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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ross-Cultural Study of the Spiral of Silence Theory with Individualism-Collectivism and Uncertainty-Avoidance

문화적 차이에 따른 침묵의 나선 효과 검증

  • 홍성철 (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 Received : 2020.02.27
  • Accepted : 2020.03.20
  • Published : 2020.03.28

Abstract

This study explores how fear of isolation and willingness to speak out are affected by cultural values. The cross-cultural studies on the spiral of silent theory were conducted mostly in Eastern and Western countries and compared the results. It attributed to the results to the "individualist-collective" attitude difference. However, it did not explain the differences in the same individualism societies as well as in the collectivism societies. Thus, this study examined the impact of cultural values on the spiral of silence theory with 'individualism-collectivism' and 'uncertainty-avoidance'. To that end, the current study conducted online surveys in India, South Korea, the United States and Spain where have different levels of individualism, collectivism, and uncertainty-avoidance. As a result, individualism contributed to lower the fear of isolation, and collectivism and uncertainty avoidance have raised the fear of isolation. Besides, individualism and uncertainty avoidance also reinforce the willingness to speak out, while fear of social isolation has been shown to weaken the willingness to speak out. The study also found that fear of isolation has the mediated effect of individualism and collectivism on the willingness to speak out.

본 연구는 침묵의 나선 이론의 핵심 구성요소인 소외에 대한 두려움과 공개 발언 의지가 문화적 가치에 따라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를 분석한 글이다. 그동안의 문화 간 침묵의 나선 이론 검증은 대부분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의 차이가 침묵의 나선 현상의 차이를 초래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본 연구는 침묵의 나선 이론에 대한 문화적 가치의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개인주의-집단주의'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의 회피' 성향도 중요 변수로 검증하였다. 이를 위해 인도와 한국, 미국, 스페인 등 4개국에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뒤 얻은 780명의 응답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개인주의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고, 집단주의 및 불확실성 회피성향은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개인주의와 불확실성 회피성향은 공개발언 의지를 강화시키는 것으로,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공개발언 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공개발언 의지에 대한 영향력을 매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Keywords

I. 서론

인간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면서 살아간다. 독일의 여성 커뮤니케이션 학자 노엘 노이만 (Noelle-Neumann) [1][2]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고 염려하는 인간의 심리를 ‘침묵의 나선 이론’(the spiral of silence)으로 설명한다. 즉,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다수의 견해에 동조하거나 아니면 속내를 감추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것. 노엘 노이만(Noelle-Neumann)은 그 원인을 ‘소외에 대한 두려움’(Fear of Isolation)으로 보았다. 또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종종 ‘공개발언 의지’(Willingness to Speak Out)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지난 46년간 추정된 타인의 의견이 대인 커뮤니케이션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수많은 연구들을 촉발시켰다[3-5].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32개국의 학자들이 1200개 이상의 논문에서 노엘 노이만(Noelle-Neumann)의 1974년 논문을 인용하고 있다[5]. 침묵의 나선 이론인 매스 커뮤니케이션과 대인 커뮤니케이션의 접합점에서 학계는 물론 여론조사 등의 실무 영역에서도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침묵의 나선 현상은 모든 상황에서 동일하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6]. 말하자면, 침묵의 나선 현상의 강도와 지속성은 개인의 성향과 문화적 환경, 이슈 등에 영향을 받는다[4][7].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침묵의 나선 현상은 문화적 가치를 반영하는 이론이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행동으로서 침묵은 문화적 요인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4]. 소외에 대한 두려움 역시 문화마다 다르다. 그렇기에 침묵의 나선 효과는 문화마다 차이를 보이게 된다[8-11]. 그렇기에 같은 이슈에 대해서도 특정 국가에서 침묵의 나선 현상이 관찰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침묵의 나선 현상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동안 문화적 차이에 따른 침묵의 나선 이론은 주로 개인주의-집단주의(Individualism-Collectivism)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설명되어왔다[4][12]. 즉, 개인주의 문화보다 타인을 더 의식하는 집단주의 문화에서 침묵의 나선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개인주의 성향의 국가들 속에서 나타나는, 집단주의 성향의 국가들 안에서 관찰되는 서로 다른 수준의 침묵의 나선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8][13]. 또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은 공개발언 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을 종종 배제한다[3]. 그렇기에 침묵의 나선 이론의 핵심 요소인 소외에 대한 두려움과 공개발언 의지를 단지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 차이로 설명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가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는 침묵의 나선 현상을 개인주의-집단주의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다른 문화적 가치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하였다. 홉스테드(Hofstede)[14]가 소개한 불확실성의 회피(Uncertainty-avoidance)가 침묵의 나선 현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진행하였다. 불확실성의 회피는 업무의 모호성과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능력으로 연결된다[14]. 불안요소로서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은 행동으로서 공개발언 의지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를 갖는 한국과 인도, 스페인과 미국 등 4개국에서의 설문 조사를 통해 개인주의-집단주의와 불확실성의 회피, 소외에 대한 두려움과 공개발언 의지를 측정, 비교하였다.

II. 이론적 고찰

1. 침묵의 나선 이론의 발전

1974년 발표된 노엘 노이만(Noelle-Neumann)[1]의 ‘침묵의 나선 이론’은 커뮤니케이션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특히 기존의 여론 및 커뮤니케이션 이론들과 접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제 현실의 정치 상황에서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유용성을 인정받았다[5]. 지난 46년간 학자들은 침묵의 나선 이론을 검증, 확장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면서 침묵의 나선 이론은 “여론 연구에서 가장 정교하게 제시된 이론 중의 하나”[15], “여론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 중의 하나”[16]라는 평가를 얻었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크게 아래의 3가지 전제들로 구성되어 있다[1][4]. 먼저 인간은 소외에 대한 내재적인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침묵의 나선 이론의 출발점이다[17].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연결 또는 정서적 교감을 잃을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일컫는다. 안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습성은 소외를 하나의 처벌로 받아들이기도 한다[18].

둘째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끊임없이 관찰하게 만든다. 의사 통계적 능력 (quasi-statistical ability)을 통해서 의견 분위기 (climate of opinion)를 파악한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거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매스미디어를 이용해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과 사회의 의견과의 거리감을 추정하게 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의견 분위기 지각을 바탕으로 침묵을 해야 할지 아니면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할지 결정하게 된다. 그 결과로, 소수의 의견은 억제되고, 다수의 의견만이 표출된다는 설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외에 대한 두려움이 독립변수라면 공개 발언 의지는 종속 변수가 된다. 소외에 두려움이 크다면 의견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게 된다. 자신의 의견과 다수 의견과 배치되는 경우에는 공개적 발언 의지는 최대한 억제된다. 물론 소외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 경우에는 독불장군처럼 의견 분위기에 신경 쓰지 않고 생각을 그대로 쏟아낼 것이다.

하지만 공개발언 의지가 소외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가령, 그린과 맥레오드(Glynn & McLeod)[3]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의 역할이 과장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즉,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공개발언 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 중에 하나일 뿐이지, 그 자체만으로 공개 발언 의지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또 그린과 하에스, 샤나한(Glynn, Hayes, & Shanahan)[6]은 침묵의 나선 이론에 대한 메타 연구를 통해 소외에 대한 두려움과 공개 발언 의지는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지만 그 강도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쇼이 펠레와 모이(Scheufele & Moy)[4] 역시 소외에 대한 두려움만으로 공개 발언 의지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 다양한 변수 중 하나는 어떤 이슈에 대한 의견인가 하는 점이다. 즉, 침묵의 나선 현상은 사회적 바람직 성(social desirability)이나 도덕적 가치와 관련되어 있을 때 더 뚜렷하게 관찰된다[4][6][19]. 노엘 노이만과 피터선(Noelle-Neumann & Petersen)[7]은 침묵의 나선 이론의 필요조건으로 맨 먼저 논쟁적인 이슈를 언급한다. 즉, 해당 이슈가 “도덕 차원과 깊이 관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p. 351). 도덕은 특정한 공간에서 거주하는 사회 구성원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형성된다. 그런 의미에서 도덕은 문화적 산물이다.

사회적 규범으로서 도덕은 국가와 문화마다 다르다. 특정 국가에서는 도덕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 다른 국가에서는 매우 비도덕적인 행위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동성결혼 합법화와 같은 이슈에 대한 각 국가의 대처방법이 다르다[19]. 인도와 스페인에서는 동성 간의 결혼을 법률로써 인정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 동성결혼을 합법화하자는 여론이 67%에 이르고 있지만 많은 주에서는 여전히 동성 결혼 그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한다[20]. 한국에서는 그러한 조사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동성 결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한 상황이다.

법률과 도덕은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공개 발언 의지 역시 사회문화적 환경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문화 간 비교를 통한 침묵의 나선 이론 연구는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화적 환경의 검토를 요구한다[11][21].

2. 침묵의 나선 현상에 대한 문화적 가치접근

그동안 침묵의 나선 이론을 문화 간 비교를 통해서 검증하려는 노력들은 여러 차례 시도되었다[4][12][23][24]. 가령, Lee와 그 동료들(Lee, Detenber, Willnat, Aday, & Graf)[23]은 미국과 싱가포르 설문 조사에서 침묵의 나선 현상의 차이는 서로 다른 자아개념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개인주의 성향의 미국인들은 자아의 개념이 독립적(independent)이라면, 집단주의 성향의 싱가포르인들은 자아개념이 상호 의존적 (inter-dependent)이라는 것. 싱가포르인들에게는 사회집단에서의 일원으로 개인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싱가포르에서는 침묵의 나선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반면 미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집단주의 성향의 타이완 사람들은 개인주의 성향의 미국 사람들보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생각을 밝히기를 주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2]. 집단주의 성향의 국가에서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다를 때에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해졌다. 이 연구들은 침묵의 나선 현상이 동양 문화권과 서양 문화권에서 차이가 있으며, 그러한 차이는 ‘개인-집단주의’라는 척도로 설명된다고 말한다[12][23]. 즉,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타인을 더 의식하는 경향이 있어서 침묵의 나선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직설적인 언어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뚜렷하게 표현하는 것을 강조한다[25].

개인들의 개인-집단주의 성향 차이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예측하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10, 23]. 그렇기에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주의 사회보다 집단 안에서의 소외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9]. 동조 이론으로 살펴보자면 개인주의 사회보다 집단주의 사회에서 동조 효과가 더 크게 일어난다[26]. 갈등 관리 스타일의 측면에서도 개인-집단주의의 차이는 드러난다. 가령, 일본과 같은 국가에서는 의견이 다를 때에는 위계에 대한 존중과 사회적 화합을 중시하게 된다. 반면에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갈등과 경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다양한 의견들의 타협을 추구한다[4].

하지만 이들 연구는 같은 개인주의 문화권 혹은 같은 집단주의 문화권 안의 국가들 사이에 나타나는 침묵의 나선 현상의 차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게 된다[8][24]. 실제로 페더리씨와 동료들(Federici, Stella, Dennis, & Hünefeldt)[8]은 같은 개인주의 문화권 국가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서로 다른 소외에 대한 두려움과 공개 발언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또 스페인 바스크 독립당에 대한 프랑스와 스페인 주민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바스크 독립당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 사람들이 더 강한 침묵의 나선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24]. 그렇기에 국가별로 나타나는 침묵의 나선 효과의 차이를 개인-집단주의 성향만으로 설명하기는 충분하지 않다.

공개발언 의지란 특정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의도한 말의 표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것을 일컫는다[27].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상황에 대한 걱정, 두려움이 적은 상태에서 공개 발언 의지가 커진다. 반면, 불확실성의 회피란 모호하고 잘 모르는 상황에 대한 자신감 상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14]. 사람들은 대체로 논쟁적인 상황을 회피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또 회피 정도에 있어서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14][28]. 홉스테드(Hofstede)[14]에 따르면,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높은 문화에서는 구조화된 지침을 선호한다. 즉,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갈등 상황에 말려드는 것을 원치 않게 된다. 또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 달라지는 상황에 대해서 걱정하고 이를 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불확실성이 낮은 문화권에서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도 그리 큰 어려움이 없이 대처한다. 심지어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에 대해서 즐기기도한다[14]. 가령 미국 사람들은 낯선 사람들을 만나서 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에 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반면,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높은 국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사람들은 낯선 사람들에게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적게 하는 편이다[14][29].

그런 의미에서 침묵의 나선 이론의 핵심 요소인 소외에 대한 두려움과 공개 표명 의지는 문화적 가치인 개인-집단주의 성향과 함께 불확실성 회피 성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높고 낮음은 개인-집단주의처럼 동양과 서양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집단주의 성향의 사회에서도 불확실성 회피가 높은 사회와 낮은 사회가 존재한다.

홉스테드(Hofstede)[14]는 홍콩과 인도는 낮은 불확실성 회피 성향을 갖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 대만은 높은 불확실성 회피 성향을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 마찬가지로, 개인주의 성향 사회에서도 불확실성 회피가 높은 사회와 낮은 사회가 구별된다. 미국이나 영국은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낮지만 프랑스와 벨기에, 스페인, 이탈리아는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다. 위의 이론적 검토를 바탕으로 해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가설 1: 개인주의 성향이 높을수록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줄어들 것이다.

가설 2: 집단주의 성향이 높을수록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늘어날 것이다.

가설 3: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클수록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늘어날 것이다.

가설 4: 개인주의 성향이 높을수록 공개발언 의지가 증가할 것이다.

가설 5: 집단주의 성향이 높을수록 공개발언 의지가 감소할 것이다.

가설 6: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클수록 공개발언 의지가 감소할 것이다.

가설 7: 소외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공개발언 의지가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모형을 그릴 수 있다.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불확실성 회피 등의 문화적 요인에 영향을 받고, 또한 공개발언의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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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연구의 가설 모형

III. 연구방법

1. 자료수집

본 연구는 문화적 가치가 침묵의 나선 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각기 다른 수준의 개인-집단주의와 불확실성 회피 성향을 지닌 인도와 한국, 미국, 스페인 등 4개국의 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는 2017년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 동안 진행되었다. 미국과 스페인, 인도의 경우에는 퀄트릭스(qualtircs.com)를 통해, 한국의 경우에는 엠브레인(Ebrain)을 통해 설문을 진행하였다. 이들 국가를 선정한 이유는 이들 국가가 각각 집단주의와 낮은 불확실성 회피, 집단주의와 높은 불확실성 회피, 개인주의와 낮은 불확실성 회피, 개인주의와 높은 불확실성 회피의 국가로 분류되기 때문이다[14].

표 1. 문화적 가치에 따른 국가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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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트릭스는 미국의 온라인 서베이 회사이지만 미국은 물론 스페인, 인도 등의 온라인 패널을 확보하고 있어 이들 3개국에서 동시에 온라인 서베이를 진행할 수 있었다. 설문 응답자에게는 미화 1달러의 참여비가 지급되었다. 미국과 인도에서는 영어로 된 설문지를, 스페인에서는 스페인어로 번역된 설문지를 이용하였다. 설문지를 먼저 한국어로 작성한 뒤, 영어와 스페인어 능통자가 이를 번역하는 순서로 국가별 설문지를 제작하였 다. 한 국가당 200명의 설문 응답자를 목표로 진행하였으며 성, 연령의 비율에 일정하게 배정하는 할당 표본추출(Quota sampling method)을 통해 응답자를 선정하였다. 이중 부적절한 응답을 제외한 모두 780명의 응답을 분석하여 본 연구에 활용하였다.

본 설문의 참여자 중 남성은 50.8%, 여성은 49.2%이었다. 국가마다 남녀의 차이가 약간 있었으나 남성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도와 스페인으로 각각 53.8% 를 차지했으며, 미국에서는 남성의 비율은 50.8%였다. 한국의 경우에는 여성의 비율이 51.5%로 남성 48.5% 보다 3% 포인트 높았다. 설문 응답자의 평균 연령은 45.5세였으며,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경우는 한국으로 44.9세였으며,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으로 46.5세였다. 교육 수준을 살펴보면, 미국 응답자의 66.2%, 한국 응답자의 51.1%, 스페인 응답자의 59.6%, 인도 응답자의 51.4%가 4년제 대학 혹은 그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었다.

2. 주요변인의 조작적 정의

2.1 논쟁적 이슈

침묵의 나선 이론은 도덕적으로 가치 판단이 개입된 이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2]. 특히 침묵의 나선 효과는 논쟁적인 이슈, 도덕적인 이슈일수록 그 효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19]. 본 연구에서는 인도와 한국, 미국, 스페인 등에서도 논란을 빚는 이슈로 동성애자들의 결혼(Same sex marriage)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2.2. 소외에 대한 두려움

침묵의 나선 이론의 핵심적 요소인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측정하기 위해 하에스(Hayes)[21]가 고안한 자기 검열지수(Self-censorship index)를 활용하였다. 이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지수이다[10][30].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모두 5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2.3. 공개 발언 의지

공개발언 의지에 대한 질문 문항은 기존 침묵의 나선 연구에서 사용되었던 다양한 상황을 바탕으로 연구자가 재구성하였다. 즉, 잘 알고 있는 사람과 대화에서, 음식점에서 낯선 사람과의 대화에서, 반상회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TV 방송국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인 발언 여부를 물어보았다. 이후 답변들의 평균값을 공개 발언 의지로 수치화하였다.

표 2. 주요 변인들의 설문 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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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개인주의-집단주의

개인-집단주의는 흔히들 막대의 양쪽에 위치하는 엇갈리는(bi-polar) 개념으로 측정해왔다[31][32]. 즉, 개인주의 성향이 높으면 집단주의 성향이 낮고, 집단주의 성향이 높으면 성향이 낮게 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높으면서 집단주의 성향이 높은 사람들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개인주의 질문 7개와 집단주의 질문 8개를 각각 묻는 방식으로 설문을 진행하였다[33][34]. 7점 척도로 측정된 답변을 모은 뒤, Amos를 이용한 확증적 요인분석(CFA)을 통해서 각 3개 및 4개의 질문만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이들 질문들의 신뢰도는 각각 0.72, 0.76의 크롬바흐 알파값(Cronbach’s α) 을 가졌다).

2.5. 불확실성 회피

불확실성의 회피 성향는 6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질문들은 홉스테드(Hofstede)[14]와 정과 켈라리스 (Jung & Kellaris)[35]의 연구를 참조하여 작성되었다. 확증적 요인분석을 이용해서 이중 4개의 답변만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질문들의 신뢰도는 0.76이었다.

IV. 연구결과

1. 주요변인의 국가별 차이

본 연구는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한국과 인도는 집단주의, 미국과 스페인은 개인주의 국가로 분류하고 설문을 진행하였다. 또 불확실성 회피에서는 인도와 미국은 낮고, 한국과 스페인은 높은 국가로 분류하였다.

표 3. 주요변인의 국가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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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 .05, ** p <.01, 미국: US, 스페인: ES, 인도: IN, 한국: KO

하지만 인도의 경우 개인주의도 높고, 집단주의도 높은 국가로 분석되었다. 또 한국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서 스페인보다 높게 나왔다. 인도의 불확실성 회피는 한국보다는 낮았지만 미국이나 스페인보다는 높게 나왔다. 또 스페인의 불확실성 회피 성향은 미국보다는 높았지만 인도보다는 낮게 나왔다. 개인주의는 한국과 미국에서 통계적인 차이가 없는 동일 집단(US=KO)으로 분류되었다.

집단주의의 경우, 한국과 미국, 스페인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US=KO=ES). 불확실성의 회피 성향에서는 미국과 스페인을 같은 집단(US=ES), 한국과 인도를 같은 집단(KO=IN)으로 분류되었다.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있어서 한국과 인도가 하나의 집단(KO=IN)으로 분류되었으며, 동성결혼에 대한 공개발언 의지의 경우, 미국과 스페인이 한 집단, 한국과 인도가 한 집단 (US=ES, KO= IN)으로 분류되었다.

2.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회귀분석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종속 변수로 회귀분석을 한 결과, 나이와 종교성, 이슈에 대한 태도 등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적 가치 중에서는 개인주의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부정적으로, 집단주의와 불확실성 회피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개인주의 성향은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반면 집단주의 성향 및 불확실성 회피 성향은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정(+)의 영향력을 미쳤다. 회귀모델의 설명력은 인구통계학적 요인이 6%, 문화적 가치가 21%의 설명력을 가졌다(F(10, 669)= 24.167, p <. 001).

국가별로 살펴보면, 한국과 미국의 경우에는 4개국 전체와 비슷한 패턴을 보여줬다. 즉, 개인주의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부정적으로, 집단주의와 불확실성 회피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긍정적인 영향을 낳았다. 하지만 인도와 스페인의 경우, 집단주의의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회귀모델 설명력의 경우, 인도가 40%로 가장 컸으며 이어 미국 38%, 한국 31%였다. 하지만 스페인의 경우에는 회귀모델의 설명력이 15% 에 불과했다. 본 연구가 제시했던 ‘개인주의 성향은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부(-)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집단주의 성향과 불확실성 회피 성향은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정(+)의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는 가설 1과 가설 2, 가설 3 모두 지지되었다.

표 4.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회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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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 .05, ** p <.01

3. 동성결혼합법화 발언의지에 대한 회귀분석

설문조사 대상인 4개국 전체를 고려했을 때, 정치 편향성은 정(+)의 영향력을 미쳤다. 즉, 보수적일수록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공개발언 의지가 강했다. 또 동성애에 대하여 찬성은 공개발언 의지에 정(+)의 영향력을 미쳤다. 문화적 가치의 경우, 개인주의와 불확실성의 회피 성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쳤다. 반면,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공개발언 의지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였다(F(11, 663)= 14.064, p <. 01). 국가별로 살펴보았을 때 한국과 스페인의 경우에만 개인주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쳤으며, 인도와 미국에서는 문화적 가치의 영향력은 유의미하지 않았다. 회귀모델의 설명력은 한국의 경우가 33%로 가장 컸으며 이어 스페인 29%, 인도 28%였다. 반면 미국의 경우에는 25%였다. 인도의 경우에는 문화적 가치의 설명력은 1%에 불과하고 인구통계학적인 요인의 설명력이 27%에나 달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정치성향이 보수일수록 공개발언 의지가 강했다.

표 5. 동성결혼합법화 발언의지에 대한 회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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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 .05, ** p <.01

4. 소외에 대한 두려움의 매개효과

문화적 가치들에 대한 소외에 대한 두려움의 매개 효과를 검증한 결과, 매개 변수인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독립변수인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종속변수인 발언 표명 의지에 미치는 영향을 매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p <. 01).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를 부분 매개하였다. 소벨 테스트(Sobel-test) 결과 값은 각각 2.92, -3.49로 모두 99% 유의 수준에서 유의미하였다[36].

표 6. 소외에 대한 두려움의 매개효과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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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05, ** p< .01, Durbin-Watson: 1.991

V. 결론

침묵의 나선 현상은 하나의 과정(process)으로 설명된다. 왜냐하면 침묵의 나선 현상은 일정 기간에 걸쳐 연속되는 일련의 행동으로 구성되어 나타나기 때문이 다[37]. 말하자면, 이론의 핵심 개념인 소외에 대한 두려움, 여론 분위기 탐색, 공개발언 의지 등이 서로 원인과 결과로 얽혀있다[1][2]. 특히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의 본원적인 동기가 되며 이는 공개발언 의지라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침묵의 나선 이론은 인간의 근원적 심리상태로 출발하여,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이론이 된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문화적 차이에 따라 다른 설명력을 가지게 된다. 자아(self)와 타인(others)의 사회적 거리 측면에서 보자면, 집단주의 사회 구성원은 개인주의 사회 구성원에 비해 자아와 타인간의 사회적 거리가 가깝다. 그래서 타인을 더 의식하게 되고 타인과 집단에 순응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도 더 크기에 논쟁의 이슈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려는 태도를 지닌다[4][12].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문화적 가치인 개인-집단주의 가치는 하나의 사회적 통제 요인으로 기능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개인주의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부(-)의 영향을, 집단주의와 불확실성 회피 성향은 정(+)의 영항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의식을 단지 개인-집단주의라는 단일 문화적 가치로 바라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왜냐하면 또 다른 문화적 가치의 개입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개발언 의지는 불확실성 회피 성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높은 문화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14].

침묵의 나선 이론 연구의 확장을 위해서 본 연구는 ‘개인-집단주의’와 ‘불확실성 회피’라는 문화적 가치가 개인의 소외에 대한 두려움과 공개발언 의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을 하고, 인도와 한국, 미국, 스페인 등 4개국의 설문조사를 통해서 설명하고자 하였다. ‘개인-집단주의’라는 하나의 문화적 가치로 침묵의 나선 이론의 숨겨진 매카니즘을 살펴보는 것보다는 다차원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선행연구에서는 불확실성의 회피 성향은 사람들의 공개 발언 의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침묵의 나선 이론 요소와 결부시켜 검증하지는 않았다[14][38].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행동으로 바로 구체화되기보다는 개인 머릿속의 생각이나 감정,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반면 공개발언 의지는 행동에 더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침묵의 나선 이론을 심리적인 측면과 행동적인 측면으로 구분하여 각각 영역에 대한 설명을 찾고자 한 것이다. 즉,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것과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개개인의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37]. 각 이슈의 사회적 바람 직성과 함께, 개인들이 갖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 다수 의견에 대한 추정, 공개발언 의지에 대한 개인적 성향 등이 바로 침묵의 나선 현상의 크기와 깊이를 결정짓고 있다. 침묵의 나선 효과는 문화적 풍토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을 당연시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요인들에 대한 개인적 태도는 다양한 문화적 차이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존의 연구들은 개인-집단주의만을 문화 간의 환경에서 검증해왔다[4][12]. 그렇기에 본 연구에서는 불확실성의 회피를 주요 변수로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문화적 가치 중에서 개인주의 성향은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부정적으로, 집단주의와 불확실성 회피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개인주의 성향은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집단주의 성향 및 불확실성 회피 성향은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정(+)의 영향력을 미쳤다. 문화적 가치 중에는 개인주의와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공개발언 의지를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공개발언 의지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국가의 분석에서는 집단주의와 불확실성의 회피 성향이 공개발언 의지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화적 가치들이 공개발언 의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가령 집단주의의 직접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으나, 소외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매개 변수를 통해 공개발언 의지에 영향을 미쳤다. 말하자면, 문화적 요인의 영향력은 매개 변수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뤄졌다.

여론은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슈에 대한 개인 의견의 총합으로 정의한다[39]. 하지만 그냥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 그 자체를 여론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즉, 여론은 사람들의 생각이 말로써 표출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의견 표출 과정에서 사람들은 해당 이슈에 대한 자신의 지식과 관심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보아가면서 의견표명 여부를 결정하거나 발언 수위를 조절하게 된다[40][41]. 침묵의 나선 이론은 자신의 의견이 감지된 사회적 여론에 얼마나 부합되느냐에 따라, 침묵 여부가 결정된다고 설명한다[1]. 물론 여론 분위기와 상관없이 생각을 명확하게 밝히는 독불장군형 인간도 존재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타인을 의식하게 되는데 침묵의 나선 이론은 그 이유를 소외에 대한 두려움에서 찾았다.

소외에 대한 두려움이 문화마다 다르며, 이는 개인-집단주의, 불확실성의 회피 등의 문화적 가치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여론과 여론조사 결과가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출됨을 의미한다.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개인들의 공개 표명 의지를 약화시킨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회적 논란을 빚는 이슈에 대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해석할 때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응답’ 혹은 ‘잘 모르겠다’ 등의 답변 속에 표출되지 않은 의견들이 상당수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집단주의 성향이 높고,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높은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국내 출구조사(Exit Poll) 결과가 종종 최종 선거 결과와 다른 이유 경우도[42] 소외에 대한 두려움으로 공개발언 의지가 약해지는 침묵의 나선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침묵의 나선 이론이 문화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고 해서 침묵의 나선 이론이 특정 국가에서만 설명 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43]. 미국처럼 개인주의 성향이 높고, 개인들의 자아가 독립적이며, 불확실성 회피 성향도 낮은 국가에서도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침묵의 나선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침묵의 나선 현상이 일어나는 이슈가 국가별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갖고 있다. 홉스테드(Hofstede)[14]의 연구에 따라, 집단주의 성향+ 낮은 불확실성 회피(인도), 집단주의 성향+ 높은 불확실성 회피(한국), 개인주의 성향+ 낮은 불확실성 회피(미국), 개인주의 성향+ 높은 불확실성 회피(스페인)의 4 개국을 유형화하고 이들 국가에서 설문 조사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조사 결과는 홉스테드(Hofstede)의 문화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 인터넷 및 글로벌화의 확산 등으로 인한 가치관의 변화 등을 고려하지 못한 점도 본 연구의 한계점이 된다. 특히 한국 응답자들의 상당수에서는 개인주의 성향이 높게 관찰되면서 과거처럼 집단주의 성향의 국가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설문 응답자들이 해당 국가 국민 전체를 대변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인도 응답자들의 경우, 인터넷을 사용하는 영어 응답자들을 상대로 하면서 일반 인도인이 아니라, 인도의 엘리트 국민들을 대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당 이슈인 동성 결혼 합법화 이슈가 각 국가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즉, 서양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 이슈를 조금 너그럽게 이해하는 풍토인 반면, 동양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 이슈를 윤리적인 문제로 바라보는 경향이 존재한다. 그러하기에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점을 인식하여 연구 방향을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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