전작의 구성을 이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캐릭터의 리부트는 방탄소년단 사례로서 ‘아이돌 방탄소년단’과 ‘캐릭터 방탄소년단’ 두 가지 캐릭터를 통해 스토리월드를 구축함을 알 수 있다.

셋째, 스토리월드의 오마주는 워너원의 사례로서 오리지널 콘텐츠라 할 수 있는 <프로듀스101>의 소재, 스토리, 캐릭터를 새로운 스토리월드를 구축하는데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넷째, 고전 오마주는 방탄소년단 사례로서 데미안, 미켈란젤로 등 고전 작품의 의미가 방탄소년단의 캐릭터와 결합하여 새로이 해석되는 것을 확인했다.

사례 분석을 K-POP 아이돌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월드는 ‘카드뉴스’처럼 콘텐츠의 역할과 마케팅 수단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K-POP 아이돌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기법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스토리월드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단편적인 스토리텔링을 사용하거나 해체 혹은 활동을 중단하며 후속 콘텐츠를 발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유의미한 자료를 수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K-POP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활발한 만큼 유의미한 표본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 이는 후속 연구를 통해 발전시켜야 하는 부분이 될 것이며 본연구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의 후속 연구와 발전에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본 연구는 제1저자인 최윤영의 홍익대학교 석사 학위 논문을 수정, 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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