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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lationship between Basic Psychological Needs and Postpartum Depression: Focused on the Mediating Effects of Spousal Support and Marital Satisfaction

기본심리욕구와 산후우울의 관계: 배우자지지, 결혼만족도의 매개 효과

  • 배연욱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
  • 유금란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 Received : 2020.10.19
  • Accepted : 2020.12.13
  • Published : 2021.03.28

Abstract

Based on the Self-Determination Theory and previous studies, this study confirmed that basic psychological needs among Self-Determination Theory have an indirect influence on the postpartum depression through mediation of spousal support and marital satisfaction. A sample of 313 mothers who raises her child within a year of giving birth completed a questionnaire survey, and a structural equation model was utilized to analyze the data. Results indicated that both the measurement model, and the hypothesized structural model fit to the data. Meanwhile, when compared with the hypothesized model in which the path between all variables is established, the competitive model excluding the path from spousal support to postpartum depression has no difference in fitness, and was relatively simple and adopted as the final model. In the final model, the link between basic psychological needs and postpartum depression was partially mediated by spousal support and marital satisfaction. In addition, marital satisfaction was found to mediate completely the relationship between spousal support and postpartum depression. Based on the results, it would be helpful to identify the status of basic psychological needs, spouse support, and marriage satisfaction in counseling related to postpartum depression.

본 연구에서는 자기결정성이론과 선행 연구들을 바탕으로, 자기결정성이론 중 하나인 기본심리욕구가 배우자 지지와 결혼 만족을 매개로 산후 우울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출산 후 1년 이내의 자녀를 양육하는 산모 313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고, 구조방정식 모형(SEM)을 사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가설모형과 측정모형은 모두 자료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변인간 경로를 설정한 가설모형과 비교했을 때, 배우자 지지에서 산후 우울로 가는 경로를 제외한 경쟁모형이 적합도에서 차이가 없으면서 비교적 간명해 이를 최종 모형으로 선택하였다. 최종 모형에서의 구체적인 경로를 살펴보면, 기본심리욕구의 좌절은 산후 우울에 직접적으로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기본심리욕구의 좌절은 배우자 지지와 결혼 만족을 통해 간접적으로 산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 결혼 만족은 배우자 지지와 산후 우울의 관계를 완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산후 우울과 관련한 상담에서 기본심리욕구 충족 상태와 배우자와의 관계, 결혼 만족 정도를 우선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확인되었다.

Keywords

Ⅰ. 서론

산후 우울은 출산 후 1년 이내에 발생 가능한 정서 장애이며[1], 산후 24개월 이내의 여성에서 산후우울척도(EPDS)상 12점 이상의 산후 우울이 의심되는 빈도를 21.2%로 높게 보고한 연구도 있다[2]. 출산 후 4주에서 6주 이내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3][4] 산후 우울증은 출산 후 산모의 신체 및 생리적인 변화가 회복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정서적 불안정성과 격동이 지속되어 2주에서 길게는 1년까지 지속되기도 하는 심각한 장애이다. 일반적으로 산후 우울증의 연구자들은 산후 우울증의 유발 및 유지에 생리적 변화나 생물학적 원인 보다는 심리 사회적인 원인들이 더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산후 우울증에 걸린 여성들에 대한 추후 연구들에 의하면 이들이 향후 5년 이내에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많으며[5], 우리나라 산후 우울증 유병률이 OECD국가에 비해 9% 정도 높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다[6].

산모는 출산 후에 개인 내적으로나 대인 관계적으로 중요한 역할 변화를 겪게 되며, 이에 따라 복잡한 심리적 과정을 거쳐 다시 안정감을 갖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 대한 연구는 개인 내적인 요인과 대인 관계 요인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필요로 하며, 그 중 하나가 자기 결정성 이론이다[7][8]. 자기 결정성 이론 중 하나인 기본심리욕구이론(Basic Psychological Needs Theory)에서는 자율성(autonomy), 관계성(relatedness), 유능성(competence)이라는 세 가지 기본적이고 보편 적인 심리욕구를 제안하고, 이를 현재 진행 중인 심리적 성장, 통합, 그리고 웰빙을 위해 필수적인 심리적 자양분으로 정의하였다[7]. 인간의 삶에서 기본심리욕구가 만족되면 성장과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혜택이 주어지고, 반대로 욕구가 좌절되면 치러야 할 비용이 발생된다. 기본심리 욕구를 적극적으로 위협하는 사회적 환경에서의 개인은 건강이 악화되고 불행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8]. 기본심리 욕구 좌절은 방어, 소진, 심지어 정신병리까지 유발할 수 있다[9]. Brenning 과 Soenens[10]는 산모의 기본심리욕구가 만족 또는 좌절되는지 여부에 따라 산후우울 증상이 나타나고 이후 양육 행동의 질에도 차이가 있음을 보고 하였다.

산후 우울의 예측인자에 대한 국내외의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국외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산전 우울, 낮은 사회적 지지, 스트레스 등이 산후 우울을 예측한다고 보았고[11], 국내 연구에서 박영주[12]는 가족지지, 부부관계의 질, 부정적 생활사건, 및 낮은 자존감이, 이은주[13]는 산전 우울이 산후 우울을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변인이라고 보고하였다. 그 중 산후 우울을 비교적 일관적으로 보고하는 예측인자는 산전 우울, 결혼만족도와 사회적 지지가 있다.

결혼 만족도는 결혼생활 전반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이나 태도를 중심으로 부부의 성격적인 문제, 결혼환경의 문제 및 결혼생활에서 발생하는 부부를 둘러싼 여러 가지 가정문제에 대한 적응정도이다. 결혼만족도는 많은 연구에서 우울과 높은 상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14]. 배우자의 우울은 부부관계를 더 악화시키며 부부 갈등이 있을 때 우울증이 발생하는 경향이 높고[15], 우울이 회복된 이후에도 부부 갈등이 계속된다는 보고가 있어 부부갈등은 우울에 대한 취약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16]. 이는 낮은 결혼만족도는 우울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여기에 출산이라는 스트레스 상황이 더해지면 산후 우울에 빠질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후 우울의 고위험군에서 결혼에 대한 만족도가 낮으며, 임신 및 산욕기 동안 스트레스 생활사건을 경험하면 산후우울 증상이 더 심해진다. 즉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산모는 산후 우울이 유발될 위험이 높다[17]. 또 김수민[18]은 기본심리욕구와 결혼 만족도가 정적인 상관을 나타내며, 세 가지 심리욕구 중 관계성이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하였다.

특히 산후 우울의 발생에 있어 배우자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19], 배우자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산모에게 모아질 때 산모가 느끼는 불안이나 우울감이 감소되며[20], 산모는 누구보다도 배우자의 애정과 심리적 지지를 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배우자의 지지는 산모의 역할 긴장과 정서적 불균형을 줄여주고, 심리적 건강을 도모하는 등 인지와 정서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21]. 조현주 등[22]도 우울을 경험하는 임산부들에게 부부관계 개선을 포함하는 인지행동적 프로그램을 치료 개입하면 산후 우울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했다. 윤수란[23]은 기본 심리적 욕구 중 관계성과 자율성의 충족이 배우자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결혼만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즉 배우자로부터 따뜻함과 돌봄 받음을 느끼고,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주체성을 가지고 관계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스스로 평가할 때 배우자와의 의사소통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이를 통해 결혼생활의 만족도가 향상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개인의 기본 심리적 욕구의 충족은 다양한 사회적 맥락 안에서 추구되는 중요한 심리적 구인으로, 배우자와의 관계에서의 기본 심리적 욕구의 충족은 부부 관계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족의 중심인 부부관계의 만족은 가족 전체를 튼튼하게 만들기 때문에 부부관계에서 기본 심리적 욕구의 충족은 개인적 안녕감과 함께 부부관계의 만족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배우자로부터 기본 심리 욕구를 얼마나 충족받고 있는지에 대한 개인의 자각이 중요하다[23]. Ryan, La Guardia, Solkey-Butzel, Chirkov와 Kim[24]은 자율성, 관계성, 유능성의 기본 욕구를 지지하는 중요한 타인에 의해 정서적 의지가 촉발되는 것을 발견하였고, 성차에 있어 남성보다 여성의 정서적 의지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기 본심리욕구가 좌절되었을 경우 산후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고, 배우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며 배우자의 따뜻한 돌봄이 있을 때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기본 심리 욕구 충족과 부부관계의 질은 정적인 상관을 나타내고[25], 기본심리 욕구의 좌절이 산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배우자와의 관계가 중요함이 보고되었다[1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본심리욕구와 산후 우울간의 직접 효과 및 배우자지지, 결혼만족도의 매개 효과 까지 검증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그림 1]과 같이 연구모형을 설정하였고, 모형의 적합도와 매개 효과의 유의성을 살펴보았다. 각 변인들이 산후 우울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과 매개 변인을 통한 간접적인 영향을 밝혀 산후 우울을 예방하고 조기 발견하여 효율적인 산전, 산후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고자 한다.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가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본 욕구의 좌절은 산후 우울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기본 욕구 좌절은 결혼 만족과 배우자 지지를 매개로 우울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림 1. 연구모형

Ⅱ.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연구자 소속 대학의 기관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1040395-201811-01) 산후우울증을 경험할 위험이 있는 출산 후 1년 이내의 산모 3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출산 후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전국의 산모가 온라인을 통해 설문에 응하였다. 불성실하게 응답한 3부를 제외한 313부의 설문지가 분석 자료로 사용되었다. 응답 소요시간은 약 15분 내외였으며, 참가자들은 소정의 상품권(3천원)을 모바일을 통해 제공받았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33.61세 (SD=3.97)이고, 평균 양육 개월수는 7.01개월 (SD=3.52), 기혼 310명(99%), 미혼 3명(1%)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산모들은 계획된 임신을 통해 아이를 만났다고 보고하였으며(223명, 71.2%), 현재 산모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참가자는 43명(13.7%)으로 없다고 응답한 참가자 270명(86.3%) 보다 적었다. 임신 중 우울 경험에 대해 대부분 우울하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221명, 70.6%). 참가자들의 상황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자녀수는 1명이 185명(59.1%)으로 가장 많았고, 자녀수 2명은 100명(31.9%), 3명은 24명 (7.7%), 4명 이상은 4명(1.3%) 순이었다. 가족 구조는 핵가족이 285명(91.1%)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양육을 도와주는 사람으로는 친정 어머니가 127명(40.6%) 으로 산후도우미 84명(26.8%), 남편 33명(10.5%)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 측정 도구

2.1 산후우울척도(Edinburgh Postnatal Depression Scale: EPDS)

산후 우울을 경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Cox, Holden와 Sagovsky가 개발하고, 한귀원, 김명정, 박 제민[26]이 번안하고 타당화한 산후우울척도 (Edinburgh Postnatal Depression Scale: EPDS)를 사용하였다. EPDS는 산후의 기분 증상을 평가하는 총 10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진 서술적 자가 평정 측정도구로 4점 Likert 척도로 이루어져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산후 우울의 정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되며, 12점 이상의 점수일 때 산후우울로 해석된다(0-8점: 정상/ 9-12 점: 상담수준, 경계선/ 13점 이상: 심각한 우울). 한귀원, 김명정, 박제민[26]의 연구에서 전체 Cronbach’s α는 .85로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에서 전체 Cronbach’s α는 .74로 나타났다.

2.2 한국판 통합적 역학연구 우울 척도(The Center for Epidemiolofic Studies-Depression Scale, CES-D)

우울 경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Radloff가 개발하고, 전겸구 등[27]이 국내의 세 가지 한국판 척도를 통합한 통합적 한국판 CES-D(The Center for Epidemiolofic Studies-Depression Scale)를 사용하였다. CES-D는 총 20문항으로 4점 Likert척도이며, 일반인들이 경험하는 우울 정서를 용이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척도 중 하나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함을 나타내며, 총점의 5/6점이 최적 절단점으로 보고되었다[28]. 전겸 구 등[27]의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91이었고,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94로 나타났다.

2.3 한국판 기본심리욕구 만족-좌절 척도(Korean Basic Psychology Need Satisfaction and Frustration Scale; K-BPNSFS)

기본심리욕구의 만족과 좌절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Chen과 Vansteenkiste 등이 만들고[29], 이진현[30]이 타당화한 한국판 기본심리욕구 만족-좌절 척도 (Korean Basic Psychology Need Satisfaction and Frustration Scale; K-BPNSFS)를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이라는 세 가지 기본심리욕구 각각에 만족과 좌절이라는 6개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요인별로 4문항씩, 총 24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문항은 5점 Likert 척도로 평정되며, 욕구 좌절 문항의 총점이 높을수록 기본심리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욕구 만족 문항의 총점이 높을수록 기본욕구가 충족된 상태임을 나타낸다. 이진현[30]의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욕구 만족 .91, 욕구 좌절 .88로 확인되었으며,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욕구 만족 .88, 욕구 좌절 .85로 나타났다.

2.4 결혼만족도 척도(Korea-Marital Satisfaction Inventory, K-MSI: GDS)

결혼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Snyder가 개발하고 권정혜와 채규만[31]이 한국판으로 표준화한 결혼만족도 척도(Korea-Marital Satisfaction Inventory, K-MSI: GDS)를 사용하였다. 한국판 결혼만족도 검사(K-MSI)의 하위 척도 중 결혼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GDS)를 사용하였고, 총 22문항에 대해 5점 Likert 척도로 평정하였다. 권정혜와 채규만[31]의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87이었으며,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97로 확인되었다.

2.5 배우자지지 척도(Social Support Scale, SSS)

본인이 지각하는 배우자지지 정도를 조사하기 위해 배우자지지 척도(Social Support Scale, SSS)를 사용하였다. 박지원의 사회적지지 척도를 토대로 장춘미[32]가 개발한 배우자 지지척도를 김시연[33]이 요인분석을 통해 수정, 보완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정보적지지(5문항), 정서적지지(8문항), 존중감지지(5 문항)로 구성된 총 18문항이다. 6점 Likert 척도로 측정하고 점수가 높을수록 배우자의 지지 행동을 높게 지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김시연[33]의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95로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97로 나타났다.

3.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는 SPSS 22.0를 이용하여 변인들의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및 변인들 간의 상관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AMOS 22.0을 사용하여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모형을 검증하였다. 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기 위해 χ2, RMSEA(Root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 TLI(Tucker-Lewis Index), 그리고 CFI(Comparative Fit Index)를 함께 사용하였다. 연구모형의 적합도 지수 및 경로계수의 유의성을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최종 모형을 선정하였다. 마지막으로 Mplus 7과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절차를 활용하여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문항이 많은 모형이나 구조 방정식 모형의 경우 측정변인으로 개별 문항보다 문항꾸러미(Item parceling)를 사용하는 것이 모형적합도 면에서 더 안정적이라는 선행연구에 따라 측정변인들을 구성하기 위해 문항꾸러미 방법을 사용하였다[34]. 문항꾸러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잠재변인이 단일 요인임을 가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본심리욕구 좌절 척도, 결혼 만족도 척도, 배우자 지지척도와 우울 척도는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에서 단일 요인임을 확인하였기에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최대우도법을 사용하여 1요인을 가정한 탐색적 요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요인부하량 순으로 문항을 정렬한 후, 요인부하량이 큰 문항과 작은 문항을 묶는 방식으로 각 묶음마다 요인부하량 평균이 비슷하게 되도록 만들었다. 그 후 각 잠재변인별로 4개의 지표를 생성하여 분석하였다.

Ⅲ. 결과

1. 기술 통계 및 상관 분석

본 연구에서 사용한 측정변인들의 상관, 평균, 표준편차, 왜도 및 첨도를 산출하여 [표 1]에 제시하였다. 측정 변인들은 대부분 .5~.8의 높은 상관을 나타내었다. 기본 욕구 좌절은 산후 우울과 정적 상관을 나타내었고, 결혼 만족, 배우자 지지와는 부적 상관을 보였다. 또한 측정변인들의 왜도 및 첨도 절대값은 .5 이내로 나타나 다변량 정규분포 가정이 충족된 것으로 판단하였다[35].

표 1. 측정변인 간 상관, 평균, 표준편차, 왜도 및 첨도

주. N=313.**𝑝 < .01.

2. 측정모형 검증

측정변인들이 해당 잠재변인들을 적절히 구인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측정모형에 대한 확인적 요인 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측정모형은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χ2(98, N=313) = 212.884, 𝑝 < .000; CFI = .977; TLI = .972; RMSEA = .061(90% CI = .050~.073). 측정변 인들의 표준화된 요인부하량을 살펴보면 기본욕구 거절 .68-.83, 배우자 지지 .88-.95, 결혼만족 .83-.94, 우울 .80-.93으로, 모두 𝑝 < .001 수준에유의하였다. 따라서 16개의 측정변인으로 4개의 잠재변인을 구인한 것이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3. 구조모형 검증

본 연구에서는 기본 욕구의 좌절이 결혼 만족과 배우 지지지를 매개로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매개모형을 연구 모형으로 설정하였다. 분석 결과, 연구모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2]. 연구모형에서 배우자 지지→ 우울의 경로계수(ƅ  = .02, 𝑝 > .05)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경로를 제외한 모형을 경쟁 모형으로 설정하고 연구모형과 적합도 지수를 비교하였다. 우선 경쟁모형은 자료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표 2], χ2 차이 검증 결과, 두 모형은 적합도측면에서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χ2 (1, N = 313) =.05, 𝑝 > .05. 또한 CFI, TLI, RMSEA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표 2]. 따라서 배우자 지지에서 우울로 가는 경로를 제외한 부분매개모형이 상대적으로 더 간명한 구조를 나타내므로 이를 최종모형으로 선택하였다. 최종 구조모형의 경로계수를 살펴 보면[그림 2], 기본욕구의 좌절은 우울과 정적으로 관련 되고, 배우자지지, 결혼 만족과는 부적으로 관련것으로로 드러났다. 또, 배우자 지지는 결혼만족과 정관련이 있고있고, 결혼 만족과 우울은 부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2. 연구모형과 경쟁모형의 적합도 지수

주. N=313.***𝑝 < .000.

주. 숮자는 표준화된 계수. ***𝑝 < .001.

그림 2. 확인적 요인 분석 결과

주. 경로계수는 표준화된 계수임.**𝑝 < .01..***𝑝 < .001.

그림 3. 최종모형

4. 간접효과 검증

본 연구에서 확인한 구조모형에서 매개변인들의 간접효과가 유의한지 확인하기 위해 부트스트랩 절차를 실시하고 결과를 [표 3]에 제시하였다. 95% 신뢰구간에서 0이 포함되지 않으면 .05 수준에서 유의미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36], 최종 모형의 모든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표 3. 간접효과 분석

주. 표에 제시된 값은 표준화 계수임.

주. N=313.*𝑝 < .05.***𝑝 < .001.

우선 기본 욕구 좌절이 결혼 만족을 통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본 욕구 좌절이 배우자지와 결혼 만족을 매개로 우울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매우 유의하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배우자 지지에서 결혼 만족을 통해 우울에 이르는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Ⅳ. 논의

1. 결과 요약

본 연구는 출산 후 산모가 겪을 수 있는 산후 우울증 문제와 관련하여 상담 장면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인 결혼 만족과 배우자 지지가 산후우울 발생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검증하여 상담 실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초자료를 마련하였다. 즉, 산모의 기본 욕구 좌절이 우울을 유발하는 과정에서 결혼 만족과 배우자 지지가 매개효과를 갖는지 검증하고자 하였다. 먼저, 기본 욕구의 좌절은 산후 우울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모가 자신의 욕구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고, 새로운 환경에 부딪혀 유능감을 느낄 기회가 적으며, 기존의 사회적 관계로부터 철수하여 자녀에게 온전히 집중해야 하는 상황일수록 우울감을 느낄 확률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산모의 기본 욕구가 좌절될수록 우울이 강하게 나타난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다[10][37].

기본 욕구의 좌절은 결혼 만족과 배우자 지지에 각각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본 욕구의 좌절이 배우자 지지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배우자와의 소극적인 의사소통이 기본 심리 욕구 중 관계성과 자율성 좌절과 관련된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한다[23]. 그리고 기본 욕구의 좌절이 결혼 만족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 또한 기본 심리 욕구가 충족될수록 결혼만족도가 높고, 특히 관계성이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보고와 일치하는 결과이다[18].

배우자 지지는 결혼 만족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배우자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공감적인 태도로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느낄수록 현재 결혼 생활 전반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만족스럽게 느끼며 미래에 대해서 낙관적인 태도를 가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부부가 지각하는 상대 배우자의 지지 정도가 결혼 만족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 연구 결과를 지지한다[38].

결혼 만족은 산후 우울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배우자 지지는 결혼 만족을 통해 간접적으로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결혼 만족은 배우자 지지와 산후 우울의 관계를 완전매개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출산 후 남편이 지지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인식할수록 결혼 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감소하면서 우울해진다고 설명할 수 있다. 배우자의 지지가 부족했을 때, 결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갈등 또한 오래 지속된다는 선행 연구[16]와 부부가 경험하는 스트레스 수준에 상관없이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지지를 많이 받는다고 지각할수록 결혼만족 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선행연구[39]가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배우자 지지가 산후 우울에 미치는 직접효과의 경로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선 선행연구의 결과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배우자 지지가 산후 우울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다른 연구[40]와는 일치하지 않는 결과로, 배우자 지지와 산후 우울의 관계에서 결혼 만족이 완전매개 경로임을 확인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 연구 의의 및 논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치료적 함의를 갖는다. 기본심리 요구의 좌절이 산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배우자 지지와 결혼 만족의 효과를 각각 확인한데 의의가 있다. 부부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부모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하면서 큰 변화와 적응의 시기를 겪는다. 특히 자녀를 출산한 산모는 기존의 일과 사회적 관계에서 일정 기간 철수되기 쉬운데, 만약 가까운 관계에서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일 수 있다. 핵가족이 대부분인 현대사 회에서 배우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19], 육아나 가사를 분담하는 신체적 지지 뿐만 아니라 산모의 요구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정서적 지지도 함께 필요하다[41]. 배우자의 이런 노력은 결혼 만족도를 증가시키고 산후 우울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전문적인 심리상담 실제에서 산후우울 발생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활용한다면 치료적 접근이 용이할 수 있다. 상담 연구에서 구조 모형을 통해 나타난 변인들의 매개 효과가 효과적인 상담전략을 세우는데 유용하므로[42], 산후 우울로 고통을 느끼는 내담자를 만났을 때 증상의 출발점이 기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데서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배우자의 적극적인 지지가 부족한 것인지, 결혼 생활에 대한 불만족이 원인인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산후 우울증의 절반 가량이 탐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43], 산모가 무기력, 슬픔, 죄책감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산모와 가족은 기본 욕구의 충족을 통해 우울감을 감소시키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담자가 느끼는 우울로 인한 고통에 공감하며, 현재 상황에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 현실적으로 활용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이끌어냄으로써 고통을 감소시키도록 도울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담자는 산후 우울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발생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로 인식했기에 생겼던 자책감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도움 추구 행동을 함으로써 우울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산후 우울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과정을 미리 분석하였기에 이러한 부분을 예비 부모들에게 미리 교육하고 준비함으로써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건강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산후 우울증은 산후 1년 이내에 어느 때라도 발생가능하므로[3], 영국에서는 산후 1년까지의 산모를 대상으로 산후우울증 예방과 치료 등의 개입을 하고 있다[44]. 출산을 한 여성을 지원하는 정책은 산모 뿐만 아니라 태어난 아이와 가정, 더 나아가 지역 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며, 출산 후 높은 삶의 만족도는 또 다른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따라서 배우자 교육, 산후우울증 예방에 대한 정부차원의 접근이 필수적이다[45].

3. 연구 한계 및 제안

연구의 한계와 후속 연구를 위한 제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에서는 기본심리욕구의 좌절과 산후 우울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배우자 지지와 결혼 만족의 관계를 살펴보았으나, 후속 연구에서는 이외에 다른 변인들을 매개변인으로 상정하여 관련성을 확인한다면, 산후 우울과 관련한 상담에 보다 풍성한 기초자료가 마련될 것이다.

둘째, 산후 우울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산모를 중심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자녀의 출산과 양육으로 인한 삶의 변화는 부부가 함께 경험하는 것이므로 아버지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되는 남성 또한 다른 방식으로 산 후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Cameron 과 Sedov[46]의 연구에 따르면 산모의 산후 우울증은 배우자에게도 영향을 미처, 아버지 산후우울증(Paternal depression) 유병률이 8.4%라는 보고가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아버지에 대해서 심리 변화를 탐색한다면 산 후 우울의 고통을 경감시키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자녀를 출산한 지 1년 이내의 산모들을 대상으로 산후우울 경험과 관련 변인을 탐색하였다. 이 기간에 발생하는 우울감은 출산 뿐만 아니라 양육, 정체성 변화와 관련되어 있는 만큼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종단 연구를 통해 관련 변인들의 변화를 살펴본다면 산후 우울의 발생과 지속 요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산모가 온라인을 통해 설문에 응답함으로써 자료를 분석하는 양적 연구방법을 택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산후 우울을 경험하고 있는 산모와의 직접 인터뷰를 통해 내적 경험을 구체적으로 탐색 한다면 상담 실제 장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더욱 풍성한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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