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급변하는 21세기에서 우리나라는 국제화, 세계화, 개방화의 흐름을 타고 빠른 속도로 다문화, 다인종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한국인 남성과의 국제결혼을 한 결혼이주여성은 결혼적령기의 성비 불균형과 1990년대 초부터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운동 등으로 서서히 늘기 시작하여 2004년 이후에는 전체 혼인건수 가운데 국제 결혼률이 10%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1]. 1990년도에 619명이었던 결혼이주여성은 2014년 국제결혼에 관한 법률이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에는 165,919명으로 30여년 만에 거의 270배 증가했다[2]. 이러한 현상 이면에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저출산, 고령화, 돌봄 위기 등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과 저개발국가에서 실업이나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암묵적으로 이주를 지원하는 상업화된 결혼알선 중개업체로 인해 양적으로 확대가 이루어졌다[3]. 최근에는 그 속도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저출산, 고령화, 돌봄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결혼이주여성은 향후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4].
한편 결혼이주여성의 국제결혼 증가와 더불어 최근 떠오르는 쟁점이 바로 결혼이주여성의 이혼 증가이다. 결혼이주여성이 속해있는 다문화가족의 이혼은 2000년에는 전체 이혼의 1.3%에 불과하였으나 20011년에는 12.6%로 급격히 증가하였다가 이후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2018년 현재 9.4%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다문화가족의 이혼에서 결혼이주여성과 한국남성과의 이혼이 50.4%로 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5]. 이러한 결혼이주여성의 이혼 증가는 결혼이주여성의 부부간에 갈등과 고민이 존재한다는 반증이며, 나아가 결혼이주여성이 속해있는 가족구성원 간 갈등 또한 존재하고 있음을 예측할 수 있어 이들이 우리나라의 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잘 적응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결혼이주여성의 결혼동기를 살펴보면 생활의 여유, 한류문화에 대한 동경,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 등 행복한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국제결혼을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6-10]. 그러나 결혼이주여성이 직면하게 된 현실은 기대와 사뭇 달라 전문가의 중재가 필요할 정도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어려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11]. 결혼이주여성들은 결혼생활에 적응해야 함과 동시에 한국생활에도 적응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갖는 과정에서 언어, 생활습관 등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충격과 갈등, 경제적 어려움, 차별과 편견, 자녀양육과 교육의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에 봉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12-15]. 또한 결혼이주여성들이 경험하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충격과 갈등은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16-18]. 그리고 2015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19]에 의하면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생활의 주된 어려움은 언어문제(34.0%), 외로움(33.6%), 경제적 어려움(33.3%), 자녀양육과 교육문제(23.2%)로 나타났다. 이처럼 결혼과 함께 새로운 사회에 편입하게 되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원가족과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지는 것뿐 아니라 태어나고 살아오면서 익숙했던 그들의 고유한 사회문화 환경과는 단절된 상태에서 새로운 행동과 사고를 요구하는 한국문화에 적응해야 함으로 많은 스트레스와 불안감, 외로움 그리고 사회적 고립감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과 사고는 결혼생활을 비롯하여 일상생활 전반에 어려움을 겪게 할 가능성 또한 매우 클 것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예측할 수 있다. 임승자[20]에 의하면 사회적 고립감은 신체적, 심리적 기능의 약화를 초래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사회적 고립감은 이를 경험하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삶의 만족과 삶의 질, 결혼적응, 결혼 만족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에 관한 선행연구들을 보면 먼저 결혼이주여성의 삶의 질과 결혼적응, 결혼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배우자지지와 가족지지, 사회적지지 그리고 자아존중감 등과의 관련성을 살펴본 연구들이 있다[21-25]. 그리고 사회적 배제 경험과 사회적 배제와 우울감 등에 관한 연구[26-28]가 있으며 정신건강과 관련된 연구로 결혼이주여성의 우울과 불안에 관련된 연구, 문화적응스트레스로 인한 심리 적응의 문제, 사회적 지지 그리고 가족관계와의 관련성, 배우자지지와 가족 지지와의 관련성, 문화적응스트레스와 사회적 지지와 우울 등에 관한 것이 있다[16][17][29-31]. 결혼이주여성의 고립과 관련된 연구들은 결혼이주여성들의 결혼적응 과정에서 경험하는 부정적인 정서로 고립감과 배제를 보고한 질적 연구[4][32-35]와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과 정서적 고립, 소외에 관한 연구[18] 그리고 다문화가정의 고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연구[36]가 있을 뿐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연구는 거의 없다. 이와 같이 그동안 결혼이주여성에 관하여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이주여성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그동안 이루어진 연구들을 근거로 결혼이주여성의 삶의 질, 결혼적응, 배제 그리고 정신건강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자아존중감, 가족관계 그리고 사회적지지 등이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인하여 결혼이주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결혼 및 한국사회의 적응을 위한 사회복지 정책적·실천적 대안을 제공하고자 한다.
II.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1. 결혼이주여성과 사회적 고립감
1990년대부터 국제결혼을 통해 꾸준히 증가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전혀 낯선 존재가 아니다. 결혼을 통해 한국 사회에 발을 내린 결혼이주여성들은 결혼생활과 함께 사회생활 등 삶의 제반 영역에서 경험하는 중요한 생활사건 중 하나가 바로 새로운 한국문화에 적응하는 것이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국가로 이주하여 새롭게 삶의 뿌리를 내려야 하는 이민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문화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한국인 가정에 홀로 편입된 결혼이주여성들은 문화적응 부담이 크며 사회경제적 여건이 취약하여 적응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더욱 크다고 하였다[16][37]. 또한 결혼이주여성들은 정착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소외감, 외로움, 언어 및 문화차에 따른 혼란, 가족갈등 등으로 스트레스의 수준이 당사자의 대처 능력을 초과할 경우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정신건강 상의 문제가 유발될 수 있다고 하였다[16][31][38-40]. 특히 우리나라의 결혼이주여성들은 결혼중개소를 통하여 단기간 제한된 정보만 제공받고 결혼 전 서로에 대해 탐색할 시간과 기회가 없이 결혼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결혼이주여성들은 결혼과 동시에 그동안 심리정서적지지 기반이 되었던 원가족과의 관계와 익숙하던 사회문화적환경과 단절된 상태에서 결혼생활과 한국사회에 적응해야 함으로 사회적 고립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고립감이란 외로움, 고독 등과 유사한 개념으로 사회 내 다양한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이 적어지고 관계망이 부재함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것으로, 이로 말미암아 느끼게 되는 고독감, 외로움 등의 부정적인 심리상태라 정의할 수 있다[41]. 즉 사회적 고립감은 사회적 관계의 결함에서 야기된 부정적 정서로 현재의 사회적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충족되지 못했을 때 느끼는 개인의 부정적인 주관적 경험 혹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고립감은 한 개인에게 물리적 공간에서의 격리, 사회적 관계의 중단, 지위 변화로 인한 물리적·심리적 거리감 등 상황적 요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42]. 자신이 살던 곳에서 떠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야만 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이와 같은 상황적 요인에 의해 사회적 고립감이라는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다양한 사회적 관계와 교류하면서 사랑과 지지 속에서 자신의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갖는데 그 관계의 질이 자신이 기대한 바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고립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립감은 삶의 질 저하, 전반적인 안녕감 저하, 우울, 절망감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일으키며 만성화될 경우 자살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43].
결혼이주여성의 특징은 문화갈등,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 경제적 빈곤, 자녀양육 어려움 그리고 사회적 편견과 차별 등으로 나타났다[1][44]. 이러한 특징은 결혼이주여성의 결혼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줄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는 위축감을 주어 사회적 고립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숙한 한국어 실력은 남편과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어렵게 함으로 그들이 느끼는 고립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또한 다문화가정들은 고립을 경험할수록 주변인으로 고통을 받으며, 고립감은 이들이 결혼생활에서 경험하는 인과적 중심현상으로 나타났다[4][32-34]. 이상의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결혼이주여성들은 결혼과 동시에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사회적 고립감을 경험하고 이 고립감으로 인해 결혼생활 적응과 한국에서의 안정된 삶을 영위하지 못함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정신건강에도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물리적·심리적 거리감 등 상황적 요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고립감은 익숙했던 공간과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떠나 새롭게 정착하는 이주민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정서 중 하나일 것이다. 또한 사회적 고립감은 가족관계, 친구관계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관계 부족으로 인하여 소통하지 못하고 격리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결혼이주여성이 사회적 고립감을 느낀다는 것은 결혼이주여성을 둘러싼 다양한 관계와의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거나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시적으로는 개인의 자아존중감 향상과 가족과의 긍정적인 관계에서 시작하여 거시적으로는 지역사회 안에서 지지와 수용적인 관계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2.1 자아존중감
자아존중감이란 자신에 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와 관련되는 것으로 자기 존경의 정도와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정도를 의미한다[21]. 즉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이고 자신의 삶을 가치 있고 보람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하는데 반해,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이고 회의적이며 자신을 무가치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우울해하며 불행하다고 느낀다. 이러한 자아존중감은 결혼이주여성의 결혼만족도와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결혼만족도와 삶의 질이 높게 나타났으며[21][24][45][46], 자아존중감은 부부간 적응정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47]. 또한 자아존중감은 다문화가정의 고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36]. 결혼이주여성의 자아존중감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형성되기에 결혼생활 적응 및 가족구성원과의 상호작용, 더 나아가 사회생활에서 의미 있는 타인들의 존중, 수용, 관심, 격려 등은 긍정적 자아존중감 형성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였다[21].
2.2 가족관계
결혼이주여성은 익숙한 환경인 모국을 떠나 언어와 문화 등 생활양식이 다른 이국에서 생활을 해야 하므로, 이들에게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방식과 다른 새로운 변화가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결혼이주여성은 일상생활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사회적 고립 등을 경험하게 된다[24]. 이와 같이 결혼이주여성은 결혼생활 적응 및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 문화적 차별, 사회활동의 기회 부재 등으로 이웃과의 교류 및 상호지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사회적 자원도 부족한 실정이라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하더라도 적절한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48]. 그러므로 사회적관계가 부족한 결혼이주여성의 심리적 정서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정신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가족과의 원만한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부부간의 유대감 약화와 외로움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타국에서 생활하는 이주민들에게 한층 더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49]. 정의정[50]의 연구에 의하면 결혼이주여성들이 언어소통의 문제로 사회문화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필요한 제반 정보를 얻기 위해 남편이나 시부모 등 가족들에게 의존하는 비율이 높다고 하였다. 이처럼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족관계가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2.3 사회적 지지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사회화되고 성장해가며 발달해 간다. 이러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개인이 타인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모든 긍정적인 자원을 사회적 지지라 하겠다. 즉 사회적 지지는 가족, 친척, 친구 및 기타 연결망으로부터 받는 신체적, 정서적 안위를 의미한다[51].
일반적으로 삶속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은 개인의 내적 특성, 가족 특성 그리고 환경적 특성에 따라 여러 요인으로 구성할 수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언어장벽, 문화갈등, 사회적 차별 등으로 경험하는 우울감과 소외, 사회적 고립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인 내적 특성도 중요하겠지만 환경적 특성으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정서적, 물질적, 정보적 지원 등을 포함하는 사회적 지지 또한 중요한 자원이라 하겠다.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배우자 지지는 결혼만족과 부부 간 애정에 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하였다[52]. 결혼이주여성은 사회적 지지의 제공자 수가 많고 한국인과의 교류가 빈번할수록 정신건강이 양호하며[16][31], 가족과 이웃, 지역사회로부터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한 다각적인 사회적 지지를 받는 것은 삶에 긍정적인 의미를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라고 하였다[53]. 또한 사회적 지지와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응, 부부갈등 감소 등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하였다[54]. 결혼해체 과정에 있는 결혼이주여성에게도 사회적 지지는 그동안 상처와 억눌림, 분노, 불안 등을 치유해주는 자원이라 하였다[4].
이상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사회적 지지는 결혼이주여성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 예방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야만 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익숙했던 물리적 공간에서의 격리와 사회적 관계의 중단 및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고립감을 경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그동안 진행된 결혼이주여성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 중 결혼이주여성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다루지 않은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하여 결혼이주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결혼 생활 및 한국사회의 적응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III. 연구방법
1. 연구 모형
본 연구는 생태체계론적 관점(ecological perspective)에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이에 대한 연구모형은 [그림 1]과 같다.
그림 1. 연구모형
2. 연구대상자 및 표집방법
본 연구의 자료 수집은 2019년 7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D광역시의 5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결혼이주여성 400명을 대상으로 비확률적 임의표출법을 사용하여 진행되었다. 또한 본 설문조사에 앞서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사전심의 절차를 통해 최종 승인을 얻었다(IRB No. 2-1040766-AB-N-01-R-2019-03).
자료수집에 앞서 책임연구자가 연구보조원을 대상으로 연구목적, 비밀보장 등 연구대상자에게 설명해야 할 내용과 서면동의서와 관련된 자료수집절차에 대하여 상세히 교육하였다. 연구보조원이 연구대상자에게 본 연구의 목적, 익명성, 비밀보장 그리고 학문적 목적 이외의 사용금지와 언제라도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설문응답을 하지 않을 수 있음에 대한 설명을 하고 연구에 자발적 참여를 동의한 대상자에게 서면동의서를 받은 후 설문지 작성요령을 안내하였다. 연구대상자의 윤리적 측면을 고려하여 설문지는 무기명으로 하였으며, 대상자가 작성한 설문지를 봉투에 넣어 연구자가 직접 회수하였다. 자료수집에 소요된 시간은 20분 정도였으며 회수된 모든 자료는 익명으로 처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탈락률과 회수율을 고려하여 총 400명에게 설문지를 배부하였으며, 불성실하게 응답한 25명과 미회수 된 122명을 제외한 총 253명을 최종분석에 이용하였다.
3. 변수구성 및 측정도구
3.1 종속변수 : 사회적 고립감
본 연구에서 사회적 고립감은 우리가 속한 사회 안에서 단절 또는 소외되었다는 느낌으로 정의한다. 본 연구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의 고독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ULCA 고독척도 개정판[55] 20문항 중 일부를 바탕으로 Hughes 외[56]가 개발한 간이고독척도를 황환 외[57]가 번안한 것을 사용했다. 척도는 단일차원으로 3문항이며 응답 범주는 5점 리커드 척도(likert scale)로 구성된다. 척도의 점수는 높을수록 결혼이주여성이 고립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개념을 측정할 때 측정문항이 많을수록 그 개념을 보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는 설문조사의 양이 방대해지고 조사과정에서 조사대상자가 이탈하거나 설문조사를 거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비교적 간소하면서도 이미 선행 연구에서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간이고독척도를 활용하였다. 간이고독척도는 대규모 설문 조사에서의 편이성을 목적으로 세 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말상대가 없다’, ‘소외감이 든다’, ‘고독하다’로 구성되어 있다. 간이고독척도의 신뢰도(Cronbach’s α)는 Hughes 외[56]에서 .72이었으며, 황환 외[57] 연구에서는 .765, 본 연구에서는 .899로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3.2 독립변수
3.2.1 인구학적 특성
본 연구는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는 인구학적 특성인 연령, 학력, 월평균 가구 수입, 자녀 수, 한국 생활기간, 혼인기간 그리고 경제활동 여부 등을 변수로 구성하였다.
3.2.2 자아존중감
본 연구에서 자아존중감이란 자신의 능력과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태도를 의미하며 이를 측정하기 위하여 로젠버그 자아존중감 척도(RES)를 사용하였다. 오승환[58]에 의하면 로젠버그 자아존중감 척도는 단일 차원으로 10개 문항이며, 아동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고 하였다. 응답범주의 경우 로젠버그의 연구에서는 5점 리커트 척도(likert scale)로 구성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이 인식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의미와 가치의 정도를 보다 더 명확히 알고자 5점 척도에 있는 ‘보통’을 제외하고 4점 리커트 척도(likert scale)로 구성하였다(1점: 매우 그렇지 않다~4점: 매우 그렇다). 척도의 점수는 높을수록 결혼이주여성이 자신에 대해 의미와 가치를 갖고 긍정적이며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척도의 신뢰도(Cronbach’s α)는 .754로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3.2.3 가족관계
가족관계 만족은 결혼만족도를 높이며, 안정된 결혼생활과 한국생활 적응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이를 측정하기 위해 본 연구는 2018년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다문화가족 설문조사[59]에서 사용한 가족관계 만족도 척도를 사용하였다. 가족관계 만족도 척도는 배우자, 자녀, 친정 그리고 시부모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4문항으로 구성된다. 5점 리커드 척도(likert scale)로 측정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과의 관계가 좋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척도의 신뢰도(Cronbach’s α)는 .793으로 양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3.2.4 사회적 지지
본 연구에서 사회적 지지는 가족, 친구 및 주요 타자로부터 제공받는 도움과 지지를 뜻하는 것으로 이를 측정하기 위한 척도는 Zimet 등[60]이 개발하고 신준섭 외[61]가 번안하여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지각된 사회적 지지에 대한 다차원 척도’를 사용하였다. 척도는 가족, 친구 그리고 주요 타자 등 3개의 하위차원에 각 4문항씩 총 12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응답 범주는 5점 리커드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결혼이주여성이 인지하는 사회적지지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척도의 신뢰도(Cronbach’s α)는 .911로 양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4. 분석방법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료의 통계처리는 데이터 코딩(data coding)과 크리닝(data cleaning) 과정을 거쳐 SPSS 24.0 패키지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방법으로 조사대상자와 일반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빈도분석을 하였으며, 주요 변인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파악하기 위해 기술 분석을 실시하였다. 조사대상자가 인식하는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검증하기 위하여 먼저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연구 모형에 투입된 각 변인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였으며, 주요 독립변인들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중공선성의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이후 위계적 다중회귀분석(hierarchical multiple regression analysis)을 활용하여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미치는 자아존중감과 가족관계 만족도, 사회적 지지의 영향관계를 분석하였다.
IV. 분석결과
1.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조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연령대를 살펴본 결과 전체 253명 가운데 “20대 이하”가 45.8%(116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30대”가 39.5%(100명)로 나타나 조사대상자인 결혼 이주여성의 연령대가 비교적 젊은 것을 알 수 있다. 학력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이 47.2%(119명)로 가장 많았으며, “중학교 졸업” 21.0%(53명), “대학교 졸업” 18.7%(47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가구 수입의 경우 “300만원 미만”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전체 조사대상자의 절반을 넘는 58.1%(147명)로 나타났다. 자녀수의 경우 “1명”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46.3%(7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2명” 45.6%(73명), “3명 이상” 8.2%(13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생활한 기간을 분석한 결과 “1년 이상~5년 미만”이 40.6%(78명)로 가장 많았으며, “5년 이상~10년 미만 ”34.4%(66명), “10년 이상~15년 미만” 19.3%(37명)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20년 이상”이라고 응답한 경우도 3.6%(7명)로 나타났다.
표 1.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조사대상자의 결혼기간은 “5년 이상~10년 미만”이 25.5%(65명)로 가장 많았으며, “1년 이상~3년 미만 20.6%(52명), “3년 이상~5년 미만” 18.7%(47명), “1년 미만”과 “10년 이상”도 각각 17.5%(44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출신국의 경우 “베트남” 51.8%(131명)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 19.0%(48명), “캄보디아” 15.0%(38명), “필리핀” 7.5%(19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의 경우 3.6%(9명)로 나타났는데 구체적으로 우즈베키스탄, 네팔, 몽골, 스리랑카, 키르키즈스탄 등의 나라로 구성되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경제활동 여부를 살펴본 결과 “과거에 일을 한 적이 있으나 현재는 하고 있지 않다”라고 응답한 경우가 36.4%(92명)로 가장 많았으며 “현재 일을 하고 있다” 32.0%(81명), “일을 한 적이 없다” 31.6%(80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2. 주요 변인들의 기술통계와 상관관계 분석
주요변인간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는 [표 2]와 같다. 일반적으로 변인 간 상관계수의 값이 .8 이상이면 다중공선성의 발생 위험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으나[62] 분석결과 전체적으로 상관계수의 범위는 r=.146 ~ .775로 다중공선성이 의심될만한 강한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세 개 이상의 변인 간 선형종속관계가 존재하는 경우 상관계수 값들이 낮게 나올 수도 있어 분산팽창인수(Variance Inflation Factor, VIF) 값들을 계산하였다. 일반적으로 가장 큰 VIF 값이 10보다 크면 다중공선성이 있다고 판단하지만[63], 검증 결과 독립변수의 VIF 값이 1.103 ~ 2.598로 나타나 중공선성의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표 2. 주요변인의 기초통계 및 상관관계 분석
* p<.05, ** p<.01, *** p<.001
또한 주요 변수의 기술통계량을 분석하였다. 결혼이주여성의 자아존중감은 평균 1.98점(S.D=.63)으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4점 만점 기준으로 볼 때 보통 이하로 비교적 낮은 수치이다. 즉, 본 연구의 대상인 결혼이주여성의 자아존중감 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관계 만족도는 5점 만점 기준에서 평균 3.96점(S.D=.76)으로 나타나 “만족한다(4점)”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되었다. 사회적 지지는 5점 만점에서 평균 3.19점(S.D=1.02)으로 “보통” 정도로 분석되었으며 비교적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위계적 다중회귀분석(hierarchical multiple regression analysis)에 앞서 주요 변수들의 정상분포가 아닐 경우 다변량 정규분포의 가정이 충족되지 않아 왜곡된 추정치가 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자료의 정규성을 검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요 변수의 왜도(skewness)와 첨도(Kurtosis)를 분석하여 자료의 정규성을 검토하였다. 일반적으로 왜도의 절대값이 3.0보다 크거나 첨도값의 절대값이 10보다 클 경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데[64], 본 연구에서는 주요 변수의 왜도 절대값이 3을 초과하거나 첨도 절대값인 10을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정규성 가정이 충족되었다.
3. 결혼 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미치는 영향 요인 분석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미치는 예측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위계적 다중회귀분석((hierarchical multiple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이에 대한 결과는 총 4개의 단계적 모델로 구성되어 있으며 [표 3]과 같다.
표 3.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영향요인 분석 결과
* p<.05, ** p<.01, *** p<.001
<모델 1>은 결혼이주여성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요인으로 연령, 학력, 월평균 가구수입, 자녀 수, 한국 생활 기간, 혼인기간, 경제활동 여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 모델의 분석결과, 투입한 변수들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F=5.068, p<.001), 결혼 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설명력은 18.9%(R2 =.189)였다. 영향관계가 유의미한 변인은 월평균 가구수입(β=-.285, p<.01), 경제활동 여부(β=-.445, p<.05)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 2>는 인구사회학적 특성요인을 통제한 상태에서 개인 내적 요인인 자아존중감을 투입한 모형이다(F=5.651, p<.001). 분석결과 <모델 2>는 사회적 고립감을 23.0%(R2=.230)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델 1>보다 설명력이 4.1% 증가하였다. 각 변수들의 영향력을 살펴보면 자아존중감(β=-.04, p<.01), 월평균 가구수입(β=-.232, p<.01), 경제활동 여부(β=-464, p<.01)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 3>은 <모델 2>에 가족요인인 가족관계 만족도를 투입한 모형이다(F=6.674, p<.001). 분석결과 <모델 3>은 사회적 고립감을 28.6%(R2=.286)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델 2>보다 설명력이 5.6% 증가하였다. 각 변수들의 영향력을 살펴보면 가족관계 만족도(β=-.338, p<.01), 자아존중감(β=-.037, p<.01), 월평균 가구수입(β=-.202, p<.01), 경제활동 여부(β=-.402, p<.05)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모델인 <모델 4>는 <모델 3>에서 사회요인인 사회적 지지를 추가한 모형이다(F=8.127, p<.001). 분석결과 <모델 4>는 사회적 고립감을 35.3%(R2=.353)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델 3>보다 설명력이 6.7% 증가하였다. 각 변수들의 영향력을 살펴보면 사회적 지지(β=-.391, p<.001), 월평균 가구수입(β=-.185, p<.05), 경제활동 여부(β=-.334, p<.05)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전모델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가졌던 자아존중감과 가족관계는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모형인 <모델 4>를 중심으로 회귀분석의 결과를 요약하면, 가구 내 월평균 수입이 많을수록,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보다는 하지 않는 여성이, 사회적 지지가 높을수록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결혼이주여성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결혼 및 한국사회의 적응을 위해 이들의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고 이를 통해 사회복지 정책적, 실천적 제언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생태체계론적 관점(ecological perspective)에서 자아존중감(개인요인), 가족관계(가족요인) 그리고 사회적지지(사회요인)를 독립변인으로 설정하고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위계적 다중회귀분석(hierarchical multiple regression analysis)을 통해 나타난 본 연구의 주요 결과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4단계로 실시된 위계적 다중회귀분석 결과, 최종모델 <모델 4>에서 가구의 월평균 수입(β=-.185, p<.05)과 경제활동 여부(β=-.334, p<.05), 사회적 지지(β=-.391, p<.001)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연구 모형에 투입된 변인들은 종속변인인 결혼 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을 35.4%로 유의미하게 설명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월평균 수입이 많을수록 사회적 고립감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회적 배제의 정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된 김순양외[28]의 연구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입이 많으면 경제적으로 안정되기에 자신감이 생기고,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 위축되지 않고 방어적인 태도보다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보다는 하지 않는 여성이 사회적 고립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제활동 특성에 기인한다고 본다. 2015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19]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의 고용상태를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직종별 분포와 비교한 결과, 단순노무직(29.0% 대 13.4%), 서비스직(18.7% 대 10.5%)에 종사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고,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12.2% 대 19.8%)와 사무종사자(4.6% 대 16.8%)는 월등히 낮아 결혼이주여성들의 고용상태는 직업지위가 낮은 직종에 편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결혼이주여성들이 일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은 한국어 대화의 어려움, 긴 노동시간, 자녀양육과 집안일 병행 그리고 외국인에 대한 차별 등으로 꼽았다.
이처럼 결혼이주여성들은 낮은 한국어 실력으로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이 제한되고, 학력수준 또한 낮아 정규직이나 전문직에서 종사하기보다는 일용직이나 계약직으로 대부분 식당이나 공장의 단순 노동직 등 불안정한 고용상태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고용상태는 단순노무직에서 일하는 몽골노동자가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한국의 작업환경에서 무력감과 소외감을 느낀다고 보고한 연구[49]와 같이 외국에서 이주한 결혼이주여성들도 불안감과 소외, 우울감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2015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19]에 의하면 결혼이주여성들이 사회적 차별을 경험한 비율은 40.7%로 주로 직장·일터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의 차별을 경험한다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불안정한 고용상태를 통해 갖게 되는 부정적인 정서와 더불어 직장 안에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과 편견은 경제활동을 하는 결혼이주여성에게 사회적 고립감을 더 느끼게 하였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므로 경제활동 자체가 결혼이주여성에게 부정적인 경험으로 작동하여 오히려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사회적 고립감을 덜 느끼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변인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받는 사회적 지지였다.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지지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과 관련한 선행연구에서 비교적 많이 다뤄진 변인이지만 사회적 고립감과의 인과관계를 조명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서 결혼이주여성에게 사회적 지지는 이들의 성공적인 국내 정착에 중요한 요인이 될뿐만 아니라 안정된 삶을 방해하는 사회적 고립감을 감소시키는데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들의 약한 사회적 지지체계를 강화시키고 개선하는데 다양한 정책적, 실천적인 개입이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혼 이주여성의 자아존중감과 가족관계 만족도는 사회적 지지가 투입되자 최종모델에서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영향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단계와 3단계의 회귀 분석모델에서는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영향력이 유의미한 것으로 검증되어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을 예측하고, 해소하는데 간과되어서는 안 될 “의미 있는 변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사회복지 정책적·실천적 제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사회복지 정책적 제언
본 연구 결과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그리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을수록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아존중감과 사회적지지가 높을수록 사회적 고립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제적 안정과 바람직한 경제활동 그리고 자아존중감 및 사회적 지지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결혼이주여성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서 취업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국내결혼부부의 경우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전체 혼인가구의 50%를 육박하는 현실에서 결혼이주여성들 또한 맞벌이에 대한 욕구가 강할 것이다. 이에 결혼이주여성들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직종을 개발하고 이에 부합하는 직업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문화센터, 고용센터, 시군구, 지역 기업들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및 알선을 하도록 한다. 특히 고용센터는 결혼이주여성이 취업할 때 필요한 기초정보 제공 및 경력단절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재교육과 훈련 등 경제활동 참여에 필요한 비용지원도 제공하도록 한다.
둘째, 소득수준이 낮은 결혼이주여성들에게는 보다 집중적인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즉 연령과 학력, 거주기간 및 한국어구사능력을 고려하여 이들에 적합한 맞춤형 심화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결혼이주여성들의 직업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또한 기존에 시행되고 있는 많은 정책과 프로그램들이 평일 주간을 기준으로 시행되고 있어 현재 일을 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이를 이용하기가 어려워 직업역량을 키울 기회를 갖지 못하는 실정임으로 시간적 접근성을 고려하여 다양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
셋째, 결혼이주여성의 고용확대를 위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일자리알선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또한 결혼이주여성을 고용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1차적으로 접근하고 도움을 받는 대표적인 기관임으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고용센터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결혼이주여성의 고용확대에 시너지 효과를 갖도록 한다.
넷째, 결혼이주여성들 중심의 공동협의체를 조직하여 통일된 의사소통 채널을 구축함으로 보다 명확한 다문화정책이 수립되도록 해야 한다. 즉, 결혼이주여성 당사자들 스스로 다문화정책과 관련된 아젠다를 수렴하고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함으로서 정책의 명확성과 효율성을 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관련 종사자들이 결혼이주여성들을 대변하거나 옹호하여 정책에 반영하였으나 이제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결혼이주여성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지속적인 사회인식 개선 운동이 필요하다. 결혼이주여성을 문화적으로, 지적으로 열등하게 보는 차별적 시선과 돈 때문에 결혼한 여자, 곧 도망 갈 여자라고 보는 의심의 눈길은 결혼이주여성 스스로 자신을 무가치하게 생각하게 하며 더불어 회의적이며 불안감, 우울감, 소외감 그리고 고립감 등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범사회적인 운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는 본 연구자가 다문화가정 한국인 남편의 성공적인 결혼적응[1]과 이주여성의 결혼해체과정에 관한 탐색적 연구[4]에서도 제언한 것으로 거시적 차원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불식시키도록 다양한 노력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매스컴의 영향은 절대적임으로 결혼이주여성의 인격을 존중하고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즉 공익광고 혹은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이들은 수혜자, 도움을 받는 사람, 도움을 줘야하는 대상, 보듬어 줘야 하는 사람, 이해해 줘야 하는 사람, 불쌍한 사람 등으로 시혜적, 수동적, 소극적인 사람으로 묘사되고 표현되었는데 이는 오히려 결혼이주여성들을 타자화 시키는 부정적 기능을 해왔다. 이제는 결혼이주여성들도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당연히 함께 하는 동등한 주체자로서, 더 나아가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협력적이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매스컴뿐 아니라 교과서 및 다양한 교육 자료에 묘사하여 기존 우리들의 의식에 뿌리내린 불쌍한 사람, 열등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재구조화해야 한다.
2. 사회복지 실천적 제언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주는 자아존중감과 가족관계, 사회적 지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사회복지 실천적 차원의 제언으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및 관련 사회복지기관의 사회복지사들이 노력해야 할 부분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결혼이주여성의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해 다각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시해야 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관련 사회복지기관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자아존중감 향상을 위해 개인 및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여 결혼이주여성들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자신을 세워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결혼이주여성들을 상대하는 센터의 사회복지사와 사례관리사, 한국어강사 등 센터 종사자의 문화적 역량 및 감수성을 강화시켜야 한다. 이상노외[35]에 의하면 결혼이주여성들 중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다문화센터 등 관련 기관에 상담을 하였으나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사, 사례관리사 등 전문가들의 다문화 감수성과 문화역량을 더욱 강화시키고 그에 따른 고도의 상담기술도 익혀 결혼이주여성들의 적극적인 지원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남편뿐 아니라 자녀 그리고 시댁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배우자와 자녀, 시댁가족이 함께 하는 3세대 통합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결혼이주여성이 느끼는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해소하고 결혼이주여성의 어려움을 공유하여 가족구성원 서로가 지지자원임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가족프로그램을 실시할 때 결혼이주여성 가족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일반가족들도 함께 참여하는 통합프로그램을 실행하도록 한다. 이로서 결혼이주여성 가족 또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 유형 중 하나로 수용함으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재조정하는 기회가 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이 자조모임이나, 동아리활동 등 다양한 모임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므로 정서적 지지와 함께 사회적 지지망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한다.
결혼이주여성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결혼 및 한국사회의 적응을 위해 사회적 고립감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탐색한 본 연구의 한계는 첫째,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의 영향요인을 개인, 가족, 사회적 요인의 생태체계론적 관점(ecological perspective)에서 규명하려 시도하였지만 변수의 한계로 각 체계별 요인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둘째, 연구 참여자의 거주지가 D광역시로 제한되어 연구결과를 일반화 하는데 한계가 있다. 셋째, 연구에 참여한 결혼이주여성들은 지역사회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로 이미 사회적 지지체계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을 수 있어 연구결과를 일반화하는데 무리가 있다. 그러므로 후속연구로 지역사회와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에 연결되지 못하고 고립되어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자아존중감과 가족관계 그리고 사회적지지가 그들의 사회적 고립감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비록 이상과 같은 제한점이 있지만 본 연구는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선행연구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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