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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cope and Patterns of Korean Language Education for Specific Purposes - Focusing on the Patterns of Learners in Korean Language Education for Missionary Purposes -

특수목적 한국어교육의 범위와 유형에 관한 연구 -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에서 대상자에 따른 유형 중심으로 -

  • 이란 (숭실사이버대학교 한국어교육학과)
  • Received : 2020.10.19
  • Accepted : 2020.12.07
  • Published : 2021.03.28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onfirm the definition and the scopes of the implementation of Korean education for missionary purposes which is an area of ones for specific purposes and to suggest the teaching methods for each type by examining the subtypes of it. For this, a body of research and the related textbooks were analyzed: as a result, the definition of Korean education for missionary purposes was confirmed by examining the scope of implementation of it. Based on the definition, this study categorized the learners into four patterns such as non-Christian, the learners for listening gospel, the learners for nurturing, overseas Korean children and missionary kids according to the levels of Christianity literacy and briefly proposed the goals and teaching methods for each category. Finally, this study expected the development of the related textbooks and the activation of more segmented research in this area.

본 연구의 목적은 특수목적 한국어교육의 한 분야인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시행 범위와 개념을 확인하고 그 하위 유형을 살펴 각각의 지도방법을 제안하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선교목적 한국어교육과 관련한 연구들과 관련 교재 분석을 통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선교목적 한국어교육 범위를 살펴 그 개념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 개념에 바탕을 두고 선교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한국어교육의 대상자를 기독교 리터러시 수준에 따라 비신자, 전도대상, 양육대상, 교포 및 선교사 자녀 대상 등 네 범주로 분류하고 각각의 범주에 해당되는 한국어 교육의 목표와 지도방법 등을 대략적으로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특수목적 한국어교육의 교재 개발과 세분화된 연구의 활성화를 기대하였다.

Keywords

Ⅰ. 서론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은 국내에서는 다문화가정이 증가하면서, 그리고 국외 선교지에서는 한류의 영향으 로 한국어교육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특수목적의 한국어교육의 하위 영역으로 자리를 잡았다. 실제로 해외 선교지에서만 해도 한국어교육을 매개로 선교가 이루어지고 있거나 계획단계에 있는 경우가 약 75% 이상이며[1], 국내의 많은 선교사 지망생들도 신학과 한국어를 함께 공부하며 이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2].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은 연계학문적 특성을 보임과 동시에 선교목적이라는 특수성을 가진다. 김정숙은 한 국어교육의 연계학문적 특성을 거론하면서 교육학, 심리학, 사회학, 언어학, 문화인류학 등을 제시한 바 있다 [3]. 이는 선교목적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일반목적 한국어교육의 목표와 내용을 그대로 공유하면서 동시에 선교목적이라는 다른 목적을 부가적으로 가지는 영역이다. 이러한 점에서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은 한국어교육과 기독교교육-선교학 등-이 융합적으로 만나는 위치에 놓인다.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에 있어 일반적으로 선교지에서 전도대상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한국어 교실을 찾아오는 학습자는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일반목적 한국어교육에 대한 그들의 요구에 응답하는 것을 기초로 하여 기독교적 내용으로 점차 발전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성경이나 기독교 리터러시를 학습자들에게 가르치고 이해시키며 복음을 받아들이고 교회의 일원이 되게 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한 목표여야 함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 목표를 한정된 교육시간 안에서 포괄적으로 다루는 데에는 교육기관과 교사의 많은 지혜가 필요하다.

김정숙이 그 필요성을 제안한 ‘통합적 교육과정’의 개발은 언어기술의 통합뿐 아니라 여러 가지 목적의 통합까지 아우른다[4].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학문분야는 일반목적뿐 아니라 학문목적, 직업목적 한국어교육과 병치될 수 있으며 통합적으로 교수될 수 있다. 일반 목적 한국어 학습자들이 한국에서 오래 체류하게 될 때에 학문이나 직업 목적으로 진행할 것을 염두에 두고 교육해야 하듯이 선교목적 한국어교육도 그러하다. 결코 일상생활의 의사소통이나 직업적인 고려와 괴리된 교육과정이어서는 안 된다고 사료된다.

그동안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교재가 많이 출판되지 않은 점은 해당 교사가 이 두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모두 갖추기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과연 성경이나 관련 내용을 언어 교재로 구성한다는 것이 어떠한 방법론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하여 조심스럽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한 필요와 요구에 보다 실제적으로 대처하고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는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을 통합적으로 견지할 전문기구와 전문가 공동체가 출범하여 그 교육범위를 정교화하고 그에 따른 개념과 하위 유형을 체계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라 본다.

본 연구에서는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이 시행되고 있는 현황 고찰을 통해 그 교육 범위를 검토, 선교목적 한국어교육 개념을 정교화하고 그 대상자에 따른 유형들을 세분화하여 각각에 맞는 지도방법을 간략히 제안하고자 한다.

Ⅱ. 선행연구 분석

선교지에서의 한국어교육 현황연구는 김동선, 김영주의 연구[1], 이승연 외[5], 안병근[6], 박경헌[7]의 연구 등으로 정리될 수 있다. 초기 연구가 미흡한 현실 속에서 선교지에서 한국어교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현실을 조망하는 의미가 있는 연구들이다.

김동선, 김영주의 연구는 2010년 총회세계선교회 (GMS)를 통해 파송된 선교사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로 한국어교육이 선교지에서 중요한 도구이며(62%) 성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한국어 교재 편찬이 이 분야의 가장 절박한 과제임을 확인하면서 (57%)이를 한국어 연구의 영역으로 가져왔다[1]. 이승연 등은 2012년 KWMA(한선협) 선교사들 22명을 인터뷰하였는데 교재 현지 개발과 선교사 직접 제작이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5]. 교사들은 교재 개작 능력에 대한 교육을 필요로 하고 있었으며 아동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교육 연구의 지원을 필요로 하였다.

안병근의 연구는 해외 선교지, 해외 한인교회, 국내 한국교회와 선교단체에서의 한국어교육으로 나누어 현황을 제시하였는데 국내 다문화 한국어교육을 연구의 장으로 부각시킨 기여가 있다[6]. 박경헌의 연구는 선교 목적 한국어 교육과정을 위한 요구를 분석하였으며 성경, 청소년용 성경 교재의 말뭉치를 통한 어휘 빈도수 조사와 기독교 전문가 판정이라는 두 가지 방법의 절충을 통해 현재 선교목적 한국어교재 편찬을 위해 가장 시급한 필수어휘 108개를 선정한 의의가 있다[7].

보다 최근 연구는 예비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어교 육을 통한 전문인 선교에 대한 인식을 설문 조사한 안희은의 연구(2020)로서 이 논문은 예비 선교사들이 전문인 한국어교육 선교사의 필요성에 90.7%가 동의하고 있다고 하였다. 한국어 선교사들이 필요한 이유로는 합법적 자격으로 복음전파, 선교대상자들의 요구, 선교 범위의 확대, 생활 안정과 한국 문화 전파 등을 제시했다[2].

또 다른 연구는 곽경숙의 연구로서 신학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설문하였다[8]. 그 내용과 결과를 보면, 한국어교육을 통한 선교 방법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자가 76.6%를 차지했다. 부정적인 답변을 한 응답자는 성경의 난해성, 복음전파의 조심성, 현지어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 더 나은 점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 연구는 성경 스토리텔링 중 우선적으로 전해야 할 이야기도 설문하였는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천지창조, 아담과 하와, 산상수훈, 노아, 12제자 부 르심, 모세순으로 나타났다. 구약보다는 신약이 우세하였고 신약 중에서도 예수님의 사역에 초점이 모아져 있었다. 성경 이야기의 개작에 대해서는 45.3%가 쉬운 성경 고수, 31.3%가 허용, 15.6%가 고어에 대해서만 허용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학습자 숙달도를 고려할 때 피할 수 없는 개작에 있어 원문의 메시지가 잘못 전달되지 않는 한도에서, 성경의 전체 맥락 안에서 제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였다.

이외에도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을 위한 성경 스토리텔링의 효과연구[9],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교재 개발을 위한 방향성 연구[10], 특수목적 한국어교재 개발 사례(해외 동포 자녀)[11], <성경 이야기로 배우는 한국어> 교재 분석 연구[12] 등이 관련 연구들이다. 이 연구들은 모두 교재분석과 교재 개발 등에 관한 연구들이다. 선교목적 한국어 교재 개발은 한국어교육 전문가와 기독교 전문가의 협력적 개발, 성경 언어와 일상 언어의 균형, 교사교육과의 연계, 관련 분야의 전문성 제고 등을 통해 구축될 수 있다[10].

한국어교육 분야의 한 축에서 진행되는 위의 연구와 달리, 기독교 선교 분야 연구들인 다른 한 축이 있는데 이는 한국어교육을 하나의 선교 도구로 보는 전략연구들이다. 한국어교육을 통한 타문화권 선교전략 연구[13]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위의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현재 실시되고 있는 한국어교육을 선교라는 또 다른 맥락에서 해석하고 적용하는 연계 학문적이고 융합적인 성격을 가진다. 첫째, 아직 연구시초 단계인 이 분야에서 선교지 한국어교육 수요 현황과 실시 상황, 한국어교육 분야의 전문인 선교사를 준비하는 예비 교사들의 인식 연구들은 예비조사의 성격이 강하다. 또 다른 축인 선교학 쪽에서의 연구들은 선교 전략의 측면에서 심화된 정보를 주고 있지만 한국어교육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어교육이 선교 현장에서 어떻게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 현황조사의 의미를 주는 연구들이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연구들은 성경이나 선교목적 한국어교재들을 어떻게 수업에서 활용할지, 아직 개척단계에 있는 교재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등을 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연구한 것들이다.

현재 한국어교육을 특수 목적인 선교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위하여 보다 기초적으로 해결해야 할 선행적 연구과제는 현재 산발적이고 원심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을 통합적이고도 구심적으로 묶어줄 수 있는 총합적 전제와 특수목적 한국어교육 분야의 하위 영역으로서의 개념적 확립이라고 본다. 이를 위하여 어떤 형태로 이 분야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메타적인 관점에서 분석, 통합하여 그 시행 범위를 설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교육의 개념과 유형들을 조직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이것이 전제되어야 이후 연구들이 그 체계와 조직을 따라 발전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연구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현재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이 실시되고 있는 국내외 현황, 그 외 관련 선행연구, 선교적 측면, 관련 교재 등을 살펴 그 범위와 개념, 하위 유형들을 체계화하는 일을 위한 하나의 기초를 제공하는 연구의 성격을 가진다.

Ⅲ.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범위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는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은 우선적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모국어가 한국어인데도 언어 습득 양상이 차별화되는 재외동포나 한국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의 아동들[3], 한인선교사 자녀들까지도 그 대상으로 본다면[11]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범위는 매우 넓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외국어로서가 아닌 제2언어로서의 한국어교육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특별한 환경에 있는 한국인들에게도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사례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지경을 한국 교회, 해외 선교지, 해외 한인교회로 제한할 수도 있지만[5] 실제로는 국내·외 기독교 관련 단체에서 세운 학교들이나 미인가 다문화학교, 탈북공동체, 사설학원, 개인 교습 등에서 다양한 형태로 실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의 한국어교육은 꼭 선교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담고 있지 않아도 일반목적 한국어교육 제도의 편익을 제공하면서 점차 기독교에 마음을 열고 친숙해지도록 분위기를 마련하는 교육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 실제로 한인교회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한국어교육은 교포뿐 아니라 해외에 잠시 체류하는 자녀들까지 포함하면서 해외에서 보충적으로 진행하는 국어교육의 방편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한국어 교재만 살펴보아도 대학교재들을 포함하여 일반 한국어 교재들, 초중고 국어 교과서, 그리고 세종학당 무료 배포 교재와 같은 일반 교재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고, 성경이나 기독교 세계관 관련 텍스트들을 교사가 준비하거나 부교재 형식으로 제작해 사용하는 사례도 많다[6]. 성경의 어려운 어휘, 문법 등을 학습자 수준에 맞추기 위해 이를 쉽게 개작해서 사용하는 선교사도 있지만 성경의 여러 버전들을 학습자 숙달도와 관계없이 원문 그대로 제시하여 성경공부 방식으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선교목적 한국어교육 교재를 살펴보면 관련 분야의 교육범위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시중에서 출판되어 판매되고 있는 관련 교재는 세 가지 시리즈 등으로 확인된다.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성경으로 배우는 한국어>라는 교재는 마태복음 1장부터 28장까지 개역개정 그대로 어휘와 문법 중심으로 정리한 교재이다[14]. 이 교재의 저자는 오랜 기간 한국에 와 있는 선교사나 한국 대학 소재의 외국인 신학생들에게 성경 한국어를 가르쳐온 경험을 배경으로 집필하였다. 이 교재가 본문으로 채택하고 있는 개역개정이 어려운 어휘나 문법으로 기록되었다고는 하나 이미 성경에 대한 이해가 있는 외국인들에게는 용어를 번역해주는 정도의 수업방식이면 적당하기 때문에 특정 대상자를 위한 교재로서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성경 이야기로 배우는 한국어1, 2>는 아동용, 청소년용이 있으며 어휘 카드, 여러 가지 활동, 놀이 등의 다양한 학습 자료와 풍성한 지침서를 한 권의 교재에 함께 실어 교사가 쉽게 수업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15]. 이 교재는 성경 스토리텔링 활용, 과정 중심 편찬으로서 성경의 신구약에서 12편의 이야기를 추출하여 쉽게 제시하였고 아동용과 청소년용은 어문학적 난이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만 동일한 이야기가 선정, 배열되었다. 성경 이야기에 익숙하지 않은 다문화가정 자녀들 의 한국어교실이나 외국어부 교회학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함께 하는 한국어1, 2, 3>는 한선협에서 민현식 교수팀에게 의뢰하여 만든 교재로 해외 교포나 선교사 자녀들을 위해 편찬되었다[16]. 교재 구성은 일반 한국어 교재에 비하여 국내 국어교과서와 비슷한 점이 많다. 일반적으로 선교사(교포) 자녀들은 한국인, 국제인, 천국 시민이라는 정체성을 담은 교재 편찬을 추천하고 있는데 이 교재의 특징 중 하나가 이러한 복합적인 정체성을 심어주고자 한 점이다. 한자어 학습이 포함되어 있고 성경 자체가 아닌 기독교 세계관, 한류, 한국 문화, 세계 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되었다. 물론 이러한 주제를 바라보는 관점은 성경적 가치관이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선교사 자녀들은 외국인도, 선교 대상자들도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한국어교육을 선교목적 범주에 넣기 위하여서는 개념과 기준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선교’라는 의미는 비기독교인들에게 기독교를 소개하여 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교회의 일원이 되도록 안내하는 것으로 대부분 교회, 선교 단체들에서 시행하는 한국어교실이 이러한 형태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외에도 일반 기독교인 한국어 교사가 자신이 맡은 한국어 수업에서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한 내용과 성경 내용을 일부 다룬다면 그것 역시 선교목적 한국어 교육이라고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한 국어교육의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또, 개념을 정리해야 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어느 외국인이 한국어교육을 통해서 마음을 열고 복음을 받아들였을 경우, 한국어교육은 종료되는 것이 아니다. 그 이후로도 그들을 위한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은 일정기간 혹은 계속 진행될 수 있으므로 ‘양육’을 목적으로 행해지는 한국어교육까지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여기서 양육이란 복음을 받아들인 대상자가 믿음 안에서 자라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복음전달을 목적으로 한국어교육을 진행하고 그 교육 가운데 직접적으로 복음을 제시하는 수업의 형태가 아니라 기독교에 관심이 없어도 선교목적 한국어교실에 나오는 대상자에게 점차 성경의 용어나 이야기에 친숙해지도록 점진적으로 안내하는 수업 역시 잠재적인 복음제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한국어교육의 영역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상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하여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영역과 범위를 그 학습 대상자의 유형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 그림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은 ① 복음제시를 염두에 둔 비기독교인 대상의 한국어교육, 즉 잠재적 선교목적 한국어교육과, ② 명시적 복음제시를 포함한, 교회 경계에 서 있는 전도대상자를 위한 한국어교육, 마지막으로 ③ 복음을 받아들인 교회 일원에게 행하는 교육으로서 교회의 리더나 또 다른 양육자로 세울 목적으로, 또는 MK, 선교사, 외국인 신학생 등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한국어교육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 세 범주는 연속선상에 놓여 있으며 학습자가 중단하지 않는 한 계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상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대상자, 지역, 내용, 교재에 따른 범위는 [표 1]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이 표의 내용을 바탕으로 4장의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개념을 세우고자 한다.

표 1.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범위

Ⅳ.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개념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개념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기존 연구, 현황, 선교의 개념 등의 다양한 차원에서 분석하여 검토할 때에 보다 적실하게 논의될 수 있다. 다음의 장들에서 각각의 차원을 논의한 후 그 개념을 정의하고자 한다.

1. 기존 연구의 개념정의 측면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은 특수목적 한국어교육의 하위 분야이다. ‘특수목적 한국어교육’은 특정 계층이나 대상에게 특정 목적의 한국어교육을 시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동안 특수목적 한국어교육의 개념에 대해서는 일반목적과 비교하여 충분히 논의되어 왔다. 이에 선교 목적 한국어교육에 대해서도 보다 정교한 개념정의가 필요하게 되었다.

곽경숙은 한국어교육을 활용한 선교를 현대의 유효한 선교 전략으로서 이해한다[8]. 안희은 역시 선교도구로서의 한국어교육의 관점을 견지한다[2]. 이러한 관점에서 선교지 한국어교육은 곧 한국어교육을 통한 전문인 자비량 선교이다.

박경헌은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이란 선교를 궁극적 목적으로 하는 한국어교육이라고 규정한다[7]. 그에 따르면 이 분야의 한국어교육은 비제도권 양상을 띠며 선교사의 자원봉사 형태가 많아 비체계적인 형태를 가진다. 여기서 ‘궁극적’이라는 표현은 한국어교육을 선교의 전략이나 도구 중 하나로 보는 견해보다는 그 범위와 목표를 폭넓게 정의하기 위한 것이다. 당장은 선교와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암시적으로 또는 잠재적으로 선교를 바라보고 시행하는 한국어 교육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주로 선교사가 감당하는 교육이라는 이해가 위 연구의 개념정의에 담겨있다.

이외의 대부분 연구들은 한국어교육과 선교사역을 두 개의 대등한 목표와 개념으로 설정하고 있다[1][9][10][12]. 두 가지 목표가 동시 수반되어야만 이 범주에 포함 가능하다. 그러나 이 같은 목적 통합적인 교육의 형태는 학습자 상황, 수준이나 요구, 기관과 교사의 교육목적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지금까지 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한국어교육학의 하위분야로 연구된 것이고 선교학이나 기독교 분야에서 연구된 것은 선교전략 연구들인 학위논문 몇 편에 국한되어 있다. 현재까지 이 분야가 한국어교육의 하위 분야로 존재한다는 것은 한국어교육의 일반 목표를 공유하면서 한국어학 등의 한국어교육 체계 내에 반드시 위치하고 있어야 하며 전문적인 한국어교사 양성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이는 교회의 일반적인 성경공부와는 구별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도 함의한다.

또 이 분야는 한국어교육과 기독교교육(선교학)의 전문가가 함께 일구어가야 할 분야임에 틀림이 없다. 어휘 선정, 텍스트 선정과 배열, 단계별 교육 목표 등의 영역에서도 양측이 함께 협력해야 완성될 수 있다.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은 두 학문 분야의 양극 사이에 위치하며, 교육환경, 학습자 및 교수자 변인, 선교지(국가 및 지역) 상황, 교육목표와 관련 기관, 교재 등과 관련하여 그 융합의 정도에 차이를 가질 수 있다.

2. 선교지 교육 현황의 측면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선교지 교육 현황은 매우 폭넓은 조망으로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실시되는 한국어교육을 포괄하는 것이다.

그림 2. 선교목적 한국어교육 목적의 양상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을 실시한다고 할 경우에는 그 목적에 있어 양극단에 위치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고 1이나 2, 3의 위치에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1의 경우는 ‘한국어교육중심’ 유형으로 선교를 멀리 바라보면서 기독교적인 통찰과 관점을 가지고 교육하는 단계이다. 따라서 한국어교육에 중점을 두고 교육하며 일반 한국어 교재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을 것이다. 예를 들면 다문화 한국어 교실에서 교육하면서 간혹 성경 이야기를 활용하거나 기독교 세계관을 반영하는 부교재를 활용하는 기독인 한국어교사, 기독교를 공개적으로 전할 수 없는 이슬람 문화권 전문인 선교사가 한국어를 교육할 때 가질 수 있는 형태이다.

3번의 경우는 ‘선교중심’ 유형으로 선교를 직접적인 목표로 하여 한국어교육을 실시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이때는 기독교인이 될 마음이 있거나 이미 기독인이 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성경을 더 알아가고자 하는 목적 혹은 복음 전달과 성경적 양육의 목적에서 행해질 수 있다. 선교목적으로 편찬된 교재, 성경, 성경공부 교재, 교사 본인이 제작한 기독교 내용의 교재 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선언적 목적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국내·외 교회나 선교단체를 배 경으로, 혹은 기독인 교포 및 선교사 자녀들에게 행해지는 한국어교육이다.

2는 ‘선교한국어중도형’으로 한국어교육과 복음제시 모두를 동등한 주요 목표로 삼는 교육 형태이다. 기독교 배경의 한국어교육이라는 점을 학습자가 알고 있으면서 참여하는 경우이다. 한국어교육에 중점을 두지만 교육과정은 복음 제시를 일부 포함한다. 복음은 수업 장면 안에서 제시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성경 스토리텔링 교재의 활용이나 방과후 교육과정(extra curriculum) 등을 통하여 전해질 수 있다.

전체적으로 조망할 때 1에서 3으로 진행할수록 한국어교육은 선교를 위한 도구와 전략의 성격에 가까워지며 1에 가까워질수록 선교는 암묵적인 성향을 띠고 일반의사소통 향상이라는 언어 교육적 목적이 강조된다.

교육과정에는 중앙기관에서 결정한 공식적 교육과정(formal curriculum)이 있고, 관련 교육자들과 학습자 요구를 반영해 제작한 교재를 의미하는 내재적 교육과정(inherent curriculum)이 있다[13]. 또 명시적 (explicit) 교육과정이나 잠재적(implicit, hidden) 교육과정이 있어 어떤 형태를 취하든지 선교적인 비전을 가지고 행해지는 한국어교육 형태를 선교목적 한국어 교육이라고 총체적으로 규정할 수 있다. 여기서 ‘선교’는 확장적으로 개념정의 할 수 있는데 ‘복음’을 폭넓게 조망하면서 학습자의 어떤 수준에서든 실시할 수 있는 잠재적 선교의 의미와, 명시적인 한국어 ‘복음 제시’를 포함하는 선교, 그리고 이를 넘어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매개어로 실시하는 성경적 ‘양육’ 및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교포 대상의 국어교육의 의미를 포괄하는 것이다. 현재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으로 실시되는 다양한 형태를 포함하기 위해서는 마태복음 28장 19-20절에 나타난 선교의 확장된 활동 내용, 즉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라’의 범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설정하는 것이 적합하다.

3. 선교의 개념 측면

선교는 내보냄이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mittere (보내다, 파견하다)에서 파생된 말로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목적을 위하여 부름받은 사람들이 그 목적의 성취를 위해 보냄을 받는 것을 말한다[18]. 선교목적 한 국어교사들은 부름 받아 보냄을 입은 사람들이다.

선교의 전통적 의미는 명시적 복음 전파에 의지하나 통전적 선교를 지향할 때, 선교는 지상명령뿐 아니라 대계명, 문화명령이라는 세 가지 성경적 명령을 포함하여 전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상명령은 전도사명으로 마태복음 28장 18-20절 등을 비롯하여 공관복음, 사도행전 모두에서 강조되고 있는 선교의 핵심 명령이다. 대계명이란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포함하는 율법의 강령을 말한다(마22:37-40). 문화명령은 창세기 1장 28절의 땅에 충만하고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명령을 의미한다. 이는 하나님이 이 땅의 자연과 문화를 돌보고 가꾸고 발전시키는 의무와 권리를 인간에게 위임하신 것을 의미한다.

이 세 명령은 선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실로 다양한 활동들에서 더불어 구현되어야 한다. 이것을 선교 한국 어교육에 적용시켜 보면, 첫째 선교는 복음 제시를 직· 간접적 목적으로 해야 하는 과제이다. 반드시 복음전달과 관련이 있는 활동이어야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이라 고 할 수 있다. 둘째, 이 한국어교육 활동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목표를 반드시 함께 이루어야 한다. 선진국의 외국인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국적의 외국인, 열악한 환경의 다문화가정들에게 한국어교육을 통하여 취업이나 창업의 길을 열어주거나, 적어도 지역 사회의 적응과 복된 미래를 만들어주는 일과 관련되어 있어야 한다. 셋째, 문화명령의 취지에서 한국어라는 문화를 순화하고 세계 속의 아름다운 한국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교육학적으로 개발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이 세 가지 관점이 함께 작용하는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이야말로 통전적 ‘선교’라는 이름에 걸맞은 교육이 될 수 있다. 여기서 ‘통전적 선교 (Holistic Mission)’란 개개 나무가 아닌 전체 숲을 보겠다는 의미로 인간 영혼을 포함한 전 세계의 창조자이신 하나님의 포괄적인 관심사, 즉 세계의 유기적인 회복의 비전을 인간의 활동에서도 동일하게 반영하여 실시하는 선교를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에 종사하는 교사들은 누구나 한국어 및 언어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한국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언어문화를 가꾸는 일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또한 미래지향적인 관점을 가지고 학습자들이 성경의 언어에 익숙해지고 복음을 받아들이며 기독교리터러 시를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 나아가 교사는 학습자들이 미래의 학업이나 직업 등의 수혜를 받도록 준비시키고 안내하는 일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일반, 직업, 학문 등의 타목적과 통합적인 한국어교육이 이 분야에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에서 복음전파는 핵심 목표이다. 그렇지만 선교 전략에도 직선적인 전략 외에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전략 등이 존재하듯이, 복음을 향하여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천천히 한 걸음씩 다가가는 한국어교육, 기독교 세계관이 담긴 언어자료를 신중하게 선택한 후 효과적인 한국어 수업에 집중하는 교육 역시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영역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러한 방식으로만 길이 열리는 국가나 지역, 상황이 있고, 그러한 민족성이나 문화,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에 맞추어 전개하는 것이 또한 전략일 수 있다.

이러한 위의 분석을 토대로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개념은 다음과 같이 포괄적으로 정의될 수 있다.

“통전적 선교를 지향하는 다양한 형태의 목적 통합적 국내·외 한국어교육”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유형들을 포함한다.

1. 명시적이거나 잠재적인 복음제시나 기독교 세계관 교육 및 성경적 양육을 단·장기 목표로 포함하는 한국어 교육.

2. 선교사(MK), 외국인 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교육,

3. 혹은 그러한 토양을 준비시키는 초기 단계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로 진행되는 일반목적 통합의 기독교 리터러시 교육”

Ⅴ.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대상자에 따른 유형과 지도방법

하위 유형은 위에서 이미 검토해보았다. 연령별, 국가별, 영역별, 초·중·고급 등의 숙달도 등의 기준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하위 유형화할 수 있겠으나 여기서는 지면의 한계로 선교목적 차원의 기독교 리터러시 수준에 따른 학습대상자별로 제한하여 살핀다. 본 연구는 [그림 1]에서 살펴본 여러 기준 항목 중 ‘학습대상자별’로 그 유형을 구체화하고 각각에 적합한 목표와 교육 방법을 대략적으로 제시하는 것에 한정하여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그림 1. 선교목적 한국어교육 학습대상자

표 2.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대상별 유형

먼저 ‘비기독인’ 대상의 한국어교육은 선교를 위해서는 가장 시급한 형태의 교육 형태이다. 다문화 학교나 다문화 학급, 국내·외 선교지에 사설학원 형태로 세워진 한국어 교실에 기독인 교사나 전문인선교사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경우에 해당된다. 제도권 교육을 포함하며 종교 중립국가나 지역들, 기관 등과 관련된다.

이때는 복음을 수용하기 위한 마음의 토양을 준비하는 단계이다. 기초적인 성경 리터러시가 이루어지는데 일반 한국어 교재 내용에 교회, 성경, 구원(salvation) 등과 같은 단어 수준에서 예문을 섞어 넣는다. 보다 소극적인 방법은 삽화 수준에서 기독교가치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십자가, 성경, 사랑, 교회 등의 삽화를 자주 접하게 한다. 점차 성경 말씀에 관심을 가지고 교회 문화에 호감을 가지게 된다.

둘째, ‘전도 대상자’의 경우 복음 제시가 관건이다. 주로 국내외 교회나 선교단체 배경의 한국어교육이며 참여하는 학습자는 선교라는 목적에 대한 인식이 있다. 그러나 한국어교육이 보다 우선되는 요구이다. 이런 경우, 일반(타) 목적의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면서 4주에 한 번씩, 혹은 방과 후 프로그램 등을 일부 이용하여 기독교를 소개하거나 성경 내용을 다루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학문목적 한국어수업에서 자주 활용되는 내용 교수법은 언어 교육에서 교과목 내용을 중시하는 교수법인데 하나의 단원에서 언어와 내용을 분리하여 각각의 전문가 교사들이 번갈아 수업하는 병존 교수법을 활용할 수 있다. 한국어교육과 기독교 리터러시를 하나의 커리큘럼 안에서 이원화시키는 차선책도 있음을 고려할 수 있다.

교수자-학습자 간에 ‘선교’적인 목표가 있음을 암묵적으로 동의한 상태이므로 성경 스토리텔링 등의 내용을 수업 중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에서 우선적으로 다루어져야하는 성경의 스토리들을 선정해야 하지만[8] 이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Short는 스토리에서 단순히 교훈을 추출하는 기준적 접근, 즉 가치 교육적 방식보다는 Big Story 안으로 학습자들을 끌어들여 참여시키는 방식을 권한다[19]. 그가 Meganarrative라고 부르는 Big Story는 창조, 타락, 구속이라는 기독교 세계관에 부합하는 이야기들의 거대 구조를 의미하며, 창세기의 아브라함, 이스라엘 공동체, 신약의 교회, 계시록의 새 하늘과 새 땅까지 주어지는 하나의 전체 플롯을 일컫는다. 그의 논지는 글에서 어떤 가치를 성급하게 추출하여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스토리 자체에 감정이입하며 몰입하도록 학생들을 이야기 안으로 초청하는 제시방법을 권한다.

양금희는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결정적인 사건들 앞에서 반복적으로 듣던 핵심 이야기를 ‘근원 이야기’라고 이름하고, 모든 작은 에피소드(small stories)들은 이 전체 플롯과의 관련성 안에서 해석되고 제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20]. 이러한 점에서 성경의 흥미진진하고 자주 구술되는 이야기들을 활용할 때에도 예수의 사역으로 집약되는 구속사적 의미와 필연적으로 관련이 있도록 제시되어야 하며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 훼손되지 않는 표현이어야 할 것이다.

이 대상자 유형에서는 예문의 문장 수준 이상으로 기독교 복음 리터러시를 적용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예수님이 우리를 구원해 주셨어요.’ ‘십자가는 우리의 소망입니다.’ 등이다. 복음 제시가 주요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한 학기 수업 중 한 차시 정도는 4영리나 다리예화와 같은 복음 메시지를 쉽게 다듬거나 그대로 전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반드시 성경이 아니더라도 기독교 세계관으로 쓰인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셋째, ‘양육 대상자’인 경우는 한국어 숙달도도 중·고급 단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성경을 수업 자료로 그대로 활용하는 방법이 좋다. 개역개정 성경이 고어들과 중세문법들을 적용한 문장이 많기 때문에 쉬운 성경 버전들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기독교 혹은 교회 리터러시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실제 해당 교회에서 사용되는 성경을 사용해야 그 문화에 부합하는 리터러시가 될 것이다.

다른 방법은 자국어로 된 성경이 있다면 한국어와 모국어 버전을 비교 대조하여 성경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몰입식 교육을 강조하여 제2언어 학습에 목표어만을 활용하도록 하였으나 최근에는 의사소통식 교수법을 장려한다. 의사소통식 교수법은 매우 융통성 있는 교수법으로 모국어 사용을 허용한다. 구어이든 문어이든 의사소통이 실제로 일어나는 데에 초점을 두는 교수법으로 양육 단계의 한국어교육에 적합하다.

이 유형에서는 단순히 성경을 이해하는 단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적용까지 나아가야 진정한 의미의 양육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성경의 묵상과 적용 과정을 한국어 수업에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해본다. 성경 스토리텔링 묵상과정에 대한 연구에서 김영래는 청취, 탐구, 실천으로 그 과정을 제시하였고[21], 양금희는 이야기 경험하기, 이야기와 자기 동일시하기, 이야기 이어가기(신앙 공동체 내), 세상에서 이야기 확장하기(세상에서의 실천) 등으로 설명하였다[20]. 언어교육에는 말하기, 쓰기와 같은 기능들을 통합한 교육을 장려하므로 적용에 활용할 수 있는 과정들이 다수 있다. 먼저 성경의 이야기 를 잘 이해하고(읽기), 그것을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삶과 동일시하거나 비교하고(말하기, 듣기),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써보는 등의 방식이다(쓰기). 특히 성경 스토리텔링을 통한 글쓰기 지도는 다양한 장르와 창조적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공동체 안에서 나눔을 통한 말하기 기능 향상과도 연결될 수 있는 효과적 방식이다[22].

이때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일반목적 한국어교육에서 중요시되는 학습자들의 상황, 연령, 숙달도, 수업 매개어 외에도 이들이 장기적으로 직장이나 교회의 리더가 되거나 학생, 신학생, 혹은 본국(선교지)으로 돌아가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충분히 열린 가능성을 가지고 직업목적, 학문목적 한국어교육과 병행, 통합하는 방식도 연구되어야 한다.

좀 더 연구되어야 하는 또 다른 영역은 성경 한국어를 가르칠 때 문화교육과의 통합이다. 보통 한국어교육 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통합해서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하나 성경은 히브리 문화가 기반이 되어 있으므로 문화의 복합성 문제가 생긴다. 문화교육과의 연계는 자국 문화, 목표어 문화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의 비교를 통해서 자신의 견해와 평가를 도출하고 창조적 문화의 생성까지를 목표로 하므로[23] 선교목적 한국어교육의 장은 문화교육 자체만을 위해서는 좋은 기회일 수 있으며 앞으로 세 문화의 효과적인 통합교육 방안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교포 및 선교사 자녀 대상이다. 이들을 따로 구분한 이유는 이들에게 한국어는 일종의 모국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오래 살다보니 모국어를 상실하는 정도에 이르거나 때로 해외에 잠시 체류하더라도 국어 능력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교회 배경에서 한국어교육을 받는 경우들도 많다. 이러한 경우 이들에게는 다중언어교육의 방식으로 언어가 교수되어야 하며 주로 아동,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복합적인 정체성 교육도 필요하다. 이들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필요하지만 국제인, 하늘시민으로서의 정체성도 복합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한다. 한국의 문화교육과 통합 적으로 교수되면서 동시에 세계의 문화를 비교하여 다문화적 감수성을 가지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함께 배우는 한국어> 시리즈가 이들을 위해 편찬된 교재인데 이러한 그들의 정체성이 잘 반영되어 있다 [16]. 한류에 대해서도 다루면서 여러 문화체계를 비교하고 성경적 가치관을 스스로 생각해보아 적용해보도록 하고 있다. 이미 교회에서 성경 지도를 받고 있는 자들이므로 기독교 세계관 관련 본문을 선정해 국어능력도 향상하면서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다각적인 주제를 제시해준다.

보다 구체적으로 청소년들이므로 찬양을 활용하면 좋다. 찬양이나 그 가사를 읽기/독해 자료, 또 쓰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관한 많은 기독교 교육적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정체성 형성과 공동체 강화, 미래 비전과 상상력을 주는 전인적 효과들과 교수자-학습자-학습자들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성 등이 장점으로 거론되고 있다[24]. 특히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역동성은 지루함을 피하고 나눔을 통한 형성(formation), 암묵적 학습 효과 등을 장점으로 하여 서로의 공감적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게 하므로 청소년들과의 부족한 모임시간 극복을 위한 개방적인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25]. 디지털 공간을 활용한 가장 큰 장점은 잠시 모여 한국어교육을 받고 세계 곳곳에 흩어지는 이들 삶의 양식 속에서도 지속적인 돌봄과 한국어교육, 공동체 나눔을 가능케 하는 시공간적 초월성일 것이다.

Ⅵ. 결론

본 연구는 특수목적 한국어교육 가운데 하나인 선교 목적 한국어교육이 시행되고 있는 현황을 그동안의 연구물과 교재 등을 통해 고찰하고 그 범위를 살펴보았다. 그 대상 범위가 매우 폭넓은 것을 확인하고 현재의 교육적 현실에 토대를 두고 통전적 선교의 관점에서 그 개념을 정의하였다. 그리고 그 개념이 포괄하고 있는 한국어교육의 대상자들을 기준으로 그들의 기독교리터러시 수준에 따라 유형 분류하고 각각의 교육방법 등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선교목적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한국어교육 형태와 그 범위를 하나의 관점으로 폭넓게 조망할 수 있도록 돕고, 그 대상자의 유형에 따라 범주를 나누어 관련 교재 편찬과 연구, 교수방법 증진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그러나 지면의 한계상 지역, 내용, 교재 등 보다 다양한 기준에 따라 세분화된 유형을 제시하지 못하고 구체적인 교수방법의 사례 및 효과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위에서 살펴본 내용과 같이 선교목적 한국어교사는 한 국어교육에 대한 전문적 지식 이외에도 기독교리터러시에 정통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선교목적의 한국어 교사들과 한국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저마다 다른 한쪽 분야에 대해 보다 많은 공부와 준비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고 복수전공, 통신교육이나 수시 교육을 통한 다양한 보충 프로그램들을 요구하고 있다[1][6]. 왜냐하면 이들의 역할이 한국어교사이면서 동시에 선교사여야 하는 복합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학교육을 받고 선교지에 파송된 선교사들은 한국어교사 자격증 취득이나 별도의 한국어 통신교육을 통해 유능하게 준비되고 있다. 또한 국내 신학대학에서도 신학과 한국어교육의 복수전공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기독교 대학의 한국어교육과 내에서도 선교목적 관련 하위영역 수업이나 프로그램들의 보강을 통해서 이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추세이다. 이 두 분야를 연결하는 다양한 학문적 시도들과 대학 내 프로그램들이 활성화되고 연구 공동체가 수립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특수목적 한국어교육의 연구가 활성화되고 다각적인 각도의 유형별 연구도 함께 진척되어 한국어 교육의 연구영역을 보다 확장시키는 데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가 다양한 텍스트를 활용한 시의 적절하고 현장 친화적인 교재, 특수목적의 실제 유형분류에 입각한 단계별 교재들이 편찬되고 목적 통합적인 한국어교육에 적합한 교수방법들과 그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도 계속되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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