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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dom and New Cultural Intermediary in New Media Era: Focusing on the Case of BTS

뉴미디어 시대의 팬덤과 문화매개자: 방탄소년단(BTS) 사례를 중심으로

  • 김은정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조교수)
  • Received : 2019.11.18
  • Accepted : 2019.12.31
  • Published : 2020.01.28

Abstract

This paper tries to critically examine how development of digital technology affects on the processes of production, consumption and intermediation of popular culture. We focus on the case of BTS to find changes after new media environment. In production part, artist produces diverse contents through multiple platforms to be a 'total package', and in consumption part, fans vote and promote online to support their artist, and their roles have expanded to the cultural intermediary at some part, so on the part of intermediation, inequalities from the power relations have changed in a part.

본 연구는 문화의 생산, 소비, 매개라는 일련의 문화적 실천 과정이 사회구조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전제로 하면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확산이라는 기술적 환경 변화가 대중음악산업의 생산, 소비 및 매개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고, 특히 이러한 영향이 문화매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존 권력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방탄소년단의 사례를 연구하였다. 결과적으로 생산 측면에서 아티스트는 '토털 패키지'로서 다양한 뉴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변화하였고, 소비 측면에서 팬덤은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접하고 그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원하는 아티스트를 지지하기 위해 온라인상의 투표나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행하는 온라인 문화매개자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개 측면에서는 팬덤의 역할이 소비자에서 생산자, 매개자로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짐으로써 기존 문화매개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Keywords

I. 서론

1. 연구의 목적 및 의의

이 연구는 기본적으로 문화와 사회구조가 끊임없는 변화 과정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동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문화생산론적 관점에서 기술의 발전 및 확산이 문화의 생산, 소비, 유통, 매개 등 문화적 실천의 전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기술 발달이 문화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은 인쇄술이라는 기술혁명과 깊게 연관되어 있었고, 작곡가 베토벤은 다양한 감정표현을 가능하게 해준 피아노라는 새로운 악기가 도입됨으로써 그의 능력을 온전히 펼칠 수 있었으며[1],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개발이라는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문화적 세계화의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는 연구들이 이러한 사실을 드러낸다[2].

문화생산론은 사회에 발생한 혁명적 사건 혹은 천재적 개인의 출현만으로 문화에 변화가 온다고 믿었던 반영적 접근의 단선적인 시선을 비판하며, 문화와 사회구조가 끊임없는 변화 속에 놓여 있는 요소들로서 문화생산물의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설명한다. 특히 대중문화 영역에서 이루어진 사회와 문화생산물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을 통해 이러한 관점을 증명하고자 하였다. 대표적으로 피터슨과 아난드는 1950년대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록 음악이 어떻게 주류 형식으로 자리 잡았는지 연구한 결과, 여섯 국면(six-facet model) 즉, 기술, 법과 규제, 산업구조, 조직구조, 경력체계, 시장 등 여섯 가지 측면에서의 변화가 록 음악을 주류 형식으로 이끄는 데에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여기서 기술은 의사소통 능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며, 특히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변화는 문화․예술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게 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욱 주목되었다[3].

본 연구는 기술이 문화적 실천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최근 인터넷 및 각종 모바일 미디어의 일상화로 인해 대중의 문화 소비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여기서는 방탄소년단 사례를 중심으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확산으로 뉴미디어 환경이 구축되면서 대중음악의 생산과 소비, 매개 과정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나아가 새로 구축된 뉴미디어 환경에서는 기존 문화매개 과정에서 발생해왔던 생산자-문화매개자, 소비자-문화 매개자 간 관계 방향에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통해 대중문화산업에서의 문화매개자, 특히 새로이 등장한 온라인 문화매개자의 역할에 대해 논해볼 것이다.

2. 방탄소년단 현상

2019년 4월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앨범 『Persona: The Map of the Soul』은 발매된 주에 미국의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 1위로 올랐다. 이전 앨범인 『Love Yourself: 轉 Tear』와 『Love Yourself: 結 Answer』 역시 2018년에 발매와 동시에 1위에 올랐다. 한 가수가 발매한 세 개의 앨범이 1년 이내에 모두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1위를 한 것은 한국가수 중 최초일 뿐 아니라 빌보드 역사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드문 일이다. 이외에도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의 톱 소셜 아티스트 및 베스트 팝 듀오/그룹 부문 수상,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의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부문 수상 등 미국의 유수한 대중음악상 수상은 물론, 근래 발매 된 싱글가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시청한 뮤직비디오’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

9만여 명 관객을 수용하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 티켓은 판매 시작 90분 만에 전석 매진되었고, 미국 스타디움 공연 시에는 팬들이 조금 더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하기 위하여 일주일 전부터 텐트 치고 노숙하는 모습이 미국 TV 뉴스를 통해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의 해외 투어는 2019년에만 2천여억원의 매출을 거두었으며,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발생된 경제효과는 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이를 두고 영국 밴드 ‘비틀즈(Beatles)의 침공 (British Invasion)’ 이후 53년 만에 일어난 ‘코리안 인 베이젼(Korean Invasion)’으로 보도하고 있다[4].

2018년 9월 24일 개최된 유엔(UN) 총회에서는 전 세계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발언자 중 한 팀으로 초청되어 “Speak Yourself”라는 주제로 연설을 했다. 이를 두고 미국 방송국 CBS에서는 “유엔이 전 세계 젊은이들을 지배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을 불러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엔 총회 연설에 앞서 2017년 방탄소년단은 유니세프(UNICEF)와 함께 아동․ 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인 "Love Yourself #EndViolence"를 진행하여 2019년 캠페인 2주년이 되는 시기까지 총 26억 원의 지원금을 모아 기부했다. 매해 멤버들의 생일이 되면 팬들은 해당 멤버의 이름으로 헌혈, 기부 및 각종 후원을 한다. 이렇듯 방탄소년단은 음반이나 공연을 중심으로 한 세계 팝 시장에서의 성공에 더하여, 한국어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언어의 확산, 폭력 근절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 등 다양한 사회 영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방탄소년단을 지지하는 팬덤 “아미(ARMY)”도 마찬가지로 사회 여러 영역에서 방탄소년단이나 그의 팬덤인 아미의 이름으로 행하는 활동을 해나가며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 되고 있다1).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적으로 뉴미디어 환경이 구축 된 이후인 2013년에 데뷔하여 현재까지 가장 거대한 전지구적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성공요인 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바로 소셜미디어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공략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데뷔 초반부터 유튜브, 트위터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여 대중과 소통을 시도하였으며, 이를 통해 많은 팬이 유입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방탄소년단의 콘텐츠 생산 방식과 팬덤의 형성 과정 및 활동 양상은 뉴미디어 환경에서의 문화적 생산과 소비, 매개 과정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본 연구의 대상으로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Ⅱ. 이론적 논의

1. 방탄소년단 관련 선행연구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의 수상 이후로 한국 사회에서도 공식적으로 성공을 ‘인정’받은 방탄소년단은 학술 영역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 다. 방탄소년단의 음악 및 가사에 담긴 메시지를 분석한 생산 측면에서의 연구도 있었지만[5][6], 많은 연구들이 방탄소년단의 성공요인에 관하여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7-12]. 그중에서도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의 활동에 대하여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13-16], 소비문화와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연결시키는 관점에서도[17] 논의되고 있다.

논문 검색 사이트에서 방탄소년단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총 43건의 결과가 검색되고 그중 학술지에 게재되지 않은 글을 제외하면 총 40건인데, 이중 절반 이상인 22건의 논문이 2019년에 생산되었다. 방탄소년단이 팬덤을 넘어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은 2017년에 빌보드 뮤직 어워즈의 톱 소셜 아티스트로 선정되면서부터이지만, ‘아이돌’에 대한 기존 편견으로 인해 학술연구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대중문화산업에서는 여러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공사례로 논의되었으나, 대부분 그들의 성공요인을 분석하거나 마케팅 전략을 파악하는 등 경영적 측면에 집중되고 있다.

본 연구는 방탄소년단이라는 하나의 고유한 사례에서만 관찰되는 전략적 행위를 파악하기보다는, 문화적 실천이라는 전체 맥락에서 생산 영역의 한 부분으로 행위하는 생산자로서 방탄소년단을 바라보며, 이를 통해 생산자가 기술 환경의 변화라는 사회의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고자 한다. 또한, 소비 측면에서 이들을 지지하는 팬덤의 크기나 활동성이 뉴미디어 시대와 조우하여 만들어내고 있는 새로운 현상들과 그 영향력이 기존의 문화지형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하여 분석해내고자 한다. 더불어 이러한 변화의 중심적 동인에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확산이라는 기술 환경의 변화가 있었음을 이야기할 것이다.

2. 문화적 실천과 사회의 관계

예술사회학에서는 문화예술과 사회, 그리고 문화를 생산, 소비, 유통, 분배, 매개하는 모든 과정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이는 하나의 문화생 산물이 사회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생산, 소비, 유통의 전 과정과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은 다시 서로 간 연결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음을 의미한다. 문화 다이아몬드 모델은 이러한 문화예술과 사회와의 연결을 다이아몬드 모형으로 설명한다. 문화예술과 사회는 직접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생산자와 그것을 소비하는 집단의 연결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알렉산더는 그리스올드의 문화 다이아몬드 모델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를 연결하는 분배 (distribution)의 역할이 생략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보완된 문화 다이아몬드 모델’을 제안한다[19]. 아래 그림과 같이 보완된 문화 다이아몬드 모델은 분배를 포함한 각 요소간 연결을 쌍방향 화살표로 표현하여 서로 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냄으로써 문화예술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연결되는 분배 과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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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보완된 문화 다이아몬드 모델

그러나 알렉산더의 문화 다이아몬드 모델에서 적용하는 분배 개념은 각 요소 간 상호작용을 말하기보다는 일방향적 흐름만을 나타내게 된다는 점이 지적된다[20]. 알렉산더의 주장과 같이 문화생산물이 사회적 관계를 통해 생산, 소비되는 상호작용 과정임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주체에서 객체로의 일방적 전달을 내포하는 분배라는 용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에 대한 보완으로 분배를 ‘매개(cultural intermediary)’2) 개념으로 대신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일방향적 분배 행위 역시 함께 이루어지고 있음을 고려하여, 기존 알렉산더의 분배 개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분배 개념과 복합적 상호작용이라는 개념이 포함된 확장된 개념으로서 ‘매개’ 개념을 이해하고자 한다.

3. 문화매개자 개념 논의3)

문화매개자 개념은 부르디외의 구별짓기에서 처음 제안되었으며, 부르디외는 문화매개자를 문화생산과 수용의 중간과정에 개입하는 모든 기구와 행위자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하였다. 문화매개자라는 용어는 대중매체와 함께 등장한 학계, 미디어 및 문화산업의 비평 관련 종사자로서 소개, 설명, 해석 등의 행위를 통해 문화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만드는 과정에 개입하는 주체로 넓게 해석할 수 있으며[21], 이외에도 문화산업 종사자, 소매업자들을 모두 포함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매개자의 역할은 기존 언론학에서 사용하는 게이트 키퍼 개념에서처럼 일방적 흐름이 아닌 상호작용적 기능을 하는 개념으로 읽을 수 있다[22].

문화매개자는 “상징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종사하는” “마케팅, 광고, 홍보, 라디오와 텔레비전 제작사, 사회자, 잡지 언론인, 패션 평론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될 수 있으며[21][23], 이는 문화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일방적 전달’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분 배’가 아닌, 상호작용을 통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을 연결하는 ‘문화매개’로 확장함을 의미한다. 이로써 문화매개자 개념은 문화예술의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있는 다양한 행위자들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틀을 제 공하며, 문화분석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 관계를 직접적이고 단선적으로 보는 시각을 지양하게 한다. 문화예술이 생산되고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매개자들이 생산과 소비의 중간에 개입 하면서 각자의 특수한 방식으로 접합을 수행하며 이러한 매개는 결국 권력관계와 불평등의 재생산과도 관련되게 된다.

문화매개자 개념은 그 시작부터 미디어 및 문화산업의 팽창, 서비스 부문의 재구조화와 그에 따른 소비문화의 확산 및 탈근대적 사회변화 과정에서 생겨난 새로운 직업을 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21]. 문화매개자 개념은 탈근대사회의 새로운 문화적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집단에 대해 주목할 수 있게 하였다. 이 집단은 ‘삶에 대한 학습적 태도’와 정체성, 외양, 새로운 경험에 대한 끝없는 추구 등 자신들의 특유한 가치를 사회 전체에 적극적으로 전파하며, 이러한 활동은 탈근대적 소비문화의 확산에 크게 기여한다[24].

부르디외는 문화매개 활동으로 인해 혼종의 문화생산물이 출현한다고 본다. 그는 새로운 문화매개자들이 기존 질서에 대항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기존 관념의 선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대중의 취향을 이끌어낸다고 본다[25]. 새로운 문화매개자의 기능은 영화산업이나 대중음악산업 같은 문화의 대량생산장이 발전하면서 함께 성장한다. 이들은 그 계급적 태생으로 인해 약간의 저항성을 지니는 성향을 보인다. 새로운 문화매개자 들의 이러한 지향성은 일정한 사회역사적 조건 아래서 정치운동이나 문화운동으로 나타나 정당한 문화를 뒤흔들 가능성을 내포한다

최근 온라인 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온라인상에서 소비자가 중심이 되어 특정 문화재화의 담론의 생산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활동이 크 게 증가했다. 이러한 ‘온라인 문화매개자’는 무엇보다도 문화생산 장 외부의 행위자로서 소비자에 가깝다는 점에서 기존의 매개자 군과는 다르다. 이들의 부상은 전체 문화 정경 안에서 권력 관계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터넷과 각종 모바일 미디어의 일상화는 문화 소비 방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소비자들의 단상, 소감, 논평, 비판이 이제 온라인상에 기록되고 수많은 접속자들에게 쉽게 배포,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피스크는 문화가 일차, 이차, 삼차텍스트4) 간에 일어나는 상호텍스트적 순환으로 존재한다고 바라보면서 온라인 미디어 이용이 일반화되면서 이러한 텍스트의 순환을 복잡해지게 만들었다고 보았다[21][26]. 온라인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대중은 인터넷 상의 홈페이지, 카페, 게시판 등을 통해 본격적인 비평을 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본인의 의지와 능력에 따라 전문가 못지않은 높은 수준의 결과물도 전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때 텍스트들 간의 권력관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기존 삼차텍스트는 일차텍스트나 이차텍스트에 종속적이었고 영향력 역시 미미하였으나, 삼차텍스트가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존재기반을 얻게 되면서 일차 텍스트의 형성에 직접 작용하거나 개입하는 경우도 생겼다[21]. 이처럼 온라인에서의 문화권력 관계가 복잡하게 전개됨으로써 기존의 책이나 잡지, 혹은 신문, 방송 등의 매스 미디어에 기초해 논의되어온 문화매개자 유형을 다원화할 필요성을 일깨워준다[21].

Ⅲ. 뉴미디어 시대 문화의 생산, 소비 그리고 매개: 방탄소년단 사례를 중심으로

전술한 바와 같이 뉴미디어 환경이 정립된 이후 대중음악의 생산과 소비, 유통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아티스트가 생산해내는 콘텐츠의 형태나 종류, 그 콘텐츠를 전달하는 매체, 새로운 매체를 통해 아티스트와 팬들이 소통하는 방식, 아티스트의 창작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팬들의 2차 생산 및 가공과 같은 소비양상 등 생산, 소비, 유통의 전 과정에 걸쳐 미디어 환경 변화로 인한 콘텐츠 생산에서의 변화가 관찰된다. 이 장에서는 생산, 소비, 유통 각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를 살펴봄으로써 생산 측면에서는 뉴미디어 시대에 아티스트에 대한 개념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며 그들은 이에 대하여 어떤 콘텐츠들을 생산하는지, 또 소비 측면에서는 팬덤의 역할과 영향력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고 확장되는지, 마지막으로 유통 측면에서는 앞서 이루어진 생산 및 소비 측면에서의 변화가 기존 매개자 혹은 게이트키핑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1. 생산 측면

1.1 ‘토털 패키지’로서의 아티스트

전통적으로 음악 분야의 아티스트는 카세트테이프나 LP, CD 등 음반 발매,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기 위한 라디오․텔레비전 등 방송 출연, 라이브 공연 개최 및 그에 대한 실황앨범 발매 등 아티스트의 생산 콘텐츠는 주로 음악을 중심으로 한 실물음반 발매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영상을 중심으로 한 ‘보이기’가 주되게 이루어지는 뉴미디어 시대 이후의 아티스트들은 ‘듣기’와 더불어 ‘보이기’ 역시 그들의 음악을 완성하는 일부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을 비롯하여 케이팝(K-POP)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이돌그룹은 음악과 함께 화려한 퍼포먼스와 무대의상 등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트렌드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 음악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스타일은 총체적인 문화양식을 구성하며 이는 다양한 패션코드와 퍼포먼스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들이 표현하는 문화정체성이나 패션스타일, 퍼포먼스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참고하여 만들어지고, 이렇게 만들어진 케이팝 가수들의 스타일은 다시 세계적인 지형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낸다[27].

이런 맥락에서 패션스타일은 방탄소년단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빌보드 시상식이나 그래미 시상식 등 이들이 참가했던 각종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착용한 옷은 행사장에 등장한 즉시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디자이너와 브랜드명, 가격까지 순식간에 전세계에 공유된다. 또한 ‘공항패션’처럼 공식 석상이 아닌 자리를 통해 보여지는 ‘사복’ 패션은 멤버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는 동시에, 광고하는 브랜드의 옷이나 신발 등을 착용함으로써 간접광고 효과를 내기도 한다.

음악 관련 상품과 함께 패션, 사생활 등 아티스트의 모든 측면을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노출하고 그것을 다시 다른 콘텐츠의 원료로 활용하는 근래 대중음악 산업의 흐름은 ‘360도 마케팅’이라고 표현될 수 있다[28]. 이미 대중은 뮤지션에게도 그의 음악적 능력, 무대 퍼포먼스를 포함한 패션 스타일, 태도나 일상 등 자신의 매력을 360도 전방위적으로 볼 수 있도록 노출시키는 마케팅, 즉 ‘토털 패키지’로서의 종합 엔터테이너를 요구한다는 것이다[29]. 방탄소년단 역시 이러한 시대의 요구와 흐름에 맞게 음악을 중심으로 활동하되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토탈 패키지’로서의 아티스트로서 도 기능한다. 이들은 기존 가수들처럼 실물음반을 발매 하고, 음원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발표하는 동시에 유튜브, 트위터 그리고 다양한 모바일 앱을 통해 창작물을 공유한다.

1.2 소셜미디어를 통한 콘텐츠 생산

유튜브의 방탄소년단 공식 채널로는 크게 ‘아이빅히트’(ibighit)와 ‘방탄 티브이’(BANGTANTV)라는 두 가지 채널이 존재한다. ‘아이빅히트’에서는 주로 방탄소년 단과 멤버 개인의 공식 뮤직비디오와 안무 연습 동영상이 업로드되어있고, ‘방탄 티브이’에서는 앨범별 방송활동 영상 및 안무연습 영상, 앨범 쟈켓 촬영이나 뮤직비디오 메이킹 영상, 등 공식활동의 전면과 후면 모두에 관련된 영상들이 업로드되어 있다. 또한, 멤버들이 각자 촬영한 개인 영상이나, 휴게실에서 쉬거나 음식을 먹는 모습, 멤버들끼리 장난치는 모습 등이 담긴 ‘방탄 밤’(Bangtan Bomb) 채널을 통해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다양한 모습을 노출시킨다. 이뿐 아니라 뮤직비디오에서는 지난 앨범부터 지속되는 콘셉트와 스토리의 페르소나가 되어 멤버들이 직접 연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표 1. 방탄소년단의 주요 업로드 플랫폼 및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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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각 플랫폼 성격에 맞는 콘텐츠를 올리며 팬들과 소통한다. 글자 수에 제한이 있는 트위터를 통해서는 간단한 안부 인사 위주로 업로드하고, 유튜브에서는 공식 영상들과 함께 멤버 개인이 촬영하고 편집한 영상들 역시 공유한다. 방탄소년단은 방송, 공연 등 라이브 무대, 공식 방송활동을 통해 보여지는 퍼포먼스, 각종 화보나 앨범 재킷의 패션 스타일 콘셉트, 뮤직비디오를 통한 연기, 브이 라이브를 통한 실시간 대화, 유튜브를 통한 일상 공유 등 다양한 측면을 드러낸다.

소셜미디어는 이들이 팀으로서의 화합이나 멤버들 간 우정 등 ‘관계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2016년 ‘방탄밤’ 중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상으로 뽑힌 것은 멤버 제이홉과 지민, 뷔가 대기 중 장난치고 뛰어노는 영상[그림 2]이다. 데뷔 초부터 무대를 통해 강렬한 안무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방탄소년단에게 천진하고 장난기 많은 모습이 있다는 것은 대중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 실제로 팬들은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공식 석상이나 무대에서 보여주는 퍼포머로서의 프로페셔널함과 대비되는 겸손하고 순수한 20대 청년의 모습이나 그들끼리 나누는 우정에서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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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BANGTAN BOMB] “j-hope vs 95z” 영상에서 멤버들끼리 장난치는 장면

이에 더하여 브이 라이브(v-live)의 <달려라 방탄>이나 방탄소년단 멤버끼리의 여행기를 담은 리얼리티쇼 등 자체 제작한 예능 콘텐츠를 통해서 음악과 퍼포먼스가 아닌 다른 측면의 엔터테이너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생산된 콘텐츠들은 이미 공개된 내용과 미공개된 일부 내용들이 편집 과정을 거쳐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DVD/블루레이로 생산되어 판매된다.

더불어 방탄소년단은 그들의 무대 뒷모습과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과정 및 아티스트, 자연인 등 여러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적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영화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 <러브유어셀프 인 서울: 더 무비>, 그리고  <브링 더 소울: 더 무비> 등 총 세 편을 극장 개봉했다. 여기에서는 기존 유튜브를 통해 파편적으로 보여주던 멤버들 각자의 개인적 고민과 무대 뒤에서의 고통, 그리고 그것을 이겨나가는 과정이 더욱 극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후 영화는 멤버들의 감상 코멘터리를 덧붙여 모바일 앱 위버스 (weverse)5)에서 다시 공개되었다.

방탄소년단은 뉴미디어 플랫폼의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한편, 영화, 책, CD 등 기존 매체를 통해서도 아티스트로서의 서사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감각을 활용한 콘텐츠는 비단 음악으로만 호소할 때보다 대중에게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더 많은 대중의 관심을 이끌 수 있다. 스타는 대중에게 열망하는 대상을 넘어 어떤 행동을 유발시키는 동기이며 정서적을 결핍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애착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7]. 방탄소년단은 음악에 대한 참여도가 높은 뮤지션으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다양한 방송 등을 통해 예능감이나 개방적 태도를 드러냄으로써 팬의 능동적 참여와 생산, 음원 및 앨범의 구매, 콘서트 관람 등 일련의 팬 활동에 대한 구매력을 증가시키면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2. 소비 측면

2.1 팬덤 형성 방식의 변화

2019년 9월 5일 기네스 세계기록(Guinness World Records)은 방탄소년단의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의 뮤직비디오가 24시간 이내에 가장 많이 시청된 영상으로 기록되었다고 발표하였다. 방탄소년단의 신곡 뮤직비디오 영상은 발표와 동시에만 하루 동안 유튜브 사이트를 통해서만 전 세계에서 7천4백6십만 번 동안 시청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돌그룹의 소비는 기본적으로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기가 많은 가수일수록 팬덤의 크기가 크고 응집력이 높다. 방탄소년단 역시 마찬가지다. 24시간이라는 단시간 내에 7,400만 이상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은 열성적인 팬덤에 의해서 행해질 수 있는 일이다.

1990년대 이후 대중문화산업의 주도적인 소비자로 10대가 주목되기 시작한 이후 대중문화산업, 그중에서도 특히 대중음악산업에서의 팬덤은 10대 여성 청소년 중심의 하위문화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아이돌그룹 팬덤에 20-30대 이상의 구성원이 유입되고 팬덤의 연령대가 확장되면서 변화된 연령대 및 사회적 지위가 새로 만들어내는 하위문화적 특징과 정치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게 되었다[31][32]. 특히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인터넷의 보급, 그리고 그로 인해 생성된 인터넷 공간에서의 문화 생산과 소비주체로서의 팬덤에게 부여하는 지위와 영향력은 기존 아이돌그룹 팬덤에 대한 협소한 해석과는 많은 부분 변화될 수 밖에 없었다.

인터넷 공간에서 생산이자 소비주체로서 존재하는 팬들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형성된 초국가적 팬 네트워크를 통해 팬덤의 국제적 확장을 이루었다[13]. 이전 세대 아이돌 팬클럽과는 다르게 뉴미디어 환경이 구축된 이후의 아이돌 팬클럽은 뉴미디어 기술 확산에 기대어 속도와 규모, 그에 따른 영향력이 과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되고 있다[33][34]. 특히 방탄소년단의 성공과 관련하여 그들의 팬 아미(ARMY)의 역할이 컸다는 점에서 유튜브, 트위터 등 뉴미디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한 그들의 상호작용은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8].

2.2 팬덤 활동 양상

방탄소년단과 팬덤 아미는 주로 유튜브, 트위터, 브이 라이브, 위버스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연대한다. 팬덤 내부의 소통은 주로 트위터를 통해 이루어진다. 케이팝 팬덤이 주로 활동하는 플랫폼인 트위터에서 2018년 한 해 동안 케이팝과 관련하여 언급된 트윗이 53억 건에 이르렀다[30]. 방탄소년단은 한국 트위터 계정 중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6) 2017년 11월 4일 방탄소년단의 트위터 팔로워가 한국 최초로 1,000만을 돌파하면서 방탄소년단이 그에 대한 감사 트윗을 업로드하자마자 일순간 전세계적으로 그에 대해 반응하는 900만 건의 트윗이 동시에 발생 했다.7)

주목할 점은 방탄소년단의 팔로워 숫자보다 실제로 그들이 소셜미디어 상에서 언급되는 양이다. 팬들은 협업을 통해서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를 확산시키고, 일차적으로 생산된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리액션 영상 제작, 팬아트 등 2차 생산물을 만들어 공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은 온라인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이 생산한 텍스트, 영상, 이미지 등의 콘텐츠를 통해 다시 새로운 독립적 콘텐츠를 재생산해내는 협업적 상호작용으로 볼 수 있다[34]. 이 와 같이 온라인상에서 팬덤에 의해 순환적으로 생산, 재생산을 반복하는 협업적 상호작용을 해낸 결과로, 방탄소년단은 그들보다 팔로워 수가 3배 정도 많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언급된 횟수와 역시 팔로워 수가 1억이 넘는 팝가수 저스틴 비버가 언급된 횟수의 두 배 이상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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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방탄소년단의 트윗 업로드에 대한 실시간 세계 반응 (출처: 트위터 코리아)

팬클럽 아미는 팬클럽 내부적으로 수평적 연대를 추구하고[5], 이렇게 구축된 연대를 바탕으로 서로 협업하여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를 재생산한다. 아미는 현실 세계에서 경계로 작동할 수 있는 국적, 나이, 사회적 지위 등과 관계없이 온라인 소셜미디어 상에서 관심 사안에 맞춰 그때그때 뭉치고 흩어지는 느슨한 연결망을 가짐과 동시에, 방탄소년단이라는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이들을 지지하겠다는 공동의 뚜렷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하는 단단한 결속체가 되기도 한다. 여기서는 뉴미디어 환경을 바탕으로 구성된 팬덤 활동 중 팬덤 형성과 방탄소년단의 주류시장 진입 및 성공을 이끈 행위 양상을 크게 ‘팬 번역계’와 해시태그 및 투표 행위로 구분하여 이야기할 것이다.

1) 팬 번역계

‘팬 번역계’라는 용어는 실시간으로 방탄소년단의 내용을 번역하는 트위터 계정을 의미한다. 한국어로 노래하고 말하며 한국에서의 활동이 중심이었던 방탄소년 단 데뷔 초창기부터 해외 팬들의 유입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어와 영어가 모두 가능했던 팬들이 영상이나 가사 등의 번역을 실시간으로 업로드하고 이를 공유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방탄소년단 팬덤 내에는 많은 번역 계정들이 존재하지만 정기적으로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를 한국어에서 영어로 번역하는 번역 계정은 약 20개 정도이다[15]. 대부분의 번역 계정은 유학생이나 재외교포에 의해 운영되지만, 통․번역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일부 전문가들이 번역 계정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방탄소년단의 정규 앨범 수록곡 가사들을 비롯하여 개별 멤버들이 발표하는 믹스테이프 나 커버곡의 가사, 그 외에도 트위터에 방탄소년단이 업로드한 메시지, 브이 라이브를 통해 방탄소년단 멤버가 나눈 이야기들, 유튜브 영상 번역, 국내에서 생산된 기사에 이르기까지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대부분의 콘텐츠를 번역하여 실시간으로 업로드한다.

방탄소년단 음악에서 주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랩 가사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며 한국의 문화적 문법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알아낼 수 있는 중의적 표현이나 의성어, 의태어를 영어와 섞어 사용하면서 노리는 효과 등 단순한 단어의 나열만으로 진정한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문화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번역이 요구된다. 팬 번역 계정은 한국사회의 문화적 규칙까지 별도로 설명하면서 해외 팬들이 방탄소년단이 생산한 콘텐츠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돕고자 한다. 이런 번역 계정에는 많은 해외 팬들이 팔로우하면서 방탄소년단이 실시간으로 생산해내는 콘텐츠를 수용하는 데에 도움을 받는다.

2) 투표 및 홍보 활동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투표 및 홍보 활동은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의 역할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비(非)미국-아시아-비(非)영어 보이밴드인 방탄소년단을 소셜미디어 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에게 주는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의 후보로 지정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이 신설된 이래 저스틴 비버가 6년간 독점하고 있던 자리였다. 이 부문의 의미는 말 그대로 그 해에 소셜미디어 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인기 있는 가수를 선정하는 것이다. 톱 소셜 아티스트는 빌보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투표로 집계되는데 여기에 후보로 오른 아티스트들은 빌보드의 ‘소셜 50’ 차트 상위권에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는지 여부와 함께, 미국 계정의 음원사이트에서 이루어진 디지털 스트리밍과 다운로드의 양, 유튜브 뮤직비디오의 조회수 등 각종 소셜 플랫폼에서 얼마나 많이 언급되었는지를 반영하여 선정된다. 2017년 당시 방탄소년단은 3억 표를 득표하여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첫 수상을 이루었고, 이후 2018년과 2019년까지 연속 3년 동안 적극적인 팬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의 수상자가 되었다.

이와 같이 방대한 양의 투표와 참여가 가능한 것은 스마트폰 중심의 환경에 기대는 바가 크다. 빌보드가 톱 소셜 아티스트 수상자를 집계할 때 중요하게 보는 플랫폼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에서 접속가능한 모바일 앱으로 만들어져 있다. 팬들은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세계 어느 곳에서나, 언제라도, 모바일 앱에 접속하여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뮤직비디오를 스트리밍하고, 음원사이트에서 디지털 스트리밍을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팬덤뿐 아니라 국내나 해외 큰 팬덤에서는 ‘스트리밍 리스트’를 정해놓고 핸드폰 공기계나 태블릿 등을 사용하여 하루 종일 리스트에 있는 음원과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를 올리는 ‘작업’을 한다.

그뿐 아니라 특정 이슈에 방탄소년단을 관련지어 그들과 관련 없는 사람들이라도 방탄소년단을 접할 수 있는 ‘이슈 메이킹’을 한다. 이러한 이슈 메이킹은 트위터 상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일어난다. 여러 플랫폼 중에서 아미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트위터는 즉각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특성이 있는데, 여기서는 해시태그(#)를 사용하여 실시간 트렌드8)에 올리고 해당 트윗에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링크나 관련된 기사 등을 연결하여 방탄소년단의 정보가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정보를 언론이나 트위터 사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관심을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15]. 이들은 각종 투표 및 라디오에 곡 신청 등과 같은 긍정적 지지뿐 아니라, 부정적 이슈에 대해서는 해당 아티스트가 관련 검색어에 오르지 않도록 인터넷 환경을 ‘정화’하는 활동까지 적극적으로 실천 한다9).

3. 매개 측면

3.1 온라인 문화매개자 ‘아미’

문화매개자 개념은 문화생산과 수용의 중간과정에 개입하는 모든 기구와 행위자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최근 온라인 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온라인상에서 소비자가 중심이 되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활동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문화매개자’는 무엇보다도 문화생산 장 외부의 행위자로서 소비자에 가깝다. 이들의 부상은 전체 문화 정경 안에서 권력 관계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는 소비 측면에서 나타난 것처럼 기존의 능동적 팬덤 행위보다 한 단계 진보한 적극적 행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일차적으로 생산된 아티스트의 콘텐츠(일차텍스트)를 감상하고 그에 대한 단상을 표현하거나 비평하고 지지하고 비판하는 전통적 소비자의 개념을 넘는다. 아티스트에 대한 제도화된 기사나 비평가 등 기존 전문가의 의견에 대해 좋고 싫음을 강력하게 표명함으로써 기사나 비평문 등 이차텍스트의 생산 방향에도 개입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아티스트가 일차적으로 생산한 콘텐츠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그를 이차생산물로 만들어 유튜브나 트위터, 블로그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하여 전파시키는 활동을 한다. 일례로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5년 발매한 앨범부터 뮤직비디오나 앨범 콘셉트를 통해 하나의 연결되는 서사를 가지고 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기획사나 아티스트 측에서 정확한 해설본을 제공하지 않고 팬들의 자유로운 해석에 맡기면서 이른바 ‘방탄소년단 세계관’에 대해서만 전문적으로 해설해주는 유튜브 채널들이 존재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렇게 온라인 문화매개자로서 적극적인 텍스트 생산을 하는 팬들에 의해 방탄소년단에 대해 무관심한 일반 대중이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여기서는 대중음악산업에서 문화매개자 역할을 하던 라디오 DJ, 텔레비전 및 라디오 프로듀서 등 기존 매스 미디어 체제에서의 문화매개자가 뉴미디어를 통한 소비자들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를 살펴보고, 더불어 대중음악상에 있어서 이러한 초국가적으로 형성된 팬덤 네트워크가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켰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3.2 기존 미디어에의 영향

뉴미디어 환경에서 형성된 생산과 소비는 기존 올드 미디어 환경에서 정립된 질서들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방탄소년단과 같이 초국가적 글로벌 팬덤을 이룬 경우에는 다양한 국가, 연령, 사회적 지위 등에 따른 새로운 정체성이 반영되어 팬덤 내에서도 외부 사회나 아티스트에 대한 다양한 종류의 요구가 존재한다. 텔레비전, 라디오 등과 같은 올드미디어에서는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에 계정을 두고 소통을 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달된 소비자의 의견은 방송을 통해 반영이 된다. 1990년대까지 시청자나 청취자와의 의사소통 수단은 대부분 엽서나 전화 혹은 팩스로 이루어졌고 인터넷이 보편화된 이후인 200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는 시청자 게시판이나 홈페이지에 의견을 남겼다. 2010년대 이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방송에 실시간으로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뉴미디어가 대중의 가장 유력한 플랫폼이 되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올드미디어의 권력은 유지된다. 특히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 같은 기득권 미디어는 여전한 파급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대형 팬덤이 형성 되지 않았을 때부터 방탄소년단의 미국 현지 팬들은 라디오 방송에 방탄소년단의 곡을 내보내기 위하여 노력했다. 방탄소년단의 미국 팬들이 라디오 방송에 선곡되는 것에 주력했던 이유는 빌보드 차트에서 집계하는 항목 중 미국 지역 내 라디오 선곡 횟수가 포함되어서이기도 하지만, 라디오로 방송된 곡은 소셜미디어와 같이 선별된 집단에 대해서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높은 홍보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느 국가가 그렇듯이 미국 라디오도 대체로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노래에 대해서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방탄소년단 팬들은 “BTS×50States”라는 미국 50개 주의 방탄 팬 사이트 연합을 구성하고 자신이 사는 지역의 라디오 방송국을 조사해서 빌보드 차트에 영향력이 큰 방송사를 구분하고 공략대상에 맞춤형 멘트를 제작하여 방탄소년단의 곡을 선곡해주기를 신청했다. 현지 팬들의 꾸준한 노력 끝에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는 디제이들이 생겨났고 이후 이러한 팬덤의 실천을 눈여겨보던 텔레비전 토크쇼 관계자에 의해 방탄소년단이 미국의 인기 토크쇼 출연이 결정되기도 했다[21].

전통적으로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라디오 디제이나 프로듀서, 텔레비전 음악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톱다운 방식으로 곡을 선정하고 배열하여 방송해왔다. 물론 신청자들의 의견이나 신청곡을 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방송될 곡을 결정하는 것은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몫이다. 특히 라디오 방송은 음반사나 음반기획사의 프로모터와의 유착 관계를 통해 ‘플레이 리스트’라는 재생목록을 만들어 대부분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방송하기 때문에 특정 음악을 이 ‘플레이리스트’에 포함시키면 그 음악을 인기 있는 음악으로 만들 수 있다[36]. 즉 라디오 방송 관계자들의 이해관계와 의지에 따라 대중이 듣는 곡이 결정 되는 톱-다운 방식의 매개인 것이다. 이에 반하여 방탄소년단 팬덤은 ‘풀뿌리 캠페인’을 통해 방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였다. 끈질긴 신청 덕에 방탄소년단의 곡이 라디오로 방송되었을 때 방송을 들은 팬들은 실시간으로 사진이나 사연을 보내서 방탄소년단 음악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다시 방송 관계자들에게 알림으로써 향후에도 방탄소년단 음악을 더 많이 선곡하도록 유도하였다. 이 때 문화매개자가 되는 라디오 디제이나 프로듀서는 확실한 청취자층이 파악 되면 이들의 요구에 반응하게 된다. 즉 기존의 톱-다운 방식의 매개가 아닌 풀뿌리 방식으로 대중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방송 선곡이 결정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청취자와 팬이 생기는 새로운 문화생산의 도식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3.3 대중음악상에의 영향

대중음악상은 대중음악산업에 있어서 일종의 예술상 기능을 한다. 예술상에는 문화예술의 생산과 소비를 둘러싼 특수한 논리, 그리고 경제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의 관계를 매개하는 기능들이 집약되어 있다[37]. 문화 상품이나 예술작품의 가치는 전문지식과 특별한 능력으로 선택할 수 있는 권력을 부여받은 전문가가 선정하게 되어 있는데, 이는 대중을 중심으로 생산된 대중문화상품에 대한 수상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결국 그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임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대중음악상에서도 이러한 면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대중음악상 중 하나인 그래미상(The Grammy Awards)은 전미 레코딩 예술과학 아카데미(The 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회원들의 투표와 앨범 판매량 등을 고려하여 시상하고 있으며, 영국의 브릿어워드는 영국음반협회에 소속된 음악 관계자들이 수상자를 선정한다. 그래미상보다는 다소 대중적인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도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처럼 소셜미디어 상에서의 인기도를 측정하는 상을 제외하고는 판매도와 함께 음악에 대한 전문가적 평가가 함께 고려된다[38].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는 2011년부터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만들어 실제로 대중들이 많이 듣고, 많이 언급하고, 많이 구매하는 음악과 아티스트를 선정하여 시상하기 시작했다. 당대의 가장 유력한 플랫폼인 소셜 미디어를 통한 인기도를 측정하는 것은 기존 전통적 방식만큼의 신뢰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36].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타난 당대 대중이 가장 원하는 음악을 인정하고 상을 수여하는 것에서 대중음악상의 시대 흐름 반영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의 집계 과정이나 그래미상의 후보 선정 및 시상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권위 있는 대중음악상들의 변화된 움직임이다. 이러한 대중음악상에서 대중의 인기에 귀 기울이고 방탄소년단과 같이 비(非)-영어, 비(非)-백인이 만들고 공연하는 음악을 수용함으로써 팝에 대한 정의를 다양화하게 되고 이는 결국 대중음악시장의 외연 확장과도 연결되게 된다.

Ⅳ. 결론

이 연구에서는 기술이 문화적 실천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하기 위하여 방탄소년단의 문화적 실천 과 정을 생산, 소비, 매개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나아가 새로 구축된 뉴미디어 환경에서는 기존 문화매개 과정에서 발생해왔던 생산자-문화매개자, 소비자-문화 매개자 간 관계 방향에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 보면 서,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문화매개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해보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기존 대중음악 산업 내의 질서 및 관계 변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표 2. 생산, 소비, 매개 측면에서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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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생산 측면에서 방탄소년단은 유튜브, 트위터, 브이 라이브, 위버스 등 다양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하여 ‘토털 패키지’로서의 아티스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다각도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가수의 핵심적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 앨범을 비롯하여 완벽하게 세팅된 무대에서의 퍼포먼스 장면, 뮤직비디오를 통한 스토리텔링 등 음악과 관련된 작업을 통해 자신의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드러내는 한편, 무대 뒤에서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거나, 다수의 플랫폼으로 팬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게 여러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생산된 그들의 콘텐츠는 음악으로만 소통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대중을 팬으로 유입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소비 측면에서는 팬덤 형성에서의 변화와 활동 양상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는 새로 구축된 인터넷 공간에서 방탄소년단을 공통분모로 만나 연합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연대하는 동시에 이전 세대 팬클럽에서처럼 조직을 관리자에 의해 움직이거나 혹은 기획사의 요청대로 수동적인 반응을 해주는 데에서 머물지 않는다. 이들은 자진해서 전 세계 방탄소년단 팬들이 아티스트의 음악과 언어, 행동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문화적 의미를 담아 번역을 해서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고, 소셜미디어의 해시태그(#)를 이용하여 방탄소년단이 온라인상에서 더 많이, 더 긍정적으로 언급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활동을 한다. 이들이 능동적 활동은 이후 매개 측면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마지막으로 매개 측면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문화매개자의 역할을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가 상 당 부분 수행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이들의 적극적 문화매개 활동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했을 때 발생될 뿐 아니라, 기존에 톱-다운 방식으로 이루어지던 전통적 문화매개자의 개념에도 일정 부분 변화를 가져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라디오 방송국에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의 적극적 요청과 그에 대한 리액션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라디오 방송 선곡에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루었고, 그로 인해 다수의 음악업계 관계자 및 일반 대중이 방탄소년단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다. 이렇듯 기존 톱-다운 방식이 아닌 대중으로부터 시작된 풀뿌리 홍보 캠페인은 뉴미디어 환경을 통해 힘을 얻은 팬덤이 기존 미디어와의 관계는 물론, 빌보드 뮤직 어워즈 같은 대중음악상에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논의는 방탄소년단이라는 문화적 현상을 통해 사회의 변화가 드러나는 과정으로 읽을 수 있다. 현재는 뉴미디어가 일상적으로 이용되는 동시에 기존 미디어 체계도 공존하며, 그로 인한 충돌도 이루어지고 있다. 방탄소년단 사례와 같이 세계적 차원에서 대중화 되는 현상은 전 세계 대중문화산업의 변화와 맞닿아 있는 대중문화의 생산과 소비, 그리고 매개 차원에서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거시적 관점에서 대중문화의 생산 구조를 보면서도 그 생산 구조 내에서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양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의 보편화,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미디어 융합 등 뉴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대중문화의 생산과 소비, 그 중간을 연결하는 매개 측면 모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대중문화 산업의 생산자와 소비자, 매개자의 행위 및 관계에 변화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기존 올드미디어 시대에 구축된 질서들에 미세한 변화와 균열을 가져와서 새로운 방식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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