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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ffects of Perceived Social Fairness and the Possibility of Upward Social Mobility on Emotional Depression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지각 및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정서적 우울에 미치는 영향

  • 노민정 (부경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부)
  • Received : 2020.09.03
  • Accepted : 2020.09.26
  • Published : 2021.01.28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amine the effects of perceived social fairness and upward social mobility on the individual emotional depression. Specifically, this study investigates the conditions under which the effects are more or less pronounced for the sake of shedding more light on the relationship between social-cognitive and psychological factors. The key proposition of this study is that as one holds more favorable beliefs about the fairness of the society to which (s)he belong, (s)he would have more optimistic expectations for the possibility of his or her own upward social mobility. Moreover, the decrease of this expectation could exacerbate his or her emotional depression with the expectation that (s)he might not get what (s)he deserves despite his or her time and effort put into achieving such goals. This study also adds further boundary conditions to these effects, such that the decrease of emotional depression is more pronounced when (1)social capital and (2)economic resources are scarce (versus abundant). To test these predictions, this study used the survey data on a total of 8000 people collected by Gallup Korea at the request of the Korea Institute of Public Administration. The analyses provided support for the proposed model of the present study. These results should contribute to laying the theoretical foundation for the establishment of policies and research models on the enhancement of fairness and prevention of depression in the future.

본 연구는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과 그로 인한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개인의 정서적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나아가 그러한 영향력이 어떠한 조건 하에서 보다 증폭되거나 완화되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자신이 속한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보다 향상될수록 개인은 스스로의 계층상승에 대한 보다 낙관적 기대를 품게 되지만, 그러한 공정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할수록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다 비관적으로 기대를 하게 될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기대의 저하는 계층 상승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함으로써 개인의 정서적 우울을 보다 심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계층상승 가능성의 저하로 인한 정서적 우울의 심화는 개인의 (1)사회적 자본 및 (2)경제적 자원이 결핍되어 있을 때 보다 두드러지게 심화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일련의 가설들에 대한 검증을 위해 한국갤럽이 한국행정연구원의 의뢰로 수집한 총 8000명에 관한 설문자료를 활용하였으며, 분석 결과 본 연구의 모형은 지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공정성 제고 및 우울증 예방에 관한 정책의 수립과 연구 모형의 정립에 있어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데 기여하여 줄 수 있을 것이다.

Keywords

I. 서론

누군가에게 실현된 정의(正義)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발(誤發)된 불의(不義)일 수 있다. 동일한 현상 혹은 사안에 대해서도 각자 저마다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서로 다른 해석을 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사안을 두고도 직접 이해 당사자들 이외 일반 여론까지 이 논쟁에 가세하고 있는 것은 결국 계급사다리 중 스스로가 어디쯤 위치해 있느냐에 대한 자각에 따라 해석이 다기(多岐)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보다 심화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계급사다리가 점차 상향 이동을 위한 문호 개방에 보다 폐쇄적 성향을 띠어간다는 인식의 확산과 무관치 않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온전히 계층상승이라는 결실을 맺기까지는 개인 차원에서 통제할 수 없는 많은 변수들이 작용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공정성에 대한 인식의 저하와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개인 차원에서 만성적 심리적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 전반에 걸친 공정성에 대한 인식 및 그로 인한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개인의 정서 상태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 보았다. 개인이 자신이 속한 사회 전반의 운용과 관련해 공정성 차원에서 지니고 있는 믿음과 계층 사다리의 개방성에 대해 지니고 있는 기대가 스스로의 정서적 우울감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춰보았다.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지각은 소속 개인들의 성취지향적 동기를 고취시키거나 저하시킴으로써 일종의 동기 유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현재 투입되는 나의 노력이 미래의 나에게 온전한 성과로 돌아오리라는 믿음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개인은 상황 개선을 위한 시간과 노력의 투입에 회의를 느끼고 자칫 심화된 무기력 감으로 우울감마저 느낄 수 있다. 본 연구의 초점은 바로 이러한 개인의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지각이 스스로의 계층상승 측면에서의 기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정서적 우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즉,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지각이 향상될수록 개인은 자신의 계층상승을 위한 시간과 노력의 투입이 미래에 온전한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란 낙관적 기대를 하게 되어 스스로의 정서적 우울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지각의 악화는 개인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층상승이 불투명해진 미래를 예견하게 만들기 때문에 개인에게 무력감과 함께 정서적 우울을 가중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남다른 노력으로 더 나은 성과를 빚어내는 개인에게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사회라 믿겨질 때에 개인은 비로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소망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개인의 치열한 노력과 그에 따른 특출난 성과가 부당하게 취급받고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여겨진다면 개인은 그가 속한 사회의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관적 기대를 품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의 저하는 보다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잠식함으로써 정서적 측면에서도 개인의 우울을 보다 심화시키게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에 더해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비관적 기대로 가중되는 개인의 정서적 우울이 그(녀)가 가진 사회적 자본 및 경제적 자원의 많고 적음에 따라 그 영향이 증폭되거나 완화될 것이라 예측해 보았다. 즉, 비록 계승상승에 대한 기대가 저하되더라도 그(녀)가 스스로 구비하고 있는 사회적 자본 및 경제적 자원이 어느 정보 풍족하다면 그로 인해 쉽게 정서적 우울에 빠져들지 않겠지만, 그러한 자원이 희소할 때는 보다 더 깊은 우울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해 보았다. 요컨대, 사회적 자본 및 경제적 자원이 결핍되어 있는 사람들일 경우 계승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 저하에 심리적으로 보다 취약하게(vulnerable) 반응하여 보다 더 깊은 정서적 우울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 예측해 보았다.

본 연구는 이와 관련한 예측들을 살펴보고자 한국갤럽이 한국행정연구원의 의뢰로 수집한 총 8000명의 설문자료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2].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여 수집된 본 설문 자료는 우리 사회 전반의 공정성 차원에 대한 인식과 그로 인한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 또한 그로 인한 정서적 우울에 관한 분석에 있어 보다 일반화 가능성이 높은 증거들을 제시하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공정성에 대한 인식 및 계승상승 가능성에 관한 기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 하에서 개인의 정서적 우울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줌으로써 공정성 관련 인식 및 개인의 정서 상태 간의 관계에 대한 보다 정밀한 해석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하여 줄 수 있을 것이다.

Ⅱ. 이론적 배경 및 연구 가설

1.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개인의 믿음

‘세상은 공정하게 작동한다’는 명제를 참으로 인식할 것인지 거짓으로 인식할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 명제의 참 · 거짓의 성립 여부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려는 노력들은 때로 사회경제적 지표들로 구체화되기도 하지만 (예, 지니계수, 타일지수, 소득분배율 등), 이를 주관적 차원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좌우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참 · 거짓의 양극단 중 ‘거짓’ 쪽에 치우쳐 냉소적 세계관을 견지하고 있는 개인이라면 그러한 명제는 어디까지나 이상향을 반영하는 ‘환상 (illusion)’에 불과하다고 여길 것이지만, ‘참’이라는 쪽의 입장을 지지하는 개인이라면 불의는 결국 응징될 것이라는 인과응보의 견해를 견지하게 될 것이다.

후자의 입장을 지지하는 개인이 봉착하게 되는 딜레마 중 하나는 현실 세계가 ‘항상’ 공정하게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현실에서 공정성에 대한 믿음은 가차없이 배반당하기도 하는 만큼 이러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개인이 겪게 되는 심적 혼란은 기존의 입장을 변경하거나 아니면 현실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는 방향으로 해소된다. 즉, 자신의 믿음에 반하는 증거-세상은 때때로 불공정하게 작동하기도 한다-에 맞닥뜨렸을 때 겪게 되는 인지부조화는 근본적으로 기존의 노선을 변경하는 것으로 해소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근본적 입장의 변경은 기존의 삶의 방식과의 단절을 의미하기 때문에 상당히 드물게 일어난다[3][4]. 결국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방법 중 하나는 사후적으로 현상에 대한 해석을 왜곡하여 현실을 자신의 세계관에 끼어 맞추는 것이다.

시스템 정당화 이론(system justification theory) 은 이처럼 자신의 세계관에 배치되는 현상에 맞닥뜨린 개인이 교란된 자신의 심적 항상성을 회복하기 위해 작동시키는 심리적 방어 기제라고 할 수 있다[4]. 예컨대, 현재의 내가 경험하고 있는 부당한 희생은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나의 믿음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일으킬 수 있다. 내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부당한 현실과 기존의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나의 믿음(belief in a just world;[5][6])은 서로 상충되어 나에게 모종의 심리적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다. 이때 이러한 인지부조화를 해소시키는 전략 중 하나가 바로 현재 자신이 속해 있는 시스템을 정당화, 합리화하는 것일 수 있다. 현재의 나의 부당한 희생도 종국에는 이 시스템 안에서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나의 심리적 항상성을 회복시켜줌으로써 그 희생을 계속 감내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그 부당한 희생을 거부할 능력이 현실적으로 나에게 허락되지 않고 있다면, 그러한 인지부조화를 해소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은 결국 나의 현실에 대한 주관적 해석을 뒤트는 것일 수 밖에 없다. 정의가 보상받고, 불의는 처벌되리라는 기본적 믿음이 깨어졌을 때 현실적으로 개인에게 허락된 심리적 항상성의 회복 전략은 결국 현실을 왜곡해서라도 처음의 그 믿음을 다시 복구하는 것일 경우가 많다.

요컨대, 개인이 현재의 고난과 고통을 감수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고난과 고통이 미래에 그에 상응하는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이러한 믿음에 배치되는 사건이나 사고에 맞닥뜨리게 되면 개인은 모종의 심리적 불편과 불안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이렇게 교란된 심리적 항상성의 회복은 사후적인 현상에 대한 해석의 왜곡으로 해소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위태롭게 부를 축적한 사람이 그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고 있다면, 우리는 그(녀)에게 닥친 전혀 다른 어떤 불운한 사건을 그의 축부(蓄富) 과정에서의 전횡에 대한 인과응보라 해석하려 들 수 있다. 이렇듯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믿음은 결국 개개인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심리적 토대를 이루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받아 마땅한 대우를 받으며, 그들이 받는 대우 또한 그럴 만하기 때문에 그러한 대우를 받는다고 믿음으로써 사회적 정당성과 관련한 주관적 인식의 토대를 보다 견고히 하게 된다[3][7]. 이러한 믿음의 생성과 강화는 개인으로 하여금 현재의 기약 없는 고난에 대한 미래의 불확실한 보상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심어주며, 사회적 차원에서는 기존의 보상 및 분배 시스템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여 줌으로써 현재의 사회 시스템을 보다 유지 · 강화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2. 계층상승 가능성과 정서적 우울

이러한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주관적 믿음은 개인의 계층상승에 대한 기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기조절(self-regulation) 이론에 따르면, 개인의 목표 달성에는 그에 상응하는 시간과 노력의 투입이 요구된다 [3][8]. 보다 원대하고 장기적 접근이 요구되는 목표일수록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의 투입이 요구되기 때문에, 개인으로서는 그러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에 상응하는 보상의 실현이 불확실하다고 여겨지게 되면 해당 결정을 철회할 수 밖에 없다. 즉, 투입되는 자원에 상응하는 성과의 달성과 그에 부합하는 보상에 대한 결실이 요원해질수록 개인의 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한 몰입과 헌신은 무용해질 것이기 때문에 개인으로서는 그러한 시간과 노력 차원에서의 자원 투입을 중단하고 해당 목표를 단념하게 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믿음은 바로 이러한 계층상승이라는 보상에 대한 가능성과 관련한 기대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개인의 계층상승 의욕을 고취시키거나 단념시킬 수 있다[9]. 개인의 목표 달성 과정에서 개인이 얼마나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게 될 것이냐는 (1) 최종 보상이 얼마나 매력적인 것인가에도 영향을 받지만, 동시에 (2) 그러한 보상이 실제로 얼마나 실현 가능한 것이냐에 대한 기대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10]. 즉, 개인의 지난(至難)한 시간과 노력의 투입이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지면 개인의 계층상승을 위한 일련의 노력과 헌신은 줄어들거나 이내 곧 중단되고 말 것이다(expectancy-value theories).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믿음은 바로 이러한 계층상승이라는 목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3][8][9].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개인의 노력 및 성과에 따른 계층 상승의 가능 정도”[11][12]라고 할 때, 사회적 평가와 보상 메커니즘이 불공정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믿어진다면 개인의 계층상승에 대한 기대 가능성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계층 상승이라는 목표는 개인의 일생을 걸쳐 혹은 두 세대 이상을 거쳐 달성 가능한 장기적 목표 중 하나인 만큼, 개인의 헌신적 노력과 자원의 투입이 필수불가결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나’의 노력이 온전히 계층 상승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만큼 사회보상시스템이 충분히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용되고 있다고 믿어지지 않는다면,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저하되고 그에 수반되는 자원의 투입도 곧 중단될 수 있다 .

실제로 개인의 노력 및 성과에 따른 보상과 분배 관련 시스템의 작동은 개인의 목표 달성에의 헌신에 영향을 미치며, 시스템의 작동 방식이 보다 공정하다고 여겨질 때 계층상승에 대한 노력이 보다 효과적으로 고취되고[8], 공정성의 지각이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는 사회 주류 집단에서 보다 사회 약자나 소수자 집단에게서 보다 증폭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9]. Lerner[3]는 개인의 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한 의욕의 고취에는 개인의 세계관이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며, 이러한 맥락에서 개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와 보상과 관련한 시간과 노력의 투입에 있어 모종의 사적 계약(personal contract)을 맺고 있는 것이라 제안한 바 있다.

이러한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개인의 정서 상태에도 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개개인의 지각된 행복감은 객관적 소득 수준 뿐 아니라 소득불평등에 관한 주관적 인식 및 그에 따른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 등에 의해서도 영향 받을 수 있다[13]. 사회적 측면에서의 소득 재분배 관련 인식은 개개인의 주관적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고려되기도 한다[14][15]. 또한, 정서적 우울과 같은 부정적 정서에도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서적 우울감은 사람들이 경험하게 되는 가장 보편적인 부정적 정서 중 하나인데 흔히 스트레스[16], 사회적응[17], 자살충동[18] 등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서적 측면의 우울이 심화되면 만성적 수면장애 혹은 피로 등의 신체 증세가 발현될 수 있고[16], 자살 관련 행동의 유병률이 증가할 수 있으며[19], 사회생활 중 문제해결 능력이 유의미하게 저하될 수 있는 것으로[17] 알려져 있다. 특히, 정서적 측면의 우울감은 슬픔이나 분노와 같은 연관 정서들과 함께 복합적으로 발현되어, 슬픔이 통제불가능한 내적 및 외적 요소 모두에 의해 유발되고 분노가 통제가능한 외적 요소에 의해 유발되는 데 반해 우울 정서는 이러한 슬픔과 분노 모두를 포괄하며 상당히 복합적인 양상으로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0].

본 연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적 공정성 및 계층상승에 대한 기대는 즐거움이나 행복과 같은 긍정적 정서 상태 뿐 아니라 우울과 같은 부정적 정서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해 보았다.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의 저하는 개인으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을 촉발하여 자기효능감 및 근로 의욕의 저하를 야기시킬 수 있고, 사회계층 이동 (social mobility)에 대한 기대를 단념시켜 무기력과 좌절, 패배감과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21][22], 화병을 유발시킬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3]. 또한 상층부로 향하는 계급 사다리의 단절은 개인으로 하여금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의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박탈감과 좌절감, 나아가 우울감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24]. 자신이 속한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주관적 인식은 그 자체로서 개인의 행복과 정신 건강에 상당히 높은 수준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의 일탈 행동을 억제하게 되고[25], 의사결정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에 대처하는데 도움을 주며[26], 개인이 자기 삶의 능동적 주체로서 온전히 자기효능감을 회복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27].

본 연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적 공정성에 관련된 인식의 악화가 계층상승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개인의 정서 상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해 보았다. 즉, 개인의 노력과 그에 따른 성과 측정 및 보상에 관련된 사회 시스템이 공정하게 작동하리라는 믿음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 측면에서의 낙관적 기대는 형성되기 어려워질 것이며, 이로 인한 박탈감과 자기효능감의 저하는 개인의 정서적 우울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H1.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믿음의 저하는 계층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림으로써 개인의 정서적 우울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3. 사회적 자본 및 경제적 자본의 조절 효과

계층상승이라는 장기적 목표의 달성 가능성이 희박해지면 개인은 목표의 수정을 통해 출구 전략을 모색해나가거나 목표의 철회나 체념을 통해 적응 전략을 꾀해볼 수 있다. 문제는 목표의 철회나 체념의 방식을 채택했을 때 개인이 감내해야 할 심적 타격이다. 목표의 철회 및 체념이란 결국 계층 상승이라는 장기적 목표 달성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그로 인한 패배감이나 좌절감과 같은 심적 부담을 개인에게 안겨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좌절감으로 인한 심적 부담은 특히 심리적 완충(psychological buffer) 자원이 희박할 때 보다 크게 부각될 수 있다. 외부의 여러 부정적 요인들의 작용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완충 자원이 충분히 구비되어 있다면, 개인의 평상심은 쉽사리 전복되지 않을 수 있다. 즉, 개인이 보다 심적으로 여유로운 상태라면,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의 계층 고착화와 같은 부정적 요인들의 영향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심적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심리적 완충 작용을 하게 될 자원들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 수 있는가? 본 연구는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 · 경제적 자원들이 바로 이러한 심리적 완충 기제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해 보았다. 즉, 개인이 당면하게 될 수 있는 여러 위기 상황들에 대비한 인적 · 물적 자원들이 충분히 구비되어 있다면 개인은 보다 더 높은 수준의 심적 여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여 보았다. 즉, 예기치 않은 각종 사건 · 사고와 질병, 노화의 위협에 대비한 자원들이 충분히 구비되어있다면, 개인은 한층 더 여유로운 심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여 보았다.

실제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개인의 목표달성에 생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사회관계 망 속 자원이라 할 때, 이러한 자원이 보다 충분히 구비되어 있을수록 개인은 보다 더 잘 심적 여유를 회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8][29]. 예컨대, 보다 충분한 사회적 지지와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우울증의 발현 위험이 낮은 반면[30], 이러한 사회적 자원이 결핍되어 있을수록 스트레스에 보다 취약하며 우울증의 재발 위험 또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1][32]. 또한, 위기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경제적 자원(economic resources)이 보다 충분히 확보되어 있을수록 예기치 않은 사건 · 사고나 질병의 발발, 노환으로 인한 물리적 · 재무적 위협으로 인한 피해를 보다 최소화하여 더 높은 수준의 회복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3]. 예컨대, 경기 불황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의 가중은 불안과 분노 등의 부정적 정서를 보다 심화시키지만[34], 소득 수준의 향상 등에 힘 입은 경제적 자원의 비축은 재난 후 정신적 고통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5]. 요컨대, 만일을 대비한 인적 · 물적 자원의 충분한 구비는 예기치 않은 여러 외부적 위협 요소들에 대한 스스로의 취약성 (vulnerability)을 줄여줌으로써, 위기상황에서의 대응력을 보다 높여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6].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의 저하라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부정적 위협 요소에 대한 인식이 실제 개인적 차원에서의 정서적 우울로 이어지기까지 개개인의 인적 · 물적 차원에 기반 한 심리적 완충 기제의 작용이 조절효과를 미치리라 예측해보았다. 즉,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적 자본 및 경제적 자원을 심리적 완충 기제로 파악하여, 이러한 자원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을수록 개인은 심리적으로 보다 더 큰여유로움을 누리며 이를 통해 계층상승 가능성의 기대 저하라는 외부 위협 요소에 대해서도 보다 덜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 예측하여 보았다. 반면, 그러한 자원들이 보다 희소하게 확보되어 있을수록 심리적 여유로움이 박탈되어 계층상승 가능성의 기대 저하라는 외부적 위협 요소에 대해 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정서적 우울 또한 보다 더 크게 느끼게 될 것이라 예측하여보았다. 요컨대, 사회적 자본 및 경제적 자원이라는 요소의 확보는 계층상승 가능성의 기대 저하라는 외부 위협 요소에 대한 개인의 정서적 반응의 민감도를 낮추는 심리적 완충기제로 작용하여 이러한 자원이 충분할수록 개인의 정서적 우울은 경감되는 반면, 이러한 자원이 희박할수록 정서적 우울은 보다 더 가중되리라 예측해 보았다.

H2. 계층상승 가능성의 기대가 개인의 정서적 우울에 미치는 부(-)의 영향력은 (a)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적 자본 및 (b)경제적 자원이 희박할수록 보다 증폭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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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연구모형

Ⅲ. 연구방법

1. 자료의 수집

본 연구는 한국행정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하여 수집한 “2017년도 사회통합실태조사”의 자료를 활용하였다[2]. 전국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시행한 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는 총 8, 000명이었으며, 이 중 여성 응답자가 49.4% (nfemale = 3950 명)를 차지하고 있었다. 연령별로는 이삼십 대가 38.7% 를, 사오십 대가 45.6%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이와 관련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표 1]에 명시하였다.

표1. 응답자의 인구통계적 특성

2. 변수의 측정

본 연구 모형에 등장하는 구성개념의 측정에 활용된 설문 문항들은 [표 2]에 표시되어 있다. 이 중,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의 측정에는 4점 척도가 쓰였으며 (1=전혀 공정하지 않다, 2=별로 공정하지 않다, 3=약간 공정하다, 4=매우 공정하다), 계층상승 가능성의 측정에도 4점 척도가 쓰였다(1=전혀 그렇지 않다, 2=별로 그렇지 않다, 3=약간 그렇다, 4=매우 그렇다). 아울러, 정서적 우울의 측정(1=전혀 그렇지 않다, 2=별로 그렇지 않다, 3=약간 그렇다, 4=매우 그렇다) 및 경제적 자원의 측정에도 또한 4점 척도가 쓰였다(노후 준비: 1=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2=별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 3=약간 준비되어 있다, 4=매우 잘 준비되어 있다; 중병대처, 1=매우 부족하다, 2=다소 부족하다, 3=다소 충분하다, 4=매우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자본의 측정에는 5점 척도가 쓰였다(1 = 없다, 2 = 1∼2명, 3 = 3∼4명, 4 = 5∼9명, 5 = 10명 이상).

표 2. 신뢰성 및 타당성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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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실증분석

본 연구는 자료에 대한 분석을 위해 다음과 같이 두 가지 분석 전략을 취했다. 첫 번째로 측정도구의 신뢰성 및 타당성 검증을 위해 PLS 구조방정식 모형을 활용하였다. 이 단계에서는 SmartPLS 3.3.2에 기반 한 측정 도구들의 신뢰성 및 타당성 검증이 이뤄졌다. 두 번째로는 가설 검증을 위한 본격적인 연구 모형 분석을 시행하였다. 이 단계에서는 Hayes의 PROCESS marco (version 3.40;[37])에 기반 한 5,000회의 부트스트래핑이 시행되었다.

1. 측정모형 검증

측정 도구들의 내적일관성 검증을 위해 요인적재량 및 합성신뢰도(CR), 평균분산추출값(AVE), Cronbach’s α 값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요인적재량 > .70, CR > .80, AVE > .55, α > .70인 것으로 확인되어 측정 도구의 내적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표 2].

한편, 구성개념들 간 판별타당성의 검증을 위해 Fornell and Larcker[38]의 접근법을 택했다. 분석 결과, 모형에 포함된 모든 구성개념들 간 상관관계 값들이 이에 대응하는 해당 구성개념들의 AVE값의 제곱근 값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든 변수들의 HTMT(heterotrait–monotrait)값들도 기준치인 .85 를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모형에 포함된 모든 구성개념들 간 판별타당성의 충족을 확인할 수 있었다[표 3].

표 3. 판별타당성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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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효과 및 간접효과 검증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의 매개 작용으로 정서적 우울에까지 영향을 미치리라는 가설 1의 검증을 위해 PROCESS macro를 이용하였다[표 4]. 분석 결과,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의 향상은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β = .303, t = 20.512, p < .01). 또한,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낙관적 기대의 형성은 개인의 정서적 우울감을 낮추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β = -.151, t =-15.835, p < .01). 요컨대, 사회적 공정성 및 계층상승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모두 개인의 정서적 우울의 예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β사회적 공정성 = -.079, t = -5.939, p < .01; β계층상승 가능성 = -.138, t = -14, 139, p < .01). 이러한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에 의해 매개되어 개인의 정서적 우울에까지 미치는 총 간접효과는 Effect = -0.042인 것으로 나타났다(95% confidence interval [CI]: -.0498, -.0341). 즉,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그로 인해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고양되면 개인의 정서적 우울은 낮춰질 수 있지만, 반대로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어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비관적이 되면 개인의 정서적 우울 또한 보다 악화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2](가설 1 지지).

표 4. 주효과 및 간접효과 분석(가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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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연구 모형 분석 결과

Note:경로 첫째 줄은 β, 둘째 줄 괄호 안 t-value. * p < .05, ** p < .01

3. 조절효과 검증

계층상승 가능성의 매개 작용으로 인한 사회적 공정성의 정서적 우울에 대한 간접 효과가 (a)사회적 자본 및 (b)경제적 자원의 많고 적음에 따라 조절되는 양상은 [표 5] 및 [표 6]과 같다(가설2). 즉, 사회적 자본이 풍족하기 보다는(Effect = -.032, 95% CI: -.041, -.024) 부족할 때(Effect = -.044, 95% CI: -.055, -.034) 계층상승 가능성을 경유한 사회적 공정성의 정서적 우울에 대한 부(-)의 영향력이 보다 증폭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자본의 많고 적음에 따른 간접효과의 크기 차이는 95% 신뢰구간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Effect = .010, 95% CI: .0002, .0193; [표 5]).

표 5. 사회적 자본의 조절효과 분석(가설 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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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 경제적 자원의 조절효과 분석(가설 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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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제적 자원의 조절작용으로 인한 간접효과의 크기 변화는 다음과 같다. 경제적 자원이 풍부하기 보다는(Effect = -.024, 95% CI: -.032, -.015) 희박할 때(Effect = -.046, 95% CI: -.057, -.037) 사회적 공정성의 정서적 우울에 대한 부정적 간접효과는 보다 증폭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제적 자원의 간접효과에 대한 조절영향 지표는 이러한 간접효과의 크기 차이가 유의함을 보여주고 있다(Effect = .019, 95% CI: .0091, .0287; [표 6]). 요컨대,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의 저하와 그로 인한 계층상승 기대에 대한 비관적 기대가 개인의 정서적 우울을 부추기게 되는 효과는 개인의 사회적 자본 및 경제적 자원이 부족하다고 여겨질 때 보다 증폭되며, 그러한 자원들이 보다 풍족하다고 여겨질 때에는 반대로 상당히 완화되게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가설 2 지지).

V. 결론

본 연구는 개인의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미래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개인의 정서적 우울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계층 상승이라는 결실을 맺기까지 개인이 투입해야 할 시간과 노력의 자원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여겨진다면 개인은 그에 관련된 자원의 투입을 줄이거나 중단하게 될 것이다[3][8][9]. 자신이 속한 사회 시스템의 공정성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은 그(녀) 가 자신의 노력 및 성과에 대한 온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궁극적으로 삶에 대한 비(낙)관적 정서 또는 우울감에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13-15].

전국 만 19세에서 69세 사이의 성인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자료를[2] 바탕으로 분석을 시도한 본연구의 결과는 이러한 공정성 지각 및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 그리고 그로 인한 개인의 정서적 우울 간의 관계에 대한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의 개선은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보다 낙관적 기대를 낳으며, 이런 기대는 개인의 정서적 우울을 약화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었다. 반대로 그러한 인식과 기대의 저하는 개인의 정서적 우울을 악화시키고 있었으며, 특히 이러한 부(-)적 영향은 해당 개인이 위기 대처와 관련한 사회적 자본 및 경제적 자원을 적게 가지고 있을수록 보다 증폭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28][29].

본 연구의 이러한 결과는 사회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개인의 정서 상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을 보여준 기존 연구들과 맥을 같이 하는 한편 [39-42]. 그와 관련한 기저 메커니즘을 보다 세밀히 밝혔다는 점에서 해당 연구들과는 구별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본 연구는 사회적 자본 및 경제적 자원이 개인의 정서 상태에 미치는 주효과에 초점을 맞췄던 연구들과 달리[43-45], 조절효과 인자로서 역할하게 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차별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개인의 사회적 자본 및 경제적 자원이 개인의 외부 자극에 대한 민감도 혹은 취약성을 결정하는 인자로 역할 하게 될 가능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울러 본 연구의 결과는 개인의 공정성 및 계층 사다리와 관련한 거시적 차원의 조망이 미시적 차원의 개인의 정서에까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향후 개인의 정서적 우울에 대한 예측에 있어 개인 차 뿐 아니라 조직 간 혹은 국가 간 차이까지 보다 정밀하게 탐색해 볼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는 데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특히, 경제성장이 정체되어 계급 사다리가 단절되어 있다고 여겨지는 국가와 이와는 반대로 경제성장률이 높아 계급사다리가 여전히 수직 이동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고 여겨지는 국가 간 비교 연구는 1인당 GDP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주관적 행복감이 이에 비례하여 증가하지 않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역설을 설명하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우울증 및 자살률과 관련한 사회적 담론의 형성 측면에서도 탐색적 활용도를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OECD 회원국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46]. 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 수를 가리키는 자살률은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26.6명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원인의 규명과 분석에는 여러 복잡한 사회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고려가 선행되어야겠지만, 본 연구에서는 사회구조적 측면에서의 ‘공정성’ 및 ‘계층사다리’에 대한 인식이 개인적 차원의 정서적 우울을 촉발 · 심화시키는 한 기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비록 본연구는 서베이 데이터에 기반 한 탐색적 분석 결과만을 제시하고 있지만, 향후 연구에서는 실험 방법론 기반의 분석적 접근을 시도하여 이와 관련한 보다 정밀한 인과관계의 규명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최근 주요 정책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출산율 저하의 문제와 그와 관련한 해법의 탐색 및 발굴에 관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여줄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현안 또는 사회 분배 정책과 관련한 개인의 태도 및 지각은 그 자신의 경제사회 활동 뿐 아니라 자녀 출산과 같은 사적 영역에 관한 의사결정에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47]. 본 연구는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의 저하가 개인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도모하는 것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실추시켜 정서적 우울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계층 사다리의 단절로 인한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개인의 자녀 출산에 대한 기대 및 계획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개인의 향후 출산 계획에 직접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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